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광은 자기가 강씨 가문에 대한 복수를 한 것처럼 엄청 기뻐하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아주 차가운 말투로 답했다.“당신이 말하는 강문총을 본 적은 없지만, 현재 강씨 가문의 수장인 강유란이 방금 저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한 건 사실입니다.”“하하하! 아주 좋아, 잘했어! 넌 작은 놈들만 상대하고 강문총은 내 손으로 직접 죽일 거니까!”이도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도광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나한테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몇 가지 있어. 일단은 나와 함께 먼저 그 일들을 마무리 짓고 그다음 당신에게 자유를 줄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도광은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웃음을 멈추고 굳은 표정으로 되물었다.“뭐? 이놈아! 아무리 그래도 천하제일 칼잡이인 나더러 너의 노예가 되라고?”하지만 이도현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정확히 말하면 노예가 아니라 빚을 갚는 거지! 내가 동굴 속에서 당신을 구해줬는데 은혜를 갚아야 하지 않겠어?”“나는...”도광은 이도현에게 기세등등하게 몇 마디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느껴져서 하고 싶던 말을 삼켰다.이도현의 말대로 그가 동굴 속에 있는 도광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도광은 여기서 생을 마감했을 것이 분명했다. 그의 도움으로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게 됐으니, 생명의 은인한테 이 정도는 과분한 제안이 아니었다.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도광이 여자였다면 이도현을 위해 그의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평생 몸 바쳐 모셨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광은 천하를 수십 년간 종횡무진해 오던 천하제일의 칼잡이가 서른도 안 된 젊은이의 밑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자존심을 버릴 수 없었던 도광은 이도현에게 마지막 발악을 했다.“네가 처리해야 한다는 일들은 내가 물심양면으로 도울게. 하지만 난 죽어도 너의 밑으로 들어갈 수 없어! 그리고 이놈아, 네가 아무리 대단하고 해도 이 늙은이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 그리고 내가 칼이 없어서 너한테 진 거
이도현의 의술은 정말로 놀라웠다. 이는 의술이 아니라 요술이라 할 수 있다. 이게 요술이 아니라면, 그 누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단 말인가?모든 것을 끝낸 이도현은 연못 옆으로 가 손을 씻으며 말했다.“혼자서 붕대 감아봐요. 상처가 원래 상태로 회복되려면 최소 3일은 걸릴 거예요.”“상처가 회복되면 자기 위로는 물론, 원래 상태와 똑같게 아무 일 없을 거예요.”이도현의 말에 도광은 더더욱 놀랐다.‘자위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여자한테도 별 영향 없는 거 아닌가?’그는 지금까지 검을 연습하면서 여자를 만날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행여나 여자 때문에 자기 위로를 하는 데 영향을 끼칠까 봐 그는 지금까지도 홀로 살고 있다. 하지만 조금 전 이도현의 괜찮을 거라는 말에 도광은 여자 한번 찾아서 어떤 느낌인지 체험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어쨌든 부러진 팔이 회복되면 자기 위로를 하는데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니, 여자를 하나 찾는 게 뭔 큰 대수란 말인가!도광은 여자를 생각함과 동시에 이도현의 의술에도 놀라움을 느꼈다. 그의 의술은 말도 안 될 정도로 충격적이었으니 말이다.이도현은 손을 씻고 일어서서 곧장 동굴 밖으로 걸어갔다. 그는 도광 곁을 지나다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저는 여전히 똑같아요. 당신이 지금 갈 수만 있으면 가도 돼요.”“근데 내가 필요할 때는 반드시 내 옆에 있어야 해요. 만약 내 옆에 당신이 없어서 내가 그쪽을 잡는 날에는, 당신은 반드시 죽어야 할 거예요.”이도현은 말을 마친 뒤, 더 이상 다른 말은 하지 않고 동굴 밖으로 나갔다.도광은 이도현의 뒷모습을 보며 멍해졌고, 잠시 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대체 가야 할까 가지 말아야 할까!만약 간다면 죽을 것이고, 가지 않는다면 체면이 서지 않는 노릇이다.이도현은 무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의술 실력도 대단하다.