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란은 강유연을 엄청나게 아꼈고 그녀의 말은 무조건 들어줬다.그는 구씨 가문과의 정략결혼을 위해 어릴 때부터 강유연에게 구경명과 언제나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 주었다. 그러므로 강유연과 구경명을 죽마고우에서부터 서로 없으면 못 사는 연인 사이까지 발전한 건 강유란과도 큰 관련이 있었다.만약 그가 나서서 이 모든 것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아마 강유연이 구경명에게 빠지지도 않았을 거고 지금처럼 과부를 자처하면서 죽은 사람과 영혼결혼식을 하겠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강유란은 자기가 강유연의 인생을 망쳐놓고 그녀를 해친 것 같아 너무 후회됐다.아니! 그는 이도현의 등장으로 모든 일이 꼬여버렸다고 생각했다.이도현이 구경명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강유연과 구경명은 아름다운 한 쌍으로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알콩달콩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강유란은 이도현에 대한 증오의 마음이 더욱 커졌고 무조건 그를 죽여서 딸에게 그의 머리를 선물해 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강유란은 자기가 그렇게 해야만 강유연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행복을 다시 찾을 거로 믿었다.그는 생각을 마치고 강유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회자에게 말했다.“그럼 시작하지.”사회자는 지시에 따라 결혼식 사회를 보기 시작했다.“여러분, 길시가 다 되었으니 모두 자리에 앉아주시고 이제부터 결혼식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사회자의 결혼식을 알리는 멘트와 함께 홀에서는 으스스한 분위기와는 상반된 흥겨운 꽹과리와 북소리가 시작되었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 묘한 분위기에 두피가 저릿해 났고 등에서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경쾌한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강유연과 구경명의 결혼식이 정식이 정식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알렸다.강유연은 관 속에 있어 일어날 수 없는 구경명을 대신해 그의 위패를 안고 결혼식을 진행했다.“하늘이 주신 좋은 인연에 감사드리며 첫 절을 하늘에 올리겠습니다.”강유연은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구경명의 위패를 안고 하늘을 향해 절을 했다.“부모
“이도현!”강유란은 이를 악물고 이도현의 이름을 또박또박 불렀지만, 그의 내심에는 충격과 수많은 의문으로 가득 찼다.그의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다른 사람들도 그의 표정에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혈귀에게 가문의 귀한 약물인 최신선까지 줬는데 이도현을 죽이지 못했다는 게 가능해? 최신선으로도 이도현을 꺾을 수 없다니...’하지만 강유란은 깨진 관 속에 구경명의 절반만 남은 시체를 안고 울부짖는 강유연을 보면서 더 이상 복잡한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고, 그의 얼굴은 더욱 굳어지면서 순식간에 이도현에 대한 원한으로 들끓었다.“죽여! 당장 저놈을 죽여!”강유란의 명령에 기다리고 있던 엄청나게 많은 무사 부대가 이도현을 향해 미친 듯이 돌진했다.“죽어! 이 짐승아, 죽어!”“죽어!”무사들 중에는 중급 강자, 왕급계 강자와 황급계 강자 등 여러 등급의 실력을 갖춘 강자들이 있었지만, 이도현을 죽이기에는 역부적이였다.이도현이 여유롭게 음양부채를 펼치자, 음양의 힘이 홀 전체를 뒤덮었고 엄청난 힘에 의해 무사들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하나둘 검은 시체로 변했다.이를 지켜보던 강유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남은 무사들에게 소리쳤다.“당장 저놈의 목을 베어라!”그의 명령과 함께 또 한 무리의 고수들이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죽어!”고수들은 이도현에게 돌진하면서 미리 손에 쥐어있던 독약들을 그에게 퍼부었다.의술은 사람을 죽일 수도, 구할 수도 있다.강씨 가문은 수백, 수천 년 동안 의술을 계승하는 뼈대 있는 집안이었다.그들 가문이 수많은 강적을 헤쳐가면서 오랜 시간 명맥을 이을 수 있었던 건 뛰어난 의술과 무술 실력뿐만 아니라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독약 때문이기도 했다.예를 들어, 강씨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최신선은 제국급 강자도 한 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강한 약물이었다.그렇게 독약은 강씨 가문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하지만 그 독약이 이도현의 몸에 수없이 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등도 나타나지 않았다.여
