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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작가: 골든트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엽웅현은 그가 후회할 날만 생각하고 뒤도 안 보고 돌아섰다.

“장군님, 그래도 사왕님께서 직접 내린 명이니 조금 더 기다리시죠. 아니면 이렇게 돌아가면 상황이 난처할 것 같은데요.”

“뭐가 난처해? 이런 사람은 사왕님께 사실대로 말하면 돼. 나는 저놈이 무릎 꿇고 위임장을 받으러 오게끔 할거야. 자기가 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나한테 잘 못 걸렸어!”

엽웅현은 썩소를 지으며 말하고 부하들을 데리고 다시 돌아갔다.

이도현은 아무 생각 없이 방으로 향했다. 신현주는 거실에서 이도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모습을 보고 걱정되어 바로 물어봤다. “동생아! 웅사군단에서 무슨 일로 널 찾은 거야? ”

이도현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별일 없어요, 와서 갑질만 하고 갔는데요. 그리고 그 중 엽웅현 장군이라고 웅사군단에 들어오라고 무슨 위임장 들고 왔어요. 뭐 사왕이 직접 쓴 거라니...”

“뭐? ” 신현주는 너무 놀라 표정이 변했다.

“그래서? 간다고 했어?”

“아니요, 전 관심 없어요.” 이도현이 대답했다.

“뭐? 거절했다고? ” 신연주는 두 눈을 부릅뜨고 놀라운 표정으로 이어서 물어봤다.

“솔직히 말해봐, 너 혹시 웅사군단이 어떤 조직인지 모르지?”

“무슨 조식이든 저는 관심 없어요. 웅사군단에 들어가서 바로 조사가 된다 해도 관심 없어요. 이번 생에 저는 오로지 태허산 소속일 거고 다른 조직은 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요. 그리고 저 이도현은 죽어도 사부님 명에만 따를 거니까 그 누구도 바꿀 수 없어요. ”

사실 신연주가 왜 이렇게까지 놀라는지는 모르겠지만 웅사군단이 보통 조직이 아닌 거는 확실한 거 같다.

이도현의 말을 듣고 신연주는 힘이 풀린 듯 주저앉고 말했다.

“넌 정말 대단한 놈이야. 너무 잘나서 한 대 치고 싶다.”

“맞아, 너 말이 맞아. 우리 태허산에서 나온 사람은 그 누구한테도 의지 할 필요 없고 부러워할 필요도 없어. 그 어느 조직에 들어가 강해질 필요도 없지, 우린 이미 제일 강한 조직에 있으니까.”

