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식이 말하였다.“이것뿐만 아니라 사과도 해야 하잖아!”“사과하면 될 거 아니에요. 아무튼 그 돈만 있으면 우리도 앞으로 더 잘 살거야. 이것도 저것도 살 수 없는 요 몇 년 동안과 같지 않을 거야!”소지민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였다.옆의 신수연도 여전히 뾰로퉁한 표정으로 말하였다.“하지만, 전 그 사람의 발을 씻겨주고 싶지 않아요. 그때 왜 그렇게 멍청했을까요? 어떻게 그와 이런 내기를 할 수가 있었죠? 방금은 화가 나서 그렇게 말했지만 그에게 이런 방법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말을 마친 신수연은 또 뭐가 생각난 듯 웃어 보였다.“헤헤, 근데 상관없어요. 우리도 그에게 기한을 줫잖아요. 별장을 판다고 하더라도 한 달 내로 어떻게 팔릴 수가 있겠어요? 그리고 그렇게나 비싼 걸 누가 구입하겠어요. 이건 우리가 질 수 없는 내기에요!”신영식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말하였다.“수연아, 너도 그 별장을 봐서 알잖아. 그 정도의 집은 그 사람의 신분의 상징이야. 보통 집이야 비싸게 내놓으면 쉽게 안 팔리겠지만 저런 곳은 내놓기만 하면 서로 앞다투어 사려고 해. 한 달이 아니라 이삼 일만 놔둬도 팔릴 거야!”“네? 그럼 제가 지는 거잖아요?”신수연은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저 번복해도 될까요? 그 촌놈의 발을 씻겨 줬다는 게 소문이라도 나면 제 친구들도 다 비웃을 거란 말이에요! 앞으로 어떻게 사람들을 만나요?”소지민은 신수연의 꿀밤을 때리고 말하였다.“너 바보 아니야? 지금은 돈 있는 사람이 왕이야. 이 몇 년 동안은 우리에게 돈이 없어서 무시를 당한 거야, 벌써 잊은 거야? 발 씻겨주는 게 뭐가 어때서 밖으로 새 나가는 일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 돈만 엄마 손에 들어오면 너한테 1억 줄게. 마음껏 써!”“고작 1억이에요! 적어도 10억은 줘야 하지 않아요?”1억이라는 말을 듣자 신수연은 입을 삐죽거렸다.“오늘 내가 엄마를 도와 말하지 않았다면 과연 100억 예물을 받을 수 있었겠어요?”옆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신
신민석은 신수민의 5 년 전의 일 덕분에 겨우 그녀의 손에서 사장 자리를 빼앗아왔다.그가 신씨 가문의 사업을 이어 받은 후 사업은 순조롭지 못하였고 첫 몇 년은 그나마 신수민이 완벽한 메커니즘을 구축한 덕분에 그나마 돈을 벌 수가 있었다.하지만 지난 2년 동안 그의 능력치는 점차 드러났고 부적절한 채용으로 인하여 회사는 결국 손실까지 입고 말았다.만약 이런 시점에서 신수민이 돌아온다면 할머니는 그녀에게 회사를 도와달라고 부탁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자신도 할머니를 더 이상 속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금 위치도 지키지 못할 것이다.지금 그녀가 이렇게 기고만장해 있는 것이 딱 신민석이 바라던 것이었다.신영식은 신민석이 자신의 딸에 대해 함부로 말하자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다.“내 딸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게. 지금 우리보다 더 좋은 별장에서 잘 살아. 우리 지금 이 별장이야 한 채에 9억 정도 밖에 안 하는 작은 거지만 걔는 지금 독채에 살고 있어!”“말도 안 돼요. 삼촌, 지금 거짓말하시는 거죠?”신민석이 웃었다.“신영식, 네가 방금 한 말 다 사실이야? 이태호한테 별장 살 돈도 있어?”왕사모는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신영식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사실은 이태호가 산 게 아니고, 용우진이 선물로 준거에요. 용안 별장구에 있는 별장이에요.”“용안 별장에 있는 별장이라고?” 왕사모는 용안 별장구란 소리에 너무 놀랐다.“거기에 있는 별장 가격이 꽤 할 텐데. 그런 걸 용우진이 어떻게 이태호에게 줄 수 있어? 아무래도 둘 사이가 심상치 않아!”“설마요, 거기 별장 몇백 억씩 하잖아요. 도대체 둘이 무슨 사이란 말이에요?”신민석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원래 그들은 신수민을 이영호과 결혼시켜 둘의 정략결혼으로 인하여 자신들의 연줄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이태호를 핑계로 용 씨 가문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다면 차라리 더 잘된 일이었다. 신씨 가문은 2류 집안에 불과하지만 용씨 가문은 1류가 아닌가.
