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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06화

우문호는 아바마마께서 진짜 병을 앓고 계신 건 아니지만 자신들의 형제들이 이렇게 걱정하는 모습을 보니 영 마음이 불편해 표정도 상당히 침울해져 있었다.

안왕은 원래 이상하다고 의심했으나 우문호의 표정이 어두운 것을 보고 아바마마께서 정말 큰 병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며칠 내내 명원제는 움직이지 않고 조정 일을 모두 태자와 냉 재상에게 맡겼다. 나이 든 신하들이 문안을 오려 해도 윤허하지 않고 멀리서만 문안을 올리게 할 뿐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

다시 그렇게 며칠이 흘리고 태상황이 궁으로 돌아왔다.

이 일에 대해 다들 추측이 난무했는데 모두 명원제의 병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의가 명원제를 진찰해 보니 몸조리를 잘 해야 한다며 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명원제는 바로 퇴위를 선포하고 태자 우문호에게 선위를 발표했다.

성지가 내리자, 조정이 온통 놀라서 들끓어 올랐다.

이런 큰 일을 내각과 상의도 조정의 회의도 거치지 않고, 중병이란 소식이 들린 이래 보름도 되지 않아 바로 퇴위와 선위를 선포하였으니 말이다. 심지어 어의도 상태가 특별히 엄중하다고 하지 않아 정양이 필요하다고만 했을 뿐인데 이렇게 바로 퇴위의 성지를 내리다니 청천벽력이 따로 없었다.

이런 모습은 전혀 명원제답지 않았다.

그리고 황제가 병에 걸린 것도 공교로운 것이 너무 갑작스러웠다.

여러 군데 알아보니 황제가 안풍 친왕의 매화장에 보물이 있다고 생각해 거액을 들여 샀으나 없다는 것이 밝혀져서 천불이 올라온 나머지 쓰러지게 되었다고 했다.

이 얘기는 북방에 금세 퍼졌지만 이상하게도 안풍 친왕을 욕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이 소문과 동시에 안풍 친왕이 음풍농월하며 유유자적한 삶을 보내는 얘기가 여럿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경성의 일부 노인들은 안풍 친왕이 이렇게 악명 높은 사람인 것을 기억하고, 악명 높은 사람이 돈을 좀 속였기로 황제가 못 본척하는 거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소문이 우문호 부부의 귀에도 들렸다.

원경릉이 살짝 한숨을 쉬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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