만약 도광이 진짜로 간다면 이도현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그를 찾아내 죽일 것이다. 도광 또한 직감적으로 충분히 그걸 느낄 수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이도현은 음모 가득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더는 도광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그 큰 산에서 사라졌다.“저 새끼, 나중에 두고 봐.”도광은 중얼거리며 밖의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러더니 갑자기 크게 웃어 보였다.“하하하, 나도 이젠 자유다! 얼른 이 자유 좀 만끽해볼까나? 흐흐흐.”도광도 울부짖는 웃음소리와 함께 강 씨 가문의 뒷산에서 사라졌다.한편, 이도현은 빠르게 강 씨 가문에서 나와 신용산 산기슭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그는 예상치도 못한 인물과 마주했다.그 사람은 바로 조 선생…그는 이도현이 처음으로 황성에 갔을 때, 오민아가 그를 데리고 간 경매장에서 사왕 기황현과 주 씨네 어르신이 그를 난처하게 하려고 한 상황에서 그를 대신해 상황을 모면해줬던 그 조선생이였다.조 선생 옆에는 한 여인이 있었는데 그 여인도 이도현이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바로 용팀의 자연이었다.자연이는 이도현의 일을 돕기 위해 지난번에 기화영에 의해 파견되었다. 비록 이도현의 집에서 며칠을 지냈지만, 매번 이도현이 나갈 때마다 그녀는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도현 또한 그녀를 부른 적 없는지라,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떠날 수밖에 없었다.그랬던 이 두 사람을 여기서 보다니? 이도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이때, 조 선생이 먼저 이도현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왔다.“오랜만입니다. 우리 또 만났네요.”조 선생의 미소는 여전했고, 그 미소는 왠지 모를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저 찾았어요?”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이도현은 이 나라 사람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속을 알 수 없는 존재라, 그들이 언제 갑자기 변할 줄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니 말이다.특히 백호당, 그리고 사왕 전투 부대를 거치면서 그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 매우 불쾌함을 느꼈다.“저는 명령을 받고 왔어요. 염황이 저더러 이도현 씨에게 말 좀 전해달라고 했거든요. 지국 쪽 일에 대해 염황도 전부 다 알고 있어요. 게다가 그 일에 대해 아주 만족스러워하고 있고
“이도현 씨, 백호당의 어르신 양천을 죽였죠?”그 말을 듣고 이도현이 답했다.“만약 독아섬의 그 노인네를 말하는 거라면, 제가 죽인 게 맞아요.”조 선생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 사람은 일반인이 아닌 백호당의 사람이다. 게다가 장로급 사람인데, 이렇게 쉽게 죽였다고 말하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백호당 쪽이면 아마 번거로울 수 있겠네요. 어쨌든 어르신 한 분이 죽었으니까요.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이따가 처리해드릴게요.”“제가 걱정할 게 뭐가 있겠어요? 죽이면 죽이는 거지. 심지어 그 사람이 직접 죽여달라고 찾아온 거예요.”이도현이 별일 아니라는 듯 답했다.조 선생은 어이가 없었다. 이도현의 담담한 태도에 더는 할 말이 없었으니 말이다.“아, 맞다! 조 선생님, 제가 한가지 질문드려도 될까요?”이도현이 갑자기 말했다.“네, 얼마든지요.”조 선생이 답했다.“다름이 아니라 염황이란 분은 대체 어떤 분이세요? 왜 저한테 이토록 신경을 쓰는 거죠?”이도현이 물었다.사실 이도현은 이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생각해 왔다. 그는 항상 염황제가 자신에게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느꼈다.게다가 모든 일 뒤에는 거의 염황제가 있었고, 이도현에게는 아주 관대했다. 더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선배 누나 중 몇몇이 염황제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처음에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태허산의 제자들은 모두 자유분방한 성격을 지녔다. 다섯째, 여덟째 선배들의 성격으로는 권력욕 때문에 염황제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하여 그는 여기에 또 다른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이런 일이 있을 수 없으니 말이다.“허허, 참 곤란한 질문이네요. 그 부분에 대해 저도 차마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어요. 하지만 이도현 씨도 나중에 점차 아시게 될 거에요.”조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그의 대답에 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런 대답을 들으려고 그 질문을 한 게 아니었으니 말이다.이도
