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싸가지, 무슨 말버릇이야? 장군님께서 직접 오셨는데 빨리 와서 인사 안 해?” 한 청년이 말했다. 여기서 10여 분이나 기다린 것도 짜증 나는데 이도현을 보고 나니 더 화가 난다. 미안하다는 말은커녕 그 교만한 태도를 보니 그들을 완전히 무시한 거 같았다. 웅사군단의 무사로서 어디 이런 대우를 받아 본 적 없다. 생각할수록 괘씸하다.이도현은 그들을 무시하고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 새벽에 초대도 안 했는데 무슨 용건이 있어서 여기까지 찾아온 거죠? 용건 있으면 얘기하고 별일 없으면 그냥 꺼져, 뭐 대단하다고 여기서 까불어, 웃기지마... ”이도현은 아예 신경 쓰지 않았다. 뭐 웅사든 호랑이든 아무리 대단한 권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자기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처럼 나와 만나주는 것도 고맙다고 생각해야지 어디서 갑질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 쥐꼬리만한 권력이 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가 봐.“너......”그 청년은 말 한마디에 본전도 못 찾았다. 장군님 앞에서 이렇게 무시당한 적이 없다. 옆에서 그 이쁘게 생긴 여자가 참다못해 말했다.“우리가 누군지 몰라? 내가 다시 한번 얘기해줄게. 우린 웅사군단 소속이고 옆에 계신 분은 엽웅현 장군님이셔. 종사급 강자 엽장군님, 웅사군단의 종사급 강자라고 알겠어?”이도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도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알겠어, 그래서?”“야! 너......” 이렇게 말이 안 통하는 남자는 처음이다. 그들의 신분은 둘째치고 자기처럼 섹시하고 어여쁜 여성이 말하는데 어떻게 이런 반응이 있을 수 있지? 너무 자존심 상해서 어이가 없다. 그는 분명히 남자 노릇을 못 하거나 게이일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 사람을 재수 없는 놈이라고 부른다.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엽장군은 눈살을 찌푸리며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이도현의 행동이 너무 교만스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자네가 이도현인가? ”“네, 맞습니다.”이도현의 표정은 여전히 차가웠다. 건달처럼 자세를 취하며 계속 말했다. “용건 있
“넌 제3중대 소속이며 난 지금부터 너의 직속 장관이야.” “이도현! 이 위임장을 받고 우리 따라 군사팀으로 복귀하지.” 엽웅현은 위임장을 두 손으로 이도현한테 건네며 말했다. “이 새벽에 여기까지 고작 이걸 주려고 온 건가? 웃기고 있네.” 이도현은 너무 어이없어 존대도 하고 싶지 않았다. 무슨 놈의 위임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머리위에 씌우다니 미친 거 아니야.“그래, 맞아. 웅사군단의 사왕님께서는 장군급 이상이어야만 위임하는 거지 너한테 직접 위임장을 보낸다는 걸 영광이라고 생각해야 해.”“글쎄. 딱히 뭐 영광이라는 생각이 없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어서 돌아가시죠, 그 군단에 들어가는 거 관심 없으니까. ” 말 끝나자마자 이도현은 뒤도 안 보고 들어갔다.이도현의 말에 엽웅현 뿐만 아니라 같이 따라온 청년들도 너무 놀라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그 충격이 얼마나 큰지 이도현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아무 반응이 없었다.엽웅현은 이 상황이 너무 어이없었다. 화나는 걸 지나 자기를 무시하는 거 같아 너무 창피하고 모욕감을 느끼게 되었다. 마침 떨어지는 낙엽도 그들을 비웃는 거 같았다. 엽웅현은 주먹을 꽉 쥐고 자기의 화를 억누르고 있다. 웅사군단에서 장군이자 종사급 무사가 직접 위입장을 주는 거는 생전 처음으로 있는 일인데, 이도현은 이걸 거절하다니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른 사람이 들으면 무조건 그를 비웃을 것이다. 그는 마치 화로 둘러싸 언젠간 터질 거 같고 코에서도 마치 화를 내뿜을 거 같았다.“장군님, 이도현은 이놈이 이런 방법으로 저희의 떠보는 거예요. 남자 노릇도 못 하고 별 볼 거 없는 놈이니 너무 신경쓰지마세요... ”“제가 이런 사람 잘 알거든요. 처음에는 튕기다가 얼마 안 지나 바로 다가와 강아지처럼 꼬리 흔들며 아부를 뜰 거예요.” 이쁘게 생긴 게 무기인지 방금 말한 여성은 아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거 같았다. 그녀에게 강아지처럼 꼬리 흔들며 아부 뜨는 사람이 참 많은가 보다.“그래 맞아요. 장군님, 그 촌놈이