이도현이 손에 들고 있던 음양부채를 다시 한번 흔들자, 여러 갈래의 음양 힘들이 강씨 가문의 고수들을 하나둘씩 공격했고 그들도 이도현을 공격하기 전에 검은 시체로 변했다.음양부채는 며칠 동안 복원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다.이전 음양부채에서 너무나 뜨거운 불길이 나오면서 가는 곳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모두 검게 변하게 했다면 음면을 복원하면서 음양동체의 효과를 내게 되었고 이제는 얼음과 불이 뒤엉킨 듯한 더욱 으스스한 느낌을 받게 하는 힘이 생겼다.강유란은 가문의 고수들이 맥없이 이도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그는 분노한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이도현! 네가 간이 부었구나, 이 늙은이의 손에 죽임을 당해야 정신 차리지.”이에 강유란은 직접 몸을 날려 이도현을 향해 공격했다.그의 두 손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보라색 빛이 춤을 추고 있었고 강대한 힘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이제야 늙은이가 직접 나서는군!”이도현도 강유란의 공격에 발맞춰서 들고 있던 음양부채를 휙휙 휘두르면서 계속해서 달려드는 고수들을 가볍게 물리치고는 강유란을 향해 연신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쾅!”허공에서 이도현의 발과 강유란의 두 손이 부딪히며 순간적으로 굉음을 내면서 강한 힘을 뿜어냈다.강유란은 이도현의 힘에 밀려 자신도 모르게 홀 대문까지 날아가 부딪혔고 그 충격으로 오래된 대문이 산산조각 났다.그는 몸에서 느껴지는 심한 통증을 간신히 참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도현을 향해 다시 한번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이도현, 오늘 정말로 우리 강씨 가문과 끝장을 볼 생각인 건가? 당신의 내공을 봐서라도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네! 지금 순순히 곤륜옥의 열쇠를 내놓고 자리를 뜬다면 가문의 수장으로서 과거 우리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을 없었던 걸로 하고 더 이상 집안 그 누구도 당신을 건드리지 않도록 하겠네!”이도현은 승리한 것처럼 말하는 강유란의 말투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강유란이 약물을 삼키는 순간 그의 몸에서 강한 힘이 뿜어져 나왔다.공포의 힘에 직격탄을 맞은 주변 책걸상들은 산산이 부서졌고, 멀지 않은 곳에서 그 광경은 지켜보던 강씨 가문의 자제들은 창백한 얼굴로 연신 뒷걸음쳤다.강유란은 두 손을 모아 그 강력한 힘을 모은 뒤 이도현을 향해 밀어붙였다.“쾅!”강력한 장력이 천지를 뒤덮으면서 이도현을 향해 휘몰아쳤고, 이도현도 질세라 음양부채를 휘저으며 강유란의 공격을 받아쳤다.“쿵!”광음과 함께 강씨 가문의 홀은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순식간에 사분오열되면서 집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모든 사람은 그 충격으로 하나같이 땅에 쓰러졌고 여기저기 고통에 울부짖는 소리로 정신이 없었다.하지만 강유란과 이도현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몸을 날려 공중에서 또 공격을 이어 나갔다.강유란은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잠재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강씨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특별한 담약을 복용했다.물론 그 담약에는 엄청난 부작용도 존재했다. 복용하고 나서 반년 안 체내에 모든 힘이 빠지면서 보통 사람으로 변했고 온몸이 극도로 쇠약해지면서 한순간이라도 수양을 소홀히 하면 작은 병으로 숨질 수도 있었다.그러나 강유란은 지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도현을 죽이지 않는다면 가문 전체가 망한다는 것을 알기에 담약의 부작용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을 죽이고 강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 정도 위험은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강유란에게는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담약을 먹고 강력한 힘을 얻어 이도현을 죽이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일이었다.“짐승아! 죽어!”강유란과 이도현은 서로 강력한 주먹으로 맞서 싸웠고 두 사람의 주먹이 공중에서 부딪히는 순간 굉음에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이도현은 강유란이 담약을 복용한 후 강력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 힘은 전투에서 만나본 상대 중 가장 강력한 힘이었고, 숙련된 내공만이 그 힘을 다룰 수 있다는 걸 알기에 강유란의 진정한 내공과 힘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천지를 뒤흔드는 힘을 발휘하면서 몇십 번의 공격을 주고받았다.