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엄마 아빠랑 놀이동산에 갈수 있어요!”은재는 너무 신나 그들 앞에서 뛰고 또 뛰었다.은재는 곧바로 다시 신수민에게로 달려와 말하였다.“엄마, 우리 그냥 가지 마요. 엄마가 그랬잖아요. 우리 집 돈 없어서 아껴야 한다요.”벌써 철이 든 어린 딸을 보고 있자니 신수민은 가슴이 아려오는 것 같았다.전에 그녀는 어린 은재가 장난감을 사달라거나 놀이동산에 가자고 떼쓸 때면 돈을 아껴야 한다고 했다.“꼬맹이가, 지금은 아빠가 돌아왔잖아? 엄마가 전에도 말했지? 아빠가 밖에서 돈 많이 벌어 오실 거라고, 그래서 우리 은재한테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재밌는 곳도 데려가고 말이야. 지금은 아빠한테 돈 많으니 이젠 아끼지 않아도 괜찮아!”신수민은 은재의 머리를 만지며 무릎을 꿇고는 아이를 안아 올렸다. 그러고는 뒷좌석에 아이를 앉히고 자신도 곧바로 이태호의 옆에 앉았다.“가자, 출발!”이태호가 웃으며 차를 출발 시켰고, 놀이공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같은 시각 소지민 일행은 화가 나 집으로 돌아갔다.“정말 화가 나 죽겠어, 이태호 이 건방진 녀석이 감히 나와 내기를 제안하다니! 하하, 웃겨 정말. 100억 장기를 팔아도 못 가져와!”소지민은 이태호의 행동이 생각할수록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그러니까 말이에요. 나한테 발까지 씻겨달라니. 미친 거 아니에요!”신수연도 생각할수록 괘씸했다.“내가 보기엔 그 자식이 분명 언니를 세뇌시켰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언니가 왜 안 돌아가겠어요.”신영식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100억에 결혼식이면 충분하지!”“무슨 뜻이야?”소지민이 발끈하였다.“충분하긴 뭐가 충분한데?”신영식은 그제야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내 생각엔, 이태호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걸 봐서는 틀림없이 별장을 팔 거야. 그 별장 시세가 170억은 하거든. 그러면 100억을 혼수로 하고 나머지 70억으로 결혼식을 한다면 충분하지 않겠어?”이 말을 들은 소지민은 순간 말문히 막히고 말았다. 이러면 자신의 뜻대로
신영식이 말하였다.“이것뿐만 아니라 사과도 해야 하잖아!”“사과하면 될 거 아니에요. 아무튼 그 돈만 있으면 우리도 앞으로 더 잘 살거야. 이것도 저것도 살 수 없는 요 몇 년 동안과 같지 않을 거야!”소지민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였다.옆의 신수연도 여전히 뾰로퉁한 표정으로 말하였다.“하지만, 전 그 사람의 발을 씻겨주고 싶지 않아요. 그때 왜 그렇게 멍청했을까요? 어떻게 그와 이런 내기를 할 수가 있었죠? 방금은 화가 나서 그렇게 말했지만 그에게 이런 방법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말을 마친 신수연은 또 뭐가 생각난 듯 웃어 보였다.“헤헤, 근데 상관없어요. 우리도 그에게 기한을 줫잖아요. 별장을 판다고 하더라도 한 달 내로 어떻게 팔릴 수가 있겠어요? 그리고 그렇게나 비싼 걸 누가 구입하겠어요. 이건 우리가 질 수 없는 내기에요!”신영식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말하였다.“수연아, 너도 그 별장을 봐서 알잖아. 그 정도의 집은 그 사람의 신분의 상징이야. 보통 집이야 비싸게 내놓으면 쉽게 안 팔리겠지만 저런 곳은 내놓기만 하면 서로 앞다투어 사려고 해. 한 달이 아니라 이삼 일만 놔둬도 팔릴 거야!”“네? 그럼 제가 지는 거잖아요?”신수연은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저 번복해도 될까요? 그 촌놈의 발을 씻겨 줬다는 게 소문이라도 나면 제 친구들도 다 비웃을 거란 말이에요! 앞으로 어떻게 사람들을 만나요?”소지민은 신수연의 꿀밤을 때리고 말하였다.“너 바보 아니야? 지금은 돈 있는 사람이 왕이야. 이 몇 년 동안은 우리에게 돈이 없어서 무시를 당한 거야, 벌써 잊은 거야? 발 씻겨주는 게 뭐가 어때서 밖으로 새 나가는 일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 돈만 엄마 손에 들어오면 너한테 1억 줄게. 마음껏 써!”“고작 1억이에요! 적어도 10억은 줘야 하지 않아요?”1억이라는 말을 듣자 신수연은 입을 삐죽거렸다.“오늘 내가 엄마를 도와 말하지 않았다면 과연 100억 예물을 받을 수 있었겠어요?”옆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신