엽웅현은 그가 후회할 날만 생각하고 뒤도 안 보고 돌아섰다.“장군님, 그래도 사왕님께서 직접 내린 명이니 조금 더 기다리시죠. 아니면 이렇게 돌아가면 상황이 난처할 것 같은데요.”“뭐가 난처해? 이런 사람은 사왕님께 사실대로 말하면 돼. 나는 저놈이 무릎 꿇고 위임장을 받으러 오게끔 할거야. 자기가 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나한테 잘 못 걸렸어!”엽웅현은 썩소를 지으며 말하고 부하들을 데리고 다시 돌아갔다. 이도현은 아무 생각 없이 방으로 향했다. 신현주는 거실에서 이도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모습을 보고 걱정되어 바로 물어봤다. “동생아! 웅사군단에서 무슨 일로 널 찾은 거야? ”이도현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별일 없어요, 와서 갑질만 하고 갔는데요. 그리고 그 중 엽웅현 장군이라고 웅사군단에 들어오라고 무슨 위임장 들고 왔어요. 뭐 사왕이 직접 쓴 거라니...”“뭐? ” 신현주는 너무 놀라 표정이 변했다.“그래서? 간다고 했어?”“아니요, 전 관심 없어요.” 이도현이 대답했다.“뭐? 거절했다고? ” 신연주는 두 눈을 부릅뜨고 놀라운 표정으로 이어서 물어봤다.“솔직히 말해봐, 너 혹시 웅사군단이 어떤 조직인지 모르지?”“무슨 조식이든 저는 관심 없어요. 웅사군단에 들어가서 바로 조사가 된다 해도 관심 없어요. 이번 생에 저는 오로지 태허산 소속일 거고 다른 조직은 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요. 그리고 저 이도현은 죽어도 사부님 명에만 따를 거니까 그 누구도 바꿀 수 없어요. ”사실 신연주가 왜 이렇게까지 놀라는지는 모르겠지만 웅사군단이 보통 조직이 아닌 거는 확실한 거 같다.이도현의 말을 듣고 신연주는 힘이 풀린 듯 주저앉고 말했다.“넌 정말 대단한 놈이야. 너무 잘나서 한 대 치고 싶다.”“맞아, 너 말이 맞아. 우리 태허산에서 나온 사람은 그 누구한테도 의지 할 필요 없고 부러워할 필요도 없어. 그 어느 조직에 들어가 강해질 필요도 없지, 우린 이미 제일 강한 조직에 있으니까.”“잔소리는 한마디 더
두 선배 누님이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도 이도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결국 혼자 황성으로 떠났다. 평소 아무리 농담 쳐도 이도현의 굳은 표정을 보고 나니 신현주와 연진도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한지음은 이에 대해 아무 말도 없었다. 자기 집에 황성인데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고 이도현과 단둘이 지낼 수 있고 또 두 선배 언니의 눈치도 안 보이게 되어 오히려 좋아했다. 이에 들떠 그녀는 황성으로 돌아갈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고 있었다.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한 편의 드라마를 쓰게 되었다. 본가로 들어가 이도현이랑 자기 집에서 마치 부부처럼 지낼 수 있고 야릇한 밤에 둘만 있는 공간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얼굴이 빨개져 쑥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미쳐, 미쳐, 내가 미쳤지,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니......”한지음이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 주겠다고 하자 이도현은 단번에 거절했다. 예전에는 별생각 없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느 미친놈이 비행기에 폭탄이라도 던져 태러 사건으로 포장하는 거는 쉬운 일이다. 운이 좋아 폭탄에 안 죽더라도 비행기에서 떨어져 결국 산산조각이 되어 제대로 된 시체도 찾기 힘들 것이다. 그는 인간이지 신은 아니다. 결국 그는 제일 안전한 기차를 선택한 것이다. 자기 혼자 죽는 거는 두렵지 않은데 다른 연관 없는 사람이 죽는 거는 싫다. 병볍에서도 기재 한 바와 같이 적들은 이도현처럼 강한 사람이 기차를 탈 거라고 생각 못 하게 된다. 완성에서 황성까지 비행기로는 2시간, ktx로는 10시간, 무궁화호로는 20시간 넘게 타야 한다.이도현이 탄 기차에는 앉을 틈 없이 사람이 꽉 찼다. 온통 라면 냄새에 몇몇 아저씨의 발냄새도 섞였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방학만 되면 그는 기차를 타고 집으로 갔다. 이도현은 옛날 생각에 빠져 오히려 친근함을 느꼈다. 기차에서 먹는 라면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거 같다. 그래서 신연주가 짐 챙겨 줄 때 라면 몇개 사달라고 부탁했다. 이도현은 자기 자리를 찾아보니 섹
