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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작가: 나설희
저녁 식사 후, 그들은 시간을 더 지체하지 않았다.

육현경은 먼저 육민을 집으로 보내 메이드에게 맡긴 뒤 다시 차로 소이연을 데려다주려고 했다.

"번거롭게 데려다주지 않아도 돼요. 혼자 택시 타고 가면 되는데."

소이연이 사양했다.

"번거롭지 않아요. 내가 운전하는 것도 아니고."

육현경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기사는 어색했다.

이 상황에 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소이연도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그들은 조용히 노스타운에 도착했다.

소이연이 차 문을 열었다.

그녀는 목발을 짚고 있어서 거동이 불편하고 행동이 느렸다. 그녀가 차에서 내리려고 했을 때 육현경은 이미 차 문 앞에서 신사답게 그녀를 부축했다.

소이연은 불편했지만 감사의 인사를 했다.

"고마워요."

"아니에요."

육현경은 그녀를 부축해 차에서 내렸다.

소이연은 목발을 짚고 걷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

"대표님."

소이연은 그를 바라봤다.

"네?"

"아까 그 말들 다 진짜예요."

소이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열여덟에 원나잇으로 미혼모가 되었어요... 읍."

소이연은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

육현경은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예상치 못 한 상황에 소이연은 반항할 것조차 잊었다.

두 입술 사이의 낯선 촉감은 점점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다 갑자기,

소이연은 육현경을 밀쳐버렸다.

그제야 육현경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알아차린 그녀는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이게 부끄러워서인지 아니면 화나서인지 구분이 안 됐다.

"깨끗한 사람이라 했잖아요!"

소이연이 육현경에게 따졌다.

"행동으로 소이연 씨한테 대답하는 거예요. 나 신경 안 써요."

담담하게 말하는 육현경에게서 미안함이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누가 행동으로 하라고 했어요! 입 없어요?"

소이연은 급하게 말을 꺼낸 뒤에야 자기가 단어를 잘못 쓴 것을 발견하고는 다급히 다시 말을 바꾸었다.

"말로 하면 되잖아요!"

육현경이 웃었다.

가로등 불빛이 육현경의 얼굴을 비추었다. 육현경의 미소에 소이연은 마음이 저도 몰래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육현경이 말했다.

"당신이 내 말을 믿지 않을까 봐서요."

"안 믿는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러면 됐어요."

육현경이 받아쳤다.

소이연은 눈을 크게 떴다.

뭔가 육현경의 작업에 걸려든 것 같았다.

"날 믿는다면 앞으로 그 핑계로 날 거절하지 말아요."

소이연은 육현경을 바라보았다.

‘내가 말한 게 핑계라고?’

어떤 남자든 신경 쓸 것이다.

문서인도 그랬다.

"늦었어요. 잘 자요."

육현경은 신사답게 인사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차로 돌아갔다.

그가 탄 마이바흐 세단이 그녀 앞을 지나갔다.

뭐랄까, 왠지 전쟁에서 이겼다는 듯 말이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입술에 아직도 그의 촉감이 남아 있었다.

소이연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그냥... 지나가던 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하자.’

...

차에서.

육현경은 전화를 받았다.

"육현경, 너 나랑 한 약속은 안 지키더니 나만 두고 우리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어? 손님까지 쫓아줬는데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하도경의 원한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고맙다."

육현경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누가 고맙다고 인사하래? 그나저나 매니저가 네가 여자랑 같이 와서 밥 먹었다던데?"

"맞아."

"너 웬일이야?"

하도경은 깜짝 놀랐다.

"나 민이 땅에서 나왔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

"그래서 언제 보여 줄 거야? 어떤 신성한 여자기에 이런 얼음 왕자를 녹였나 궁금하네."

"아직 만나는 거 아니야."

"아직 만나는 게 아니라고?"

하도경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니까 더 궁금한걸?"

"끊을게. 업무 전화가 들어와서"

"야 이씨..."

하도경은 조용히 욕을 뱉었다.

육현경은 전화를 끊고 다른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이명진이 말했다.

