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이 코를 만지작 거리며 어색하게 웃으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이 음양추는 여자 앞에서 말하기에는 조금 어색했다."선배...... 아니면 선배가 설명해줘요!"이도현이 웃어 보였다."칫! 부끄러워 하기는. 뭐가 말하기 부끄러운데!"신연주가 이도현을 한 번 째려봤다.이 후배는 적을 대할때는 무엇이든 하고 말하고 패기가 넘치는 중에 유머도 조금 있었다.그러나 그녀들, 그리고 여자를 대할 때는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그녀는 속이 다 타들어 갔다.이 남자는 얼마나 좋은 자원이 있는가!그리고 그의 체질로 여자 앞에서 부끄러워만 하고 후에는 어쩐단 말인가!그런 상황이 닥칠 때 아내가 없으면 길에 나가서 찾을 거 아니 잖는가!그녀는 몹시 속이 탔다!그러나 그녀도 알고 있다.이런 일은 급하면 안 되고 천천히 변해야 한다고!만약 조금만 그쪽으로 트여도 순간적으로 변할 수 있었다!그저 트이는 걸 천천히 가르쳐줘야 할 뿐이다.누굴 탓하겠는가!강설미가 이도현에게 준 트라우마가 크고 후에 그가 하산 후 한지음과 처음 만난 날 둘의 사건도 이도현에게 작은 트라우마를 남겨주었다.그래서 그가 여자를 대면할 때 조금 어색해했다.이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변할 것이다!"음양추! 이건 동남아에서 성행하는 사악한 술수로 풍수 음양사의 하나의 술수이다! 음양추는 음풍추로 나뉠수도 있는데 이는 귀신들을 쫓을 수 있다고 하지. 다른 하나는 음양추이고!""이 음양추는 사실 자신의 체모야! 같이 모여서 음양추가 되는 거지! 이 체모는 하나는 음, 하나는 양으로 가리키는 것은 아래의 체모와 코털 혹은 수염을 말해! 아주 사악한 술수야!"신연주도 여자인지라 조금 어색하게 설명했다."후배! 단한별에게 병이 있다는 것을 보아낼수 있다면 치료할수 있는 방법이라도 있는거야?""있어요!"이도현이 바로 대답했다."그럼 됐어! 한별아, 급하게 가지 마. 후배가 먼저 너의 병을 고치게 해줘!!""후배, 무슨 물건이 필요해. 무슨 약재
가슴까지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짜릿함이었다.단한별은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었다. 화를 내려던 차에 뭔가 소리가 들리더니 자신의 몸속에서 무언가가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다섯 개 모발로 만든 음양추는 한별의 몸속과 피부를 걸쳐 결국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을 뚫고 이도현의 손에 떨어졌다.이 순간 그녀는 마치 햇빛에 서 있는 듯 온몸이 편하고 오랜만에 따뜻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가슴 위에 올린 이도현의 손을 보니 이제야 정신을 차렸다.슬슬 불타오르는 화를 억누르고 이도현을 째려보며 “저기요......”라고 말했다.이 상황이 너무 황당스러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그녀는 화만 잔뜩 쌓였다. 결국 참지 못해 호랑이가 쫓아오는 듯 마냥 재빨리 뛰어 나갔다.산장에서 뛰어나 온 단한별은 방금 이도현이 올린 가슴 위에 오른손을 놓고 숨을 헐떡이었다. 그녀의 예쁜 얼굴은 잘 익은 사과처럼 빨겠다.. 이도현의 손이 아직도 가슴 위에 있는 듯 마냥 그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나쁜 놈... 어떻게.... 거기에 손을 올려... 아무리 치료라 해도... 미리 말 좀 하면 어디 덧나냐? ”“그리고 마지막에 내 가슴을 주물럭거리고... 정말 너무 한 거 아니야! 틀림없이 일부러 그런 거야... 나쁜 놈... 정말 너무해...”단한별은 화를 가라앉힐 수 없어 발을 동동거리며 재빨리 이곳을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이도현은 한별의 몸에 있는 음양추를 빼낼 때 처음엔 괜찮았지만,마지막엔 분명히 그녀의 가슴을 몇 번 주물럭거렸다! 그녀는 희롱당했다고 생각했다.이때 이도현은 뭔 영문인지도 모른 채 제자리에 서서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왜 자신이 공짜로 치료해 줬는데 고맙다는 얘기도 못 듣고 오히려 그녀의 화를 불러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참지 못해 주물럭거린 거 갖고 그러는 건지, 그건 남자의 본능인지 모르는 모양이다. 세상에 공짜 없다더니 뭐 치료해 줬다고 대우해 주는 것도 없고 참 억울하다!“ㅋㅋㅋㅋㅋ 못 잊겠지? 어때? 느낌 어때
