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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2화

명원제는 상소문을 읽고 있었다. 방금 손대학사가 다녀갔는데, 그는 입이 방정맞기로 소문난 사람이라서, 만약 우문호가 어서방을 청소하는 것을 보았다면 그 소문이 삽시간에 전역으로 퍼져나갈 것이었다.

“고개를 들거라!” 명원제의 목소리가 그의 왼쪽에서 들렸다.

우문호는 걸레를 들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는 비파를 안아 반쯤 얼굴을 가리고서는 “부황!”이라고 외쳤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명원제는 입술이 씰룩거렸다. 그는 잠시 눈을 감아 웃음을 참았다.

“못난 놈. 넌 요즘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것 같다!”

우문호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표정이었다.

“목여야. 제독고를 발라주거라!” 명원제가 명령했다.

“제독고?” 목여태감이 어리둥절해하며 “여기……” 라고 말했다.

“어서 빨리!”

목여태감은 서랍 안에서 작은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상자를 꺼내어 우문호가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왕야. 제독고는 조금 쓰라립니다. 참으세요”

“예 괜찮습니다. 전 본래 아픔을 잘 못느낍니다.” 우문호는 태감을 시켜 자신에게 연고까지 발라주는 부황에게 감동했다.

그러나 목여 태감의 눈빛이 약간 우문호를 불쌍하게 바라보는 것 같았다. 우문호는 뭔가 이상했다. 이러한 생각도 잠시 제독고를 바르자마자 온 몸이 부르르 떨리는 느낌이었다. 이게 어딜봐서 조금 쓰라리는 정도인가? 연고가 뼛 속까지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살살! 살살 바르세요!”

“이까짓 고통도 참지 못하면 앞으로 뭘 할 수 있겠어?” 명원제가 말했다.

우문호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비명을 삼켰다. 그는 방금 목여태감이 자신을 불쌍하게 본 이유를 알것 같았다. 제독고를 바르고 난 곳은 마치 그의 피부가 아닌 것 같았다. 저릿저릿하더니 이내 감각이 없었다.

게다가 눈꺼풀은 점점 부풀어서 이제 눈동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가보거라!” 명원제는 우문호의 꼴을 보더니 어서방 청소하는 벌을 면해주었다.

“예. 물러가겠습니다.” 우문호는 황급히 두 손을 맞잡아 인사를 하고는 물러났다. 부은 눈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문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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