신민석은 신수민의 5 년 전의 일 덕분에 겨우 그녀의 손에서 사장 자리를 빼앗아왔다.그가 신씨 가문의 사업을 이어 받은 후 사업은 순조롭지 못하였고 첫 몇 년은 그나마 신수민이 완벽한 메커니즘을 구축한 덕분에 그나마 돈을 벌 수가 있었다.하지만 지난 2년 동안 그의 능력치는 점차 드러났고 부적절한 채용으로 인하여 회사는 결국 손실까지 입고 말았다.만약 이런 시점에서 신수민이 돌아온다면 할머니는 그녀에게 회사를 도와달라고 부탁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자신도 할머니를 더 이상 속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금 위치도 지키지 못할 것이다.지금 그녀가 이렇게 기고만장해 있는 것이 딱 신민석이 바라던 것이었다.신영식은 신민석이 자신의 딸에 대해 함부로 말하자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다.“내 딸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게. 지금 우리보다 더 좋은 별장에서 잘 살아. 우리 지금 이 별장이야 한 채에 9억 정도 밖에 안 하는 작은 거지만 걔는 지금 독채에 살고 있어!”“말도 안 돼요. 삼촌, 지금 거짓말하시는 거죠?”신민석이 웃었다.“신영식, 네가 방금 한 말 다 사실이야? 이태호한테 별장 살 돈도 있어?”왕사모는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신영식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사실은 이태호가 산 게 아니고, 용우진이 선물로 준거에요. 용안 별장구에 있는 별장이에요.”“용안 별장에 있는 별장이라고?” 왕사모는 용안 별장구란 소리에 너무 놀랐다.“거기에 있는 별장 가격이 꽤 할 텐데. 그런 걸 용우진이 어떻게 이태호에게 줄 수 있어? 아무래도 둘 사이가 심상치 않아!”“설마요, 거기 별장 몇백 억씩 하잖아요. 도대체 둘이 무슨 사이란 말이에요?”신민석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원래 그들은 신수민을 이영호과 결혼시켜 둘의 정략결혼으로 인하여 자신들의 연줄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이태호를 핑계로 용 씨 가문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다면 차라리 더 잘된 일이었다. 신씨 가문은 2류 집안에 불과하지만 용씨 가문은 1류가 아닌가.
신민석이 그렇게 말하니 왕사모는 체면이 서지 않았지만 그 프로젝트를 생각하자 얼굴을 찌푸리며 신민석을 향해 말하였다.“너 혹시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네, 있어요!”신민석은 이를 악물고 말하였다.“할머니, 걱정 마세요. 제가 어떻게든 방법을 써서 용지혜를 잡을게요. 만약 그 집 손녀만 잡는다면 입주 명단은 아주 간단한 일이 될 거예요. 안 그래요?”“네가 한 말 믿어도 돼? 시간이 별로 없어!”신영식은 신수민이 신민석의 자리를 위협할까 봐 이러는 걸 자연스레 눈치채고 있었다.“그럼요, 삼촌. 제 능력을 무시하지 마세요! 저한테 일주일만 시간 주세요. 무조건 해결해 올게요!”신민석이 자신의 가슴을 치면서까지 호언장담하였다.신민석의 이렇게까지 말하자 신영식도 할 말은 없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어머니를 향해 한마디 하였다.“어머니, 그때의 일은 어머니께서 좀 심하셨어요. 수민이 그때 배도 불러왔는데 그렇게 쫓아내다니 아직까지 화날만해요...”신영식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왕사모는 그의 말을 가로챘다.“신영식, 너 무슨 뜻이야? 설마 내가 그 애한테 가서 사과라도 하길 바라는 거야? 그래서 집에 데려오길 바라?”신영식은 자신의 어머니가 역정을 내자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니라, 어떻게 어머니께서 사과하실 수 있겠어요?”여기까지 말한 신영식은 계속 이어서 말하였다.“제 말 뜻은 우리도 이렇게까지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는 뜻이에요. 만약에 민석이가 해결 못하면요? 우리도 뒷길은 만들어 놔야죠. 돌아볼 여지는 만들자는 거예요.”왕사모는 신영식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였다.“그래, 뭐 다른 뾰족한 수라도 있는 거야?”신영식이 입을 열었다.“어머니, 사실은 수민이가 그러더라고요. 우리가 수민이를 용서했으니 수민이도 그때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왈가불가하지 않겠다고요. 단지 다시 돌아와서 살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수민이는 이제 자신은 이태호에게 시집간 몸이니 그와 거기서 살고 싶다고 하더군요. 여기에
