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중무장한 경호원 수백 명이 모두 바닥에 쓰러졌고, 그 누구도 일어서지 못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경기장에 남은 사람은 진천우와 네 명의 근위병뿐이었다! 그리고 이도현이 있었다."빨아들여 ...... 이게 인간이야?" 한명의 지급 강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젠장! 아저씨! 이 자식 죽여줘요, 다 함께 싸워줘. 이 자식이 살아서 떠나는 걸 원치 않아요!"진천우가 엄한 목소리로 고함을 쳤다. 공포와 분노가 그의 잘생긴 얼굴을 극도로 무섭게 만들었다."네, 도련님!"아저씨라 불리는 천급 강자가 고개를 숙이며 세 명을 이끌고 나아갔다. 그들은 진천우의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비켜! 나는 저놈만 죽이고 싶을 뿐이야!" 이도현의 눈빛은 날카로웠다."녀석! 그렇게는 안 될걸! 얘들아 가자!" 아저씨가 소리치자 공격해 들어갔다.그의 뒤를 따르던 세 명도, 마지못해 달려들었다.이도현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들은 이전에 듣기만 했다. 드디여 직접 목격했다.100여 명의 대형 살상 무기를 들고 있는 보디가드들과 맞붙었을 때, 그들은 모두 도망가야 할 처지였지만, 이도현의 한 손 휘두름으로 처리해 버렸다. 이는 이도현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이제 이 비정상과 싸워야 하면서 또한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데, 그들은 그럴 수 없었다.하지만 싸우지 않아도 안 된다. 수 년 동안 받은 댓가가 있는데 도망갈 수는 없었다!불리한 상황! 하지만 그냥 죽기살기로 싸워야만 했다!"죽고 싶으면 그렇게 해주지!" 이도현은 더 이상 수다 떨지 않았다! 직접 공격했다.이번에는 봐주지 않았다. 한 주먹으로 아저씨를 때리자 날아가면서 뒤로 넘어졌다.그런 다음 몸을 던져 높이 뛰어 올라가 공중에서 한 번 회전하고, 두 명의 지급 강자의 가슴을 차례대로 내리차자, 비명 소리를 내며 뒤로 날아가 죽음을 맞이했다.또 한명의 천급 무사는 이도현과 한 판 붙었지만, 수십 걸음을 후퇴하면서 얼굴이 빨게지며 곧이곧대로 피를 토해내었다! 승복하지 않는 채 땅에 떨어져
"그를 놔줘!"얼음같이 차가운 분노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걱정으로 물들어 있었다.한 명의 노인! 그 뒤로 몇 명의 사람들이 따라 나왔다.그 노인은 늙었고 날카로운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그는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들을 바라보며! 특히 두 천급 강자의 시체들을 보자 노인의 눈썹이 잔뜩 찌푸려졌고, 몸은 눈에 띄게 떨렸다.그러나 노인은 재빨리 진정을 되찾고 차가운 얼굴로 이도현 앞에 다가왔다."젊은이! 용기가 대단하군, 감히 내 진천 산장에서 문제를 일으키다니!" 노인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진호성!진씨 가문의 수장! 혼자서 진씨 가문을 일으킨 부유한 진씨 가문의 창시자! 그는 지능이든 수단이든 모두 매우 비범한 사람이었다."할아버지 ...... 살려주세요 ......"진호성을 본 진천우는 동아줄을 본것 마냥 소리쳤다."진천산장, 아주 강력합니까?" 이도현은 경멸스럽게 말했다."그를 놔줘!" 진호성이 다시 한번 말했다."당신이 뭔데, 놔주라면 내가 놔줄 거 같아? 날 먼저 도발한 건 당신 손자야, 이리 와서 날 죽이려고 한 게 저놈이라고! 이제 내 손에 들어왔는데 놓으라니! 늙은이가, 노안이 온 거 같네!" 이도현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진호성을 바라보며 예의는 찾아볼 수 없는 차가운 목소리로 꾸짖었다."너 ...... 뭐라고 했어?"진호성은 평생동안 이렇게 꾸중을 들어본 적이 없었을 것이고, 이 늙은이가라는 부름에 그의 얼굴이 검게 변하였다.그는 비록 초월적인 권력자들에 비하면 지위는 낮을지언정, 이러한 상황에서는 누가 오더라도 진씨 가문에게 존경을 표시해야 했다. 이도현처럼 이렇게 무례하게 행동한 사람은 처음이었다."비켜! 안 그러면 같이 죽여 버리겠어!""흐음! 좋아. 이런 뻔뻔하게 허세많은 녀석은 처음이네." 진호성은 분노에 대한 웃음을 터뜨렸고 그런 다음 그의 뒤에 있는 한 노인에게 말했다."고씨! 부탁하네! 죽이지는 말게, 살려서 해명할 기회를 주자고!""간단하지!"진호성의 뒤에서 들어올
