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은 신기를 거둬들이고 한지음을 끌어안고 이씨 가문 산장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산장에 거의 도착했을 때, 갑자기 한 사람의 그림자가 그에게 날아왔다. 그 그림자는 그대로 땅에 쓰러졌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지음을 끌어안고 뒤로 물러섰다. 땅에 쓰러진 사람을 확인하니 온몸이 피투성이인 여인이었다. 여인은 과다출혈로 인해 얼굴이 창백했고 이도현을 바라보며 힘겹게 고개를 들고 약하게 말했다.“제발... 태허산의 이도현을 찾아주세요...”이도현은 놀라며 물었다. “당신은 누구죠? 이도현을 왜 찾는 거죠?”여인은 땅에 쓰러져 죽어가며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선진 가문의, 진씨 가문 사람입니다...”그 말을 끝으로, 여인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선진 가문, 진씨 가문의 사람이라니!”“스승님의 옛 연인의 가문의 사람이라고? 날 찾다니?”이도현은 눈살을 찌푸리고 잠시 머리가 어지러웠다! 스승님의 옛 연인의 가문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가 무엇일까? 게다가 이 여인는 온몸이 피투성이에 상처투성이인 걸 보면 분명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 것 같다.이도현은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지만, 이 여인은 이미 기절해 있었고 생명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었다. 더 이상 지체하면 여자가 죽을 수도 있었다. 이도현은 선학신침을 꺼내 여인의 체내에 꽂았다. 선학신침으로 여인을 자극해 깨어나게 하여 상황을 파악하려 했으나 여인의 상처가 너무 심각해 선학신침으로도 깨어나게 할 수 없었다.이도현은 여인을 집으로 데려가 치료한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기로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뒤에서 빠른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몇 명의 고풍스러운 옷을 입은 남자들이 그의 뒤에 나타났다. 그들은 강렬한 살기를 내뿜으며 이도현을 압도하려는 듯 다가왔다!제국급 경지!오는 사람들 모두 제국급 경지였다.“이 자식아! 쓸데없는 일에 간섭하지 말고 저 여자를 넘겨라!” 그 중 한 남자가 말했다.이도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주머니에서
이도현은 그들과 더 이상 말다툼하지 않았다! 즉시 음양부채를 꺼내어 휘둘렀다. 음양부채가 움직이자, 방금까지 거만했던 그 남자는 즉시 혈안개가 되어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렸다.“큰형님!!”이 광경에 방금 전의 몇몇 사람들이 놀라 소리쳤다. 그들의 눈에는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세속의 젊은이가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처럼 큰 용기를 가지고 선진 가문의 사람을 죽이다니.게다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그들의 큰형님을 죽였다.충격에 빠진 그들은 이도현에게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저 부채 때문이다! 저 부채가 문제야!”“저 부채는 보통 물건이 아니다. 방금 그 기묘한 기운은 부채에서 나온 것이 분명해!”선진 가문의 사람들은 남다른 식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곧바로 문제의 원인이 이도현의 손에 들려 있는 부채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 사실을 알아차리자 나머지 다섯 명의 시선은 이도현의 손에든 음양부채에 집중되었다.검고 붉은 양면의 부채는 보는 이에게 차갑고 뜨거운 두 가지 상반된 느낌을 동시에 주었다.“부채가 문제라면 부채를 피하고 함께 덤벼서 이 자식을 죽여! 큰형님의 복수를 하자! 공격!”다섯 명은 눈빛을 교환한 후, 곧바로 이도현을 향해 달려들었다.순간! 이 구역에는 광풍이 휘몰아쳤고 강력한 기운이 주위 환경을 변화시키는 듯했다.네 명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마치 번개처럼 이도현의 눈앞에 나타나 모두 동시에 공격해 들어갔다.“후후후! 죽고 싶어 하는군!”이도현은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음양부채를 다시 한 번 휘둘렀다.“쿵!”한줄기 검붉은 색의 빛이 뻗어 나가더니 음산하면서도 뜨거운 기운을 품고 몇몇 사람들에게로 향했다. 마치 어둠과 빛이 동시에 내려오는 것처럼 두려움 속에 희망이 섞여 있었다.“이게...”다섯 명은 그 기묘한 기운에 충격을 받았다. 그 빛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그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었다.“아...”몇 번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다섯 명은 고통과 공포에 질린 표정을 한
