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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Author: 나설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08-25 17:03:10

문서인은 병원을 떠나 소씨 가문의 별장에 도착했다.

소승영이 다급하게 물었다.

"이영이가 파혼에 찬성한대?"

문서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고는 얌전한 소나은을 향해 자상하게 말했다.

"이미 헤어진 이상 파혼은 문제없어요. 다만 한동안은 나은이가 힘들어도 기다려야 해요."

"힘들지 않아."

소나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윽한 눈빛으로 말했다.

"난 오빠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문서인은 소나은의 고분고분한 모습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소나은을 택한 게 정확한 선택이다!

문서인은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병원에 갔는데 병실에 남자가 있었어요. 그날 그 소방관이었어요."

"개가 똥 먹는 것을 어떻게 고치겠어. 진작에 헤어져야 했어. 그 아이는 자네에게 어울리지 않아!"

소승영이 단호하게 말했다.

문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러운 소이연!’

"그 아이 말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마음대로 하라고 해, 나도 그렇게 얼굴이 두꺼운 딸은 없는 거로 칠 테니!"

소승영은 소이연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었다. 소승영은 이내 화제를 돌렸다.

"듣자 하니 며칠 전 육씨 그룹의 큰 도련님인 육현경이 귀국했다 하던데, 기회가 되면 나은이가 은하 그룹 대표 신분으로 한번 만나봐."

"아빠, 나한테 은하 그룹을 주시겠다는 말씀이세요?"

소나은이 감격에 겨워 물었다.

은하 그룹은 소이연의 어머니가 생전에 설립한 회사이다. 그녀는 소이연이 가장 원하는 것을 마침내 손에 넣었다.

"아빠, 고마워요. 절대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아요."

소나은은 황급히 자기의 결심을 밝혔다.

"아빠는 당연히 널 믿어."

소승영은 소나은을 지극히 애지중지했다.

"근데 방금 아빠가 얘기한 육현경은 장안시 제일 재벌 맞죠? 해외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생모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소나은은 궁금한 듯 물었다.

소승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듣자 하니, 육씨 가문 어르신이 편찮아서 육현경이 기업을 상속받았다지. 최근 몇 년 동안 육현경은 줄곧 해외에서 해외 시장 매출을 수직으로 상승시켰다고 하더라고. 기업가로서 육씨 가문 어르신보다 부족하지 않아. 문기야, 육현경이 귀국하면 그와 더 많이 가까워져야 해. 육씨 기업은 장안시에서 최고로 가는 기업이야."

"아버지께서도 육현경이 정식으로 부임하면 한번 방문하라고 말씀하셨어요." 문서인은 겸손하게 말했다.

"육현경은 아마 올해 27살 일 걸? 젊고 능력도 뛰어나. 근데 어떻게 생겼을까?"

소나은이 중얼거렸다.

"다음 달 육씨 가문 어르신의 칠순 잔치에서 뵐 수 있을 것 같아."

문서인은 소나은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 관심 있어?"

"그런 거 아니야."

소나은은 애교를 부리며 부인했다.

"나는 문기 오빠한테만 관심이 있어. 그리고 나는 육현경이 분명 못생겼을 거라고 생각해. 만약 잘생겼다면 여자한테 버림받지 않았을 거야! 육현경은 틀림없이 배불뚝이 중년 남자의 모습일 거야. 장안시를 통틀어 집안 좋고, 능력 좋은 사람은 우리 문기 오빠밖에 없어."

문서인은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지만 아닌 척 화제를 돌렸다.

화기애애한 소씨네와 쓸쓸한 병실은 확연히 대조적이었다.

소이연은 살짝 배가 고팠다.

그녀는 가치도 없는 남자 때문에 한 시간 넘게 눈물을 흘릴 줄 생각도 못 했다.

병원에서 대충 음식을 주문하려고 할 때,

오십 대 중반의 남자와 이십 대의 젊은 여자 두 명이 병실에 들어와 공손하게 말했다.

"소이연 아가씨, 안녕하세요, 저는 육씨 가문의 집사예요. 편히 문씨 아저씨라고 부르시면 돼요."