이 모든 과정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노인이 허세 부리는 것부터, 이도현에게 내던져지기까지, 눈 깜빡 할 사이에 지나갔다. 너무 빨라서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반응할 여유조차 없게 만들었다.하나 둘 눈을 크게 뜨고 땅바닥에서 평화롭게 죽은 종사 강자를 바라보며 두려움과 가슴이 떨리는 것을 통제 할수 없었다.그는 종사 강자였고 최고의 무술인이었다! 생각만으로 목 졸려 죽일 수 있다는 두려움에 몸이 떨렸다.거의 모든 사람, 그중에는 특히 진호성이 크게 경악에 빠졌다. 이도현을 바라보니 두려움이 더 커져갔다.얼굴에는 더 이상 이전의 냉정하고 차분한 오만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 늙은 얼굴에는 노골적인 공포와 불안이 나타났다.종사 무술인! 그들 눈에는 마치 신처럼 여기는 존재였다. 칼이나 창에도 끄떡없을 것 같았다! 강력하고 무적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신처럼 강력한 존재가 누군가에게 쉽게 당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긴 침묵 끝에, 진호성은 침을 삼키며 말했다. "젊은이, 그만 할세. 이미 완성에서 강씨 가문의 서북후를 죽였다지. 큰 곤경에 빠졌을 텐데 우리 진씨 가문마저 적으로 두겠단 말인가? 정말로 죽음이 두렵지 않은 건가?""내 손자를 놔주게! 지금 떠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으로 하지!"진호성은 정말 무서웠다. 종사 무술인조차 손쉽게 제거하는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그는 종사 무술인이 진씨 가문을 멸망시키는 건 손쉬운 일이었다는것도 잘 알고 있었다."허허! 무서워서 그러는 거야, 아니면 협박하는 거야!" 이도현이 비웃었다."하지만 풀어주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이번엔 누구의 사주를 받아 나를 이곳으로 유인했는지 말만 하면 돼! 너희들 배후가 누구야?"말이 끝나자마자! 진호성의 얼굴은 크게 변했다. 눈에 불안이 가득했지만 그는 말했다. "착각하고 있나 본데 그런 사람은 아예 없다! 자네를 이곳으로 유인한 건 내 손자의 의도였어!"노인은, 손자를 이렇게 팔아버렸다.그러나 이도현은 그의 헛소리를
"죽었어... 할아버지가 죽었어..." 누군가가 땅에 널려 죽어 누워있는 진호성을 보고 경악하며 외쳤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이도현을 향했고 마치 마귀를 보는 듯했다! 이 나이도 많지 않은 젊은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진씨 가문을 섬기는 신 같은 존재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진호성 진 씨 어르신, 진성에서 이런 식으로 발만 동동 구르더라도, 진성 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그런 인물을 죽이겠다고 쉽게 죽였다!이것은 악마가 아니면 미친자였다.진호성이 죽었으니 진성에 큰 지진이 일 것이다!물론 이도현은 관심 없었다! 진호성이 그의 눈에는 그저 죽은 사람일 뿐이고 진성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는 신경 쓰지 않았다."이제 너만 남았다!다시 한번 질문할 테니 대답을 잘 생각해 봐!" 그는 허리를 굽혀 진천우를 악마처럼 바라보며 아주 차분하게 말했다.진천우는 떨면서 두려움에 고개를 들고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는 두려웠다! 할아버지가 죽는 순간 그는 정말 무서웠다.이도현이 감히 할아버지를 죽이다니 자기도 역시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이...... 이도현 ...... 너 ...... 너 장난 치지 마! 넌 날 못 죽이잖아......"진천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말 참 많아!" 이도현은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진천우의 다른 손을 발로 찼다."으악!"뼈가 부러지는 소리에 두피가 마비될 것 같았다."아 ......"진천우는 참을수 없을 정도의 고통에 큰 소리를 지르며 서둘러 말했다."...... 내가 다 말할게, 널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유명 중인들이야! 우리 진씨 가문에 너를 처리해달라고 부탁한 것은 바로 그 사람들이야!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유명 중인? 무슨 사람들이지?" 이도현은 처음 듣는 호칭에 눈썹을 치켜들었다."유명이 세력인 줄만 알지 다른 건 아무것도 몰라. 그냥 놔줘, 할아버지라고 부를게! 제발 날 좀 살려줘..."진천우가 용서를 빌었다.이도현은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복잡하다는 것을 느끼며 잠시 멈칫했고,
그는 마음속으로는 그 누구든! 감히 누이에게 불이익을 입히고 그녀의 가족을 해치려 한다면, 그게 천왕이라 할지라도 그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그는 전력 질주하여 완성으로 돌아왔다! 이도현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신연주가 전에 데려다준 지하 거래 시장으로 향했다.이 지하 거래 시장에서 그는 총 두 번 왔는데, 첫 방문은 신연주가 그를 데리고 와 호신할 물건을 고르던 중 흑단 누에 갑옷을 구매했다! 그는 파렴치한 현동자를 한바탕 구타했었다!두 번째 방문은 신연주와 함께 비도와 은침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현동자를 속여 돈을 벌 수 없게 만들었다!이번의 방문은 현동자를 찾아 유명 조직에 대해 알아보고 신연주 행방을 찾으려고 온것이다.“동생, 왔어!”