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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94화

Author: 유애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더 자세히 안 보시나요?” 원경릉이 조금 당황했다.

그러자 우 회장이 미소를 지으며, 심지어 다시 물건을 보지도 않고 말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한 번 보면 충분해요.”

“회장님….” 원 교수가 우 회장을 보고 순간 짚히는 구석이 있어 조심히 말했다. “우 회장님,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이러실….”

그러자 우 대표가 손을 내저으며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아뇨, 원 교수. 전 정말 사고 싶은 겁니다. 솔직히 말해 제가 잘난 척하는 게 아니라 수집을 시작한 이래로 단번에 제 눈을 사로잡은 게 없었어요. 그런데 원 교수 물건은 한 번만 봐도 계산이 쫙 서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더 볼 필요도 없지요. 이 말발굽 금은 색과 광택이 황금색에 푸른 빛이 강한데 금의 순도는 75~80% 정도로 가는 줄 세공을 한 겁니다. 저 비취 담뱃대는 발톱이 다섯 개인 진짜 용을 새긴 것으로 생동감이 있고 비취의 색은 말할 것도 없고, 빛깔이나 이 조각 방식 가치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렇게 완전하게 보존된 옥 담뱃대는 아주 드물죠. 다른 것도 말이 필요 없어요. 어떤 걸 파실 겁니까?”

원경릉이 물었다. “그럼 저 말발굽 금은 얼마나 할 것 같으신가요?”

우 회장은 상대가 감정가를 알고 싶을 뿐 아니라 정말 팔고자 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놀라움과 기쁨의 눈빛으로 말했다. “말발굽 금의 소장 가치는 금 본래 가치와는 거리가 한참 멀죠. 그리고 이 말발굽 금은 전부 기린이 새겨져 있어요. 말발굽 금은 고대에 상서로운 의미를 지닌 것으로 다수의 귀족이 말발굽 금을 부장품으로 삼았는데, 부유함이 면면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의미에서였죠. 이렇게 보존 상태가 좋은 건 정말 만나기 어렵습니다.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죠. 남창해온후 무덤 곽실에서 한 쌍이 출토되었는데 경매가가 하나에 95억이나 했어요. 출처가 어딘지는 묻지 않겠습니다. 이 말발굽 금에 전 115억을 제안하겠습니다. 몇 개를 내놓으실 생각이십니까?”

