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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나설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08-25 17:03:10
소이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문서인을 바라보았다.

비록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삼 년 동안의 감정 때문에 그녀는 어제까지만 해도 문서인이 자기를 불길 속에 버리고 소나은을 구해준 이유가 듣고 싶었다. 물론 그렇다고 용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문서인의 어떤 해명도 결국 그녀가 모욕을 자초하는 일이라 판단되었다.

문서인은 소이연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는 시선을 돌려 남자를 바라보았다.

상대의 정교한 비주얼에 문서인은 눈빛이 멈칫했다. 그러고는 이내 눈앞의 이 남자가 바로 어제 소이연를 구하기 위해 불 속을 뛰어들었던 소방관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당시 그 남자는 구조용 헬멧을 쓰고 있었기에 문서인은 그의 이목구비를 자세히 보지 못했으며 단지 키가 크다는 것만 보아낼 수 있었다.

"문서인, 우리 그만하자."

소이연이 입을 열었다.

삼 년의 감정은 이렇게 끝났다.

문서인은 갑자기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그는 놀란 눈빛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이연을 바라보았다.

화가 절정에 달한 그는 남자에게 삿대질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

"소이연, 이 남자가 대체 뭔데? 이 남자는 그저 소방관일 뿐이야. 그런데 단지 소방관 때문에 나랑 헤어지겠다고?!"

육현경의 동경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의 눈빛에는 조소와 음산함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육현경은 침묵을 택했다.

육현경은 무뚝뚝하게 외면하는 표정이지만 전혀 자리를 비켜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왜 헤어져야 하는지는 네가 더 잘 알 거 아니야?!"

소이연의 냉담한 목소리에서 분노가 느껴졌다.

"어제 네가 소나은을 구하기로 한 순간, 모든 게 끝이라는 걸 생각 못했어?! 문서인, 더 이상 날 바보 취급하지 마!"

문서인의 격앙된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그는 할 말이 없다.

문서인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복잡한 눈빛과 뒤죽박죽 한 머릿속, 그렇게 한참 뒤에야 문서인의 눈빛은 다시 석연해졌다.

"어쩌면, 우리는 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문서인은 슬픈 눈으로 소이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소이연, 너는 너무 독립적이고 강해. 너와 만나는 동안 나는 너에게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사람이었어.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 너는 사실 내가 필요 없었어."

소이연은 문서인을 가만히 쳐다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의 심장은 이미 아픔에 적응되었다.

소이연은 해외에서 생활하기 위해 버스킹을 시작했고 바로 그곳에서 문서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문서인은 깨끗하고 맑은 소년이었다. 문서인의 미소는 봄처럼 따뜻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그녀의 공연을 자주 보러왔으며 돈을 지불하기도 했다.

그렇게 오다가다 두 사람은 낯선 곳에서 점차 익숙해졌고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녀는 자기의 과거가 깨끗하지 못하다고 했고,

문서인은 괜찮다고 말했다. 그가 원하는 것은 그들의 미래다.

그러다가 문씨 그룹에 위기가 생기고 대학을 졸업한 문서인은 문씨 가문의 호출로 급히 귀국했다. 한창 사업이 상승세를 보이던 소이연은 문서인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하고 국내로 들어와 문씨 그룹을 위해 일했다. 이 년 동안 문서인과 함께 밤낮없는 야근과 접대를 해왔으며 허리 굽혀 투자를 얻어 마침내 문씨 그룹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때의 문서인은 자기 곁을 지킨 그녀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의 문서인은 그녀에게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의 독립과 강함이 오히려 잘못이 되었다고?!

문서인은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또 완전히 해탈한 것처럼 말했다.

"앞으로는 혼자서도 잘 지내길 바라. 혹시 힘든 일이 생기면 나 찾아와. 아무래도 한때는 사랑했던 사이니까, 친구로 지낼 수도 있어......"

"같잖은 호의는 집어치워. 나 소이연은 평생 날 죽게 내버려 둔 남자는 안 믿어. 네 동정 따윈 필요하지 않아!"

소이연은 쌀쌀맞은 말로 문서인의 정곡을 찔렀다.

