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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그 순간 현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고, 조금 전에 나서려고 준비하던 사람들도 그 순간만큼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 인무쌍은 조금 전 이도현보다도 더 무서웠으니 말이다.

게다가 조금 전의 그 검은 그림자를 본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고수가 또 다른 어딘가에도 숨겨져 있으리라고 느꼈다.

이윽고 주장생이 분노에 찬 눈으로 인무쌍을 바라보며 노호했다.

“넌 누구냐? 네가 지금 누구를 죽인 건지 알기나 해?”

그러자 인무쌍이 고개를 돌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녀가 얼음장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그걸 굳이 알아야 해? 내 후배랑 맞먹는 새끼들은 그 누구라 할지라도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 염황이 온다고 할지라도 똑같게 죽여버릴 거라고!”

인무쌍의 거침없는 말에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심장이 떨려왔다.

그들은 이 여인이 대체 누구이기에 염황도 모욕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하하하, 당돌한 계집애군. 맘에 들었어! 이봐, 예쁜아. 그러면 네 후배가 어떤 놈인지 한번 볼까? 대체 어떤 놈이기에 너 같은 미인이 이토록 감싸고 도는지 우리도 봐야 할 거 아니야? 내가 한번…”

이상한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또 한 명의 기세가 등등한 말투가 밖에서 울려 퍼졌다.

“또 누구야?”

“설마 또 고수는 아니겠지?”

모든 사람들은 겁 없는 소리에 다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윽고 많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뽐내며 주씨 가문에 들어서는 것이었다.

몇몇 사람들이 어린 도련님을 에워싼 채 천천히 걸어서 들어왔다.

그 도련님은 나른한 표정으로 얼굴에는 천박한 웃음을 띠고 있었고 눈빛에는 가소로움이 가득했다. 게다가 긴 장발에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어 잘생김 속에 부드러움이 돋보였다.

그는 손에 접부채를 들고 있었고, 마치 부잣집 도련님처럼 다소 음탕한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지나가는 곳에서는 주변 사람들이 강한 힘에 떠밀려 날아갔고, 어떤 이들은 뒤로 물러서며 스스로 길을 비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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