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이도현이 그를 죽이지 못하더라도 그는 반드시 죽어야만 해! 조성문은 더 이상 그가 이끌도록 놔두어서는 안 돼. 그가 죽어야만 조성문에 희망이 생긴다...” 전공장로는 조용히 말하며 그의 눈빛에는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한편, 이도현은 지나가는 길의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황급계 강자든, 제국급 강자든, 그의 손에서 세 번의 공격을 넘기지 못하고 금세 모두 죽임을 당했다.그러나 이도현이 김등이 거주하는 곳에 가까워지자 갑자기 사방에서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열몇 명의 검은 그림자가 빠르게 달려왔다. 그들의 기운만으로도 그들이 모두 제국급 후반의 강자임을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무사에게 제국급 경지는 이미 극한의 경지였다. 특히 세속게계에서는 물론이고 일부 고전 무술 왕족에서도 제국급은 절대적인 대인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조성문과 같은 초대형 파벌에서는 제국급은 그저 강자일 뿐이었다. 그들의 가장 강력한 패는 성급 강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제국급 강자들은 다른 강력한 무사들을 막기에는 충분했다. 심지어 성급히 온다 해도 꽤 오랫동안 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도현에게 제국급 강자들은 이제 완전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가 교룡의 척추를 융합하기 전에는 제국급과 대결할 때 몇 번의 교환이 필요했지만 음양검과 음양부채 같은 강력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제국급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을 것이다. 그러나 교룡의 척추와 융합한 후 그의 수련 경지는 다시 한번 상승했고 제국급은 이제 그의 눈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 제국급 강자들이 이도현을 기습하는 순간 그는 한 번의 검 휘두름으로 그들을 모두 제거해 버렸고 그들은 순식간에 수십 송이의 붉은 꽃으로 변했다. 이도현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몇 걸음 지나지 않아 다시 다섯, 여섯 명의 성급 초기 로자들이 그의 앞을 막았다. 이 로자들은 이도현에게 차가운 느낌만을 주었다. 분노, 광폭함, 살육! 이들은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였
장창이 이도현의 가슴에 박혀 있었지만 더 이상 한 발짝도 들어가지 않았다. 마치 강철판을 찌른 것처럼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너...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지?” 공격을 가한 장창을 든 성급 강자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머리털이 쭈뼛 서고 발밑이 싸늘해짐을 느꼈다. 이도현은 경멸의 미소를 지었다! 음양검을 휘둘러 망설임 없이 장창을 든 성급 강자의 가슴을 꿰뚫었다. 검이 그의 심장을 뚫고 지나가며 그를 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아... 다른 무사들은 이 광경을 보고 두려움에 숨을 들이쉬었다. 성급 강자의 공격이 이도현의 육체를 뚫지 못하다니, 이 방어력이 정말 사람이 맞는 건가. “다 같이 덤벼! 그를 죽이지 않으면 문주님께서 우릴 가만두지 않으실 거야! 죽을 각오를 하자!” 그중 한 명이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모두 두려움을 무릅쓰고 돌격해 들어갔다. 서로 눈을 마주치며 결국 그들도 어쩔 수 없이 돌진해 들어갔다. 아까 그 사람이 말한 게 맞았다. 그들은 이도현을 죽이지 않으면 자신들이 죽게 될 것이다. 처음에 그들은 김등의 유혹에 넘어가 방심했고 김등이 넣은 일종의 독충 같은 독약에 의해 그를 따르게 되었다. 억지로 김등의 명령에 따라 개처럼 복종할 수밖에 없었으니 아니었다면 그들이 성급 강자로서 어떻게 다른 사람의 죽음의 전사 따위가 되었겠는가. 그들이 지금 김등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늘 이도현을 막지 못하면 그들이 기다릴 운명은 독충이 내장을 갉아 먹어 비참하게 죽는 것이 될 터였다. 독충에 의해 내장이 갉아먹히는 고통스러운 죽음보다는 차라리 이도현에게 죽는 것이 훨씬 나았다. 그들은 합심해 이도현을 쓰러뜨리려 했지만 그들의 계획은 결국 상상에 불과했고 현실은 언제나 냉혹했다. 막상 첫 번째로 달려든 사람이 이도현에게 단칼에 목이 날아갔다. 이도현은 그 자리에서 돌진하여 그들 사이로 뛰어들어 마구 휘둘렀다. 