Share

제2445화

Author: 유애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2-16 18:00:00
네 사람은 다 먹고 바로 요리점을 떠났다. 사식이는 사랑방 쪽에 가보고 싶었지만 환타가 계속 돌아가고 싶다고 하니 그녀도 갈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간 후 원경릉은 먼저 이 일을 탕양에게 알려주었고 탕양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지더니 바로 집을 나가버렸다.

원경릉은 쌍둥이를 소월각으로 데려가 이 불을 누가 놓은 것인지 추궁했다.

환타는 그가 아니라고 하고 칠성이는 전혀 모른다고 한다. 원경릉이 어떻게 달래든 그들은 모두 그들이 아니라고 했다.

결국 환타는 그녀의 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마도 여동생일 것이옵니다."

원경릉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어머니 뱃속에 여동생이 있다면, 여동생의 성격은 분명 온화할 것이다."

"꼭 그렇지는 않사옵니다, 어머니. 여섯째 숙모의 성격은 정말 나쁘옵니다."

환타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말했다.

원경릉은 미색을 떠올리며 입가를 살짝 떨었다.

"네 여섯째 숙모는 예외다."

"어머니, 만약 여동생이 장난이 심하고 난폭하다면 어떡하옵니까? 그래도 여동생을 원하시는 것이옵니까?"

칠성이가 물었다.

원경릉은 깊은 생각에 잠겼고 자신도 모르게 이미 쌍둥이로 인해 주의를 돌렸다.

다섯째는 줄곧 딸을 원했다. 그는 딸이 모두 수려하고 귀엽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소란스러운 딸을 낳는다면 아마 바로 넋을 잃을 것이다.

반나절이 지난 후 우문호는 다급이 집으로 돌아와 그녀가 무사한 것을 보고서야 안심하고 단번에 그녀를 품에 안았다.

"앞으로 나가면 사람을 반드시 데리고 가야 해. 앞으로 서일에게 너를 따르라고 할게, 지금 사식이도 임신을 했으니 너를 보호할 수 없어. 또 오늘 같은 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나를 놀래 죽게 만들 것이야."

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

"됐어, 걱정하지 마. 기껏해 자주 나가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는 그녀를 놓아주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너를 집에 가두면 옥에 가두는 것과 같지 않더냐? 나가야 할 일이면 나가야 하지만 반드시 누군가가 곁에서 보호해야 한단다."

"이번에는 환타가 있어서 다행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명의 왕비   제2446화

    목여 태감이 답했다."예, 그럼 소인이 아래 것들에게 입을 다물라 하겠사옵니다."명원제는 생각을 하다 고개를 저었다."아니네, 그냥 알려드리게나. 어차피 그를 속이지 못할 것이야!"건곤전 안에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식은 끊임없이 날아든다.명원제가 직접 가서 보고를 했고 태상황은 이 말을 들은 후 침묵했다."직예의 그 목숨들을 사람을 보내 조사해 보거나. 만약 사실이라면 혜평에게 시원하게 처단을 내리거라. 그리고 부마와 유국수는, 몇 년 동안 무고하다고 말할 수 없다. 특히 유국수는 부정행위가 있는지 조사를 하면 알 것이니, 조사를 할 바에는 철저히 하고 명백하게 처리하거라."명원제는 잠시 머뭇거렸다."아바마마, 부마가 삼백만 냥을 기부했사옵니다."그러자 태상황이 담담하게 말했다."북당의 율법에는 돈을 써서 죄를 없앤다는 것이 없다.""소자 알겠사옵니다. 아바마마, 너무 슬퍼하지는 마시옵소서."명원제는 작은 목소리로 애원했다.태상황은 그를 보며 눈빛이 어두워졌다."혜평이 그런 일을 할 때 과인이 슬퍼하지 않을지 생각지도 않았는데, 과인이 슬퍼할 필요가 있겠느냐? 가거라, 아무래도 네 여동생이니 어서 알아내서 그 아이에게도 시원한 결단을 내려주거라."명원제는 몸을 숙이고 물러났다.명원제가 떠난 후 떡들도 수업을 마치고 돌아왔다.내일은 그들이 한 달에 한 번 쉬고 삼일 동안 궁을 나가는 날이다. 그래서 만두도 저녁 수업을 하지 않고 아버지가 데리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셋 다 태조부에게 먼저 엉겨 붙고 그의 슬하에 앉아 이야기하는 것에 익숙해졌다."이 아이들을 보게나. 어렸을 때는 이리도 순진무구하지만."태상황은 아이들의 귀여운 얼굴을 보고 주수보에게 말했다."어떻게 언젠가는 심보가 나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주수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담뱃대에 담배를 넣어 건네주었다.태상황은 아무 말없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다섯째는 늦게 궁으로 들어가 아이들을 데리러 왔다. 건곤전에 남아 식사를