지금 그의 앞에 나타난 책 한 권에 그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호흡도 흥분된 나머지 덩달아 가빠지기 시작했다.전에 그의 사부님은 특급비법 위에 품위 급 비법이 있다고 하셨지만, 사부님도 정확히는 모르고 있다.게다가 사부님은 이 특급비법이 최고의 비법이라고 알고 있다.이것은 그야말로 전설 속의 물건이다.이도현은 손을 뻗어 그 비법 책을 꺼냈다. 그는 그 위에서 풍기는 묵직한 기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와…”원래는 숭고한 몇 마디 말을 내뱉고 싶었지만, 너무 감탄한 나머지 수천 마디의 말이 한 글자 단어로 변해버렸다.“젠장, 행복이 너무 갑작스레 찾아왔잖아? 아, 신이시여!”“특급비법이라! 내가 이걸 연마한다면 이 세상에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이 소문이 퍼지면 곤륜옥의 비밀처럼 사람들이 미칠까 봐 두렵네! 어쨌든 이것은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거잖아.”이도현은 감격에 겨워 태허검술을 내려놓고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그는 약보 한 권을 다 본 후, 얼굴 가득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말 그대로 너무 강했으니 말이다.이 비법 책에 기술된 검술은 정말 대단했다.칼 한 방에 강과 바다를 뒤엎고 천지의 색이 변한다. 게다가 그 검의 기운으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의 적까지 무찌를 수 있다.대체 이 검술은 뭐란 말인가? 이 정도면 레이저 총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비법 책에 적힌 검술은 다시 한번 그의 인식을 뛰어넘었다.너무도 놀란 이도현은 흥분을 억누르고 수련을 시작했다.그렇게 수련은 몇 시간 지속 되었다.이도현이 검술 전체를 초기적으로 마스터하니 벌써 5시간이나 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손을 검으로 삼아 이리저리 휘두르며 베어보았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검의 기운이 폭발하며 음양탑 공간으로 향했다.순식간에 음양탑 전체에 검기의 기운으로 가득 찼고, 검기의 기운이 공기를 갈라놓으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우와 너무 강하잖아! 검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만 휘둘렀는데도 이렇게 강한 위력을 뽐내다니. 여기
이도현은 몇 사람을 따라 큰 산속까지 걸어갔다.산속에는 건물이 하나 있는데 멀리서 보면 건물 전체가 백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위풍당당하고 인상적이었다.이도현 또한 말할 것도 없이 여기가 백호 법당의 본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제야 염국의 조직들도 그 대가문과 대세력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깊은 산속에 거점을 세우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게 산의 공기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산이 비교적 조용한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다.요컨대, 시끄러운 도시에는 일반 조직만 있을 뿐이지, 백호 법당, 용팀과 같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신비한 조직은 전부 이 산에 본부를 두고 있었다.이도현은 호기심을 가진 채 큰 방에 끌려갔다. 방에 들어가 보니, 안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강력한 아우라를 풍겼고, 가슴에 커다란 호랑이 머리가 달린 흰 갑옷을 입고 있었다. 그 장착은 그들의 능력을 직접 극대화했다.“어르신께 아뢰옵니다. 이도현을 데려왔습니다.”이도현을 데려온 사람이 공손히 입을 열었다.그중 한 중년 노인이 어두운 표정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네가 바로 이도현인 거냐? 네가 양천을 죽였다며? 독아섬에서 백호령도 어기고 말이야!”이는 백호당의 형벌 담당자 이형원이였다.이도현은 그를 바라보며 서두르지 않고 그 사람의 숨결을 느꼈다.‘제국급의 중급이라!’“맞아요, 제가 죽였어요.”“이놈이 간덩이가 부었구나. 여봐라, 이놈의 몸을 전부 수색해라. 그리고 이놈의 팔도 끊어버리도록 하여라!”이형원이 차갑게 명령했다.“네, 어르신.”이형원의 뒤에서 몇 사람이 나와 명령을 받들고 이도현에게 손을 내밀었다.훅! 훅! 훅!이때 이도현의 손에서 갑자기 은침 몇 개가 날아가 그들의 팔에 꽂혔다.그러더니 곧바로 탁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이도현의 팔을 제거하려 했던 두 명의 황제급 강자들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팔뚝에서 피 구멍이 하나둘 터지기 시작했고 눈앞에 순식간에 핏빛 안개가 피어올랐다.“아…”몇몇 사람