“심맥이 손상되었고, 기경팔맥도 멀쩡한 곳이 하나도 없네!”“살아 있는 것도 기적이다!”“그래! 당신이 우리 스승님의 옛 연인의 가족이라면 내가 당신을 죽게 할 수는 없지. 구해 줄게!”이도현은 입을 삐죽이며 어쩔 수 없이 말했다.선학신침의 일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스승님의 일이 또 찾아왔다. 그는 마치 자신이 스승님을 위해 일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불평은 불평일 뿐, 스승님의 일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스승님의 제자로서 스승님의 뒤치다꺼리를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그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스승님에 대한 불만을 떨쳐내고 선학신침을 꺼내 여인을 치료하기 시작했다.선학신침은 18개의 침으로 각각의 침이 지옥에서 사람을 건져 올릴 수 있다.이도현은 다양한 손기술을 사용하며 선학신침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다루었다. 침에서 빛이 나며 미세하게 떨리며 여인의 체내 기운을 자극했다.이렇게 한 시간가량이 지나서야 여인의 기운이 정상인과 같이 회복되었다.이 과정에서 이도현도 지쳐버렸다. 마치 몇 명의 제국급 강자와 싸운 것보다 더 힘들었다.그는 몇 개의 담약을 꺼내 먹어 체력을 회복했다.잠시 후, 침대에 누워 있던 여인에게서 기침 소리가 들렸다. 곧 여인이 눈을 뜨고 주변 환경을 살폈다.자신이 방 안에 누워 있고 몸이 서늘한 것을 느끼며 그녀는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이 없어졌다는 것을 깨닫고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려 했다.“죽고 싶지 않다면 움직이지 마! 다시 너를 구할 힘이 없어!” 이도현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목소리를 듣고 여인은 갑자기 경계심을 품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누구지?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그 말을 듣고 이도현은 어이가 없었다. 이 여인의 말투와 눈빛은 마치 자신이 인품이 없는 사람인 것처럼 의심하는 것 같았다. 저렇게 상처투성이로 피범벅이 된 여인을 보며 그가 무슨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취향이 아무리 독특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손을 댈 수는
이런 젠장! 네가 나한테 예의를 차린 것처럼 말하는군.이도현은 마음속으로 투덜거리며 냉정하게 말했다.“네 쓸데없는 짓 그만 해. 네가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나에게 이도현을 찾아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내가 너를 신경 쓸 일이 있었겠느냐!”“지금 묻겠다! 네가 태허산의 전인 이도현을 찾는 이유를 분명히 말해라!”이도현은 여자에게 관대할 남자가 아니었다. 방금 전까지 좋았던 성격도 이 여자 때문에 화가 났다. 차가운 눈빛으로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여인은 이도현의 기세에 압도당해 눈을 피했지만 용기를 내어 물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야?”“어떤 일들은 잊어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끝없는 재앙을 초래할 것이다!”이도현은 어이가 없었다. 방금 이 여자의 상처를 치료하면서 관찰했는데 이 여자는 가슴이 크지 않았지만 어째서 이렇게 뇌가 없는지 모르겠다.가슴이 크면 뇌가 없다는 말은 지금 보니 틀린 말이다. 한지음, 오민아, 조혜영 같은 사람들을 봐라. 가슴이 큰데도 머리는 얼마나 좋은지.한지음과 오민아는 말할 것도 없이 둘 다 상업적 천재로 수십억 원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조혜영은 조씨 가문 전체를 관리하며 고분과 고적을 하나씩 찾아내고 있다. 그건 뇌가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내가 이도현이다!” 이도현이 신분을 밝혔다.“뭐? 당신...” 여인은 눈이 튀어나올 듯이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몇 마디를 못한 채 바라보다가 마지못해 말했다. “당신... 당신이 정말 이도현이라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왜 내가 증명해야 하지? 네가 믿든 말든 상관없다! 내가 너에게 증명해야 할 이유가 뭐가 있지? 너는 대체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이 어리석은 여인을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손을 흔들며 걸어 나가려 했다.“잠깐만...” 여인은 이도현이 가려는 것을 보고 급히 말했다.“내 이름은 진교교야! 진사랑이 내 고모야! 나는 선진 가문 진씨 가문에서 왔어!”“그래서?” 이도현