원경릉과 원경릉의 아빠는 이 말을 듣고 놀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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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경릉이 집으로 돌아가 말발굽 금의 가치를 검색해 보니 굉장히 높았다. 무려 95억에서 시작하는데, 완전한 말발굽 금은 출토된 예가 거의 없어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을 것이다.원경릉은 병원으로 돌아가 남은 물건을 전부 삼대 거두에게 돌려주고 금만 팔아도 집 사기에 충분한 데다가 심지어는 돈도 많이 남는다고 얘기해 주었다.소요공이 경탄했다. “그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다고요? 이쪽 세상은 집이 엄청나게 싸네요. 황금 200냥으로 집을 사고도 남다니, 그럼 나중에 여섯째네 금광에 금을 가져오면 도대체 집을 얼마나 살 수 있는 겁니까?”태상황이 쓱 째려보았다. .“금광은 말도 꺼내지 마. 꼬마 봉황에게 줬으니까.”“쩨쩨하긴, 그냥 말만 해보는 거잖아요!” 소요공이 헤헤 웃었다.“말도 꺼내지 마.”원경릉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태상황에게 말했다. “사실 집은 싸지 않은데 말발굽 금 가격이 높았던 거예요. 골동품이라서요.”“진짜? 그럼 다음번에 올 때는 우리 집에 있는 말발굽 금을 전부 다 가져와야겠어.” 소요공이 싱글벙글 좋다며 말했다.원경릉이 미소를 지었다. “이곳에 또 오시게요?”“왜 안 옵니까? 나이가 들었으니 여기저기 다니면서 견문을 넓혀야죠. 이제 어렵사리 국사로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되는데 누려야죠. 북당 강산이야 젊은 시절에 다 돌아다녔고 다른 곳들 볼 차롑니다.”원경릉이 찬성했다. “그럼, 다음번에 제가 돌아올 때 모시고 올 게요.”“좋습니다. 약속했어요!”집을 매매하는 절차가 복잡한데 오빠 명의로 하는 거라 모든 절차를 오빠가 해서 원경릉은 일이 훨씬 줄었다.새 집에 가보니 방 3개, 거실은 2개 있었고, 팬트리가 있어 이층침대를 놓으면 아이들이 왔을 때 좀 복작거리지만 잘 수는 있을 정도였다.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은 인테리어로 새 거나 다름없어서 거의 수리할 필요 없이 가구와 가전만 새로 장만하면 됐다.원경릉이 집을 샀다는 소식을 듣고 주진은 아파트를 사지 말았어야 했다고 잔소리했다. 돈이 그렇게 많은데 단독주택 별장을 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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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왕비가 씁쓸한 미소를 띠었다. “전에 태자비가 있을 때는 말을 별로 안 해도 화제거리가 많았는데, 이제 태자비가 없으니 딱히 할 말이 없네.”요 부인이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까요, 태자비가 항상 우리를 모았죠. 태자비가 없던 시절엔 서로 암투를 벌이며 지냈잖아요. 태자비는 언제 돌아오려나? 제 혼례 전에는 돌아왔으면 좋겠는데.”“그럴 거예요, 다섯째에게 물어보니 지금 다 잘 돼서 3개월 정도면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미색이 말했다.요 부인이 이 말을 듣고 답했다. “그럴거면 혼례를 뒤로 미뤄서 태자비가 오면 할 까봐요.”작년 말에 요 부인의 혼례를 이번 봄에 치르기로 정하고 지금 모든 준비를 마친 채 날짜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정해진 대로면 원경릉은 분명 시간에 맞춰 오질 못한다.재혼은요 부인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원경릉이 요 부인에게 두 번째 생명을 주었다. 그때 원경릉이 없었으면 그녀는 결핵으로 벌써 죽었을 것이다. 그래서 요 부인은 자신의 재혼에 원경릉이 없으면 기쁨이 반감되는 느낌이었다.그때 희상궁이 계란이를 안고 들어왔다.계란이는 오늘 붉은색에 금실과 은실을 교차해서 꽃다발을 수놓은 비단 저고리를 입고 있었는데,조그만 얼굴이 더욱 예뻐 보였다. 포도알 같은 커다란 눈동자를 또록또록 굴러가는 모습이 옥으로 깎아 놓은 인형처럼 어찌나 순한지 누가 안아도 울지 않아 서로 내려놓으려 하지 않았다.미색도 쌍둥이를 안고 왔는데 아직 본명은 짓지 않았다. 예부에서 여러 이름을 지어 보냈으나 회왕이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우선 아명만 붙여 주었다.아명은 부부가 한참을 생각해서 마침내 정한 것으로, 꼬마 세자는 단이, 꼬마 군주는 란이, 합쳐서 단란이다. 단란한 가정으로 함께 모여 지낸다는 축복의 의미였다.들으면 비록 평범한 이름이지만 경단이는 좋아했다. 자기 이름과 비슷하기 때문이었다.단이는 얌전한 성격이라 울고 떼쓰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란이는 걸핏하면 생떼를 부리며 콧잔등에 힘줄이 파랗게 드러날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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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경릉은 만두를 안고 얘기를 자세히 들었다. 한 달 축하연이 얼마나 떠들썩하고 즐거웠는지 막 상상이 됐다.원경릉이 계란이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예뻤냐고 묻자 울지도 않았고 누가 안았는지까지 세세하게 전부 얘기해 주었다.만두 목소리가 쉰 게 자기도 좋아서 많이 떠든 모양이었다. 오늘 여동생이 받은 선물은 오빠들도 조금씩 고를 수 있다고 아빠가 얘기해 주었기 때문에 만두도 기분이 좋았다.말을 마치고 만두는 원경릉의 목을 끌어안았다. “아빠가 엄마를 그리워해요. 우리 다 잠들어도 아빠는 잠을 안 자요.”원경릉이 조그맣게 한숨을 쉬더니, “가서 아빠께 말씀드려. 엄마도 아빠가 아주 그립다고. 엄마 최대한 빨리 돌아갈게.”원경릉 엄마가 옆에서 말했다. “아이고, 그래. 만두야. 가서 아빠께 말씀드려. 우리가 결혼 준비하고 있다가 경호가 뚫리면 사위를 오라고 할 테니 혼사를 치르자고 말이야.”“좋아요!” 만두가 기뻐서 답했다. 만두는 혼례 보는 게 좋았다.만두가 돌아간 뒤 원경릉과 원경릉의 엄마는 웨딩드레스부터 예약했다. 기성품 말고 맞춤으로 하기로 해서 삼대 거두가 아직 퇴원하기 전인 내일 가서 바로 주문하기로 했다. 제작에 필요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원경릉은 엄마 곁에서 자신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얘기를 듣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최근 들어 가장 걸리는 부분이었는데 마침에 완전히 떨쳐 버릴 수 있게 되니 후련했다. 다음 날 주진과 같이 웨딩드레스를 보러 갔다. 단지에서 나갈 때 이웃에서 원경릉을 뚫어지게 보더니 원경릉 엄마에게 물었다. “이분은?”원경릉 엄마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듯한 따뜻한 목소리로 답했다. “수양딸이에요. 예쁘죠?”이웃이 웃었다. “네, 진짜 이쁘네요.”하지만 동정 어린 눈빛이다. 친 딸이 죽고 자기 딸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수양딸로 삼다니. 아이고, 이 얼마나 불쌍한 부모인지 원.오늘 사야 할 물건이 너무 많았다. 침대는 샀지만, 매트리스 커버 등 용품과 삼대 거두가 갈아입을 옷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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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딩드레스 디자인을 고른 후 그들은 쇼핑하러 갔다.