이도현은 이 억울함을 어디에 말할 수도 없고 오해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그에 비해 더 억울한 건 한지음이다. 어떻게 자기 앞에서 눈치 없이 다른 여자를 만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지음은 너무 화가 나 이도현을 째려보고 고개를 돌려 더 이상 그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나는 뭐 가슴 없어? 지난번 홀몸으로 앞에 서 있었는데 손 한번 안 잡더니 지금 와서 내 눈앞에서 다른 여자를 만져? 나는 뭐 자존심 없다고 생각해?이때 한지음은 남자는 다 똑같다는 엄마의 말이 생각났다. 역시 너무 적극적이면 쉽게 본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속으로 이도현을 나쁜 놈이라고 수없이 생각했다.“동생들아! 너희들 이번에 유명 조직의 귀재를 죽였는데 유명 측의 복수에 대처할 방법을 생각해야 해. 아니면 우리 형제들 다 불러 상의해야겠어! 유명 조직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강하고 나쁜 짓도 더 많이 했어. 내가 알기로는 유명 조직에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분뿐만 아니라 더 높은 기술을 가진 분도 있기에 신중하게 대처해야 해. ”......황성! 소가네 산장.소창열은 방에서 스트레칭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걸어 다니는 게 불편해서 꼭 지팡이가 필요했는데 이도현 덕분에 건강을 되찾아 지금은 혼자 걸어 다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단한 운동도 할 수 있었다. 건강을 되찾으니, 기분도 좋고 더 젊어진 거 같기도 하다.그런데 이때 소유정은 급히 할아버지를 찾아 방으로 들어오기도 전에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큰일 났어요! 그 말썽꾸러기가 또 사고 쳤어요!”“유명 조직의 귀재 그리고 우마귀신을 죽여 지금 난리 났어요. 유명 고위층에서 너무 화가 나 지장보살에서 이도현을 잡으라는 지장령을 내렸다고 합니다.”손녀의 말에 소창열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하던 운동을 멈췄다. 전생 속에서도 눈 깜빡 안 하던 그는 손녀의 말에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아가야! 다시 한번 말해봐! 뭐라고?”“할아버지 정말이에요! 조금 전에 받
고전 무술 왕족들이 모여 만들어진 게 고전 무술협회다. 어쩌면 지장령은 고전 무술협회를 향하는것이기도 하지만 고전 무술 왕족을 대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하지만 협회 사람들이 왜 지장보살의 지장령으로 욺직이는지는 아무도 모른다.지장보살이 협회 멤버라니, 협회 회장이라니, 또 유명 조직이 고전 세대에서 내려온 핏줄이라니, 여러 소문도 많았지만,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지 아무도 모른다.“아가야! 이도현이가 무슨 무기로 귀재를 죽였다니? ” 소창열은 의미심장하게 물었다.“무기요? 전에 온 소식으로는 무기 얘기는 없었는데요. 맨주먹으로 귀재를 쉽게 강압했고 우마귀신은 한주먹에 바로 죽었다고 했어요.”“외성 카메라에 포착된 거라 틀림없을 거예요”소유정의 말에 소창열은 경악을 참지 못해 말했다.“우리가 이도현의 실력을 몰라봤어. 맨주먹이라니, 귀재가 얼마나 상대하기 힘든 존재인데 맨주먹으로 죽였다니!”“이 세상에 알고 있는 고수 중에 이도현 나이에 이러한 실력을 뿜는 사람 있나?”“없겠죠? 없어요. 우리 대 말고 무술이 알리기부터 지금까지 없을걸요. 20대에 맨주먹으로 여러 강자를 대응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정말 없어요!”소유정도 말하며 감탄을 감출 수 없었다. 그 외 이도현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한 번 더 알게 됐다.소창열은 감탄을 감출 수 없었다. 한숨을 길게 내쉰 후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이도현 이 자식, 20대인 녀석이 절대강자구먼, 정말 크게 될 사람이야!”“아가야! 우리집안과 이도현의 연을 끊으면 안된다. 손자사위로 내가 찜한 거니까, 너의 남편감으로 잘 모셔야 한다.”......이때 아무것도 모른 채 이도현은 집에서 유명 조직을 기다리고 있었다.신현주는 여러 형제를 불러 유명 조직을 대처하자고 했지만, 이도현은 여러 사람 나설 필요 없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 여러 형제 도움받아 이 일을 해결한다면 도로 산으로 돌아가 다시 교육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도현이 끝까지 받아
그가 원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라 몸이 안 따라주니 방법이 없다! 이도현은 침대에 누워 어느새 잠들었다.다음 날 이른 아침 일어나니 너무 창피해 쥐구멍에라도 들어갈 기세다. 꿈에서 자신도 모르게 쐈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건지 너무 어이없어 얼굴만 빨겠다.이런 젠장!이 나이에 구기자나 생굴 그리고 부추를 간식처럼 먹는 사람도 자기 마음대로 체력 보충이 안 되는데 꿈에서 쐈다니 누가 들으면 분명히 우스개로 소문낼 것이다.이도현은 자신 하체를 한숨 쉬며 쳐다보고 다른 사람들이 아직 일어나지 않을 틈을 타 화장실로 달려가 하체를 씻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장실 문이 열렸다.연진이가 잠옷만 입고 문 앞에 나타난 것이다. 