이도현을 보자 현동자는 살갑게 인사 했고, 그 모습을 보자 저번에 돈을 많이 지불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뭐야, 자식, 너 그 누이는 같이 안 온거야, 저번에 너무하다고 느껴서 날 볼 엄두가 안 나서 오지 않은 거지?”현동자의 시선이 이도현의 뒤를 훑으며 신연주가 보이지 않자, 호기심에 물었다."제 누이는 할 일이 있어서 안 왔어요!""그 작은 마녀가 뭔 할일이 있다고! 늙은 도인인 나를 괴롭히는 것 말고는 무슨 짓을 하겠어! 이 못된 놈들, 너희 덕분에 내가 망할 뻔했다고!""오랜 세월 동안 젊은 여인들, 부자들 그리고 유명인들을 계몽하여 벌어 들인 모든 돈이 너희 때문에 망할 뻔했다고! 이런 망할, 내가 누구에게 이 얘기를 하겠어!"현동자는 귀신같이 통곡을 터뜨렸다! 그는 너무 화가 났다.이도현은 듣고 있자니 짜증이 났다. 이런 제기랄! "왕코!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하고, 물어볼 중요한 일이 있어요. 거기서 말하는 게 편할까요?" 이도현이 진지하게 말했다.이도현의 진지한 표정을 본 듯, 현동자는 눈썹을 찡그리며 그를 쳐다보더니 "따라와!"라고 말했다.두 사람은 2층으로 올라가서 작은 방으로 들어왔다"말해봐! 무슨 일이야?""왕코! 유명에 대해 알고 있는
맙소사! 이건 왕코 아냐?!내가 이대로 죽은 거야? 비밀번호? 내가 비밀번호를 누구한테 말해!이도현은 눈앞이 캄캄했다. 지금 당장 이놈을 죽이고 싶은 심정이다. 너무 사람이 아니지 말이다."왕코야! 농담할 기분 아니잖아. 유명이 뭔지 말해 봐."현동자는 앉아서 죽은 눈빛으로 이도현을 보면서 말을 꺼낸다:"천벌의 녀석! 당신은 업보를 받는 것이야, 나쁜 짓을 저질렀으니, 하느님이 벌을 준거지, 유명조직도 그래서 당신을 감시한 거야!""솔직히 말해, 과부가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봤다거나 과부에게 따뜻한 정을 베풀었다거나 미성년 소녀를 모욕하고 노부인을 괴롭혔지! 너, 너! 누가 나쁜 짓을 하랬니! 봐봐 벌을 받았잖아."이도현은 이를 악물며 머릿속이 까매졌다. 듣자 하니! 이 사람의 말을 보게!내가 그 정도로 갈구했나?이도현의 살인적인 눈빛을 보고 현동자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헤헤하고 웃고는 엄숙하게 말했다." 유명! 일반 살인 조직인가 악명 높은 살인 조직인가?""엥? 아니! 천벌의 녀석, 유명조직을 네가 모를 리가 없지! 너 같은 강자가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현동자가 의심스레 물었다.이도현도 할 말을 잃었다. 유명을 알 리가 없지.8 년전 까지만 해도 그는 단지 사랑이 넘치고 백지같이 하얀 순정남이었다.! 그때는 검정 버섯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몰랐고 오이도 단지 야채임을 알고 있었다. 이런 그가 유명이 뭔지는 어떻게 알았겠는가!그는 바보 같은 청년으로부터 8년이란 시간을 들여 종급의 경지를 초월한 강자로 되였는데 그의 사부 말대로 하면 무적이었다!그의 내공은 올라갔지만 겪은 일은 너무 적다!"모르겠어, 빨리 말해줘! 우리 선배가 유명조직에 잡혔을 수도 있으니 구하러 가야 해!" 이도현은 귀찮아서 말했다."뭐라고! 무슨 소리야. 마녀가 유명조직에 잡혔다고?... 이건…. 헐! 헐! 헐! 일이 커졌어. 어떡하지! 일이 복잡하게 됐네."신연주가 유명조직에 붙잡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현동자는 갑자기 긴장해졌다!“무식한 녀석,
"그뿐만 아니야. 유명조직은 임무를 내주는데 임무의 난이도에 따라 현상금을 내걸고 임무를 완성하기만 하면 상상할 수도 없는 거액을 줄 거야.""정말이지, 평범한 사람으로서 만약 유명조직의 임무를 하나만이라도 완성할 수 있다면 완전 팔자 고친 거야. 그 돈 한평생 써도 다 못 써" 현동자는 이렇게 말하면서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자, 천벌의 녀석, 이리 와 봐, 바로 이 블러디 킬이라는 사이트에 그 현상수포령을 걸었어. 여기엔 유명조직이 올린 살인 임무가 있지."이도현은 말을 듣고 다가가 보니 역시나 혈색으로 채운 화면에, 눈에 띄게 유명조직이 발표한 임무가 보였다..임무 카테고리에는 각각 천, 지, 현, 황 등 네 가지 임무란 등급이 있는데 높은 등급으로부터 낮은 순서대로 배열하고 천급 임무 등급이 가장 높고 황급이 가장 낮았다. 그 외에 또 하나의 신급 임무가 있는데 보라색 글씨체로 되어 있었다."황급 암살령: 독수리 무기 거두 특훈 건국, 현상금: 5천만.""지급 암살령 : 지국 우파 포이평오, 현상금:8천만."게시된 이름을 보고 이도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별 희한한 이름도 있네! 포 이평오? 나는 포 팔진 사다,에라이!"천급암살령: 염국장군 이영천, 현상금: 1억 원.""봤지! 봤지 녀석아! 여기에 게시된 이름 하나하나가 다 머니 들이야! 실력만 있으면 끝도 없이 돈이 들어와! 흔들리지?"현동자는 조금 전만 해도 진연수를 걱정하더니 지금은 돈 얘기를 꺼낸다."신급 임무를 열어봐봐." 이도현은 이 신급 임무에 다소 궁금해했다.“신급 임무. 감히 신급 임무를 열어? 봐도 소용없어, 블러디 킬이 설립한 이래 신급 임무는 늘 하나야, 지금까지 게시되고 있어!" 현동자는 말도 안 된다면서 손은 이미 신급 임무를 열었다.“신급 암살령: 태허산 무명 존재, 현상금:..."이도현은 내용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다못해 본인 스승의 현상수포령을 볼 줄이야.생각지도 못했다. 태허산이 이토록 유명한지를. 신급 임무에 나오다니, 게다가