소이연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의아했다.

문씨 아저씨는 두 여자를 소개했다.

"여기는 진아 씨와 홍미 씨에요. 도련님이 아가씨를 위해 보낸 간병인이죠. 아가씨가 병원에 계시는 동안 여기 두 분이 도와드릴 거예요."

"소이연 아가씨에게 얼른 식사를 가져다드리세요."

문씨 아저씨가 두 간병인에게 말했다.

진아와 홍미는 다급히 도시락을 꺼내 올렸다. 그들은 과분할 정도로 푸짐한 점심을 소인연의 병상 식탁에 배열했다. 그러고는 양손으로 젓가락을 건네며 말했다.

"아가씨, 맛있게 드세요."

‘이건 너무 과하잖아. 이럴 필요 없는데.’

게다가 불의의 화재로 육현경 역시 큰 손해를 입었다.

"고맙습니다."

소이연은 젓가락을 받았다.

의외로 맛이 좋았다.

"혹시 소이연 아가씨께서 특별히 좋아하시거나 싫어하시는 음식이나 조미료가 있을까요?"

문씨 아저씨는 갑자기 안경을 쓰고 공책을 꺼내어 적기 시작했다.

소이연은 어리둥절해하며 천천히 말했다.

"없어요."

문씨 아저씨도 더는 묻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다가 수첩에 끄적이기 시작했다.

"소이연 아가씨는 생선을 좋아하고 당근과 파는 좋아하지 않는다......"

문씨 아저씨는 한참 끄적이다가 다시 머리를 들어 소이연이 먹던 음식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적었다.

"작은 도련님의 식성을 참고하자."

점심을 먹은 후.

문씨 아저씨는 케이스 하나를 가져와 소이연에게 건넸다.

그 안에는 휴대폰이 들어있었고 전화번호도 원래대로였다.

소이연은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임무를 마친 문씨 아저씨는 더는 그녀의 병실에 지체하지 않고 떠났다.

진아와 홍미는 그녀를 돌보러 왔으니, 그대로 병실에 남았다.

"저 신경 쓰지 마세요."

소이연은 휠체어에 앉아 스스로 휠체어를 조종해 병실을 나왔다.

그녀는 육민을 보러 가겠다고 약속했다. 사람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

더군다나 그녀는 육현경에게 직접 할 얘기도 있었다.

소이연은 옆 병실의 문을 두드렸다.

병실 문이 열렸다.

큰 키에 우월한 피지컬의 소유자인 육현경이 보였다. 그의 어깨는 넓었고, 허리는 튼튼했고, 두 다리는 길었다.

육현경이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자 빳빳한 팔뚝 라인이 그대로 드러났다.

소이연은 인제야 육현경의 손목에 두꺼운 거즈가 감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아까까지만 해도 그녀를 가로로 안았었다.

소이연은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육민 있어요?"

"네, 민이 낮잠 잘 시간이에요."

육현경이 대답했다.

‘이 남자 혹시 내가 아이와 가까이 지내는 걸 싫어하는 거야?’

그녀는 입술을 오므려 말했다.

"그러면 늦게 다시 올게요......"

"엄마 왔어? 나 재워줄래?"

어느새 육민은 소이연의 목소리를 듣고 요구를 제기했다.

"제가 잠깐 밖에 볼일이 있어 그러는데 소이연 씨가 괜찮다면 민이랑 같이 있어 주세요."

소이연이 답하기도 전에 육현경이 계속 말했다.

"민이는 급성 맹장염 수술을 마쳤어요. 의사가 회복에 신경 쓰라 했으니 소이연 씨가 우리 민이 얌전히 자는 것만 확인해 주세요. 부탁드려요."

그는 소이연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그냥 나가버렸다.

소이연은 육현경의 성격을 도무지 알 수 없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내가 유괴라도 하며 어쩌려고?!

"엄마."

육민이 달콤하게 그녀를 불렀다.

소이연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아무 말 없이 아이에게 다가갔으며, 굳이 아이가 자기에 대한 호칭을 바로잡지 않았다.