이도현은 그가 일반 사람인 걸 보고 별 신경 쓰지 않고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그 남자는 이도현을 무시하고 여자분한테 접근해 말했다. “저기요, 안녕하세요. 저는 황성 미디어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인데요, 혹시 연예인 할 생각 없으신가요? 미모도 그렇고 스타일도 너무 좋아 연예계가 딱 어울리는 거 같은데요. 황성에 도착해 자세한 얘기 나눴으면 하는데 혹시 연락처 받을 수 있을까요? ”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연예인 꿈을 품고 있는 여자를 상대로 사기 치는 사람도 많으니까 이게 스카우트를 하는 매니저인지 아니면 그냥 이쁜여자를 꼬시는건지 알 바가 없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저 연예인 생각 없습니다.” 그 여자분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녀는 황성 오씨 가문의 오민아다, 그녀는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여행하는 걸 좋아해 이 기차를 탄 것이다. 오민아처럼 금수저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뭐 모자랄 거 없이 자라게 된 사람은 먹고사는 거에 대해 걱정거리가 없다. 사실 있는 집안의 자식으로 태어나 많은 걸 누리면서 살게 된다. 남자들은 여러 여자를 만나 즐기고 여자들은 여기저기 여행하고 나이 되면 집안 어른들 따라 가업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게 된다.하지만 오민아의 생각은 달랐다. 그녀는 비행기나 ktx보다 천천히 구경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걸 좋아한다. 방금 전 스카우트처럼 들리는 제의도 처음이 아닌 거 같다. 그녀는 익숙한 듯 예의를 지키며 거절했지만, 상대방 남자는 의아해했다.그는 선수였다. 기차를 탄 여성은 돈을 좋아하고 쉽게 꼬실 수 있을 거 같아 노린 거다. “그래도 좀 더 생각해 봐요. 이 기회를 놓지면 후회할 텐데, 데뷔만 하면 수없는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는데 좀 더 생각해 봐요.” 그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관심 없다고요. 피곤 하니까 그만 가시죠.” 오민아는 좀 더 심각하게 얘기했다.하지만 그 남자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얘기했다.“아이고, 그러지 말고 다시 생각해 봐요. 황성에 성씨네 아시죠? 연예계를 뒤흔들
“안 꺼져? 성씨네가 뭐 대단하다고 난리야! ” 오민아도 더는 못참고 말했다.“뭐라고! 이 년이 어디서 꺼지라고? 좋은 말 할 때 따라올 것이지 죽고 싶어서 환장하는구먼! 지금 이 자리에서 널 가져도 말릴 사람 한명도 없어! ” 성도일은 너무 화가 나 오민아를 째려보고 말했다.“미친놈...” 여행을 즐기고 있었는데 이런 미친놈을 만나다니 더더욱 화가나 할 말을 잃었다.“너 같은 년은 할 거 다 하면서 청순한 척하기는. 60만 원이면 가질 수 있는 년이...”성도일은 본성을 드러내며 가방 속에서 현금 한 묶음을 오민아 얼굴로 던졌다.“옷 안 벗어? 벗으면 이 돈을 가실 수 있어. 하룻밤을 같이 보내면 내가 좀 더 주지, 나를 잘 만족시키면 600만 원 더 주는데 어때? 이래도 안 벗을 거야? ” 성도일은 성스러운 웃음으로 그녀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너무 흉해 더는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다. “얼른 나가! 아니면 경찰에 신고할 테니까! ” 오민아는 너무 화가 나 부들들 떨고 있었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거 같아 참았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자기만 손해일 것이다.“경찰? 신고? 어디 한번 해봐! 다 내 친구들인데 너의 신고를 받겠어? 뭐 친구들이랑 같이 놀면 더 좋긴 하겠다. 너도 흥분되지? ”“너......” 오민아의 얼굴은 종이처럼 하얗게 변했고 자기 몸을 감추려고 뒤로 옮기여 이도현 쪽을 쳐다보았다.하지만 이도현은 성도일을 힐끗 쳐다보고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있었다. 영웅 노릇도 한두 번이지 이도현은 이번 일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지켜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다시 눈을 감고 모르는 척하는 이도현을 보고 오민아는 너무 실망스러워했다. 겁쟁이라고 태그를 붙이고 속으로는 모든 쌍욕을 다했다. 이러한 모습을 본 성도일은 이도현을 겁쟁이라고 생각했다. 발로 툭툭 치면서 말했다. “야 ,이 자식아, 넌 나가서 망이나 봐. 내가 끝나면 너도 들어와서 맛 좀 보든가.”이도현은 너무 어이가 없어 눈을 새초롬하게 뜨