속살이 훤히 보여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갑작스럽게 생긴 일이라 이도현은 놀란 표정이었지만 그녀의 잠옷에 비쳐 보인 가슴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아...... 젠장...... 깜짝이야......”갑작스럽게 생긴 일이라 연진이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이도현을 쳐다보며 말했다.“동생아, 이 새벽에 잠 안 자고 화장실에서 뭐 하는 거니? 놀랬잖아!”“이 나쁜 놈아, 좀 인척이라도 내지, 내가 놀라서 무슨 일 있으면 넌 앞으로 힘들 거야!” 연진이는 가슴 쪽을 가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말하는 사이에 연진이는 뭔가를 발견해 이도현 쑥스러운 표정을 알게 된 채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어머...... 맙소사, 너... 너... 너... 너 아니지? 설마? 안 자고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이 나이에 이게 무슨 짓이니?”“선배, 제발 그만하세요. 정말 그런 거 아니에요. 이러다 다들 깨겠어요. 그럼, 저 정말 식구들 볼 면목 없어요.”이도현은 연진이를 진정시키고 싶었지만, 손에 들고 있던 팬티로 입을 막을 수도 없고 정말 한숨밖에 쉴 수 없었다.어쩔 수 없이 연진이를 향해 제발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연진이가 아니다.“ㅋㅋㅋㅋㅋ 나쁜 놈, 사내 자식이 이게 뭐
이도현은 더 이상 잠도 안 오고 창피함을 이기지 못해 산장으로 산책하러 나갔다. 날도 서서히 밝아지고 시원한 공기를 맡으니 개운하고 정신도 번쩍 들게 만든다. 도시 속에서 이런 아지트가 있다는 게 참 복받은 거다.산장 대문까지 도착하자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이도현 앞에서 멈췄다. 몸짓 좋은 남자 두 명이 차에서 내려와 이도현을 향해 걸어왔다. 딱 보니까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 같다. 이도현은 말없이 두 사람을 훑어보고 침착하게 대응했다.“야! 자식아! 네가 이도현이야?” 그중 한 명이 건방지게 이도현을 쳐다보며 말했다.“그래, 맞아, 내가 이도현이야. 보자 하니 그쪽도 심상치 않은 거 같은데 뭐 때문에 나를 찾아온 거지? 주먹으로 대화할까?” 상대가 호락호락하지 않은 걸 알기에 이도현도 강하게 맞대응했다.“자식, 너 뭔데? 소문으로는 싸움 좀 한다며?” 그 외 한 사람이 말했다.“글쎄, 한번 맛 좀 볼래?”“그래, 한번 해봐!” 남자는 참지 못해 다가오려다 같이 온 동료가 말렸다.“됐어, 지금 이럴 시간 없어.” 동료를 말리고 그 남자는 다시 이도현을 향해 말했다. “신영성존님께서 널 보자 하니, 같이 가보자.”“그래, 가자.” 이도현도 말로만 듣던 신영성존을 한번 만나보고 싶었기에 거절하지 않았다.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왜 자꾸 자기 상대로 일을 벌이는지도 알고 싶었다. 속 시원하게 알고 풀 수 있으면 더 좋다고 생각했다.이도현은 신현주에게 잠깐 일 있어서 나갈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전화를 한 다음 그들의 차에 올라탔다.차는 멈추지 않고 한적한 곳을 지나 깊은 산 속으로 향했다. 군부대로 향하는 길이 틀림없다. 어느덧 군인 훈련하는 소리도 들리고 각종 경고판도 보였다. 부대 안 한 훈련장 앞에서 승용차는 멈췄다. 이도현은 안내에 따라 훈련장을 지나 산속에 있는 로비에 도착했다. 이도현은 이제야 지도를 보고 있는 중년 남성을 보게 되었다. 그의 아우라는 감출 수 없었다.“신영성존님, 이도현 데리고 왔습니다.” 그 몸짓 좋은 두 사람의
“그만해, 너희들은 이동현 상대가 아니야!” “네, 알겠습니다.” 신영성존의 말에 남자는 어쩔 수 없이 나갔지만, 사람을 죽일 듯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쳐다봤다.이때 이도현도 그 눈빛을 보고 옆차기로 한 번에 남자를 날렸다. “억울하면 덤벼! 너 하나 죽이는 거 개미 밟듯이 쉬운 일이야! 네놈이 뭐 착각하는 모양인데 넌 나한테 한주먹감이야!” 이도현의 말에 남자는 분노를 감출 수 없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방금 그 옆차기로 모든 내장이 비튼 거 같아 심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한 번에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이 상황을 지켜본 신영성존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의 앞에서 자기 부하를 죽이고 손을 봐주다니 체면이라곤 남는 건 하나도 없다.“이도현! 넌 정말 개념이라곤 없구나! 내가 보는 데서 사람을 죽여? 넌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지? 후환이 두렵지도 않아?” 신영성존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쳐다보며 말했다.“글쎄, 공손하게 대하면 뭐가 달라질까? ”“애초부터 당신은 나를 상대로 여러 가지 일을 벌였어, 난 당하고만 있지 않아! 사람 잘 못 건드렸어! 