강렬한 충격으로 강 씨 집 주변은 폭탄을 맞은 듯 아수라장이 되었다.강유란은 시간이 흐르면서 담약의 약효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머릿속에는 온갖 걱정들이 밀물처럼 밀려와 자꾸만 정신이 산만해졌다.이 정도 레벨의 싸움에서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면 엄청나게 나쁜 결과가 생기기 마련이었다.이도현은 강유란이 집중 못 하는 틈을 타서 그의 어깨를 공격했고 그 충격으로 강유란의 한쪽 팔 전체가 일그러졌다. “윽...”강유란은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에 참지 못하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이도현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옆차기로 강유란의 가슴을 단숨에 걷어찼다.“쾅!”둔탁한 소리와 함께 강유란의 가슴뼈가 부러지면서 중심을 잃고 거꾸로 날아갔다.강유란은 수십 미터를 날아가서야 땅에 내동댕이쳐졌고 한참 동안 온몸을 벌벌 떨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수장님...”강씨 가문의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놀라서 어리둥절했고 몇몇은 미친 듯이 강유란에게로 달려가서 그를 구하려고 했다.그러나 이도현은 손에 음양부채를 들고 맹렬하게 흔들면서 강유란을 구하러 가는 사람들에게 공격했고 그 강력한 힘의 공격에 강씨 가문의 몇몇 자제들은 한 순간 시커먼 시체로 변해버렸다.“누가 또 감히 이 싸움에 끼어든다면 그 끝은 저 사람들과 똑같을 것이야! 죽음이 두렵지 않다면 어디 한번 해봐!”이도현의 싸늘한 목소리가 사신처럼 울려 퍼지자, 남은 사람들은 눈으로만 분노할 뿐 감히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이도현은 시큰둥한 눈초리로 그들을 훑어보다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강유란 앞까지 와서 그를 계속 걷어차면서 말했다.“날 죽인다면서? 이 정도 실력으로 날 죽일 수 있을 거로 생각해? 담약으로 잠재력을 끌어올려서 신체기능을 높여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 너는 내 앞에서는 그저 쓸모없는 인간일 뿐이야!”이도현은 잠깐 숨을 고르더니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하하하! 나 하나 죽이겠다고 혈귀와도 손을
강유란은 그제야 이도현의 심기를 건드린 것을 후회했고 그가 아량을 베풀 때 복수에 눈이 멀어 혈귀와 손을 잡고 또 한 번 건드려서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도 후회했다.강유란은 이도현이 또 걷어차려고 드는 다리를 필사적으로 잡으면서 구걸했다.“내가 다 잘못했어, 그러니까 제발 날 죽이지 말고 살려줘! 날 포함해서 우리 강씨 가문에서 다시는 당신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 없게 할 테니까 제발 그만 놔줘, 부탁이야...”강유란은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모든 체면을 내려놓고 비겁하게 용서를 빌었다.그러나 이도현은 강유한의 거듭되는 구걸에도 일말의 동정심을 느끼지 못했다.그는 오히려 이러한 가문의 수장은 동정할 가치가 없고 그들을 놓아주는 거야말로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과 같은 노릇이라고 생각했다.게다가 강씨 가문이 전에 남궁 일가를 학살할 때, 그쪽 가문의 수장이 아무리 선처를 구해도 자비를 베풀기는커녕 남녀노소 나이 불문하고 모조리 죽였었다.그렇기에 이도현은 이런 짐승과도 다를 바 없는 사람을 상대할 때는 악을 악으로 처단해야 한다고 믿었다.“헉!”강유란은 있는 힘껏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던 중 이도현은 발로 그의 머리를 꾹 짓밟았다.그 충격으로 강유란은 잠시 온 세상이 빙빙 도는 느낌을 받다가 결국 이도현의 발힘에 의해 머리가 두 동강 났다.머리가 깨지는 둔탁한 소리에 장내는 쥐 죽은 듯 더 고요해졌다.강씨 가문의 자제들은 바닥에 머리가 두 동강이 난 수장을 보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들에게는 이제 더 이상 그 어떠한 희망도 남아있지 않았고 두려움이 서린 눈빛으로 이도현의 처벌을 기다릴 뿐이었다.하지만 이도현은 남은 사람들은 한번 훑어볼 뿐 더 이상의 살인은 하지 않았다.그는 자기가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인다면 남궁 가문을 학살하던 강씨 가문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이도현이 대학살을 벌인다면 그의 사부가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거였다.“오늘 내가 너희들을 죽이지 않을 테니, 너희가 죽음이 두렵지 않을 정도로 복수를 원한