"꺼져!"이도현이 또 말했다.성도일이 들끓는 분노로 이도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시발! 넌 내가 죽인다...""죽으러 왔구나!"이도현이 말했다.그의 발길질 한 번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성도일은 날아갔다.현장에 있던 두 사람이 채 반응하기도 전에 성도일은 이미 날아가 문에 부딪혔다.그의 얼굴에는 42사이즈의 큰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그는 죽은 개처럼 문에서 스르륵 미끄러지더니 땅에 쓰러졌다.입가에는 새빨간 피가 있었고 입에는 하얀 거품을 물었다.그는 이미 기절했다.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문이 재빨리 열리더니 몇 명의 보디가드가 달려왔다.땅에 쓰러져 있는 성도일을 보더니 소리쳤다."도련님! 도련님!"몇 명의 남자가 성도일을 흔들어서 깨우려 했다."이 새끼 좀 데려가. 아니면 내가 이 놈 죽인다! 돌아가서 얘한테 전해. 사람 노릇 좀 하라고!"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몇 사람들은 이도현이 강한 것을 느끼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들은 성도일을 들고 나가고 더는 돌아오지 않았다."아까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오민아라고 합니다. 이건 제 명함이고요. 만나게 돼서 기뻐요."오민아 명함을 두 손으로 건넸다.그녀는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고 기다란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렸다.이도현이 아래에서 위로 보기에 못 볼 것을 보았다.“오해하지 마요. 저놈이 나를 건드려서 내가 혼쭐을 낸 거지. 당신을 도우려고 한 건 아니에요.”"당신이 저 놈한테 괴롭힘을 당하는 건 걱정 안 했어요. 만약 저놈이 나를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전 어떻게 되어가는지 봤을 거예요."이도현이 눈을 감고 관심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의 말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나게 만들었다.어떻게 되는지 봤을 거라니, 들어보니 못 봐서 기분이 안 좋은가 보지!"너... 너 사람이 어떻게 그래!"오민아는 화가 나서 입술까지 깨물었다."머리 좀 치워주시겠어요. 저기요, 머리에서 냄새나요. 여기는 공공장소에요. 다음부터 밖에 나올 때 머리 좀 씻
화난 오민아는 생각할 수 있는 욕으로 이도현을 속으로 개 패듯이 욕했다.성도일에 대해서는 잊은 것처럼 아무런 욕도 하지 않았다.이게 바로 사람이다.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잘해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한다.그러나 조금만 잘못해도 다른 사람은 당신이 아주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전에 잘 대해준 것은 잊어버리고 나쁜 것만 기억한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이도현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그가 지금 생각하는 것은 황도에 도착하고 나서 어떻게 할지였다.이 여자한테 관심이 없었다.이도현은 여자를 밝히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도 여자가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기도 했다.오는 동안, 이도현은 컵라면을 몇 개 먹고 생활을 즐긴 다음 자거나 명상하며 다른 일은 생각하지도 않고 잘 잤다.그러나 오민아는 달랐다.오는 내내 그녀는 이도현을 보면 화가 났다.이도현이 그녀에게 사과할 줄 알았고 그녀에게 말을 붙일 줄 알았다.이도현 때문에 그녀는 풍경을 감상할 마음이 없어지고 모든 관심은 이도현에게 쏠려 있었다.그러나 그녀가 오는 내내 기다려도 이도현은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속으로 오는 내내 이도현을 저주했다.오는 동안 이도현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이미 죽은 지 1800회가 넘고 무덤이 몇 번이나 파였으며 시체도 그녀에게 해코지당한 지 여러 차례였다.무궁화 호가 달려 겨우 황도에 도착하자 이도현이 차에서 내리려고 준비했다.그는 아무런 짐이 없었다.무궁화 호에 탈 때 유일한 짐은 몇 개의 컵라면과 간식이었다.오는 내내 이도현이 다 먹어 치웠다.그래서 내릴 때 아무것도 가지고 내릴 필요가 없었다.어쩔 수 없다, 돈 있는 사람은 편리하게 사는 법이다.이도현은 기대하는 오민아를 보지도 않고 급하게 차에서 내렸다.이도현의 작별 인사를 기다리던 오민아는 이도현이 사라진 뒷모습을 보고 화나서 발을 굴렀다."나쁜 놈... 분위기 없는 남자새끼! 한마디 잘 가라는 인사도 안 하냐. 나쁜 놈! 나쁜 놈, 나쁜 놈..."오민아는 화나서 입술을 깨물고 욕했다.그