종일 돌아다녀서 다리가 끊어질 것 같았지만 살 거는 다 샀고, 남은 건 주진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했다. 대부분 같은 도시에서 구매했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면 도착할 것이다.소요공이 먼저 깁스를 풀었는데 아무 문제 없어서 걷고 뛸 수 있었다.태상황의 몸은 전부터 괜찮았지만, 병원에서 게으름을 피우며 혼자 가려고 하지 않았다.원경주는 주 재상을 진찰한 뒤 퇴원해서 집에서 요양해도 된다고 했으나, 당분간 자극적인 행동이나 고강도의 운동은 하지 않도록, 잘 챙기라고 원경릉에게 신신당부했다.퇴원 수속을 마치는데 경찰 쪽에서 사고 운전기사를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원경릉이 나서서 합의해 의료비 지급을 면제해 주었다. 원경주 말에 따르면 사고 기사들은 사실 병원에 그것도 몇 번이나 왔었고 전부 몰래 밖에서 지켜보기만 한 채 안으로 들어올 용기가 없었다고 했다. 찢어지게 가난해 의료비를 줄 수 없어 숨었다는 것이다.퇴원하는 날, 원경주가 차로 직접 마중 나오기로 해서 원경릉은 어르신들 짐을 챙겨 바로 주차장으로 향했다.입원할 때 엠뷸런스를 타고 왔는데 다쳐서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기에 주 재상은 자동차에 호기심을 보였지만 동료들과 떨어질까 봐 더 살펴보지 못했다.그날 병원 화단에 갔을 때도 밖에 질주하는 차들을 보고 매우 신기해 했으나 태자비의 말이 훨씬 신기하게 느껴져서 차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하지만 이번엔 마음이 아주 가벼운 상태라 자동차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기 시작했다.셋은 뒷자리에 앉아 소요공이 앞좌석 원경주 쪽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큰 조카, 이 차 아무도 끄는 게 없는데 어떻게 움직이지?”원경주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이 차는요, 사람이나 말이 끌 필요가 없고, 발동기가 있어요.”“발동계? 그런 닭이 있다고 들어본 적도 없다네!” ‘무슨 닭이 얼마나 엄청나길래 차도 막 끄나...’삼대 거두는 차 안을 살펴보고는 다른 차도 막 살폈다. 전부 이렇게 움직인다는데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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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는 길에 원경릉은 자세하게 이쪽 세상일을 얘기했으나 모두 못 알아듣는 눈치라 매일 조금씩 천천히 이해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주차장에 도착하자 가져온 물건을 모두 내리고 엘리베이터를 타 집 안으로 들어갔다.어르신들은 엘리베이터에는 호기심이 없는 것이 이미 타봤고 전기를 사용하는 티비와 같은 거라는 설명도 들었기 때문이었다.집에 와서 3개 방에 각자 나눠 들어갔는데 방 안에 모든 것에 감탄하며 찬찬히 음미했다.배달 음식이 왔다. 케이크와 분식을 배달시켰는데 기름지고 단 음식을 별로 잘 드시지 않는 편인데 케이크는 드시고 기분 좋아했다. 아주 향긋하고 달콤하다며 마구 감탄했다. 다 먹은 뒤 원경릉은 우선 1시간 주무시라고 하고, 1시간 뒤 와서 그들을 데리고 여기저기 돌아보러 나가기로 했다.원경릉이 문을 닫고 나가려는 순간 소요공이 물었다. “그 엘리베이터, 내려가는 건반을 누르고 몇 층을 갈 건지 눌려야 하는 거 맞지? 만약 주차장에 가고 싶으면? 주차장은 몇 층이지?”“지하 1층이요!” 원경릉이 물었다. “어르신들 주차장에 가시게요?”“아니, 그냥 물어 본 거야!” 소요공이 얼른 눈을 피했다.“여기저기 돌아다니시면 안 돼요. 일단 주무세요. 주무신 뒤에 제가 데리러 올 게요. 전 바로 맞은편에 있어요. 무슨 일 있으며 문을 두드리세요.”“응, 알았어!” 소요공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어서 가봐, 우리도 잘 거야!”원경릉이 다시 한번 신신당부했다. “절대로 여기저기 다니시면 안 돼요!”“알았다니까, 잔소리도 많네!” 태상황이 안에서 한마디 했다.원경릉이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겠지. 어쨌든 길이 낯서니까 어디 나다니시지는 않을 거야.’원경릉은 집으로 돌아가자, 졸음이 와서 방에 들어가 누웠다.삼대 거두는 원경릉이 가자, 서로 눈을 마주쳤다. 이윽고 태상황이 입을 열었다. “그 닭 말이야, 우리가 끌어낼 수 있겠지? 어떻게 생겼나 한번 보자고.”주 재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가 끌어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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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대 거두는 옥상에서 바람을 맞으며 구시렁거리고 있었다. 바람이 너무 추워서 옷 하나 더 입고 나올걸 후회했다. 잠시 후 소요공이 손잡이에 손을 대고 뭐가 뭔지 몰라 고민하며 말했다. “저 문이 어떻게 된 겁니까? 왜 밀어도 안 열리죠? 이렇게 당기면..! 아이고, 손잡이가 또 떨어졌네.”그러자 태상황이 제안했다. “열쇠를 가져와서 열어야 하는 거 아닐까?”“열쇠 구멍이 안 보여요. 그리고 우리가 돌아왔을 때 태자비도 열쇠 안 쓰고 바로 들어갔어요.”주 재상이 열심히 기억을 더듬어보더니, “돌아와서 문에 들어갈 때 띠띠 소리가 나고 문이 열렸어요. 확실히 열쇠로 문을 여는 건 못 봤지만, 손가락으로 저 문옆에 작은 상자를 만졌던 것 같았는데, 상식적으로 손가락은 열쇠가 아니니 쓸어도 문이 열릴 리 없고, 관건은 그 띠띠 소리인데. 문제는 띠띠 소리가 태자비 본인이 낸건지, 아니면 문 안에 뭔가가 소리낸건지요?”세 사람은 멀뚱멀뚱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다가, 천천히 소요공 손에 든 손잡이를 보며 한 가지 계략을 떠올렸다.“가자!” 태상황이 손을 흔들자 두 사람이 바로 내려갔다. 그들은 얼른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셋은 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다시 탔다. 이번엔 문고리뿐 아니라 문까지 짊어지고. 이런 젠장할 경우가 있나. 문을 뜯었는데 안에 나무로 된 게 또 있다니. 나갈 때는 파악을 못 했는데 말이다.그들이 주차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파트 경비가 순찰하다가 원경주의 차가 산산이 분해된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가 정신을 차리고 얼른 원경주에게 전화했다.원경주가 내려와 자신의 차가 무자비하게 분해된 것을 보고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경비는 원경주에게 도대체 누구한테 이런 원한을 맺었냐고 물었다.원경주는 바로 경비에게 CCTV를 보자고 하고 경비실에서 CCTV를 검색하다가 주차된 위치에 카메라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1시간 이내에 주차장에 출입한 사람을 봤는데 전부 단지 주민의 차로 엘리베이터를 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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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나갔잖아!” 태상황이 말했다.