"육씨 계열사의 풍향 엔터테인먼트에서 투자한 드라마가 있는데 여주인공은 문서아이고 다음 달부터 촬영에 들어간다고 해요."

"여주인공 교체해."

육현경이 명령했다.

"그건 좀…… 곤란하지 않을까요?"

이명진은 난처한 말투로 말했다.

"뭐?!"

"네, 그렇게 할게요."

이명진은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문씨 가문이 그의 대표님을 건드렸다는 건 정말 재수가 없는 일이다.

...

문씨 가문 별장.

문서아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성질을 냈다.

그녀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문씨네 귀한 딸이자 유명 연예인인 내가 레스토랑에서 쫓겨나다니. 누가 알기라도 하면 나 진짜 창피해서 못 살아!’

"왜 그래?"

소파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문서인이 문서아에게 물었다.

문서인의 아빠 문덕수와 엄마 임지효도 문서아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문서아는 오늘 당했던 일과 소이연이 남자와 함께 식사하던 그 모습을 더욱 과장해서 말했다.

문서인의 얼굴색이 점점 나빠졌다.

"내가 얘기했지. 소이연은 좋은 계집애가 아니라고. 하마터면 네가 그년한테 당할뻔했네."

임지효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그들은 이미 소이연이 망해가는 문씨 그룹을 도와줬던 일을 다 잊은 것 같다.

"그 레스토랑이 '더 청담'이라고?"

문덕수가 물었다.

"맞아요. 거기가 분위기도 럭셔리하고 파파라치도 없어서 나은이랑 약속 잡고 갔어요."

"거기 하씨 가문 레스토랑 아니야?"

문덕수가 이상하게 생각했다.

"우리 문씨 가문과 하씨 가문은 껄끄러울 게 없는데?"

"하씨 가문? 하도경 레스토랑이에요?"

문서아는 갑자기 떠올랐다.

"예전에 나 학교 다닐 때 하도경의 고백을 거절했다고 괜히 날 난처하게 하는 것 같아요. 하도경, 그렇게 안 봤는데 엄청 유치하네요!"

문덕수도 이 일을 젊은 친구들의 사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에 두지 않았다.

문서아도 이유를 찾고 나니 기분이 한결 편해졌다.

‘보나 마나 날 잊지 못해서 그랬겠지? 나와 대화할 기회를 만들려고? 하도경의 수법은 늘었는데, 내 눈에 차지 않으면 아무리 발악해도 난 안 봐.’

이때 문서아의 전화가 울렸다.

매니저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확인하고 그녀는 귀찮은 듯한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

"맨날 전화해서 보채지 좀 마. 나도 대본 보면서 공부하고 있어."

사실 그녀는 대본을 받은 지 보름이 지났지만 단 한 페이지도 읽어보지 않았다.

"서아야, 너 혹시 누구 건드렸어?"

상대방이 다급하게 물어봤다.

"방금 감독님한테서 들었는데 여주인공 교체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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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승영은 모두가 그의 영상에 놀란 줄 알고 득의양양했지만, 이내 모친의 안색이 어둡게 변한 것을 발견했다.소나은은 다급히 단상으로 올라가 초조하게 스크린을 가리키며 말했다."아빠, 아빠…"소나은의 귀띔에 소승영은 고개를 돌렸다.스크린을 확인한 그는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그것은 그와 이현아의 불륜관계를 폭로하는 영상이었다. 화면에는 그들의 사진, 동영상뿐만 아니라 오글거리는 채팅 기록도 있었다. 하도 노골적이어서 그는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린 소승영은 직원들한테 화를 벌컥 냈다."당장 꺼, 당장 끄라고!"직원들은 놀라서 얼른 동영상을 껐다.허나 때는 이미 늦었다. 사람들은 똑똑히 다 보았다…"누구 짓이야? 누가 그런 거야?!"소승영은 단상에서 노발대발했다.유백희는 화가 나서 얼굴이 창백해졌다.생일잔치에서, 그것도 이렇게 많은 친인척 앞에서 체면을 구기다니!한편, 유백희 옆에 앉아있던 양화랑은 이런 모욕적인 일을 겪어도 감히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아빠…"소나은은 소승영을 끌어당기며 진정하라고 타일렀다.소승영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친인척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입을 열었다."다들 식사하세요. 조금 전 영상은 분명 누군가가 절 모함하기 위해 만든거에요. 다 조작된 거라고요! 고작 이런 일로 우리 어머니 생신에 영향을 주면 되겠어요?"말을 마친 그는 씩씩거리며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에 앉은 그는 여전히 안색이 어두웠다."소승영, 네가 밖에서 무슨 짓을 하던 난 상관 안 해. 하지만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아무튼 저 여자는 내 눈에 띄게 하지 마!"유백희는 화가 나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어머니, 이게 다…""핑계 대지 마."유백희는 화를 잔뜩 냈다."화랑아, 저 여자는 네가 처리해. 다시는 얼씬도 못 하게!"양화랑은 눈시울을 붉히며 서러운 표정을 지었다."네, 어머님.""다들 식사하세요!"유백희가 사람들한테 손짓했다.오늘 유백희의 생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9화