“헉...”늙은 여인은 이도현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지켜보던 다른 고수들은 놀라서 그냥 숨을 죽이고 있었다. 속으로는 이제 끝장이라는 생각만 했다.강한 상대 앞에서 두려움 때문에 다리가 떨리는 건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이었다. 항상 상대에게 심어주던 공포감을 친히 느끼니 감수가 남달랐다.“미친...”“오마이갓...”“어머나, 내가 지금 뭘 본 거야?”“젠장... 끝장이야. 저건 악마라고!”정신을 차린 몇몇 사람들은 도망가기에 급급해서 소리를 지르면서 도망갔다.그들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정도였다. 아니면 차라리 치타로 태어나서 빨리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젠장, 저건 도대체 무슨 괴물인 거야!”“악마다! 사탄이야!”“동쪽에서 온 사람이라더니, 이렇게 강할 줄이야. 강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렇게 대단하다니. 역시 미스테리하군.”“얼른 도망가.”“비켜! 난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사람들은 저마다 소리를 지르면서 도망가려고 애썼다.이런 상황에서는 한 방향으로 도망가서는 안 된다. 그들은 이미 흩어져서 사면팔방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그들에게 틀린 말과 같았다. 지금은 흩어져야 살 수 있었다. 이도현이 그중에서 누구를 잡든, 그건 운에 달렸으니까 말이다.“도망간다고? 정말 순진한 생각이네. 정말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이도현이 그 자리에 서서 비웃으면서 얘기했다.그러더니 이도현은 바로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바로 잭슨의 앞에 나타났다.“너, 너, 어떻게 이렇게 빨리...”잭슨은 놀라서 바지를 적실뻔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살아있는 이도현이 죽은 귀신보다 더욱 무서웠다.“네가 빠르다고 생각해? 그냥 죽어.”말을 끝낸 이도현이 음양검을 휘둘렀다. 잭슨은 비명을 꽥 지르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 채 숨을 거두었다.이도현은 그런 잭슨을 흘깃 쳐다보고 또 다른 사람 앞에 나타났다.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이도현은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동방에는 예쁜 여자나 기껏해야 삼사십대의 젊은 여인들이 애교를 부렸지 육칠십 살쯤의 할머니가 애교를 부리지 않았다. 이런 장면을 처음 보는 이도현은 참지 못하고 구역질하여 노부인을 분노하게 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노부인은 이도현에게 공격을 날렸고 이도현이 보고 싶었던 고래 싸움은 물거품이 되었다.이왕 이렇게 된 거 이도현은 싸움에 맞서기로 했다.방금 이 사람들이 말다툼하는 사이, 이도현은 이미 그들의 내공 경지를 모조리 파악했다. 이 사람 중에서 제일 강한 사람은 잭슨이었는데 동방 무사의 경지로 따지면 성급 경지였다.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비슷비슷했다. 제국급 정상이 아니면 성급 초기였다.이도현은 식은 죽 먹기로 이 사람들을 죽일 수 있었다.노부인은 소리치며 달려들었는데 손에는 어느 새엔가 채찍 모양의 무기를 잡고 있었다.“가증스러운 이 버러지야, 가 죽어라...”노부인은 허공에서 이도현을 향해 채찍을 휘둘렀다. 그녀의 목적은 이도현의 목을 탈아버리는 것이었다.하지만 노부인의 매서운 공격을 보고도 이도현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는 음양검도 꺼내 들지 않은 채 제자리에 서서 노부인이 채찍을 휘두르는 것을 지켜보았다.“어머. 이 녀석 겁에 질려 바보가 된 거야? 제자리에 서서 죽기를 기다리고 있다니, 정말 넋이 나간 거 아니야?”“불쌍한 녀석, 곧 혼비백산이 되겠군.”“젠장, 이놈이 그 동양인 아니었어?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귀혼족을 멸망시킨 거야?”“... 우리가 속은 거야?”나머지 사람들은 이도현이 제자리에 서서 반항하지 않는 것을 보고 순간 자신이 속은 줄 알았다. 이도현이 귀혼족을 죽인 동양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곧 그들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노부인이 채찍을 이도현의 목에 휘두르려고 하는 순간 이도현이 움직였다.그는 손을 천천히 들어 올리더니 아주 간단하게 거대한 힘이 담겨 있는 불빛이 반짝이는 채찍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노부인이 아무리 힘을 써도 이도현의 손에서 채찍을 빼내지 못했다.노부인
“... 뭐야, 진짜 사람이 있었어? 나쁜 놈들...”“이 버러지 같은 놈들아, 왜 양쪽에 숨어있었던 거야? 뭘 하려고?”사나이는 예닐곱 사람이 나타난 것을 보고 놀림당한 기분이 들어 화가 치밀어 올랐다.“노여움을 푸십시오... 한스 귀하, 오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희도 방금 이곳에 왔습니다. 절대 귀하를 모욕할 의도가 없었습니다.”“맞아요. 한스 씨, 저도 실례할 의도가 없었어요. 딱 마침 지나가던 참이었어요.”늙은 여자는 가슴이 축 처져있었는데도 노출이 심한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흥. 한스, 당신 지금 무슨 뜻이야? 이곳에 전세라도 냈어? 우리가 왜 오면 안 되는데? 무슨 이유로 우리에게 손을 쓰려고 하는 거야?”