이태호의 집을 팔지 말라는 소리에 소지민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가 100억 예물을 얼마나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는데.만약 이태호가 그 돈을 그녀에게 주면 전부 그녀의 것이 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남에게 주지 않고 혼자 꼭 쥐고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녀가 쓰고 싶은 만큼 마음껏 써도 되었다.그리고 금주성 프로젝트와 용씨 집안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어쨌거나 신씨 집안에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다 준다고 해도 그녀의 몫은 없었으니 말이다.왕사모님이 진지하게 말했다.“당연히 집을 팔아선 안 되지. 어르신이 태호한테 집을 주자마자 팔아버린다는 게 말이 돼? 이미 태호의 집이긴 하지만 그건 어르신의 체면을 깎는 일이잖아. 이 일로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나중에 우리가 금주성에 입주하지 못 하게 할 수도 있다고.”왕사모님의 말에 신영식도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어머니 말이 맞으셔. 만약 민석이가 실패한다면 태호한테 기대야 하잖아. 만약 집을 팔아버리면 그땐 정말 아무런 희망도 없어!”“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집을 못 팔게 너희들이 잘 설득해.”왕사모님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 알겠어요!”소지민은 속으로 전혀 내키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한참 뭔가를 생각하던 왕사모님이 또 말했다.“그리고 나더러 수민한테 사과하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태호랑 결혼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고향을 떠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고. 용안 별장 구역에 들어가서부터 걔도 좀 나대더라고. 우리 신씨 집안을 이젠 안중에 두지 않는 거겠지!”왕사모님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계속 말을 이었다.“이젠 시간도 오래 지났으니 전에 있었던 일은 더는 따지지 않을 테니까 시간 되면 태호랑 은재 데리고 오라고 해. 어쨌거나 안 좋았던 건 풀어야 할 거 아니야. 나중에 태호 덕을 봐서 어르신이랑 사이가 좋아질지도 모르잖아.”“알겠습니다.”소지민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듯 멋쩍게 웃었다. 왕사모님이 신민
연진욱 어머니의 눈물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서문옥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이태호의 짓이에요. 어제 오후 이태호가 국산 차를 끌고 온 걸 보고 경비원이 안으로 못 들어가게 막았거든요. 마침 우리 차가 뒤에 있어서 들어가지 못하니까 차에서 내려서 따졌죠. 그런데 그쪽 태도가 어찌나 건방진지 그러다가 시비가 붙은 거예요.”당연히 일의 자초지종을 얘기할 리가 없는 서문옥은 더 과장하기까지 했다.“어젯밤에 이태호가 마침 와이프를 데리고 우리 레스토랑에 밥 먹으러 왔더라고요. 낮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이태호를 혼 좀 내려고 진욱한테 이태호의 와이프 좀 건드리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상대가 이리 세게 나올 줄은 몰랐어요. 그리고 우리 레스토랑 경호원들 전부 이태호의 상대가 아니었어요!”“이태호? 이태호가 대체 누구야?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우리 아들 대신 복수하고 말 거야!”연대명은 분노를 터뜨리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마음 같아서는 이태호를 당장이라도 찢어 죽이고 싶었다. 서문옥이 계속하여 말했다.“이태호 지금 여기 별장 구역에 살아요!”“형부, 들었어요? 그 자식 지금 여기에 살고 있대요.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 그 자식도 남자구실 못 하게 만들어버려요. 아 참, 다리도 문질러버려서 영원히 고통 속에 살게 할 거예요! 그리고 와이프도 가만둘 수 없어요. 와이프한테도 본때를 보여줘서 온 가족이 편히 못 살게 할 겁니다!”연진욱의 어머니인 이화연이 이를 꽉 깨물고 표독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서진성이 그런 그녀를 말렸다.“처제, 이 일은 절대 급해서는 안 돼. 상대가 이 별장 구역에 살고 있다는 건 신분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절대 충동적으로 움직여선 안 돼!”말을 마친 그는 또 서문옥에게 물었다.“너 이태호에 대해 얼마나 알아? 이 별장 구역에 이씨 집안이 있다는 소리를 난 왜 못 들었지?”“그 별장은 용우진 어르신이 이태호한테 준 거예요!”서문옥이 사실대로 대답했다.“용우진 어르신!”서진성과 이화연은 순간 저도 모