이도현은 자신이 감지한 기운에 따라 강 씨 집 뒷산으로 향했고 거기서 동굴 하나를 발견했다.방금 그 강한 기운이 이 동굴에서 방출된 것이 틀림없었다.“강 노인... 이 배신자야! 날 좀 내보내 줘, 여기서 나가게 해줘...”“강 씨 이 나쁜 놈들! 날 좀 내보내 달라고! 내가 여기를 나가게 되는 날, 바로 당신 강씨 가문이 멸망하는 날이 될 거야! 얼른 내보내 달라고!”동굴 속에서 노호하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고 그 목소리에는 엄청난 분노와 증오가 섞여 있었다.목소리에 담긴 우렁찬 기세만 보아도 동굴 속에 갇힌 사람이 결코 쉬운 인물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이도현은 동굴 속의 사람이 풍기는 기운으로부터 적어도 제국급 강자라는 것과 강씨 가문의 원수일 거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그는 동굴 속에 강씨 가문의 늙은 괴물이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인물의 등장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졌다.동굴로 향하는 이도현의 발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다.동굴의 끝에는 용암 동굴이 있었고 그 안에는 거대한 천연 연못이 있었으며 연못의 중앙에는 거대한 돌이 수면 위로 돌출되어 있었다.그 돌 위에 머리를 길게 풀어 헤친 노인이 쇠사슬에 두 손과 두 발이 묶여서 서있었다.그 노인은 이도현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강 씨네 짐승들! 오늘은 밥도 가져오지 않는 거야? 빨리 밥이든 술이든 가져와,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널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이도현은 노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난 강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야, 그들 때문에 여기 갇혀있는 것 같은데 당신은 누구입니까?”“이놈아, 감히 날 속이려고! 강씨 가문의 사람도 아닌데 어찌 여기에 올 수 있어! 강 노인이 또 무슨 음모와 계략을 꾸미는 거야, 이 짐승 같은 놈아, 밥이나 빨리 주고 가!”노인은 강씨 가문에 관한 말만 나오면 적대적인 반응을 드러냈다.그리고 그가 말한 강씨 가문의 강 노인은 전 세대의 수장임이 틀림없었다.이도현은 그에게 말을 이어 나갔다.“믿거나 말거나 상관은 없지만
노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도현에게 물었다.“네 놈의 말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이도현은 말 대신 음양부채를 꺼내서 살짝 흔들자, 노인의 손과 발을 묶고 있던 쇠사슬이 힘없이 잘려 나갔다.노인은 자유를 되찾은 자신의 두 손과 발을 보고 놀라면서 얼굴을 가린 긴 머리카락을 손으로 넘기자, 공포에 질린 얼굴이 드러났다.“당신...”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음양부채를 한 번 더 흔들어서 노인의 어깨뼈 묶고 있던 쇠사슬도 끊어버렸다.노인은 몸에서 갑자기 강한 기운이 뿜어내더니 그 쇠사슬을 두 손으로 잡고 두 동강 내버렸다.바로 그 순간 이도현은 갑자기 갇혀있던 고전 괴물이 풀려나면서 천하를 위협하는 힘을 분출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도현은 침착하게 노인을 노려보며 물었다.“이젠 날 믿을 수 있겠지? 당신이 누군지 말해봐. 왜 여기에 갇혀 있는 거지?”노인은 반대로 크게 노하면서 한바탕 고함을 질렀다.“하하하! 이 잡종아,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이런 말을 해! 날 풀어준 걸 고맙게 여겨서 널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지금 당장 꺼져!”이도현은 노인이 자기의 처지도 모르고 날뛰자, 냉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포로 주제에 입만 살아서 너무 날뛰네!”“뭐야! 이 잡종아, 죽고 싶어?”노인은 화를 내면서 이도현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이도현은 제자리에 서서 날아오는 주먹을 힘 있게 덥석 잡았다.“퍽...”이도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힘이 노인의 팔을 단숨에 부러뜨렸다.“아... 잡놈이 감히!”노인은 고통스러운 듯 얼굴이 일그러졌고 팔은 부러지면서 피가 솟구쳤다.이도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한 쪽 다리를 들더니 노인을 걷어찼고 그 충격으로 노인은 동굴 벽에 부딪히면서 나가떨어졌다.노인은 피를 토하며 간신히 일어나 놀란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봤다.그는 아직 서른도 안 돼 보이는 젊은이가 제국급 실력을 갖춘 자기를 단번에 꺾을 정도로 강대하고 무서운 상대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지금까지는 경고하는 의미로 당신 팔을 꺾은