이도현의 말을 듣고 그를 조롱하던 현동자는 졸지에 바보가 되었다.블러디 킬 인터넷에 암살령을 게시하면 돈이 얼마나 될까? 그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천건국과 같은 일반 무기상들도 몇천만 원을 요구하는데 다른 사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도현의 이런 모습을 보고 현동자는 아무리 봐도 부자로 느껴지지 않았다."그러면 하나 게시해! 신영 성존의 암살령을 올려. 현상금 2억! " 이도현이 무덤덤하게 말했다."맙소사. 천벌의 녀석. 그런 농담은 하는 게 아니야. 사이트라 해도 블러디 킬은 다른 사이트랑 차원이 달라. 블러디 킬은 유명이 모니터링하고 있어. 어떤 사람도 돈이 없으면서 함부로 암살령을 내렸다간 유명이 바로 찾아갈 거야. 그때면 너의 온 가족도편치 못할 거야." 현동자가 호의로 일깨워 주었다."보내라면 보내는 거지. 쓸데없는 말이 왜 이렇게 많아. 돈 그까짓 것."“그래. 그래. 허풍 쳐봐야 어차피 죽을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야. 올릴게. 그때 가서 너 어떻게 죽는지 구경할게."현동자는 분노하여 말하면서 휴대전화를 마구 두드렸다. 신영 성존을 암살하라는 암살령이 얼마 안 되어 바로 게시되었다. 현상금은 2억."됐어. 너 이 녀석 어서 가서 돈 준비하고 돈 없으면 뒷일이나 준비해." 현동자가 언짢아 말했다."마녀가 잡히는 것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너까지 지랄이야. 그래! 해! 해서 없어지면 그만이지.!""됐거든, 왕코, 누군가 임무를 받으면 내가 돈을 줄게. 그리고! 만약 유명 소식이 있으면 나한테 알려줘야 한다?."이도현은 돌아갈 생각이다.유명조직의 근거지도 물어내지 못해 그는 조금 초조해졌다. 신연주는 어떤 상황인지 아무런 소식도 없었고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는 더구나 몰랐다. 이럴 땐 상대방이 스스로 자기를 찾아오게 할 수밖에 없다."꺼져! 뒷일 준비 잊지 말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마실 것도 마시고 너나 잘 챙겨."현동자의 부덕한 말에 이도현은 고개를 연신 저으며 어이가 없어 했다. 아무래도 이 왕코는 얻어맞아야 할 것 같다는
“다섯째 선배, 또 저를 놀리는 거죠. 초면도 아닌데 그만 좀 놀리세요.”한지음이 부끄러워하면서 얼굴을 붉혔지만, 여전히 대범하게 모두에게 술을 따랐다. 그러고 나서 말했다.“민아 씨, 혜영 씨, 다섯째 선배가 입을 열었으니, 우리 셋이 선배들에게 술을 올리죠. 우리가 모두 도현 오빠의 여자인 만큼 마땅히 선배들께 술을 따라드려야 해요.”“알겠어요. 지음 언니.”한지음, 오민아 그리고 조혜영은 세상 물정을 많이 겪어본 사람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숙한 소녀들처럼 쑥스러워하지는 않았다.그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고 윤선아 앞으로 다가갔다.“둘째 선배, 저희가 술을 올리겠습니다. 한 잔 받으세요.”“호호. 어서 앉아요. 다섯째 후배가 장난친 거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다 한 식구인데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나요.”윤선아는 비록 이렇게 말했지만 결국 술잔을 받았다.“물론입니다. 둘째 선배.”그 후, 세 여자는 홍조가 띤 얼굴로 다른 세 명의 선배들에게도 차례대로 술을 올렸다. 그렇게 술을 올린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이도현은 전반 과정을 바라보며 속으로 깊은 감회를 느꼈다.‘이게 진정으로 가정을 이룬 기분일까?’하지만 식사를 하면서도 이도현은 조금 전 윤선아의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이도현은 이렇게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상황을 떠올려 보았다.하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몇몇 선배들의 눈빛에서 걱정스러운 기색을 읽었지만, 선배들 역시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다는 것을 보아냈다.그렇게 식사가 끝난 후 이도현은 세 여자를 방으로 데려다주었고, 자신이 곧 나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고 위험할지도 모르니 당분간은 여기에 머무르라고 했다.몇 가지 일을 더 당부한 후, 이도현은 세 여자와 각각 포옹하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세 여자의 걱정 어린 눈빛을 뒤로한 채 방을 나섰다.다시 선배의 방으로 돌아갔을 때, 선배 네 명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 차 있