말을 마친 뒤 이형원은 갑자기 발을 쾅 굴렀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몸이 대포알처럼 튕겨 나와 이도현을 공격했다.게다가 푸른 돌로 만들어진 바닥은 이형원의 발길에 의해 손가락 굵기의 균열이 생겨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갔다.바닥만 봐도 충분히 그의 강함을 볼 수 있었다.이형원은 두 손에 엄청난 힘을 실어 사방의 공기 흐름을 바꿔놓았다. 그의 두 주먹은 불끈 쥐어져 있었고 주먹에는 희미한 빛이 나타났다.이 기세로만 보아도 그의 주먹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쾅!이도현은 이형원의 주먹이 날아와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으며 주먹을 치켜들어 가볍게 맞섰다.둘은 거의 동시에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 주먹은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는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그들은 이도현이 감히 그들 당주와 주먹 싸움을 벌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특히 주먹 한 방에 죽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었다.몇 발짝 물러섰던 이형원의 얼굴에는 약간의 경멸감이 섞여 있었다.“네가 내 주먹을 막아? 스스로 자랑스러워해도 되겠네.”이도현 또한 조심스러워졌다. 이형원의 실력이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했으니 말이다.게다가 조금 전의 그 주먹은 이형원이 최대한의 힘을 발휘하지 않았다는 걸 이도현도 느낄 수 있었다.“실력이 고만고만하네.”이도현이 가소롭다는 듯 한마디 했다.“하하하, 많이 건방지네. 네가 이런 실력이 있을 거라고는 나도 생각지 못했어. 근데 이런 젊은 천재가 곧 죽는다니 참 안타깝네.”이형원은 마치 이도현을 이미 이긴 것처럼 흥미로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러자 이도현이 시큰둥하게 말했다.“어디 한번 해보시죠. 누가 죽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까요. 그때 독아섬에서 그 영감탱이도 당신처럼 오만했는데, 결국은 내 손에 머리통이 박살 났거든요.”이도현의 말투에는 심한 경멸과 오만함이 섞여 있었다.게다가 이형원도 그 말에 자극받아 순식간에 얼굴이 어두워졌다.“이 자식, 너 진짜 죽는 게 두렵지 않아
“푹!”검기가 거대한 보검을 형성하며 이형원의 몸을 관통했다.그 순간, 이형원의 몸은 마치 꼬치구이처럼 거대한 검기 위에 꿰어져 있었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이도현을 바라보았다.“이, 이건 대체 어떤 무술인게냐?”그는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제국급 강자가 이렇게 기괴한 방식으로 죽다니!그는 검을 사용하는 고수들이 검기를 방출하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특이하게 검조차도 없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단지 손으로 검 모양을 긋는 것만으로 검기를 방출하며 40m 길이의 큰 검을 형성하다니!이게 어린 애들 장난도 아니고 대체 뭐란 말인가?그는 죽어서도 편히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이런 검기에 죽었으니 귀신이 되어도 창피할 노릇이다.이도현은 자신의 발밑에 쓰러져 죽어가는 이형원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정말 잘 구워진 돼지 신장 같네요. 멍청하긴! 그래도 알아서 잘 꿰어진 걸 보니 서비스는 좋네요.”“너…”원래는 이도현의 입에서 이게 어떤 무술인지 말하기를 기다렸다가 죽으면 눈을 편히 감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이형원은 조금 전 이도현의 한마디에 아예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그는 푸 하는 소리와 함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는 꼿꼿이 누운 채 눈에는 원망으로 가득 차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했다.이도현에게 죽임을 당한 후에도 이렇게 화를 내는 그를 보니, 죽어서까지도 편히 눈을 감을 것 같지는 않다.그 시각, 모든 사람은 멍해졌다. 일부 겁이 많은 백호당 사람들은 놀라서 바로 기절해버렸다. 그중 그나마 멘탈이 좀 괜찮은 사람들은 두 다리가 나른해진 채 똑바로 서지 못했고, 벽을 짚어야만 겨우 설 수 있었다.백호당의 형벌 담당자인 제국급 강자가 살해당하다니! 이것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보다 더 그들을 놀라게 했다.모든 사람은 마치 숨을 쉬는 것을 잊은 듯 이형원의 시체를 쳐다보며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검기에 뚫린 이형원의 상처에서 끊임없이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모든 사람은 등골이 오싹