만약 진왕이 성공적으로 아바마마가 힘들어하는 심경 문제를 해결해 드린다면 기필코 아바마마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계승자를 선정할 때 그는 남들보다 기회를 조금 더 얻을 수 있었다.하지만 공작사가 이토록 무능할 줄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공작사가 자기의 보물을 잘 지키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빼앗긴 것 때문에 진왕은 화가 잔뜩 났다.그건 마치 자신이 사랑하는 물건을 남한테 뺏긴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찾아와. 당장 가서 찾아와... 젠장. 가서 이도현을 찾아내. 찾아서 내 앞으로 데려와...”진왕은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진왕님,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이도현은 아직 고무계에 있으니 그를 찾기는 쉽습니다. 칠색동백꽃도 그의 몸에 있으니 그놈을 찾아내기만 하면 쉽게 가져오실 수 있습니다. 조급해하지 마세요...”자미각 각주 지유권은 얼른 진왕을 달래며 말했다.진왕은 마치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아이처럼 소리를 지르며 자기의 불만을 표출하였다.“닥쳐! 당장 가서 그 이도현이라는 놈을 내 앞으로 잡아 와. 칠색동백꽃을 못 보면 마음이 놓이지 않아. 얼른 가. 자미각의 사람들 다 같이 가.”“가봐. 가서 사람을 잡아 와. 만약 칠색동백꽃이 없으면 자네 자미각도 살아남을 생각하지 마. 얼른...”진왕은 크게 소리 지르며 지유권의 코트 멱살을 확 잡아당겼다. 그는 자미각의 각주를 치켜들어 자기 앞으로 끌어오고는 침을 지유권의 얼굴에 막 튀기며 욕설을 퍼부었다.지유권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지만 그런 취급을 당하면서도 감히 화를 내지도 못한 채 그저 눈 뜨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살가운 미소까지 지으면서 얼굴의 침을 닦지도 못했다.“진왕님 노여움을 가라앉히십시오. 노여움을 가라앉히십시오. 저희가 최대한 빨리 이도현을 찾아내서 진왕님 앞에 데려오겠습니다!”“얼른 가...”진왕은 지유권을 세게 밀쳐내면서 크게 소리 질렀다.“네! 네! 당장 가보겠습니다.”지유권은 급하게 대답하고는 아직 어안이 벙벙해 있는 장로 호법들에게 눈치를
진왕의 말을 듣자 자미각의 장로들은 순식간에 입이 떡 벌어졌다.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일이 너무 일치하게 딱 맞아떨어졌다.이도현이 공작사에서 칠색동백꽃을 가져가자마자 진정이 동백꽃을 얻으러 공작사로 가겠다고 했다. 게다가 장로들에게 말을 대신 전해달라고 했다.조금 전 진왕이 이도현을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으면 안 되었다.장로들은 세상에 이렇게 우연인 일이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진왕은 지유권이 미간을 찌푸리는 것을 보더니 물었다.지유권이 깜짝 놀라는 것을 본 진왕은 상대방이 자신을 거절하려고 하는 줄 알았다.“진왕님. 아직 소식을 못 들었나 본데 공작사의 칠색 동백꽃은 이미... 이미 공작사 안에 없습니다.”지유권이 말했다.“뭐? 공작사 안에 없다고? 왜?”진왕은 안색이 확 바뀌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진왕님. 얼마 전에 이도현이 공작제국에서 한바탕 난리를 피운 적이 있습니다. 그때 공작상제의 목숨을 부지하고 조용히 넘어가려는 차원에서 공작사의 스님께서 칠색동백꽃을 이도현에게 선물로 줬습니다. 그래서 칠색동백꽃은 이미 이도현의 손안에 들어갔지 더는 공작사 안에 없습니다.”“뭐라고? 젠장... 어떻게 이럴 수가.”진왕의 안색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자리에서 툭 일어서더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젠장... 무능하기는. 공작사의 빤대머리들이 어떻게 이렇게 무능할 수가 있어. 자기네 보물을 다른 사람에게 뺏기다니. 무능하다. 무능해...”진왕은 노발대발하며 자기 앞에 놓여있는 걸상을 세게 찼다. 그는 마치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맹수처럼 분노를 터뜨리고 있었다.칠색동백꽃은 그에게 무척 중요한 것이다. 이건 그가 앞으로 대진제국의 주인이 될 수 있는지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그의 아바마마, 지금의 대진황제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는 황위에서 물러나 전심 성의껏 무도를 수련하고 싶었다. 그래서 근 2년 동안 그는
“하지만 그 사람의 후세가 태허산의 사람이랑 인연을 맺었다니. 재밌네. 참 재밌어.”지유권은 진왕의 말을 들으면서 의견을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그는 옆에서 고분고분 말을 들으면서 진왕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린 뒤에야 입을 열었다.“진왕님. 이도현이라는 놈 실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상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상대하기 쉽지 않다고? 하하하...:진왕은 갑자기 대소하였으며 말투 속에는 대수롭지 않음이 가득 찼다.“상대하기 쉽지 않다니. 이 천하에 우리 진씨 가문 사람이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은 없다.”“그건 자네들이 너무 약해서 그래. 그러니까 그자가 무서운 거야. 세속계에서 온 자식이 무서우면 얼마나 무섭겠어? 아무리 태허산의 제자라고 한들 어쩌겠어?”“태허산이 아무리 세다고 해도 그건 세속계에서나 그렇지. 