칼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김등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며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지만 이전의 여유로움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도현이 이미 안으로 침입했으니 그는 도저히 평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이도현과 한번 싸워본 적이 없었다면 그는 이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것이다. 아마 이도현을 그저 어리석은 광대처럼 여기고 그저 구경만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번 이도현에게 한 발로 차여 날아가고 난 후, 그는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도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아!” 김등이 갑자기 외쳤다. 밖에서 한 제자가 달려와 단 한쪽 무릎을 꿇고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문주님... 말씀만 하십시오!” “너, 모 장로의 소식을 알고 있느냐?” 이 제자는 그 말을 듣고 순간 멍해졌다. 그가 그걸 어떻게 알겠는가.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문주님! 제자는... 제자는 모릅니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등 옆에 있던 참마도가 갑자기 번쩍였고 한 줄기 차가운 빛이 지나간 후 이 제자의 머리가 그대로 날아갔다. 머리는 땅에 굴러떨어지며 피가 길게 이어져 선을 그렸고 머리 위의 눈은 크게 떠져 있었으며 그는 눈을 감지 못한 채 죽었다. 그는 자신이 왜 목이 잘려 죽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그저 문 앞을 지키는 작은 제자일 뿐이었다. 연무장에서 무공을 연습할 자격도 없는 그에게 장로가 어디 있는지 묻다니, 이게 무슨 경우인가. 장로는 그에게 하늘 높은 존재로 평소에 만나면 그저 엎드려 절하는 것 말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장로가 어디를 가던 그에게 말해줄 리가 없었다. 장로가 어디 갔는지 그가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그에게 그걸 묻고 모른다고 했더니 목을 날려버리다니! 도대체 예의가 있긴 한 건가? 너무 지나친 거 아니냐! 이 제자는 자신이 억울하게 죽었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지 못하고 매우 불안한 죽음을 맞았다. 그러나 김등은 그가 죄가 있어 죽었다고
쉭! 한 줄기 칼 기운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무려 40미터나 되는 거대한 칼 그림자가 공중에서 형성되었다. 그 칼은 이도현을 향해 베어 내려왔다.이도현은 그 거대한 칼을 바라보며 한 자루의 검을 내밀었다. 한 줄기 검기가 튀어나오며 그 기세등등한 칼 기운을 단번에 베어내고 산산조각 내어 사라지게 했다. 칼 기운이 흩어지자 한 남자가 손에 큰 환도를 들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으며 이도현을 향해 걸어왔다. 그는 이도현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멈추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경멸하듯 말했다. “이 꼬맹이! 여기서 네 목숨은 끝이다! 넌 재능이 있는 놈이다만 네가 스스로 죽을 길을 찾았구나! 하지만! 내 마도에게 죽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너의 영광이다!” 남자의 오만한 말에도 이도현은 귀찮다는 듯 상대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여유롭게 한 걸음씩 남자에게 다가갔고 마침내 그의 코가 남자의 코에 닿을 듯 가까워져서야 멈췄다. 도전! 이건 적나라한 도전이었다! 남자의 얼굴이 새까매졌고 이도현이 이렇게 대담하게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가 감히 자신 앞에서 이토록 방자하게 굴다니. 그러나 이도현은 비웃으며 말했다. “마도? 하하하! 그게 뭐냐! 내 눈에는 돼지 잡는 칼보다도 못하다! 돼지 잡는 사람이 내 검을 막을 수는 있지만 넌 내 검 한 번도 막지 못할 것이다!”이도현의 말속에는 조롱과 경멸이 가득했다. “너... 이 오만한 놈! 오늘 내가 너에게 내 마도의 위력을 보여주마! 죽어라!” 마도가 분노의 외침과 함께 몸을 급히 뒤로 빼며 칼을 빼 들려 했다. 그의 속도는 굉장히 빨랐지만 이도현은 더 빨랐다! 그가 칼을 뽑기도 전에 이도현의 검이 이미 칼날을 휘둘렀다! 쉭! 한 줄기 검기가 날아가며 마도는 반응도 못 한 채 검기가 그의 몸을 꿰뚫고 지나갔다! 이어! 마도가 굳어져 모든 동작이 멈춘 것처럼 그대로 얼어붙었다. 잠시 후, 그가 손에 들고 있던 마도는 쨍그랑
