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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Author: 온유
나쁜 년.

선진 투자 회사는 또 뭐야? 일부러 말을 돌려 날 괴롭히려고 한 거겠지.

그 남자에 의해 회사까지 끌려간 진옥경은 그 회사가 정말 도유준의 회사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도유준은 그녀를 본 순간 당황했고 그녀의 뒤에 서 있는 건장한 남자를 보고는 바로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

어안이 벙벙해진 그녀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한편, 도유준은 집으로 달려가 웃는 얼굴로 자신을 맞이하는 안민아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네 엄마가 빚쟁이들 데리고 회사까지 찾아왔어. 이제 막 돈을 좀 벌기 시작하는데 너희 엄마 때문에 다 일이 틀어지면 나 정말 가만 안 있을 거야.”

...

배지유도 구경하는 사람들 속에 서 있었다.

사람들이 도아린을 향해 손가락질할 때, 그녀도 나서서 한마디 보탤 생각이었는데 도아린이 진옥경에게로 화제를 돌리고 그 자리를 쉽게 빠져나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도아린을 건드릴 수는 없었다. 자칫하다가는 자신이 화를 입게 될지도 모르니까.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금은방을 지날 때, 그녀는 김지민이 남동생 내외를 데리고 물건을 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배석준은 옆에 버려진 지 오래였다.

그녀는 이내 택시에서 내려 그들이 눈치채지 못한 틈을 타 배석준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배석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침을 흘리다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올케 마음에 들면 그냥 다 사.”

남동생이 어렵게 잡은 여자 친구이기 때문에 그녀는 전폭적으로 지지할 생각이었다.

김지민은 두 사람에게 먼저 옷 구경을 하라고 하고는 계산을 하러 갔고 고개를 돌리니 배석준이 보이지 않았다.

도아린이 회사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강재민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어제는 회사로 데리러 오라고 하던 사람이 오늘은 식당에서 보자고 했고 방금은 통화를 하다가 일이 있다고 먼저 끊어버린 그녀였다.

자신과의 데이트가 부담스러워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 강재민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 도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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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이야.”강재민이 앞으로 다가와 인사를 건네며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그런데 손끝이 닿기도 전에 진경수가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갑작스럽게 날아온 주먹에 강재민은 비틀거리며 두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겨우 멈춰 섰다. “경고하는데 내 동생 건드리지 마.”진경수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그를 향해 손가락질했다.“또 한 번 내 동생한테 집적거리면 주먹으로 끝나지 않을 거야. 난 눈에 뵈는 게 없는 놈이니까.”“오빠...”“걱정하지 마. 오빠가 네 편이 되어줄 거니까.”진경수는 그녀를 자신의 뒤로 숨겼다. 온화하던 얼굴은 순식간에 차갑게 변하였고 그가 강재민을 죽일 것처럼 노려보았다.“아린이는 우리 진씨 가문의 귀한 딸이야. 강씨 가문이 아무리 명문 가문이라고 하더라도 내 동생이 싫다면 넌 강요할 수 없어.”“오빠...”도아린이 그의 팔뚝을 잡고는 애교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재민 씨는 날 괴롭힌 적 없어요.”“똑바로 말해. 너 아까 울었던 거 아니야? 눈이 이렇게 새빨간데.”“운 건 맞아요. 하지만 화가 나서 운 게 아니라 재민 씨한테 감동받아서 운 거예요.”“들었지? 또 한 번만 괴롭히면 내가 정말 가만두지... 뭐라고?”진경수는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감동받았다고? 저놈이 무슨 짓을 했는데?”입가를 닦고 있던 강재민의 눈 밑에 음산한 기운이 가득했다. “내 진심에 감동받은 거지.”그가 앞으로 다가가자 진경수는 도아린을 감싸며 이리저리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나 결국은 강재민에게 도아린의 한쪽 손을 뺏기게 되었다. 두 사람은 깍지를 끼고 진경수에게 보여줬다. “우리 애기가 내 마음 받아줬어.”우리 애기?진경수는 이를 꽉 물었다.그가 시큰둥하게 입을 삐죽거리며 여동생을 돌아보았다.“저 자식이 널 위협한 거라면 눈만 깜빡여 봐.”“오빠, 우리 두 사람 진지하게 만나보기로 했어요.”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얘기 끝난 일이에요. 만나보다가 안 맞으면 헤어지기로요. 매달리지