    소이연의 대꾸에 소나은은 말문이 막혔다."소이연. 나은이는 네 걱정해서 그러는 건데 너는 왜 항상 이렇게 쌀쌀맞고 공격적이야. 아무리 우리가 헤어져서 마음이 불편하다고 해도 앞으로는 다 친척일텐데...""문서인, 내가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너는 널 너무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나한테 넌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소나은을 싫어하는 건 너랑 상관없어. 아니네, 조금은 상관있네."소이연이 잠시 멈칫하더니 말했다."버프가 더해져서 더 싫긴 하지.""언니, 나를 얘기하는 것까진 괜찮은데 서인 오빠한테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되지..."소나은의 말이 채 끝나지 않았지만 소이연은 먼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정말 못 봐주겠네.’멀어져가는 소이연의 뒷모습에 소나연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문서인도 크게 다를 바 없다.소이연은 점점 더 그를 안중에 두지 않는다."소이연!"소승영이 성난 목소리로 불렀다.소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굉장히 짜증 나지만 그래도 아빠가 부르는 거라 예의상 몸을 돌렸다.소이연은 지금 소씨 가문 사람들을 잘 대응하지 않으면 자리를 뜰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따라와."소승영은 말 한마디만 남기고 뒤돌아갔다.소이연은 마지못해 따라갔다.소씨 가문 사람들이 그녀에게 집으로 오라고 한 것은 단순히 비웃기 위한 것뿐만이 아니다. 그녀는 반드시 또 다른 음모나 계략이 존재할 것이란 걸 진작에 짐작했다.그들은 소씨 별장 2층 테라스로 왔다.소승영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차갑게 물었다."네 짓이야?""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소이연이 시치미를 떼자 소승영은 화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아까 그 영상!""아빠, 나 너무 대단하게 봐주시는 거 아니에요? 저 이제 막 은하 그룹에 왔는데 아빠랑 비서 사이를 어떻게 알겠어요...""그만해!"소승영은 듣기 거북한 진실에 화를 벌컥 냈다. 처음에는 물론 소이연을 의심했다. 하지만 그와 이현아 사이의 비밀스러운 일을 어떻게 금방 회사에 들어온 소이연이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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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27화