검집 역시 간단한 대나무 통으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마치 장작을 피울 때 쓰는 막대기처럼 단순해 보였다. 이런 검은 어린아이가 장난으로 쓰는 칼로도 못 쓸 정도였지만 지금 이 로자가 손에 들고 있었다. 로자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가 제정신이 아닌 줄 알았을 것이다. 허름한 칼을 들고 허세를 부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를 무시하지 못했다. 바로 이 순간, 로자의 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마치 거대한 검이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처럼 그의 전신에서 검기가 뿜어져 나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도현은 고개를 들어 지붕 위에 서 있는 허세를 부리는 남자를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안 피곤하냐? 높은 데 서 있으면 고수라도 되는 줄 알아? 네가 감히 나랑 검을 겨룬다고? 집에 가서 네 엄마한테 검이나 하나 제대로 사달라고 해라!” 이도현의 말에 잠시 전까지 침착했던 로자는 즉시 폭발했다. 아주 무례한 말이었다! 이놈은 정말 말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것인가? 어른을 공경하고 아이를 사랑해야 한다는 말도 모르는 건가! 어른을 존중하라는 걸 네 엄마가 안 가르쳤냐! 내가 이렇게 나이 먹었는데 네놈이 나한테 엄마 타령을 하다니! 네가 이렇게 예의가 없는데 네 엄마가 아시면 뭐라 하실까! 로자는 이도현의 무례한 말에 분노로 가득 차 눈빛이 차가워졌고 그 분노의 눈빛은 이도현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다. “이 건방진 놈! 네 입이 그렇게 더러운 걸 보니 네놈 어미의 발싸개라도 씹었느냐!너, 조금 배운 걸로 세상을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이 건방진 놈! 다음 생에는 좀 더 조용히 살아라! 명심해라! 널 죽이는 자는 바로 검치다!”검치! 전설 속의 검을 다루는 강자! 그의 검술은 신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고 그는 이미 인간과 검이 하나가 된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가 태어날 때 하늘에서 검기가 떨어져 그의 어머니의 배에 맞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거의 모두 이도현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방금까지의 긴장된 분위기는 금세 사라졌고 경계하고 있던 제자들은 이제 마치 구경꾼처럼 전부 다 구경할 준비를 했다. 이 장면을 본 이도현은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정말 무지했다. 그들은 강함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도현은 경멸하며 웃었다. “내가 보기엔 넌 검치가 아니라 검바보야! 바보 말이야! 널 바보라고 생각해서 살려줄 테니 지금 당장 꺼져라!”“이 건방진 놈! 네놈은 죽어야 마땅하다!” 이도현이 검치에게 대바보라고 계속 부르다니, 그는 이 나이 먹도록 이런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검치는 즉시 분노가 치솟아 힘을 남기지 않고 휘몰아치며 몸을 날려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 “내 충고를 듣지 않다니, 죽어라!” 이도현 또한 검을 휘두르며 검기를 내뿜었다. 이번에 이도현이 사용한 것은 태허검결이었다. 교룡의 척추와 융합된 후, 이도현은 이번에 처음으로 태허검결을 사용했다. 비록 그가 입으로는 검치를 무한히 깔봤지만 검치의 강력함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의 기운은 그를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만들었다. 태허검결! 무형을 유형으로 바꾸어 검기를 내뿜자 수십 개의 검기가 거대한 보검을 형성하여 강렬한 위세로 검치를 향해 돌진했다. 잠시 동안, 조성문 앞 대전에서 검기가 휘몰아치고 검명이 울려 퍼졌고 마치 수많은 고수들이 공중에서 싸우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쨍! 쨍! 쨍! 전광석화 속에서 두 사람이 내뿜은 검기는 공중에서 충돌하며 그 여파로 주변 건물들이 계속해서 파괴되었다. 이도현은 제자리를 떠나지 않고 태연하게 보검을 휘둘렀고 그가 휘두를 때마다 검치는 공중에서 좌우로 검기를 막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되자 검치는 더욱더 전투에 열광하며 그의 투지가 더욱 불타올랐다. 모두가 그의 몸에서 나오는 기운이 점점 더 강해지고 내뿜는 검의 기운이 점점 더 강렬해지는 것을
“정말로 독하다! 봐봐! 검치 선배님의 새끼손가락이 곧 떨어질 것 같지 않냐?” “우와! 이게 바로 전설 속의 검기가 몸을 관통해 모든 것이 환상이라는 경지인가? 그 뭐더라, 산이 산이 아닌 거?” “산을 봐도 산이 아니고 물을 봐도 물이 아니라고 하는 거!”“맞아! 맞아, 그게 바로 산을 봐도 산이 아니고 물을 봐도 물이 아닌 경지, 최고의 경지 중 하나야! 대단해! 존경스러워! 검치 선배님은 역시 고수다!” ... 사람들이 흥분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찰나, 검치의 상태는 더 악화되었다. 그의 목에 또 하나의 핏줄이 생긴 것이다. 곧이어 그의 팔이 떨어져 나갔고 그다음에는 그의 다리도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는 그가 완전히 부서져 고깃덩어리로 변해버렸다! 