"문서인, 기억해. 나 소이연이 먼저 널 버렸어! 하지만 난 진심으로 너와 소나은이 같은 마음이길 바라. 평생 소나은을 선택한 걸 후회하는 일 없길 바랄게!"

소이연의 말에 문서인은 난감해졌다.

어제 소이연을 버려둔 것은 확실히 그의 잘못이라 변명할 여지도 없었다.

그리고 이 순간, 소이연의 공격적인 태도에 그는 그녀와 제대로 대화할 수도 없었다.

문서인은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면 쉬어."

병실을 나가려던 문서인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

문서인의 시선은 육현경에게로 향했다.

육현경도 담담하고 냉담한 표정으로 문서인과 눈을 마주쳤다.

"이 남자처럼 얼굴만 반반한 거지들은 많이 봤어. 화려한 껍데기와 입에 발린 말로 돈이나 뜯어내고 여자의 마음을 가지고 놀지. 절대 이런 자식한테 속지 마......"

문서인은 울분을 터트리며 말했다.

소이연은 더는 문서인의 목소리가 듣고 싶지 않았다.

"문서인, 돈으로 사람 마음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

육현경은 이내 눈치 있게 소이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타락을 원한다면, 마음대로 해."

문서인은 씩씩거리며 떠났다.

갑자기 조용해진 병실.

"침대까지 옮겨줘서 고마워요. 아, 그리고 방금 도와주신 것도 고마워요."

소이연이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피곤하니 대표님도 이만 돌아가 주세요."

육현경이 천천히 말했다.

"소이연 씨, 그럼 쉬세요."

육현경의 우월한 기럭지… 병실을 나가기 전 육현경은 그녀의 침대 머리맡에 휴지를 놓아주었다.

"남자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 무능하다는 의미에요. 당신과는 상관없어요."

소이연은 어리둥절해졌다.

이 남자에게서 받는 느낌은 뭐랄까, 다른 사람이 주는 느낌과 다른 것 같았다.

병실을 나선 육현경의 발걸음이 갑자기 느려졌다.

그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아저씨."

"대표님."

상대는 공손히 말했다.

"앞으로 민이 식사 준비할 때, 옆 병실도 부탁드릴게요."

"...... 네."

육현경이 전화를 끊자마자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그는 수신 번호를 확인했다. "하도경."

"듣자 하니, 귀국하자마자 호텔에 불났다면서?"

하도경이 놀려주었다.

"응."

육현경은 가볍게 답했다.

"손해가 20억은 훨씬 넘을 텐데? 기분 어때?"

하도경은 계속 놀려댔다.

"잘 탔어."

"...... 너 혹시 충격이 지나쳐서 제정신이 아닌 거야?! 우리가 위로해 줄 테니 한잔할까?"

"필요 없어. 하지만 축하해 줄 거라면 기꺼이 받아주지."

육현경이 말했다.

"그런데 시간 없어."

하도경은 그대로 굳어졌다.

‘겨우 몇 년을 못 봤다고, 육현경 설마 천재에서 바보가 되는 중이야?!’

"민이 오늘 퇴원한 거 아니야?"

하도경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물었다.

귀국 첫날 육민이 급성 맹장염으로 수술에 들어가다 보니 환영파티가 이렇게 미뤄졌다.

"퇴원 안 했어."

육현경이 덧붙였다.

"보름 정도 연장했어."

하도경은 걱정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

"민이 괜찮은 거지?"

"괜찮아."

육현경은 무뚝뚝한 말투로 말했다.

"그냥 병원에서 지내는 거야."

"......"

‘병원이 뭐 호텔인 줄 알아?!’

"다음에 얘기해."

"야, 육현경."

하도경이 다급히 그를 불렀다.

"정신과 의사랑 지금 갈 테니까, 너 상담 한 번 받아 봐......"

"너나 해!"