"자자, 같이 있어 줄게."

"고마워 엄마."

육민은 소인연의 팔을 가슴에 꼭 안았다.

육민은 눈을 감고 하품하더니 어느새 잠이 들었다.

‘어린이들은 정말 잠을 잘 잔다니까.’

그녀는 근 몇 년 동안 멜라토닌을 얼마나 먹었는지 모른다.

육민이 잠든 것을 확인한 소이연은 팔을 빼서 나갈 준비했다. 그런데 그녀의 작은 움직임에 육민은 포동포동한 작은 팔로 그녀를 더욱 꼭 껴안으며 중얼거렸다.

"엄마, 그만 도망가......"

소이연은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육민의 귀여운 얼굴을 보았다. 얼마나 모질고 독한 어머니여야 그를 버릴 수 있을까.

그녀는 참지 못하고 머리를 숙여 육민의 볼에 입을 맞췄다.

입 맞추고 고개를 드는 순간, 육현경이 병실에 나타났다. 육현경은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하지만 소이연은 그 눈빛에서 아무것도 읽을 수 없었다.

순간 소이연은 어색해졌다.

‘남의 아이한테 몰래 뽀뽀하는 현장을 잡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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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 2023-08-25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1화

    저녁 식사 후, 그들은 시간을 더 지체하지 않았다.육현경은 먼저 육민을 집으로 보내 메이드에게 맡긴 뒤 다시 차로 소이연을 데려다주려고 했다."번거롭게 데려다주지 않아도 돼요. 혼자 택시 타고 가면 되는데."소이연이 사양했다."번거롭지 않아요. 내가 운전하는 것도 아니고."육현경이 태연하게 대답했다.기사는 어색했다.이 상황에 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소이연도 딱히 할 말이 없었다.그들은 조용히 노스타운에 도착했다.소이연이 차 문을 열었다.그녀는 목발을 짚고 있어서 거동이 불편하고 행동이 느렸다. 그녀가 차에서 내리려고 했을 때 육현경은 이미 차 문 앞에서 신사답게 그녀를 부축했다.소이연은 불편했지만 감사의 인사를 했다."고마워요.""아니에요."육현경은 그녀를 부축해 차에서 내렸다.소이연은 목발을 짚고 걷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대표님."소이연은 그를 바라봤다."네?""아까 그 말들 다 진짜예요."소이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열여덟에 원나잇으로 미혼모가 되었어요... 읍."소이연은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육현경은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예상치 못 한 상황에 소이연은 반항할 것조차 잊었다.두 입술 사이의 낯선 촉감은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그러다 갑자기,소이연은 육현경을 밀쳐버렸다.그제야 육현경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알아차린 그녀는 얼굴이 뜨거워졌다.그녀는 이게 부끄러워서인지 아니면 화나서인지 구분이 안 됐다."깨끗한 사람이라 했잖아요!"소이연이 육현경에게 따졌다."행동으로 소이연 씨한테 대답하는 거예요. 나 신경 안 써요."담담하게 말하는 육현경에게서 미안함이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누가 행동으로 하라고 했어요! 입 없어요?"소이연은 급하게 말을 꺼낸 뒤에야 자기가 단어를 잘못 쓴 것을 발견하고는 다급히 다시 말을 바꾸었다."말로 하면 되잖아요!"육현경이 웃었다.가로등 불빛이 육현경의 얼굴을 비추었다. 육현경의