원경릉이 주재상과 소요공을 보자 소요공은 진지하면서도 약간 의아하다는 얼굴이였는데, 주 재상은 계속 눈을 피하며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원경주도 올라왔는데 대문이 떨어져 나간 것을 보고 이마를 짚으며 막 질문하려는 것을 원경릉이 원경주에게 눈짓했다. “오빠, 먼저 집에 가세요. 전 태상황 폐하께서 쉬시게 모셔다드릴게요.”원경주는 허탈한 웃음을 삼킨 채 그저 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원경릉이 문을 열고 삼대 거두를 들여보낸 뒤 자리에 앉자 밝은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휴대폰을 꺼냈다. 휴대폰은 지금 삼대 거두에게 꽤 익숙한 물건이나 게임 켜는 방법을 몰라서 한 번 만져보더니 태상황이 원경릉을 보고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 그래, 넌 돌아가 봐. 방금 네 오빠가 서두르는 모습을 보니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도적을 만났을지 누가 알아.”원경릉 톡이 울렸다. 보니 오빠가 보낸 것으로 이중문은 옥상에 있으니 물어볼 필요 없다고 했다.원경릉이 휴대폰을 넣고 쓴웃음을 지었다. “네, 우선 게임하세요. 전 가서 문 달테니까!”“가서 급한 일 봐, 우리 신경 쓰지 말고!” 태상황이 상냥하게 말했다.원경릉이 알았다고 하고 돌아서서 한마디 했다. “다시는 나가서 돌아다니지 마세요. 제가 찾지 못하는 일 없게요.”“안 나가, 안 나가!” 셋이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감히 어딜 나가?!원경릉이 문을 닫고 다시 집 안으로 돌아왔다.들어서자, 원경주가 계속 속이 타는지 왔다 갔다 하며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너 내 차 어떻게 됐는지 못 봤지? 고장난 건 말할 것도 없고 선은 죄다 뽑혀 있고.. 무슨 의자를 다 뽑아 놨어.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그리고 그 문, 아이고 기가 막혀. 그거 이중문이라고, 무슨 힘으로 그 문을 통째로 뽑아낸 거야? 가서 CCTV를 봐. 문을 메고 당황한 채로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 좀 보라고. 어이가 없어서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모르겠어.”말을 마치고 고개를 젓더니 다시 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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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박원이랑 소홍천 의사부터 물어보자. 억지로 하게 하고 싶지 않아. 그동안 그들이 날 많이 도와줬으니 전부 원하는 대로 하자고.” 우문호가 말했다.“그러자!” 원경릉이 일어서며 말했다. “오늘 저녁 애들 데리고 어머님께 가서 수라를 들려면 빨리움직여야 해. 꾸물대면 늦을거야.”그러자 우문호도 계란이를 안고 일어섰다. “그래, 우리 황조모한테 가서 맘마 먹자.”우문호가 나가서 부르자 아이들이 달려와, 같이 왁자지껄하게 수라를 들러 황태후 전으로 갔다.황태후는 원래 우문호에게 할 말이 있었지만, 식사 자리에 아이들이 있어서 기다렸다가 저녁을 다 먹은 뒤 우문호와 아이들이 나가서 놀고, 원경릉이 황태후와 얘기를 나눌 때 말을 꺼냈다.“천행이가 태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부마를 풍도성으로 보낼 수가 있지.. 공주가 얼마나 괴로웠을까.”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공주는 사정을 훤히 알고 있어서, 이리 나리께서 풍도성에 가는 걸 지지하셨는걸요.”“말은 그렇게 해도, 출산 후에 여자 곁엔 남편이 있어야 하는 법이야. 하지만 이것도 단지 우리 가족끼리 하는 얘기일 뿐이고, 조정 일을 내가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는 노릇이지.”황태후는 이리 나리가 풍도성으로 간 진정한 목적을 전혀 몰랐으며, 단순히 어지러운 형국을 정리하러 갔다고만 알았기 때문에 순수하게 공주를 아끼는 마음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어마마마, 걱정하지 마세요. 이리 나리는 이미 돌아오는 중이래요.” 원경릉이 위로하자 황태후가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거 잘됐네!”온 가족이 별빛을 받으며 천천히 소월궁을 거닐었다.계란이는 아빠 품에서 잠이 들었고, 아이들은 놀다 지쳐서 아빠 엄마를 따라 천천히 걷고 있었으며, 목여 태감이 궁인 둘을 데리고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는 가운데, 궁 안은 인적이 드물어 밤이 되자 상당히 고요했다.“어마마마께서 공주를 아끼셔서, 이리 나리가 하필 이때 풍도성에 보냈냐고 하셨어.” 원경릉이 말했다.“날 원망하셨어?” 우문호는 품에 있는 아이가 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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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파 사람이 안지여와 소여쌍을 질질 끌고 나가는데, 소여쌍은 여전히 미친사람처럼 웃어대기만 했다.이리봉청은 그들이 끌려 나가는 것을 보자, 눈앞에 안지여가 자신을 데리고 소여쌍의 침대 앞으로 가서 소여쌍의 그 악랄한 말을 듣던 순간이 떠올랐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여리여리하고 아름답던 그녀가 이렇게 변해 버린 게 꿈처럼 느껴졌다.풍도성을 접수한 뒤 안풍 친왕은 관리들을 새롭게 임명했고, 더 이상 성주 같은 것을 두지 않고 조정과 이부에 적합한 인사를 선발해 풍도성 지부로 앉힐 것을 요청했다. 풍도성은 더 이상 이전의 독립 자치 지역이 아닌, 다른 주나 현과 마찬가지로 조정에 귀속되어 통일서 있게 다스리게 되었다.더불어 안풍 친왕은 별도로 서신을 써서 황제인 우문호에게 보냈는데, 풍도성을 추천하지만, 이건어디까지나 건의와 추천이니 황제가 생각하는 마땅한 사람이 있으면 안풍 친왕의 추천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동시에 안지여의 잔당들이 계속 나타났다.안풍 친왕이 이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려오고, 호랑이와 눈 늑대, 회색 늑대까지 출동시킨 건 바로 모든 세력을 강화하고, 신속하게 진압해 풍도성을 조정에 복귀시키고 보름 만에 비적을 토벌하며 기본적인 숙청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박원은 잔당의 남은 불씨가 다시 타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안풍 친왕의 영패를 가지고 부근에 5천 명의 군사를 파견시켜 풍도성을 지켰다. 이리 나리는 자금을 지원해 천문 세가의 묘를 이장하였는데, 이전 무덤은 안지여가 고른 곳으로 폐허에 가까워, 그는 천문 세가 사람들이 그런 곳에서 안식을 취하기를 원하지 않았다.풍도성에 온지 거의 한 달가량 될 때쯤, 대군은 경성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돌아가기 전에 미색이 안지여와 소여쌍을 보러 갔다가, 돼지우리에서 죽느니만 못한 삶을 사는 것을 보고 그제야 비로소 맺혀 있던 한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미색은 이리 나리와 어머님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두 사람은 이미 안지여가 누군지 잊은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 명의 왕비   제 3036화

