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명준의 얼굴에 씌워진 가면은 박쥐처럼 생긴 검은 가면으로, 눈과 입만 드러나 있고 얼굴의 다른 곳은 가렸다.하지만 이태호는 멍청하지 않았기에 상대방의 내공을 보고 순간적으로 깨달았다. 백정연이 그를 죽이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 뚱보가 그를 죽이려 한다는 것을 말이다.“죽어라, 이 자식!”육명준이 갑자기 손을 내젓자, 몇 미터 길이의 영기가 그의 쪽으로 내뿜어졌다. 그 영기는 매우 강한 파동을 가지고 있었다.이태호가 차갑게 웃으며 마음을 가다듬자 영기가 솟구쳐 나와 그의 주먹을 감쌌다. 그가 갑자기 손을 내젓자 거의 같은 크기의 영기가 날아갔다.‘쾅!’굉음이 울렸고, 두 사람의 영기는 엄청난 폭발음을 냈다.“뭐야, 받아친 거야?”한 줄기 눈 부신 빛이 흩어지자 육명준은 깜짝 놀랐다. 방금 그의 공격은 절대 약하지 않았다. 그것은 9급 무왕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태호가 공격을 이렇게 쉽게 받아내다니, 그는 이태호가 도대체 어느 정도 내공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설마, 저 저 자식도 무황의 내공이란 말인가? 그런 게 아니면 그렇게 대단할 수 없었을 것이야!”육명준의 마음속에는 거센 파도가 일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태호는 이미 그에게 죽임을 당했고, 그는 이태호의 시체를 들고 빠르게 이곳을 떠났을 것이다.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그럴 리가?”건너편 카페 2층에 앉아있던 강선욱도 이 광경에 놀라 입을 벌린 채 이 모든 것이 진짜인지 의심했다.“말도 안 돼, 절대 말도 안 돼!”이때 육명준이 고개를 저으며 주먹을 쥐자 위에서 영기가 솟구치더니 다시 번쩍이며 이태호의 앞에 나타나 그를 향해 내리쳤다."흥! 네까짓게?”이태호가 차갑게 웃더니, 똑같이 주먹을 쥐었다. 그는 주먹에 영기를 덮어 한 주먹으로 상대와 직접 맞섰다.‘쾅!’또 굉음이 울렸고, 곧 이태호는 그 자리에 서 있었지만 육명준은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풉!’육명준은 10여 미터를 거꾸로 날아간 후에야 멈추었고, 기혈이 솟구쳐
“이 군주님, 괜찮으시죠?”그제야 문을 지키는 경호원 몇 명이 달려오더니 그중 한 명이 물었다.이태호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괜찮아, 광대일 뿐, 아직 내 상대가 아니야. 참, 이 일은 신 군주에게 말하지 마, 괜히 나 때문에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아!”“알겠습니다, 이 군주님!”경호원 몇 명이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중 한 명이 다시 앞으로 나와 한마디 했다.“이 군주님, 조심히 가세요!”“그래, 걱정하지 마, 난 괜찮아!”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차에 올라탔다.육명준은 골목 끝으로 도망쳐 가면을 벗고 상처를 치료하는 약을 꺼내 삼켰다. 창백해 보이는 안색이 그제야 좋아졌다.“젠장, 왜 저렇게 대단해!”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이게 다 강선욱 탓이야. 저놈이 9급 무왕이라고 하더니, 아까 그 주먹으로 봤을 때 그는 절대 9급 무왕이 아니었어!”말을 마친 그는 상처가 조금 나아진 것 같아 그제야 조심스럽게 다시 그 카페로 돌아왔다.육명준이 돌아온 것을 본 강선욱이 곧 다가가 말했다.“선배님, 괜찮으세요? 저 녀석이 왜 그렇게 대단해요? 선배님조차도 그의 상대가 안 되는 거예요?”육명준은 자리에 가서 앉더니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겨우 9급 무왕의 내공이라고 하지 않았어? 방금 주먹으로 맞붙었는데, 그 주먹으로 봤을 때 녀석은 분명 9급 무왕이 아니라 3급이나 4급 무황일 거야!”강선욱은 곧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놀라서 말했다.“나도 몰라요, 우리 모두 그의 상대가 아니에요. 참, 차주원 도련님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그 집안의 8급 무왕과 7급 무왕 두 명이 손을 잡았는데 모두 이태호의 상대가 아니라고 말이에요. 그 자식과 싸울 때 그들은 이태호가 9급 무왕일 거라고 느꼈대요.”육명준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저 자식이 차씨 가문의 장로들과 싸울 때 전력을 다하지 않은 모양이군. 하긴, 그런 세 사람을 상대하는 데는 전력을 다하지 않아도 되긴 해. 9급 무왕의 전력으로 충분하지.”그러자 육명
