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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Author: 나설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08-25 17:03:10
하도 친척들이 있는 자리라 소이연은 소나은의 체면을 뭉개지 않았다.

소파 한구석에 앉아있는 그녀는 유난히 이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다.

"소이연, 할머니 생신인데 넌 선물도 준비 안 했어?"

소승영의 친동생인 소명희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소명희네 가족들은 모두 소씨 그룹에서 소승영의 덕을 보며 살고 있고 또한 양화랑와도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그 당시 양화랑이 소승영과 결혼할 수 있었던 건 소명희의 공이 크다고 한다.

소이연은 차갑게 웃었다.

소나은과 문서인이 사귀게 된 건 문서아의 공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기 때문이다.

‘역시 소나은은 그 피를 제대로 물려받았구나!’

"쟤 선물 따위는 바라지도 않아!"

유백희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쟤 꼴에 무슨 돈이 있어서 선물을 하겠어? 궁상맞아서!"

"할머니,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언니 지금 은하 그룹 회장이에요. 은하 그룹이 얼마나 승승장구하는데요. 저번에도 우연히 언니를 보았는데 친구들과 함께 '더 청담'에서 식사하더라고요. 그곳은 워낙 비싸기로 유명한 곳이에요. 한 끼 식사에 2백만 원은 거뜬히 넘는 곳이라 평소 같으면 저도 부담되어서 잘 안 가요. 그날은 수아가 저녁을 사겠다고 하는 바람에…"

소나은은 말을 내뱉다가 갑자기 자기가 말실수를 한 듯 입을 틀어막았다.

"소이연, 인제 보니 너도 즐길 줄 아는 애였구나!"

유백희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소이연, 네가 잘못했네. 그렇게 비싼 레스토랑에서 친구한테 밥을 사줄 돈은 있고 할머니 생신 선물 준비할 돈은 없어? 내가 보기에도 너무 한다."

소명희가 집안 어른 행세를 하며 혀를 찼다.

"그러니까. 소이연, 넌 어쩜 그리 양심도 없어? 어찌 됐든 일 년에 한 번밖에 없는 할머니 생신인데…"

"나은이 봐봐. 할머니한테 직접 옷 디자인해 드렸어. 얼마나 귀티 나고 보기 좋아."

거실에 있던 친척들은 소이연을 비웃었다.

예전의 그녀라면 아마 묵묵히 참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남한테 당하기만 하던 나이를 훌쩍 넘겼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할머니께서 입고 있는 이 옷은 아마 문씨 그룹의 SW 시리즈 모델일 거예요. 그것도 작년 디자인."

소이연은 그 자리에서 바로 폭로해 버렸다.

소나은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녀가 반박하기도 전에 소이연이 재차 입을 열었다.

"이 시리즈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제품이라 디자인도 유명하지 않았고 잘 팔리지도 않았어요. 제가 문씨 그룹에 있을 때 이 옷은 공장 재고량만 해도 만여 벌 이상은 되었을 거예요. 설마 문서인이 너한테 줬어?!"

소나은은 얼굴이 하얗게 질렀다.

소이연 때문에 진실이 드러나서 극도로 난처해졌다.

쉽게 환심을 살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쉽게 들통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할머니, 그런 거 아니에요! 할머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선물 드린 거예요. 유행하는 게 다 좋은 것만은 아니잖아요. 할머니는 워낙 품위가 있으셔서 남들과는 달라요. 믿지 못하시겠다면 고모한테 물어보세요, 할머니한테 어울리는지 어울리지 않는지?"

소나은은 연신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

소명희는 당연히 소나은의 편을 들며 이내 맞장구를 쳤다.

"나 오늘 보자마자 엄마 옷 너무 예쁘다고 했잖아요. 엄마는 워낙 기품이 넘치는 데다가 나은이가 선물한 옷까지 입으니 더욱 우아해 보여요."

"역시 나은이는 눈썰미가 있어. 숙모님이 이 옷을 입으시니 정말 너무 태가 산다."

"난 여태껏 이렇게 예쁜 옷을 본 적이 없는데…"

주위의 사람들이 지나치게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백희가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인가? 팔리지 않는 옷을 그녀한테 선물했는데 기뻐할 리가 있나?!

하지만 체면이 구겨질까 봐 사람들 보는 앞에서 감히 뭐라고 내색하지 못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소나은에 대한 감정에 금이 간 건 사실이었다.