    Last Updated : 2024-02-16
  • 명의 왕비   제2447화

    떡들이 집으로 돌아오니 설랑을 데리고 온 집안을 마구 뛰어다니고 좌충우돌하며 아주 즐겁게 놀았기에 집안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원경릉은 정원에서 그들이 노는 것을 보며 우문호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연히 태상황의 기분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자 우문호가 말했다."당연히 기분은 안 좋으시지만 원 선생을 탓하지 않을 테니 안심하구려.""그래, 나는 태상황께서 나를 탓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가 안타까울 뿐이네."원경릉이 가볍게 말했다.우문호는 멈칫했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녀의 수려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손자인 그도 이 점을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그가 탓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언제 그를 안타까워할 생각을 했을까?그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어르신이 당신을 이렇게 아끼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네."원경릉은 머리를 그의 어깨에 기대고 담담하게 말했다."몇 년 동안 태상황께서 나를 아끼고 지켜주지 않으셨다면 그렇게 잘 지내지 못했을테야."다섯째에게서 혜평이 불에 타 죽을 지경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통쾌하기만 했다. 그러나 지금 태상황이 직면해야 할 처지를 생각하니 마음속으로 약간의 후회가 느껴진다.태상황은 마음속에 강산을 품고 있다. 모두들 태상황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분을 제쳐두면 그는 그저 노인일 뿐이기에 자녀들의 분쟁을 보며 마음 아파하고, 늙은 나이에 젊은 사람을 보내게 되면 괴로워했다.떡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놀다 뛰어왔다."어머니, 소자 배가 고픕니다!""모두들 궁에서 밥을 먹지 않았느냐? 또 배고픈 것이냐?"우문호가 말했다.원경릉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부드럽게 말했다."이렇게 미친 듯이 놀고 나니 틀림없이 배가 고플 것이다. 가자, 사람들에게 너희들이 먹을 것을 준비하라고 하자. 동생도 낮잠에서 깨어났으니 동생들과 함께 먹자."쌍둥이는 여전히 잠을 좋아한다. 낮과 밤을 막론하고 그들은 낮잠을 자기만 하면 저녁까지 잘 수 있다. 저녁에 일어나 밥을 먹고도

    Last Updated : 2024-02-16
  • 명의 왕비   제2448화

    쌍둥이는 도리를 따졌지만 세쌍둥이는 동생을 괴롭히는 녀석들이라 한바탕 세게 꾸짖어 쌍둥이는 결국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저녁이 되자 떡들은 부모님과 한 방에서 자려 했다. 쌍둥이들은 종래로 사랑을 다투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서 잠을 잘 곳만 있으면 되었다. 그러나 오늘 밤 쌍둥이도 형들을 따라 쟁탈하기 시작했다.결국 어쩔 수 없이 일곱 식구가 한데 모여서 잠을 잤고, 게다가 한 침대에 비집고 누웠다. 다행히 침대가 매우 커서 아무렇게나 잠을 잘 수 있었다.다만 몸을 뒤집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이들이 쿨쿨 잠에 들자 우문호는 침대 위를 보며 어쩔 수 없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고개를 돌려 침대의 다른 쪽에 누운 원경릉을 보니, 그녀도 잠들지 않고 있어 보였다.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 웃으며 천천히 일어났다. 건드릴 수 없으면 피할 수도 없지 않을까!두 사람은 한 침대에 있는 탁자를 치우고는 이부자리를 들어 비집고 잤다.만두는 요 며칠 외할머니 댁에 가지 않았다. 학업이 중하다 보니 그는 하루에 세 시간 남짓밖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돌아온 후에는 외할머니 댁에 가서 잘 먹고 잘 놀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오늘 밤 아무리 해도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다. 가까스로 자시에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으나 눈을 뜨자마자 몸이 텅 비고 의식이 또 핍박을 당한 것 같았다.그는 씩씩거리며 일어나 네 동생을 쳐다보았고, 네 동생은 죽은 돼지처럼 자고 있었다.그는 모든 사람의 몸을 기어 지나며 누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았는지 알고 싶었다.쌍둥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쌍둥이에게 가르친 적이 없으니 그들은 아마 그럴 수 없을 것이다.아마 경단이나 찰떡일 것이다.만두는 그들의 얼굴에 따귀를 한 대 때려 두 사람을 모두 깨웠다.두 사람은 눈을 비비며 물었다."왜?""자지 마. 내가 잠에 들어야 너희들이 잘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내일 일어나서 너희들을 때릴 것이야."만두가 눈을 붉히며 경고했다. 연달아 시도했지만 비집고 들어가지 못하니 조급해진 듯