마음속으로 크게 불만과 답답함을 발산한 진교교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화를 억눌렀다. 그녀는 이도현을 한 번 노려보았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식으로 화를 낸 적이 없었다. 집을 나서자마자 이 나쁜 놈에게 화가 났고 진짜 화가 나서 가슴이 아프고 심지어 양쪽 가슴이 다 아팠다.“너의 사모님의...”진교교가 말을 시작하려 했으나 이도현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그만해... 스승님의 아내라고 하지 마. 내가 아는 바로는 우리 스승님은 너의 고모와 결혼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사모님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애인이었을 뿐이야.”“너... 너 혼란스러워! 너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너 알아? 내 고모는 너의 스승님 때문에 목숨을 잃었어. 우리 진씨 가문도 너의 스승님과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공격을 받아 거의 멸문당할 뻔했어. 너 알아?”이번에는 진교교가 가슴 아픈 정도를 넘어 온몸이 아팠다. 이도현이 화나게 해서 말이다.“계속 말해봐!” 이도현은 냉정하게 말하며 진교교와 더 이상 논쟁하지 않았다.“흥!” 진교교는 화가 난 듯 콧방귀를 뀌며 자신의 불만을 표현했다. 그리고 나서야 계속 말했다. “우리 할아버지가 말하기를, 20여 년 전 내 고모 진사랑이 갑자기 집으로 돌아와 할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남궁 가문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대.”“원래 우리 할아버지는 승낙하지 않으려고 했어. 우리 진씨 가문은 제야의 가문으로서 외부 싸움에 절대 관여하지 않았어. 하지만 고모가 간절히 부탁하자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가 승낙하고 가문 내 고수들을 보내 남궁 가문을 구출하려고 했어.”“하지만 가문 고수들이 출발 준비를 할 때, 같은 선진 시기부터 전해 내려온 가문인 조씨 가문이 여러 가문의 고수들을 데리고 와서 진씨 가문 사람들을 보이는 대로 죽였어.”“그때 우리 진씨 가문은 거의 멸문당할 뻔했어. 우리 할아버지가 금술을 사용해서 간신히 가문을 지켰지만 할아버지도 금술의 역풍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어. 진씨 가문은 겨우
“다 말했어?”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너... 너 무슨 뜻이야! 우리 진씨 가문이 멸문하는 게 그렇게 웃기냐?”진교교가 분노했다.“웃기지 않아. 하지만 네가 한 말을 내가 무슨 근거로 믿어야 해?” 이도현이 계속 웃으며 말했다. “네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결국 우리 태허산이 나서서 너희를 도와주길 원해서잖아!”“걱정 마. 네 말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도와줄 거야. 하지만 먼저 우리 스승님께 물어봐야겠어.”이 말을 들은 진교교는 속으로 안 좋은 예감을 느끼며 안색이 조금 변했다.이도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었고 속으로 무언가를 짐작했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방을 나와 자신의 방으로 가서 스승님에게 전화를 걸었다.벨 소리가 계속 울리는 동안, 이도현은 조금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것은 그가 산을 내려온 후 처음으로 스승님과 연락하는 순간이었다.“누구야, 누군데 이시간에 전화하냐, 죽고 싶냐!” 전화기 너머로 불친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영감, 무슨 상황이에요? 숨소리가 이상한데 또 그 동현자 삼십육 비술 책 보고 있어요?” 이도현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 망할 놈아, 넌 정말 불효자식이구나! 네가 밖에서 죽은 줄 알았어!” 태허노도가 바로 욕을 퍼부었다.“당신이 아직 안 죽었는데 내가 어떻게 죽겠어요. 내가 죽으면 누가 당신을 모시고 살겠어요? 누가 우리 태허산의 유산을 이어받겠어요!” 이도현이 웃으며 맞받아쳤다.“꺼져, 이 망할 놈아! 네 몇몇 선배들이 말하길, 너 꽤나 날뛰고 다닌다며. 좋아, 역시 내 제자야. 잘 날뛰어라. 얼굴 없는 놈들은 그냥 죽여 버려. 걱정하지 마! 내 제자를 건드리다니, 죽어도 싸다!”“스승님!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스승님이 잃어버린 선학신침 중 네 개를 찾았는데 많은 비밀을 발견했어요......”“닥쳐! 네가 발견한 건 네 일이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 누구에게도. 선학신침의 비밀은 각 세대의 전인이 발견한 것이고, 개인의 인연이다. 네가 발견한 것은 네 것일 뿐 보고할
“뭐라고?"“무슨 개소리야, 누가 널 찾아왔다고?”전화 속 목소리만으로도 이도현은 그의 스승님이 얼마나 놀랐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스승님, 괜찮으세요? 조금 진정하세요!” 이도현은 얄밉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진정은 무슨 진정이야, 정확히 누가 널 찾아왔다는 거야, 빨리 말해!” 태허노도는 점점 더 엄숙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스승님! 선진 가문의 진씨 가문의 사람이 절 찾아왔어요! 정확히 말하면 우리 태허산에 도움을 요청하러 온 거죠!” 이도현은 대답했다.“도움을 요청해! 하하하... 도움을 요청한다고! 하하하...”태허노도는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거의 광기에 가까웠고 웃음 속에서 이도현은 많은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스...스승님! 괜찮으세요?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죠? 