뭐 지금 애들 손본 거 갖고 이러는 거야? 난 당신도 죽일 수 있어!”지금 이도현은 눈에 뵈는 게 없다. 신영성존 앞에서 이렇게 대드는 사람은 이도현뿐일 것이다. 이도현의 말을 듣고 신영성존은 의외로 화를 내지 않고 웃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됬다.“하하 하하 하하! 역시 이도현이야, 소문 그대로구먼! 젊은 사람이 이래야지, 박력 있고 대담하고 눈에 뵈는 게 없어야지! ”“젊음이 좋긴 좋다! 나도 젊었을 때 자네 같은 성격과 능력이 있었다면 이 염나라도나의 몫이었을 거야! ”자기 부하를 죽였는데 이런 말을 한다니 또 그냥 한 말은 아닌 거 같고 이도현은 감을 잡을 수 없어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과찬이군요. 난 욕심은 없지만 누군가를 무서워한 적은 없어서 다만 나를 건드린 자는 꼭 백배 천배는 되돌려주는 게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
“그건 자네한테 얘기할 수 없지! 그분 말씀대로면 네가 가지고 있는 물건 중 하나만 받을 수 있다면 이 염나라에서 너를 감히 건드리는 사람 없을 거야!” “그게 뭔데요?” 어떤 물건을 말하는지는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모른 척했다.“열쇠야!” 신영성존은 그의 말에 대답했다.“열쇠? 무슨 열쇠? ” 역시 또 열쇠 얘기군, 왜 다들 자기한테 그 열쇠를 원하는지 모르겠다.이도현은 이 상황을 자세히 알기 위해 다시 태허산으로 돌아가 사부님께 물어볼 예정이다. 지국부터 신영성존까지 그리고 신비로 둘러싸인 그분도 이 열쇠를 원하는지, 대체 무슨 열쇠인지 꼭 알고 싶다.“선수끼리 이러면 안 되지, 말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이고, 나는 그분의 말씀을 전달할 뿐 모든 결정은 자네가 하는 거니까.”신영성존은 이도현의 말을 믿지 않았다. 태허산의 모든 사람은 그 열쇠를 지키고 있었는데 후계자로서 그 열쇠에 대해 모른다고 하는 거는 분명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알고 싶네요. 대체 어떤 분 이기길래 당신도 이렇게 순순히 말 듣고 따르는가? 염나라에서 당신보다 더 큰 파워를 가진 사람이 있을까?”이도현은 그분의 존재에 대해 너무 알고 싶었다.“자네는 아직 어려 이 세상에 대해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아. 자네가 보지 못한 세계도 있고 더 강하고 파워 있는 분도 계셔. 진정한 강자는 쉽게 나타나지 않은 걸 알아야 한다.”“나는 수백만 군사에 절대적으로 강한 부하도 있어 염나라에서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이름을 알린 사람인데 그분 앞에서는 깃털처럼 가벼운 존재란다.”이도현도 생전 처음 들어본 얘기에 사부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이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자신이 절대적인 강자로 정상에 올랐을 때 또 하나의 세계를 맞서게 된다고 했다.“의외네요, 신영성존 당신도 땅거지 같은 존재라니 정말 웃긴 얘기네요.” 이도현은 무덤덤하게 얘기했다.“그래, 자네 말도 틀린 게 아니지. 그분 앞에서는 누구든 다 땅거지 같은 존재야.”이어서 그는 계속
“그 담약들을 만들어 내기만 하면 선학 부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내공도 올라갈 수 있을 거야.”이도현은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눈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약재를 바라보았다. 그는 극도로 만족했다. 이런 약재들은 살인하는 것보다 훨씬 값졌다.“아미타불. 시주, 약재들은 다 여기에 있어. 어때? 마음에 드나?”노스님이 말했다.“만족해. 만족하다 마다. 너무 만족해. 스님의 성의를 제대로 느꼈어. 아주 좋아. 당신 아들도 참. 당신 절반만큼만 사람 물정을 알았으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텐데.”“노스님, 사실 난 사람 죽이는 걸 좋아하지 않아. 매번 궁지에 몰려서 하는 수 없이 죽인 거지. 분명 다른 해결 방안이 있는데 왜 손을 쓰게 만드는지 모르겠어.”“싸움으로는 나를 이기지 못하니까 그냥 희생당하는 거지. 참 죄악이야. 죄악.”“노스님, 이 약재들은 잘 받을게. 당신도 도행이 좀 있는 스님 같은데 내 손에 죽은 이들이 제도할 수 있도록 도경 좀 읽어줘. 당신에게 선행을 베풀 기회를 주는 거야. 나를 고마워할 필요는 없고. 이만 가볼게.”이도현은 아주 얄미운 말투로 말하고는 손을 휙 저어 그의 앞의 놓인 약재들을 전부 음양탑에 거두어들였다.그러고는 표묘신공을 밟고 사람들의 앞에서 사뿐히 사라졌다.이도현이 떠나자 모든 사람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황궁 안에는 오직 공작상제만 화가 나서 벌벌 떨고 있었다.그는 생각할수록 억울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결국, 그는 어두운 얼굴색으로 선무상제를 쳐다보며 바닥에서 일어섰다.그는 분노가 가득 찬 눈으로 선무상제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그에게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갔다.“왜? 왜? 도대체 왜 그러셨습니까?”“저의 체면이 아바마마 때문에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제국의 체면도 완전히 구겨졌습니다. 저를 도와 적을 해치우는 게 싫으셨다면 오지 말았어야죠. 도대체 왜 오셨습니까?” “일이 커질까 무서우시면 공작사의 다른 선배를 보내면 됐잖습니까. 왜 오셨습니까? 저를 망신시키려고 왔습니까?”“가