육현경은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휴대폰을 내리고 고개를 돌려 옆 병실을 바라보더니 입술을 오므리고 아들의 병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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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 2023-08-25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1화

    저녁 식사 후, 그들은 시간을 더 지체하지 않았다.육현경은 먼저 육민을 집으로 보내 메이드에게 맡긴 뒤 다시 차로 소이연을 데려다주려고 했다."번거롭게 데려다주지 않아도 돼요. 혼자 택시 타고 가면 되는데."소이연이 사양했다."번거롭지 않아요. 내가 운전하는 것도 아니고."육현경이 태연하게 대답했다.기사는 어색했다.이 상황에 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소이연도 딱히 할 말이 없었다.그들은 조용히 노스타운에 도착했다.소이연이 차 문을 열었다.그녀는 목발을 짚고 있어서 거동이 불편하고 행동이 느렸다. 그녀가 차에서 내리려고 했을 때 육현경은 이미 차 문 앞에서 신사답게 그녀를 부축했다.소이연은 불편했지만 감사의 인사를 했다."고마워요.""아니에요."육현경은 그녀를 부축해 차에서 내렸다.소이연은 목발을 짚고 걷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대표님."소이연은 그를 바라봤다."네?""아까 그 말들 다 진짜예요."소이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열여덟에 원나잇으로 미혼모가 되었어요... 읍."소이연은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육현경은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예상치 못 한 상황에 소이연은 반항할 것조차 잊었다.두 입술 사이의 낯선 촉감은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그러다 갑자기,소이연은 육현경을 밀쳐버렸다.그제야 육현경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알아차린 그녀는 얼굴이 뜨거워졌다.그녀는 이게 부끄러워서인지 아니면 화나서인지 구분이 안 됐다."깨끗한 사람이라 했잖아요!"소이연이 육현경에게 따졌다."행동으로 소이연 씨한테 대답하는 거예요. 나 신경 안 써요."담담하게 말하는 육현경에게서 미안함이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누가 행동으로 하라고 했어요! 입 없어요?"소이연은 급하게 말을 꺼낸 뒤에야 자기가 단어를 잘못 쓴 것을 발견하고는 다급히 다시 말을 바꾸었다."말로 하면 되잖아요!"육현경이 웃었다.가로등 불빛이 육현경의 얼굴을 비추었다. 육현경의

    Last Updated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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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91화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송승우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기술 투자가 실패하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생각해 본 적은 있으세요? 실패하면 회사가 또다시 위기에 빠지지 않을까요?”“그 문제에 대해서는 내일 이사님들과 논의할 예정입니다. 기술 투자가 실패할 경우 회사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할 것입니다.”하지수가 설명했다.“기술 투자가 실패한다고 해도 다른 플랜을 준비할 예정이고요.”송승우는 갑자기 말을 잇지 못했다.순간, 무슨 말을 해도 하지수를 반박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하지수가 다시 입을 열었다.“문수 씨랑 생각하고 있었던 플랜이 있긴 하거든요. 만약 기술 투자가 정말 실패하게 된다면 그때는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과 판매를 포기할 것입니다.”“그럼 손실은 어떻게 할 건가요? 육현경 씨한테서 돈을 빌렸다는 사실을 잊은 겁니까? 그냥 갚지 않을 생각인가요?”송승우는 다소 흥분하며 말했다.“당연히 갚아야죠. 문수 씨 친구이긴 하지만 업무적으로 엮이면 말이 또 달라지거든요.”하지수가 단호하게 말했다.“송씨 그룹이 지금까지 해오던 사업 분야에서 수익을 내면 되죠. 그러면 조금씩이라도 갚을 수 있잖아요?”“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해 놓고 그냥 포기하겠다는 건가요?”송승우는 여전히 불만이 많았다. 포기해 버리면 완전히 손해를 본 것으로 되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다른 플랜으로 이득을 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제때에 손실을 멈춰야죠.”하지수가 말했다.“사람들이 기술력을 의심하고 있는 데다가 기술 투자까지 받지 못하게 되면 앞으로 더 이상 기회는 없을 겁니다. 사회적 리스크도 많이 부담해야 할 거고요. 그럴 경우 회사 주식이 하락할 뿐만 아니라 손실이 커질 뿐입니다.”송승우가 또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하지수가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물론 내일 이사님들과 함께 논의하고 나서 결정해야 되겠죠. 송씨 그룹이라고 해서 저희만의 회사가 아니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90화