    Last Updated : 2023-08-25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화

    "뭐야?!"문서아는 놀라서 펄쩍 뛰었다.문서아의 야단법석에 문씨 가문 사람들을 불쾌해졌다.매니저와 통화를 끊은 뒤, 문서아는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녀는 아직도 B급 배우에서 맴돌고 있고 이번 드라마를 통해 A급 배우로 올라설 계획이었다."왜 그래?"문서인는 귀찮은 듯 물었다."매니저한테서 전화 왔는데 투자자가 내 여주인공 배역을 다른 배우로 교체한대."문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내 기억이 맞는다면 이번 드라마 육씨 그룹의 풍향 엔터에서 투자한 거지? 너 육씨 가문 사람들한테 잘못한 거 있어?""그럴 리가! 난 그 가문 사람들 만난 적도 없어."문서아는 황급히 부인했다."아, 난 몰라. 나 이거 무조건 하고 싶단 말이야. 오빠가 좀 어떻게 해줘. 이번 배역이 나한테 얼마나 중요한데!"문서인도 의아했다.일반적으로 캐스팅이 끝나면 배역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이때, 갑자기 문서인은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내가 알기로는 육현경이랑 하도경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어. 나중에 육현경은 비록 해외에서 생활했지만 두 사람 아주 사이는 여전히 좋았지. 어쩌면 하도경이 너를 괴롭히기 위해 육현경을 찾았을 수도 있어...""하도경! 이 간사한 자식!"문서아가 매섭게 말했다.그녀는 문서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네가 정 그 역할을 원한다면, 하도경과 직접 만나서 잘 얘기해 봐. 아니면 직접 육현경을 찾아가든지."문서인이 의견을 제출했다."그게 무슨 말이야?""아빠가 그랬잖아. 육현경이 너한테 관심 있으니 맞선 한번 보라고. 너 육현경과 결혼하면 앞으로 어떤 배역이든 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거 아니야?"문서인이 얘기했다."아, 나 싫어! 지금 나더러 계모나 되라고? 죽어도 싫어. "문서아는 질색했다."그럴 거면 차라리 하도경이 낫겠어!"문서인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차피 문서아는 태어날 때부터 자기 멋대로였고 그녀가 하기 싫어하는 일은 아무도 강요할 수 없었다...."에취!"고급 클럽의 VIP 룸에서 하도경은

    Last Updated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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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91화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송승우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기술 투자가 실패하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생각해 본 적은 있으세요? 실패하면 회사가 또다시 위기에 빠지지 않을까요?”“그 문제에 대해서는 내일 이사님들과 논의할 예정입니다. 기술 투자가 실패할 경우 회사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할 것입니다.”하지수가 설명했다.“기술 투자가 실패한다고 해도 다른 플랜을 준비할 예정이고요.”송승우는 갑자기 말을 잇지 못했다.순간, 무슨 말을 해도 하지수를 반박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하지수가 다시 입을 열었다.“문수 씨랑 생각하고 있었던 플랜이 있긴 하거든요. 만약 기술 투자가 정말 실패하게 된다면 그때는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과 판매를 포기할 것입니다.”“그럼 손실은 어떻게 할 건가요? 육현경 씨한테서 돈을 빌렸다는 사실을 잊은 겁니까? 그냥 갚지 않을 생각인가요?”송승우는 다소 흥분하며 말했다.“당연히 갚아야죠. 문수 씨 친구이긴 하지만 업무적으로 엮이면 말이 또 달라지거든요.”하지수가 단호하게 말했다.“송씨 그룹이 지금까지 해오던 사업 분야에서 수익을 내면 되죠. 그러면 조금씩이라도 갚을 수 있잖아요?”“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해 놓고 그냥 포기하겠다는 건가요?”송승우는 여전히 불만이 많았다. 포기해 버리면 완전히 손해를 본 것으로 되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다른 플랜으로 이득을 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제때에 손실을 멈춰야죠.”하지수가 말했다.“사람들이 기술력을 의심하고 있는 데다가 기술 투자까지 받지 못하게 되면 앞으로 더 이상 기회는 없을 겁니다. 사회적 리스크도 많이 부담해야 할 거고요. 그럴 경우 회사 주식이 하락할 뿐만 아니라 손실이 커질 뿐입니다.”송승우가 또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하지수가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물론 내일 이사님들과 함께 논의하고 나서 결정해야 되겠죠. 송씨 그룹이라고 해서 저희만의 회사가 아니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90화