    생일파티에 관한 일을 다 의논한 뒤 하지수는 허영지와 함께 그녀의 드레스를 맞추러 갔는데 하지수의 드레스도 같이 맞추자는 시어머니의 권유에 그녀도 옷을 입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그래서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것인데 하필 그때 송승우가 송문수의 전화를 받게 된 것이다.옷을 다 입어보고 나서도 시어머니와 쇼핑을 하느라 굳이 핸드폰을 보지 않았던 하지수는 송문수에게서 연락이 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다시 한번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을 때 송승우가 이번에도 자신이 받으려고 했는데 하지수가 그걸 보고 빠르게 핸드폰을 낚아채 갔다.그녀의 행동에 표정이 굳어버렸던 송승우는 이내 송문수가 자신이 올린 인스타를 봤을 생각에 다시 입꼬리를 올리며 시선을 신문에 고정한 채 둘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문수 씨.”송문수의 이름을 부르는 하지수의 목소리에는 기대와 반가움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잠시 떨어져 있던 연인이 재회할 때나 나올법한 목소리에 송승우의 표정은 한층 더 어두워졌다.“아직도 바빠?”“어머니 모시고 드레스 피팅해보고 있었어. 지금은 디자이너님이랑 디테일 얘기하고 있어. 나도 아까 하나 입어봤는데 사진 보내줄게.”“지금 데리러 갈 건데 어디야?”잔뜩 신나서 말하던 하지수는 이제 고작 4시밖에 안 됐는데 퇴근했다는 송문수가 의아하여 놀라며 물었다.“퇴근했어?”“주말이라서 일찍 퇴근했어.”“회사도 좀 안정돼서 직원들도 앞으로 주말은 다 쉬기로 했어.”“그래.”고개를 끄덕이며 주소를 불러준 하지수는 웃는 얼굴로 전화를 끊고는 허영지에게로 다가갔다.하지만 송문수와 하지수가 싸울 것이라 예상했던 송승우는 화도 내지 않는 송문수에 혹시 그가 하지수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하지만 사실 송문수는 인스타를 보자마자 차오르는 화에 핸드폰을 손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꽉 쥐고 있었다.다른 사람이 채갈까 봐 하지수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심정이 굴뚝같은데 그런 그녀가 옛날에 좋아하던 송승우와 함께 있는 걸 본 이상 그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26화

    결국 송승우에게 차 키를 내어준 하지수가 허영지와 함께 밖으로 나간 뒤 자연스레 뒷좌석에 타려 하는데 송승우가 갑자기 그녀를 불러세웠다.“지수야, 넌 앞에 타.”“어머니랑 같이 앉을게요.”“장안시에 길은 나도 잘 몰라서 알려줄 사람이 필요해.”단호한 그의 말을 하지수가 거절하기 어려워하자 허영지가 나서며 말했다.“그럼 내비게이션 켜. 바로 윌런 호텔로 갈 거야, 호텔 사장이랑 얘기 다 끝나서 아마 우리 기다리고 있을 거야.”말을 마친 허영지는 또 일부러 하지수를 보며 말했다.“지수는 나랑 같이 타자, 말동무해줘.”“네, 어머니.”제 옆에 앉지 않아도 된다고 저렇게 입이 귀에 걸린 채로 좋아하는 하지수를 보며 송승우는 표정을 굳힌 채로 운전석에 올라탔다.그렇게 내비게이션을 켜고 윌런 호텔로 출발하자 허영지가 하지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지수야, 어제 내가 한 말 그냥 흘려듣지 말고 잘 생각해봐.”“무슨 말이요?”“너랑 문수 아이 얘기 말이야.”“아, 네.”“그냥 대답만 하지 말고 노력을 해야 애가 생기지.”허영지가 거리낌 없이 남사스러운 말을 하자 하지수는 얼굴이 빨개진 채로 대답했다.“어젯밤에 문수 씨랑도 얘기했어요.”“문수도 알겠대?”“네.”“그럼 난 그냥 기다리고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지?”하지수가 다시 고개를 끄덕이자 허영지는 아주 기뻐하며 말했다.“그럼 나는 할머니 될 날만 기다리고 있을게.”그런 허영지와 반대로 하지수가 송문수의 아이를 낳는 걸 용납할 수 없었던 송승우는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이를 갈고 있었다.윌런 호텔에 도착한 뒤 세 사람은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사장 사무실로 향해 파티 당일의 규모와 배치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비즈니스적인 자리를 포함한 모든 인간관계를 꺼리던 송승우는 얘기에는 참여하지 않고 가만히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그렇게 심심해하던 송승우는 문득 무슨 생각에서인지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허영지와 하지수도 담긴 사진이었지만 그 둘은 파티 준비에 열과 성을 다하고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25화