서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저 자식이 능력이 없고 기댈만한 배후도 없다면 우리가 두려워할 이유가 없지!”서문옥이 말했다.“네. 그 자식 이틀 전에 출소했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이태호가 하현우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내리쳤는데 하현우가 사람을 찾아서 이태호를 감옥에 보냈대요.”“하하. 다른 사람이 걔를 감옥에 보냈다는 건 백이 없다는 게 확실하다는 말이네. 규정은 약자들이나 정하는 거야. 이태호 이 자식, 그냥 아무것도 없는 일반인이야!”그녀의 말에 서진성이 피식 웃었다. 조금 전 이태호가 이 별장 구역에 산다는 소리에 혹시라도 엄청난 배경이 있을까 겁이 덜컥 난 건 사실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태호의 구체적인 상황을 듣고 난 후에는 두려울 게 없었다. 어쨌거나 하씨 집안은 함부로 대해도 되는 집안이었으니 말이다.그런데 한참 생각에 잠겨있던 서문옥이 서진성에게 귀띔했다.“아빠, 이건 아빠도 아셔야 할 것 같아요. 이태호의 와이프가 신씨 집안 딸이에요. 5년 전에 혼전 임신해서 아이를 낳은 바람에 신씨 집안에서 쫓겨난 신수민이에요. 만약 이태호에게 너무 심하게 하면 신씨 집안을 건드릴까 봐 걱정돼요.”“이게...”이화연은 아들의 복수를 하지 못할까 봐 가슴이 또 한 번 철렁 내려앉았다. 서진성도 한참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건 걱정할 필요 없을 거야. 신수민이 신씨 집안에서 쫓겨난 지 5년이나 지났는데도 돌아가지 않은 걸 보면 그 집안에서 신수민을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무서워할 필요 없어. 그리고 우리 서씨 집안이 요 2년 사이 많이 발전했고 금주성 프로젝트 담당자와도 연락을 취해서 자리 하나 남겨주겠다고 약속받았어. 우리 서씨 집안은 곧 이류 명문가로 자리 잡을 거지만 걔네는 오히려 뒤로 밀렸어.”한창 얘기하던 서진성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계속하여 말했다.“그리고 이씨 가문 도련님 이영호 있잖아. 아직도 신수민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어. 심지어 신수민이 시집오면 신씨 집안에 예물로 20억을 주겠다고 큰소
그 시각 서진성은 서씨 집안의 경호원들 중에서 이십여 명을 뽑았다. 다들 무술을 배운 자들이라 실력은 뭐 말할 것도 없었다. 그중에는 경호원 팀장도 몇 명 있었다.“어때, 딸?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서문옥이 다가오자 서진성이 우쭐거리며 물었다. 서문옥이 경호원들을 쭉 살피고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최석동도 데려가려고요? 하하, 좋아요, 좋아요!”“최석동? 형부, 저 사람 힘세요? 체구는 별로 안 커 보이는데?”이화연은 서문옥이 얘기한 최석동을 힐끗 보았다. 키는 대충 180cm 정도 돼 보였고 팔 근육도 그리 많진 않았다. 일반인들과 비교하면 몸이 단단해 보이긴 했지만 다른 경호원들의 우람한 체구와는 사뭇 달랐다.그녀의 질문에 서진성이 씩 웃더니 최석동에게 말했다.“석동아, 네 힘 좀 보여줘!”“네, 회장님!”최석동이 두리번거리더니 멀지 않은 잔디밭에 놓인 커다란 바위에 시선이 머물렀다. 바위는 높이가 30여 센티미터 정도 돼 보였고 딱 봐도 무척 단단하고 무거워 보였다.최석동은 바위 쪽으로 다가가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주먹으로 바위를 내리쳤다.“퍽!”둔탁한 소리와 함께 커다란 바위가 순식간에 몇 조각으로 쪼개졌다.“엄청난 고수네요. 명문가의 경호원은 저마다 실력이 뛰어나다고 듣긴 했지만 이 정도로 엄청날 줄은 몰랐어요!”그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한 이화연과 연대명은 순간 넋을 잃었다.“걱정하지 말아요. 방금 이 주먹이 사람 다리로 향했더라면 평생 다리를 쓰지 못할 겁니다.”서진성의 아내도 활짝 웃으며 연대명과 이화연에게 말했다.“네, 그럼 다행이고요. 출발해요, 이제!”연대명은 자신감이 철철 넘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잠시 후, 서문옥은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이태호가 사는 별장 밖에 도착했다.“이태호 이 나쁜 자식아, 당장 나와!”서씨 집안이 뒷받침해주고 있어 연대명은 더욱 거들먹거렸다. 아들의 상황만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울화가 치밀었다.“이태호, 이 빌어먹을 자식아! 감히 우리 진욱이를 괴롭혀?