    Last Updated : 2024-02-17
  • 명의 왕비   제2449화

    명원제가 당시 직예의 약 공장에서 불이 난 일을 조사하라고 명을 내리자 직예의 관원들은 자연히 힘을 쏟았고 당시의 피해자들도 잇달아 나서서 혜평을 가리켰다.얼마나 많은 공을 들일 필요도 없이 사실은 모두 밝혀졌다.혜평이 약 값을 부풀리기 위해 어진 상인들에게 손을 댄 것이다.조사의 권종이 명원제 앞에 도착했을 때에야 그는 자신이 줄곧 피해온 어두운 곳이 이미 완전히 물러터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직예의 조사에 따라 민간에서도 잇달아 제보가 있었는데, 몇 년 동안 경중에서 약재 시장을 장악하고, 그녀에게 복종하지 않는 의관들을 억압하는 등 얼마나 많은 나쁜 짓을 해 온 것일까! 이 일들은 마치 갓 파낸 우물처럼 첫 한 방울의 물이 뚫려 나오고 부터 콸콸 밖으로 흘러나와 누르지도 못할 정도였다.조금씩 펼쳐보다 마지막에는 썩어 문드러진 약재시장이 명원제의 눈앞에 놓였다. 명원제는 마침내 진노하여 명을 내려 혜평에게 사약을 내리라 했다.태상황의 체면을 봐서 명원제는 그녀의 재산을 몰수하지 않아 태상황의 외손이 적어도 거리에 떠돌지는 않도록 했다.부마와 유국수는 고한의 땅으로 배부하여 평생 귀경할 수 없다.혜평에게 사약을 내리는 일은, 태상황이 희 상궁에게 직접 가라고 분부한 것이였다.희상궁은 뜻을 받들고는 사람을 데리고 공주부로 향했다.사약을 내린다는 명은 이미 내려왔지만 아무도 혜평에게 알리지 않았다. 혜평의 장남인 유정은 희상궁 앞에 무릎을 꿇고 사약을 약에 넣어 그녀에게 약이라 하고 달래어 마시게 할 수 있는지 물었다.혜평의 아들들은 모두 큰 능력이 없었고, 지난날에도 그저 먹고 마시며 놀기만 했다. 비록 부마가 떠난 후 아들들은 그녀를 원망하기까지 했지만 지금은 생사를 앞두었으니 여전히 모자의 정을 끊을 수 없었다.희상궁은 이 부탁을 듣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도련님이 말씀하신 대로 하십시오. 독이라는 것을 알리지 말고 그저 달래서 마시게 하면 돼옵니다.""효도하는 마음을 보살펴 주신 상궁 마마께 감사드리옵니다."유정은 일어나서

    Last Updated : 2024-02-17
  • 명의 왕비   제2450화

    의원의 전신은 의학원이었는데, 그 땅은 지금 초왕부의 땅이기에 애초에 부지 선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원 할머니는 이 말을 듣고 바로 싱글벙글했다."릉아, 활민서는 민가와 일정한 거리가 있어야 하고, 주변 지방이 충분히 커야 하며 땅이 광활하고 공기가 잘 유통되어야 한단다. 그러니 의원이 가장 적합하네."원경릉은 그녀의 팔을 끼고는 말했다."좋습니다. 친할머니와 손녀 사이에도 계산을 분명히 해야 하옵니다. 전의감에서 활민서를 설립하는 예산은 얼마 옵니까?"원 할머니가 그녀에게 예산을 보여주자 원경릉은 경악했다."겨우 삼십만 냥밖에 안되옵니까? 아바마마께서는 할머니에게 난제를 내시는 것이옵니까?""그렇다. 그러니 자기 사람한테 손을 쓸 수밖에 없다. 따로 부지를 선정하고 짓는다면 짓는 데만 삼십에서 오십만 냥이 들 것이다."원 할머니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원경릉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큰돈을 벌지는 못할망정 돈을 밑질 상황이다."알겠옵니다. 할머니께서는 황명을 받을어 일을 처리하고 있으니, 할머니의 체면을 보아서라도 삼십만 냥에 거래를 하지요!"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원 할머니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할머니는 네가 손해를 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 활민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매년 전염병을 방지하고 집중적으로 치료하면 좋을 것이다. 앞으로 매년 전염병으로 죽는 사람도 크게 줄 것이라 믿는다.""할머니, 됐습니다. 그건 저도 알고 있사옵니다. 게다가 지금 의서와 의원을 증설하면 저희 의원도 영광스럽게 물러날 수 있사옵니다!"원경릉은 조금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애초에 의학원을 지은 것도 그녀의 돈이었고 조정에서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이렇게 큰 손해도 보았는데 그것을 신경 쓸 리가 있을까?더군다나 그녀의 손에도 확실히 돈이 없으니, 삼십만 냥을 벌어 주머니에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전의감에서 집으로 돌아오자 혜평의 장남 유정이 만나려 한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원경릉은 멈칫했다."들이거라!"그녀는 본청에서

    Last Updated : 2024-02-17
  • 명의 왕비   제2451화

    원경릉은 그를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은 다소 날카로웠다.유정은 고개를 숙였고 점점 불안해하다가 결국 작은 소리로 말했다."희상궁께서 오라고 하였사옵니다."원경릉은 이를 의아하다 생각해서 탕양과 눈을 마주쳤다.원경릉이 말했다."희상궁께서 나를 찾아오라고 하셨다고? 그럼 희상궁이 자네에게 약 공장과 의관을 팔아 나에게 반을 나누라 한 것이오?"유정은 한참 침묵하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저... 저희 형제들은 단지 뒷걱정 없이 경성을 떠나고 싶을 뿐이옵니다. 반이 되는 돈으로 저희 형제들 반평생의 안정을 바꾸는 것은, 아주 가치가 있다 생각되옵니다.""그래?"원경릉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웠다.유정은 조급해졌다."사촌 형수, 저희 어머니가 형수를 해치려는 일을 저희 형제들은 모두 모르옵니다. 특히 요리점 사랑방에서의 일은 유숙이 저희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면 저희는 어머니가 형수를 해치려는 것도 몰랐을 것이옵니다. 저를 제발 믿어주십시오!""유숙?""유숙은 공주부의 가신이옵니다."원경릉이 말했다."자네는 먼저 돌아가 있게. 약 공장과 의관을 파는 것은 먼저 급해하지 말게나, 함부로 밖에서 값을 부르지도 말게. 이 일은 내가 자네 사촌 형과 상의를 할 것이니, 상의를 한 후 다시 자네를 이리로 오라 할 것이네."유정은 이 말을 듣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어 말했다."사촌 형수님 안심하십시오. 저는 반드시 말을 한대로 할 것이오니 절대 돈을 아끼지 않을 것이옵니다.""이 말은 잠시 접어두고 가시게나!"원경릉이 말했다.유정은 몸을 굽혀 물러났고 탕양은 직접 그를 배웅하며 몇 마디 물었다."그 유숙은 아직도 공주부에 계십니까?""유숙은 계십니다, 어머니의 뒷일을 돕고 계십니다.""그럼 그가 예전에 공주를 도와 약 공장의 일을 관리한 것입니까?""예, 그는 약 공장의 관리인 이옵니다!"유정이 말했다."예, 돌아가셔서 유숙에게 안심하라고 전하십시오. 그의 마음을 태자비께서 아셨사옵니다."탕양은 내색하지 않고