방으로 들어간 후, 세 여자는 이도현에게 차를 따라주는가 하면 과일을 깎아주고 간식을 가져오는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했다.그리고 이도현 앞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세 여자가 이도현 앞에서 대놓고 옷을 갈아입으며 성숙한 몸매를 드러내자, 이도현은 열째 선배 연진이의 말이 떠올랐다.여기가 다섯째 선배의 거처여서 다행이지, 만약 이도현의 집이었다면 벌써 세 사람을 덮쳤을지도 모른다.이도현은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욕망이 들끓었다.만약 그가 아직 순진한 소년이었고 여자와 놀아보지 못한 상태였다면, 그나마 참을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그 맛을 이미 체험해 본 이상 이도현은 참기 너무 힘들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세 여자를 끌어안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정말이지 그의 뛰어난 자제력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선배들에게 놀림당하기 싫은 것이 아니었다면 이도현은 이미 덮쳤을 것이다.게다가 세 사람 모두 이도현의 아내이니 문제 될 것도 전혀 없었다. 다만 선배 여러 명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러지 않은 것뿐이다.세 여자는 이도현이 보는 것을 전혀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미 관계도 맺었고 볼 것 못 볼 것 다 보여줬으니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었다.이도현의 욕망이 이성을 제패하기 일보 직전, 세 여자가 옷을 다 갈아입었고 이도현도 드디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그 후 네 사람은 기화영의 방으로 갔다.기화영의 방에는 이미 술과 음식이 준비된 채 이도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선배,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오래 기다리지 않았어. 괜찮아. 반나절 기다려야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왔네. 이 녀석이 나쁜 짓을 안 했나 봐. 잘했어...”“자, 동생들, 제가 소개해 줄게요. 이분은 우리의 둘째 선배예요. 다들 본 적 있죠?”연진이는 웃으며 윤선아를 가리켰다.“둘째 선배, 안녕하세요.”세 여자가 공손히 인사했다.그녀들은 이미 이도현과
이도현은 지금 딱 여자들한테 빌붙어 사는 남자 같았다. 하지만 웃긴 건, 그는 전혀 여자한테 도움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만약 과거에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이도현은 이렇게 열심히 살지도 않았다.“와...”이도현은 속으로 깊은 감회를 느꼈다.‘내가 보잘것없던 시절에 만났던 사람들은 다 나쁜 놈들이었어. 심지어 목숨을 구해준 사람마저 나에게 뒤통수를 쳤지. 하지만 성공해서 정상에 오르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이지 뭐야. 나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자들도 하나같이 좋은 사람인 데다가 돈도 많고, 나에게 아낌없이 베풀려고 해.’그렇다. 사람 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이도현은 마음속으로 자신의 우여곡절 하던 운명을 한탄한 후, 품에 안겨 있는 아름다운 여인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좋아요.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을 다 끝내고 나면 우리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은퇴해 살아요. 세 사람이 저를 먹여 살리고, 저는 맘 편히 얹혀살 거예요.”“우리가 남편을 돌보는 건데 그게 왜 얹혀사는 거예요? 우리는 도현 씨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얹혀산다는 표현을 쓰면 안 되죠.”“맞아요. 우리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두 오라버니 덕분이에요. 오라버니가 없었다면, 아마 지음 언니 빼고 저와 혜영 씨 두 사람은 벌써 가문의 요구에 따라 정략결혼을 했을 거예요.”“그럼요. 오라버니가 없었다면 우리 가문은 이미 몰락하거나 망했을 거예요. 저 역시 지금까지 살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조혜영과 오민아는 감개무량하게 말하며 이도현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이게 곧 운명이죠. 자, 이제 들어가서 얘기해요. 잠시 후 다섯째 선배가 오기로 했으니까 다들 준비하고 같이 가요.”세 여자는 마지못해 손을 놓고 이도현을 끼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세 여성 중 조혜영만 무공을 조금 할 줄 알았고 이도현이 준 단약 덕분에 현재 내공이 많이 제고되었다.오민아와 한지음은 원래 평범한 여자들이었지만 이도현이 준 주안단을 복용한 후 얼굴이 열입곱살 소녀처럼 생기 넘치고 어여쁘게 변했다.