    “이연 언니가 왔다고?”오랜만에 들려온 소이연의 소식에 하지수는 흥분하며 답했다.“그럼 당연히 가야지, 오랫동안 못 봐서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육현경 씨랑 이연 언니가 나 엄청 많이 도와줘서 직접 만나서 감사 인사 하고 싶었어.”“계지원 씨 집에서 모이기로 했어. 예수진 씨 배도 점점 불러서 움직이기 힘드니까 그냥 거기서 보기로 했어.”“그래. 그럼 퇴근할 때 연락해. 나는 먼저 어머님이랑 아버님 생일파티 준비하고 있을게.”“응.”밥을 다 먹은 두 사람은 각자 알아서 집을 나섰고 하지수는 바로 송 씨 가문별장에 시어머니를 모시러 갔다.하지수가 안으로 들어가자 송승우가 소파에 덩그러니 앉아있는 게 보였다.그와 단둘이 만나는 건 아직 어색했기에 하지수도 입을 다물고 있었는데 그런 그녀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송승우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엄마 모시러 온 거야?”“네.”“집에 계속 계시는 거예요?”“나갔으면 좋겠어?”헛웃음을 흘리며 묻는 송승우에 하지수가 다급히 해명했다.“아뇨, 그냥 전에는 계속 일로 바쁘셨던 분이 계시니까 물어본 거예요.”“전에는 연구과제 때문에 바빴는데 이제는 나 없이도 잘 돌아가서 한가해.”“아, 네.”고개를 끄덕이는 하지수를 보며 그녀가 저를 불편해하는 걸 느낀 송승우는 올라오려는 화를 참으며 물었다.“문수는?”“출근했어요.”“주말에도 출근해?”“요즘이 회사한테 중요한 시기라서 일요일만 쉬기로 했대요. 내일은 안나가요.”사실 송문수에게는 거의 휴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처리해야 할 일이 매일 산더미여서 그는 시간만 나면 사무실에 틀어박혀 있었다.“송문수 많이 변했네.”“송문수가 변해서 너도 걔를 다시 보게 된 거야?”냉소를 흘리며 묻는 송승우에 하지수가 고개를 저었다.“잘 모르겠어요. 감정이라는 게 원래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게 생기는 거잖아요.”감정이라는 건 애초에 기척 없이 생겨서는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한 사람을 옭아매는 것이다.하지수의 말로부터 그녀가 이제는 정말로 송문수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24화

    “하지수, 변호사 일할 때는 똑똑하더니 연애에는 영 소질이 없나 봐?”자는 척하고 자신을 놀려먹은 건 송문수인데 오히려 바보라고 핀잔을 듣자 화가 난 하지수가 얼굴을 붉혔다.“네가 나한테 뽀뽀하는 게 좋으니까 계속하라고 가만히 있은 거잖아!”송문수가 언성을 높여 말해서야 이유를 알게 된 하지수는 당황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고 그 표정에 어이가 없어진 송문수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렇게 바보 같아서 어떡해, 누가 너 팔아넘겨도 모르겠다.”“누가 누구한테 바보래. 내가 당신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생각인 줄 어떻게 알고...”말을 채 끝맺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입을 맞춰오며 진득한 키스를 이어나가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눈을 크게 떴다.“아...”아까 자신이 한 건 그저 뽀뽀이지 이렇게 치열을 훑고 지나가는 키스는 아니었는데 입속 깊은 곳까지 뜨겁게 만드는 키스는 옆에서 핸드폰이 울리건 말건 오래도록 지속되었다.송문수도, 하지수도 그 벨 소리를 무시한 채 키스를 이어나가다 둘의 입술이 다 번들번들해질 때가 되어서야 송문수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하지수를 놓아주었다.송문수의 키스에 정신이 혼미해진 하지수는 나른한 눈빛으로 송문수를 보고 있었는데 핸드폰을 보던 송문수는 갑자기 욕설을 내뱉더니 서둘러 침대에서 내려가 욕실로 달려들어 갔다.그의 샤워 소리가 들릴 때에야 정신을 차린 하지수도 시간을 보자마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변호사 일을 시작하면서 누구보다 규칙적이고 자율적인 일상을 보내왔던 하지수였기에 그녀는 자신이 아주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송문수를 만난 뒤부터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는 사람이 돼버린 것 같았다.그래서 그녀는 송문수가 만약 자신을 팔아넘겨도 그를 도와 돈을 세줄 것 같다는 그의 말에 어느 정도 동의를 하고 있었다.생리대부터 바꾸러 제 방으로 돌아간 하지수가 준비를 마치고 나오자 송문수도 옷을 갈아입은 채로 거실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다.평소에는 7시에 일어나서 8시 정도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23화