  • 또 한 번의 거절   제568화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한 것 같다. 아쉬울 것 없이 잘살 때는 감정이 바위처럼 단단하다가도 일단 저울의 균형이 무너지면 여러 가지 이유에 휩쓸려 원래의 단단함을 순식간에 잃어버리고 만다. 강재민은 두 손을 천천히 가운데로 모으며 그녀와의 거리를 좁혔다. “울고 싶으면 맘껏 울어요. 다 털어버리고 이젠 깨끗이 내려놓아요.”부드러운 그의 목소리가 밤바람과 함께 그녀의 귓속으로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그녀는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배건후는 그녀한테 첫사랑이었다. 그를 보면서 사랑에 대한 모든 환상을 품었고 몇 번이나 그에게 상처를 받아도 그녀는 여전히 그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어쩌면 그게 자신에게도 기회를 주는 일일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실망이 쌓이다 보니 아무리 깊은 감정도 사라지게 되는 것 같다. 현재 배건후에 대해서는 사랑보다는 가슴속에 맺힌 원망뿐이었다.멋대로 자신을 오라 가라 하는 그의 멸시가 원망스러웠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꾸만 다가오는 그가 원망스러웠다.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던 그녀는 목놓아 울기 시작했고 강재민은 그녀의 등에 손을 얹고 다정하게 그녀를 달래주었다. “내가 가서 그 나쁜 놈 혼내줄까요? 감히 내 여자를 이렇게 아프게 하다니.”“아니요.”도아린은 그의 옷을 덥석 잡더니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들었다.“그 사람 때문에 우는 거 아니에요.”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그는 이내 눈 밑에 희망이 차올랐다.“나 때문에 우는 거예요? 내가 아린 씨 괴롭혀서?”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며 피식 웃었다. “방금 영화관에서 일부러 그런 거죠?”이전부터 강재민을 알고 있었지만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알고 지내게 된 건 그녀가 진씨 가문으로 돌아온 후부터였다. 강재민의 천성은 뱀파이어처럼 변덕스럽고 악랄하며 때로는 오만방자하고 때로는 사악하고 독단적이었다. 귀신이 무서워서 사레까지 들리고 연약한 척 그녀한테 의지하는 건... 그의 본성이 아니었다. 그녀의 기분을 풀어주려

  • 또 한 번의 거절   제567화

    뒤에 있던 사람이 배건후에게 앉으라고 주의를 줬고 그는 마음속의 화를 억누르며 자리에 앉았다.그러나 강재민이 도아린을 향해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영화표를 뭉쳐 있는 힘껏 던져버렸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강재민은 이내 고개를 돌렸고 어두컴컴한 극장 안에는 한 쌍의 커플만 보였다.그 커플은 영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고 그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이때, 도아린이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왜 그래요?”“아무것도 아니...”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코끝이 서로 마주쳤다.흠칫하던 그녀는 바로 고개를 돌리고 계속해서 팝콘을 먹었고 강재민은 그 자리에서 얼굴이 빨개지고 미친 듯이 심장이 뛰었다. 카리스마 넘치던 그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꽃가마를 탄 처녀처럼 긴장되고 설렜다. 사실 도아린이 배건후에게 그와 만나보려 한다고 했을 때 기분이 되게 좋았었다. 방금은 그녀의 콜라도 마셨고 지금은 코끝까지 부딪히고... 비록 짙은 스킨십은 아니지만 두 사람 사이가 한결 가까워진 듯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이 좋아진 그는 몸을 꼬며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그녀의 어깨에 살포시 머리를 기대었다. “지금 나한테 애교 부리는 거예요?”고개를 돌리던 그녀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푸흡!입안에 있던 팝콘이 그의 얼굴에 뿜어졌고 그는 급히 몸을 일으키고 옷을 털었다.도아린은 웃으며 그의 머리를 정리해 주었다.“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그를 끌고 먼저 자리를 떴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그도 그녀가 웃는 것을 보고는 덩달아 크게 웃었다.“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한참이 지나서야 웃음을 그친 그녀가 그를 향해 물었다.“너무 심하게 웃었죠? 숙녀답지 않아서 내가 싫어진 거 아니에요?”그는 그녀를 마주한 채 길가의 울타리에 걸터앉았다.“나 잘 때 이도 가는데. 아린 씨는 괜찮아요.”“조금