이도현은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와 용팀소속 여성 구성원의 안내를 받아 한지음 일행이 머무는 방으로 향했다.“용왕님, 들어가시죠. 세 사모님이 머무르고 계시는 방입니다. 혹시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불러 주세요. 저희는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조용히 물러났다.문 앞에 다다르자 이도현은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 한 명도 아니고 셋이나 되는 여인들이 한 방에 있다니, 지금처럼 일부일처제가 당연한 사회에서 그의 행동은 그가 봐도 양심 없어 보였다.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만난 적도 있었지만 셋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이 방에 자기가 직접 찾아 들어간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뻘쭘했다.이도현도 미인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선을 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굳이 이렇게 눈치 볼 일도 없었다.한 번 숨을 고른 이도현은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도현 오라버니...”문을 연 여자는 이도현을 보자 놀란 듯 잠깐 숨을 고르더니 곧장 그의 품에 안겼다.“혜영아.”이도현은 그대로 그녀를 끌어안았다.“도현 오빠!”“오빠...”조혜영의 목소리를 들은 한지음과 오민아도 방 안에서 뛰쳐나왔다. 두 사람 모두 이도현을 보는 순간 말도 없이 달려와 그를 와락 끌어안았다.순식간에 이도현은 세 여인을 품에 안았다. 앞뒤좌우로 거대한 압박에 짓눌린 그는 그 사이에서 반항할 용기조차 없이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오빠,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정말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르겠어요.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한지음은 이도현의 가장 오래된 아내로 가장 먼저 관계를 맺은 사람이었다.사실상 언니 같은 존재로 모두가 그녀를 중심으로 따르고 있었다.오민아와 조혜영 같은 당찬 여인들조차 한지음 앞에선 자연스럽게 언니라고 불렀다.“그날 이 선생님이 데리러 오셨을 때 오라버니가 우리더러 다섯 번째 선배님이 계신곳에 있으라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 이유는 말씀 안 하셨지만 또 무슨
“그래도 이렇게 돌아왔잖아요!”“울긴 왜 울어 남들이 보면 웃겠다. 얼른 들어가자.”윤선아는 귀엽다는 듯 후배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들 중 셋째 인무쌍을 제외한 나머지 후배들은 모두 윤선아가 어릴 때부터 함께하며 키우다시피 한 사이니 그 정이야말로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깊었다.“알겠어요. 선배, 다음부턴 안 그럴게요.”이도현은 겉으로 보기엔 말 잘 듣는 후배처럼 보였지만 막상 일을 처리할 땐 언제나 자기 방식대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순한 척 웃고 있지만 속은 반항심으로 가득했다. 그에게 중요한 건 오직 하나, 선배가 기뻐하는 일이었다.“자연아, 간단한 안주 몇 가지랑 도수 낮은 술 한 병만 준비 해달라고 전해줘. 오랜만에 우리끼리 조용히 한잔하려고.”기화영이 자연이에게 조용히 일렀다. “네. 팀장님.”자연이는 짧게 대답하고는 자리를 떴다.사실 자연이는 이도현과 선배들 사이의 관계가 부러웠다.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진짜 가족처럼 서로를 아끼고 어떤 사심도 없이 늘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이 괜히 뭉클하게 느껴졌다. “갑시다. 안으로 들어가요, 우리.”“참, 도현아. 지음 씨랑 다른 친구들도 좀 보고 와. 그동안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꼭 데리고 와. 우리 다 같이 모여야지. 앞으로는 진짜 한 가족이잖아.”기화영은 다정하게 당부했다. “알겠어요. 선배.”이도현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장난꾸러기, 또 무슨 짓 하려는 거야? 밤엔 시간 많으니까 괜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일 만들지 말고.”막 자리를 뜨려던 이도현에게 열 번째 선배 연진이가 짓궂게 웃으며 한마디 던지자 이도현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고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하, 이 녀석. 나쁜 짓 할 땐 그렇게 당당하더니 이제 와서 부끄럽대?”가화영도 한마디 보태며 웃었다.“둘이 또 도현이 갖고 장난치지 마. 얼굴 새빨개졌잖아. 이제 그만해.”인무쌍은 이도현이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조용히 분위기를 정리했다. “세 번