“잔소리는 한마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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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져!"이도현이 또 말했다.성도일이 들끓는 분노로 이도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시발! 넌 내가 죽인다...""죽으러 왔구나!"이도현이 말했다.그의 발길질 한 번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성도일은 날아갔다.현장에 있던 두 사람이 채 반응하기도 전에 성도일은 이미 날아가 문에 부딪혔다.그의 얼굴에는 42사이즈의 큰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그는 죽은 개처럼 문에서 스르륵 미끄러지더니 땅에 쓰러졌다.입가에는 새빨간 피가 있었고 입에는 하얀 거품을 물었다.그는 이미 기절했다.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문이 재빨리 열리더니 몇 명의 보디가드가 달려왔다.땅에 쓰러져 있는 성도일을 보더니 소리쳤다."도련님! 도련님!"몇 명의 남자가 성도일을 흔들어서 깨우려 했다."이 새끼 좀 데려가. 아니면 내가 이 놈 죽인다! 돌아가서 얘한테 전해. 사람 노릇 좀 하라고!"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몇 사람들은 이도현이 강한 것을 느끼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들은 성도일을 들고 나가고 더는 돌아오지 않았다."아까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오민아라고 합니다. 이건 제 명함이고요. 만나게 돼서 기뻐요."오민아 명함을 두 손으로 건넸다.그녀는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고 기다란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렸다.이도현이 아래에서 위로 보기에 못 볼 것을 보았다.“오해하지 마요. 저놈이 나를 건드려서 내가 혼쭐을 낸 거지. 당신을 도우려고 한 건 아니에요.”"당신이 저 놈한테 괴롭힘을 당하는 건 걱정 안 했어요. 만약 저놈이 나를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전 어떻게 되어가는지 봤을 거예요."이도현이 눈을 감고 관심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의 말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나게 만들었다.어떻게 되는지 봤을 거라니, 들어보니 못 봐서 기분이 안 좋은가 보지!"너... 너 사람이 어떻게 그래!"오민아는 화가 나서 입술까지 깨물었다."머리 좀 치워주시겠어요. 저기요, 머리에서 냄새나요. 여기는 공공장소에요. 다음부터 밖에 나올 때 머리 좀 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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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난 오민아는 생각할 수 있는 욕으로 이도현을 속으로 개 패듯이 욕했다.성도일에 대해서는 잊은 것처럼 아무런 욕도 하지 않았다.이게 바로 사람이다.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잘해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한다.그러나 조금만 잘못해도 다른 사람은 당신이 아주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전에 잘 대해준 것은 잊어버리고 나쁜 것만 기억한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이도현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그가 지금 생각하는 것은 황도에 도착하고 나서 어떻게 할지였다.이 여자한테 관심이 없었다.이도현은 여자를 밝히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도 여자가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기도 했다.오는 동안, 이도현은 컵라면을 몇 개 먹고 생활을 즐긴 다음 자거나 명상하며 다른 일은 생각하지도 않고 잘 잤다.그러나 오민아는 달랐다.오는 내내 그녀는 이도현을 보면 화가 났다.이도현이 그녀에게 사과할 줄 알았고 그녀에게 말을 붙일 줄 알았다.이도현 때문에 그녀는 풍경을 감상할 마음이 없어지고 모든 관심은 이도현에게 쏠려 있었다.그러나 그녀가 오는 내내 기다려도 이도현은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속으로 오는 내내 이도현을 저주했다.오는 동안 이도현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이미 죽은 지 1800회가 넘고 무덤이 몇 번이나 파였으며 시체도 그녀에게 해코지당한 지 여러 차례였다.무궁화 호가 달려 겨우 황도에 도착하자 이도현이 차에서 내리려고 준비했다.그는 아무런 짐이 없었다.무궁화 호에 탈 때 유일한 짐은 몇 개의 컵라면과 간식이었다.오는 내내 이도현이 다 먹어 치웠다.그래서 내릴 때 아무것도 가지고 내릴 필요가 없었다.어쩔 수 없다, 돈 있는 사람은 편리하게 사는 법이다.이도현은 기대하는 오민아를 보지도 않고 급하게 차에서 내렸다.