"소이연, 네 선물은?"

소명희는 고의로 그녀를 난처하게 하려고 사람을 윽박질렀다.

"받을 생각이 없다잖아!"

소이연이 말도 꺼내기 전에 유백희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소나은도 이렇게 성의 없이 선물을 준비했는데 소이연은 더욱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선물 때문에 계속 체면을 구기고 싶지 않았다!

소이연은 유백희를 바라보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원래는 할머니한테 드릴 선물을 준비했어요."

유백희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소이연은 가방에서 그다지 정교하지 않은 선물 케이스를 꺼냈다.

하지만 박스를 열자마자.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

그 안에는 루비 목걸이가 들어있었다.

딱 봐도 값어치가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건 지난번 경매회에서 낙찰된 그 중세기 유럽 귀족 목걸이가 아니야? 60억짜리 목걸이, 어떻게 네 손에 있어?!"

소명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날 경매회에 참석한 그녀도 이 목걸이가 마음에 들었다.

"설마 짝퉁은 아니겠지?"

누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고모는 줄곧 보석을 연구해 오셨잖아요. 고모가 보기에 짝퉁이에요?"

소이연이 소명희에게 물었다.

소명희는 진짜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자리에서 거짓말을 하면 자기의 명성에 누가 될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할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진품 맞아요."

소명희의 말이 끝나자,

장내가 떠들썩해졌다.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려고 했다.

유백희도 그 루비 목걸이에 홀딱 반해버렸다.

"언니가 어떻게 이걸?"

소나은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소이연한테 어떻게 이런 귀한 물건이 있다고?!

엄마와 고모가 이 목걸이에 대해 몇 번이고 얘기하는 걸 들은 적 있는데.’

"문서인이 나한테 선물한 거라고 하면 너 피 토하고 죽을 수도 있겠다?"

소이연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순간 소나은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문서인이 소이연한테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했다니!

그녀는 질투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소이연은 소나은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천천히 목걸이를 거두었다.

"할머니께서 제 선물은 원하지 않으신다고 하니 저도 억지로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유백희는 입을 열려고 했다가 자존심에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다시 삼켰다.

아까 한 말이 있는데 인제 와서 달라고 하면 체면을 구기는 일이다!

지금 이 순간, 화가 난 유백희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소이연은 마치 유백희의 안색을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루비 목걸이를 가방에 도로넣었다. 그녀는 선물할 마음이 전혀 없어 보였다.

눈치가 빠른 소명희도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오늘 이 자리에서, 소이연을 난처하게 하기는커녕 소나은의 체면만 잃게 하고 루비 목걸이 또한 날리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다행히도 친척들이 하나둘 소씨 별장으로 도착했다.

다들 친척들을 대접하느라고 더는 소이연을 상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연회가 시작되었다.

소승영은 유백희의 생일을 맞아 소씨 가문의 별장 뒤뜰에 임시로 자리를 마련했다. 두 모자는 친척들 앞에서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효자 모습을 보여줬다.

소이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직원에게로 향했다.

"이건 아버지가 할머니를 위해 준비한 서프라이즈예요. 영상을 틀 때 이것부터 먼저 틀고 전에 준비한 영상 틀어요."

"네."

직원이 얼른 대답했다.

소이연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자리로 돌아와 이따가 벌어질 일을 기대하였다.

넓은 별장 뒤뜰에서, 소승영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다음은 제가 우리 어머니를 위해 준비한 생신 축복 영상입니다. 함께 보시죠"

모든 사람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대형 스크린에서 갑자기 민망한 화면이 나타났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동영상 속 여주인공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남자 주인공은 소승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순간 장내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다들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소승영은 여전히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소승영이 효자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 부친께서 돌아가신 후 모친을 지극정성으로 돌봐드린다고 해서 장안시에서 효자로 명성이 자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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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 2023-08-25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24화