“후배. 나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 같아. 잠시 후에 내가 비법으로 진법을 확대해서 저 두 사람을 막고 있을 테니 넌 빨리 도망가.”양주희는 두 눈이 새빨갛게 부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안 갈 거예요. 선배가 심하게 다쳤는데 도망간다고 해도 선배가 가야죠. 제가 저 두 놈을 막고 있을 테니 선배가 도망가세요.”“어리광부리지 마. 난 정신력도 심하게 다쳐서 이미 힘이 다 빠졌어. 내가 도망간다고 해도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잡힐 거야. 넌 그래도 경하게 다쳤으니 내가 목숨을 걸고 시간을 조금 더 벌어주면 넌 반드시 살아서 도망칠 수 있을 거야. 빨리 가...”인무쌍이 힘겹게 말했다.“안 돼요. 저 안 가요. 선배. 가려면 같이 가요. 저는 절대 선배를 혼자 내버려 두고 도망갈 수가 없어요.”양주희가 울면서 말했다.“가라고. 선배의 말을 이제 귓등으로 듣는 거야? 빨리 가...”인무쌍이 허약한 목소리로 외쳤다.지금 그녀의 얼굴은 혈색 없이 창백했고 숨결도 매우 약해졌다. 이 말은 마치 그녀의 모든 기운을 다 뽑아 간 것처럼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는 그녀를 비틀비틀하게 했다.“쯧쯧쯧. 두 자매가 정이 깊어 보이네.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가 없지. 왜냐하면, 둘은 누구도 떠날 수 없어.”“만약 두 사람이 내 앞에서 도망치게 놔둔다면 앞으로 내 체면은 어떻게 하라고?”젊은 도련님은 콧방귀를 뀌면서 조롱하였다.“한씨 영감.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마. 놀이도 이제 질렸고 저 두 여자한테도 흥미가 떨어졌으니 바로 해결해 버려. 그리고 영혼을 수색해보면 되잖아.”젊은 도련님은 철저하게 인내심을 잃어버렸다.한씨 영감도 도련님과 연기놀이를 한바탕 해주면서 인내심을 잃은 지 오랬다. 도련님의 말을 듣자마자 그는 흉악무도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네. 도련님!”“죽거라.”말을 마치자 한씨 영감의 손에 든 장창이 삽시에 빛을 번쩍 내뿜었다. 장창은 마치 긴 용처럼 그의 손에서 다투어 나타났다.곧바로 노자는 힘을 꾹 쓰면서
이도현은 속이 바글바글 타들어 갔기에 죽을힘을 써서 체내의 원력을 끌어내 자신의 속도를 조금 더 올렸다. 그는 이미 순간이동의 정도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늦다고 느껴졌다.“조금 더 빨리. 이도현, 조금 더 빨리 가야 해. 선배가 위험하기에 조금 더 속도를 올려야 해.”이도현은 조바심이 났고 당장이라도 두 선배의 앞으로 순간이동 했으면 싶었다.그는 가족이 없기에 그의 여자와 선배들이 곧 그에게는 제일 친한 가족들이었다.특히 그의 선배들은 줄곧 그를 친가족처럼 대하고 아꼈으며 언제든지 그가 위험에 처했을 때면 자신의 안위도 돌보지 않고 바로 그에게 달려왔다.매번 이도현이 위험에 처했을 때, 항상 선배 한 분이 나타나 그를 위험에서 구해주곤 하였다.게다가 선배들은 그를 구하기 위해 여자로서 제일 중요한 것을 그에게 내주었다. 지금 선배의 목숨이 위급한 상황에서 그가 선배를 구해내지 못한다면 평생토록 마음의 가책을 느끼며 절대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다.생각하면 할수록 이도현은 가슴이 칼에 베이는 것처럼 고통스럽고 눈이 새빨개졌으며 몸에서 점점 더 짙은 살기를 내뿜었다.“셋째 선배, 여섯째 선배. 반드시 버티고 있어야 해요. 절대 잘못되면 안 돼요. 꼭 견뎌내세요.”“저를 기다려주세요. 꼭 제가 오기까지 버텨주세요. 제가 반드시 구해주러 갈게요...”“아...”이도현은 크게 고함을 지르며 마음속의 분노를 털어놓았다. 그러고는 계속해서 속도를 높여 미친 듯이 고무계의 동남 방향으로 달려갔다.불과 몇 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이도현은 마치 몇천 년이 지난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동남쪽에 다가갈수록 이도현은 자신의 신기를 넓히면서 선배가 남긴 기운을 수색했다.강대한 신기는 거의 사방 수십 리 되는 곳까지 감쌀 수 있었다.기운을 따라 쭉 찾은 결과 이도현은 큰 산 안에서 셋째 선배의 특수한 기운을 느꼈다.“찾았다. 바로 여기야...”이도현은 기뻐하면서 재빨리 셋째 선배의 기운을 향해 달려갔다.기운을 쭉 따라가면서 이도현은 마치 화가 난 맹수처럼