    Last Updated : 2024-02-17
  • 명의 왕비   제2452화

    "당시 홍열이 경중에서 약재를 마구 구입했는데, 당시의 약재 시장은 거의 혜평의 장악 속에 있었다네. 그녀의 눈앞에서 거의 여러 가지 약을 깨끗이 사 갔는데 혜평이 모를 리가 있겠는가? 그녀는 알고 있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 간섭을 하지 않았네. 아주 이상하지 않은가?"탕양이 고개를 끄덕였다."이 유숙은 약 공장의 관리이옵니다. 그가 만약 혜평 공주에게 상관하지 말고 강 건너 불구경을 하라 했다면, 혜평 공주가 그의 말을 들을지 모르옵니다. 이익이 있다면 모를까요!""그러니, 지금 혜평이 홍열의 이익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인가?"탕양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태자비께서도 이러한 추측이 있으신 것 아니옵니까?""만약 이 추측이 정확하다면 유숙은 더욱 의심스럽네. 그는 유정에게 나를 찾아와 의관과 약 공장을 팔아달라 부탁하라 했고 이제 반이 되는 돈을 나누어 주겠다 했네. 만약 이 일이 전해지면 다섯째와 나의 명성은 모두 나빠질 것이네."탕양이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더 깊이 생각해 보면, 이 유숙은 홍열의 사람이 아닌 홍열을 협조하는 자일 수도 있사옵니다. 그러나 홍열이 행동할 때 나오지 않았지요. 물론, 이 모든 것은 추측일 뿐이니 다시 한번 조사를 해야 하긴 하옵니다."태상황께서 몸이 좀 불편하여 희상궁은 다음날이 되어서야 궁에서 나와 댁으로 돌아왔다.태상황이 불편하다는 말을 듣고 원경릉은 유정에 대해 물을 겨를도 없었다."어찌하여 아프시게 된 것이옵니까? 많이 심하십니까?"희상궁도 조금 피곤해 보였다."이틀 밤 동안 잠을 잘 자지 못하셨네. 한밤중에 일어나서 담뱃대를 찾으시고, 말려도 말릴 수 없었네. 밤이 깊어 날도 추운데 꼭 장랑 밑에 앉아 담뱃대를 피우시더니, 반 시진을 그렇게 피우셨네. 그러나 보니 고뿔에 걸리셨네.""어의를 모셨습니까?"원경릉이 물었다."청했네. 오늘 아침 일찍 청했다네. 소용공과 수보도 모두 따라서 병이 났네."희상궁은 난감한 듯 말했다."어찌하여 그들도 병이 난 것이옵니까?"원경릉이

    Last Updated : 2024-02-18
  • 명의 왕비   제2453화

    원경릉이 다시 물었다."상궁께서 그와 이 말들을 할 때, 그 유숙이 옆에 있었습니까?"희상궁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있었네, 그 유숙은 줄곧 자리에 있었다네.""그 자는 무슨 자이옵니까? 공주께서 태어났을 때 궁에서 보내 가신이 옵니까?""아니라고 기억하네. 당시 보낸 가신은 몇 년 후에 병으로 죽었네. 이 유숙의 정체에 대해 나는 확실히 모르네. 공주가 시집간 후 숙태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뜨셨으니 그녀도 궁에 들어와 태상황께 문안을 할 때가 적었네. 그래서 공주부에 일에 대해서는 나도 많이 알지 못하네. 오히려 그 몇 명의 아이들은 예전에 제왕과 함께 놀았고 자주 궁에 오니 많이 보았었네."희상궁은 말을 마치고 원경릉을 보며 물었다."왜? 그 유숙이 의심스러운 곳이 있는 것인가?"원경릉은 고개를 저었다."아직은 모르옵니다. 조사를 해보고 다시 말씀드리겠으니 이 일은 먼저 궁에 말하지 마시고 태상황 앞에서는 혜평 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최대한 적게 하십시오.""걱정 말게. 모두들 말하지 않을 것이네. 태상황께서도 떠올리려 하지 않네."희상궁이 말했다.오랜만에 돌아왔으니 희상궁은 바로 기 상궁을 만나러 갔다.두 어르신은 반나절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고, 희상궁은 반드시 태자비의 음식을 주의해야 하고 아이에게 어떠한 문제도 없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하였다.희상궁은 떠날 때 아주 아쉬웠다. 초왕부에서 5~6년을 살았으니 사람이든 물건이든 모두 마음에 담아 두었다.그러나 다행히도 그녀가 가장 걱정하는 떡들이 궁에 있으니 그녀는 떡들의 곁을 지킬 생각이였다. 물론 세 명의 진정한 아이 외에 또 세 명의 늙은 아이가 궁에 있기 때문에 아쉬워하는 것도 잠시 뿐이었다. 마차에 올라 궁으로 돌아가니 그녀는 다시 마음을 돌렸다.희상궁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섯째가 돌아왔다. 탕양은 이 일을 그에게 알려주었고 그는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당장 이 유숙을 조사해 보거라.""이미 사람을 보내 조사하게 했사옵니다. 다만 유정 쪽