    이리봉청에게 있어 모든 건 지나가지 않았고, 36년 전 일은 여전히 어제 일 같이 느껴졌다.“어머니, 그를 어떻게 처분하시겠어요?” 이리 나리는 이리봉청의 마음을 넘겨짚을 수 없어 함께 걷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생각은 어떠니?” 이리봉청이 다시 되묻자 이리 나리가 원한에 사무친 눈빛으로 말했다. “제게 처분하라고 하면 전 그를 죽여 버릴 겁니다.”이리봉청은 알았다며 대답만 했다가, 다시 30분쯤 걷다가 정자에 앉아 을 때 말을 덧붙였다. “난 안 죽일 거야.”이리 나리가 약간 놀라서 물었다. “어머니, 또 마음이 약해지신 겁니까?”이리봉청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 반대야. 그 인간을 죽이는 게 마음이 약해진 거지. 사실 며칠 동안 이전의 원한을 내려놓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봤는데,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 인간을 백번이라도 죽이겠지만, 난 그럴 수 없더구나. 아들아, 게다가 오늘 천문 세가 대문을 들어서는 그 순간, 더욱 마음을 굳혔단다.”이리봉청이 일어나 집안을 둘러봤다. 이곳은 그녀의 가족들이 살아 원래 온통 사람 소리로 가득한 곳이였다. 그들의 웃던 광경이 눈앞에 비치는가 하더니, 눈 깜박할 사이에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그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천문 세가는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없는데 멸문지화를 당했고, 가엾게도 그 중엔 아이들이 많아서 제일 어린아이는 이제 태어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었다.이리봉청의 얼굴에 눈물이 타고 흐르며 가슴이 미어졌다. “그자와 소여쌍을 밖에 내버리고 사람을 시켜 지켜보도록 해. 죽게 두지 말고 계속 살려둬. 36년은 더 살면서 이 세상의 고생을 모두 겪어야, 내 마음에 맺힌 한이 풀리고 억울한 망자들도 안식에 들지!”이리 나리는 온몸으로 그 마음이 느껴져, 어머니가 눈물 흘리는 것을 더는 볼 수 없었다. “네, 전부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할게요.”안지여와 소여쌍은 버려졌다. 짧은 며칠 사이에 안지여는 의기양양하던 성주에서 시궁창 쥐로 변해, 사람들이