선우정혁은 이태호에게 많은 심혈을 기울였고 큰 기대를 걸었다.이태호가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후 이미 중주 태일성지의 예비 제자로 되었으며 머지않아 중주 태일성지로 갈 수 있었다.그래서 이태호는 더 이상 작은 천남 지역에 있을 필요가 없었고 머지않아 ‘미꾸라지가 용으로' 될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가 아직 성공 전장에서 나오지 않자, 그의 속이 쿵 내려앉았고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와 동시에 육무겸,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허파 문주 맹호식, 묘음문 문주 송현아 등도 이 사실을 눈치챘다.“선우 도우, 태일종의 그 대단한 천교가 왜 아직 나타나지 않았소? 설마 성공 전장에서 죽은 건 아니오?”육무겸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입꼬리를 올렸다.이태호가 아직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십중팔구는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했을 것이었다.육무겸은 육성훈과 풍민국 두 사람이 성공적으로 이태호를 성공 전장에서 제거했다고 추측했다.그렇지 않는다면 어찌 아직 나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의 옆에 있는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도 웃으면서 수염을 어루만졌고 눈에는 원수를 갚은 듯한 통쾌한 기색을 띠었다.풍씨 가문과 이태호의 원한이 깊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육무겸이 풍민국에게 7급 파경단을 주지 않았다면 풍씨 가문은 성공 전장에 들어갈 자격조차 없었다.풍석천은 이태호의 죽음을 기쁘게 생각했다.어쨌든 전에 이태호는 자신의 타고난 자질을 믿고 건방지게 굴었으며 조씨 가문의 소주를 죽였고 천남 수행계의 안정과 평화를 뒤흔들었다.이태호를 일찍이 처치하지 않고 그가 대능력자로 되면 풍씨 가문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었다.이렇게 생각한 풍석천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선우 도우, 이태호가 아직 나타나지 않는 걸 보니 다른 천교의 손에 죽었을 가능성이 높구려.”이에 선우정혁은 냉랭한 표정으로 차분하게 말했다.“허공 통로가 아직 닫히기 전에 섣불리 그런 말을 하지 마시오.”주변에 있는 성왕급 수사들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육성훈과 고준서는 아직 이태호가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선연(仙緣)을 얻었다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옆에 있는 선우정혁은 태일종의 천교들이 성공 전장에서 죽지 않고 무사히 나온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태일종 종주로서 그는 성공 전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었다.성공 전장에 보물과 기연이 많지만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창란 세계의 천교들이었다.예로부터 성공 전장이 열릴 때마다 적지 않은 천교들이 목숨을 잃지 않았는가?사실 성장하지 못한 천교는 천교라 할 수 없었다.선우정혁은 이런 일을 너무 많이 겪었다.그래서 고준서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 것이었다.자기 종문에서 나간 세 천교 중에서 실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두 명이 돌아왔다.태일종은 옆에서 각각 두 제자를 파견했는데 한 명만 돌아온 청허파와 묘음문에 비해 좀 더 강했다.신소문의 문주 육무겸도 똑같은 생각이었다.육성훈은 그의 외동아들이고 젊은 나이에 2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만약 성공 전장에서 죽게 된다면 누가 신소문을 계승하겠는가?지금 아들이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자 그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육무겸은 빠르게 육성훈의 곁에 다가가서 원래 2급 성자 경지였던 아들이 지금 내공을 완성한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고 곧 4급 경지로 돌파할 것을 보자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좋아. 잘했어.”육무겸은 육성훈의 어깨를 힘껏 두드리면서 칭찬하였다.한편으로 선우정혁은 고준서도 성공 전장에서 나온 후 내공이 증가한 것을 보고 희끗희끗한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웃었다.“준서도 잘했어. 이제 곧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겠군.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다들 많은 수확을 얻은 모양이야.”태일종에서 고준서, 이태호와 여경구 등 총 세 명의 제자가 성공 전장에 들어갔다.지금 여경구와 고준서가 나왔고 두 사람의 내공은 모두 성공 전장에 들어가기 전보다 한 경지가 높았다.내공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성공 전장에서 무슨 보물이나 기연이라도 얻었다면 두 사람은 장차
