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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6화

귀비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황후와 현비도 앉아 있기 애매한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경릉이 태상황제를 부축하여 호숫가를 몇 걸음 걸었을까. 갑자기 몰려오는 피곤함에 태상황이 나무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원경릉이 외투의 앞을 잘 여며주었다.

“됐다. 너는 어찌 이리 세심한 것이냐?” 태상황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당연히 이렇게 해야죠. 오늘 꽤 걸으셨지 않습니까. 땀 났을 때 찬 바람을 쐬면 안됩니다.”

“새파랗게 어린게 어른 행색을 하는구나.” 태상황이 목을 쳐드니 원경릉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의자에 앉아 있던 태상황이 저 멀리서 황후와 여자들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태상황이 기운 없는 듯 “귀찮게 시리.” 라고 말했다.

원경릉이 뒤를 한번 돌아보더니 곧게 서서 손을 모으고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저도 귀찮습니다.’

황후, 귀비, 현비 그 뒤로는 궁인들이 따라 오는 것이 보였다. 순식간에 뜰이 사람으로 가득 들어찼다.

원경릉은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는 “황후마마, 귀비마마, 현비마마. 알현하옵니다.” 라고 하였다.

사실 원경릉의 문안이 잘못되었다. 관례에 따라 황후는 모후라 부르고 귀비는 적귀모비 그리고 현모비라고 불러야 했다. 하지만 태상황이 앞에 있으니 그 누구도 원경릉이 틀렸다고 비판하거나 관례를 들먹이지 않았다. 그저 그 셋은 앞으로 걸어 나와 인사를 했다. “신첩들 태상황님을 알현하옵니다.”

태상황은 오늘따라 온화한 미소로 “다들 왔구나.” 라고 했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신첩들이 함께 나왔습니다. 태상황님께서는 몸이 어떠신지요?” 황후가 한걸음 더 앞으로 나와 공손하게 말했다.

“좋다. 내가 몸이 안좋으면 이렇게 나와 돌아다닐 수 있겠나?” 태상황의 얼굴에 힘이 가득했다.

“태상황님의 건강이 북당의 행복이옵니다. 그렇죠 초왕비?” 현비가 웃으며 원경릉을 보았다.

원경릉은 잠깐 멍을 때리다가 현비의 물음에 당황했다. ‘방금 뭐라고 한거지? 제복이라고 했나?’

“예, 제복입니다.” 원경릉은 방금 현비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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