놀라게 하지 마세요! 저 정말 겁 많거든요...” 이도현은 작은 목소리로 물으며 걱정했다.그는 스승님과 함께 8년을 보냈고 그의 스승님의 성격은 대개 어린애 같았고 그를 이렇게 가르친 이유였다. 산에서 함께 있을 때, 농담도 하고 장난도 쳤다. 스승님이 화를 내는 것도, 웃기는 것도 봤지만 이렇게까지 흥분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순간, 그는 정말로 걱정되고 무서웠다. 이 죽일 놈의 스승님이 충격을 받은 건 아닌가 해서 말이다.흔히들 사랑의 상처는 가장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라고 한다. 그와 진사랑 사이의 일에 대해 이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진사랑은 남궁 가문의 일로 인해 자책하며 자살했고 이는 스승님에게 큰 타격이 되었을 것이다. 스승님이 지금 이처럼 어린애 같은 성격이 된 것도 아마 감정적인 충격을 받아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의심되었다.“이 개자식아! 내가 지금 명령한다. 진씨 가문 사람들을 당장 내쫓아라! 절대 진씨 가문 사람들을 돕지 마라, 알겠냐! 네가 진씨 가문 사람들과 어떤 관계라도 맺으면 내가 널 사문에서 제명할 거다. 당장 내쫓아라...”태허노도는 소리쳤다! 그 “내쫓아라”라는 말 속에는 끝없는 증오가 담겨 있
이도현의 얼음장 같은 냉정한 말에 분노로 가득 찬 진교교는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 이도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그녀의 몸을 떨게 만들었다. 그녀는 만약 여기서 떠나지 않으면 이도현이 정말로 자기를 죽일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마지막으로 그녀는 이도현을 한 번 매섭게 노려본 후, 심하게 다친 몸을 질질 끌며 한 걸음 한 걸음 이도현의 산장을 떠났다.“이 자식! 두고 봐! 널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진교교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방으로 돌아온 이도현은 다시 전화를 걸었다.“스승님! 사람은 이미 내보냈습니다!”“알았다! 이 망할 놈아, 내 말을 잘 기억해라. 앞으로 진씨 가문 사람들이 너를 찾으면 바로 내쫓아라.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바로 죽여 버려!” 태허노도는 단호하게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스승님!”“스승님, 아까 그 진씨 가문 사람이 우리 태허산이 그들에게 빚을 졌다고 했어요. 진 아주머니가 자기 집안에 일이 생기면 우리 태허산에 도움을 청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도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빚을 졌다고? 그딴 소리 하지 마라! 그놈들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냐? 네 진 아주머니가 아니었으면 내가 벌써 그 진씨 가문을 멸문했을 거다!”“그 짐승 같은 집안이 그런 뻔뻔한 말을 하다니, 만약 그들이 아니었으면 진사랑이 어떻게 죽었겠냐! 이제 와서 우리 태허산에 도움을 청하다니, 그들이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말을 하냐!”“이 망할 놈아, 내가 아까 한 말을 잘 기억해라! 잘 기억해!” 태허노도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비록 스승님이 명확히 말하지 않았지만 이도현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진사랑의 죽음은 진씨 가문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스승님, 기억하겠습니다!”태허노도가 전화를 끊고 이도현은 깊은 생각에 빠졌다. 21년 전 스승님의 일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전에 들었던 많은 이유들이 지금은 모두 뒤집힌 듯했다. 진씨 가문에서 조씨 가문, 그리고 다른 고전 무술 왕족 등
그 순간 몇십 명의 노인들이 날아올라서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장로와 마법사들은 다 나이가 있었다. 그만큼 실력도 대단했다. 가장 강한 사람은 이미 영급이었다. 실력이 가장 약한 사람도 제국급이었다.이렇게 많은 고수들이 한 번에 덤빈다면 공격은 수백 배로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격을 다 막아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다만 이도현은 날아오는 그들을 향해 다가가더니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음양검을 든 채 그 자리에 서서 그들을 지켜보았다.어느새 이도현은 태양신전의 고수들에 의해 포위되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강한 기운을 내뿜으며 이도현을 압박하려고 했다.강한 기운에 하늘도 검게 물들었다.하지만 이도현은 그런 고수들을 마주하고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아무리 강한 기운을 내뿜어봐도 이도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사람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수염 가득한 한 노인이 두 눈을 부릅뜨고 이도현을 보면서 차갑게 얘기했다.