    송기명과 허영지의 모든 관심은 지금 송문수에게 집중시켰다. 송문수는 그들의 이런 대우에 약간 어색해하며 약간 당황스러워했다. 그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거나 침묵을 지키기만 했다.송승우는 그 모습을 보고 마음속이 찝찝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송문수가 항상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에 기대가 클수록 결국 실망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송문수에게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늦었으니 너희도 돌아가. 너희 아버지가 무사하다는 것도 확인했잖아.”허영지는 다정하게 말했다.송문수도 거절하지 않았다.내일 아침 일찍 회의가 있어서 너무 늦게 돌아가면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원래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어려운 사람이었으니 말이다.송문수와 하지수가 병실을 떠나자 송승우도 함께 나왔다. 세 사람은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했다.분위기는 갑자기 어색해졌다.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사이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만나서도 말수가 적어졌다.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새 사람은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고 운전기사는 차 안에서 송문수와 하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송승우는 개인 운전기사가 없는 상태였다. 송문수와 하지수가 차에 타자 송승우도 자연스럽게 같이 차에 탔다.하지수는 송승우를 쳐다보았지만 송문수는 신경 쓰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았다.“기사님, 저 좀 집에 데려다주세요.”송승우가 말했다.“안 돼요?”“아니에요, 아무것도.”하지수는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사실 그는 원래 송기명의 운전기사였다. 송기명이 병원에 입원 중이기도 하고 송문수가 회사 때문에 바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송문수의 운전기사로 된 것이었다.차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하지수는 송문수와 송승우 사이에 앉아 있었는데 이 상황이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차라리 조수석에 앉고 싶은 마음이었다.“회사는 요즘 어떻게 되고 있어?”송승우가 갑자기 물었다.하지수는 잠시 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9화

    송기명은 정말 마음이 놓인 듯했다.“돈만 제때 들어왔으면 됐어. 그러면 회사도 유지될 수 있으니까 말이야. 나머지 일은 천천히 해결해도 좋아. 문수야, 다 네 덕이야.”송기명은 송문수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송문수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의 말에 답했다.“현경이가 힘을 많이 써줬어요. 돈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바로 지원을 해줬고 그 후에도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알려줬거든요.”“현경이한테 많이 배우렴. 어릴 때부터 사업 재능이 있었던 친구야. 현경이와 친구가 된 건 잘한 일이야.”송기명은 안심한 듯 말했다.그 말에 송문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옆에 있던 송승우는 더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그는 송문수가 이렇게 쉽게 회사의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다. 회사가 망하는 걸 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속에 말러 표현할 수 없는 불편한 감정이 생겼다.그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친구들이 언제나 널 도와줄 수는 없어. 이번에 도와줬다고 해도 네가 그 기회를 잘 잡지 않으면 두 번째 기회는 없을 거야. 현경 씨한테 계속 신세 지지도 말고. 현경 씨도 운영해야 할 회사가 있잖아. 그러니까 너도 스스로 독립해야 해.”“문수 씨도 스스로 독립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해외에서도 기획안을 잘 전달하고 돌아왔거든요.”아무 말도 하지 않는 송문수 대신에 하지수가 말했다.그녀는 송승우가 너무 송문수를 무시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지수 씨, 잘하고 있는지는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는 거예요. 말로만 잘한다고 해서 결과도 좋은 게 아니잖아요.”송승우가 차갑게 말했다.“저는...”송승우의 말에 하지수는 조금 당황한 듯했다.맞는 말이었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무슨 일이든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가 어떻든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난 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사실은 회사도 잘 관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송문수가 솔직히 말했다.“하지만 적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8화