  • 명의 왕비   제 3035화

    안지여는 풍도성 지하감옥에 갇혔다. 빛 한 줄기 없는 지하감옥에서 사방에 끝없는 어둠과 절망만이 안지여를 삼키고 있었다.훼천의 형벌은 12 시진 후면 사라져서, 앞으로 안지여는 그저 한 명의 폐인일 뿐이었다.안지여의 결사대가 성으로 공격해 들어오기 전에, 이리봉청은 오 선생을 찾아내 안지여가 저지른 모든 죄를 고백하게 하고 안풍 친왕이 친필로 받아 적었다. 안지여가 당시 천문 세가를 해친 경위를 소상히 써 내려간 뒤, 오 선생과 안풍 친왕의 직인을 찍고 인쇄해서 대중에게 공개했다.안지여의 죄악은 하늘을 찔러 백성들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안지여의 결사대의 옛 부하들이 본래 성을 공격해 들어가 안지여를 구출할 계획을 세워놓았으나, 안지여의 죄상이 공포된 뒤로 많은 사람들이 해산하였다. 유일하게 무대장군만이 수천 명을 데리고 성으로 쳐들어왔지만, 안풍 친왕과 이리 나리가 이미 대비해둔 덕분에, 경성에서 굴러온 돌이 무대장군의 박힌 돌을 빼내는 전투를 벌였다.풍도성에 온 지 7일째, 안풍 친왕은 풍도성을 접수하고 성에 살던 사람을 쫓아내며 서민으로 강등시켰다.안지여와 소여쌍에 대한 처분은 이리봉청에게 넘겼다.안지여는 캄캄한 지하감옥에서 6일을 지내는 동안, 처음엔 침착한 척 가장했으나 사흘째가 되자 울부짖으며 악독한 저주의 말을 내뱉더니, 나흘째가 되자 용서해달라고 애원하며 참회했다.손발의 힘줄이 끊어진 안지여는 일어나 걸을 수도 없고 심지어 스스로 몫숨을 끊을 힘도 없었다.그 와중에 매일 누군가가 먹고 마시도록 해주고, 상처도 치료해 주어 살 수 있다는 부질없는 희망을 품게 했다.훼천의 말에 따르면, 진정한 절망은 살아도 죽느니만 못하고,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것으로, 온 마음으로 죽기를 바라지만 살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가, 안간힘을 쓴 뒤 다시 절망에 빠지는 것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으로, 사람을 한없이 죽였다 살렸다 괴롭힌다고 했다.결국 안지여를 죽일지 말지 여부는 이리봉청에게 달렸는데, 그녀는 안지여를 단번에 죽여 천문 세가

  • 명의 왕비   제 3034화

    안지여의 이마에 파란 힘줄이 불끈불끈했으나 냉정을 가장했다. “내가 두려워할 줄 알았나 보지? 죽음도 두렵지 않은데 뭘 더 두려워하겠어?”“넌 두려울 것이야!” 이리봉청이 고개를 돌려 이리 나리를 보고 살짝 그의 팔을 잡았다. “내가 오는 길에 늑대파 사람이 그러던데, 천하에서 제일 잔혹한 형벌을 아는 사람이 늑대파에 있다고. 그게 사실인 것이냐?”이리 나리가 가볍게 답했다. “물론 사실이죠. 훼천이라고 합니다. 늑대골 출신이에요.”“안지여가 버틸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보고 싶구나.” 이리봉청이 말했다.이리 나리가 엄숙한 태도로 명을 내렸다. “훼천!”그러자 훼천이 급히 나왔다. “이리 나리, 분부하시지요!”이리 나리는 그가 짐짓 냉정한 척하고 있으나 눈빛이 조금씩 허물어져 가고, 몸까지 부들부들 떠는 것이 아주 만족스러워 훼천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시작해!”안지여가 갑자기 큰 소리로 욕했다. “난 네 아버지거늘, 감히 나에게 손을 대다니, 천벌을 받아 마땅한 놈 같으니라고!”이리봉청이 이 말을 듣고 잠시 주저하는 눈빛으로 이리 나리를 바라봤다.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제 아버지는 오직 저를 키워주신 안풍 친왕뿐이십니다.”이리봉청이 살짝 안도했다. “저 인간이 단지 나만 해쳤으면 네 체면을 봐서 놔줬겠지만 천문 세가의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니 난 용서할 수 없구나.”“이리봉청, 너 언제 이렇게 악랄하게 변했어? 죽이려거든 그냥 죽여. 난 천문 세가 사람을 죽이긴 했어도 그들을 괴롭히진 않았어. 네가 날 죽이려거든 깨끗하게 단번에 죽여!”안지여가 크게 노해 몇 번 몸부림을 치다가 상처가 벌어지는 바람에 배에서 선혈이 흘러나오고, 훼천이 가까이 다가가자, 눈에 두려움이 깊어졌는데, 늑대골 출신 훼천은 온몸에서 피비린내가 뿜어져 나와 안지여를 덜덜 떨게 했다.“이리율!” 안풍 친왕비는 시ㅈ가하기 전에 이리 나리를 불렀다. “내가 여기서 네 엄마와 같이 있을 테니 넌 먼저 나가 있거라!”이리 나리가 안풍 친왕비에게