이 광경에 현장은 즉시 죽은 듯한 침묵에 빠졌다. “이... 이건 또 무슨 경지지? 이게 바로 전설 속에서 말하는 최고의 경지 중의 최고의 경지인, 산은 여전히 산이고 물은 여전히 물이라는 거야? 이건... 이건...”“이건... 나 왜 좀 아닌 것 같지?”대전 앞에 있는 모든 제자들은 눈앞의 고깃덩어리를 보며 계속해서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상황은 뭔가 너무 말도 안 되는 것 같았다. “일어나라! 검치 선배님은 분명히 일어날 거야! 이건 하나의 경지일 뿐이야...” 한 사람이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말했다. “그럴 리가 없잖아! 이렇게 부서졌는데 어떻게 다시 일어난다는 거야? 이건...” ... 그들이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을 때 이도현은 검치가 부서진 고깃덩이를 넘어서 그들 쪽으로 걸어갔다. 그제야 그들은 정신을 차렸다! 수천 명이 이도현을 보며 침을 꿀꺽 삼키고 두려움으로 가득 찬 눈으로 그를 쳐다보면서 저절로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끝내 더는 물러날 곳이 없을 때 그들은 다시 저절로 양옆으로 갈라져 중앙에 길을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이도현은 그들을 한 번 쳐다보지도 않고 그들 사이를 지나쳐 문주 김등이 있는 대전 안으로 걸어갔다. 수천 명
대전 안에서 들려오는 조성문의 문주 김등의 한숨 소리 안에는 가득한 무력감이 느껴졌다. 이윽고 대전의 문이 천천히 열리며 조성문의 문주 김등이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그는 쓴웃음을 띠며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김등이 과거에 보여주었던 오만하고 무쌍했던 기세는 전부 사라져 있었다! 김등은 이도현을 보며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이도현, 너는 대체 왜 이러는 것이냐! 나도 네가 이렇게 살아 돌아올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모유아가 죽은 것이냐 아니면 도망친 것이냐!” 말을 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도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그 눈빛 속에는 깊은 경계심을 담고 있었다. 그는 후회했다! 그날 더 많은 고수를 보내 이도현을 확실하게 죽이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큰 문제가 남게 될 줄이야. 물론, 김등은 이도현에게 문제를 일으킨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이도현이 김등의 아들을 죽였으니 반드시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김등의 아들은 헛되이 죽을 수 없었다. 아들을 죽인 원한을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이도현이 가진 비밀도 필요했고 그것은 곧 김등과 이도현이 맞붙을 운명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지금 이도현의 강력함은 그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그로 하여금 깊은 경계를 품게 했다. “내가 너에게 말해주지. 곧 아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너희는 같이 길동무가 되겠지!” 이도현은 차갑게 말했다. 이 말을 듣고 김등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의 안색은 순간적으로 몇 번이나 변했다. 그러나 이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도현, 내가 졌다! 이번 일은 내가 잘못한 것이다. 내가 자식을 잘못 가르쳤고 네게 실례를 범했다. 네가 내 아들을 죽인 일도 더 이상 따지지 않겠다. 우리 서로 싸움을 멈추고 이 일은 여기서 끝내는 것이 어떻겠느냐?” 김등의 이 말이 떨어지자 아래에 있던 수천 명의 조성문 제자들은 그대로 멍해졌다. 이게 정말로 그들의 문주가 한 말이라고? 문주가
“이도현, 난 태허산 선배들의 체면을 봐서 여태까지 가만히 있었던 거지, 네가 두려워서 그랬던 게 아니야.”“자미각이 정말 너처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을 무서워할 것 같아?”틀린 말이 아니었다. 회도 경지에 이른 자미각의 태상 장로는 이도현을 두려워할 리가 없었다.그가 이도현에게 거듭 양보하는 이유는 이도현이 태허산의 제자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태허산이지 이도현이 아니었다.“하하하. 그럼 지금 똑똑히 말하지. 그쪽은 태허산의 체면을 전혀 살려주지 않아도 되고 우리 태허산 선배를 신경 쓰지 않아도 돼.”“분명히 말하는데 이 모든 일은 내 개인적인 일이지 태허산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그러니까 모든 결과는 내가 스스로 책임질 거야.”“당신도 이제 거리낌 없이 나에게 덤벼...”