    “오늘뿐이 아니에요. 어제도 야근했거든요. 병원에서 나와 바로 회사로 갔어요.”하지수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문수 씨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송기명과 허영지는 깜짝 놀랐다. 그들이 송문수에게 편견이 있었던 것도 있지만 다들 송문수가 이렇게 많이 변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문수야, 진짜 철이 들었구나?”송문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성격상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그건 사실이라는 걸 의미했다.“문수야, 네가 좋은 쪽으로 발전하다니 너무 좋은데? 엄마 정말 기뻐.”허영지가 말했다.“항상 회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었는데 이제 네가 있으니까 안심이 되네.”“이틈을 타서 잘 배우도록 해”송기명은 엄격한 어조로 말했지만 그가 한 말은 분명 송문수를 인정하는 말이었다.송승우는 송문수에 대한 부모님의 태도 변화를 보고 마음이 복잡했다. 어린 시절부터 칭찬은 늘 송승우가 받아왔으니 말이다. 송문수가 부모님의 관심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그는 불쾌한 감정을 내비치며 말했다.“문수야, 네가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건 물론 좋지만 오래 가지 않을까 봐 걱정돼.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는 하기로 했으면 끝까지 하는 사람이거든.”송문수가 단호하게 대답했다.“그건 두고 봐야 알지.”송승우는 다소 비꼬는 듯한 톤으로 말했다.“일을 하는 것과 잘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 말만 잘해서 성공하는 게 아니잖아.”하지수는 송승우가 송문수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걸 듣고 바로 입을 열었다.“승우 씨, 회사 돈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어요.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의미하죠. 모두 문수 씨 덕분이에요.”송승우는 놀란 얼굴로 말했다.“은행에서 대출을 해준 건가요?”그 말을 들은 송기명과 허영지도 송문수를 쳐다봤다. 최근 허영지는 송기명이 회사 걱정을 할까 봐 그의 휴대폰을 압수했었다. 그러면서 본인도 회사 일을 멀리했기에 회사가 이미 정상적으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7화

    하지수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전화를 받았다.“승우 씨.”“문수 지금 어디 있어요? 아버지가 또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송승우의 크고 화난 듯한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울려 퍼졌다.하지수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바로 말했다.“저희도 바로 병원으로 갈게요.”“무슨 일이야?”하지수의 표정이 이상한 걸 알아챈 송문수가 물었다.“아버님께서 또 응급실에 실려 가셨대요.”하지수는 자신을 진정시키려 애썼다.송문수는 손에 들고 있던 일을 내려놓고 바로 사무실을 뛰쳐나갔다.하지수도 그 뒤를 따라 급하게 걸었다.두 사람은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갔다. 응급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송기명은 이미 의사와 간호사에게 실려 나오고 있었다.송문수가 가까이 다가가려 했지만 송승우가 그를 막았다.“넌 아버지 앞에 나타날 자격도 없어!”송문수가 이를 악물었다.허영지는 송문수를 한 번 쳐다봤지만 지금은 송기명이 더 걱정되는 상황이었기에 곧바로 의사에게 물었다.“의사 선생님, 제 남편은 괜찮은 거죠?”“걱정 마세요. 큰 일은 아닙니다.”의사는 이렇게 말하며 그녀를 안심시켰다.“변비 때문이에요. 배변할 때 힘을 많이 주셔서 복부 압력이 증가하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혈압이 높아지고 뇌 부분에 흐르는 피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져서 기절하신 겁니다. 지금은 혈압이 정상으로 회복되었고 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수술을 받으셔서 몸이 조금 약해지셨겠지만 적당히 일어나서 걸어 다니는 게 좋을 듯합니다. 장운동에도 도움이 되니까요.”“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허영지는 한숨을 돌리며 말했다.그녀는 송기명이 쓰러진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이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정말 무서웠었다. 다행히 그 타이밍에 송승우가 그들을 보러왔고 바로 의사를 불러 응급실로 모셨다.“별말씀을요.”의사는 그렇게 말하며 주의해야 할 점들을 전달했다.“평소에 식사도 좀 더 신경 써서 드셔야 해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드셔야 합니다. 약도 조금 처방해 드릴 거예요. 만약 변비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6화