육명준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이태호를 죽이고 싶다면 사실 방법이 있어. 나는 확실히 그의 상대가 아니야, 하지만 나는 누군가가 그를 죽이고 싶어 할 거라고 믿어. 허허, 그 사람이 그를 찾으면, 그는 살아날 기회가 없을 거야.”이 말을 듣자 강선욱은 기쁜 마음에 흥분하며 물었다.“사형, 누군데요? 그 사람이 우리를 도와줄까요? 상대방이 이태호를 죽이고 싶어 한다고 했는데, 설마 이태호가 그 사람의 미움을 샀단 말인가요?”육명준은 강선욱을 힐끗 보고 잠시 생각한 후에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 일은 네가 참견할 필요가 없어. 그 사람은 분명 이태호와 원한이 있을 거야. 내가 그에게 알려주면 그 사람이 이태호를 죽일 거야. 좋아, 이 일은 이렇게 하자. 내일은 먼저 돌아가야겠어. 나는 그를 죽일 수 없지만, 그 사람은 분명히 그를 죽일 수 있을 거야.”강선욱은 일어서서 육명준을 향해 말했다.“사형, 제가 말한 그곳에 가볼 건가요? 거기에 정말 예쁜 여자들이 몇 명 있어요!”그러나 육명준이 대답했다.“안 갈 거야, 이태호를 죽이고 축하하러 가려 했는데, 지금은 기분이 안 좋아.”“그래요!”강선욱은 곧바로 계산하고 나서, 그제야 육명준과 함께 그곳을 떠났다.이태호는 떠난 후, 신수민이 걱정할까 봐 이 일을 신수민에게 말하지 않았다.그가 호텔 아래까지 왔을 때, 신수민 등은 이미 단장을 하고 아래층 광장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형부, 형부만 기다리고 있었어요.”이태호가 돌아오자 신수연은 기뻐하며 말했다.이태호가 웃으며 다가왔다.“말해요, 오늘 어디 놀러 갈 거예요?”신수민은 웃으며 답했다.“수연이가 재미있는 놀이공원이 있다고 하던데.”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좋아, 하지만 오후에 돌아올 때 같이 차를 몰고 신군주의 저택으로 가야 해. 우리는 3일 동안 그쪽에서 살 거야, 그러면 나도 왔다 갔다 할 필요 없어. 그쪽에 빈 별장이 있대.”“그래요? 잘됐네요. 이 신명식은 괜찮은 사람이네요. 감사할 줄 아는 걸
이태호가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앞으로 수련의 천부적인 재능을 바꿀 보물을 찾아줄게요. 이번에 이렇게 한몫 얻기도 쉽지 않았어요. 신 군주님께서 통 크게 나에게 준 덕분이에요. 하지만 이왕 있는 이상 이 세상에는 수련의 천부적인 재능을 바꿀 수 있는 다른 보물이 있을 거라 믿어요, 나중에 반드시 찾아줄게요.”“형부, 약속한 거예요? 형부만 믿을게요!”신수연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희색이 더해졌다.이태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그래요, 다음에 있으면 줄게요, 다음에 또 있으면 지연이에게 줄게!”백지연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은근히 기뻐했다. 적어도 이태호의 마음속에 그녀가 있다는 말이다.“고마워요, 태호 오빠!”백지연은 고개를 살며시 숙이고 입가에 자기도 모르게 달콤한 미소를 띠었다.“다 같은 편이야, 그렇게 사양할 필요 없어!”이태호도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한마디 했다.그러나 옆에 있던 신수연이 듣고 나서, 농담조로 백지연에게 말했다.“지연 씨, 들었어요? 형부가 지연 씨가 같은 편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우리가 앞으로 한 가족이라는 뜻이에요.”백지연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더욱 달콤해져서,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몰래 이태호를 쳐다보았다. 그런 소녀의 수줍음이 그녀에게서 고스란히 전해졌다.“수연 씨, 헛소리하지 말아요!”이태호가 곧 신수연을 노려보았다.신수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난 헛소리 안 했어요. 칫, 방금 형부가 그렇게 말했잖아요, 내 편이라고요. 그게 바로 가족이라는 뜻이잖아요.”“그래요, 남자가 여자에게 말로는 못 이기죠. 그만 출발하도록 해요.”이태호는 신수연을 신경 쓰지 않고 곧장 차로 걸어갔다.“잘됐어, 헤헤, 또 주인님 따라다니면서 며칠 잘 놀게 됐네.”이소아와 서소운 등은 웃으며 기뻐했다.이태호는 그들을 힐끗 보고 나서 말했다.“참, 너희들의 내공이 안정되면 나한테 말해, 단약이 떨어지면 내가 단약을 줄게. 너희들의 내공을 끌어 올릴 수 있을 만큼 올려야