이도현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그러나 태상 장로는 그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그는 이도현이 가문에서 오냐오냐 키워서 이렇게 방자한 줄 알았다. 마치 어릴 때부터 가문에서 횡포를 부리던 대가족의 제자들이 밖에 나와서도 집안 배경 때문에 시비를 거는 사람이 없자, 자신이 너무 잘나서 다른 사람이 건드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태상 장로의 눈에 이도현이 바로 이런 사람이었다. 자신이 천하무적인 줄 알고 이렇게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었다.이도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어린 이상 성장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하하하. 이 자식, 허풍도 정도껏 해야지?”“배후에 태허산이 없다면 넌 아무것도 아니야. 난 손가락 하나로 널 거뜬히 죽일 수 있어. 그러니까 지금 당장 사람을 놓아주고 이곳을 떠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널 곤란하게 하지 않을게.”“그리고 우리 자미각이 절대 너와 맞서지 않겠다고 약속하지.”태상 장로는 냉랭하게 말했다.이도현에게 목을 조르고 있는 자미각 각주는 분노하며 말했다.“당장 날 놓지 못해? 죽고 싶어?”짝.맑은 뺨따귀 소리가 자미각 각주의 얼굴에서 울려 퍼졌다. 이도현이 각주의 뺨을 때린 것이다.“지금
이도현은 태상 장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자미각과 원한을 맺은 이상, 그는 오늘 이곳에서 물러서면 반드시 공작제국에 당했던 것처럼 뒤통수를 맞을 것이었다.게다가 자미각은 공작제국보다 더 얍삽하게 처음부터 그의 주변 사람을 조사했다. 만약 이도현이 오늘 자미각을 놓아준다면 내일 그의 주변 사람들은 자미각에 박해당할 것이 분명했다.그렇기에 이도현은 이 일을 이쯤에서 넘기라는 태상 장로의 말을 듣지 않았다.“끝내라고?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오늘 자미각을 놓아준다면 당신들은 내일 내 주변 사람들을 건드릴 거잖아.”“난 절대 사람을 먼저 건드리지 않아. 내가 공작제국을 상대할 때 너희 자미각에서 억지로 끼어들었다가 실력이 부족해서 도망친 거지. 그 일은 내가 깊이 파고들지 않았어.”“그런데 너희들이 나를 조사하고 위험에 빠뜨리게 했어. 인제 와서 나더러 그만하라고? 그게 가능할 것 같아?”자미각의 태상 장로는 이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럼 자네는 뭘 원하는데?”“뭘 원하냐고? 좋아, 물었으니까 대답하지. 난 이 일에 관여한 사람들이 모두 죽길 바라지...”이도현이 또박또박 말했다.“뭐라고?”이도현의 말이 끝나자 자미각은 순간 들끓었다.‘이도현, 말이 너무 건방지고 방자해.’‘이번 일에 참여했던 사람이 모두 죽기를 원한다고 말하다니, 그럴 거면 차라리 자미각을 멸망시키겠다고 말하지.’알아야 할 것은, 자미각이 하는 모든 일은 각주와 모든 장로가 상의 끝에 내린 결정들이다.이도현의 말대로 이 일에 참여한 사람이 모두 죽어야 한다면 자미각의 각주와 호법 장로는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죽어야 한다.자미각의 고수가 모두 죽는다면 종파가 멸망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이도현의 말에 자미각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그들은 이도현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듣고 모든 불만이 한꺼번에 용솟음쳤다.“이도현, 너무 건방지게 굴지 마. 네가 뭔데.”“무슨 용기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좋은 말로 하니까 우리 자
“우리 자미각 각주의 팔도 잘랐겠다. 이 정도면 화가 풀리지 않았어? 그만하게.”“난 자네가 태허산의 제자라는 것을 알고 있어. 그래서 태허산과 적이 되고 싶지 않아 계속 나서지 않고 분풀이할 때까지 내버려 뒀던 거야.”“이제 그만할 때도 됐어. 손 놓으시게.”이 말을 듣자 자미각의 수만 명 제자뿐만 아니라 장로와 각주 그리고 잡일을 도맡은 일반 제자까지 모두 어안이 벙벙하여 놀라운 얼굴로 조상을 바라보았다.그들은 방금 출관한 조상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게 믿겨 지지 않았다.더욱이는 자미각의 태상 장로, 회도 경지를 돌파한 강자의 입에서 이런 멍청한 말이 나올 줄 몰랐다.설사 강자가 아니라 일반인이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눈앞에서 가족이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무기를 들고 적과 맞서 싸웠을 것이다.그러나 그들의 강한 내공을 가진 태상 장로는 가문 사람이 죽어도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상대에게 화가 풀렸으면 그만하라고 타이르며 그와 원수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그들은 조상의 반응에 어이가 없어 혀를 찰 지경이었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머릿속에 멍청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조상님,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이 짐승 놈이 자미각의 장로 여덟 명을 죽이고 각주의 팔까지 잘랐습니다. 