“아바마마...”공작상제는 똥 밟은 표정으로 선무상제를 노려보았다.그 시각 그는 정말로 이 늙은이를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날 도와주기는커녕 내 보물 창고와 약전에 있는 묘약을 다 이놈한테 주라고 하다니. 이럴 거면 부르지도 않았지. 이 많은 사람이 아바마마가 얼마나 겁쟁이인지 보게 하려고 한 게 아닌데.’“얼른 움직이지 못해?”선무상제가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이 소리에 공작상제는 바로 겁을 먹었다.공작상제는 즉위하기 이전에 선무상제 밑에서 수년 동안 압박을 당했다. 그렇게 생긴 심리적 두려움은 평생 갈지도 모른다.비록 선무상제는 지금 까까머리 스님이지만 그의 방금 한마디에 공작상제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심지어 무의식적으로 무릎까지 꿇었다.이건 모두 마음속 깊이 숨어있던 두려움 때문에 생긴 조건 반사였다. 모든 것은 무의식적인 반응이었다.“네... 아바마마. 가서... 가서 약재를 캐오거라...”공작상제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체면을 잃을 대로 다 잃었다.“오늘 내가 한 말들을 잘 기억하게. 이 일은 이렇게 넘어가기로 했으니까 앞으로 그 누구도 이 일을 꺼내지 마. 네 망나니 아들은 죽어도 싼 놈이다.”“앞으로 아들딸을 잘 가르치고 다시는 조상의 얼굴에 먹칠해서는 안 돼. 알겠어?”노스님은 또 자기 아들을 한바탕 훈계했다.“아바마마, 노여움을 푸십시오. 아바마마의 가르침을 새겨듣겠습니다.”공작상제는 비록 화가 잔뜩 났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는 이미 마음속으로 이도현을 죽도록 미워했다.‘무슨 대가를 치러서라도 반드시 이도현을 산산조각내고 말 거야.’그는 속으로 이렇게 맹세했다.“노스님, 당신의 아들은 별로 내키지 않는 것 같은데. 당신이 떠나고 나면 날 무조건 건드릴 것 같은데 그때 가서 나를 탓하지 마.”이도현은 자신을 향한 공작상제의 적의를 느끼고는 고의로 말했다.“아미타불. 시주, 걱정하지 말게.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야.”선무상제가 맹세했다.사실 노스님은 공작제국의 황궁
“시주, 이번 일은 확실히 우리 공작제국이 잘못했네. 소승이 공작제국을 대신해서 사과할 테니까 이쯤에서 그만 멈추지. 만약 정말로 싸운다면 양쪽 모두 크게 다칠 걸세.”“나더러 멈추라고? 이 쓰레기 황제가 사람을 시켜 일반인에게 손을 섰다니까. 내가 의술이 뛰어나지 않았더라면 그 친구는 이미 황천길을 걸었을지도 몰라. 그런데 고작 멈추라는 말 한마디로 넘어가겠다는 거야?”이도현은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이도현도 마음속으로 저울질을 하고 있었다. 비록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었지만, 노스님이 방금 한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이도현은 강대하고 남 두려울 것이 없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은 다 그처럼 강한 것이 아니었다.그의 선배들은 세속계에서 손에 꼽히는 강자일지 모르지만, 고무계에서는 아닐 수도 있다. 지금 그의 앞에 서 있는 노스님만 놓고 보아도 둘째 선배와 비슷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그리고 다른 선배들에 비하면 노스님이 훨씬 강했다.그의 몇몇 선배도 노스님의 상대가 아닌데 한지음, 조혜영, 오민아와 같은 보통 사람은 더군다나 상대가 안 되고 노문호, 주현진과 같은 일반인은 더욱 말할 것 없었다.만약 공작제국이 정말로 그를 보복한다면 그는 마지막까지 몇 사람을 지키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이도현은 지금까지 부질없는 일을 한 것밖에 안 된다.게다가 이도현은 공작제국을 멸망시키겠다는 목적을 갖고 고무계로 찾아온 것도 아니었다. 원하고 말고를 떠나서 하나의 제국을 멸망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오직 한 나라의 통치자를 소멸한 뒤 그 기반에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백성들이 원래의 나라를 잊게 하는 것만이 진정한 멸망이었다.“그럼 시주는 무엇을 원하는지? 바라는 보상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해보시오.”노스님은 선황제로서 이럴 때일 수록 자신의 성의를 잘 표시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건 당신들이 어떻게 보상해줄 건지에 달렸어. 하지만 난 많은 물건에 관심이 없고 유독 약재에 흥미가 많아. 게다가 내 친구가 하마터면 황천길을 걸을