    Last Updated : 2024-02-18

Latest chapter

  • 명의 왕비   제3133화

    추선의 방에서 나온 원경릉은 청우헌으로 가서 세 거두와 이야기를 나누고 혈압까지 재주었다.그녀는 그들의 말에서 추선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추선으로, 왕비의 옛 시녀였다. 그러나 가장 힘든 시절에 추선은 왕비와 왕부를 떠나지 않았고, 줄곧 평남왕 우문극을 돌봐왔다고 했다.그리고 그 두 명의 첩인 운 마마와 몽 마마는 실제로 왕비의 첩이라고 했다. 대체 왜 왕비의 첩이 되었는지 명확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두 사람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 그녀들은 이미 왕비의 첩으로 불렸다.세 거두는 추선의 병세를 물었다. 원경릉이 악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자 충격을 받았다.현대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그들은 ‘악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들의 얼굴에 한순간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아, 원경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왕비의 시녀라 하셨는데, 잘 아시는 것입니까?”무상황이 말했다.“숙왕부에서는 누구의 시녀인지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나중에는 매미도 시녀를 그만두고, 모두와 함께 고생했다. 평생 혼인도 하지 않고.”“매미요?”“네가 말하는 추선이다.”원경릉은 웃음이 터질 뻔했다.추선의 이름을 매미로 부르는 것도 어찌 보면 이해가 가는 일이었다.추선이 큰 병에 걸렸다는 소식은 숙왕부 전체에 퍼졌고, 많은 사람이 원경릉에게 그녀의 병세를 물었다.원경릉은 검은 옷을 입은 노인들이 그렇게 침통한 표정을 짓는 것도, 누군가를 이렇게 걱정하는 모습도 처음 보았다. 평소 그들은 늘 차가운 태도를 보였고, 유일하게 열정을 보일 때는 식사 시간뿐이었으니 말이다.그날, 원경릉은 숙왕부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숙왕부의 식사 방식은 한 사람이 큰 사발 하나씩 받는 것이었다. 이날 집안사람들은 음식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아, 남긴 음식이 가득했다.이런 일은 전례가 없었다.원경릉은 이로부터 추선이 그들 마음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 소요공에 따르면, 과거 추선은 적성루에서 음식을 배분하는 일을 맡았다고 했다. 고기를 얼마나 줄

  • 명의 왕비   제3132화

    “이전에 무슨 큰 병을 앓았습니까?”원경릉이 물었다.“폐결핵이었네. 의원을 불러 치료했지만, 몇 년 동안 건강이 계속 좋지 않았네.”왕비가 대답했다.“치료했던 의원의 능력이 뛰어났겠습니다. 누구였습니까?”“주진이요.”왕비가 말했다.주진의 이름을 들으니, 원경릉은 그녀가 왕비와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자라는 것을 확신했다.원경릉은 초능력을 사용해 노파의 폐 상태를 감지했다. 결절과 섬유화가 있었고, 심지어 종양으로 의심되는 덩어리도 발견했다. 나이가 많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고, 우선 약물을 통해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그저 악성이 아니길 바라며 기도할 뿐이었다.우선 링거를 놓고 산소를 공급하며,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기관지를 확장해 그녀가 조금 더 편하게 호흡할 수 있도록 했다.약물을 사용하자 노파의 안색이 서서히 나아졌고, 호흡도 훨씬 수월해졌다.그러자 노파가 감사의 말을 전했다.“이렇게 숨을 쉬어본 게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두 명의 나이 든 여성이 방을 드나들었다. 다들 원경릉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왕비가 그녀들을 소개해주었다.“모두 수년간 나와 함께해온 사람들이네.”그러고는 잠시 망설이더니 말을 덧붙였다.“내 첩들이네.”그러자 원경릉은 자신이 잘못 들은건 아닌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의 첩인지 아니면 왕의 첩인지 궁금했지만, 차마 질문하기엔 입이 쉽게 열어지지가 않았다.잠시 후, 원경릉이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를 가리키며 물었다.“그럼, 이분은요?”“날 처음 모신 사람이네. 이름은 추선이야. 수십 년 동안 대부분 평남왕부에서 평남왕을 돌보며 지냈네.”왕비가 그녀의 물음에 답했다.원경릉은 이해했다. 그들은 정말 이곳에 정착하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예전에 함께 지내던 사람들을 하나씩 데려와 함께 여생을 보내려는 것이었다.젊은 시절 함께 했던 사람들이니, 나이가 들어도 서로 곁에 머물고 싶어 했다.왕비는 원경릉과 함께 밖으로 나와 진지하게 말했다.“심각하다는 건