신민석이 그렇게 말하니 왕사모는 체면이 서지 않았지만 그 프로젝트를 생각하자 얼굴을 찌푸리며 신민석을 향해 말하였다.“너 혹시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네, 있어요!”신민석은 이를 악물고 말하였다.“할머니, 걱정 마세요. 제가 어떻게든 방법을 써서 용지혜를 잡을게요. 만약 그 집 손녀만 잡는다면 입주 명단은 아주 간단한 일이 될 거예요. 안 그래요?”“네가 한 말 믿어도 돼? 시간이 별로 없어!”신영식은 신수민이 신민석의 자리를 위협할까 봐 이러는 걸 자연스레 눈치채고 있었다.“그럼요, 삼촌. 제 능력을 무시하지 마세요! 저한테 일주일만 시간 주세요. 무조건 해결해 올게요!”신민석이 자신의 가슴을 치면서까지 호언장담하였다.신민석의 이렇게까지 말하자 신영식도 할 말은 없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어머니를 향해 한마디 하였다.“어머니, 그때의 일은 어머니께서 좀 심하셨어요. 수민이 그때 배도 불러왔는데 그렇게 쫓아내다니 아직까지 화날만해요...”신영식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왕사모는 그의 말을 가로챘다.“신영식, 너 무슨 뜻이야? 설마 내가 그 애한테 가서 사과라도 하길 바라는 거야? 그래서 집에 데려오길 바라?”신영식은 자신의 어머니가 역정을 내자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니라, 어떻게 어머니께서 사과하실 수 있겠어요?”여기까지 말한 신영식은 계속 이어서 말하였다.“제 말 뜻은 우리도 이렇게까지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는 뜻이에요. 만약에 민석이가 해결 못하면요? 우리도 뒷길은 만들어 놔야죠. 돌아볼 여지는 만들자는 거예요.”왕사모는 신영식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였다.“그래, 뭐 다른 뾰족한 수라도 있는 거야?”신영식이 입을 열었다.“어머니, 사실은 수민이가 그러더라고요. 우리가 수민이를 용서했으니 수민이도 그때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왈가불가하지 않겠다고요. 단지 다시 돌아와서 살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수민이는 이제 자신은 이태호에게 시집간 몸이니 그와 거기서 살고 싶다고 하더군요. 여기에
이태호의 집을 팔지 말라는 소리에 소지민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가 100억 예물을 얼마나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는데.만약 이태호가 그 돈을 그녀에게 주면 전부 그녀의 것이 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남에게 주지 않고 혼자 꼭 쥐고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그녀가 쓰고 싶은 만큼 마음껏 써도 되었다.그리고 금주성 프로젝트와 용씨 집안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어쨌거나 신씨 집안에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다 준다고 해도 그녀의 몫은 없었으니 말이다.왕사모님이 진지하게 말했다.“당연히 집을 팔아선 안 되지. 어르신이 태호한테 집을 주자마자 팔아버린다는 게 말이 돼? 이미 태호의 집이긴 하지만 그건 어르신의 체면을 깎는 일이잖아. 이 일로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나중에 우리가 금주성에 입주하지 못 하게 할 수도 있다고.”왕사모님의 말에 신영식도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어머니 말이 맞으셔. 만약 민석이가 실패한다면 태호한테 기대야 하잖아. 만약 집을 팔아버리면 그땐 정말 아무런 희망도 없어!”“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집을 못 팔게 너희들이 잘 설득해.”왕사모님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 알겠어요!”소지민은 속으로 전혀 내키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 한참 뭔가를 생각하던 왕사모님이 또 말했다.“그리고 나더러 수민한테 사과하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태호랑 결혼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고향을 떠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고. 용안 별장 구역에 들어가서부터 걔도 좀 나대더라고. 우리 신씨 집안을 이젠 안중에 두지 않는 거겠지!”왕사모님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계속 말을 이었다.“이젠 시간도 오래 지났으니 전에 있었던 일은 더는 따지지 않을 테니까 시간 되면 태호랑 은재 데리고 오라고 해. 어쨌거나 안 좋았던 건 풀어야 할 거 아니야. 나중에 태호 덕을 봐서 어르신이랑 사이가 좋아질지도 모르잖아.”“알겠습니다.”소지민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듯 멋쩍게 웃었다. 왕사모님이 신민