이태호는 진선 정혈을 수복한 후, 이 정혈의 힘을 빌어 허공에서 질서신련(秩序神鏈)을 소환하였고 천지의 이치와 규칙의 힘에 직면했다.지금 그의 내공 경지로 직접 자신의 도를 깨달을 수 없지만 천지의 규칙을 깨달을 수 있는 것만으로 그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나중에 수련할 때도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한다.물론 이런 깨달음의 과정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태호와 진선 정혈이 서로 감응한 후 정혈은 허공을 가르고 그의 몸에 들어갔으며 질서신련을 소환할 수 있었다.게다가 지금 그는 불과 4급 성자 경지라 질서신련 위에 있는 규칙의 힘을 깨닫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조용한 허공에서 한 시간 정도 있고 난 뒤, 그는 자신의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았다.여기서 계속 머물면 필연코 끝없이 휘몰아친 구천강풍과 난류에 휩쓸려 허공의 틈새에 말려들어 가게 된다.그래서 그는 즉시 체내의 정혈을 발동시켜서 별빛의 힘이 온몸을 감싸게 하였다.다음 순간, 그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어 허공 통로에 끌려갔고 제자리에서 사라졌다....천남 지역에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솟은 산봉우리가 날카로운 검처럼 대지에 꽂혀 있었다.이 산봉우리의 산허리에 갑자기 천지가 변색하였고 하늘이 먹장구름으로 뒤덮었다.곧이어 은백색의 밝은 별빛이 하늘에서 떨어지더니 지극히 빠른 속도로 산꼭대기에서 허공 통로를 형성했다.지금 이 순간, 통로 주변에 한 달 넘게 머문 선우정혁 등은 잇달아 일어났다.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곧 형성된 허공 통로를 보면서 너무 긴장해서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 오를 듯하였다. 청색 장포를 입은 선우정혁은 속으로 중얼거렸다.‘허공 통로가 열린다는 것은 성공 전장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 태일종의 천교들이 모두 무사히 빠져나올지 모르겠네.’성공 전장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창란 세계에 있는 각 대세력의 천교들이 모두 성공 전장에 모였고 기연들을 쟁탈하기 위해 필연코 참혹한 전쟁을 치를 것이었다.성공 전장이 열릴
이 순간, 팽배한 별빛의 힘에 감싼 수사들의 안색이 확 변했다.이는 성공 전장이 곧 끝난다는 것을 뜻하며 모든 사람은 별빛의 힘에 의해 밖으로 전송되어 나가게 된다.다음에 다시 성공 전장에 들어오려면 아마 수백 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온몸에서 무한한 성스러운 빛을 발산한 이태호를 보면서 예진기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이태호, 내 선연을 뺏어간 놈아, 죽을 때까지 가만두지 않을 거야!”“안 돼!!”이런 절규 속에 별빛의 힘이 예진기의 몸을 감싸자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밖으로 전송된 것이 분명했다.예진기가 떠나자 주변의 수사들도 하나둘씩 별빛의 힘에 의해 밖으로 전송되기 시작했다.태일성지의 전성민은 팽배한 허공의 힘이 그의 몸을 감싸기 시작하자 그는 아쉬운 듯이 이태호를 바라보다가 마지막에 온화하게 웃으면서 이태호에게 말했다.“이 사제, 태일성지에서 기다릴게.”이에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포권을 취했다.“알겠습니다.”그의 말이 마치자 전성민은 한 장 높이의 허공 통로에 잠식되어 순식간에 제자리에서 사라졌다.한편으로, 별빛의 힘과 대항하는 용족 천교 오수혁은 살벌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그는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이 이태호가 가질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쟁탈전에 참여하지 않는 이태호가 이런 기연을 얻자, 목숨 걸고 싸웠던 오수혁은 분통 터져서 죽을 것 같았다.이태호가 족인 오현을 죽였고 지금은 자신의 기연까지 빼앗아 갔으니 그는 끝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였다.그가 내뿜은 살기는 천지를 뒤덮을 기세로 물밀듯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이태호, 너와 나는 이제 불구대천의 원수이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허공에서 떨어진 힘이 순식간에 오수혁의 몸을 감싸서 허공 통로로 끌어당겼고 그는 바로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명씨 가문의 신자 명운택은 이태호가 정혈을 얻은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 오수혁과 예진기에 비해 명씨 가문과 이태호
성공 전장에 들어온 풍민국은 당연히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수백 년 전에 그 신비로운 산수가 이 기연을 얻은 후 수십 년 만에 비승하였다.지금 이태호도 진선 정혈을 얻었으니 100년 내에 비승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풍민국은 자신이 이태호와 갈등이 있었던 과거를 떠올리자 마음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졌고 얼굴에 핏기마저 사라져서 매우 창백해졌다....다른 쪽의 허공에 있는 채유정과 여경구는 믿기지 않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이태호를 쳐다보았다.그들은 이태호가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을 획득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잠시 멍을 때린 후 이태호를 향해 황급히 날아가는 예진기 등 10여 명의 성자, 신자들을 보자 채유정과 여경구는 비로소 제정신으로 돌아왔다.이태호를 바라보는 채유정의 맑은 눈동자에 경악의 빛이 서렸고 옆에 있는 여경구는 호흡이 가빠져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그는 아직도 이태호가 이 기연을 획득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그것은 진선의 정혈이었다. 진선의 도운과 법칙의 힘으로 가득 찼고 깨달을 수만 있다면 수련할 때 지름길을 갈 수 있으며 자신의 도를 터득할 수 있고 100년도 되기 전에 천겁을 거쳐서 진선으로 비승할 수 있다.