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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꾀병

“은찬아, 왜 그래?”

강윤아의 다급한 물음에 은찬은 배를 끌어안으며 불쌍하게 대답했다.

“엄마, 저 배 아파요…….”

그 옆에서 권은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은찬을 바라봤다. 은찬이가 꾀병을 부린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 상황에 끼어들어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

반면 강윤아는 더 이상 권은우를 신경 쓸 새 없이 오직 은찬을 데리고 얼른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따문에 하는 수없이 권은우를 향해 다시 한번 사과했다.

“죄송해요. 은찬이가 갑자기 몸이 안 좋대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식사는 먼저 혼자 하셔야 할 것 같네요.”

권은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강윤아가 먼저 계산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하지만 레스토랑 밖에 나와 갓길에서 택시를 잡으려 할 때 은찬이가 강윤아를 잡아당겼다.

“엄마, 저 병원 안 갈래요.”

강윤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다급하게 물었다.

“너 배 아프다면서 병원 안 가면 어떡해?”

“이제 안 아파요.”

은찬은 입을 삐죽 내밀며 중얼거렸다.

의심의 눈초리로 찬찬히 살펴보니 은찬의 얼굴에는 고통의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은찬이가 자기를 속이고 있다는 걸 발견한 강윤아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급기야 레스토랑에 혼자 버려진 은인을 생각하니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은찬아, 너 아까 그 아저씨를 왜 그렇게 싫어해?”

“아무튼 싫어요!”

은찬은 입을 삐죽거리며 실속있게 말했다.

“싫다면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이유를 대라고 하니 은찬은 오히려 입을 꾹 다물고 말뚝처럼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찬의 이런 모습에 강윤아는 어이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권은우는 큰 도움을 준 은인인데 은찬이가 그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은 은찬이가 성깔을 부린다는 생각에 가는 길 내내 은찬을 설교했다.

“은찬아, 그 아저씨는 우리를 도와주신 분이야. 그런 고마운 분한테 왜 그렇게 버릇없이 굴어? 네가 계속 이러면 앞으로 누가 또 너를 도와주겠어?”

인내심 있게 처음부터 가르친다는 심정으로 강윤아는 차근차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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