    "소이연?!"그 순간, 문서아도 소이연을 발견했다.그만큼 소나은의 목소리가 아주 높았다는 걸 의미한다.물론 소이연도 그 소리를 들었지만 굳이 대꾸하지 않았다."소이연. 넌 왜 여기서 알짱거려?!"문서아는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소나은도 강아지처럼 졸졸 뒤따라갔다.문서아는 못마땅한 얼굴로 육민을 힐끗 보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하루라도 빨리 계모가 되고 싶어 아주 안달 났구나? 여자 망신은 다 시키고 다니네. 남자한테 잘 보이려고 아주 돈을 다 쏟아붓는 거야? 여기 턱시도 최소 몇백만 원인데 너 아주 용을 쓰는구나!"육민은 미간을 찌푸렸다.또 못된 두 아줌마를 만나다니. 소이연과 기분 좋게 쇼핑하던 육민은 기분이 잡쳤다.소이연은 문서아를 쏘아보더니 태연하게 휴대폰에 있는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소이연의 휴대폰에서 문서아의 목소리라 흘러나왔다.문서아는 얼굴이 새파래졌다.소이연이 그녀의 말을 녹음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이 음성 녹음 인터넷에 쫙 뿌리면 우리 대단하신 연예인님 이미지에 어떤 영향이 갈지 너무 궁금한데?"소이연의 미소는 지금 상황과 맞지 않게 너무 예뻤다."듣자 하니 너 드라마 무산됐다며?""소이연, 너!"문서아는 화가나서 소리 질렀다."인터넷에 뿌려지는 게 싫으면 너 그 주둥아리 좀 닥쳐!"소이연이 카리스마 넘치게 말했다.문서아가 소이연 앞에서 이토록 모욕감을 느낀 적은 없었다. ‘오빠랑 연애할 땐 항상 양보했는데, 이젠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으려 하네.’"서아야, 진정해. 우리 언니 진짜 무슨 일이든 할 사람이야."그녀가 화를 내려고 할 때 소나은은 그녀를 끌어당기며 중재인 역할을 했다."하긴 열여덟에 원나잇도 한 여자가 무슨 짓을 못 하겠어?!"문서아가 비아냥거렸다."그만해, 서아야."소나은이 계속 말렸다."이런 사람하고 입방아를 찧는 것도 귀찮아."문서아는 오만방자한 모습을 하고 몸을 돌려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소나은은 계속 좋은 사람인 척 연기했다. "언니, 너무 신경 쓰지 마.

    Last Updated : 2023-08-25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25화

    "좋아"는 "된다"는 뜻인가?소이연은 매장 직원에게 턱시도를 포장해 달라고 했다. 이때 또 다른 매장 직원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드레스를 들고 그녀에게 다가왔다."나 그거 입어볼래요!"문서아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매장 직원을 바라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문서아는 드레스를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이내 다른 직원이 그녀를 막아섰다."손님 죄송하지만 이 드레스는 소이연 씨 것입니다."매장 직원은 거듭 사과하며 말했다."뭐? 쟤 거라고? 내가 먼저 봤으면 내 거예요! 나 지금 당장 입어볼 거예요!" 문서아가 억지를 부렸다. 심지어 매장 직원의 손에서 옷을 낚아채더니 흥분한 듯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대보았다.오랜 시간을 골랐지만 그녀 마음에 드는 것은 오직 이 드레스뿐이다."정말 예쁘다."소나은은 비록 그녀를 칭찬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질투를 느꼈다.사실 그녀도 이 드레스가 마음에 든다."손님, 이 드레스는 소이연 씨가 주문 제작한 드레스라서요...""얼마죠?"문서아는 대답을 듣지도 않고 말했다."지금 바로 결제할게요." "돈 문제가 아니고요...""당신, 내가 컴플레인 거는 수가 있어요!"문서아는 악랄하게 협박했다.매장 직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소이연을 바라보았다.소이연은 의아했다. 그녀는 한 번도 여기서 드레스를 맞춘 적이 없다. 그런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그녀의 가슴속에는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끓어올랐다. 이 드레스는 육현경이 그녀를 위해 준비한 서프라이즈 선물인 것 같았다."카드 긁어줘요!"문서아는 VIP 카드를 꺼내 매장 직원을 향해 의기양양해서 말했다."이 드레스는 소이연 씨 몸에 맞춰서 주문 제작된 거라... 특히 허리가 엄청 얇아서 손님한테는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매장 직원이 다시 설득했다."지금 내 몸매를 의심하는 거예요?"문서아는 분노하며 말했다."지금 당장 입을 테니 똑똑히 봐요!"말과 함께 드레스를 들고 피팅룸으로 향했다."문서아, 싸가지없이 굴지 마! 몇 번을 말해, 이 드레스 내 거야!

