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릉이 집으로 돌아가 말발굽 금의 가치를 검색해 보니 굉장히 높았다. 무려 95억에서 시작하는데, 완전한 말발굽 금은 출토된 예가 거의 없어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을 것이다.원경릉은 병원으로 돌아가 남은 물건을 전부 삼대 거두에게 돌려주고 금만 팔아도 집 사기에 충분한 데다가 심지어는 돈도 많이 남는다고 얘기해 주었다.소요공이 경탄했다. “그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다고요? 이쪽 세상은 집이 엄청나게 싸네요. 황금 200냥으로 집을 사고도 남다니, 그럼 나중에 여섯째네 금광에 금을 가져오면 도대체 집을 얼마나 살 수 있는 겁니까?”태상황이 쓱 째려보았다. .“금광은 말도 꺼내지 마. 꼬마 봉황에게 줬으니까.”“쩨쩨하긴, 그냥 말만 해보는 거잖아요!” 소요공이 헤헤 웃었다.“말도 꺼내지 마.”원경릉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태상황에게 말했다. “사실 집은 싸지 않은데 말발굽 금 가격이 높았던 거예요. 골동품이라서요.”“진짜? 그럼 다음번에 올 때는 우리 집에 있는 말발굽 금을 전부 다 가져와야겠어.” 소요공이 싱글벙글 좋다며 말했다.원경릉이 미소를 지었다. “이곳에 또 오시게요?”“왜 안 옵니까? 나이가 들었으니 여기저기 다니면서 견문을 넓혀야죠. 이제 어렵사리 국사로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되는데 누려야죠. 북당 강산이야 젊은 시절에 다 돌아다녔고 다른 곳들 볼 차롑니다.”원경릉이 찬성했다. “그럼, 다음번에 제가 돌아올 때 모시고 올 게요.”“좋습니다. 약속했어요!”집을 매매하는 절차가 복잡한데 오빠 명의로 하는 거라 모든 절차를 오빠가 해서 원경릉은 일이 훨씬 줄었다.새 집에 가보니 방 3개, 거실은 2개 있었고, 팬트리가 있어 이층침대를 놓으면 아이들이 왔을 때 좀 복작거리지만 잘 수는 있을 정도였다.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은 인테리어로 새 거나 다름없어서 거의 수리할 필요 없이 가구와 가전만 새로 장만하면 됐다.원경릉이 집을 샀다는 소식을 듣고 주진은 아파트를 사지 말았어야 했다고 잔소리했다. 돈이 그렇게 많은데 단독주택 별장을 샀어야 했다
손 왕비가 씁쓸한 미소를 띠었다. “전에 태자비가 있을 때는 말을 별로 안 해도 화제거리가 많았는데, 이제 태자비가 없으니 딱히 할 말이 없네.”요 부인이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까요, 태자비가 항상 우리를 모았죠. 태자비가 없던 시절엔 서로 암투를 벌이며 지냈잖아요. 태자비는 언제 돌아오려나? 제 혼례 전에는 돌아왔으면 좋겠는데.”“그럴 거예요, 다섯째에게 물어보니 지금 다 잘 돼서 3개월 정도면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미색이 말했다.요 부인이 이 말을 듣고 답했다. “그럴거면 혼례를 뒤로 미뤄서 태자비가 오면 할 까봐요.”작년 말에 요 부인의 혼례를 이번 봄에 치르기로 정하고 지금 모든 준비를 마친 채 날짜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정해진 대로면 원경릉은 분명 시간에 맞춰 오질 못한다.재혼은요 부인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원경릉이 요 부인에게 두 번째 생명을 주었다. 그때 원경릉이 없었으면 그녀는 결핵으로 벌써 죽었을 것이다. 그래서 요 부인은 자신의 재혼에 원경릉이 없으면 기쁨이 반감되는 느낌이었다.그때 희상궁이 계란이를 안고 들어왔다.계란이는 오늘 붉은색에 금실과 은실을 교차해서 꽃다발을 수놓은 비단 저고리를 입고 있었는데,조그만 얼굴이 더욱 예뻐 보였다. 