이태호가 이런 귀중한 보물을 얻었다고 하니 여경구는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안 되었다.마음을 가다듬은 후 옆에 있는 채유정과 시선을 맞추고 나서 두 사람은 빠르게 하늘로 솟아올라 쏜살같이 날아갔다....궁전 내에서 이태호는 선경을 운행하였고 체내의 무시무시한 힘은 단전을 휩쓸었으며 무한한 성스러운 빛을 발하는 정혈을 뒤덮었다.정혈이 체내로 들어왔지만 아직 수복되지 않았다. 그리고 예진기 등이 옆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서 이태호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최대한 빨리 정혈을 단련하고자 하였다.정혈을 단련하기만 하면 이번 성공 전장의 여정이 완전히 끝나게 되고 그때 되면 모든 사람이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게 된다.오직 이래야 그는 일시적으로 안전할 수 있었다.여기까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던 수사들은 예진기의 노기 어린 고함소리에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지?”“예진기 성자가 왜 이렇게 화났어?”“젠장, 10여 명의 성자와 신자들이 왜 우리 쪽으로 날아오고 있어?”“헉. 진선 정혈이 도망갔다가 이태호의 손에 들어갔대. ”“뭐? 이태호가 수십 리 밖에 떨어진 궁전에서 수련하고 있었잖아? 어떻게 진선 정혈을 가졌지?”“누가 알겠어? 10여 명의 성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 마지막에 이태호가 가져갔으니 나라도 미쳐서 돌아버릴 거야.”“...”이 소식은 기름 냄비 안에 물방울을 떨군 것처럼 현장이 불시에 와글와글 시끌벅적해졌다. 이 중에 감탄한 자가 있고 어리둥절한 자도 있었다. 또한, 탐욕스러운 눈빛을 내뿜으면서 성자들을 따라서 수십 리 밖에 떨어진 이태호를 향해 날아가는 자도 있었다.육성훈은 이태호가 진선의 정혈을 가졌다는 소식을 들은 후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 돼. 이태호는 분명 성공 고전에 들어가지도 않았어...”육성훈의 벌벌 떤 목소리에 두려움과 당황함이 묻어 있었다. 그는 상황이 어찌 이렇게 됐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그의 옆에 있는 고준서는 이태호가 진선 정혈을 가졌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감정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듯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다음 순간, 그는 몸을 떨면서 엉겁결에 소리를 질렀다.“말도 안 돼. 10여 명의 성자와 신자도 그런 자격이 없는데 이태호는 무슨 자격으로?”이태호가 진선 정혈을 가진 것은 고준서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상황이었다.그가 더욱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이태호는 쟁탈전에 참여하지 않고 밖에서 수련하고 있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이 기연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 마지막에 기연이 이태호를 선택했으니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고준서는 정혈이 이태호의 몸속으로 들어간 것을 본 후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고 괴로워했다.그는 일단 정혈이 몸에 들어가면 누구도 더 이상 뺏을 수 없으며 모든 사람은 곧
“내 일을 망친 놈이 대체 누구냐?!”이 순간, 예진기는 격노한 사자처럼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분노를 가누지 못했다.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이 코 앞에 있었는데 진선 정혈은 그에게 수복되기는커녕 허공으로 사라졌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정균과 변청하도 드디어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그들은 정혈이 갑자기 사라져서 노발대발한 예진기를 보자 덩달아 웃음을 터뜨렸으며 기를 펼 수 있었다.“하하, 보아하니 너도 진선 정혈과 인연이 없구나.”예진기가 진선 정혈을 얻지 못했다면 아직 쟁탈할 기회가 있으니 정균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밖에서 상처를 치료 중인 천교들도 뒤늦게 알아챘다.“어떻게 된 거야? 예진기가 진선 정혈을 수복하지 못했다고?”“허허. 저자는 선연의 눈에 들지 않은 모양이군.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어.”“어서 쫓아가자. 정혈은 은 내 거야!”“...”그래서 10여 명의 성자와 신자들은 모두 흥분해서 온몸의 내공을 폭발적으로 내뿜으며 진선 정혈의 종적을 찾으려고 나섰다.진선 정혈은 허공에 숨었지만 그것의 기운은 가려지지 않았다. 세심하게 찾고 신식이 충분히 강하다면 그것이 날아가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이윽고 진선 정혈이 밖으로 날아가는 흔적을 발견한 사람이 있었다.“어서 쫓아. 정혈이 백 리 밖으로 날아갔어. 이미 진법까지 뚫었어!” 이 고함소리에 천교들은 즉시 움직였다.맨 앞에 있는 예진기는 노기등등한 황소처럼 지극히 빠른 속도로 좌충우돌하면서 순식간에 백 리 밖으로 날아갔고 진법을 통과해서 정혈을 따라잡으려고 하였다.정균과 변청하 등 실력이 강한 천교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한편으로 작은 궁전 안에서 태을도령선경의 성자편을 모두 수련한 후 이태호는 자기와 정혈 사이의 연결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정혈이 점점 가까워진 것을 느낀 그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몇 호흡 할 시간이 지나자, 크기가 물방울만 하고 팽배한 규칙의 힘으로 가득 찼으며 찬란한 자주색 핏방울이 순식간에 허공을 가르며 그의 앞에 나타났다.