    송기명과 허영지의 모든 관심은 지금 송문수에게 집중시켰다. 송문수는 그들의 이런 대우에 약간 어색해하며 약간 당황스러워했다. 그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거나 침묵을 지키기만 했다.송승우는 그 모습을 보고 마음속이 찝찝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송문수가 항상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에 기대가 클수록 결국 실망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송문수에게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늦었으니 너희도 돌아가. 너희 아버지가 무사하다는 것도 확인했잖아.”허영지는 다정하게 말했다.송문수도 거절하지 않았다.내일 아침 일찍 회의가 있어서 너무 늦게 돌아가면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원래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어려운 사람이었으니 말이다.송문수와 하지수가 병실을 떠나자 송승우도 함께 나왔다. 세 사람은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했다.분위기는 갑자기 어색해졌다.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사이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만나서도 말수가 적어졌다.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새 사람은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고 운전기사는 차 안에서 송문수와 하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송승우는 개인 운전기사가 없는 상태였다. 송문수와 하지수가 차에 타자 송승우도 자연스럽게 같이 차에 탔다.하지수는 송승우를 쳐다보았지만 송문수는 신경 쓰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았다.“기사님, 저 좀 집에 데려다주세요.”송승우가 말했다.“안 돼요?”“아니에요, 아무것도.”하지수는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사실 그는 원래 송기명의 운전기사였다. 송기명이 병원에 입원 중이기도 하고 송문수가 회사 때문에 바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송문수의 운전기사로 된 것이었다.차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하지수는 송문수와 송승우 사이에 앉아 있었는데 이 상황이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차라리 조수석에 앉고 싶은 마음이었다.“회사는 요즘 어떻게 되고 있어?”송승우가 갑자기 물었다.하지수는 잠시 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9화

    송기명은 정말 마음이 놓인 듯했다.“돈만 제때 들어왔으면 됐어. 그러면 회사도 유지될 수 있으니까 말이야. 나머지 일은 천천히 해결해도 좋아. 문수야, 다 네 덕이야.”송기명은 송문수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송문수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의 말에 답했다.“현경이가 힘을 많이 써줬어요. 돈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바로 지원을 해줬고 그 후에도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알려줬거든요.”“현경이한테 많이 배우렴. 어릴 때부터 사업 재능이 있었던 친구야. 현경이와 친구가 된 건 잘한 일이야.”송기명은 안심한 듯 말했다.그 말에 송문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옆에 있던 송승우는 더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그는 송문수가 이렇게 쉽게 회사의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다. 회사가 망하는 걸 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속에 말러 표현할 수 없는 불편한 감정이 생겼다.그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친구들이 언제나 널 도와줄 수는 없어. 이번에 도와줬다고 해도 네가 그 기회를 잘 잡지 않으면 두 번째 기회는 없을 거야. 현경 씨한테 계속 신세 지지도 말고. 현경 씨도 운영해야 할 회사가 있잖아. 그러니까 너도 스스로 독립해야 해.”“문수 씨도 스스로 독립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해외에서도 기획안을 잘 전달하고 돌아왔거든요.”아무 말도 하지 않는 송문수 대신에 하지수가 말했다.그녀는 송승우가 너무 송문수를 무시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지수 씨, 잘하고 있는지는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는 거예요. 말로만 잘한다고 해서 결과도 좋은 게 아니잖아요.”송승우가 차갑게 말했다.“저는...”송승우의 말에 하지수는 조금 당황한 듯했다.맞는 말이었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무슨 일이든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가 어떻든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난 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사실은 회사도 잘 관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송문수가 솔직히 말했다.“하지만 적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8화