저희 자미각에 이토록 큰 모욕을 안겨주었는데 어떻게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까?”“그냥 넘어가면 저희 자미각을 어떻게 여기겠습니까? 동네북으로 여기지 않겠습니까?”패기 넘치는 제자 한 명이 못마땅하여 큰소리로 따졌다.혈기 왕성한 젊은이는 남에게 업신여기는 것을 두고 볼 리가 없었다.지금 집 안까지 쳐들어와서 사람을 죽이고 있는데 조용히 넘어가라고?만약 체면이 깎여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존엄이 짓밟혀도 반항하지 않는다면 사는 게 의미가 있을까?젊은이의 눈에는 체면이 제일 중요하고 심지어 목숨보다 중요했다.태상 장로는 젊은 제자의 질문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하룻강아지 주제에 뭘 안다고... 아직 시련을 겪어보지 못해
“이도현... 네가 감히... 너... 너 무슨 배짱으로... 자미각에서 이 각주의 팔을 잘라... 오늘 살아서 자미각을 걸어 나갈 생각, 꿈도 꾸지 마...”자미각 각주는 어깨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안색이 창백했고 통증 때문에 얼굴이 일그러졌으며 이도현을 노려보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조상님, 왜 아직도 손을 쓰지 않는 겁니까? 정말 눈 뜨고 자미각 각주인 제가 이렇게 모욕당하는 것을 지켜 보고만 있을 겁니까?”“정말로 천년을 이어받은 자미각의 가업이 이놈의 손에 망치는 것을 지켜 보고만 있을 겁니까? 각주가 모욕당하고 자미각이 모욕당하는 것을 차마 보고만 있을 겁니까?”“조상님, 저의 생사는 중요하지 않지만, 우리 자미각의 천년 명성만은 지켜주십시오. 오늘 이곳에서 소란을 피운 짐승 놈을 죽이지 않는다면 우리 자미각은 앞으로 고무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게다가 공작제국보다 더 심하게 놀림당할 것입니다.”자미각 각주는 조상에게 실망하여 분노하며 소리쳤다. 그는 마음속으로 조상을 살짝 원망하기도 했다. 폐관 수련을 끝내고 막 관문을 나선 조상은 내공이 회도경지에 도달했기에 손을 거들기만 하면 이도현을 단숨에 죽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조상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눈을 뜨고 이도현이 여덟 명의 자미각 장로를 죽이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심지어 지금 각주인 그가 이도현에게 목을 조르고 팔을 베여도 꿈쩍하지 않았다. ‘정말 자미각의 태상 장로가 맞고 내가 알던 자미각의 조상님이 맞아?’이 상황은 외부인이거나 자미각의 친구가 봐도 나서서 도와주었지 손 놓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자미각의 태상 장로, 자미각에서 조상으로 불리는 자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그곳에 서서 이도현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어떻게 자미각의 제자를 남몰라 할 수 있어? 이러고도 자미각의 태상 장로가 될 자격이 있어? 무슨 자격으로?’“허허허. 오늘은 하느님이 와도 널 지킬 수 없어. 유언 남길 기회를 줄 테니까 말해봐.”이도
“너... 너 잘 생각해... 여기는 자미각이야...”“날 죽인다면 우... 우리 자미각 수천수만 명의 제자는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은 거야...”자미각 각주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힘겹게 협박의 말을 내뱉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겁먹은 게 분명했다.그 자리에 있던 자미각 제자들은 이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자미각에서 그들의 각주, 자미각에서 황제와 같은 존재가 다른 사람에게 목을 조르고 있다.‘미친 거 아니야?’‘이 이도현이란 자, 간덩이가 부은 건가? 아니면 정말 피 터지게 싸울 작정인가?’이도현이 자미각 각주를 함부로 대할 때부터 그들의 원한 관계는 이미 맺어졌다.이도현이 각주를 죽이지 않더라도 각주는 체면을 잃었기에 모든 것을 걸고 이도현을 죽여 자신의 치욕을 씻을 것이다.만약 이도현이 각주를 죽인다면 자미각의 나머지 사람들은 당연히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각주가 눈앞에서 살해당했는데 구성원이 손 놓고 가만있으면 자미각의 명예도 완전히 실추되기 때문이다.이도현을 죽이지 않는다면 자미각은 앞으로 고무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조상님, 빨리 사람을 구하십시오. 빨리 각주님을 구하십시오.”장로들은 다급히 소리쳤다.그러나 태상 장로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이도현을 보고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을 뿐 손쓸 생각이 없었다.