연진욱 어머니의 눈물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서문옥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이태호의 짓이에요. 어제 오후 이태호가 국산 차를 끌고 온 걸 보고 경비원이 안으로 못 들어가게 막았거든요. 마침 우리 차가 뒤에 있어서 들어가지 못하니까 차에서 내려서 따졌죠. 그런데 그쪽 태도가 어찌나 건방진지 그러다가 시비가 붙은 거예요.”당연히 일의 자초지종을 얘기할 리가 없는 서문옥은 더 과장하기까지 했다.“어젯밤에 이태호가 마침 와이프를 데리고 우리 레스토랑에 밥 먹으러 왔더라고요. 낮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이태호를 혼 좀 내려고 진욱한테 이태호의 와이프 좀 건드리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상대가 이리 세게 나올 줄은 몰랐어요. 그리고 우리 레스토랑 경호원들 전부 이태호의 상대가 아니었어요!”“이태호? 이태호가 대체 누구야?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우리 아들 대신 복수하고 말 거야!”연대명은 분노를 터뜨리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마음 같아서는 이태호를 당장이라도 찢어 죽이고 싶었다. 서문옥이 계속하여 말했다.“이태호 지금 여기 별장 구역에 살아요!”“형부, 들었어요? 그 자식 지금 여기에 살고 있대요.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 그 자식도 남자구실 못 하게 만들어버려요. 아 참, 다리도 문질러버려서 영원히 고통 속에 살게 할 거예요! 그리고 와이프도 가만둘 수 없어요. 와이프한테도 본때를 보여줘서 온 가족이 편히 못 살게 할 겁니다!”연진욱의 어머니인 이화연이 이를 꽉 깨물고 표독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서진성이 그런 그녀를 말렸다.“처제, 이 일은 절대 급해서는 안 돼. 상대가 이 별장 구역에 살고 있다는 건 신분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절대 충동적으로 움직여선 안 돼!”말을 마친 그는 또 서문옥에게 물었다.“너 이태호에 대해 얼마나 알아? 이 별장 구역에 이씨 집안이 있다는 소리를 난 왜 못 들었지?”“그 별장은 용우진 어르신이 이태호한테 준 거예요!”서문옥이 사실대로 대답했다.“용우진 어르신!”서진성과 이화연은 순간 저도 모
서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저 자식이 능력이 없고 기댈만한 배후도 없다면 우리가 두려워할 이유가 없지!”서문옥이 말했다.“네. 그 자식 이틀 전에 출소했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이태호가 하현우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내리쳤는데 하현우가 사람을 찾아서 이태호를 감옥에 보냈대요.”“하하. 다른 사람이 걔를 감옥에 보냈다는 건 백이 없다는 게 확실하다는 말이네. 규정은 약자들이나 정하는 거야. 이태호 이 자식, 그냥 아무것도 없는 일반인이야!”그녀의 말에 서진성이 피식 웃었다. 조금 전 이태호가 이 별장 구역에 산다는 소리에 혹시라도 엄청난 배경이 있을까 겁이 덜컥 난 건 사실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태호의 구체적인 상황을 듣고 난 후에는 두려울 게 없었다. 어쨌거나 하씨 집안은 함부로 대해도 되는 집안이었으니 말이다.그런데 한참 생각에 잠겨있던 서문옥이 서진성에게 귀띔했다.“아빠, 이건 아빠도 아셔야 할 것 같아요. 이태호의 와이프가 신씨 집안 딸이에요. 5년 전에 혼전 임신해서 아이를 낳은 바람에 신씨 집안에서 쫓겨난 신수민이에요. 만약 이태호에게 너무 심하게 하면 신씨 집안을 건드릴까 봐 걱정돼요.”“이게...”이화연은 아들의 복수를 하지 못할까 봐 가슴이 또 한 번 철렁 내려앉았다. 서진성도 한참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건 걱정할 필요 없을 거야. 신수민이 신씨 집안에서 쫓겨난 지 5년이나 지났는데도 돌아가지 않은 걸 보면 그 집안에서 신수민을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무서워할 필요 없어. 그리고 우리 서씨 집안이 요 2년 사이 많이 발전했고 금주성 프로젝트 담당자와도 연락을 취해서 자리 하나 남겨주겠다고 약속받았어. 우리 서씨 집안은 곧 이류 명문가로 자리 잡을 거지만 걔네는 오히려 뒤로 밀렸어.”한창 얘기하던 서진성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계속하여 말했다.“그리고 이씨 가문 도련님 이영호 있잖아. 아직도 신수민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어. 심지어 신수민이 시집오면 신씨 집안에 예물로 20억을 주겠다고 큰소