이도현은 태허노도가 이렇게 허둥지둥 조급해하는 것을 처음 본다. 셋째 선배와 여섯째 선배의 상황이 정말 위급한 게 아닌 이상 줄곧 침착하던 스승님이 이렇게 나올 리가 없다.“알겠어요. 스승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반드시 셋째 선배와 여섯째 선배를 안전하게 데려올게요.”말을 마친 뒤 이도현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선배. 저 고무계에 한 번 다녀올게요. 선배는 지음이를 데리고 다섯째 선배네 용팀 기지로 가서 며칠 지내세요. 우리가 돌아오지 않으면 선배들도 돌아오지 마세요.”이도현은 말하면서 품에서 담약 몇 병을 꺼냈다. 모두 그가 조금 전에 제련해낸 내공을 높이는 담약들이다.“이건 제가 만들어낸 내공과 도행을 높이는 조화담이에요. 이걸 복용하면 내공 경지가 제고될 거예요. 아무런 부작용도 없어요. 선배가 잘 챙기세요.”“다섯째 선배네 기지에 도착하면 민민도 그쪽으로 데려가세요. 제가 없으면 분명 시비를 거는 사람이 생길까 봐 그래요.”이도현은 자기 말만 한 뒤 연진이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바로 밖으로 미친 듯이 달려나갔다.셋째와 여섯째 선배의 목숨이 위급한 지금 이도현이 1초를 앞당기면 두 선배의 목숨도 그만큼 더 보장이 생기는 것이기에 그는 1초도 지체할 수 없었다.“후배. 몸조심하고 얼른 다녀와. 우리가 널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꼭 빨리 돌아와야 해. 집은 걱정하지 마. 꼭 네가 말한 대로 할게.”달려나가면서 소리치는 연진이의 눈빛에는 온통 걱정으로 가득 찼다.“알겠어요. 선배. 얼른 가서 짐 정리하세요. 제가 신영성존보고 선배들을 데려다주라고 할게요. 오늘 바로 이곳을 떠나세요.”이도현의 대답 소리가 들렸지만, 사람은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하산하는 길에 이도현은 신영성존에게 전화를 걸어 그더러 비행기를 보내서 자신을 마중하게 했다.신영성존은 재빨리 비행기를 몰고 도착했다.“주인님.”“나를 태허산 부근으로 데려가 줘. 그리고 너는 얼른 사람을 시켜 비행기를 대기시켜 둬. 선배들이 짐 정리가 끝나면 비행기로 그녀들을 용
같은 시각 이도현은 이미 지하실에 3일이나 박혀있었다. 이 3일 동안 그는 쉬지 않고 담약만 제련하였기에 수량이 얼마나 나왔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저 그의 앞에 수많은 옥병이 놓여 있고 안에는 여러 가지 담약들이 잔뜩 들어있다.“수거.”이도현은 눈을 뜨고 두 손으로 담결 매듭을 지었다. 이어서 두 손의 담결이 끊임없이 바뀌더니 향로의 뚜껑이 툭 튀어 올랐다.뚜껑이 열리는 순간 그윽한 향기가 확 퍼져 나왔다.별안간 금황색의 담약이 향로 안에서 튀어나왔으며 이도현이 손으로 탁 잡았다.“좋아. 또 현급 상품 담약이네. 내 담약을 만드는 기술은 정말 으뜸가는 정도라니까. 다른 사람들이 비할 수가 없어.”“무술도 높고 재능도 좋고 자원도 넉넉하고 운수도 좋으며 여자도 예쁜 데다가 담약 만드는 기술까지 뛰어난 사람이 바로 나지. 이렇게 훌륭한 것이 말이 돼? 이러다가 날 벼락 맞는 거 아니야?”“천선자. 만약 천선자가 있다면 나 빼고 또 알맞은 사람이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지. 내가 바로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니까.”이도현은 몸을 일으켜 앉고는 한편으로 담약을 거두며 한편으로 자아도취에 빠졌다. 잘난 체하는 표정은 정말 아주 꼴 보기 싫은 정도였다.문득 그는 갑자기 마음이 뒤숭숭하고 아무 이유 없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두렵고 긴장한 느낌이 들었다.“대박. 설마 잘난 체를 너무 해대서 하나님마저 봐줄 수가 없어 나에게 경고를 하는 건가?”이도현이 작은 소리로 중얼중얼했다.“그러지 마시죠. 그저 아무 말이나 해봤을 뿐이에요. 잘난 체 좀 해봤어요. 나 같은 어린놈이랑 똑같이 굴지 마시죠. 잘난 체한 것이 뭐 법에 어긋난 것도 아니잖아. 천하만사를 보살펴야 하는 하나님께서 저 같은 놈 하나를 주시하고 경고하는 건 좀 너무 과한 거 아닌가?”“하나님은 얼른 가서 해야 할 일이나 하시죠. 날벼락을 맞아야 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놈들이나 찾아가시죠. 날 주시해서 뭐하나? 나처럼 착한 사람이 천하를 망치는 짓을 하기라도
젊은 도련님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본적이 없다고? 본적이 없어도 괜찮아. 아가씨 두 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 결혼하셨는지?”이놈은 바로 주제를 바꾸었으며 중매쟁이 말투로 변했다.“흥... 당신들은 뭐 하는 사람인데?”인무쌍에게 치료를 해주던 여자가 분노하며 물었다.이 여자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태허산의 제자이자 이도현의 여섯째 선배 양주희였다.“미인이라도 그렇지. 난 이런 사람이 제일 싫어. 지금은 도련님인 내가 당신들에게 질문하는 시간이지 네가 나한테 질문하는 시간이 아니야. 내 말을 끊어먹는 게 얼마나 예의가 없는 행동인지 알아?”젊은 도련님이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도련님. 이 궁전 안만 빼고 나머지 곳은 우리가 다 찾아봤습니다. 고서적에서 기재한 데 따르면 음양탑은 이 비경 안에 있습니다. 이 두 여자 몸에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아니면 소인이 현혹대법을 써서 두 여자더러 고분고분 말하게 할까요?”