사람들은 조상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결국, 호법 장로 한 명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이도현. 건방진 놈. 당장 각주님을 놓아주지 못해? 정말 우리 자미각과 맞서 싸우겠다는 건가?”“시끄러워.”이도현은 화를 내며 그 장로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중의 음양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오색 검기는 장로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퍽.묵직한 소리와 함께 장로는 폭파하여 피안개로 되었고 즉석에서 목숨을 잃었다.“이도현, 네가 감히...”“너 이미 우리 장로 여덟 명을 죽였어. 뭘 더 어쩌자는 거야? 우리 자미각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꼭 너의 모든
“짐승 같은 놈. 죽음을 자초하네.”자미각의 기타 장로들이 화를 번쩍 냈다.“죽어라.”몇 명의 장로는 마음속의 분노를 누르지 못해서 소리 지르며 달려들었다.순식간에 대여섯 명의 자미각 장로 호법이 사면 팔방에서 나와 이도현을 향해 달려들었다.장로들은 제각기 곧바로 병기를 내세웠고 모두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죽어...”이도현도 그들을 봐주지 않고 음양검을 손에 들었으며 검을 한번 휙 휘두르자 다섯 갈래의 검기가 오색의 빛을 내뿜으면서 여러 장로를 향해 베어졌다.쿵쾅.커다란 소리와 함께 이도현을 중심으로 오행의 힘이 쾅 하고 자미대전의 문 앞에 터져 나왔다.강대한 위력 아래에 자미각의 여러 장로는 이 힘 때문에 옆으로 날아갔으며 저 멀리 땅에 떨어지면서 거대한 소리를 냈다.쿵, 쿵, 쿵.몇 명의 장로의 몸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딱딱한 바닥 때문에 박살이 났다. 그들은 오장육부가 순식간에 위치가 변한 것처럼 아팠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너...”“어떻게 이럴 수가...”“악...”장로들은 잔뜩 놀란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들은 거의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곧이어 많은 사람의 놀란 눈빛 아래서, 장로들의 몸에 갑자기 피 구멍이 군데군데 자라났다. 그리고 피 구멍에서 검기가 한 줄기씩 나타나더니 피범벅이 되었다. 몹시 무서운 광경이었다.비명 속에서 자미각의 장로들은 축 쓰러졌고 잠시 발버둥 치더니 바로 숨을 거두었다.그저 채 딱딱해지지 않은 몸뚱이만 남긴 채 계속 피를 뿜으면서 바닥을 빨간색으로 물들였다.“스읍...”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냉기를 들이마셨다.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너무 충격적이었다. 이도현이 이렇게 강력하게 나오자마자 바로 사람을 죽이며 전혀 기회를 주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도현은 단번에 자미각의 몇몇 장로 호법을 베어 죽였다. 그것도 자미각 사람들의 보는 앞에서, 자미각 각주, 태상 장로와 모든 장로 호법 그리고 수만 명의 제자 앞에서 사람을
다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채 반응을 하기도 전에 한 제자가 허둥지둥 달려오며 크게 소리쳤다.“각주님. 큰일 났습니다. 각주님. 쳐들어왔습니다. 어떤 사람이 쳐들어왔습니다.”이 말을 듣자 태상 장로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아주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젠장. 도대체 어느 간덩이가 부은 놈이야. 나가 보자...”자미각의 각주가 크게 분노하며 말했다.‘어느 눈치 머리가 없는 놈이 감히 자미각까지 쳐들어오는 거야? 우리 자미각 태상 장로가 오늘 출관했다는 것을 모르는 거야?’“다 같이 나가 봐봐.”태상 장로가 말하면서 앞장서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조상님이 나갔으니 나머지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서 나갔다.뭇사람들이 대전 밖으로 나갔을 때, 젊은 청년이 맨주먹으로 살기를 내뿜으며 밖에서 걸어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앞으로 나서서 그를 말리던 제자들은 그의 곁에 다가가지도 못했는데 작은 빛발에 날려갔다.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빛발은 다름이 아니라 뜻밖에도 작은 은바늘이었다.“이도현. 각주님, 저놈이 바로 이도현입니다.”자미각에서 유일하게 이도현을 뵌 적이 있는 사람은 바로 그때 공작제국에서 이도현에게 겁을 먹고 달아난 호법 장로였다. 그가 겁을 먹으면서 말했다.사람들이 얘기를 나누는 사이, 이도현은 이미 그들 앞에 있는 계단에 도착했다.“내가 오늘 여기에 온 것은 설명을 들으려고 왔어. 나와 자미각은 아무런 원수를 진 적이 없는데 왜 나를 상대로 뒷조사를 하고 미행을 하며 내 주변 사람들의 뒷조사까지 하는지 알아내려고. 당신들은 오늘 나한테 설명을 하는 것이 좋을 거다. 아니면 오늘 이후로 자미각이 존재할 필요가 없게 될지도 몰라.”건방졌다.아주 건방졌다.그는 혼자서 남의 자미각 대전 앞에서, 자미각 수천수만 명의 제자들 앞에서 설명을 내놓으라고 하였다. 아니면 자미각이 존재할 수 없게 한다고 했다.자미각은 천년이나 이어왔다. 단 한 명도 감히 자미각의 대전 앞에서 자미각을 소멸하겠다고 큰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이도현이 말을 내뱉은 순