    말을 마친 하지수는 송문수가 그새 깨어난 지도 모르고 그의 품에 안겨 눈을 감았고 송문수는 다정한 눈을 한 채 떨리는 손으로 제 옆에 누운 하지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이튿날 아침, 눈을 뜬 하지수는 방금 일어난 탓에 낯선 주위를 한참이나 둘러보고서야 여기가 송문수의 방임을 기억해냈다.관계 빼고는 별짓 다 한 어젯밤이 떠오른 하지수는 얼굴을 붉혔다.혼자 자는 게 습관 되어있어 송문수의 품에 안긴 뒤 빨리 뛰는 심장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새울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그녀는 눈을 감자마자 잠에 빠져들었다.아마도 바쁜 일정 때문에 피곤했던 것 같다.완전히 정신을 차린 하지수는 고개를 돌려 아직도 곤히 자고 있는 송문수를 바라보았다.자고있는 그의 모습은 평소처럼 차갑지 않고 쫙 펴진 미간 덕분에 오히려 부드러워 보여 공격성이 다분하지도 않았다.왜 눈을 뜬 모습과 감은 모습이 이렇게 다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송문수의 얼굴을 찬찬히 보던 하지수는 날카로운 그의 눈빛을 떠올렸다.전에는 그 눈빛이 마음속을 꿰뚫어 볼 것만 같아 두려웠었는데 지금의 하지수는 더 이상 잠들어있는 송문수도, 깨어있는 송문수도 두렵지는 않았다.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깨어있는 송문수를 마주할 때는 하지수가 주동적으로 입을 맞출 수 없다는 것뿐이었다.하지만 잠들어있을 때는 그야말로 하지수 세상이었기에 그녀는 빠르게 송문수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한 번으로는 부족했는지 하지수는 그 뒤로도 여러 번 입을 맞추다가 누군가의 핸드폰이 울릴 때가 돼서야 행동을 멈추었다.물론 자의로 멈춘 건 아니고 입맞춤을 하던 와중에 눈을 떠버린 송문수 때문에 도둑이 제 발 저리듯 깜짝 놀라 잠시 멈칫한 것이었다.당황한 하지수는 빠르게 도망가려 했지만 자신을 눌러버린 송문수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분명 방금 눈을 떴는데 이상하게 송문수의 눈은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몽롱한 느낌은 전혀 없는 눈으로 그는 하지수를 빤히 바라보았고 그의 진득한 눈빛을 당해내지 못한 하지수는 서둘러 눈을 피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22화