노자가 말참견하였다.“미인들, 들었죠? 내 부하는 나처럼 여자를 아끼지는 않아. 엄청나게 거칠어. 현혹대법이 무엇인지 알아? 저자의 명령을 듣게 두 사람의 영혼을 공제하는 거지. 공제를 당하면 저자가 시키는 대로 다 하게 될 거야. 저자가 옷을 벗으라고 하면 둘은 스스로 옷을 벗을 거야. 어때? 한번 체험해볼래?”젊은 도련님의 음탕한 눈길은 단 한 번도 인무쌍과 양주희의 가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19금 상상이 펼쳐지고 있었다.“감히 우리가 누군 줄 알고 그러는 것이야?”양주희가 화를 내며 말했다.“아니지. 아니지. 난 너희들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 필요가 없어.”젊은 도련님은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왜냐하면, 당신들이 어떤 사람이든, 어떤 세력이든, 어떤 파벌이든 내 앞에서는 다 쓰레기에 불과해.”“솔직히 말해서 난 두 사람 같은 미인에게 현혹대법을 써서 내가 원하는 걸 말하는 것보다 미인들이 주동적으로 말하는 걸 바라지.”젊은 도련님은 전혀 도리를 따지지 않
등자월이 나간 뒤 이도현은 또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는 생각할수록 도대체 왜 그렇게 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결국 그는 생각을 멈추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내버려 두기로 했다. 등자월의 말처럼 그렇든 아니든지 그에게는 다 별로 상관이 없었다. 그렇다면 좋은 일이고 아니어도 상관이 없었다.그냥 서프라이즈로 생각하기로 했다.이렇게 생각을 바꾸자 이도현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그는 지하실의 문을 닫고는 붉은색 향로를 꺼내 들어 담약을 만들 준비를 했다....같은 시각, 고무계의 어느 은밀한 곳에서 인무쌍과 한 여자가 궁전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하지만 이때 느닷없이 궁성의 문밖에서 에너지 파동이 느껴졌다.“선배. 누군가가 우리가 설치해놓은 진법을 공격하고 있어요.”“일단 상관하지 마. 우리는 선학신침부터 찾아야 해. 만약 저 사람들이 죽으려고 달려들면 바로 죽여버려.”인무쌍이 차갑게 말했다.“네.”여자가 인무쌍의 말에 대답한 뒤 두 사람은 또다시 열심히 찾기 시작했다.바로 이때 밖에서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궁전의 대문이 아예 폭격하여 날아갔다.곧바로 노자 한 분이 손에 장창을 든 채 살벌하게 뛰쳐 들어왔다.“꺼져. 아니면 죽인다.”인무쌍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어린 계집애가 감히 어디서 입을 함부로 놀리냐? 죽으려고.”노자가 싸늘하게 말했다.“아이고. 이 두 미인이 괜찮아 보이네. 한씨 영감, 아니면 이 두 여자를 죽이지 말고 제압해. 이 두 여자가 마음에 들어.”장창을 든 노자는 허리를 굽신하더니 명을 받들었다.“네.”노자는 곧바로 날아올라서 손에 든 장창을 들고 두 여자를 향해 공격을 날렸다.노자의 속도가 너무 빨랐기에 손에 든 장창은 순식간에 독룡으로 변했으며 강대한 기운은 삽시에 두 여자를 안에 감쌌다.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고수인 인무쌍도 전혀 대처할 시간이 없었으고 검을 뽑을 시간조차 없었다.강대한 기세는 두 사람의 방어벽을 깨부쉈다. 인무쌍은 바로 다른 한 여자의 앞을 가로막았
“자월아! 몰라봤는데 너도 벌써 천급 경지에 이르렀구나. 넌 정말로 천재 소녀구나.”인무쌍이 등자월을 데려와서부터, 그가 등자월에게 무술을 가르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등자월이 벌써 이런 성과를 이뤄내다니 정말 천재가 따로 없었다.만약 종파의 제자로 들어갔다면 절대 인재로 취급을 받으며 그녀를 정성스럽게 배양했을 것이다.등자월이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도련님이 잘 그르쳐 줘서 그렇죠. 저에게 공법을 알려주고 담약을 주시고 제일 좋은 것들로 주셨잖아요. 제가 노력을 하지 않으면 도련님의 체면을 깎는 거잖아요.”“게다가 다른 사모님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매번 도련님과 합방을 한 뒤면 제 내공이 어느 정도 높아졌다는 것이 느껴져요. 특히 처음으로 합방한 뒤, 거의 한 경지가 올라갔었어요.”등자월은 얼굴이 붉어진 채 자기 마음속의 작은 비밀을 털어놓았다.“뭐? 이렇게 좋은 일이 있어?”이도현은 자기도 깜짝 놀랐다.만약 등자월의 말이 진짜라면 그건 너무 신기한 일이다. 그런 일로도 내공을 올릴 수 있다면 세상에 이처럼 좋은 일이 있을 수가 없다.이도현이 수련한 것이 복수공법도 아닌데 합방을 한 뒤에 내공이 오르다니! 첫 번째 경험 후에 심지어 경지가 한 단계 올라가다니.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말이 안 되었다.“헐. 합방으로 좋은 무술을 해낸다고?”이도현은 자신도 어이가 없다고 생각되었다.정말 어이가 없었다. 만약 나머지 선배들도 이런 감각을 느꼈다면 그럼 앞으로 합방을 하는 것만으로도 고수를 한 무리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대박. 너무 미친 짓이잖아. 할리루야.”놀랍고 충격스러우며 믿어지지 않았다.“도련님... 뭐라고 하셨어요?”등자월은 이도현의 말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좋은 일이잖아. 자월아, 올라간 뒤 빨리 가서 지음이랑 선배들도 다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교류해봐. 만약 그것이 진짜라면 앞으로 내가 열심히 수련하고 당신들은 누리면서도 충분히 내공을 올릴 수 있어.”이도현은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것만 같