신명식은 매우 친절하고 호탕한 사람이라 다들 함께 앉아 식사할 때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이태호는 상대방과 밥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눴다.이야기를 나누던 이태호는 갑자기 뭔가 떠올라 물었다.“참, 신 군주님, 서군 쪽의 지하세력들을 잘 아세요?”“지하세력이요? 이건 제가 아는 게 별로 없어요. 아무래도 그쪽엔 관심이 적네요!”신명식은 얼굴을 찡그리며 생각하더니 호기심에 물었다.“이 군주님, 왜 갑자기 지하세력에 관심을 보이는지요?”이태호는 앞에 있는 와인을 들고 한 모금 마신 후 그제야 말했다.“솔직히 말해서, 지금 파벌을 찾아야 하는데, 그 이름 중에 무슨 용이나 말이나 등 띠의 이름을 따고, 뒤에 의당이라는 글자가 붙은 파벌을 찾아요.”“구의당?”옆에 있던 신수희가 생각 끝에 자기도 모르게 한마디 했다.“맞아요, 구의당이라는 파벌이 있었던 거로 기억해요.”“대박!”이태호는 그 말에 속으로 기뻐했다.“신수희 씨, 이 파벌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신수희는 그제야 웃으며 대답했다.“제가 예전에 백산시를 지날 때 누군가 이 파벌에 관해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아마 2년 전쯤이었을 거예요.”그러자 신수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그때 그 이름이 특별하다고 생각해서 기억했어요. 누가 파벌 이름을 이렇게 지었냐고 생각했죠. 구의당이라니, 그때 그 이름을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신수희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라 웃음을 멈추더니 쑥스러운 듯 이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저, 이 군주님, 이 파벌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왜 그들을 찾으세요?”이태호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쿨럭, 그들은 모두 같은 조직에 속해 있고, 나는 지금 그들을 이 조직으로 복귀시키고 싶을 뿐이에요, 그게 다예요.”이태호는 말을 마친 뒤 자신에게 와인 한 잔을 따르고 잔을 들어 신수희를 향해 말했다.“자, 들어요, 신수희 씨, 고마워요, 적어도 그들이 백산시에 있다는 것을 알았네요. 이렇게 하면 제가 그들을 찾아갈 수 있을 거예요, 정말 고마
“자, 수민 언니, 나 자러 갈게요, 언니도 일찍 쉬어요!”백지연은 웃으며 밖으로 나갔다.신수민은 침대에 누워 있는 이태호를 보고 그제야 샤워를 한 뒤 옆에서 잠을 잤다.한밤중에 소변이 급했던 이태호는 잠에서 깬 후, 혼자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나가서, 화장실에 다녀와 다시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 누워 계속 잤다.“아!”이튿날 아침, 한 방 안에서 비명이 들려왔다.백지연은 눈을 뜨고 옆에 이태호가 누워 있는 걸 발견했다. 옆에 한 남자가 있는 것을 본 그녀는 깜짝 놀라 소리 질렀다.하지만 이태호라는 것을 알아차린 후,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설마 이 녀석은 여전히 자신을 좋아하고 어젯밤에 와서 무엇을 하려고 한 건 아닌지 의심했다.이태호는 깨어난 후, 겨우 눈을 뜨고 곧 옆에 있던 백지연을 보고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앉아 백지연을 향해 말했다.“너, 너 왜 내 방에 있어?”백지연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잘 봐요, 여긴 내 방이에요. 태호 오빠는 수민 언니랑 같은 방이지 않아요?”이태호는 머리를 문지르고 나서야 어젯밤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간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저기, 내가 방을 잘못 들렀나 봐!”이태호는 어색한 표정으로 침대에서 내려와 백지연의 섹시 몸매와 잠옷 치마를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저기, 어젯밤, 내가 너한테 뭔 짓 안 했지?”백지연은 수줍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나, 나도 몰라요, 내가 잠에서 깨자마자, 태호 오빠가 내 옆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한 손은 내 몸을 만지고 있었어요... 나에게 뽀뽀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이태호는 식은땀이 흘렀다. 신수민인 줄 알았으니 당연히 껴안았을 텐데, 백지연이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줄은 몰랐다.“난 몰라요, 어쨌든, 오빠가 나랑 같이 잤으니 어젯밤에 뭘 했는지 어떻게 알아요. 어쨌든, 오빠가 이번에 책임져야 해요!”백지연은 입을 삐죽 내밀고 몰래 이태호를 쳐다보았다.이태호도 어이가 없었다.“너 왜 문을 잠그지 않고