    “오늘뿐이 아니에요. 어제도 야근했거든요. 병원에서 나와 바로 회사로 갔어요.”하지수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문수 씨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송기명과 허영지는 깜짝 놀랐다. 그들이 송문수에게 편견이 있었던 것도 있지만 다들 송문수가 이렇게 많이 변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문수야, 진짜 철이 들었구나?”송문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성격상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그건 사실이라는 걸 의미했다.“문수야, 네가 좋은 쪽으로 발전하다니 너무 좋은데? 엄마 정말 기뻐.”허영지가 말했다.“항상 회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었는데 이제 네가 있으니까 안심이 되네.”“이틈을 타서 잘 배우도록 해”송기명은 엄격한 어조로 말했지만 그가 한 말은 분명 송문수를 인정하는 말이었다.송승우는 송문수에 대한 부모님의 태도 변화를 보고 마음이 복잡했다. 어린 시절부터 칭찬은 늘 송승우가 받아왔으니 말이다. 송문수가 부모님의 관심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그는 불쾌한 감정을 내비치며 말했다.“문수야, 네가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건 물론 좋지만 오래 가지 않을까 봐 걱정돼.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는 하기로 했으면 끝까지 하는 사람이거든.”송문수가 단호하게 대답했다.“그건 두고 봐야 알지.”송승우는 다소 비꼬는 듯한 톤으로 말했다.“일을 하는 것과 잘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 말만 잘해서 성공하는 게 아니잖아.”하지수는 송승우가 송문수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걸 듣고 바로 입을 열었다.“승우 씨, 회사 돈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어요.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의미하죠. 모두 문수 씨 덕분이에요.”송승우는 놀란 얼굴로 말했다.“은행에서 대출을 해준 건가요?”그 말을 들은 송기명과 허영지도 송문수를 쳐다봤다. 최근 허영지는 송기명이 회사 걱정을 할까 봐 그의 휴대폰을 압수했었다. 그러면서 본인도 회사 일을 멀리했기에 회사가 이미 정상적으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7화

    하지수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전화를 받았다.“승우 씨.”“문수 지금 어디 있어요? 아버지가 또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송승우의 크고 화난 듯한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울려 퍼졌다.하지수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바로 말했다.“저희도 바로 병원으로 갈게요.”“무슨 일이야?”하지수의 표정이 이상한 걸 알아챈 송문수가 물었다.“아버님께서 또 응급실에 실려 가셨대요.”하지수는 자신을 진정시키려 애썼다.송문수는 손에 들고 있던 일을 내려놓고 바로 사무실을 뛰쳐나갔다.하지수도 그 뒤를 따라 급하게 걸었다.두 사람은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갔다. 응급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송기명은 이미 의사와 간호사에게 실려 나오고 있었다.송문수가 가까이 다가가려 했지만 송승우가 그를 막았다.“넌 아버지 앞에 나타날 자격도 없어!”송문수가 이를 악물었다.허영지는 송문수를 한 번 쳐다봤지만 지금은 송기명이 더 걱정되는 상황이었기에 곧바로 의사에게 물었다.“의사 선생님, 제 남편은 괜찮은 거죠?”“걱정 마세요. 큰 일은 아닙니다.”의사는 이렇게 말하며 그녀를 안심시켰다.“변비 때문이에요. 배변할 때 힘을 많이 주셔서 복부 압력이 증가하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혈압이 높아지고 뇌 부분에 흐르는 피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져서 기절하신 겁니다. 지금은 혈압이 정상으로 회복되었고 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수술을 받으셔서 몸이 조금 약해지셨겠지만 적당히 일어나서 걸어 다니는 게 좋을 듯합니다. 장운동에도 도움이 되니까요.”“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허영지는 한숨을 돌리며 말했다.그녀는 송기명이 쓰러진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이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정말 무서웠었다. 다행히 그 타이밍에 송승우가 그들을 보러왔고 바로 의사를 불러 응급실로 모셨다.“별말씀을요.”의사는 그렇게 말하며 주의해야 할 점들을 전달했다.“평소에 식사도 좀 더 신경 써서 드셔야 해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드셔야 합니다. 약도 조금 처방해 드릴 거예요. 만약 변비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6화