    Last Updated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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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95화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송승우는 송문수의 말투에서 그가 자신을 조롱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형, 직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우리 차량을 사용하라고 하는 건 불법이야. 노동법을 위반하는 거라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구매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만약 형 말대로 강요하면 말이야. 그들 중 한 명이라도 신고해 버리면 우리는 법적 처벌을 받게 돼. 그러면 송씨 그룹도 끝장나는 거고. 원래부터 상태가 별로 안 좋은 데다가 평판까지 나빠지면 그때는 정말 파산이야.”“직원한테만 할인해 준다고 하면 되잖아. 할인까지 해주는데 직원들이 왜 반대하겠어?”송승우가 그의 말에 반박했다.“직원한테만 할인해 준다고? 그럼 얼마나 할인할 건데? 몇 퍼센트가 적당할까?”송문수가 따져 물었다.“형, 제대로 생각해 보긴 한 거야? 할인 때문에 회사가 손해를 보는 건 일단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직원마다 상황이 다르잖아. 가정 형편도 다 다르고... 게다가 만약 산 지 얼마 안 된 자동차가 있다고 생각해 봐. 할인을 해준다고 해도 나라면 안 살 것 같거든?”“그래도 필요한 직원들도 있을 거 아니야?”송승우의 얼굴이 확실히 어두워졌다.“송문수,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렇게 내 생각을 부정하는 거야? 아무리 그래도 내가 형인데... 날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는 거야?”“기술 투자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을 때, 형도 내가 지금까지 노력해서 낸 성과를 바로 부정해 버렸잖아.”송문수가 그의 말을 맞받아쳤다.그 말을 들은 송승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송문수의 말이 맞았기에 그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사회니까 우리가 의견을 낸다고 해서 결정되는 게 아니잖아. 이사님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해. 제 생각에 동의하는 이사님들은 손을 들어줄 수 있으신가요?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할인을 해주고 직원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우리 신에너지 자동차를 사용하게 하자는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주세요.”모두가 침묵을 지켰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94화

    “지금 이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적자를 보고 있어요. 만약 기술 투자에 실패하면 계속해서 적자가 날 겁니다.”송문수가 그의 말을 반박했다.“물론 이 프로젝트를 포기한다는 건 기술 투자에 실패한 상황을 전제로 생각한 플랜일 뿐입니다. 만약 기술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면 저희는 당연히 이 프로젝트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저희는 지금 단지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전략을 세우는 중입니다. 여러 가지 상황을 미리 대비하고 회사를 어떤 방향으로 끌어 나갈지 명확히 하자는 거죠.”“난 네가 기술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아.”송승우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네가 해외에서 협상을 할 때부터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기술 투자가 실패할 경우를 생각해서 계획을 세워야 돼.”송승우는 모든 이사들 앞에서 송문수의 능력을 부정해 버렸다.송문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어릴 적부터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인지 송문수는 송승우 앞에 서면 항상 자기가 그보다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송승우가 안 될 거라 말하면 정말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기도 했다.송문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송승우는 태연하게 말을 덧붙였다.“그러니까 제 말은 기술 투자가 성공할 경우에 대해서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기술 투자 없이 바로 전략을 세워야 해요. 그리고 아까도 말했듯이 저는 이 프로젝트를 이어가길 원합니다.”“형, 지금 이미 생산한 신에너지 자동차도 팔리지 않고 있어.”송문수가 말했다.“그건 네가 마케팅을 제대로 안 해서 그런 거지.”송승우가 대답했다.“지금까지의 홍보 결과만 따르면 다들 저희의 에너지 자동차를 불합격품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송승우는 한 마디씩 똑똑하게 말했다.“그래서 저는 저희부터 몸소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송문수가 그를 바라봤다.“간단하지 않나요? 저희조차 회사에서 생산한 신에너지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이라고 어떻게 우리의 제품을 믿겠어요?”송승우가 이렇게 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93화