서방의 한 노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방금 그의 다리는 검기의 공격을 맞았다. 비록 다치지 않았지만, 화가 치밀었다.“잭슨, 죽고 싶나 봐. 거기서 엿듣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어?”한스라는 사나이는 분노하며 말했다.“한스, 지금 사과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본때를 보여주지.”잭슨이 냉랭하게 말했다.“사과? 나보고 당신에게 사과하라고? 이 버러지가 대낮에 꿈을 꾸고 있나? 그냥 붙어. 내가 단칼에 보내줄 테니까.”한스가 도발했다.“너...”잭슨은 화가 단단히 났다.두 사람이 싸우기 일보 직전에 한 노인이 급히 나서서 말했다.“두 분, 지금 충동적으로 움직일 때가 아니에요. 우리가 지금 상대해야 할 사람은 이 동양인이지 상대방이 아니에요. 저 사람의 꼼수에 넘어가면 안 돼요.”안타깝게도 이 무리에 똑똑한 사람이 한 명 있었다.“맞아. 로스 말이 맞아. 한스, 난 지금 자네와 싸울 겨를이 없어. 우리 둘의 원한은 이 동양인을 처리한 다음에 다시 얘기하지.”잭슨이 말했다.“흥.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이 동양인은 내가 먼저 발견한 거야. 그러니까 그의 몸에 있는 보물도 모두 내 것이야. 너희들은 저리 썩 꺼져.”한스는 횡포를 부렸다.“하하하. 한스, 포부는 참 큰데 정말 혼자서 저 동양인을 상
“이 녀석, 모른 체하지 마. 나를 화나게 하면 좋을 것 없어. 당장 물건을 내놔.”사나이는 보검을 어깨에 메고 옹기종기 말했다.이도현은 이전에 사방의 바보를 본 적이 없다. 오늘 처음 보는 건데 큰 덩치에 서양인 특유의 스타일이 더해지니까 몹시 우스웠다.“말은 바른 대로 해야지. 나보고 물건을 내놓으라고 했으면 적어도 무슨 물건인지 알려줘야 할 거 아니야.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꽤 많거든. 속옷도 몇 벌 갖고 있는데 필요해?”“그런데 그쪽 체격에 맞을지 모르겠네. 정말 필요해?”이도현은 모처럼 장난을 쳤다.“젠장. 이 쥐새끼가 죽고 싶어?”“칠색동백꽃 그리고 곤륜옥의 비밀 둘 다 내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머리를 잘라버리겠어. 빨리 내놔...”화가 잔뜩 난 사나이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고함을 질렀다.그는 이도현이라는 동양인이 곧 성지에 올 것이고 몸에 칠색동백꽃과 곤륜옥의 비밀 등 귀중한 보물이 있다고 들었다.이 소식을 듣자마자 그는 부리나케 이곳에 달려와 밤낮 가리지 않고 꼬박 며칠 동안 이도현을 기다렸다.그는 이도현의 보물을 얻기 위해 이 며칠 동안 따끈한 밥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며 집에 있는 두 아가씨도 아낄 틈 없이 이도현만 눈 빠지게 기다렸다.그렇게 겨우 기다렸는데 이도현이 말을 듣지 않았다.물건을 고분고분 내놓지 않을뿐더러 속옷을 갖겠냐고 놀리기까지 했다.‘속옷을 왜 줘? 내가 어디 봐서 속옷이 필요하게 생겼어.’“오. 속옷이 아니라 칠색동백꽃과 곤륜옥의 비밀이 필요한 거구나. 이 두 물건이 나에게 있는 건 맞아.”이도현은 문득 깨달은 체하며 말했다.“있으면 됐어. 당장 이리 내놔.”“내놓을 수는 있는데 보물은 두 개고 사람이 여러 명이잖아. 누구에게 줘야 하는지 먼저 상의해봐야 하는 거 아니야?”이도현은 조롱하는 말투로 말하며 주변의 산을 한번 훑어보았다.산에 적어도 예닐곱 사람이 숨어있었다.그들은 어부지리를 얻으려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게 분명했다.“어디에 사람이
같은 시각 이도현은 성지 내부에 거의 도착했다.성지의 귀혼족을 죽이고 나서부터 이도현은 길에서 거의 방해를 받지 않았다.비록 눈치 없는 사람이 두세 명 있기는 했지만, 이도현이 동양인인 것을 보고 오히려 손을 쓰지 않고 재빨리 도망가는 사람들이 많았다.이도현은 단번에 그들이 소식을 알아보러 온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을 죽이지 않고 소식을 전하도록 내버려 두었다.이도현은 천사국에 가서 선학신침을 찾기 위해 성지에 들어온 것이었다.야노 요시코는 책에 기재되어 있다고만 말했을 뿐, 선학신침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는지, 야나기 고로오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하여 이도현은 길에서 최대한 많은 소동을 일으켜 선학신침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분실된 열여덟 개의 선학신침 중, 서방의 피터성에서 하나를 찾았고 그 후로 다른 소식이 없었다.하지만 당시 남궁 가문을 도살하던 사람 중에 서양인도 적지 않았으니 이도현은 서방에서 선학신침을 한 개만 얻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서방 어딘가에 선학신침이 무조건 더 있으리라 생각했다.고무계에도 있었고 천사국에도 있었으니 어쩌면 이 성지에도 선학신침이 있을 것 같았다.그리하여 어쩌면 뜻밖의 수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안고 이도현은 천사국에 가기 전에 먼저 성지에서 한바탕 찾아볼 생각이었다.