    회사로 돌아간 다음 날, 송문수와 하지수는 마침내 육현경이 보내준 돈을 받았다.비록 송문수한테 질책을 당했을 때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돈을 받게 되자 이사들도 약간 흥분되는 듯했다. 그렇게 투자가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송문수처럼 놀기만 하는 사람이 쉽게 해결해 버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돈을 받은 후, 송문수는 이사들과 함께 논의하기 위해 회의실에서 모였다.“전 회사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동안 많은 데이터를 봤죠. 지금 제 머릿속엔 전부 데이터뿐이에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에도 데이터의 의미를 생각해요.”송문수가 말했다.이사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이제 회사의 대리 회장님인데 말을 좀 더 품위 있게 할 순 없을까?’“인정할 건 인정해요. 사실 전 데이터를 다룬 경험이 적고 깊게 이해한 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자면 일단 직원들의 월급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재무팀 보고에 따르면 일반 직원들 월급은 이미 한 달 반이나 밀렸고 관리직 분들 월급은 3개월이나 밀린 상태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말이 된다고요? 일은 시켜놓고 월급은 안 준다니... 이게 가능해요?”송문수는 자신의 입장을 말했다.“직원들의 월급은 오래 미뤄선 안 돼요. 점점 더 혼란스러워질 거니까요.”오 이사가 송문수의 의견에 동조하며 말했다.“그럼 관리직 월급은 일단 한 달 정도만 지급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후에 자금이 충분해지고 나서 한 번에 지급하는 게 어떨까요?”“반대합니다.”송문수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반박했다.오 이사의 안색이 다소 어두워졌다.“문수 씨, 저희 의견도 좀 들어보시죠? 지금 회사는 돈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게다가 관리직들의 월급은 적지 않은 금액이고요. 이 돈을 남겨두면 만약의 상황을 대비할 수 있잖아요.”“그럼 오 이사님 말은 관리직들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비상일 때를 대비해서 남겨둔다는 거죠? 특수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이 돈을 쓰지 않겠다는 거네요.”“예기치 못한 특수한 상황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5화

    “하지만 문수 씨도 어머님 아버님께서 그렇게 말한다고 너무 원망하지는 마. 나도 그렇게 말하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그럴 만한 이유도 있으니까. 어릴 때부터 승우 씨가 문수 씨보다 더 똑똑해서 부모님 눈에 더 좋은 아들로 보였겠지. 대신에 문수 씨는 장난도 많이 쳤잖아. 편견을 갖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그러니까 두 분한테 우리가 변했다는 걸 보여드리면 돼.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된다는 거지. 시간이 지나면 부모님도 분명 문수 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실 거야.”하지수가 말했다.“지금 부모님과 싸우는 것보다 행동으로 스스로 증명하는 게 낫지 않을까?“송문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수는 송문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정말 극단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다. 싫은 일은 절대 하지 않았고 하기 싫은 일이라면 누가 강요하든 하지 않았다.하지수는 정말로 송문수가 변하고 있다고 느꼈고, 그래서 그는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문수 씨?”하지수가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알아.”송문수가 갑자기 말했다.하지수는 깜짝 놀랐다.‘뭘 안다고 하는 거지?’“네 말대로 내가 성과를 내기 전까지는 날 믿어주지 않을 거라는 거... 안다고.”송문수는 다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화가 조금은 풀린 것 같았다.“나도 내가 못났다는 거 알고 있거든.”송문수는 자신을 비웃으며 말했다.“못난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지.”하지수는 송문수를 격려하려 했다.“그러니까 지금이야말로 크게 날개를 펼칠 때야. 앞으로 문수 씨는 분명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할 거야.”“꿈을 크게 가지라는 거야?”송문수는 하지수를 쏘아보며 말했다.“난 진심으로 말하는 거야.”하지수는 결연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했다.그 모습을 본 송문수가 웃음을 터뜨렸다.그가 웃는 걸 보고 하지수는 기분이 좋았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가 웃고 있다는 걸 깨달은 송문수는 즉시 웃음기를 거두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4화