포도알 같은 커다란 눈동자를 또록또록 굴러가는 모습이 옥으로 깎아 놓은 인형처럼 어찌나 순한지 누가 안아도 울지 않아 서로 내려놓으려 하지 않았다.미색도 쌍둥이를 안고 왔는데 아직 본명은 짓지 않았다. 예부에서 여러 이름을 지어 보냈으나 회왕이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우선 아명만 붙여 주었다.아명은 부부가 한참을 생각해서 마침내 정한 것으로, 꼬마 세자는 단이, 꼬마 군주는 란이, 합쳐서 단란이다. 단란한 가정으로 함께 모여 지낸다는 축복의 의미였다.들으면 비록 평범한 이름이지만 경단이는 좋아했다. 자기 이름과 비슷하기 때문이었다.단이는 얌전한 성격이라 울고 떼쓰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란이는 걸핏하면 생떼를 부리며 콧잔등에 힘줄이 파랗게 드러날 정
그렇게 시끌벅적했던 초왕부는 다시 고요해졌다.희상궁과 사식이가 계란이가 예식을 치르는 것을 돕는 와중에 창고가 가득 차서 계란이 물건을 둘 다른 곳을 찾아야 했다.우문호는 황귀비가 계란이에게 보낸 장수 열쇠를 아기 몸에 걸어 주었다. 평안여의 ‘장명백세’,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모두가 아이에게 가장 바라는 것이 바로 ‘모든 일이 뜻대로 평안하고 백 세가 되도록 오래오래 장수하는 것’일 것이다.밤이 되자 우문호는 계란이와 다섯 아이들과 함께 잤다. 유모와 기라가 옆 방에 있어서 계란이가 잠에 깨서 젖을 먹고 싶어 할 때 같이 시중을 들었다.우문호는 잠이 오지 않아 옥으로 깎아 놓은 인형 같은 딸을 바라봤다. 천신만고 끝에 얻은 딸의 한 달 축하연이니 오늘이 가장 즐거워야 할 때지만 원경릉이 곁에 없으니 기쁨도 금새 사그라졌다.우문호는 옷을 입고 침대 끝에 누웠고 안쪽에 다섯 아들은 잠이 들었다. 만두는 어쩌면 그쪽으로 갔는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우문호는 만두가 갔기를 바랐다. 그래서 비록 참석할 수 없었지만 원 선생이 오늘의 떠들썩한 분위기를 알기를 바랐다.우문호는 손가락 끝으로 계란이 얼굴을 살짝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네 엄마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계란이도 슬프다는 듯 고른 숨을 내쉬었다.그리고 우문호는 두 손으로 머리를 괴고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원 선생, 지금 뭐 하고 있어? 내 걱정 때문에 잠 못 드는 건 아니겠지?”…한편, 원경릉은 정신이 없는 상태다. 삼대 거두에게 모바일 고스톱 게임을 가르쳐 주는 게 아니었다. 이 게임은 게임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사람조차 악마의 길로 빠져들게 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게임 중독에 빠지기 쉬웠다.심지어 삼대 거두는 자기들만 잠을 안 잘 뿐 아니라 원경릉도 못 자게 했다.원경릉은 어제 만두와 얘기를 마치고 오늘 일찍부터 집에 가서 만두를 기다릴 예정이었다. 계란이의 한 달 축하연을 어떻게 잘 마무리 했는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삼대 거두에게 게임을 알려 준 건 병원에