    “미안해 문수 씨... 평소엔 이때가 아니라서 나도 몰랐어...”“응.”이 일은 애초에 하지수의 잘못이 아니었기에 그녀를 탓할 수도 없었던 송문수는 하늘이 불공평하다고 한탄하며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수를 만나는 날만 기다리며 3년 동안 아무와도 관계를 하지 않았던 그인지라 오늘에서야 비로소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겠다고 기뻐했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또 일주일을 더 기다리게 된 이 상황에 송문수는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한숨을 쉬는 송문수를 본 하지수는 그가 자신에게 실망한 줄로 알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다음에 다시 할까?”하지수의 말에 잠시 멈칫하던 송문수는 이내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그걸 말이라고 해? 생리 끝나면 당장 해.”자신한테 자꾸 일이 생겨버려 송문수가 다른 사람을 찾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던 하지수는 확신에 찬 그의 대답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리며 청심환을 하나 먹고는 말했다.“그럼 편히 자, 난 내 방 가서 잘게.”“어디 간다는 거야?”“내 방 가야지.”“하지수, 네 발로 직접 내 방 찾아와 놓고 이제 돌아가겠다는 거야?”갑자기 터진 생리 때문에 관계를 못 가진 것도 화가 나는데 사람까지 가버리겠다는 말을 들은 송문수는 언짢은 티를 팍팍 내며 눈썹을 꿈틀거렸다.“나 생리 와서 어차피 못하잖아.”“그게 왜?”“아까 문수 씨도 생리 끝나면 하자고 했잖아. 지금 하는 건 나도 좀...”송문수가 되묻자 하지수는 아주 난감해하며 답했다.“하지수, 넌 날 대체 뭘로 보는 거야? 내가 아까 너 안 놔줬으면 여기 진작에 피바다 됐어.”“...”“관계까지 할 사이에 뭘 내외를 하고 그래. 앞으로는 나랑 같이 자.”“앞으로 쭉 같이 자자고? 나랑?”“왜, 싫어?”“아니.”당연히 싫진 않았지만 하지수는 그저 송문수가 관계도 없는 잠을 자신과 함께 자겠다는 게 신기했을 뿐이다.그렇게 순진해 보이는 사람은 아니었는데.“빨리 와서 자. 아까 너무 움직였더니 피곤해.”송문수가 먼저 침대 한쪽에 자리를 잡고 눕자 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21화

    송문수의 입술이 하지수의 입술을 지나 그녀의 귓가에 닿을 때, 이런 식의 스킨십은 처음 해보는 하지수는 온몸이 떨려왔다.태어나서 딱 한 번, 송문수와 차에서 해본 게 전부인 그녀는 송문수의 유혹을 당해내지 못하고 서서히 그에게로 다가가 그의 목에 자신의 고개를 비볐다.그렇게 하지수를 안달 나게 하던 송문수는 그녀가 자신을 받아들였다는 걸 확신하고는 점차 행동을 대범하게 하기 시작했다.자연의 섭리인 것마냥 물 흐르듯 움직임을 이어나가던 송문수가 갑자기 멈췄을 때 하지수는 온몸이 뜨거워 나고 머리가 텅 빈 것 같았다.온몸이 나른해진 그녀는 송문수의 움직임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한참 지나 송문수가 더는 움직이지 않을 때가 돼서야 정신을 차린 하지수가 그를 보며 물었다.“왜 그래?”제 아래에 누워있는 하지수를 보며 정말 이성을 잃을까 봐 걱정된 송문수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입을 다물고만 있었다.“문수 씨?”하지만 하지수는 아까는 그렇게 늑대처럼 달려들던 사람이 갑자기 말도 안 하고 거친 숨만 연신 내뱉는 게 이상했다.“문수 씨...”“지수야.”송문수가 한참 만에 입을 열자 그 숨결에 의해 뜨겁게 달궈진 피부에는 소름이 돋기까지 했다.곧 자신이 상상했던 일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아주 아름다운 순간이었는데 다른 여자들한테는 다 곁을 내주면서 왜 자기 앞에서는 갑자기 멈추는 건지 하지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본인이 여자로서의 매력이 떨어져서 송문수가 싫어하는 걸까 봐 자연스레 눈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송문수가 잔뜩 실망한 듯한 말투로 말했다.“너 생리 왔어.”“뭐?”송문수의 말에 깜짝 놀란 하지수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송문수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속옷에 피 묻어있어, 아마 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아.”그제야 정신을 차린 하지수는 수치스러움에 빨개진 얼굴로 빠르게 몸을 일으켰다.이틀 뒤가 예정일인데 왜 갑자기 오늘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지수는 송문수의 얼굴을 제대로 보기가 민망해 침대에서 뛰어내리다가 하마터면 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20화