그 시각 서진성은 서씨 집안의 경호원들 중에서 이십여 명을 뽑았다. 다들 무술을 배운 자들이라 실력은 뭐 말할 것도 없었다. 그중에는 경호원 팀장도 몇 명 있었다.“어때, 딸?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서문옥이 다가오자 서진성이 우쭐거리며 물었다. 서문옥이 경호원들을 쭉 살피고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최석동도 데려가려고요? 하하, 좋아요, 좋아요!”“최석동? 형부, 저 사람 힘세요? 체구는 별로 안 커 보이는데?”이화연은 서문옥이 얘기한 최석동을 힐끗 보았다. 키는 대충 180cm 정도 돼 보였고 팔 근육도 그리 많진 않았다. 일반인들과 비교하면 몸이 단단해 보이긴 했지만 다른 경호원들의 우람한 체구와는 사뭇 달랐다.그녀의 질문에 서진성이 씩 웃더니 최석동에게 말했다.“석동아, 네 힘 좀 보여줘!”“네, 회장님!”최석동이 두리번거리더니 멀지 않은 잔디밭에 놓인 커다란 바위에 시선이 머물렀다. 바위는 높이가 30여 센티미터 정도 돼 보였고 딱 봐도 무척 단단하고 무거워 보였다.최석동은 바위 쪽으로 다가가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주먹으로 바위를 내리쳤다.“퍽!”둔탁한 소리와 함께 커다란 바위가 순식간에 몇 조각으로 쪼개졌다.“엄청난 고수네요. 명문가의 경호원은 저마다 실력이 뛰어나다고 듣긴 했지만 이 정도로 엄청날 줄은 몰랐어요!”그 광경을 두 눈으로 목격한 이화연과 연대명은 순간 넋을 잃었다.“걱정하지 말아요. 방금 이 주먹이 사람 다리로 향했더라면 평생 다리를 쓰지 못할 겁니다.”서진성의 아내도 활짝 웃으며 연대명과 이화연에게 말했다.“네, 그럼 다행이고요. 출발해요, 이제!”연대명은 자신감이 철철 넘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잠시 후, 서문옥은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이태호가 사는 별장 밖에 도착했다.“이태호 이 나쁜 자식아, 당장 나와!”서씨 집안이 뒷받침해주고 있어 연대명은 더욱 거들먹거렸다. 아들의 상황만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울화가 치밀었다.“이태호, 이 빌어먹을 자식아! 감히 우리 진욱이를 괴롭혀?
“왜 다 늙어빠진 노인네만 둘이 나와?”이화연은 두 사람을 보자마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씩씩거렸다.“당신네 아들이랑 며느리는 어디 있어? 당장 나오라고 해!”연초월이 침을 꿀꺽 삼키고는 그들에게 다가갔다.“우리 아들이랑 며느리는 밖에 나가고 지금 집에 없어요. 태호는 무슨 일로 찾으시는 거죠?”“그 말 누가 믿어? 나간 게 아니라 숨은 거겠지!”서문옥이 싸늘하게 웃더니 손을 휙 휘둘렀다.“너희들 안으로 들어가서 꼼꼼하게 찾아봐. 저 두 노인네 말 믿어선 안 돼!”그러자 일곱 여덟 명의 경호원이 별장 안으로 쳐들어갔다.연초월과 이태식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저마다 눈살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은 모를 수도 있겠지만 서문옥의 얼굴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바로 어젯밤 레스토랑에서 봤던 그 여자니까.‘아무래도 어젯밤 일 때문에 따지러 온 것 같은데?’잠시 후, 별장 안으로 들어갔던 경호원들이 다시 나왔다.“회장님, 확실히 사람은 없었습니다. 두 노인네가 거짓말한 것 같진 않아요. 아무래도 밖에 나간 모양입니다.”한 경호원이 깍듯하게 보고를 올렸다.“젠장,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그런데 지금 대여섯 시도 됐으니 곧 돌아올 거야. 여기서 올 때까지 기다리지, 뭐!”서진성이 뭔가 떠오른 듯 피식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아들이랑 며느리한테 알릴 생각 하지 말고 걔네들이 올 때까지 여기서 무릎 꿇고 있어!”“이보세요. 여기서 이렇게 행패를 부리면 안 되죠. 어젯밤에 당신들이 우릴 얼마나 못살게 굴었는데 계산할 마음이 생기겠어요?”연초월이 울상이 된 얼굴로 서문옥에게 사정했다.“이봐요. 우리 그냥 서로 한 걸음씩 물러서는 게 어때요? 우리가 어젯밤 밥값을 낼 테니까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하죠. 어때요?”“어떻냐고?”서문옥이 싸늘하게 말했다.“안 될 것 같은데? 우리 서씨 집안이 당신들 같은 일반인이 건드릴 수 있는 집안이야? 자기 주제도 모르면서!”“당장 무릎 꿇으라는 소리 못 들었어?”최석동은 그들에게 잘 보이려고 앞에 나