태상 장로는 애써 침착하면서 자기의 분노를 억눌렀다. 어찌 됐든 그는 태상 장로이긴 하지만 지금은 자미각의 관리층이 아니었다.하지만 자미각이 한 짓은 정말 너무했다.‘내가 방금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이 개자식이 어떻게 태허산이 몰락했다는 말을 할 수 있지? 어디 이게 말이야 방귀야? 태허산이 몰락했다는 말을 꺼내다니. 참말로 멍청이가 아니고서야 어찌 감히 이런 말을 할 수 있지?’태허산이 얼마나 강한지 그는 격하게 체험한 적이 있다. 그가 어렸을 때 수많은 고수가 태허산의 계승자를 에워싼 적이 있었다. 결국, 태허산의 노도를 분노하게 했고 노도는 검을 메고 혼자 하산하여 고무계의 고수들을 거의 한바탕 해치웠다.그때의 싸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세대의 걸출한 천재를 거의 다 죽였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감히 태허산이 몰락했다는 말을 내뱉다니.“어리석다. 태허산이 얼마나 무서운지 너희들은 영원히 모를 거다. 아무런 우리 자미각이 몰락했다고 해도 태허산은 절대 몰락하지 않아.”“얘기를 길게 하고 싶지 않다. 어찌 됐든 여기에 있는 자네들이야말로 자미각의 각주이고 장로니까. 하지만 아직 만약 태허산의 제자랑 관계가 틀어지기 전이라면 얼른 그자와 화해하기를 바란다. 아니면 진짜로 자미각에 치명적인 재난이 될 거다.”태상 장로가 걱정스럽게 말했다.이 말을 듣자 자미각의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아무도 입을 떼지 못했다.일이 이 지경까지 이른 이상, 만약 이도현을 상대하지 않는다면 대진제국의 노여움을 감당해야 했다.태허산의 이도현에 비할 때 그들이 더욱 감당하기 싫은 건 성역의 대진제국과 대항하는 것이었다.잠깐 고민을 한 뒤 자미각의 각주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조상님.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은 예전이랑 다르며 우리 자미각은 예전의 자미각이 아닙니다. 태허산도 조상님이 생각하던 그런 태허산이 아닙니다.”“만약 이번에 태허산의 제자가 고무계로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면 아마 전 고무계는 이 천하에 태허산이
“이도현이 저더러 각주님에게 말을 전하라고 했습니다. 자미각이 멸문을 당하고 싶지 않으면 자기를 건드리지 말라고 합니다.”제자의 말에 유쾌하던 현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그래. 알겠으니까 일단 내려가 봐.”자미각 각주가 급하게 말했다.그는 이일을 태상 장로가 알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한 면으로 흥을 깨기도 하고 다른 한 면으로 이도현의 일에 있어서 각주가 불미스러운 것도 있었다. 어찌 됐든 자미각의 각주가 되는 사람이 이도현의 개 노릇을 한다는 것을 어르신이 알게 되면 체면이 안 서기도 했다.하지만 방금 제자가 한 말을 태상 장로는 아주 똑똑히 들었다. 기타 일은 안 묻고 그냥 지나칠 수 있어도 누군가가 자미각을 없애겠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그는 순간 마음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자미각은 누가 뭐래도 고무계에서 손에 꼽히는 세력이었다. 감히 큰소리를 하면서 없애겠다고 해서 없앨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자미각은 천백 년의 역사를 이어왔고 감히 자미각을 멸망시키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감히 이런 큰소리를 치는 자가 있다니. 예전에도 자미각은 그 누구를 두려워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 장로가 회도 경지까지 돌파했으니 이런 큰소리를 내뱉는 사람을 보고 그냥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누가 담이 이렇게 큰소리를 내뱉는 거야? 우리 자미각을 없애겠다고? 내가 들어나 보게 얘기해봐.”“조상님, 별거 아닙니다. 그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짐승 놈이 하나 있는데 우리 자미각이랑 맞서고 있습니다.”자미각 각주가 말했다.“짐승 같은 놈? 허허. 일이 이렇게 간단하다니. 각주. 너는 내가 늙어서 노망들었다고 생각하는 거야?”태상 장로는 각주의 얼렁뚱땅한 말이 무척 맘에 들지 않았다.“그럴 리가요. 조상님 화를 가라앉히십시오. 사실 정말 별거 아닙니다. 태허산의 제자가 출산했는데 전에 공작제국에서 대판 싸웠다가 공작사의 보물 칠색동백꽃을 빼앗아갔습니다.”“하지만 성역 안 대진제국의 넷째 황자가 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