선배를 업고 집에 도착했을 때, 다들 조용히 잠들어있었다. 낮에 한지음을 하도 괴롭힌 탓에 한 번 잠이 들더니 그 뒤로 깨어나지 않았다.등자월은 그나마 좀 나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무척 힘들었는지 지금은 곤히 잠들었다. 그러고 보면 준급 강자인 연진이만 상태가 제일 좋았다.비록 고무계에서는 고수에 속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세속계에서는 꽤 높은 편이다. 게다가 무술 기초까지 있었으니 신체 소질이 남보다는 조금 뛰어났고 감당 능력도 당연히 나머지 두 선배보다는 나았다.이도현과 연진이는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슬그머니 연진이의 방으로 돌아와서 잤다. 밖에서 한 바퀴 돌았으니 흥미가 넘쳐나서 자기 전에 또 한바탕 깨를 볶을 것이 분명했다.이래저래 시간이 또 한 시간이 지났다. 두 사람이 다 기진맥진해진 뒤 서로를 꽉 끌어안고 편안하게 잠들었다.이튿날 아침, 네 사람 모두 생기가 넘쳐났다. 심리적으로나 아니면 신체적으로나 모두 큰 긴장을 풀었기에 다들 기운이 넘쳐나 보였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이도현은 신영성존을 불러왔다. 당연히 조혜영과 문지해 두 사람도 따라서 같이 왔다.조혜영은 오자마자 선배 3명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서 수다를 떨었고 문지해와 신영성존은 이도현과 얘기를 나누었다.이도현은 선학소대에 관한 일을 조금 물어보면서 지금 선학소대의 훈련상황도 알아보았다.얘기를 조금 나눈 뒤 이도현은 신영성존과 문지해를 돌려보냈다. 그는 신영성존더러 선학소대에게 요 며칠 동안 최적의 상태로 조절해서 내공을 돌파할 준비를 하라고 전하라고 하였다.동시에 신영성존과 문지해 두 사람에게도 상태를 조절해서 때가 되면 같이 돌파하라고 얘기했다.이도현은 어젯밤에 이미 결정을 내렸다. 그는 담약을 한 무더기 제련해내서 자기 주변 사람들의 내공을 높이려고 마음을 먹었다.지금 날이 갈수록 적이 점점 더 강대해지지만, 이도현 주변 사람의 내공으로는 당연히 모자랐다. 그러기에 내공을 높이는 것만이 그들에게는 정답이었다.게다가 문지해와 신영성존 같이 다년간 수련을 해온 사
“말해! 쓸데없는 소리 한마디라도 지껄였다가는 목이 날아가는 수가 있어.”“말할게요. 말할게요. 어르신. 저는 고무계 자미각의 제자입니다.”“이도현의 소식을 알아 오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도현이 세속계에서 지내는 거처를 확인하고 이도현과 관련된 모든 사람을 조사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매 사람의 이름을 다 기록하고 어디에서 사는 지까지 다 기록해서 자미각으로 보내라고 하셨습니다.”이 말을 듣자 이도현의 안색은 더욱 싸늘해졌다.“난 너희 자미각과 원수를 진 적이 전혀 없는데 왜 나를 미행하고 내 신변의 사람들까지 조사하는 거야?”남자는 조급하게 대답했다.“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어르신. 저는 그저 봉각주의 명령을 받아 여기로 온 것뿐입니다.”“모른다고? 기회를 다시 한번 더 주마. 잘 생각해보고 답변하는 것이 좋을 거다. 나도 인내심에 한계가 있다.”이도현은 쌀쌀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몇 푼 더 강해진 살기로 남자를 감싸 안았다.“저... 저 진짜... 어르신. 며칠 전에 성역에서 도련님 한 분이 저희 자미각으로 오셨는데 반드시 이도현 님을 찾아서 몸에서 어떤 물건을 꼭 가져와야 한다고 한 것밖에 저는 모릅니다.”“그리고 저희 자미각의 장로님들이 곤륜옥인가 뭔가를 찾고 계신 것 같습니다. 옥새도 찾고 있습니다.”“어르신 제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이정도밖에 없습니다. 이것들도 각 내의 제자들이 의논하는 것을 들어서 아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정말 잘 모릅니다. 제발 살려주세요.”“성역?”이도현은 처음 듣는 단어라 어안이 벙벙했다.“어르신. 성역은 고무계 중의 아주 특별한 곳입니다. 그곳은 세력이 있는 가문들에게 공제되었으며 그곳 안의 사람들이야말로 고무계에서 제일 강한 사람들입니다.”남자는 다급하게 설명했다.이 말을 듣자 이도현은 그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그건 아마도 성안의 성 같은 거겠지.’“꺼져! 가서 자미각의 사람, 그리고 도련님이란 자에게 날 건드리지 말라고 전해. 아니면 죽을 각오를 하고 있으라고 해. 얼른 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