원경릉은 만두를 안고 얘기를 자세히 들었다. 한 달 축하연이 얼마나 떠들썩하고 즐거웠는지 막 상상이 됐다.원경릉이 계란이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예뻤냐고 묻자 울지도 않았고 누가 안았는지까지 세세하게 전부 얘기해 주었다.만두 목소리가 쉰 게 자기도 좋아서 많이 떠든 모양이었다. 오늘 여동생이 받은 선물은 오빠들도 조금씩 고를 수 있다고 아빠가 얘기해 주었기 때문에 만두도 기분이 좋았다.말을 마치고 만두는 원경릉의 목을 끌어안았다. “아빠가 엄마를 그리워해요. 우리 다 잠들어도 아빠는 잠을 안 자요.”원경릉이 조그맣게 한숨을 쉬더니, “가서 아빠께 말씀드려. 엄마도 아빠가 아주 그립다고. 엄마 최대한 빨리 돌아갈게.”원경릉 엄마가 옆에서 말했다. “아이고, 그래. 만두야. 가서 아빠께 말씀드려. 우리가 결혼 준비하고 있다가 경호가 뚫리면 사위를 오라고 할 테니 혼사를 치르자고 말이야.”“좋아요!” 만두가 기뻐서 답했다. 만두는 혼례 보는 게 좋았다.만두가 돌아간 뒤 원경릉과 원경릉의 엄마는 웨딩드레스부터 예약했다. 기성품 말고 맞춤으로 하기로 해서 삼대 거두가 아직 퇴원하기 전인 내일 가서 바로 주문하기로 했다. 제작에 필요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원경릉은 엄마 곁에서 자신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얘기를 듣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최근 들어 가장 걸리는 부분이었는데 마침에 완전히 떨쳐 버릴 수 있게 되니 후련했다. 다음 날 주진과 같이 웨딩드레스를 보러 갔다. 단지에서 나갈 때 이웃에서 원경릉을 뚫어지게 보더니 원경릉 엄마에게 물었다. “이분은?”원경릉 엄마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듯한 따뜻한 목소리로 답했다. “수양딸이에요. 예쁘죠?”이웃이 웃었다. “네, 진짜 이쁘네요.”하지만 동정 어린 눈빛이다. 친 딸이 죽고 자기 딸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수양딸로 삼다니. 아이고, 이 얼마나 불쌍한 부모인지 원.오늘 사야 할 물건이 너무 많았다. 침대는 샀지만, 매트리스 커버 등 용품과 삼대 거두가 갈아입을 옷은 아직
웨딩드레스 디자인을 고른 후 그들은 쇼핑하러 갔다.종일 돌아다녀서 다리가 끊어질 것 같았지만 살 거는 다 샀고, 남은 건 주진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했다. 대부분 같은 도시에서 구매했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면 도착할 것이다.소요공이 먼저 깁스를 풀었는데 아무 문제 없어서 걷고 뛸 수 있었다.태상황의 몸은 전부터 괜찮았지만, 병원에서 게으름을 피우며 혼자 가려고 하지 않았다.원경주는 주 재상을 진찰한 뒤 퇴원해서 집에서 요양해도 된다고 했으나, 당분간 자극적인 행동이나 고강도의 운동은 하지 않도록, 잘 챙기라고 원경릉에게 신신당부했다.퇴원 수속을 마치는데 경찰 쪽에서 사고 운전기사를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원경릉이 나서서 합의해 의료비 지급을 면제해 주었다. 원경주 말에 따르면 사고 기사들은 사실 병원에 그것도 몇 번이나 왔었고 전부 몰래 밖에서 지켜보기만 한 채 안으로 들어올 용기가 없었다고 했다. 찢어지게 가난해 의료비를 줄 수 없어 숨었다는 것이다.퇴원하는 날, 원경주가 차로 직접 마중 나오기로 해서 원경릉은 어르신들 짐을 챙겨 바로 주차장으로 향했다.입원할 때 엠뷸런스를 타고 왔는데 다쳐서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기에 주 재상은 자동차에 호기심을 보였지만 동료들과 떨어질까 봐 더 살펴보지 못했다.그날 병원 화단에 갔을 때도 밖에 질주하는 차들을 보고 매우 신기해 했으나 태자비의 말이 훨씬 신기하게 느껴져서 차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하지만 이번엔 마음이 아주 가벼운 상태라 자동차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기 시작했다.셋은 뒷자리에 앉아 소요공이 앞좌석 원경주 쪽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큰 조카, 이 차 아무도 끄는 게 없는데 어떻게 움직이지?”원경주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이 차는요, 사람이나 말이 끌 필요가 없고, 발동기가 있어요.”“발동계? 그런 닭이 있다고 들어본 적도 없다네!” ‘무슨 닭이 얼마나 엄청나길래 차도 막 끄나...’삼대 거두는 차 안을 살펴보고는 다른 차도 막 살폈다. 전부 이렇게 움직인다는데 아무리