  • 명의 왕비   제3131화

    다섯째는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졌다.아이가 혼인을 올리지 않고 곁에 머무는 건 분명 기쁜 일이었고 효심이 있는 일이었지만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외로울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만약 자기와 원경릉이 저세상으로 떠난다면, 그녀가 혼자 어떻게 지낼 수 있을까 싶었다.그렇다고 해서 혼사를 허락하자니, 세상에 과연 걸맞은 사내가 있을지 걱정되었다.택란을 그녀보다 못 한 사내에게 보내는 건 그녀에게 너무 큰 희생이다.다섯째가 갈등하는 것 같자 원경릉이 웃으며 그를 다독였다.“택란은 이제 여덟 살이네. 너무 앞서 생각하지 마오.”다섯째가 그녀를 흘깃 쳐다보며 말했다.“자네는 모르네.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흘러가네. 벌써 여덟 살이니, 7년만 지나면 성인이 되오.”그는 시간이 조금만 천천히 흘렀으면 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두는 게 좋소. 너무 멀리 내다봐도 소용없네.”원경릉은 그의 손을 잡고 살며시 깍지를 꼈다.“아이도 운명과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오. 만약 언젠가 자네만큼 훌륭한 남자를 만난다면, 그와 혼사를 해도 나쁠 게 없지 않겠소?”“그런 남자는 있을 리 없소!”우문호는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람이었다.하지만 이런 칭찬해도 우문호는 여전히 복잡해 보였기에, 원경릉은 자신이 그를 걱정하게 만든 것 같아 후회했다. 하지만 자신이 말하지 않아도 그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리 없었다.택란이 태어난 날부터 우문호에게는 새로운 적이 생겼다. 바로 택란과 혼인할 상대였다.그 적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몰랐지만, 그는 여전히 미워하고 있었다.더구나 금나라의 어린 황제가 혼사를 직접 언급했으니, 이제 그 적은 실체가 생겼고, 이에 따라 그는 한동안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었다.그 후 며칠간 택란은 매우 순진하고 착하게 행동했다. 아버지가 시간이 날 때마다 곁에 머물며 대화를 나누고, 놀고, 책을 읽고, 글씨를 쓰며 시간을 보냈다.어린 나이임에도 이미 아부하는 법을 터득해, 다섯째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 더 이상 화낼 수 없게 했다.다

  • 명의 왕비   제3130화

    ”이제 화가 풀린 것이오?”원경릉이 웃으며 물었다.“화 풀렸네. 하지만 금나라의 어린 황제는 조심해야 하오. 어린 자식이, 정말 너무하오!”우문호는 선물을 하나 열었다. 안에는 알록달록한 도자기로 만든 정교한 인형이 있었는데, 머리카락까지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그는 미소를 멈출 수 없었다.“이 도자기 인형, 정말 우리 딸을 닮았구나. 예쁘오!”“내가 산 것이오!”원경릉이 질투라도 난듯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자네가 산 것이니 더 좋소. 아주 좋아!”우문호는 선물을 하나씩 열어보며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몇 개를 연 후에야 그는 약도성의 상황을 묻기 시작했다.원경릉은 자리에 앉아 약도성에서 있었던 상황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특히 택란이 약도성에서 보여준 대처 방법에 대해 상세히 말했다.그러자 우문호가 매우 놀라며 말했다.“택란이 지진을 예측하고 백성들을 대피시켰다니.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오. 정말 대단하네. 원 선생, 난 택란이 약도성에서 놀기만 했을 줄 알았네. 몰래 이런 큰일을 해내다니.”“택란과 경단은 모두 자네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오. 자네가 걱정하지 않도록 말이네. 그래서 자네한테 말하지 않았던 거고. 이게 택란이 자네를 더 사랑한다는 이유요. 자네를 평생 아끼며 짐을 덜어주고 싶어 하오.”우문호는 그녀의 손을 놓고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원 선생,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소.”원경릉은 그의 팔을 감싸 안으며 웃으며 말했다.“그래, 우시오. 우리 큰 아기 울어도 괜찮네!”우문호는 답답한 표정으로 말했다.“자네가 날 ‘큰 아기’라고 부르니 눈물이 갑자기 멈추네요.”“그럼 울지 말고 어서 앉으시오. 약도성 백성들이 택란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말해주겠소.”원경릉이 그의 팔을 잡아 의자에 앉히고는, 약도성에서 한 달 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우문호는 그녀의 이야기에 몰입하며 감동하였다. 특히 약도성 백성들이 택란을 존경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는 믿기 어려워했