“안 돼. 이 짐승 같은 녀석, 그럴 리 절대 없으니까 꿈도 꾸지 마. 난 잘못한 게 없어. 네가 나의 아들을 죽이고 공작제국의 수많은 사람을 죽였는데 왜 내가 사과를 해야 하지? 말도 안 돼...”노스님이 말을 하기도 전에 공작상제가 먼저 참지 못하고 말했다.공작상제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도현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었다.한 나라의 군주이고 제왕인 그가 어찌 잘못할 수 있는가? 만천하의 사람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그는 잘못할 리가 없다.왕이자 황제인 그가 어찌 잘못할 수 있는가? 이 말을 듣자 이도현은 경멸의 미소를 지었다.“그럼 더 얘기할 것도 없어.”“오능 스님, 이제 봤나?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당신의 아들이야.”“방금 아들에게 자식을 잘못 가르쳤다고 하더니 당신도 마찬가지네. 아버지 말을 안 듣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자식이 어디 있어? 저렇게 버럭버럭 대들 때는 바로 싸대기를 날렸어야지.”“다 오냐오냐 키워서 생긴 버르장머리야. 황제 네 놈, 똑똑히 들어. 황제는 당신의 직업일 뿐이지 신분이 아니야. 황제가 되니까 정말 천하무적이라도 된 줄 아나 본데? 참 어이가 없네.”이도현은 말을 가리지 않고 부자를 한바탕 욕했다.솔직히 말해서 황제를 욕하니까 속이 다 후련했다.비록 싹수없는 행위이지만 형수님을 대신하여 화풀이를 제대로 한 셈이다.정적.온 궁전은 다시 한번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모든 사람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들은 귀신 보듯 이도현을 바라보았다.이도현은 오늘 한번 또 한 번 그들의 황권에 대한 인식을 뒤집어 놓았고, 금기를 깨뜨렸다.이도현은 그들이 죽었다 다시 태어나도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을 했다.이도현의 말을 듣고 노스님과 공작상제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문무백관과 수많은 금위군은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아미타불. 시주, 소승이 이렇게까지 양보했건만 꼭 사람을 궁지로 몰아붙일 생각인가? 시주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막상 싸움이 시작되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 같
“다른 사람들은 우리 공작제국을 나약하고 무능한 제국으로 보지 않겠어요? 황궁에 쳐들어와서 왕후까지 죽인 자의 털끝을 하나라도 건드리지 않았을뿐더러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고 돌려보내면 공작제국의 체면은 바닥까지 떨어질 거예요.”“공작제국의 위세, 존엄 그리고 체면을 다 버리겠다는 겁니까?”공작상제는 마지막 말을 거의 외치듯이 말했다.그는 아버지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 어릴 적부터 우러러보던 아버지의 위대하고 웅장한 형상은 한순간에 철저히 무너졌다.아들이 살해당해서 사람을 보내 복수를 시켰더니, 원수가 찾아와서 그의 병사를 죽이고 형제를 죽였다. 하여 그는 아버지를 불러 제대로 복수할 생각이었다.그러나 복수는커녕 너의 잘못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으니 그 누구도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고 화가 날 것이다.공작상제 대신 어떤 사람이라도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의 아버지가 겁을 먹고 존 것이라 단정했다. 심지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공작제국의 사람들도 다 같은 생각이었다.노스님은 아들의 추궁에 잠깐 화가 났지만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랑 따지는 건데? 이게 다 네가 아들을 잘못 가르쳐서 생겨난 사단인데 무슨 면목으로 그런 말을 해? 네가 애초에 아들을 잘 가르쳤다면 오늘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지금이라도 너의 아들을 잘 가르쳐. 그렇지 않으면 우리 조상의 가업은 조만간 네 손에서 망할 거다!”“군자는 정무에 근면하고 백성을 사랑하며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래야 백성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나라가 한마음으로 강성해질 수 있다.”“그러나 네 밑에서 자란 자식은 온갖 횡포와 악행을 저지르고 다녔지. 소승은 전부터 너의 구황자가 국내 곳곳에서 제멋대로 굴며 백성을 억압했다고 들었다. 그런 구황자를 네가 훈계한 적이 있기는 해?”“그가 만약 보통 집안의 아이였다면 기껏해야 사람 몇 명을 해치고 그에 따르는 처벌을 받겠지. 그러나 그는 황실 사람이라 사람을 해치면 몇 명 정도에서 끝나는 게