    회의실은 금세 떠들썩해졌다. 모든 사람의 관심이 송승우에게 쏠렸다. 그중 대부분 사람들은 송승우를 칭찬하고 있었다.그는 송문수와 달리 갑자기 회사로 찾아왔음에도 사람들의 비난을 받지 않았다.송승우가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이제야 겨우 인정받기 시작한 송문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하지수는 송문수를 흘낏 바라보며 그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하는 걸 살폈다.송문수는 물론, 하지수도 마찬가지로 송승우의 갑작스러운 방문을 불쾌해하고 있었다.회사는 이미 송문수가 관리하고 있었고 그 덕분에 회사는 전보다 안정한 상태로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송승우가 합류하는 게 흐름을 방해할까 봐 하지수는 걱정이 되었다. 이사들도 분명 송승우를 더 믿는 듯했다.하지만 송승우는 회사를 관리해 본 경험이 전혀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 연구에만 집중해 온 데다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과 과학 연구는 전혀 다른 분야였고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물론 하지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지 않았지만 말이다.송승우도 좋은 마음으로 회사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려는 것이었기에 그녀가 불만을 늘어놓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송문수도 아마 같은 생각일 듯했다.“문수야, 내가 왔는데 기쁘지 않아?”송승우가 송문수를 바라보며 물었다.“당연히 기쁘지.”송문수가 대답했다.“형이 와서 도와준다면 나야 당연히 좋지. 형은 머리가 좋잖아. 형이 있으니까 회사도 더 잘될 거야.”“그 말이 네 진심이길 바랄게.”송승우는 약간 비웃으며 말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송문수에게 조금의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하지만 송문수도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그는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저희는 지금 기술 투자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아직 저에게 연락을 주지는 않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릴 뿐이죠. 하지만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으면 저희의 프로젝트에 지장을 줄 겁니다.”“일단 첫째는 많은 직원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92화

    차 안에 정적이 흘렀다.하지수는 뒷좌석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방금까지 송승우와 일 얘기를 나눴기에 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업무 생각으로 가득했다. 게다가 기술 투자 쪽에서도 아직 아무 소식 없었기에 걱정이 되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송씨 그룹이 큰돈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방금 형이 너한테 같이 가자고 했었잖아. 왜 따라가지 않은 거야?”송문수가 갑자기 꺼낸 말에 하지수는 깜짝 놀라서 눈을 떴다.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바람에 송문수가 갑자기 말을 걸 줄 몰랐던 것이다.그녀는 잠깐 생각을 하고 나서야 송문수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떠올릴 수 있었다.하지수는 미세하게 이마를 찡그리며 대답했다.“내가 왜 승우 씨를 따라가야 되는데?”“너 우리 형을...”송문수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손가락을 움켜쥐어지고 있었다.“더 이상 우리 형을... 좋아하지 않는 거야?”송문수는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수가 어떤 대답을 할지 몰랐기에 그의 가슴은 요동치고 있었다.“응. 없어.”하지수는 아주 단호하게 대답했다.그 순간, 송문수는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전에 우리 형 많이 좋아하지 않았어?”그는 감정을 억누르며 말을 이어갔다.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그 속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예전에는 그랬지.”하지수는 웃으며 말했다.“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많은 일을 겪었잖아. 좋아하는 감정도 점점 사라지더라고.”그녀는 이어서 말했다.“사람의 감정이라는 건 세월의 흐름을 버텨내기 힘든 것 같아.”송승우에 대한 감정이 이렇게 빠르게 식을 줄은 그녀조차도 몰랐던 것이었다.송문수는 점점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이제 아무 감정도 없는 거면 우리 형이랑 가까이 지내지 마. 멀리 떨어져서 지내. 조금의 여지라도 줘서는 안 돼.”“알겠어.”하지수가 대답했다.그녀는 더 이상 송승우에게 어떤 기대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91화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송승우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기술 투자가 실패하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생각해 본 적은 있으세요? 실패하면 회사가 또다시 위기에 빠지지 않을까요?”“그 문제에 대해서는 내일 이사님들과 논의할 예정입니다. 기술 투자가 실패할 경우 회사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할 것입니다.”하지수가 설명했다.“기술 투자가 실패한다고 해도 다른 플랜을 준비할 예정이고요.”송승우는 갑자기 말을 잇지 못했다.순간, 무슨 말을 해도 하지수를 반박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하지수가 다시 입을 열었다.“문수 씨랑 생각하고 있었던 플랜이 있긴 하거든요. 만약 기술 투자가 정말 실패하게 된다면 그때는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과 판매를 포기할 것입니다.”“그럼 손실은 어떻게 할 건가요? 육현경 씨한테서 돈을 빌렸다는 사실을 잊은 겁니까? 그냥 갚지 않을 생각인가요?”송승우는 다소 흥분하며 말했다.“당연히 갚아야죠. 문수 씨 친구이긴 하지만 업무적으로 엮이면 말이 또 달라지거든요.”하지수가 단호하게 말했다.“송씨 그룹이 지금까지 해오던 사업 분야에서 수익을 내면 되죠. 그러면 조금씩이라도 갚을 수 있잖아요?”“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해 놓고 그냥 포기하겠다는 건가요?”송승우는 여전히 불만이 많았다. 포기해 버리면 완전히 손해를 본 것으로 되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다른 플랜으로 이득을 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제때에 손실을 멈춰야죠.”하지수가 말했다.“사람들이 기술력을 의심하고 있는 데다가 기술 투자까지 받지 못하게 되면 앞으로 더 이상 기회는 없을 겁니다. 사회적 리스크도 많이 부담해야 할 거고요. 그럴 경우 회사 주식이 하락할 뿐만 아니라 손실이 커질 뿐입니다.”송승우가 또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하지수가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물론 내일 이사님들과 함께 논의하고 나서 결정해야 되겠죠. 송씨 그룹이라고 해서 저희만의 회사가 아니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90화