    송문수는 자신의 떨림을 선명히 느낄 수 있었다.그뿐만이 아니었다.하지수도 그의 몸 아래에서 떨리고 있었다.송문수는 이미 자신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예전의 그라면 이미 마음이 가는 대로 몸을 맡겼을 것이다.그는 조심스럽게 지수에게 다가갔다.지수는 온몸이 긴장돼 있었고 두 손은 이불을 꼭 쥐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송문수의 몸 아래에 있게 됐는지조차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단지 지금, 그의 숨결은 몹시 거칠고 심장 소리는 우뢰처럼 커진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어쩔 바를 몰라 했고 곧 무언가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그때, 송문수의 입술이 서서히 하지수의 입술에 와닿았다.송문수의 심장은 더욱 격렬히 뛰고 있었고 이불을 꼭 쥐고 있던 지수의 두 손에는 점점 더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두 입술이 맞닿은 그 순간, 두 사람은 머리가 하얘졌다.둘만의 공간, 둘만 나누는 부드러운 촉감, 온몸으로 느끼는 서로의 떨림……이것이 진짜 입맞춤이었다.하지수의 뇌리에는 갑자기 전에 송문수의 차에서 나눴던 관계가 스쳐 지나갔다. 단지 관계를 위한 관계였을 뿐, 사실 그녀는 아무런 떨림도 느끼지 못했고 심지어 굴욕적이라는 생각까지도 들었었다.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오히려 그녀가 리드하고 있었다.송문수가 조심스러워 망설이고 있을 때 그녀가 먼저 리드했다.그는 그녀의 유혹을 당해낼 수가 없었고 둘은 더더욱 서로를 탐하고 있었다.온 세상이 조용해지고 두 사람의 심장 소리만 들리고 있었다.두 사람은 얼마 동안 키스를 나눴는지 가늠조차 못 하고 있었다. 아주 길게 또 아주 짧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입술을 뗀 두 사람의 얼굴은 너 나 할 것 없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이런 경험은 송문수도 처음이였다. 능수능란해야 마땅한 그는 지수와의 키스 후 고장 난 사람처럼 어쩔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저 방금 전의 달콤하고도 아름다웠던 키스에 사로잡혀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온 밤을 그녀와 보내고 싶었다.그는 또다시 그녀의 입술에 다가갔다.천천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19화

    그는 너무 기뻐하다가 오히려 일을 망칠까 봐 조금 두려웠다.“그러면 오늘밤에 같이 자는 거 어때?” 하지수는 송문수를 바라보며 물었다.“푸!” 송문수는 너무 놀란 나머지 조금 전에 마시던 물을 내뿜었다.“싫으면 말고…” 송문수의 격한 반응에 지수는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그런 거 아니야.” 송문수는 다급히 해명했다.지수는 어리둥절해졌다. 바로 전에 문수가 분명히 아주 격렬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송문수는 연신 입을 닦으며 말을 덧붙였다.“너랑 같이 자는 게 절대 싫어서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그럼 나 먼저 씻을게.” 하지수는 웃으며 말했다.“그래.”“네 방에서 잘까? 아니면 내 방?”“난 다 좋아.”“그러면 네 방에서 자자. 네 방이 더 크니까.”“그러자.”“나 씻을게.”“응.”“너도 빨리 씻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수는 얼굴이 타오르듯 빨개졌다.무슨 의미인지 두 사람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송문수는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고 더 이상 자신의 마음을 감추기가 힘들었다.하지수가 먼저 방으로 들어갔다.송문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들이켰다.방금 잘못 들은 거 아니지?그는 곧 벌어질 일을 생각하니 너무 긴장되어 숨도 안 쉬어지고 물컵을 들고 있던 손도 떨릴 지경이였다.수도 없이 많은 여자를 만나봤던 그로서는 남녀관계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없었고 이런 경험이 처음일 리는 더더욱 없었다.하지만 그 상대가 하지수라니, 송문수는 머리가 하얘졌다.그는 남아있던 물을 한 모금에 다 마시고 나서 바로 방으로 돌아가 샤워하기 시작했다.오늘 밤이 지나면 둘 사이는 전혀 다른 관계가 되어 있을 것 같았다.송문수는 샤워를 마쳤다.평소라면 몇분이면 끝낼 샤워를 오늘에는 한번 또 한 번 반복해서 씻었다. 행여나 깨끗이 못 씻었을지 몇 번이나 더 씻은 후 겨우 욕실을 나와 침대에서 하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지수가 이미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예상했으나 지수는 더 오래 걸렸다.아마도 그와 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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