“안 했을 거라고? 그럼, 자기도 확실하지 않다는 거잖아?”신수민이 웃으며 말했다.“나는 너무 많은 것을 신경 쓰지 않아. 방금 나도 들었어, 자기 분명 지연이를 안고 잤어. 이번에는 어쨌든 책임져야 해. 그렇지 않으면, 여자가 이렇게 자기랑 같이 잤는데, 소문이 나면 나중에 어떻게 시집갈 수 있겠어?”백지연은 속으로 기뻐했지만, 이렇게 어이없는 상황에서 그녀와 이태호에게 기회가 생길 줄은 몰랐다.“그래, 그래, 내가 책임질게!”이태호는 백지연을 보며 대답했다. 원래 백지연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던 그는 이미 이렇게 되었고, 신수민과 신수연도 이미 백지연과 친해졌으며, 자신도 어젯밤에 그녀에게 키스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아 결국 승낙했다.“오빠 승낙한 거예요? 몰라요, 난 이제 오빠 여자예요.”백지연이 황급히 말했다.이태호는 상대방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나 이태호는 뱉은 말에 책임져! 너는 원래 좋은 여자였는데, 지금 이렇게 되었으니, 내가 책임지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 안 돼.”말을 하고 난 이태호는 그제야 밖으로 나갔다.상대방이 떠난 후, 백지연은 흥분해서 달려와 신수민의 손을 잡고 말했다.“수민 언니, 고마워요!”신수민이 웃으며 말했다.“바보야, 그렇게 좋아? 지금 너의 마음을 이해해. 태호 씨도 사실 너를 좋아했을 거야. 단지, 항상 내 감정을 신경 쓰느라 감췄을 뿐이야.”잠시 뜸을 들이던 신수민이 다시 말을 꺼냈다.“우리 집이 지금 이렇게 살 수 있는 거에 사실 나는 이미 매우 만족해. 게다가 신 군주님을 봐, 그 사람의 일곱 마누라가 모두 그렇게 화목하다니, 내 생각엔, 사실 별거 아니야. 태호가 나랑 우리 모두에게 잘해주면 돼.”“맞아요!”백지연은 감격에 겨워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신수민에게 말했다.“태호 오빠가 앞으로 다른 여자를 찾든 안 찾든, 수민 언니는 내 마음속에서 영원히 맏언니예요. 나는 앞으로 모든 것을 언니 말에 따를 거예요.”신수민이 웃으며 말했다.“정말이지? 나중에 만
“하하, 약속한 거다?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신수민이 웃으며 말했다.이태호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후 바로 정신력을 발산하고 두 미녀의 대화를 엿들은 뒤 몰래 가슴에 담았다.정신력을 거두고 난 이태호는 자기도 모르게 싱긋 웃으며 말했다.“내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가?”잠시 후, 신수민이 이태호에게 웃으며 말했다.“지연이는 좋은 여자야. 사람이 단순하고 나쁜 마음이 없어. 나는 지연이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 그러니, 자기 편애하지 말고 잘해줘.”이태호는 다가가 신수민을 끌어안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수민아, 난 너희들이 이미 좋은 자매라는 걸 알아. 사실 나도 그녀가 좋은 것 같아, 전에는 그저 자기 기분을 신경 썼을 뿐이야. 자기도 그녀를 받아들일 수 있으니, 나도 그녀를 잘 대해줄 거야. 나는 두 사람 다 똑같이 잘해줄 거야!”“참, 그 수련의 천부적인 재능을 바꿀 수 있다는 보물을 어떻게 쓰는 거야?”이때 갑자기 뭔가 떠오른 신수민이 이태호에게 물었다.이태호는 그제야 말했다.“이거, 욕조에 넣어두고 잘 담가, 30분 정도 담그면 돼.”그는 말을 마친 뒤 신수민에게 도자기 병을 건넸다.“가져가, 샤워할 때 이거 욕조에 부으면 돼.”“그래? 그럼 지금 갈게!”신수민은 이날을 기다리며 오랫동안 수련에 재능이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지금 보물을 받자마자 바로 목욕하러 갔다.이태호는 웃으며 옷과 바지를 갈아입은 후에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가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백지연이 이미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이태호가 내려오는 것을 본 백지연의 얼굴에 또 한바탕 수줍음이 들었고, 심장 박동이 아주 빨라져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왔, 왔어요?”이태호는 그녀에게 다가가더니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짓고 말했다.“예전에 주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았어? 왜 지금은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거야?”백지연은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여자니 부끄러운 게 당연하죠. 그리고 나는 전에 연애해본 적이 없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