병사는 한동안 넋 놓고 두 사람의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멍하니 서 있다 가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이도현, 동해용왕? 설마... 그분?”“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문득 잊고 있던 기억이 그의 뇌리를 스치자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그가 떠 올린건 다름 아닌 무사들 사이에서 끝없이 회자되던 전설 같은 존재였다.그는 윗선에서도 철저히 숨기려 했던 존재였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들끓었고 그의 업적은 무사로 갓 입문한 자신에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전설 같은 이야기였다.“미치지 않고서야 평생 한 번이라도 만나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눈앞에 있었는데 내가 이런 멍청한 짓을 했다고? 한심한 놈, 니 그릇이 딱 거기까지인 거야. 너는 맞아도 싸.”병사는 자기 뺨을 쉴 새 없이 내리쳤다. 처음엔 씹어 삼킬 듯이 욕을 퍼부었지만 나중엔 말도 안 나왔다. 그저 입만 달싹이는데 그 속에서 뱉고 있는 말은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자연이가 길을 트자 그 누구도 감히 이도현을 막지 못했다. 덕분에 기화영의 거처까지 단번에 도착할 수 있었다.“팀장님, 동해용왕님과 대인 한 분이 오셨습니다.”“뭐? 누가 왔다고?”안쪽에서 무언가 작동하는 소리와 함께 전자장치 특유의 찌직거리는 기계음이 울렸다. 곧이어 누군가 문 쪽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세차게 열렸다. 곧바로 세 명의 여성이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둘째 선배! 이도현 이 바보야!”“도현 후배...”세 사람은 거의 동시에 달려와 윤선아와 이도현을 와락 안았다. 그렇게 다섯 명은 하나로 포개져 서로를 꼭 껴안았다.너무 세게 껴안는 바람에 이도현은 순간 숨이 막히는 듯했지만 이 감각이 결코 낯설진 않았다. 어딘가 오래된 기억처럼 익숙했다.간신히 고개를 빼낸 이도현은 자신을 꽉 껴안고 있던 사람이 셋째 선배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세 번째 선배는 예전보다 훨씬 더 눈에 띄게
“아니... 네 윗선한테 물어보기라도 해 봐. 분명 날 들여보내라고 할 거니까.”이도현은 터질 듯한 화를 간신히 눌러 담았다.“안 돼. 여긴 상급 명령만 있는 곳이지 내가 먼저 물어보는 일은 없어. 그러니까 나가.”병사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딱 잘라 말했다.이도현은 체념한 듯했다.다섯 번째 선배의 구역이 아니었다면 그냥 몰래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긴 얘기가 다르다.이도현이 체면을 좀 내려놓고 다섯 번째 선배에게 전화를 하려던 찰나 병사들이 서 있던 통제 구역 안쪽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무슨 일이야?”그때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출입을 시도한 인원에게 퇴거를 명령했으나 불응하고 있어 보고 드립니다.”“장군님, 바로 저놈들입니다.”그의 말투에는 어딘가 날이 서 있었다.장군이라 불린 여자는 병사가 가리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이도현을 보는 순간, 그녀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그를 향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동해용왕께 인사 올리옵니다.”여장군이 갑작스럽게 무릎을 꿇고 예를 표하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도현에게 큰소리치던 병사는 마치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그가 진짜 동해용왕이었다니. 병사는 말도 안 되는 사실을 눈앞에서 마주한 채 스스로의 무지를 실감하고 있었다.한편 이도현 역시 그녀를 알아봤다. 그녀는 다름 아닌 과거에 몇 차례 함께 임무를 수행했던 자연이었다.“자연이 오랜만이네. 그리고 나 이제 동해용왕 아니니까 그렇게 안 불러도 돼.”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팀장님께서 아직 당신의 권한을 폐지하지 않으셨으니 당신은 여전히 동해용왕이십니다.”자연이가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전설 같은 이 남자의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했다. 소년에서 남자로, 그것도 이렇게 강력한 존재로 성장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자연이의 말에 이도현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고 물었다.“다섯 번째 선배를 만나러 왔는데 혹시 말 좀 전해줄 수 있을까? 부탁 좀 할게.”“용왕님 그런