  • 또 한 번의 거절   제566화

    위가 아픈 것을 참으며 뒤따라간 배건후는 강재민의 벤츠가 어둠 속으로 바람처럼 사라지는 걸 보게 되었다. 급히 자신의 차에 올라탄 그는 육청아가 차에 오르기도 전에 바로 차를 출발시켰다.상영관에 들어가기 전에 강재민은 팝콘과 콜라 두 잔을 샀고 두 사람은 티켓에 적힌 대로 제자리를 찾아가 앉았다.이번 영화는 스릴러 영화로 관객이 많지 않았고 상영관에 관객이 10명 남짓하였다.영화가 시작되자 누군가 허리를 굽힌 채 뒤로 걸어갔다. 도아린과 강재민은 셋째 줄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무서워요?”강재민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서워서 재민 씨 품에 안기는 일은 없을 거예요.”그녀가 팝콘을 내밀자 강재민은 팝콘을 집어 입에 넣으며 말했다.“그런데 난 무서워요.”그 말에 도아린은 그를 힐끔 쳐다보았다.이렇게 덩치가 큰 남자가 귀신을 무서워한다고?강재민은 그녀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갑자기 스크린이 번쩍였다. 스릴러 영화에 꼭 나오는 장면, 조명이 깜빡이면서 배경음악과 함께 귀신이 나타났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가 한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린 채 한 손으로 팝콘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찰칵하는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왔고 그는 정말 무서운 듯 한껏 긴장한 얼굴이었다. “외국에 뱀파이어 영화들도 많잖아요. 그것도 무서워요?”도아린이 웃으며 그를 향해 물었다.“뱀파이어는 머리가 잘려 나가고 혀를 내두르지는 않아요.”그는 말을 하면서 정신없이 팝콘을 입에 집어넣었다. 아악. 이때 구석에서 누군가 비명을 질렀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던 그는 팝콘이 목구멍으로 빨려 들어가 미친 듯이 기침을 했다. 그녀는 급히 그의 등을 두드려주며 콜라를 건네주었다.벌컥벌컥 콜라를 마시니 조금은 진정되었다.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콜라를 받침대에 놓는데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그가 방금 마신 건 도아린의 콜라였다. “미안해요. 난...”그는 시한폭탄이라도 들고 있듯 안절부절못하는 얼굴이었다. “미안해요. 내