고전 시대 태허산에 남겨진 그 대전이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깊고 풀 수 없는 게 아니었다면 태허산이라는 곳은 진작에 사라졌을 거다.”“무도가 몰락한 곳은 아무리 강자가 나타나봤자 얼마나 강하겠어?”“자네들은 고무계의 사람이면서 세속계의 사람 때문에 이토록 겁을 먹다니. 그러고 보면 자네들도 몰락했네.”“당신들은 우물 안의 개구리야. 볼 수 있는 곳이라고는 그저 손바닥만 한 하늘이지. 당신들이 지금 생각하는, 인식 속에 있는 강대함이 그저 작디작은 시발점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진왕의 말에 자미각의 장로들은 눈빛이 저도 모르게 초롱초롱해 졌다. 그들은 마치 전에 접하지 못했던 얘기를 듣는 것만 같았다.진왕의 말에 의하면 그들이 생각하는 수련 경지는 장로들의 인식한 것과 차이가 있었다. 마치 장로들이 알고 있는 수련 경지 뒤에 더욱 높은 경지들이 있는 것만 같은 말투였다. 수련의 공법 또한 지금의 레벨을 훨씬 능가하는 수련공법이 존재했다.“됐고 난 이 일에 별 관심이 없다. 세속계에서 온 자식한테는 더더욱 관심이 없다. 옥새의 일은 자네들이 최대한 빨리 해결해. 만약 이도현을 잡았으면 나한테도 알려 줘. 난 곤윤옥에
사람들이 아직 어안이 벙벙해 하고 있을 때 노각주는 빠른 걸음으로 청년 앞에 걸어와서는 몹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진왕님,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노각주는 아주 많이 황송해하며 말했다.“진왕?”이건 아주 기묘한 호칭이었다. 이것은 강후에서 흔히 부르는 존칭인 데다가 한 제국의 왕후를 부를 때 쓰는 말이었다.진씨 성을 가진 것에서 뭇사람들은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진왕이라고 불린 도련님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나와서 돌아다니는 것에 지각주의 동의까지 받아야 하나?”“아닙니다! 송황합니다.”노각주는 깜짝 놀라더니 얼른 허리를 굽신거리며 대답했다.자미각 각주의 성함은 지유권이고 자미각의 제96대 계승자이며 내공 경지가 이미 영급 중기에 도달한 강자였다.고무계를 통틀어 보아도 꽤 손에 꼽히는 강자였다. 하지만 지금 도련님 앞에서 노각주가 이토록 신중하게 처신하는 것은 참 신기한 광경이었다, 게다가 아첨을 떠는 것도 조금 보였다.“진왕님이 이렇게 오시다니 제 영광입니다. 진왕님, 이쪽으로 앉으세요.”“여봐라. 차를 내오거라. 귀한 차를 진왕에게 내오거라.”지유권은 마치 여관의 심부름꾼처럼 소리치며 주문을 했다.진왕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노각주가 전에 앉아있던 자리에 덜컥 앉았다. 그러고는 아래에 있는 자미각의 장로와 호법들을 훑어보았다.진왕의 눈길 때문에 자미각의 장로 호법들은 숨을 꾹 참게 되고 말을 한마디로 하지 못했다. 심지어 눈을 마주칠 용기도 없었다.그들은 이 진왕이라는 사람이 아마도 성역 안에 있는 진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것을 대충 짐작했다.진씨 가문은 아주 큰 가문이었다. 그들은 성역 안에서 마찬가지로 강대한 나라를 일구었고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은 천만 강역을 통어하고 있다.자미각의 사람들은 이 진왕이라는 사람은 자신들이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진왕에게는 강대한 진씨 가문뿐만 아니라 대제국이라는 백도 있었다. 아무리 성역 안이라도 감히 그들을 건드릴 수 있는
“각주님. 그 말이 참말입니까? 정말 그런 말을 했습니까?”어떤 이는 조금 전의 말이 믿어지지 않아 각주에게 물었다.말하는 목소리마저 떨려있는 것을 봐서 그가 지금 얼마나 격동스러운지 알 수 있었다.“가짜일 리가. 정말이라네!”노각주는 웃으면서 대답했다.만약 이 일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그는 자미각 역대 각주 중에서 제일 으뜸가는, 또한 공로가 제일 큰 각주가 될 것이다.자미각은 예로부터 수몇 년이래, 매 세대의 각주는 모두 자미각을 조금 더 발전시켜 성역과 관계를 맺고 싶어 했지만 단 한 명도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소원을 이룰지도 모른다. 그는 자미각과 성역 안의 사람을 연결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자미각을 성역에 안착하고 안정시키기까지 하려 했다.이것을 이뤄낸다면 그는 기필코 당당하게 자미각의 제일가는 각주가 될 것이다. 자미각의 모든 사람은 그를 신성하게 받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는 자미각의 신화가 될 것이다.노각주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흥분되었고 얼굴의 미소는 점점 더 찬란해졌다.그리고 또 이어서 말했다.“게다가 난 이미 사람을 시켜서 정보를 좀 알아봤다. 진씨 가문의 그 옥새는 이도현 그놈과 일말의 관계가 있는데 너무 크지는 않다.”“그래서 우리는 이도현을 상대하러 무조건 가야 해.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독촉 자의 신분으로 가야 해.”“자고로 세상 어디를 가나 다 도리를 따져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 비록 이 말은 약육강식의 고무계에서 쓰기는 좀 억지지만 어찌 됐든 헛된 말은 아니잖아.”“그래서 각주인 나는 여러분을 데리고 같이 산을 내려서 이도현을 찾고 진씨 가문의 옥새를 되찾을 거다. 이도현을 해치울 수만 있다면 곤륜옥의 비밀도 자연스럽게 우리 손으로 들어오는 거지.”“지각주의 말이 맞아요. 명분은 아주 좋네요. 근데 백전백승할 자신이 있어요?”자미각 각주가 명령을 내리고 있을 때, 갑자기 자미대전 밖에서 시원시원한 소리가 들렸다.갑작스럽게 울린 소리는 자미대전에 있는 장로