  • 명의 왕비   제 3033화

    안지여에게 구원 병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리 나리 일행이 성을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대오가 경성에서 출발하기 전에, 안풍 친왕비가 미리 사람을 풍도성으로 보내 각처, 특히 성 수비군과 군대에 잠입시켜, 음식에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는 독을 풀어, 오늘 중독 증상이 나타나도록 독의 분량을 조절했다.적어도 내일까지는 안지여를 도우러 올 사람은 없었다. 독성은 적어도 이틀이 지나야 깨끗해지기 때문에 이틀 동안 그들은 설사와 전신 무기력으로 성에 무슨 일이 있다는 걸 알아도 와서 도울 수 없었다.그리고 그들이 기력을 회복할 때쯤이면, 안지여는 벌써 죽었을 것이다.안풍 친왕과 이리 나리는 성을 통제하고, 안지여 부부를 제압해 두 사람을 줄로 묶고 지혈시켜 주었다.안지여는 요 몇 년 동안 자신이 상당히 대단하다고 여겼다. 이는 풍도성이 부유하기 때문으로, 돈으로 많은 사람을 살 수 있었으며, 여러 곳에서 추켜세워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처절하게 패배한 적이 없었던 이유는 진정한 적이 없기 때문으로, 주변의 떠돌이 비적은 작은 마을 규모로 너무 작아서 소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코 그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적이 너무 약해서였다.조정 사람과 비교했을 때, 그는 제대로 훈련받은 적 없는 비적었기에 일격도 감당할 깜냥이 못됐다.이리 나리는 둘을 중정에 묶어 두었다. 온 바닥에 남은 음식과 깨진 기와가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본 안지여는 마음속 깊이 분노가 일었다. 자신의 생일날, 그를 다치게 한 것이 바로 그의 친자식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더욱이 오늘 이렇게 많은 고수가 현장에 있었는데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이런 결말을 맞다니 너무 불쾌했다. 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을 부축하고 안지여 부부 앞으로 가서, 그녀가 안지여 부부를 내려다보자, 그들은 낭패에 달가워하지 않는 기색으로, 이리봉청은 분노하는 마음과 함께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그들을 죽이면 커다란 복수는 이뤄 천문 세가 망자의 원혼은 달랠 수 있었다.하지만 저들을 이렇게 쉽게

  • 명의 왕비   제 3032화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이리 나리가 검을 휘두르며 안지여를 겨누자, 안지여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후퇴했다.공자들은 돕고 싶었으나 검은 옷을 입은 노인들에게 바로 제압당했다. 안지여는 이리율 것으로 그들은 주변 사람을 제압하기만 할 뿐 옆에 서서 전투를 관전하고 있었다.이리율의 무공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를 가르친 안풍 친왕 부부를 제외하고, 사실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다.이리율의 검법은 신속하고 맹렬해서 안지여는 상대하느라 쩔쩔매고 구석으로 몰리고 있었다. 성안의 호위들은 늑대 무리와 늑대파, 홍매문 사람들에게 막히는 바람에 안지여는 홀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그래도 아직은 버틸 수 있었다.하지만 30분을 못 가서 안지여는 질게 틀림없었다.놀란 나머지 계속 실성해 있던 소여쌍이 갑자기 이리봉청을 향해 바싹 마른 손을 뻗어, 그녀의 목을 조르며 광적인 집착과 분노에 사로잡혀 성질을 부렸다. “멈춰, 다들 멈추라고. 안 그러면 내가 이년을 죽여버릴 것이니까!”소여쌍은 무공을 할 줄 알았지만 잘하지 못한 것이 어릴 때부터 계속 중병을 앓아 무공 연습에 소홀했고 성주 부인이 된 뒤로는 더욱 병기에 가까이할 일이 없었지만, 공력만큼은 아직 약간 있었다.소여쌍은 증오의 힘으로 이리봉청의 목을 졸랐는데, 소여쌍이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이리봉청의 목을 부러뜨릴 것만 같았다.안풍 친왕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서려 하자, 안풍 친왕비가 말리며 고개를 살짝 흔들었는데, 그럴 필요 없다는 뜻으로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참으라는 눈짓을 하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모두가 이리봉청이 제압당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손가락으로 뭔가를 쥐고 있어 소여쌍의 어깨 위를 휘감고 팔을 눌러 소여쌍이 머리를 돌리게 했다. 이리봉청 손에 쥔 것은 바늘로, 그대로 소여쌍의 오른쪽 눈을 찌르고 들어갔다.소여쌍이 절규하며 이리봉청을 놔주고 선혈이 흐르는 눈을 움켜쥔 채 비틀거리다 바닥에 쓰러져 데굴데굴 구르며 새된 소리를 지르는데, 원망과 저주의 말을 끊임없이 쏟아