  • 명의 왕비   제3129화

    우문호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확 어두워지며 깜짝 놀랐다.“청혼? 누가 청혼을 한 것이오? 미친 것이오? 겨우 여덟 살인데! 대체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이런 짓을……”그는 너무 충격을 받아 분노가 치밀었다. 겨우 여덟 살인 딸을 누군가 눈독을 들이고, 심지어 청혼까지 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그는 그자가 누구인지 알게 되면 반드시 혼쭐을 내겠다고 마음먹었다.원경릉이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이미 택란의 비밀을 다 털어놨으니, 이제 더 이상 나한테 화내면 안 되오.”“말하시오. 용서할 테니 더 말하시오!”우문호는 더 이상 원경릉에게 화를 낼 힘도 없었다. 사실 처음부터 그렇게 심하게 화가 난 것도 아니었고, 복잡한 감정만이 뒤섞여 답답할 뿐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들도 모두 사라지고, 이 터무니없는 사건이 더 중요해졌다.원경릉은 택란이 금나라에 가서 10만 냥을 얻은 전말을 설명했다. 특히 금나라의 어린 황제가 그녀에게 청혼했다는 이야기도 빠뜨리지 않고 전부 털어놓았다. 단 한 글자도 숨기지 않고 진실만 말했다.우문호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그건 너무 대담하잖소! 금나라에서 10만 냥을 빼앗았다니? 어찌 이야기가 이렇게 익숙한 것이오? 그래, 기화요! 어찌 스승이 이런 짓을 가르친 것이오? 그리고 그 금나라의 어린 황제는 이제 몇 살이오? 듣자 하니 겨우 열 살이라고……”“열셋이오. 금나라의 진국왕이 그의 권력을 누르려, 일부러 열 살이라고 소문낸 것이오.”우문호는 벌떡 일어나 뒷짐을 지고 방을 빙빙 돌며 어쩔줄 몰라했다. “열다섯이라도 안 되네! 금나라가 북당의 경성에서 얼마나 먼지 알고 있소? 아이가 그곳에 시집가면 1년에 한 번도 못 돌아올 것이네. 북당의 진국 공주를 부인으로 삼겠다니? 허망 된 꿈이요! 꿈!”“아이들의 농일 뿐이요.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 되네.”원경릉이 서둘러 말을 덧붙였다.“농담이라도 안 되네. 황위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우리 귀한 딸을 부인으로 삼겠다니? 이런 녀석은 앞

  • 명의 왕비   제3128화

    목여 태감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우문호에게 말했다.“폐하, 공주를 너무 꾸짖지 마십시오. 공주께서는 단지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한 것 뿐입니다. 큰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안왕과 위왕도 그곳에 있었고,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았잖습니까?”우문호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택란이 자네에게는 과자 한 조각을 주었지만, 나한테는 안 주더군.”택란은 그 말을 듣고 재빨리 과자 한 조각을 가져와 아버지의 입가에 가져다 대며 환심을 사려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 드셔 보세요. 이건 그렇게 달지 않은 생강 과자인데, 정말 맛있습니다!”생강 과자의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딸의 귀엽고 앙증맞은 얼굴을 보니 어떻게 밀쳐낼 수 있겠는가? 화가 난 상태였지만 결국 한입 물었고 생강과 설탕의 맛이 입안에 퍼졌고, 딸의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니 얼굴에 굳었던 표정이 풀어졌다.“나도 먹고 싶은데.”원경릉이 가볍게 웃으며 그의 옆에 앉아 턱을 괴고 물었다.“다섯째야, 맛있느냐?”우문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무시했다. 그녀가 스스로 만든 규정을 어겼으니, 좋은 표정을 지을 마음이 없었다.원경릉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택란아, 나한테도 한 조각 줘 보거라!”택란은 다시 과자 한 조각을 가져와 엄마의 입가에 가져다주며 더 큰 죄책감을 느꼈다. 이번엔 자신의 엄마까지 곤란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원경릉은 과자를 먹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정말 맛있구나. 다 먹었으니 나가서 좀 자거라. 돌아오는 길에 제대로 못 잤으니.”“예!”택란은 얌전히 대답하고 나머지 과자를 빨리 먹어 치운 뒤 아버지에게 다가가 그를 한 번 안아주었다.“아바마마, 저 먼저 자러 가겠습니다. 깨고 나면 다리 주물러 드릴게요!”우문호는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그래, 어서 가거라.”택란은 목여 태감의 손을 잡고 방을 나섰다. 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엄마를 한 번 돌아보며 아버지가 너무 오래 화를 내지 않기를 바랐다.원경릉은 문을 닫고 탁자 옆에

  • 명의 왕비   제3127화

    기다리고 기다리던 택란이 드디어 경성으로 돌아왔다. 우문호는 소월궁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옆에서 목여 태감이 계속해서 설득했다. 그는 공주가 아직 어리니,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 하며, 그저 택란이 다른 어린아이들이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을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목여 태감은 혹시라도 황제가 공주를 꾸짖을까 봐 걱정되어 공주를 감쌌다. 그의 약한 마음은 그런 걸 감당하지 못했다.마침내 택란과 원경릉이 도착했다.우문호는 작은딸이 원경릉의 뒤에 숨어 겁먹은 얼굴로 머리를 살짝 내밀고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원경릉이 딸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다.“가봐라, 아버지께서 기다리신다.”택란은 고개를 숙이고 아버지 앞으로 다가갔다. 우문호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자기 손을 그의 손 위에 올려놓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바마마, 저 돌아왔습니다.”그러자 우문호는 딸의 손을 잡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뿌리치지도 않았다. 앞에 서 있는 그녀를 보는 눈빛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약도성에 얼마나 있었느냐?”택란은 거짓말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솔직히 대답했다.“지난번 여름방학 때 집에 돌아온 후 바로 약도성으로 갔어요.”우문호는 큰 충격을 받았다.“모두가 알고 있었으면서, 나만 속였단 말이냐?”택란은 미안한 마음에 아버지를 껴안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안 그러겠습니다!”우문호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원경릉이 다가가 말했다.“아이가 자네 선물을 많이 샀소. 한번 보시게.”“필요 없소!”우문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딸을 뿌리칠 마음은 없지만, 그는 여전히 속았다는 사실에 너무 힘들었다.원경릉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텐데,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다. 서로 비밀이 없기로 약속했건만, 그 약속이 깨진 것 같아 화가 났다.원경릉은 그의 표정을 보고 더 걱정해야 할 사람이 자기라는 것을 깨달았다.오는 길 내내 택란만 걱정하며 우문호에게 딸을 변호해 주려 했지만, 정작 자신이 그를 속인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