“이도현, 우리 태양신전은 너와 더 얽히고 싶지 않아. 만약 네가 지금 떠난다면 우리는 너를 봐줄 수 있어. 네가 대단한 건 우리도 인정하지만 그래도 기억해. 이곳은 성지고 태양신전이야. 동양인이 와서 설칠 곳이 아니란 말이야. 지금 당장 떠나면 오늘 있었던 일은 없던 일로 해주지.”그 말을 들은 이도현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이 상황이 잘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네요. 만약 내가 떠나지 않으면 어떡할 거죠?”“떠나지 않는다고? 그러면 영원히 이곳을 빠져나갈 수 없을 거다. 그러니 깊이 생각하고 선택하는 게 좋을 거다. 이 애송이여!”또 다른 늙은이가 얘기했다.“깊이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당신들을 다 죽이고 가야겠어요.”말을 마친 이도현은 빠르게 움직였다. 태양신전의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진 이도현을 찾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을 때, 이도현은 이미 아까 그 노인 앞에 서 있었다.이도현이 검을 휘두르자 노인이 큰 소리를 질렀다.“너 이 자식이 감히...”노인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이도현은 그의
그들은 눈앞에서 사람이 터지는 것을 처음 보았다. 그리고 시체가 터져서 기름이 흐르는 것도 처음 보았다.“우웩...”“오마이갓...”그 충격적인 장면을 보면서 사람들은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기도했다.에릭이 질 거라는 것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래도 직접 눈앞에서 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용기는 가상했지만 에릭의 실력은 정말 개보다도 못했다. 그러니 이도현에게 죽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다만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것은 에릭이 한 방에 죽었다는 것이다. 이도현은 에릭에게 잘난 체하는 시간도 남겨주지 않고 바로 단숨에 에릭을 베어버렸다.그리고 시체도 남기지 않고 터뜨려버렸다.죽은 에릭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도현이 더욱 두려워졌다. 기세등등하던 그들의 의지가 순식간에 꺾어졌다.그들은 이도현의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도현의 별명 중 하나가 마왕이라는 것을 들었었다. 그때는 그게 그저 장난으로 지은 별명인 줄 알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도현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이도현은 마왕일 뿐만이 아니라 마귀, 악마 같았다. 시체 처리와 매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바로 시체를 터뜨려 주니까 말이다. 태양왕은 에릭의 죽음에 놀라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제야 태양신전이 얼마나 큰 위기에 놓였는지 깨닫게 되었다.“뭐 하고 있는 거야! 다들 달려들어서 저 자식을 죽여버려! 얼른! 내 명령이다! 빨리 저 자식을 죽여서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서 짐승들에게 던져버려. 얼른!”태양왕이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울부짖으며 소리 질렀다. 일그러진 얼굴은 그가 느끼고 있는 절망이 얼마나 큰지 알려주는 듯했다.그러자 머뭇거리던 태양신전의 마법사와 장로들은 태양왕의 고함에 지금은 도망칠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지금 이도현을 처리하지 않으면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다 이도현의 손에 죽을 것이다.결국 이러나저러나 죽을 목숨이라면 최소한 부딪혀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한배를 탄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이 배가 뒤집어지지 않게 노를 저어
“정말 용감하네요. 우리가 그동안 착각했습니다. 에릭 님은 아부만 떠는 게 아니었습니다. 실력 차이가 있다고 해도 먼저 나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에요. 감동입니다.”에릭이 나서서 태양왕을 위해 이도현을 머리를 베어오겠다고 하자 그 자리에 있던 장로와 마법사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은 평소에 입만 나불거리던 에릭이 이렇게 중요할 때 먼저 용기를 내서 앞장설 줄은 몰랐다.그들은 에릭이 그들과 같은 급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아부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태양왕을 기쁘게 만들어주니 이러한 상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처럼 중요한 상황에, 아무도 이도현에게 싸움을 걸지 못하자 에릭이 먼저 나섰다.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그 용기만큼은 대단했다.“에릭... 좋아! 역시 내가 널 잘못 본 게 아니었어. 너는 충신이야.”