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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책임 회피

식사를 마친 뒤 권지윤은 젓가락을 바닥에 휙 집어 던졌다.

“나 이따가 나가 봐야 해. 참, 내가 우리 강아지도 데려왔으니 강윤아 씨가 잘 돌봐줘.”

말을 하는 동시에 권지윤은 메이드더러 자기의 강아지를 데리고 오라고 명령했다.

권지윤의 그런 행동은 강윤아를 하인 취급 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강윤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강아지라기도 무색할 만큼 덩치가 큰 대형견을 보자 겁이 덜컥 났지만 결국은 울며 겨자 먹기로 목줄을 손에 잡았다.

하지만 대형견은 낯선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지 이리저리 맴돌아 강윤아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강윤아의 겁먹은 모습에 권지윤은 피식 웃으며 경멸하는 투로 말했다.

“이런 것도 무서워하다니 뭘 제대로 하겠어?”

“아…… 아니에요.”

강윤아가 낮은 소리로 반박하자 권지윤은 강윤아를 가볍게 슥 흘겨보며 말했다.

“아니면 다행이고. 얘 물 건너온 애야. 길에서 고생했으니 목욕 좀 시켜.”

결국 대형견을 화장실로 끌고 간 강윤아는 조심스럽게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대형견은 진상을 부려댔다. 심지어 샤워기를 갖다 대자 “월월” 큰 소리로 짖으며 강윤아를 뛰어넘어 밖으로 도망치려고 했다.

“아!”

강윤아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대형견의 힘을 당해내지 못하고 휘청거리자 보다 못한 메이드가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돕긴 뭘 도와? 내가 언제 도와주라고 했어? 이렇게 간단한 일도 못 하면 무슨 쓸모가 있어? 나 이미 말했어. 누구도 거들지 마, 혼자 하게 해!”

권지윤은 위엄 가득한 말투로 경고를 날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메이드가 강윤아를 돕고 싶어도 권지윤의 명령을 어길 수 없어 묵묵히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결국 강윤아는 두려움과 불안을 꾹꾹 눌러 참으며 몸을 웅크려 대형견을 목욕시켜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형견이 계속 마구 움직여 대고 가만있지 않는 바람에 강윤아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러다가 반쯤 씻겼을 때, 대형견은 끝내 강윤아가 한눈을 파는 사이 화장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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