    회사로 돌아간 다음 날, 송문수와 하지수는 마침내 육현경이 보내준 돈을 받았다.비록 송문수한테 질책을 당했을 때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돈을 받게 되자 이사들도 약간 흥분되는 듯했다. 그렇게 투자가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송문수처럼 놀기만 하는 사람이 쉽게 해결해 버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돈을 받은 후, 송문수는 이사들과 함께 논의하기 위해 회의실에서 모였다.“전 회사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동안 많은 데이터를 봤죠. 지금 제 머릿속엔 전부 데이터뿐이에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에도 데이터의 의미를 생각해요.”송문수가 말했다.이사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이제 회사의 대리 회장님인데 말을 좀 더 품위 있게 할 순 없을까?’“인정할 건 인정해요. 사실 전 데이터를 다룬 경험이 적고 깊게 이해한 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자면 일단 직원들의 월급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재무팀 보고에 따르면 일반 직원들 월급은 이미 한 달 반이나 밀렸고 관리직 분들 월급은 3개월이나 밀린 상태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말이 된다고요? 일은 시켜놓고 월급은 안 준다니... 이게 가능해요?”송문수는 자신의 입장을 말했다.“직원들의 월급은 오래 미뤄선 안 돼요. 점점 더 혼란스러워질 거니까요.”오 이사가 송문수의 의견에 동조하며 말했다.“그럼 관리직 월급은 일단 한 달 정도만 지급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후에 자금이 충분해지고 나서 한 번에 지급하는 게 어떨까요?”“반대합니다.”송문수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반박했다.오 이사의 안색이 다소 어두워졌다.“문수 씨, 저희 의견도 좀 들어보시죠? 지금 회사는 돈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게다가 관리직들의 월급은 적지 않은 금액이고요. 이 돈을 남겨두면 만약의 상황을 대비할 수 있잖아요.”“그럼 오 이사님 말은 관리직들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비상일 때를 대비해서 남겨둔다는 거죠? 특수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이 돈을 쓰지 않겠다는 거네요.”“예기치 못한 특수한 상황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5화

    “하지만 문수 씨도 어머님 아버님께서 그렇게 말한다고 너무 원망하지는 마. 나도 그렇게 말하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그럴 만한 이유도 있으니까. 어릴 때부터 승우 씨가 문수 씨보다 더 똑똑해서 부모님 눈에 더 좋은 아들로 보였겠지. 대신에 문수 씨는 장난도 많이 쳤잖아. 편견을 갖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그러니까 두 분한테 우리가 변했다는 걸 보여드리면 돼.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된다는 거지. 시간이 지나면 부모님도 분명 문수 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실 거야.”하지수가 말했다.“지금 부모님과 싸우는 것보다 행동으로 스스로 증명하는 게 낫지 않을까?“송문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수는 송문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정말 극단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다. 싫은 일은 절대 하지 않았고 하기 싫은 일이라면 누가 강요하든 하지 않았다.하지수는 정말로 송문수가 변하고 있다고 느꼈고, 그래서 그는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문수 씨?”하지수가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알아.”송문수가 갑자기 말했다.하지수는 깜짝 놀랐다.‘뭘 안다고 하는 거지?’“네 말대로 내가 성과를 내기 전까지는 날 믿어주지 않을 거라는 거... 안다고.”송문수는 다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화가 조금은 풀린 것 같았다.“나도 내가 못났다는 거 알고 있거든.”송문수는 자신을 비웃으며 말했다.“못난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지.”하지수는 송문수를 격려하려 했다.“그러니까 지금이야말로 크게 날개를 펼칠 때야. 앞으로 문수 씨는 분명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할 거야.”“꿈을 크게 가지라는 거야?”송문수는 하지수를 쏘아보며 말했다.“난 진심으로 말하는 거야.”하지수는 결연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했다.그 모습을 본 송문수가 웃음을 터뜨렸다.그가 웃는 걸 보고 하지수는 기분이 좋았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가 웃고 있다는 걸 깨달은 송문수는 즉시 웃음기를 거두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4화