태양왕도 의외라는 듯 말했다.다른 사람이 나올 것은 예상했어도 가장 먼저 뛰쳐나오는 사람이 에릭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에릭이 어떤 사람인지 태양왕이 모를 리가 없었다. 아부를 잘하는 능력 덕분이 아니었다면 에릭은 이 바닥에서 진작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태양왕은 가장 먼저 뛰쳐나온 사람이 에릭일 줄은 죽어도 몰랐다. 가장 먼저 나서서 이도현과 싸우는 사람이 에릭이라니.너무도 감동적이었다. 태양왕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만 같았다. 에릭에 대한 편견이 완전히 사라졌다.원래는 에릭을 개노릇을 잘하는 짐승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에릭은 용기 있고 신념 있는 충신이었다.모든 사람들은 에릭의 용기에 놀라서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에릭을 쳐다보았다.물론 이렇게 나서는 에릭이 미친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미치지 않고서야 지금 같은 상황에서 영웅 놀이를 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정말 권력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사람이라니.심지어 상대는 동양에서 온 마왕, 이도현이었다. 방금 태양대전을 부순 사람 말이다.다른 사람들은 태양신전이 얼마나 강한지 알기에 태양신전 앞에서 벌벌 기었다.하지만 이도현은 오히려 하늘을
이도현이 차갑게 웃었다.“놀랍지? 너희가 이런 허접한 수로 나를 붙잡아둘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을 거야. 아까는 그저 이 태양대전의 불을 흡수하려고 가만히 있은 거니까. 그렇지 않았으면 진작에 이곳을 엎어버렸을 거야. 하하. 다들 겁을 먹었네? 왜 그래? 아까까지만 해도 아주 자신만만하지 않았어? 내가 멀쩡하게 나왔으니... 이제는 너희들 차례야.”말을 마친 이도현이 음양검을 꺼내 들었다.음양검의 강렬한 기운이 하늘을 뒤덮듯 다가왔다. 이윽고 이도현이 태양신전의 사람들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죽어.”차가운 목소리는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의 목소리 같았다.음양검에서도 흉흉한 기운이 나오고 있었다.강렬한 기운에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이도현이 바로 검을 휘둘렀다.“이런 위력을 갖고 있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저게 진짜 사람 맞아?”“사람이 어떻게 이런 검술을... 너무 무서워!”“오마이갓, 얼른 피해야 해.”“오마이갓, 이런 괴물이 존재한다니... 이렇게 강한 사람이...”태양신전의 사람들은 얼른 음양검을 피하려고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응이 느려서 이미 검기에 짓눌려 핏덩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이도현은 한방에 태양신전의 몇십 명 장로의 목숨을 앗아갔다. 바닥에도 깊은 검자국이 생겼다. 그 한방에 태양신전 사람들은 놀라서 굳어버렸다.“얼른 막아!”“달려들어 죽여라! 얼른 저자를 죽여!”태양왕이 놀라서 도망치면서 소리를 질렀다.이도현이 검을 휘둘렀을 때, 태양왕은 바로 알 수 있었다. 본인이 이도현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걸 말이다.만약 이도현과 싸운다면 검 한 방에 죽을지도 모른다.“이 자식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은 태양신전의 대호법으로 명하겠다. 바로 태양신전의 2인자가 되는 거다! 그러니 얼른 죽여라!”태양왕은 겁을 잔뜩 먹은 채 소리를 질렀다.대호법이라니.그건 태양신전의 2인자 자리였다. 바로 태양왕 이외의 모든 사람보다 권력이 많다는 뜻이다.오래전 태양신전에
모두 조급해할 때 커다란 소리가 또 이어져 왔다.태양신전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확인하자 태양대전의 또 다른 한쪽 제단이 폭파했다.제단이 터지자 하늘에 떠 있던 불도 사라졌다. 태양 그림도 순식간에 정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아까까지만 해도 흉흉한 불을 뿜어내던 진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늘을 치솟을 듯한 불기둥도 모두 사라졌다.바닥에 그려진 태양 그림도 산산조각이 났다. 허공에 떠 있는 이도현은 정을 천천히 내려놓고 자세히 관찰했다.강렬한 영의 의식이 이도현의 머릿속에서 느껴졌다. 정이 이도현에게 말하고 있었다.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더 먹고 싶다고 말이다.이도현은 입을 비죽 내밀고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흘겼다.이 정은 끊임없이 흡수할 수 있는 것만 같았다. 태양신전의 태양대전을 모두 흡수해 버리고 제단까지 폭파했으면서도 아직 배고프다니.하지만 불을 많이 흡수할 탓인지 확실히 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정의 색깔도 더욱 밝아졌고 딱 보았을 때에도 더욱 신성해 보였다.이도현은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순식간에 어른이 된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이윽고 이도현은 그 정을 음양탑 속으로 넣고 빠르게 날아올라 태양신전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그 순간 태양신전의 사람들은 놀라서 마른침을 삼켰다. 