이도현은 눈앞의 오능 스님에서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 같았다. 자상하면서도 천하를 제패하던 패기가 돋보이는 스님의 몸에서 누군가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 같았다.완전히 상반되는 두 개의 그림자가 말도 안 되게 그의 눈앞에서 융합되었다.“둘째 선... 노스님, 남의 일에 참견하고 싶은 건가? 당신도 죽고 싶어?”이도현은 하마터면 이름을 잘못 부를 뻔했다.“스읍...”공작제국의 모든 사람은 이도현의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쥐 죽은 듯이 있었다. 그들은 두피가 저려나고 식겁해서 죽을 것 같았다.‘헐. 이 자식 너무 날뛰는 거 아니야?’‘감히 저런 말투로 태상황제에게 대들다니? 설마 태상황제가 수십 년 전에 이미 고무계의 최강자로 손꼽혔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겠지?’모든 사람은 어안이 벙벙한 채 얼어 있었다.그들은 이도현의 오만방자한 모습에 두려움을 느꼈다.그러나 노스님은 이도현의 건방진 말을 듣고 전혀 분노하지 않았다.“아미타불. 소승은 비록 시주의 내력을 모르지만, 젊은 나이에 이토록 내공을 쌓은 거 보면 분명 훌륭한 스승의 가르침을 받은 것 같네.”“자네의 자질은 무도계에서 앞길이 창창할 것인데 왜 살육에 눈이 멀어지려고 하는가?”“자네 정도의 내공이면 손에 피를 많이 묻힐수록 심경에 영향을 미쳐 앞으로 경계를 돌파할 때 심마를 불러올 수 있다는 거 알지 않는가? 심마는 자네의 악한 기운에 따라 강해질 거야. 그때가 되면 자칫하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될 수 있다네.”“아직 늦지 않았어. 지금이라도 살심을 버리고 도를 닦게.”“시주와 공작제국의 원한에 대해 소승도 요해한 바가 있어. 이 일은 공작제국이 먼저 잘못했다는 거 인정하지.”“하지만 시주도 공작제국의 많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는가? 시주에게도 잘못이 있으니 이번 일은 단순히 공작제국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지.”“양쪽 모두 잘못이 있으니 이 일을 더 이상 따지지 않고 넘어가는 게 어떤가? 시주, 지금 이곳을 떠나주게.”그 자라에 있던 사람은 누구도
호법 장로는 갑자기 몸을 돌려 허영으로 변하더니 번개같이 황궁 밖으로 달려갔다.“헐...”자미각 호법 장로의 비열한 행동에 모든 사람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아무도 당당한 일류 종파 자미각의 호법 장로가 도망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이 일을 밖에 나가 말해도 믿을 사람 하나 없을 것이다.이 순간, 자미각의 거대한 이미지는 공작제국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쪼그라들었다.이도현도 호법 장로의 속임수에 넘어가 어안이 벙벙했다.그는 줄곧 무례하고 근본 없는 사람만이 코앞에서 도망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무계의 사람도 그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심지어 그 사람은 공작제국에서 청한 구원병인데 이 정도밖에 안 되다니.정말 뜻밖의 광경이었다.하지만 이도현은 도망친 자미각 호법 장로를 쫓아가지 않았다. 그가 이번에 고무계로 온 목적은 공작제국과 도리를 따지는 것이기에 다른 사람이 건들지 않는 이상 원수를 만들 필요가 없었다.이도현이 공작제국의 금란전에 발을 들여놓으려 할 때 갑자기 부처의 명호가 온 궁전에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아미타불. 시주, 발걸음을 거두어 주시죠. 상제의 허락 없이 당신은 저희 공작제국의 금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네.”풀이 죽어 있던 공작상제는 늙은이의 목소리를 듣고 흥분한 나머지 하마터면 풀쩍 뛸 뻔했다.마치 날라리들에게 둘러싸여 옷을 벗기던 여자애가 갑자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느끼는 울컥하고 서러운 심정 같았다. 하마터면 울음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릴 뻔했다.“아바마마... 아바마마... 드디어 오셨네요...”공작상제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듣자 하니 서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맞다. 도착한 사람은 다름 아닌 공작제국의 전임 황제 선무상제였다.선무상제는 수년간 황위를 지키다가 자기 아들 즉 지금의 공작상제에게 황위를 물려준 후 스스로 은둔하여 무도를 연구했다.그는 공작사에서 수련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늘 갑자기 공작제국의 진국종이 아홉 번 울리는 것을 들었는데 이는 제국이 위기에 처했다