  • 명의 왕비   제 3031화

    풍도성 중정에는 안지여의 아들들과 사위가 그의 곁에 남았는데,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점점 공포에 질려가고 있었다.‘이 사람들, 아주 대단하구나!’안지여는 이리봉청을 보고 비록 조금 냉정해 보였지만, 여전히 놀라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갑자기 소여쌍이 큰 소리로 웃으며, 몸을 앞뒤로 흔들며 눈물을 찔끔거리더니 완전히 미친 사람처럼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이리봉청을 가리키며 원망했다. “뜻밖에 네가 안 죽었단 말이지? 게다가 아들까지 있고. 참으로 황당하구나. 정말 너무 황당해. 원래 죽어야 했을 인간은 죽지 않고, 잘 살아야 할 사람은 36년간 괴로움을 당했어. 이리봉청 네가 날 비참하게 만들었으니 넌 이제 지옥에 떨어져야 해.”이리봉청은 소여쌍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했는데, 그녀 눈에는 지금 안지여만 들어왔다.안지여는 36년을 살아왔지만, 이리봉청에게 있어 36년은 마치 사라진 시간처럼 멸문지화의 원한이 어제 일 같았다.안지여도 이리봉청의 눈에서 분노와 악랄함을 보고, 처음으로 마음속에 두려움을 느꼈다.안지여는 억지로 감정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네 사람을 데리고 가. 지난 일을 묻지 않을 테니. 그렇지 않으면 풍도성에서 곧바로 10만 대군이 올 것으로, 살아서 도망갈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아.”이리봉청의 목소리가 낮게 잠겼다. “우리는 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바로 네 성으로 쳐들어갈 수 있어. 넌 이미 졌어.”안지여가 웃었다. “졌다고? 그래?”안지여는 수하의 대장군이 믿음직해서, 그들을 당하게 놔줄 수도 있다고 여겼다. 대장군의 부대는 분명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을 것으로, 아마 지금쯤이면 궁수들이 이미 배치를 마치고 그들을 전부 쏴 죽이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잡고 말했다. “어머니, 저자와 말 섞으실 필요 없어요. 앉아서 지켜보시기만 하면 됩니다!”말을 마치고 의자를 올리더니 이리봉청을 부축해서 앉혔다.안지여가 이리 나리를 보는데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 명의 왕비   제 3030화

    안지여가 퍼뜩 눈을 돌려 이리 나리를 보았다.‘이리봉청이 저자를 아들이라고 불렀다는 건러니까?이리 나리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찬찬히 훑어보더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안 성주와 좀 오래된 원한을 따져야 하는데, 관련되기 싫으신 분은 자리를 피해 주시지요!”그때 한 사람이 검을 짚고 일어나 호통을 쳤다. “넌 도대체 어떤 놈이냐? 무슨 자격으로 자리를 피해라 마라야? 안 성주를 귀찮게 할 생각이면 일단 나부터 통과해 보시지!”그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장검을 뽑아 파죽지세로 이리 나리를 향해 휘둘렀다.이리 나리는 손을 살짝 움직여 손바닥으로 칼자루를 밀자, 검이 날아가며 그 사람의 귀를 베어 한 줄기 피가 공중에 뿌려지더니, 방금까지 기고만장하던 자가 비명을 지르고 귀는 바닥에 떨어졌다.검이 다시 이리 나리 수중으로 정확히 돌아왔다.이 모든 게 3초 안에 벌어진 일이었다.“회선검?” 검법을 아는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외쳤다.현장은, 숨소리마저도 들리지 않았다.회선검은 검마의 검법으로, 그렇다는 건 저 사람이 검마의 계승자?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무리에서 검마를 찾았다. 과연 두 손으로 검을 안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도 차가운 안광이 느껴졌다.과연 진짜 검마구나, 사람들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검마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이리 나리를 흘끔 보더니 속으로 의아해했다. ‘이 자식, 언제 내 비장의 검법을 배운 거야?’이리 나리의 검 끝에선 아직 선혈이 떨어지는데, 여전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말했다. “이 아수라장에 끼고 싶은 거라면, 제가 무례하다고 원망할 생각 마세요.”“무엄하도다!” 안지여가 몹시 놀랐다가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눈을 치켜뜨며 이리 나리를 노려봤다. “너는 내가 누구인 줄 아느냐? 내가 네 아버지다!”이리 나리가 코웃음을 쳤다!안지여의 몇몇 아들이 달려 나와 소리쳤다. “아버지, 저희가 지켜드리겠습니다.”안풍 친왕이 젓가락을 던지고 일어나 차갑게 명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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