이도현의 작별 인사를 기다리던 오민아는 이도현이 사라진 뒷모습을 보고 화나서 발을 굴렀다."나쁜 놈... 분위기 없는 남자새끼! 한마디 잘 가라는 인사도 안 하냐. 나쁜 놈! 나쁜 놈, 나쁜 놈..."오민아는 화나서 입술을 깨물고 욕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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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현이 중독될까 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오민아가 씩씩거리며 그의 옆에 달려왔다.그녀는 화내며 말했다. "네가 기차에서 날 한 번 도와줬어. 이 오민아는 절대로 빚지는 사람이 아니야, 그 은혜 반드시 갚는다! 이건 나의 원칙이야.""너의 원칙은 나와 상관없어! 그리고 너한테 말했다시피 난 널 도울 생각도 없었어!"이도현은 말하면서 무슨 이런 여자가 다 있는가 하고 생각하며 몸을 돌려 가버렸다.그는 속으로 어떤 여자들은 자기한테 잘해주는 남자한테는 관심없고 되레 막 대하는 남자한테 호감 있어 하고 심지어 옷을 벗어 자려고까지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왜 이런 거야, 미쳐서 그런 건가.과연!이도현이 두 걸음을 떼었을 때, 달려온 오민아에 의해 막혔다."안돼! 내가 빚이 있다면 반드시 돌려줄 거야! 아니면 속이 안 내려가!"이도현이 미간을 찌푸렸다."말했잖아. 필요 없다고! 전에 손을 쓴 건, 너 때문이 아니라고!"이 여자 진짜 문제 있는 거 아니야. 끝이 없어 아주."흥! 그건 상관 안 해. 네가 날 도우려는 했는지는 중요치 않아. 도움을 받았으면 난 이 빚을 꼭 갚아야겠어!""내가 빚을 한 번 진 거로 할게. 만약 네가 황도에서 무슨 일에 부딪힌다면, 나한테 전화해. 그럼 내가 도와줄 거니까!""이게 내 명함이야. 위에 내 번호가 있으니까 언제든지 연락해."오민아가 말하며 명함을 이도현의 옷 주머니에 넣었다.이도현은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오민아가 자기가 찾으려는 사람을 알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만약 안다면 그한테 일이 줄어드는 것이었다."진짜로 빚 갚고 싶어?""당연하지! 나 오민아는 절대로 빚 안 져!"오민아가 자랑스럽게 말했다.이 말을 듣자, 이도현이 말했다."내가 황도에 온 것은 사람을 찾으러 온 거야. 나랑 만나게 해줄 수 있어?""말해봐, 황도의 사람이라면 이 오민아가 반드시 찾아줄 테니!""난 동방명우를 만나러 왔어!"동방명우!그는 신영성존 더러 자식을 죽인 복수를 내려놓게 하고 이도현에게서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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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그분과 말할 수 있을지는 장담 못 한다!""하나 말해줄 게 있는데, 그 사람의 허락이 있기 전에 절대로 다가가면 안 돼. 안 그러면 언제 어떻게 죽을지도 몰라!"오민아가 알려줬다."알았어!"이도현이 생각지도 않고 대꾸했다."너를 도와서 경매회에 들어가게 해줄게. 동방명우를 보게 하는 걸 빚은 갚은 걸로 치자. 이러면 서로 빚지는 거 없지!"오민아가 차갑게 말했다."그래!""아직 할 말 남았어? 없으면 간다."이도현이 말했다.이 말을 들은 오민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미소를 지을락 말락 하며 이도현을 바라보았다.왜냐하면 그녀는 이도현이 일부러 차가운 척하며 그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고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하! 꿈도 꾸지 마! 내가 아직도 어린애인 줄 아나 봐."오민아는 속으로 생각했다.그녀는 자기가 말하지 않는다면 이도현은 가지 않고 갖은 방법을 대서라도 그녀와 말할 것이라고 확신했다.그녀는 그런 경험이 있었다.그러나 그녀가 채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이도현은 바로 몸을 돌려 갔다.아예 그녀를 상관하지 않았다.이게 아닌데!이 자식은 왜 가는 건데.오민아는 이도현이 자기의 예측대로 행동하지 않자 조금 궁금해졌다.아 맞아! 이것도 전략일 수 있어. 내가 불러주길 바라는 거지.하하! 남자들이란!이런 것밖에 모른다니까!좀 다른 것 없나 몰라.그녀는 숫자 3까지 세면 이 남자가 바로 고개를 돌릴 것이라고 확신했다.하나! 둘! 셋!오민아가 속으로 3까지 세었지만, 보이는 것은 이미 저 멀리 걸어간 이도현의 뒷모습이었다.그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바보! 척은 잘하는데 아직도 내가 부르기를 기다리는가 본데! 하! 꿈도 야무져! 얼마 못 가서 고개를 돌릴 거야!"오민아는 속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걸어가기만 하고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그가 바로 택시를 잡자, 오민아의 정신이 돌아왔다.이 남자는 진짜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나쁜 놈! 기다려, 흥..."오민아는 화나서 발을 동동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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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지세요!”