자미각 내의 사람들은 시시콜콜 다투기 시작하였다. 어떤 이들은 이도현을 상대해 그의 손에서 곤륜옥을 뺏어와야 한다고 제기했지만 어떤 이들은 이도현의 실력에 겁을 먹어 자미각에게 안 좋은 피해를 가져올까 봐 걱정이 앞섰다.의견이 서로 갈린 사람들은 이도현을 상대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를 두고 다툼이 일어났다. 자미대전 안은 순간 동네 시장처럼 시끌벅적해졌다.“그만!”노각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싸우는 두 무리의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는 호통을 쳤다.그의 말에 왁자지껄한 소리가 뚝 그쳤고 자미각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노각주는 고아한 눈빛으로 사람들은 쓱 흘겨보고는 차갑게 말했다.“봐봐! 당신들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 봐봐! 시끌벅적한 것이 너무나도 무례해 보이는구나! 꼴이 이게 뭔가?”“여긴 자미각이다! 자미대전이라고! 이곳은 우리 자미각이 의사를 나누는 곳이지 당신들더러 막 소란피우는 동네시장이 아니다! 왁자지껄 떠드는 게 말이 돼?”“당신들은 자미각의 장로, 호법이면서 제자들이 이 꼴을 보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어떻게 여길지 생각은 한 해봤어? 당신들의 우스운 꼴을 보고 장로들도 아줌마처럼 떠들기나 하는 사람들이구나 생각할 거다.”노각주는 장로와 호법들을 보면서 한바탕 훈수를 두었다. 이에 아래에 있던 장로들은 하나같이 얼굴색이 새빨개지고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한바탕 욕설을 퍼부은 노각주의 얼굴은 차근차근 온화해졌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작디작은 이도현 한 명 때문에 당신들이 이렇게 나온다는 게 말이 돼? 아니면 우리 자미각이 이미 그 정도로 몰락되었다는 말인가? 고작 한 명을 상대로 이렇게 바들바들 떨다니?”“우리 자미각은 수천 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그리고 난 여태까지 누군가를 두려워한 적이 없다.”“그걸 기억해 둬! 성역 안에는 우리 자미각을 밀어줄 믿을 만한 세력이 있다. 오래된 가문인 진씨 가문에서 얼마 전에 소식을 전해왔지. 우리더러 세속계로 와서 먼 옛날 진씨 가문 사람이 들고 나간 옥새를 되찾아달라고 했지.”
귀령문의 태상 장로는 이도현의 한방에 시체도 남지 않게 되었다.그때 그가 맞서 싸워야 했던 상대는 원력을 다루는 강자였고 그의 내공보다 더 높은 내공을 소유하고 있는 강자였다. 그런 강자를 제대로 상대해도 그는 손쉽게 죽을 것이 뻔했다.그가 나선다는 건 그야말로 목숨을 내놓는 꼴이었다.그 상황에서 그는 절대 이도현을 이길 수 없었다.도망쳐 돌아온 후 아무리 사람들에게 해명하려 해도 그들은 그를 믿지 않았다.이미 그들에게 찌질하게 도망친 사람으로 낙인찍혀버렸던지라 그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괜찮았다. 소문이 돌면서 그가 했던 말도 신빙성이 있게 되었고 이도현이 막강한 실력을 소유한 강자라는 것도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공작사 스님들마저도 굴복할 정도이지 않은가. 어쩌면 당연하기도 했다.호법 장로가 속으로 억울함을 풀게 되어 기뻐하고 있을 때 자미각의 각주가 말을 꺼냈다.“정말로 놀랍군! 믿을 수가 없어! 새파랗게 어린놈이 그렇게나 대단하다고?”“소문에 그 새파랗게 어린놈이 전설 속에만 존재하던 곤륜옥의 비밀을 손에 넣게 되었다고 하더군. 곤륜옥에 신비한 힘이 있다는 것을 예전에 믿지 않았지만 이제 보니 그 전설이 진짜일지도 모르겠군.”“그 외에는 정말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 같네. 도대체 어떤 천재가 세속계라는 자원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고 혼잡한 환경 속에서 겨우 삼십도 되지 않은 나이에 이렇듯 끔찍할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단 말인가!”“세속계를 떠나 우리 고무계에서도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없는 것을 그 새파랗게 어린놈이 해냈군.”“정말 놀라워! 곤륜옥의 힘이 이렇게나 대단했다니! 그렇게나 신비로운 것이었던가. 전설에 따르면 곤륜옥은 어느 수련자가 남긴 것이라고 했지. 신선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물건이라고 했으니 아마 가짜는 아닌가 보군!”각주는 말하면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수련자를 신선으로 만들어 주는 곤륜옥이라. 이것은 고무계의 무사들이 오랫동안 추구하던 것이었다.이때 다른 한 장로가 입을 열었다.“그