정색한 표정의 그들은 이도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다들 이도현의 기운에 겁을 먹은 것이었다.손가람은 그대로 돌처럼 굳어버린 채 몸을 바르르 떨었다.같은 동양인, 염국인으로서 손가람은 진법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손가람은 태양대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영급 고수가 들어가도 살아나오지 못할 곳에서, 이도현은 멀쩡하게 돌아왔다. 그것도 태양대전을 부수고 말이다. 게다가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이도현을 붙잡아두려고 애썼는데 이도현은 힘을 얼마 쓰지 않은 듯 여전히 강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그렇다면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첫 번째는 이도현의 정이 조건 없이 발동되어 자동으로 눈앞의
만약 정말 그렇게 된다면 태양왕은 지금처럼 편하고 호화로운 삶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태양왕은 사치스럽고 아부를 좋아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머리는 총명했다. 그는 본인이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권력에서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니 태양신전이 짓밟히게 되면 태양왕 또한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태양대전이 파괴되었습니다. 큰일입니다!”엥겔스 마법사가 놀란 눈으로 부서진 제단을 보면서 소리 질렀다.엥겔스 마법사는 태양대전을 만들어준 그 염국인이 한 말을 떠올렸다.태양대전의 제단이 무너지면 태양대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말이다.그러니 제단이 무너지면 똑같은 재료로 똑같게 복구해야 한다고 했다.하지만 이도현이 만약 이 태양대전을 파괴한다면 그다음으로는 태양신전을 난장판으로 만들 텐데. 제단의 원재료가 무엇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이곳은 다 먼지로 변해버릴 것이다.그리고 찾는다고 해도 지금 당장 제단을 복구시켜 이도현을 계속 잡아둘 수 없는 법이다.게다가 태양대전을 만든 사람이 이곳에 없었다.태양신전의 보물인 태양대전을 만든 사람이 태양신전의 사람이 아니라니.얼핏 들으면 웃긴 얘기였다.“얼른, 얼른 방법을 대서 이 동양인을 죽여버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다 죽은 목숨이야. 얼른...”정신을 차린 엥겔스 마법사가 소리를 질렀다.“맞아! 이 동양인이 아직 제단에 묶여있을 때 죽여야 해. 모든 사람들은 힘을 다해서 저 구멍을 막아. 그리고 동양인에게 우리의 실력을 보여줘! 버러지 같은 놈. 저놈 때문에 우리 태양신전의 태양대전이 무너졌어. 그러니 무조건 본때를 보여줘야 해! 죽여라!”분노한 태양왕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이도현을 향해 외쳤다.“네, 전하!”태양왕의 명령을 받은 태양신전의 장로들과 마법사들은 얼른 날아가서 무너진 구멍 앞에서 서서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어느새 이도현의 머리 위는 오색찬란한 빛이 가득했다. 그건 장로들과 마법사들의 손끝에서 나오는 공격들이었다.하지만 그들은 본인의 공격이 진법에 닿는 순간 그 속의
태양왕이 에릭의 아부에 기뻐하며 미소를 짓던 찰나,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태양대전에서 들려왔다.쿵.커다란 소리에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몸을 움찔거렸다. 태양대전을 쳐다본 순간 태양신전의 모든 사람들은 놀라서 턱이 빠질 뻔했다.태양왕도, 에릭도, 엥겔스 마법사도 똑같이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딱 벌렸다.아까까지만 해도 활활 잘 타오르던 건물에 갑자기 구멍이 생긴 것이었다.제단도 그와 함께 폭파되어 원모양을 알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제단이 무너지자 태양대전의 힘도 순식간에 줄어들어 불이 점차 작아졌다.이도현은 여전히 허공 속에 서서 두 손으로 정을 들고 태양대전의 불을 흡수하고 있었다.정이 불을 흡수할수록 정에서 보내오는 영의 의식이 점점 더 강해졌다. 그 뜻인즉슨 이 진법의 불이 정에게는 그저 식사일 뿐이라는 것이다.이도현은 그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렇지만 또 기대되기도 했다. 이 정의 영의 의식이 각성하면 어떻게 될지 말이다.정말 신화 속에서 듣던 것처럼 될까?솔직히 궁금했다.그래서 제단이 무너졌지만 이도현은 도망치지 않고 계속 정을 들고 서 있었다. 이도현은 이 태양대전의 불을 이용해 정을 각성시키고 싶었다. 만약 정말 각성한 보물을 갖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니까 말이다. 이건 의례없는 성물이다. 