  • 또 한 번의 거절   제565화

    “5분이면 음식도 다 준비될 거예요.”강재민은 괜찮다는 듯 웃으며 한마디 내뱉었다.그러나 냅킨을 쥐고 있던 그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고 도아린은 그걸 눈치챘다.분명 내키지 않으면서 너그러운 척하기는...“배 대표님.”이때, 육청아가 앞으로 급히 달려왔다.“우리도 일단 주문부터 해요.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고요. 강재민 씨가 아린 씨한테 할 얘기가 있는 모양이니까 방해하지 말고요.”그녀는 배건후의 팔짱을 슬쩍 끌어당겼고 그 행동에 배건후가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 살짝 주눅이 들긴 했지만 배건후를 끌고 가지 않으면 보스가 또 무슨 벌을 내릴지 모르니 어쩔 수가 없었다. 용기를 내어 배건후를 잡아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진통제부터 먹어요. 도아린 씨가 기회를 주더라도 지금 몸 상태로는 버티기 힘들 거예요.”고개를 돌리고 도아린과 강재민을 쳐다보던 그는 결국 육청아의 손에 끌려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 자리가 바로 두 사람의 맞은 편이었다. 잠시 후, 강재민은 종업원에게 도아린의 물컵과 냅킨을 바꿔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가는 게 싫으면 분명히 말해요. 겉으로만 아닌 척하는 거 나 정말 싫어요.”“속 좁은 남자라고 생각할까 봐 그래요. 아린 씨가 싫어할까 봐...”“내가 싫어하는 일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고개를 치켜들고 그를 쳐다보았고 피식 웃던 그가 고개를 저었다.“당신한테 상처 주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당신을 괴롭히는 사람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말을 마치고는 일부러 배건후 쪽을 쳐다보았다. 마침 배건후의 날카로운 시선과 눈이 마주쳤다. 예리한 눈빛과 사악한 눈빛, 그 누구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 종업원이 음식들을 내오자 팽팽하던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졌다. 음식이 다 나온 뒤, 강재민은 바이올린 연주자를 불러 테이블 옆에 서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게 하였다. 뭘 연주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배건후의 시선을 가리기 위해서였다. 그의 유치한 행동에 도아린은 미

  • 또 한 번의 거절   제564화

    “당신은 최지우가 왜 내 심기를 건드렸는지 그게 궁금한 거예요? 이 일이 당신과 무슨 상관인지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네요.”그 말에 육청아는 순간 멍해졌고 이내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꽉 움켜쥐었다. 자신이 도아린에게 속아 넘어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러나 도아린이 알더라도 상관없었다.배건후가 영화 투자에 손을 떼라고 했기 때문에 도아린이 아무리 조사한다고 하더라도 그녀와 최지우의 관계에 대해서는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 육청아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도아린 씨 참 유머러스하네요. 난 최지우의 팬이에요. 모처럼 컴백했으니 팬으로서 꽃길을 걷길 바라는 마음일 뿐이에요.”“그 꽃이 불꽃은 아니길 바라요.”도아린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경멸이 가득 찬 웃음, 육청아는 그 웃는 모습이 너무 싫었다. 자기한테 자랑하는 것 같아서 정말 꼴불견이었다. 보스가 도아린의 편을 든다고 하더라도 그물을 빠져나간 인신매매범을 찾기만 한다면 결국은 자신의 편에 설 거라고 믿었다. 몇 마디 반박하려는 그때 도아린은 뒤돌아섰고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다.끼익. 이때, 자동차 한 대가 갑자기 튀어나와 육청아의 길을 막아섰다.화가 나서 운전기사를 노려보는데 배건후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하고는 이내 화를 억누르며 억지웃음을 지었다. “안 오는 줄 알았어요.”배건후는 그녀를 한 번 흘겨보고는 핸들을 돌려 길가에 차를 세웠다.“이렇게 직접 그 여자를 찾아오면 어떡합니까?”남자는 차 문을 세게 닫으며 따져 물었다. 육청아는 어깨를 으쓱하며 담담하게 얘기했다.“이곳에 밥 먹으러 온 모양이에요. 우연히 만났고 인사만 잠깐 나눈 거예요.”미간을 찌푸리던 그가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따로 룸을 예약하지 않은 강재민은 창가에 앉아 있다가 도아린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손을 흔들었다.“이쪽이에요.”그녀가 웃으며 다가가자 강재민은 그녀의 가방을 받아 옆 선반 위에 걸어놓고 의자를 당겨주었다.신사다운 모습이었다.“고마워요.”“당연한 걸요.”자리에 앉