“그쪽은 제 도덕성을 의심할 자격은 없어요! 저는 이곳의 환자들을 우선으로 합니다. 그쪽 아버지는 환자이지만 이분들도 환자이십니다. 제가 그쪽의 말을 따를 필요가 없어요. 아버지의 병을 봐주지 않았다고 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됩니까?”예전 같았더라면 이도현은 이런 사람과 이렇게 예의를 차리고 말하지 않고 바로 한 대를 쳤을 것이다.“돈이 있다고 해서 제멋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당장 꺼지세요. 그쪽 아버지를 환자로 받을 생각은 없어요!”“당신... 당신은 의사인데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모른 척해도 돼요?”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남자는 화난 눈빛으로 이도현을 쏘아보면서 고함쳤다.“환자가 병원에 오면 당연히 치료할 의무는 있죠. 하지만 이렇게 많은 환자를 버리고 그쪽 아버지만 봐줄 수 없어요. 죄송하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요! 의사에게 있어서 환자들은 모두 똑같습니다. 어느 환자의 목숨이 다른 환자보다 더 귀중하다고 할 수 없어요!”이도현은 냉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진료비 10배를 줄게요! 내 아버지의 병을 고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어요!”남자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꾹 참으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남자는 금성 양씨 가문의 도련님 양정재였다. 이 금성 지역에서 여태까지 이도현처럼 그와 말하는 사람이 없었고 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자도 없었다.양씨 가문은 금성의 제일 가문으로서 경제와 정치에 모두 관여하였고 양씨 가문의 산업은 염국에서도 손꼽히는 존재였다.물론 제도나 황성과 같은 지역의 대가문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세력이 있는 가문이라 할 수 있었다. 금성에서 ‘황제’와 같은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양정재는 양씨 가문 가주의 막내아들이었다. 가문에서 애지중지 키워와서 법규 따위 안중에 없고 제멋대로 날뛰는 자였다.오늘 아버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도현을 청하려고 이런 외진 곳에 와서 이미 기분이 매우 나빴다. 하지만 이런 외진 곳에서 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 있을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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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현이 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 문 앞에 여러 사람이 와있었는데 심지어 경호원까지 달고 있었다. 딱 봐도 신분이 심상치 않은 사람이었다.젊은이는 줄을 서지 않고 곧장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하지만 밖에 줄 서 있던 사람들은 어제 이도현을 대하던 것처럼 그 젊은이를 막아서지도, 뻔뻔하다고 욕하면서 줄 서라고 욕하지도 않았다. 반대로 젊은이가 성큼성큼 걸어들어오게 내버려 두었다.역시나 사람은 다 약자를 무시하고 강자를 두려워하는 법이었다. 일반인에게 쉽게 달려들지만, 신분이 고귀하고 건드리기 어려운 사람 앞에서는 함부로 나서지를 못했다.젊은이는 경호원을 거느리고 곧장 한의원 안으로 걸어들어오더니 입을 열었다.“어느 분이 이도현 이신의인가요?”이도현은 듣자마자 자신을 노리고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듣고 그들을 훑어보며 대답했다.“접니다. 무슨 일이신지요?”이도현은 환자에게 진료를 봐주고 약 처방을 써주는 동시에 젊은이의 말에 대답하였다.“당신이라고? 당신이 이신의라고? 이렇게 젊다고?”젊은이는 깜짝 놀라며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그는 소문으로만 듣던 이 마을의 신의가 이토록 젊은 청년일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신의는 저에게 과분한 칭호예요. 하지만 제가 이도현은 맞아요!”이도현이 대답했다.젊은이는 살짝 당황했다. 이토록 젊은 사람이 신의라고 하자 조금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의학이 어디 게임처럼 그렇게 쉽게 마스터할 수 있는 것인 줄 아나? 의학 공부는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야 하니까 일정한 나이를 먹을 수밖에 없거든. 서양 의학도 마찬가지인데 경험을 매우 중요시하는 한의학은 더 말할 것도 없지. 그런데 이렇게 어리고 젊은 친구가 나보다 몇 살 많아 보이지도 않는데, 기껏해야 병원에서 실습생하고 있을 것 같은 사람이 이곳의 신의라고? 설마 사기꾼은 아니겠지?’“이곳에 이도현이라는 사람이 혹시 당신 한 명뿐인가요? 저는 이신의를 찾으러 왔어요.”젊은이는 이도현의 말을 믿지 않고서 물었다.“이도현이라는 사람은 저뿐이에요. 이곳에 이