만약 이 정이 영의 의식을 갖게 된다면 앞으로 전투력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싸울 때마다 정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을 삼켜버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크게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이도현은 이 정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만약에 이 정이 각성하여 소설 속의 여의봉처럼 크기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된다면 이 정은 세계 최고의 무기가 되는 것이다.작게 만들어서 상대에게 넣어버린 후 갑자기 크게 만들면 상대는 정에 깔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죽어버릴 것이다.정 하나로 움직이지도 않고 사람을 죽일 수 있다니. 너무 기분이 묘했다.게다가 크기 조절도 가능하다면 더욱 금상천화다. 손오공의
“우리 태양신전에 이렇게 위대한 진법이 있는데, 누가 감히 우리와 싸우려고 들겠나! 하하하. 이 불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야.”태양왕이 으스대면서 웃었다. 그 웃음소리에는 자만과 자부심이 가득 묻어났다.“위대한 태양신전, 영원하리라! 위대한 태양왕 전하 또한 영원하리라!”에릭이 아부를 하면서 얘기했다.“전하, 아직 방심하긴 이릅니다. 저 동양인은 괴이한 점이 많으니 좀 유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 동양인이 들고 있는 정은 더욱 괴이합니다. 그러니 조심해야 합니다.”엥겔스 마법사가 진중한 눈빛으로 태양대전을 지켜보면서 얘기했다.태양대전의 출력을 최대로 올렸기에 큰불이 건물을 모조리 감싸버렸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몰랐다.“엥겔스 마법사님, 억측입니다.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동양인이 무슨 재주가 있다고 태양대전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위대한 태양왕 전하 앞에서 저 동양인은 그저 쓰레기만도 못한 먼지입니다. 위대한 태양왕 전하께서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죽일 수 있는 존재라고요. 최대 출력인 태양대전 안에서 저 애송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웃기지 마세요. 저 애송이가 정말 살아서 나온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어요. 태양대전이 아니더라도 태양왕 전하가 나서기만 하면 저 애송이는 바로 오줌을 지리고 도망갈 거라고요. 엥겔스 마법사님, 조심하는 건 좋지만 그래도 상대를 봐가면서 얘기해야죠. 조그마한 동양인 주제에 뭘... 엥겔스 마법사님, 너무 신중한 것도 좋지 않아요.”에릭이 나서서 얘기하면서 또 태양왕의 위대함을 늘어놓았다.“엥겔스 마법사, 에릭의 말이 맞아. 상대를 너무 신격화시키지 마. 조그마한 동양인일 뿐이야. 그저 태양대전 속에서 얼마 정도 버티다가 죽을 목숨이야. 저 정만 없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거야. 우리도 최대 출력으로 올릴 필요 없었고.”태양왕은 엥겔스 마법사의 말에 흥이 식었다. 그래서 속으로 엥겔스를 고집 센 늙은이라고 욕했다.다른 장
이도현은 정에서 익숙하고도 수상한 기운의 파동을 느꼈다. 이런 파동은 느껴본 적이 있었다. 바로 음양부채가 부정적인 기운을 많이 흡수했을 때 주던 파동과 비슷했다.그때 이도현은 알 수 있었다. 그건 음양부채의 영의 의식이라고 말이다. 아마 음양부채 속 영의 의식이 깨어나서 기운을 내뿜으며 그러한 파동을 일으킨 것 같았다.지금 음양부채의 영의 의식은 다시 잠들었다. 아마 다시 음양부채의 영의 의식을 깨우면 전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는 힘이 나올 것이라고 이도현은 믿고 있었다.“설마 이 정에도 영의 의식이 있는 건가? 에이, 설마. 음양검에도 없는걸...”이도현은 못 믿겠다는 듯 중얼거렸다.그리고 그 말을 이해한 것인지, 정은 불을 흡수하더니 이내 또 파동을 내보냈다. 마치 이도현이 아까 중얼거린 말이 불만스럽다는 듯 말이다.“어...”이도현은 약간 놀랐다.이 정에 이런 반응이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화까지 내다니.“흠, 미안해. 난 그저 이 상황이 놀라워서 그래. 역시 음양검과 음양부채보다 네가 더욱 대단한 것 같아.”이도현이 얘기했다.그러자 그 말에 정에서 또 새로운 기운이 느껴졌다. 아까의 기운과는 다른 기운이었다. 이도현은 그 기운이 용서를 뜻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이런... 대체 이게 뭐야.”이도현은 이 일이 끝난 후 이 정에 대해서 잘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진정한 성물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태양왕의 명령에 진법을 제어하던 장로와 마법사들은 금세 태양대전의 위력을 최대로 올렸다. 뿜어져 나오는 불기둥은 아까보다 더욱 굵고 강력했다. 그리고 그 불기둥은 마치 살아있는 용처럼 포효하면서 허공에서 불을 키워갔다.그러자 작아졌던 불구덩이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로 치솟으며 커다랗게 번졌다.그 불은 더욱 뜨겁고 더욱 밝게 빛나더니 작아진 태양 그림 위에 닿았다.쿵.태양 그림에서 갑자기 눈 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정말 살아있는 태양처럼 빛과 열을 뿜어내고 있었다.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