게다가 이 성지 안에 당시 남궁 가문의 학살 사건에 연루된 사람이 있을지도 몰랐다.만약 참여한 사람이 있다면 마침 죽여서 스승을 위해 복수할 생각이었다.이도현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는데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더욱 사악한 기운을 느꼈다. 잔혹하고 음침하며 스산한 기운이 이전보다 더욱 짙게 느껴졌다.‘이곳의 기운 뭐야.'이도현은 마음속으로 투덜거렸다.그는 이곳에 일 초도 머물고 싶지 않았다. 이런 곳에 오래 있다가는 없던 병도 생길 것만 같았다.부정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곳이라 도무지 사람이 생활할 곳이 못 되었다.이런 부정적인 기운의 영향을 받고 자란 초목들은 바깥의 식물과 결이 달랐다
“이제 보니까 그것도 벌써 몇십 년 전의 일이네요. 그때 당시 전하는 아직 태양왕으로 즉위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이 모르실 수 있습니다. 그 신침을 얻은 후 저희는 오랫동안 연구했지만 결국 무슨 소용이 있는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마지막에 태양의 신화로 불태워 보기도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태양의 보물창고에 넣어두었습니다. 방금 손 장로가 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저는 이 일을 쭉 잊고 있을 뻔했습니다.”엥겔스가 말했다.“오. 정말 그런 일이 있었어? 잘됐네.”“이 정도면 하나님도 우리를 돕는 거야. 만약 그 동양인이 정말로 이 신침을 찾으러 온 것이라면 우리는 이 신침을 이용해서 그를 태상신화대전으로 유인해 놓고 포위한 채 천천히 심문하면 되잖아.”“하하하... 곤륜옥의 비밀 그리고 칠색동백꽃은 다 내 손에 들어오겠군.”태양왕은 감격에 겨워 웃음을 터뜨렸다.“축하드립니다, 주인님. 우리 위대하신 태양왕 전하, 축하드립니다.”“전하께서 곤륜옥의 비밀을 얻으신다면 세계를 통치하는 천신이 되실 수 있습니다.”“오. 위대하신 태양왕 전하, 저는 전하의 충실한 종으로서 전하께서 인간을 다스리는 가장 위대하고 지고무상하며 귀한 천신이 되는 것을 미리 축하드립니다.”에릭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한바탕 아첨했다. 옆에서 이를 듣고 있는 사람은 구역질이 날 뻔했다.그러나 태양왕은 매우 흡족해하며 이전보다 훨씬 해맑게 웃었다.“그래. 하하하. 에릭 마법사, 보물 창고에 가서 그 신침을 찾아내고 태양대전에 올려놓게.”“손 장로, 자네는 가서 이도현에게 전해. 그가 찾는 물건이 우리 태양신전에 있으니까 갖고 싶으면 이곳으로 찾아오라고.”“책임지고 그 염국인을 우리 태양대전에 데려오게. 같은 동양인이니까 이도현은 손 장로의 말에 더 믿음이 갈 거야.”태양왕이 분부했다.“알겠습니다. 존경하는 태양왕 전하.”에릭과 손 장로는 공손히 명을 받들었다.“나머지 사람은 태양대전을 작동시킬 준비해. 그 동양인이 태양대전에 발
성지의 사탄 지옥 조직에서.“이 동양인이 물건을 찾으러 성지에 왔어요.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아낼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유인할 수 있을 것 같아요.”“그 동양인이 우리 사탄 지옥 궁전에 발을 들인다면 다시 나갈 수 없게 할 텐데요.”“이 동양인을 조사하러 간 사람은 아직 안 돌아왔어?”대전에서 뼈대로 만들어진 의자에 수염이 성성한 사나이가 앉아서 음흉한 표정으로 말했다.“위대하신 지옥주님,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밑에 있는 한 사람이 대답했다.“쓸모없는 놈. 서두르지 않으면 영영 돌아오지 말라고 해. 우리 사탄 지옥 조직은 쓸모없는 사람을 쓰지 않아.”지옥주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예. 위대하신 주님, 제가 바로 분부하겠습니다...”...태양신전에서.태양왕이라고 자칭하는 한 노인이 지팡이를 들고 있었고 그의 밑에는 한 무리의 사람이 있었다.“그 동양인 곧 도착이지? 다들 준비됐어?”“위대하신 태양왕 전하께 아뢰옵니다. 저희는 귀한 주인님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었습니다.”“그 동양인이 성지에 발을 들이는 즉시 잡아서 주인님 앞에 받치겠습니다. 전하는 심문하기만 하면 됩니다.”“위대하신 태양왕 전하의 빛이 닿는 곳에는 그 어떤 어둠도 숨어있을 수 없습니다.”한 사나이는 위에 앉아있는 태양왕을 공손히 바라보며 아첨을 떨었다. 그의 아첨 능력은 동양인보다 훨씬 뛰어났다.낯 간지러운 사람은 방금 그 말을 도무지 입 밖에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사나이는 어떻게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을 전혀 아무렇지 않게 말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하하하. 참 잘 말했어. 에릭, 자네는 정말 똑똑한 마법사야.”태양왕은 입에 꿀 바른 말을 즐겨 들었다.“귀한 주인님,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태양왕의 칭찬을 받은 에릭은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내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이 동양인은 물건을 찾으러 천사국에 가는 것 같아. 그리고 일반인의 세계에서도 모종의 바늘을 찾았다고 들었어. 그러니까 이번의 목적도 같은 것일 거야.”태양