    송기명과 허영지의 모든 관심은 지금 송문수에게 집중시켰다. 송문수는 그들의 이런 대우에 약간 어색해하며 약간 당황스러워했다. 그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거나 침묵을 지키기만 했다.송승우는 그 모습을 보고 마음속이 찝찝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에게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송문수가 항상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에 기대가 클수록 결국 실망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송문수에게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늦었으니 너희도 돌아가. 너희 아버지가 무사하다는 것도 확인했잖아.”허영지는 다정하게 말했다.송문수도 거절하지 않았다.내일 아침 일찍 회의가 있어서 너무 늦게 돌아가면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원래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어려운 사람이었으니 말이다.송문수와 하지수가 병실을 떠나자 송승우도 함께 나왔다. 세 사람은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했다.분위기는 갑자기 어색해졌다.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사이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만나서도 말수가 적어졌다.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새 사람은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고 운전기사는 차 안에서 송문수와 하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송승우는 개인 운전기사가 없는 상태였다. 송문수와 하지수가 차에 타자 송승우도 자연스럽게 같이 차에 탔다.하지수는 송승우를 쳐다보았지만 송문수는 신경 쓰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았다.“기사님, 저 좀 집에 데려다주세요.”송승우가 말했다.“안 돼요?”“아니에요, 아무것도.”하지수는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사실 그는 원래 송기명의 운전기사였다. 송기명이 병원에 입원 중이기도 하고 송문수가 회사 때문에 바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송문수의 운전기사로 된 것이었다.차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하지수는 송문수와 송승우 사이에 앉아 있었는데 이 상황이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차라리 조수석에 앉고 싶은 마음이었다.“회사는 요즘 어떻게 되고 있어?”송승우가 갑자기 물었다.하지수는 잠시 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9화

    송기명은 정말 마음이 놓인 듯했다.“돈만 제때 들어왔으면 됐어. 그러면 회사도 유지될 수 있으니까 말이야. 나머지 일은 천천히 해결해도 좋아. 문수야, 다 네 덕이야.”송기명은 송문수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송문수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의 말에 답했다.“현경이가 힘을 많이 써줬어요. 돈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바로 지원을 해줬고 그 후에도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알려줬거든요.”“현경이한테 많이 배우렴. 어릴 때부터 사업 재능이 있었던 친구야. 현경이와 친구가 된 건 잘한 일이야.”송기명은 안심한 듯 말했다.그 말에 송문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옆에 있던 송승우는 더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그는 송문수가 이렇게 쉽게 회사의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다. 회사가 망하는 걸 원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속에 말러 표현할 수 없는 불편한 감정이 생겼다.그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친구들이 언제나 널 도와줄 수는 없어. 이번에 도와줬다고 해도 네가 그 기회를 잘 잡지 않으면 두 번째 기회는 없을 거야. 현경 씨한테 계속 신세 지지도 말고. 현경 씨도 운영해야 할 회사가 있잖아. 그러니까 너도 스스로 독립해야 해.”“문수 씨도 스스로 독립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해외에서도 기획안을 잘 전달하고 돌아왔거든요.”아무 말도 하지 않는 송문수 대신에 하지수가 말했다.그녀는 송승우가 너무 송문수를 무시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지수 씨, 잘하고 있는지는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는 거예요. 말로만 잘한다고 해서 결과도 좋은 게 아니잖아요.”송승우가 차갑게 말했다.“저는...”송승우의 말에 하지수는 조금 당황한 듯했다.맞는 말이었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무슨 일이든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가 어떻든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난 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사실은 회사도 잘 관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송문수가 솔직히 말했다.“하지만 적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8화

