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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이도현의 이마는 검은 선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정말로 할 말을 잃었다. 자기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제자가 이런 장난을 치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경비원에게 문을 열어 달라고 해서 이 노인네를 들여보냈다. 밖에서 망신을 당하지 않도록 말이다.

문지해는 쏜살같이 방 안으로 달려와 문을 열기도 전에 외쳤다.

“스승님... 좋은 소식입니다! 정말 대단한 소식이에요!”

문지해는 방에 들어와서 이도현 혼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한 여자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순간에 선풍도골의 노인 모습으로 변했다.

“스승님... 이분은...?”

그는 속으로 이 여자가 사모님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스승님 앞에서는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지만 사모님 앞에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이것이 그가 백 년을 살며 깨달은 인생의 진리다. 남자는 괜찮지만 여자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

특히 지금처럼 여왕처럼 떠받들어지는 시대에는 여자를 절대 건드릴 수 없다. 특히 결혼한 여자는 더더욱 건드릴 수 없다.

누군가에게 일을 부탁할 때, 여자를 기쁘게 해주면 그 일이 거의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는 스승님 앞에서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지만 사모님 앞에서는 절대 순종하는 착한 제자처럼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사모님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사모님이 기쁘면 스승님이 아무리 화가 나도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분은 네 사모님이다!”

이도현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 말을 듣자마자 문지해는 벌떡 일어나 무릎을 꿇고 한지음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사모님, 제자의 큰절을 받아주세요!”

그러고는 쿵쿵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이 모습에 한지음은 깜짝 놀라 얼굴이 빨개졌고 손발이 오그라들어 어쩔 줄 몰랐다.

“아니에요... 제발... 그만하세요... 제가 감당할 수 없어요... 제발 일어나세요...”

한지음은 정말로 깜짝 놀랐다. 겨우 스무 살이 넘은 소녀가 백 살이 넘은 노인에게 절을 받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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