“너...”자미각의 호법 장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는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해결하고 싶을 뿐인데 이도현이 전혀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줄 몰랐다.그에게 무례하게 굴고 기술을 쓰라고 재촉하다니.어쨌든 자미각의 대부인데 이렇게 체면을 세워주지 않으면 어떡해?그는 비록 실력이 강하지만 이도현이 귀령문의 태상 장로를 죽일 수 있으면 그도 죽일 수 있었다.그는 이 나이에 죽고 싶지 않았다.고무계에서 사람들은 자미각을 존경하고, 호법 장로인 그를 더욱 우러러보며, 황제도 공손히 모시는데 이런 생활을 어찌 그만하고 싶겠는가?그는 화가 치밀어올라 이도현을 죽이고 싶었지만, 실력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체내의 울화를 가까스로 가라앉혔다.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자신의 어색함을 감추고는 입꼬리를 올려 프로 미소를 지었다.모든 사람은 그의 행동에 말문이 막혔다.‘이렇게 수습하려는 거 아니겠지?’“젊은 친구, 어찌 사람을 이리 달달 볶는 게야? 옛말에 미운 놈 떡 한 개 더 준다고 하지 않던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지 말고 우리 자미각과 사이좋게 푸는 게 어떨까? 이 일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지.”“공작제국이 아무리 큰 죄를 지었다 해도 젊은 친구가 이미 많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는가? 그 정도면 아무리 큰 원한이라도 다 복수한 것 같은데, 이제 무고한 사람은 죽이지 말지?”“젊은 친구, 이제 그만하지. 우리 무도중인이 마음 비우는 것을 제일 중히 여기는데 이렇게까지 집착할 필요가 있나? 어린 나이에 이토록 훌륭한 내공을 쌓은 거 보면 훗날 무도계에서 길이 빛날 사람인데 왜 굳이 수련의 길을 걸으려는 건가?”“아직 돌이키기에 늦지 않았어. 젊은 친구가 자미각의 체면을 봐서 이 일은 여기서 끝내지.”자미각의 호법 장로는 사기단의 가짜 스님처럼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었는데 듣자 하니 정말 자비를 베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그의 태도에 이도현뿐만 아니라 공작상제 마저도 눈살을 찌푸렸다.‘이도현을 죽이라고 부른건데 여기서
옆에 서 있던 자미각의 호법 장로도 깜짝 놀랐다.그는 이도현의 놀라운 실력에 심장이 두근거렸다.귀령문 태상 장로의 내공과 도행이 얼마나 강대한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자신과 실력이 엇비슷하다는 것도.그러나 이도현은 식은 죽 먹기로 귀령문의 태상 장로를 죽였다. 이에 이도현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를 보아낼 수 있었다.스읍...자미각의 호법 장로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지만 멘탈이 이미 나갔다.이도현의 눈길이 느껴지자 귀령문의 태상 장로는 얼떨결에 몇 발짝 뒷걸음질 치며 이도현과 거리를 두었고 눈빛이 마주칠까 봐 눈길을 피했다.같은 시각의 공작상제는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두 눈으로 직접 이도현의 막강한 실력을 보고서야 그는 드디어 이전의 불신을 모두 믿었다.귀령문의 태상 장로는 귀령문에서 가장 강대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고무계라는 약육강식의 곳에서 생존해 나갈 수 있는 종파는 모두 강대한 고수 몇 명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그런데 바로 그런 고수가 지금 이도현의 한 방에 맞아 죽은 것이다.‘만약 그 한 방이 내 몸에 떨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공작상제는 두피가 저렸고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그는 저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렸고 속 썩이는 자식놈 때문에 악마 같은 이도현을 건드린 것이 매우 후회스러웠다.공작상제는 궁성의 문에 튕긴 하얀색 뇌장과 피를 보고 안절부절못했다.그는 계속 고개를 뒤로 돌려 자신의 조상이 왔는지를 살폈다.싸움에서 밀릴 때 사람을 부르는 것이 인지상정이었다.자미각의 호법 장로는 침을 삼키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이도현을 보며 말했다.“젊은 친구, 우리 앉아서 천천히 얘기 나누면 안 될까? 치고받고 하는 것이 과연 상책일까? 우리끼리 말로 풀지 못하고 꼭 이렇게 목숨 걸고 싸워서 해결해야 할 일이 뭐가 있어?”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자미각 호법 장로의 말을 듣고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뭐라고 한 거야?”“헐! 내 귀에 문제가 생긴 건가? 내가 뭘 들은 거지?”“앉아서 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