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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96화

손 왕비가 씁쓸한 미소를 띠었다. “전에 태자비가 있을 때는 말을 별로 안 해도 화제거리가 많았는데, 이제 태자비가 없으니 딱히 할 말이 없네.”

요 부인이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까요, 태자비가 항상 우리를 모았죠. 태자비가 없던 시절엔 서로 암투를 벌이며 지냈잖아요. 태자비는 언제 돌아오려나? 제 혼례 전에는 돌아왔으면 좋겠는데.”

“그럴 거예요, 다섯째에게 물어보니 지금 다 잘 돼서 3개월 정도면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미색이 말했다.

요 부인이 이 말을 듣고 답했다. “그럴거면 혼례를 뒤로 미뤄서 태자비가 오면 할 까봐요.”

작년 말에 요 부인의 혼례를 이번 봄에 치르기로 정하고 지금 모든 준비를 마친 채 날짜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정해진 대로면 원경릉은 분명 시간에 맞춰 오질 못한다.

재혼은요 부인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원경릉이 요 부인에게 두 번째 생명을 주었다. 그때 원경릉이 없었으면 그녀는 결핵으로 벌써 죽었을 것이다. 그래서 요 부인은 자신의 재혼에 원경릉이 없으면 기쁨이 반감되는 느낌이었다.

그때 희상궁이 계란이를 안고 들어왔다.

계란이는 오늘 붉은색에 금실과 은실을 교차해서 꽃다발을 수놓은 비단 저고리를 입고 있었는데,조그만 얼굴이 더욱 예뻐 보였다. 포도알 같은 커다란 눈동자를 또록또록 굴러가는 모습이 옥으로 깎아 놓은 인형처럼 어찌나 순한지 누가 안아도 울지 않아 서로 내려놓으려 하지 않았다.

미색도 쌍둥이를 안고 왔는데 아직 본명은 짓지 않았다. 예부에서 여러 이름을 지어 보냈으나 회왕이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우선 아명만 붙여 주었다.

아명은 부부가 한참을 생각해서 마침내 정한 것으로, 꼬마 세자는 단이, 꼬마 군주는 란이, 합쳐서 단란이다. 단란한 가정으로 함께 모여 지낸다는 축복의 의미였다.

들으면 비록 평범한 이름이지만 경단이는 좋아했다. 자기 이름과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단이는 얌전한 성격이라 울고 떼쓰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란이는 걸핏하면 생떼를 부리며 콧잔등에 힘줄이 파랗게 드러날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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