    송기명은 허영지의 말을 듣고 잠시 말문이 막혔다. 지금껏 오랜 시간 동안 두 아이에게 각기 다른 태도를 취해왔기 때문에 지금 당장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변하기란 쉽지 않았던 것이다.사실 허영지도 마찬가지였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허영지 역시 쉽게 바뀌지는 못할 것이었다. 그녀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우리 앞으로는 좀 더 문수를 이해하도록 노력해요.”...“송문수!”하지수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그녀는 화가 나서 폭발할 지경이었다.송문수는 화를 낼 때마다 정말 고집불통처럼 행동했다. 그는 키가 크고 발걸음도 빨랐기 때문에 하지수는 도저히 그의 뒤를 따라갈 수 없었다. 짧은 다리로는 도저히 그의 속도를 맞추는 건 무리였다.그녀는 송문수 뒤에서 숨을 헐떡이며 그를 쫓아갔다.송문수는 하지수의 목소리를 못 들은 척하며 여전히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갔다.그러자 하지수는 이를 악물고 뭔가 결심한 듯했다.그녀는 일부러 땅에 넘어져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아, 아파!”그러자 송문수가 눈에 띄게 멈칫하는 것이었다.하지수는 땅에 앉아 그를 향해 소리쳤다.“송문수, 나 넘어졌다고! 다리 부러진 것 같아...”결국 송문수는 뒤로 돌아서더니 하지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급하게 달려오더니 다친 곳을 확인하려고 무릎을 꿇으면서 물었다.“어디 다쳤어?”그의 목소리에서 긴장감이 묻어났다.그러자 하지수가 송문수의 팔을 잡고 말했다.“도망가지 마.”송문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디 다쳤냐고!”“더 이상 도망가지 말라고.”하지수는 송문수의 팔을 놓지 않으면서 말했다.“하지수!”송문수는 그녀를 노려보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얼굴에서 찬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하지수가 계속 대답하지 않자 송문수는 그녀를 힘껏 안더니 병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하지수는 송문수의 목을 끌어안았다.“어디로 가는 거야?”“병원.”“나 괜찮아.”하지수는 그의 목을 꼭 껴안으며 여유롭게 말했다.“도저히 따라잡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3화

    “뭐라고요?”송기명은 놀란 표정으로 허영지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으니 말이다.“어릴 때부터 저희는 승우에게만 집중했어요. 승우는 똑똑하고 뭐든지 빨리 배우는 편이고 여러 면에서 뛰어났기 때문에 항상 승우한테만 신경을 썼었죠. 그 대신 문수한테 너무 소홀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문수 생일을 몇 번이나 챙겼는지 잘 기억도 안 나요.”허영지는 갑자기 괴로운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송기명은 잠시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남자애가 무슨 생일을 챙긴다고...”“하지만 승우 생일은 매년 챙겨줬잖아요. 승우와 문수 생일이 한 달 차이라고 항상 승우 생일에 맞춰서 생일 파티를 했죠. 그리고는 그 날에 문수 생일도 같이 챙겼다고 하면서 그저 넘어가 버렸잖아요. 하지만 그날, 모든 사람은 승우의 생일만 축하해줬지 문수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문수는 그냥 옆에 있을 뿐이었죠. 그게 어떻게 같이 생일을 챙기는 거겠어요?”허영지는 힘없는 말투로 말했다.“당신은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송기명은 허영지의 말을 곱씹어 보며 묻기 시작했다. 그는 세심한 성격이 아니었기에 그런 것들에 신경을 쓰고 싶지도 않았다.“형제 사이에 그런 것도 신경 써야 하나요?”“당신 못 느꼈어요? 승우가 문수한테 이미 습관적으로 불만을 품고 있다는 걸 말이에요.”허영지는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하며 말했다.“저는 방금 승우가 문수한테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까 참을 수 없더라고요.”“문수가 제대로 하지 않았으니까 승우가 그렇게 말한 거죠. 승우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도 잘 알잖아요? 어릴 때부터 똑똑하고 말 잘 듣고 항상 성실한 아들이었으니까요. 걱정할 일도 전혀 없었고 말이에요. 그런데 문수는 항상 문제를 일으켰고...”“하지만 문수가 왜 승우한테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데요? 승우한테 무슨 자격이 있길래 문수를 그렇게 대하는 거죠?”허영지는 송기명의 말을 끊으며 반박했다.“승우가 우리 가정을 위해서 뭘 해줬는데요?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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