  • 마왕귀환   제1139화

    이날 밤, 이도현은 여전히 노영식네 집에 머물렀고 주현진이 잠자리를 정리해주었다. 하지만 그의 잠자리는 침대가 아니라 온돌 바닥이었다.도시 사람들에게는 낯선 온돌방이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보기 흔한 것이었다. 온돌방은 구들장 밑이 비어있어 날이 추워지면 아궁이에 불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뜨거운 열기가 구들장 밑을 지나면서 머지않아 집이 따뜻해지게 된다.이도현은 온돌방이 정말 편하게 느껴졌다. 특히 형수가 준비해 준 우유 향이 나는 꽃무늬 이불을 덮으니 더욱 편안했다.형수가 수유 기간에 있어서인지 아니면 이도현이 나쁜 마음을 품어서 심리작용이 생겨서인지 오늘따라 이불에서 나는 우유 향이 그날 밤보다 더 짙게 느껴졌다.게다가 불빛 아래에서 그는 하얀 이불 위에 지도 같이 생긴 자국이 한 둘레 한 둘레 있는 것을 보고 우유 향이 그 자국에서 풍겨 나오는 것 같이 느껴졌다.“헐! 설마 형수가 이 이불을 계속 덮었던 거 아니지? 이것이 설마 모유의 흔적이 아니겠지? 세상에나! 이건...”이도현은 갑자기 혼란스러웠다. 아주 많이 혼란스러웠다!‘형수는 이 이불을 덮고 도대체 무슨 짓들을 한 거야? 설마... 내가 그 상대는 아니겠지!’이날 저녁 이도현은 잠을 설쳤다.이튿날 아침 일찍 이도현은 얼떨결에 방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생각하지 않아도 주현진인 것이 분명했다.노영식이 이토록 적극적일 리가 없었다.“지안이 양아버지! 일어나셨어요? 아침 식사하셔야죠!”주현진의 제법 부드러운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형수님,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네요! 얼른 일어날게요!”이도현은 아무렇지 않은 척 눈을 뜨면서 말했다.“양아버지도 참, 무슨 별말씀을요! 얼른 일어나서 세수하고 식사하세요! 아침상 다 차려놨어요!”주현진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녀의 초롱초롱한 큰 눈을 보고 이도현은 마음이 뒤숭숭해졌다.다행히도 주현진은 몇 마디만 하고 방을 나갔다. 아니면 이도현은 몸 둘 바를 몰랐을 것이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다섯 사람은 다

  • 마왕귀환   제1138화

    “그래도...”이도현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으면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 기세라 그는 하는 수없이 잠시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요! 이름은 제가 지어줄게요. 지안 어때요? 지혜롭고 평안하게 자라라는 뜻이에요!”“지안! 노지안, 좋아요. 뜻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사람은 일생에 무슨 일을 하든 돈을 얼마나 갖고 있든 권력이 얼마나 크든, 지혜롭고 평안하게 지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죠! 지안, 좋은 이름이네요!”노문호가 제일 먼저 말했다.“지안! 좋아요! 그럼 이 녀석을 앞으로 지안이라고 부릅시다!”노영식도 기뻐하며 말했다.“지안! 우리 아기 앞으로 지안이라고 불러야겠네! 지안, 지안아, 얼른 와서 양아버지께 절을 올려야지!”주현진은 아이를 안은 채 흥분하며 말했다.“그래! 지혜롭고 평안하게! 지안! 참 훌륭한 이름이야!”노영식의 부모는 모두 착실한 시골 사람이라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주현진은 아이를 안은 채 이도현에게 절했다. 시골 사람들에게 있어서 절하는 것은 성의를 표시하는 제일 성실한 행동이었다.이번에 이도현은 그들을 말리지 않았다. 피할 수 없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형수가 아이를 안고 절도 올렸으니 이도현은 빼도 박도 못 하고 양아버지를 하게 되었다. 그러니 아이에게 첫 대면 선물을 안 줄 수가 없었다.만약 무사 집안이었다면 이도현은 반드시 자신의 무도 비법 또는 담약, 보검 같은 것을 아이에게 선물해줬을 것이었다.하지만 그의 양아들은 평범한 사람이고 일반 백성인 만큼 제일 현실적인 것을 선물해주는 것이 좋았다.이런 생각이 들자 이도현은 손을 옷 안으로 넣고는 음양탑 에드워드 가문의 보물 창고에서 챙긴 황금 두 덩어리를 찾아냈다.그러고는 손으로 주물럭주물럭하여 한 개의 금덩이로 만든 후 그들 앞에 꺼냈다.“형수! 제가 아이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어요. 당장은 이 금덩이밖에 드릴 게 없네요. 나중에 훌륭한 장인을 만나면 이 금덩이로 아이에게 장수 목걸이나 만들어