돌아가는 길에 원경릉은 자세하게 이쪽 세상일을 얘기했으나 모두 못 알아듣는 눈치라 매일 조금씩 천천히 이해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주차장에 도착하자 가져온 물건을 모두 내리고 엘리베이터를 타 집 안으로 들어갔다.어르신들은 엘리베이터에는 호기심이 없는 것이 이미 타봤고 전기를 사용하는 티비와 같은 거라는 설명도 들었기 때문이었다.집에 와서 3개 방에 각자 나눠 들어갔는데 방 안에 모든 것에 감탄하며 찬찬히 음미했다.배달 음식이 왔다. 케이크와 분식을 배달시켰는데 기름지고 단 음식을 별로 잘 드시지 않는 편인데 케이크는 드시고 기분 좋아했다. 아주 향긋하고 달콤하다며 마구 감탄했다. 다 먹은 뒤 원경릉은 우선 1시간 주무시라고 하고, 1시간 뒤 와서 그들을 데리고 여기저기 돌아보러 나가기로 했다.원경릉이 문을 닫고 나가려는 순간 소요공이 물었다. “그 엘리베이터, 내려가는 건반을 누르고 몇 층을 갈 건지 눌려야 하는 거 맞지? 만약 주차장에 가고 싶으면? 주차장은 몇 층이지?”“지하 1층이요!” 원경릉이 물었다. “어르신들 주차장에 가시게요?”“아니, 그냥 물어 본 거야!” 소요공이 얼른 눈을 피했다.“여기저기 돌아다니시면 안 돼요. 일단 주무세요. 주무신 뒤에 제가 데리러 올 게요. 전 바로 맞은편에 있어요. 무슨 일 있으며 문을 두드리세요.”“응, 알았어!” 소요공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어서 가봐, 우리도 잘 거야!”원경릉이 다시 한번 신신당부했다. “절대로 여기저기 다니시면 안 돼요!”“알았다니까, 잔소리도 많네!” 태상황이 안에서 한마디 했다.원경릉이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겠지. 어쨌든 길이 낯서니까 어디 나다니시지는 않을 거야.’원경릉은 집으로 돌아가자, 졸음이 와서 방에 들어가 누웠다.삼대 거두는 원경릉이 가자, 서로 눈을 마주쳤다. 이윽고 태상황이 입을 열었다. “그 닭 말이야, 우리가 끌어낼 수 있겠지? 어떻게 생겼나 한번 보자고.”주 재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가 끌어낼 수
삼대 거두는 옥상에서 바람을 맞으며 구시렁거리고 있었다. 바람이 너무 추워서 옷 하나 더 입고 나올걸 후회했다. 잠시 후 소요공이 손잡이에 손을 대고 뭐가 뭔지 몰라 고민하며 말했다. “저 문이 어떻게 된 겁니까? 왜 밀어도 안 열리죠? 이렇게 당기면..! 아이고, 손잡이가 또 떨어졌네.”그러자 태상황이 제안했다. “열쇠를 가져와서 열어야 하는 거 아닐까?”“열쇠 구멍이 안 보여요. 그리고 우리가 돌아왔을 때 태자비도 열쇠 안 쓰고 바로 들어갔어요.”주 재상이 열심히 기억을 더듬어보더니, “돌아와서 문에 들어갈 때 띠띠 소리가 나고 문이 열렸어요. 확실히 열쇠로 문을 여는 건 못 봤지만, 손가락으로 저 문옆에 작은 상자를 만졌던 것 같았는데, 상식적으로 손가락은 열쇠가 아니니 쓸어도 문이 열릴 리 없고, 관건은 그 띠띠 소리인데. 문제는 띠띠 소리가 태자비 본인이 낸건지, 아니면 문 안에 뭔가가 소리낸건지요?”세 사람은 멀뚱멀뚱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다가, 천천히 소요공 손에 든 손잡이를 보며 한 가지 계략을 떠올렸다.“가자!” 태상황이 손을 흔들자 두 사람이 바로 내려갔다. 