“외계 생물? 전송문?”이도현은 놀랐다.“설마 이 땅에 정말 다른 세계가 존재하는 건가?”외계 생물이라는 단어를 본 순간 이도현은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 책의 내용이 진짜인지 아니면 과장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가짜라면 조금 전까지 있었던 혈박쥐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었다. 이 혈박쥐가 어느 공간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정말 외계에서 온 건지 설명할 수 없었다.“있을 수도 있지. 넓디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있는 행성이 어떻게 한 개뿐이겠어.”“그런데 이 책의 마법으로 외계 생물을 소환할 수 있다니... 서방의 무사들이 이미 외계와 모종의 소통 방식을 구축한 것일까? 그럼 동방 무사는? 왜 동방에는 이런 것이 없는데? 설마 동방의 무사들이 이 방면에서 서방보다 좀 뒤처지는 건가?”이도현의 머릿속에 각종 의문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 하지만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었다.“됐어. 차근차근 가보는 거지. 뭐니 뭐니해도 자신을 강대하게 만드는 게 최우선이야. 강적이든 외계 생물이든 나를 건드리기만 하면 죽여버리면 되니까.”이도현은 이렇게 생각하며 손에 들고 있던 마법책을 음양탑에 넣고 잡생각도 접었다.그는 재정비를 마치고 성지를 향해 계속 나아갈 생각이었다.이때 성지의 각 세력은 이미 공작제국에서 퍼뜨린 소식을 모두 접했다.그렇기에 이도현이 성지 밖에서의 일거수일투족은 이미 많은 사람의 주시를 받고 있었다.사실 이도현이 성지 외곽에 들어선 순간부터 그들은 그를 감시했다.이도현이 혈박쥐를 참살한 일은 이미 성지의 각계 세력 사이에서 큰 소란을 일으켰다.“이 동양인이 이렇게 강한 줄 몰랐어요. 너무 뜻밖이에요. 성지의 귀혼족을 없애다니, 참 만만치 않네요.”“그 혈박쥐가 얼마나 기괴한데요. 그런데 이 동방 젊은이의 손에서 한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살해당했다니 정말 놀라워요.”“흥. 무서울 게 뭐 있어요. 제가 보기엔 그 혈박쥐도 생긴 것만 무서울 뿐이지 실은 별 힘이 없어요. 안 그러고서야 이렇게 빨리 죽었겠어요?”
마법사들은 산송장처럼 조용히 서서 혈박쥐에게 흡혈 당했고 마른 시체가 되었다.그들은 결국 마법책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행동에 대해 대가를 치른 것이었다. 신중하지 않은 대가를.그들은 영혼을 대가로 한다는 것을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수없이 진행한 소환에서 어떤 손실도 느끼지 못했기에 마법책을 쓴 사람의 말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하지만 이로 인해 목숨을 잃는 순간 그들은 그제야 이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즉 이 혈박쥐를 소환할 때 이미 자신의 영혼을 제사했다.그게 아니고서야 방금 혈박쥐의 울음소리에 순순히 자기 생각과 영혼을 버리고 산송장처럼 서서 흡혈 당하기를 기다렸을 리 없다.이도현에게 얻어맞아 초라하기 그지없었던 혈박쥐는 몇몇 마법사의 피와 살을 흡수하고 나서 다시 예전처럼 강대해졌고 몸에서 더욱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를 풍겼다.찍찍.혈박쥐는 입가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이도현을 향해 울부짖었다.곧이어 혈박쥐는 날갯짓을 하며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붉고 거대한 발톱은 피에 굶주린 기운을 풍기며 붉은빛을 반짝이었다. 그리고 이도현에게 가까워질 때 신속히 발톱을 내밀었다.한 줄기 붉은빛과 함께 두 개의 거대한 발톱은 허영을 이루며 이도현을 향해 나아갔다.“흥. 짐승아, 기운이 회복되었다고 나의 상대가 되는 줄 알아? 죽어라...”이도현은 냉랭하게 말하며 손에 든 음양검을 휘둘렀다.그러자 검붉은 검기를 내뿜던 보검은 공중에서 검붉은 색의 태극도를 형성했다.태극도는 빠르게 회전하며 혈박쥐를 향해 쏜살같이 나아갔다.검기로 형성된 태극도는 주변 공간을 파괴적인 힘으로 가득 채우며 세계를 종말 지을 듯한 기세로 이곳을 두 동강 내려 했다.찍찍.혈박쥐는 태극도의 위력을 느끼고 겁먹은 소리를 내며 황급히 몸을 돌려 이곳을 빠져나가려 했다.이도현의 강대한 실력을 인지한 혈박쥐는 죽음의 위협을 느꼈고 싸움을 피하려 했다.그러나 이미 늦었다.그가 몸을 돌려 도망치려는 순간 태극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