공작사 스님이 불효를 저지른 손자를 어떻게 훈계할지에 관해 이도현은 딱히 관심이 없었다. 설령 공작제국이 망해버린다고 해도 그는 동정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다만 공작제국에서 벌어진 일은 빠르게 소문으로 퍼지고 말았다.이도현은 공작제국의 도성에서 고무계를 대표하는 강자들을 열 명 처단했다. 귀수선비와 마도, 주육 스님이 이도현을 둘러싸며 공격을 펼쳤지만, 이도현이 전부 죽여버렸다.열 명의 고수들은 결국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구했지만, 이도현은 공작사 스님들이 보는 앞에서 그들의 머리를 따버렸고 스님들의 존엄마저 꺾어버렸다.그러고 난 뒤 이도현은 공작제국으로 쳐들어가 청용문 밖에서 공작사 스님들과 대치했고 공작사 스님이 항복하면서 공작사의 보물 중의 보물인 칠색동백꽃을 이도현에게 넘기고 말았다.심지어 공작상제는 이도현에게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고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잘못을 인정하며 이도현의 용서를 구했다. 이도현은 그제야 만족한 듯 공작제국을 떠났다고 소문이 돌았다.이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고무계는 다시 한번 뒤집혔다. 귀령문이 이도현에게 멸문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무계를 대표하는 강자를 처단해 버렸고 공작사 스님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게 했다.이건 아주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고무계의 노련한 고수들에 대해 말하자면 아무리 그들이 고수라고 불린다고 해도 새로운 세대가 기존의 강자를 처단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고수들이 처단당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으니 모두 놀라긴 해도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었다.하지만 공작사 스님들을 굴복시켰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공작사는 고무계에서 천 년간 이어져 온 종파로 그 실력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했고 공작제국을 지킬 수 있는 정도였다. 실력이 없었다면 천 년간 이어져 내려올 리가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런 종파가 이도현에게 굴복했을 뿐 아니라 공작사가 지켜오던 보물도 넘겨주었다고 하니 사람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소문이 퍼지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은 같았다. 다
스님은 하마터면 자신의 큰손자 때문에 화병으로 죽을 것 같았다. 피를 토해낸 그는 이도현의 뻔뻔한 말에 다시 혈압이 올라가면서 피가 역류하는 기분이 들었다.커헉!결국 참지 못하고 피를 또 토해내게 되었다.“세상에, 스님. 왜 자꾸 피를 토하고 계시는 거예요. 그러면 몸에 안 좋아요. 나이도 많으신데 몸 생각도 하셔야죠!”'이도현은 여전히 그들을 약 올리고 있었다.“시주님, 원하시는 물건을 드렸고 요구도 들어주었으니 이젠 서로 원한이 없는 거 맞지요.”스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하죠! 스님도 참, 저희한테 어떤 원한이 있었다고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전부 오해잖아요, 오해!”이도현은 조금 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계속 그들을 약 올리며 그들이 인내심을 잃고 자신을 향해 욕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결국 참지 못한 스님들은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런 거라면 시주님께선 이만 가주시지요!”피를 토한 스님이 속에서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로 말했다.“네, 네. 스님께 처리해야 할 집안일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 저희도 더는 방해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충고하나 해드리죠. 자식을 교육하든 손자를 교육할 때든 절대 마음 약해져서는 안 됩니다. 혼낼 때는 혼내고 죽여야 할 때는 죽여야 하는 거죠. 이미 망한 자식 농사 다시 하면 그만이잖습니까. 스님들도 아직 젊은 것 같은데 더 늦기 전에 자식을 낳으면 되지요. 굳이 이미 망한 자식한테 기대를 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 스님들 힘내세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이른 때거든요!”“이도현 시주님, 제발 이만... 가주시지요...”스님은 이를 빠득 갈며 말했다. 안색이 파리해지다 못해 보라색이 되었다. 그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이도현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저런, 지금 화를 내시는 거예요? 갈게요, 가면 되잖아요. 스님께서 아직 화를 낼 기운이 있으신 거 보니 자식을 열 정도 더 낳을 수 있겠네요. 안 그래요, 누님들?”이도현은 선배들 옆으로 다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