  • 마왕귀환   제1137화

    “도현 씨! 전에 약속했잖아요! 우리한테 아이가 생긴다면 도현 씨가 아이의 양아버지가 되겠다고. 지금 이렇게 아이를 안아 왔어요! 도현 씨가 싫지 않다면 우리 아이를 양아들로 받아주시죠!”주현진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도현에게 말했다.“이건...”이도현은 조금 난감했다.만약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양아버지가 되는 건 별문제가 없었을 것이었다. 배은망덕한 사람만 아니라면 양아버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문제는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원수가 수없이 많았다. 만약 원수들에게 그한테 양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지게 된다면 노영식네 가족은 괴롭힘을 당할지도 모른다.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도현은 그들의 은인이 아니라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었다.“형수, 먼저 일어나세요! 이 일은 제대로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형수네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이도현은 허리를 숙여 주현진을 일으켜 세웠다.“영식이 형, 형수, 두 사람은 저의 처지를 모르세요. 모든 걸 얘기해 드릴 수는 없지만, 저한테 많은 원수가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어요. 그 사람들이 저를 건드릴 수는 없지만, 형네 가족을 괴롭힐까 봐 걱정이에요!”“제가 형네 가족을 하찮게 여겨서 형의 아이를 양아들로 삼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두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이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요!”이도현은 잔잔하게 얘기를 꺼냈다.이 말을 들은 노영식 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이어서 단호하게 말했다.“도현 씨, 우리는 두렵지 않아요!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도 다 도현 씨가 만들어 준 것이잖아요. 도현 씨와 우리는 이미 정해진 운명인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형수의 이 말은 오해의 여지가 컸다.‘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이 내가 만들어 준 것이라니... 무슨 말을...’“저기... 형수... 형! 저는 정말로 두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면

  • 마왕귀환   제1136화

    풍성한 요리에 술안주도 많이 장만했다. 그리고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좋은 술을 오늘 특별히 두 병이나 샀다.물론 형수는 이도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커서 이처럼 진수성찬을 준비한 것이었다.이도현은 이 집안의 가장 큰 은인이라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기고 이 한의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이었다.지금 매달의 수입은 이 집안 예전의 일 년 수입에 가까웠다. 요 몇 개월 동안 그녀는 이미 이삼백만 원정도 모았다.이삼백만 원이 도시에서는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그들이 생활하는 시골에서는 목돈이었다.게다가 그 금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집에서 일하고 평소에 돈 쓸 곳도 별로 없었기에 한 달 생활비는 십만 원이면 충분했고 나머지는 전부 저축했다.그녀는 행복해지는 길에서 희망을 찾은 것 같았고, 집안의 살림살이도 갈수록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이도현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것이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품어서는 안 될 생각 외에 무엇보다 이도현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노영식 부부의 아이는 노영식의 부모가 돌보고 있었다. 두 노인이 고대하던 손자가 세상에 태어난 거라 두 사람은 아이를 엄청 애지중지했다.두 노인이 계속 아이를 돌보았기에 노영식 부부는 아이를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었다. 주현진이 아이에게 수유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동안 거의 두 노인이 아이를 돌보았다.두 사람은 이도현이 온 것을 보고 보살님이 강림하신 것처럼 대했다. 그들은 하마터면 이도현 앞에서 무릎 꿇고 그를 맞이할 뻔했다.영감은 이도현이 자기 집안의 큰 은인이자 구원자라고 하면서 집에서 억지로 이도현에게 장생의 위패를 하나 세워주었다. 그러고는 매일 향을 피워 이도현을 위해 축복을 빌었고 그가 오래오래 백 살까지 살 수 있기를 기도했다.이도현은 저주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현재 내공으로는 몇백 살까지 거뜬히 살 수 있건만, 백 살까지 살라는 것은 수명을 단축하는 것이었다.이도현도 당연히 이것이 그들의 제일 진심

  • 마왕귀환   제1135화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 마왕귀환   제1134화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 마왕귀환   제1133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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