그들은 얼른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셋은 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다시 탔다. 이번엔 문고리뿐 아니라 문까지 짊어지고. 이런 젠장할 경우가 있나. 문을 뜯었는데 안에 나무로 된 게 또 있다니. 나갈 때는 파악을 못 했는데 말이다.그들이 주차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파트 경비가 순찰하다가 원경주의 차가 산산이 분해된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가 정신을 차리고 얼른 원경주에게 전화했다.원경주가 내려와 자신의 차가 무자비하게 분해된 것을 보고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경비는 원경주에게 도대체 누구한테 이런 원한을 맺었냐고 물었다.원경주는 바로 경비에게 CCTV를 보자고 하고 경비실에서 CCTV를 검색하다가 주차된 위치에 카메라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1시간 이내에 주차장에 출입한 사람을 봤는데 전부 단지 주민의 차로 엘리베이터를 탈 때
“우린 나갔잖아!” 태상황이 말했다.원경릉이 주재상과 소요공을 보자 소요공은 진지하면서도 약간 의아하다는 얼굴이였는데, 주 재상은 계속 눈을 피하며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원경주도 올라왔는데 대문이 떨어져 나간 것을 보고 이마를 짚으며 막 질문하려는 것을 원경릉이 원경주에게 눈짓했다. “오빠, 먼저 집에 가세요. 전 태상황 폐하께서 쉬시게 모셔다드릴게요.”원경주는 허탈한 웃음을 삼킨 채 그저 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원경릉이 문을 열고 삼대 거두를 들여보낸 뒤 자리에 앉자 밝은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휴대폰을 꺼냈다. 휴대폰은 지금 삼대 거두에게 꽤 익숙한 물건이나 게임 켜는 방법을 몰라서 한 번 만져보더니 태상황이 원경릉을 보고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 그래, 넌 돌아가 봐. 방금 네 오빠가 서두르는 모습을 보니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도적을 만났을지 누가 알아.”원경릉 톡이 울렸다. 보니 오빠가 보낸 것으로 이중문은 옥상에 있으니 물어볼 필요 없다고 했다.원경릉이 휴대폰을 넣고 쓴웃음을 지었다. “네, 우선 게임하세요. 전 가서 문 달테니까!”“가서 급한 일 봐, 우리 신경 쓰지 말고!” 태상황이 상냥하게 말했다.원경릉이 알았다고 하고 돌아서서 한마디 했다. “다시는 나가서 돌아다니지 마세요. 제가 찾지 못하는 일 없게요.”“안 나가, 안 나가!” 셋이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감히 어딜 나가?!원경릉이 문을 닫고 다시 집 안으로 돌아왔다.들어서자, 원경주가 계속 속이 타는지 왔다 갔다 하며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너 내 차 어떻게 됐는지 못 봤지? 고장난 건 말할 것도 없고 선은 죄다 뽑혀 있고.. 무슨 의자를 다 뽑아 놨어.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그리고 그 문, 아이고 기가 막혀. 그거 이중문이라고, 무슨 힘으로 그 문을 통째로 뽑아낸 거야? 가서 CCTV를 봐. 문을 메고 당황한 채로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 좀 보라고. 어이가 없어서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모르겠어.”말을 마치고 고개를 젓더니 다시 웃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