  • 또 한 번의 거절   제563화

    나쁜 년.선진 투자 회사는 또 뭐야? 일부러 말을 돌려 날 괴롭히려고 한 거겠지. 그 남자에 의해 회사까지 끌려간 진옥경은 그 회사가 정말 도유준의 회사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도유준은 그녀를 본 순간 당황했고 그녀의 뒤에 서 있는 건장한 남자를 보고는 바로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어안이 벙벙해진 그녀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한편, 도유준은 집으로 달려가 웃는 얼굴로 자신을 맞이하는 안민아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네 엄마가 빚쟁이들 데리고 회사까지 찾아왔어. 이제 막 돈을 좀 벌기 시작하는데 너희 엄마 때문에 다 일이 틀어지면 나 정말 가만 안 있을 거야.”...배지유도 구경하는 사람들 속에 서 있었다. 사람들이 도아린을 향해 손가락질할 때, 그녀도 나서서 한마디 보탤 생각이었는데 도아린이 진옥경에게로 화제를 돌리고 그 자리를 쉽게 빠져나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도아린을 건드릴 수는 없었다. 자칫하다가는 자신이 화를 입게 될지도 모르니까.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금은방을 지날 때, 그녀는 김지민이 남동생 내외를 데리고 물건을 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배석준은 옆에 버려진 지 오래였다. 그녀는 이내 택시에서 내려 그들이 눈치채지 못한 틈을 타 배석준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배석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침을 흘리다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올케 마음에 들면 그냥 다 사.”남동생이 어렵게 잡은 여자 친구이기 때문에 그녀는 전폭적으로 지지할 생각이었다. 김지민은 두 사람에게 먼저 옷 구경을 하라고 하고는 계산을 하러 갔고 고개를 돌리니 배석준이 보이지 않았다. 도아린이 회사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강재민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어제는 회사로 데리러 오라고 하던 사람이 오늘은 식당에서 보자고 했고 방금은 통화를 하다가 일이 있다고 먼저 끊어버린 그녀였다. 자신과의 데이트가 부담스러워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 강재민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나 도착했어

  • 또 한 번의 거절   제562화

    운전기사한테 차를 옮기라고 한 뒤, 그녀는 주진모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주 이사님, 편히 구경하시게 의자라도 하나 옮겨드릴까요?”주진모는 그녀가 남들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이리 사람을 끌고 가게 할 줄은 전혀 몰랐다. 진씨 가문에 들어간 뒤 오만방자한 것이 고모까지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소문도 두렵지 않은 건지?계속 남아서 구경하고 싶었지만 체면이 체면인지라 도아린이 그리 말하니 어쩔 수 없이 뒤돌아서서 차에 올라탔다. 주진모의 차가 떠나자 막혔던 차들이 줄줄이 떠났다.구경꾼들은 도아린의 정체를 몰랐고 그저 고모와 조카 사이인 것밖에 알지 못하였다. 윗사람은 땅바닥에서 떼를 쓰며 뒹굴고 있고 아랫사람은 횡포하기 그지없다고 생각했다.순식간에 이론이 분분해졌다. “고모와 조카 사이라고? 얼마나 큰 원한이 있어서 저러는 거야? 어른이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다니.”“듣기로는 얼마 전에 찾은 딸이라고 하던데. 집안 재산 때문에 저러는 거겠지. 지금은 남녀가 평등하니까 고모도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 거잖아.”대화의 주제가 점점 산으로 기울어지자 도아린이 목청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다들 선진 투자 회사라고 들어봤죠? 요즘 엄청 잘 나가는 투자회사인데.”이때, 한 사람이 소리쳤다.“알죠. 수익률이 7%나 된다고 들었어요. 우리 친척들도 그 회사 주식 많이 샀거든요. 어제는 차까지 한 대 뽑았다고 하더라고요.”“선진 투자 회사요? 들어봤어요? 난 들어본 적이 없는데.”“들어봤죠. 그런데 2억 이하는 투자를 안 받아준다고 하더라고요. 난 그만한 돈이 없어서 남들이 돈 버는 거 지켜볼 수밖에 없네요.”도아린이 왜 이런 얘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진옥경은 큰소리로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 “진세은, 그 투자 회사의 수익이 네 말대로 그렇게 좋은 거라면 고모한테 돈 좀 빌려줘. 나도 투자 좀 하게.”선진 투자 회사를 통해 돈을 그렇게 많이 벌 수 있는 거라면 이 소식을 얼른 안민아에게 알려야 한다. 딸과 사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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