  • 명의 왕비   제3126화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한 일을 이야기하며 원경릉을 기쁘게 했다.다섯째는 이전에 다섯 개의 성을 위해 적어도 30년이나 50년의 계획이 필요하다고 했었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20년이 채 되지 않아 조정에 대한 충성심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더 나아가 국경 방어뿐만 아니라 조정에 세금을 납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보였다. 아이들이 현대의 경험을 참고하며 지내는 것이 다섯째의 큰 걱정을 해결해 준 것이었다. 약도성은 이번 지진으로 국고의 돈과 주변 주현의 자원을 사용했다. 북당과 약도성의 백성들의 마음이 끈끈히 묶여 있어 불행 중 다행이었다.중증 환자들이 회복된 후, 원경릉은 택란과 함께 경성으로 돌아갔다.출발하기 전에 비둘기를 통해 다섯째에게 소식을 전하며 심리적 준비를 하도록 시간을 주었다. 이렇게 하면 다섯째가 택란을 보았을 때 마음을 가라앉혀 덜 화를 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택란은 아버지가 화를 내거나 슬퍼할까 봐 사실 마음속으로 몹시 두려웠다. 아버지가 자신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그녀또한 잘 알고 있었다.돌아가던 중 택란은 아버지에게 줄 선물을 사자고 제안했다. 원경릉은 딸의 강한 생존 본능에 웃음을 터뜨렸다. 딸이 아버지를 소중히 여기고 있었으니, 다섯째가 딸을 그렇게 아끼는 것이 헛된 일이 아님을 느꼈다.“너희 아버지께서는 특별한 취미가 없으시고, 그저 술 한잔하는 걸 좋아하시니까 좋은 술 몇 병 사 가는건 어떠냐?”그러자 원경릉이 먼저 제안했다.“좋습니다! 사요! 많이 사서 마차에 싣고 가겠습니다!”택란이 급히 대답하자 원경릉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다섯째가 아이들에게 그렇게 자상한데도 아이들이 그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물론 이는 두려움이 아니라 존경이고 사랑이지만 말이다.경성에서 우문호는 원경릉의 서신을 받자마자 열어보았다. 편지를 읽는 순간 그는 멍해졌다.“계란이가 약도성에 갔다니? 그게 어떻게 가능한 것이냐? 그렇게 얌전하던 딸아이가 몰래 약도성에 갔을 리가 없어.”더구나, 셋째와 넷째는

  • 명의 왕비   제3125화

    약도성의 건물 대부분이 무너져 백성들은 임시로 지은 오두막과 초가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폐허로 변한 도성은 눈에 보이는 곳마다 온통 엉망진창이었다. 원경릉은 마음속 깊이 안타까움을 느꼈다.택란의 뜻으로 중증 환자들은 모두 저택으로 옮겨졌다. 원경릉은 계란이의 결정이 매우 옳다고 생각했다. 중증 환자들은 그녀와 몇몇 의원이 책임지고 돌보았고, 나머지 의원은 경증 치료를 맡았다.택란은 엄마 곁에 머물며 환자를 돌보는 것을 도왔는데, 기본적인 의술을 알고 있어서 소독과 붕대 감는 일을 도왔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통증이 심해 참기 어려웠고, 진통제를 먹이거나 진통 주사를 놓았다. 택란도 주사를 놓을 수 있었는데, 어린 나이에 쉬지 않고 바쁜 모습을 보였다. 그런 그녀를 본 환자들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그들은 궁에서 자신들의 생사를 진정으로 걱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황후마저 직접 왔으니, 예전의 대립과 적대감은 유치한 웃음거리로 느껴졌다.저녁 무렵, 아이들이 엄마를 찾아왔지만, 이야기를 나눌 여유도 없이 서로 포옹한 뒤 다시 각자 사람들을 구하러 나섰다.백성 중 자발적으로 음식을 만들고 약을 끓이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저택 내 물자는 부족했으나 주변의 도움이 끊이질 않았다. 호명은 사람들을 조직해 식량과 의복을 나누어 주었다. 지금의 약도성엔 인간의 이기심이 한순간에 사라진 듯했다.황후가 직접 약도성에 온 덕분에 서북 지역의 신하들도 직접 의원과 물자를 이끌고 약도성에 와서 돕기 시작했다.약도성은 전례 없는 관심을 받았고, 이는 약도성 백성들이 다섯 도시 중 가장 빠르게 조정을 인정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사람들을 구하고 재난 이전의 상태로 빠르게 회복하는 데만 집중했다.재난이 발생한 지 반달이 지나면서 발견된 것은 모두 희생자뿐이었다. 인원을 파악한 후 한곳에 모아 장례를 치렀다.이번 지진으로 약도성은 5만여 명의 백성이 목숨을 잃었다. 이 숫자는 매우 끔찍했지만, 택란의 사전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