예진기는 정균과 변청하의 못마땅한 표정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자네들이 걱정할 일이 아니야.”말을 마친 그는 곧장 고전 내로 들어갔다.이번에 성공 고전에서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다는 기연, 즉 진선 정혈을 얻기 위해 예진기와 혼원성지는 충분한 준비를 하였다. 심지어 예진기는 성지의 진파 지보인 호도신병까지 꺼냈다.바로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예진기는 허공에 떠있는 진선 정혈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그 속에서 발산한 팽배한 기운과 도운 규칙의 힘에서 전해오는 파동을 느낀 후 얼굴은 점차 흥분으로 붉게 달아올랐다.그가 한 걸음 한 걸음 고전 내에 들어가면서 주변 허공에 있는 무시무시한 규칙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이제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은 내 것이야! 하하하!”진선 정혈의 앞에 다가온 예진기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두 손을 뻗으면서 체내에 있는 방대한 천지의 영기를 발동해서 허공에 있는 정혈을 뒤덮었다.그러나 그가 만면에 희색을 띠면서 진선 정혈을 보관하려고 할 때, 아무리 힘을 써도 정혈을 움직일 수가 없자 웃고 있었던 표정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그가 발동한 천지의 영기는 정혈에 닿은 순간, 정혈 위에 덮여 있는 무서운 규칙의 힘에 의해 소멸하였다. 정혈을 단련시키기는커녕 수복한다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어떻게 된 거지?”예진기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내 영기의 조작방식이 틀렸나?” 여기까지 생각한 예진기는 몸이 움찔하더니 내공을 완성한 7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해서 주변 수십 리의 허공을 가득 채웠다.그의 단전에서 지극히 팽배한 천지의 영기를 내뿜자 마치 태양처럼 온 고전을 환하게 밝혔다.하지만 예진기를 어안이 벙벙하게 만든 일이 벌어졌다.그의 눈앞에 있는 진선 정혈은 꿈쩍하지도 않았고 마치 이 세계에 아무것도 그것을 움직일 수 없는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본 예진기는 속으로 미칠 것 같았다.“이,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그가 진선 정혈을 단련시키고 수복할 수 없다
그들은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면서 체내의 영기가 정체되어 운행하기 힘들게 되었고 머리털이 곤두섰으며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제길! 저건 혼원성지의 호도신병이야.”“쳇. 예진기 저 망할 놈이 치사하게 혼원성지의 호도신병을 꺼낼 줄이야.”“흥. 천교 쟁탈전이라면서 결국은 영보의 힘을 빌리다니.”“...”주변에 패배한 성자나 신자들은 예진기가 검붉은색 긴 창을 꺼낸 것을 보고 발칵 뒤집어졌고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모두 이 비범한 긴 창의 내력을 알아본 것이었다.이 긴 창은 혼원성지의 진파 지보(鎭派至寶) 멸세창(滅世枪)인데 호도신병이었다.상식적으로 말하면 현장에 있는 천교들은 각 대세력의 성자와 신자로서 기껏해야 최상급 영보 한두 개를 가질 수 있었다. 더 많이 가져도 시전하기 힘들어서 오히려 그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최상급 영보의 막강함 힘은 의심할 나위가 없었다. 성왕급 수사들도 최상급 영보를 사용했다.창란 세계에 호도신병의 수가 너무 적어서 대부분 각 대성지의 진파 지보로 되어 있으며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그리고 호도신병을 사용하려면 성황급 장문이나 종주가 있어야 했다.천지의 본원(本源)을 알고 자신의 도를 가진 성황급 대능력자만이 호도신병의 진정한 위력을 발동시킬 수 있었으니까. 이것은 창란 세계의 공통된 인식이었다.성자나 신자들은 성왕급에 해당하기에 최상급 영보만 사용할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혼원 성자 예진기는 혼원성지의 진파 지보 호도신병을 꺼냈다.이 호도신병의 위력으로만 막 성왕 경지로 돌파한 수사들을 절망에 빠뜨릴 수 있었다.그러니 아직 7급 성자 경지인 천교들이 어찌 맞설 수 있겠는가?예진기도 주변에 있는 천교들이 욕하는 것을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고 차가운 눈빛으로 변청하와 정균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번에 신선으로 될 기연을 얻기 위해 혼원성지는 그에게 매우 많은 공을 들였다.그가 호도신병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종문의 장로와 종주가 치열한 설전을 거친 후 내린 결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