    송기명은 허영지의 말을 듣고 잠시 말문이 막혔다. 지금껏 오랜 시간 동안 두 아이에게 각기 다른 태도를 취해왔기 때문에 지금 당장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변하기란 쉽지 않았던 것이다.사실 허영지도 마찬가지였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허영지 역시 쉽게 바뀌지는 못할 것이었다. 그녀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우리 앞으로는 좀 더 문수를 이해하도록 노력해요.”...“송문수!”하지수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그녀는 화가 나서 폭발할 지경이었다.송문수는 화를 낼 때마다 정말 고집불통처럼 행동했다. 그는 키가 크고 발걸음도 빨랐기 때문에 하지수는 도저히 그의 뒤를 따라갈 수 없었다. 짧은 다리로는 도저히 그의 속도를 맞추는 건 무리였다.그녀는 송문수 뒤에서 숨을 헐떡이며 그를 쫓아갔다.송문수는 하지수의 목소리를 못 들은 척하며 여전히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갔다.그러자 하지수는 이를 악물고 뭔가 결심한 듯했다.그녀는 일부러 땅에 넘어져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아, 아파!”그러자 송문수가 눈에 띄게 멈칫하는 것이었다.하지수는 땅에 앉아 그를 향해 소리쳤다.“송문수, 나 넘어졌다고! 다리 부러진 것 같아...”결국 송문수는 뒤로 돌아서더니 하지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급하게 달려오더니 다친 곳을 확인하려고 무릎을 꿇으면서 물었다.“어디 다쳤어?”그의 목소리에서 긴장감이 묻어났다.그러자 하지수가 송문수의 팔을 잡고 말했다.“도망가지 마.”송문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디 다쳤냐고!”“더 이상 도망가지 말라고.”하지수는 송문수의 팔을 놓지 않으면서 말했다.“하지수!”송문수는 그녀를 노려보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얼굴에서 찬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하지수가 계속 대답하지 않자 송문수는 그녀를 힘껏 안더니 병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하지수는 송문수의 목을 끌어안았다.“어디로 가는 거야?”“병원.”“나 괜찮아.”하지수는 그의 목을 꼭 껴안으며 여유롭게 말했다.“도저히 따라잡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3화

    “뭐라고요?”송기명은 놀란 표정으로 허영지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으니 말이다.“어릴 때부터 저희는 승우에게만 집중했어요. 승우는 똑똑하고 뭐든지 빨리 배우는 편이고 여러 면에서 뛰어났기 때문에 항상 승우한테만 신경을 썼었죠. 그 대신 문수한테 너무 소홀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문수 생일을 몇 번이나 챙겼는지 잘 기억도 안 나요.”허영지는 갑자기 괴로운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송기명은 잠시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남자애가 무슨 생일을 챙긴다고...”“하지만 승우 생일은 매년 챙겨줬잖아요. 승우와 문수 생일이 한 달 차이라고 항상 승우 생일에 맞춰서 생일 파티를 했죠. 그리고는 그 날에 문수 생일도 같이 챙겼다고 하면서 그저 넘어가 버렸잖아요. 하지만 그날, 모든 사람은 승우의 생일만 축하해줬지 문수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문수는 그냥 옆에 있을 뿐이었죠. 그게 어떻게 같이 생일을 챙기는 거겠어요?”허영지는 힘없는 말투로 말했다.“당신은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송기명은 허영지의 말을 곱씹어 보며 묻기 시작했다. 그는 세심한 성격이 아니었기에 그런 것들에 신경을 쓰고 싶지도 않았다.“형제 사이에 그런 것도 신경 써야 하나요?”“당신 못 느꼈어요? 승우가 문수한테 이미 습관적으로 불만을 품고 있다는 걸 말이에요.”허영지는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하며 말했다.“저는 방금 승우가 문수한테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까 참을 수 없더라고요.”“문수가 제대로 하지 않았으니까 승우가 그렇게 말한 거죠. 승우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도 잘 알잖아요? 어릴 때부터 똑똑하고 말 잘 듣고 항상 성실한 아들이었으니까요. 걱정할 일도 전혀 없었고 말이에요. 그런데 문수는 항상 문제를 일으켰고...”“하지만 문수가 왜 승우한테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데요? 승우한테 무슨 자격이 있길래 문수를 그렇게 대하는 거죠?”허영지는 송기명의 말을 끊으며 반박했다.“승우가 우리 가정을 위해서 뭘 해줬는데요?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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