윤선아의 주선으로 이도현 일행은 전용기를 타고 곧바로 동방으로 돌아갔다.이도현은 완성으로 향하는 대신 황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황성에 도착하자 소유정과 한소희는 아쉬운 표정으로 이도현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미련이 남은 듯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지성윤 선배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한편, 이도현은 둘째 선배와 함께 용팀 기지로 향했다.그는 떠나기 전, 한지음과 열 번째 선배 연진이, 그리고 세 번째 선배 인무쌍을 그곳에 남겨뒀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오민아와 조혜영까지 데려왔기에 지금 그가 가장 먼저 향할 곳이 가족들이 있는 용팀 기지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멈춰! 여긴 군사 기지다. 정체를 밝혀라. 허가 없이 침입은 금지다. 당장 나가!”이도현과 둘째 선배가 기지 구역에 들어서자 누군가 그들을 막아서며 외쳤다. “나는 다섯 번째 선배이자 용팀 팀장인 기화영을 만나러 왔어. 내 이름은 이도현이야. 처음 듣는 이름은 아닐 텐데?”이도현은 이제 제법 이름이 알려진 인사였고 예전엔 용팀의 동해용왕이기도 했으니 용팀 소속이라면 자신을 모를 리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기화영이 에드워드 가문에게 위협받던 시절, 그가 직접 용팀을 이끌기도 했던 터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그런 이름 몰라. 당장 나가.”“여긴 군사 시설이야. 이도현이든 이도룡이든 이도 뭐든 간에 접근 금지다. 나가라!”병사는 얼굴을 굳힌 채 엄숙하게 말했다.그 말에 이도현의 얼굴엔 썩은 걸 억지로 삼킨 듯한 역겨움과 분노가 뒤섞였다.그는 원래 권력을 앞세워 일하는 걸 싫어했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둘째 선배가 함께 있었고 이곳은 다섯 번째 선배 기화영의 구역이었기에 괜히 말썽을 일으켜 그녀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딱 한 번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융통성 있게 넘어가주길 바랐을 뿐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반응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자신을 전혀 모를 뿐만 아니라 이름을 들은 척도 안 하고 조롱까지 섞은 태도. 이름을 밝혔음에
다만 오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이런 쓰레기 같은 존재들은 자연스럽게 걸러지며 오직 아름다운 것만 기록으로 남겨졌을 뿐이다.예를 들어 반금련처럼 이름만 들어도 욕이 되는 여인들이 역사에 가득하다면, 역사 자체가 더럽혀지게 된다.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미녀가 영웅을 사랑하는 것은 남자가 미인을 좋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소유정과 한소희가 이도현을 좋아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다만 현재 이도현의 마음에는 그녀들이 발을 디딜 자리가 없었다.“선배, 출발합시다. 선배도 저들의 손을 꼭 잡으세요.”이도현이 선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윤선아가 부드럽게 미소 짓고는 소유정의 손을 잡았다. 일행이 손을 맞잡은 채로 전송진에 들어선 순간, 마치 시간 터널에 휘말려 들어간 듯 시야가 캄캄해졌고 허공을 떠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움직임이 멈춘 느낌을 받았을 때, 다시 눈을 떠보니 이미 낯선 장소에 서 있었다.이도현이 신기를 펼쳐 확인해보니 확실히 성지의 외곽 지대에 도착해 있었다. 각자의 전송 위치는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았다.천사국 입성 때처럼 수천 리 밖으로 랜덤으로 흩어지는 것보다 이번 이동이 훨씬 안정적이었다.비록 십 리 정도 떨어져 있긴 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근접한 거리였다.“소 아가씨, 지 아가씨, 한 아가씨. 저랑 선배는 동방으로 돌아갈 계획이에요. 여러분들은 무슨 계획이 있어요?”이도현이 뒤돌아 묻자 소유정이 지성윤에게 의견을 구했다.“선배. 우린 어디로 가요?”“우리도 나온 지 오래되었는데 아직 사문의 성물을 찾지 못했고, 성지와 천사국에서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했으니 스승님께 돌아가서 보고하는 게 나을 것 같아.”‘사문의 성물은 왕급 경지의 내공을 지닌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골똘히 생각한 뒤 지성윤은 결론을 내렸다.지난번에 그녀는 이도현의 권유로 일단은 남았지만, 이제 그가 떠나는 마당에 계속 남아있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럼 함께 돌아갑시다.”윤선아가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