    “오늘뿐이 아니에요. 어제도 야근했거든요. 병원에서 나와 바로 회사로 갔어요.”하지수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문수 씨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송기명과 허영지는 깜짝 놀랐다. 그들이 송문수에게 편견이 있었던 것도 있지만 다들 송문수가 이렇게 많이 변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문수야, 진짜 철이 들었구나?”송문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성격상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그건 사실이라는 걸 의미했다.“문수야, 네가 좋은 쪽으로 발전하다니 너무 좋은데? 엄마 정말 기뻐.”허영지가 말했다.“항상 회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었는데 이제 네가 있으니까 안심이 되네.”“이틈을 타서 잘 배우도록 해”송기명은 엄격한 어조로 말했지만 그가 한 말은 분명 송문수를 인정하는 말이었다.송승우는 송문수에 대한 부모님의 태도 변화를 보고 마음이 복잡했다. 어린 시절부터 칭찬은 늘 송승우가 받아왔으니 말이다. 송문수가 부모님의 관심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그는 불쾌한 감정을 내비치며 말했다.“문수야, 네가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건 물론 좋지만 오래 가지 않을까 봐 걱정돼.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는 하기로 했으면 끝까지 하는 사람이거든.”송문수가 단호하게 대답했다.“그건 두고 봐야 알지.”송승우는 다소 비꼬는 듯한 톤으로 말했다.“일을 하는 것과 잘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 말만 잘해서 성공하는 게 아니잖아.”하지수는 송승우가 송문수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걸 듣고 바로 입을 열었다.“승우 씨, 회사 돈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어요.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의미하죠. 모두 문수 씨 덕분이에요.”송승우는 놀란 얼굴로 말했다.“은행에서 대출을 해준 건가요?”그 말을 들은 송기명과 허영지도 송문수를 쳐다봤다. 최근 허영지는 송기명이 회사 걱정을 할까 봐 그의 휴대폰을 압수했었다. 그러면서 본인도 회사 일을 멀리했기에 회사가 이미 정상적으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87화

    하지수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전화를 받았다.“승우 씨.”“문수 지금 어디 있어요? 아버지가 또 응급실에 실려 갔어요!”송승우의 크고 화난 듯한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울려 퍼졌다.하지수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바로 말했다.“저희도 바로 병원으로 갈게요.”“무슨 일이야?”하지수의 표정이 이상한 걸 알아챈 송문수가 물었다.“아버님께서 또 응급실에 실려 가셨대요.”하지수는 자신을 진정시키려 애썼다.송문수는 손에 들고 있던 일을 내려놓고 바로 사무실을 뛰쳐나갔다.하지수도 그 뒤를 따라 급하게 걸었다.두 사람은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갔다. 응급실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송기명은 이미 의사와 간호사에게 실려 나오고 있었다.송문수가 가까이 다가가려 했지만 송승우가 그를 막았다.“넌 아버지 앞에 나타날 자격도 없어!”송문수가 이를 악물었다.허영지는 송문수를 한 번 쳐다봤지만 지금은 송기명이 더 걱정되는 상황이었기에 곧바로 의사에게 물었다.“의사 선생님, 제 남편은 괜찮은 거죠?”“걱정 마세요. 큰 일은 아닙니다.”의사는 이렇게 말하며 그녀를 안심시켰다.“변비 때문이에요. 배변할 때 힘을 많이 주셔서 복부 압력이 증가하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혈압이 높아지고 뇌 부분에 흐르는 피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져서 기절하신 겁니다. 지금은 혈압이 정상으로 회복되었고 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수술을 받으셔서 몸이 조금 약해지셨겠지만 적당히 일어나서 걸어 다니는 게 좋을 듯합니다. 장운동에도 도움이 되니까요.”“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허영지는 한숨을 돌리며 말했다.그녀는 송기명이 쓰러진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이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정말 무서웠었다. 다행히 그 타이밍에 송승우가 그들을 보러왔고 바로 의사를 불러 응급실로 모셨다.“별말씀을요.”의사는 그렇게 말하며 주의해야 할 점들을 전달했다.“평소에 식사도 좀 더 신경 써서 드셔야 해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드셔야 합니다. 약도 조금 처방해 드릴 거예요. 만약 변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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