연태건의 옆에 있는 제2봉의 봉주 임중안은 음침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불만과 분노로 가득 찼고 약간의 충격도 들어 있었다.방금 이태호의 마지막 일격에 날린 혼돈 검영을 본 순간, 그가 9급 성자급 수사일지라도 여전히 위협을 느낄 수 있었다그중에 포함한 팽배한 천지의 힘은 절대로 방금 성자 경지로 돌파한 수사가 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방금 나타난 검영은 상고시대의 대능력자의 환생인 고준서가 날린 것이라고 하면 임중안은 믿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종문에 들어오고 성자 경지로 돌파한 지 얼마나 됐지?분명 1년도 안 됐는데 고준서도 이길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임중안은 이태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결국 그는 시선을 거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종문 겨루기 대회는 끝났다. 장로들이 이태호가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선포하자 그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시선을 거둔 임중안은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고준서는 1위를 못했어도 그래도 소종주의 자리를 얻었으니 그들이 고준서에 대한 투자가 완전히 밑진 장사는 아니었다.이와 동시에.옆에 있는 맹동석 등도 충격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맹동석, 윤하영, 진남구, 사오름 등은 이태호가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기세로 고준서를 이긴 것을 보자 얼굴에 놀라움과 기쁨으로 가득 찼다.놀라운 것은 그들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태호가 대회에서 2위를 하면 이미 엄청나게 좋은 결과라고 생각했다.이태호에게 미안하지만 그들은 대회 1위를 전혀 바라지도 않았다.어쨌든 고준서는 명성이 자자하고 종문에서 서열 1위인 천교이니 어찌 쉽게 이길 수 있겠는가?그러나 결과는 그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이태호는 고준서를 제치고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그들이 이태호에 투자한 자원은 앞으로 꼭 배로 돌아올 것이다.이런 생각에 맹동석 등의 얼굴에 웃음을 금치 못했다.“잘했어! 역시 내가 마음에 든 천교답네!”“이태호가 대회 1위를 했어! 하하, 내
아무도 천남 지역에서 명성이 자자한 천교 고준서가 이태호를 이기지 못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고준서가 바닥에 떨어진 순간, 고준서의 육신, 내공, 원신과 수명은 모두 정도가 다른 손상을 입었다.이런 괴이한 신통에 한용운은 크게 놀랐다.그가 머리를 쥐어짜도 종문에 육신, 내공, 원신, 수명 등을 손상할 수 있는 신통 무기가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관람석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의 표정도 한용운과 똑같았다.고준서가 떨어진 순간에 여경구도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얼떨떨해졌다.그는 한참 동안 멍을 때린 후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는 두려움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연무대 위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어떻게 이럴 수가!” 여경구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고준서마저 네 상대가 아니라니. 대체 실력이 얼마나 강한 거야!”고준서는 종문의 젊은 세대에서 최강의 천교이고 천남의 4대 종문, 각 세력에서도 명성이 자자했다.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인 고준서는 성왕급이었던 강자가 환생한 후 다시 처음부터 수련한 것이다. 이태호의 천부적 자질이 뛰어나서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하더라도 여경구가 보기에 이태호는 고준서를 이길 가능성이 없었다.그러나 이태호는 결정적인 마지막 경기에서 강경한 자세로 고준서를 제쳤다.이것은 여경구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다.그는 이제부터 태일종, 온 천남 지역은 ‘이태호’의 시대로 들어갈 것으로 예측하였다. 젊은 세대에서 이태호는 동일한 경지에서 적수가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여경구는 저도 모르게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이태호의 눈에 거슬린 짓을 한 적이 없어서 다행이군!’전에 이태호를 화나게 했던 기성우는 이미 가루로 되어 사라졌다.방금 이태호를 얕잡아 본 고준서도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면서 의식을 잃었다.여경구는 이태호와 대결하기 전에 일찍 패배를 인정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
이태호의 놀라운 일격은 고준서의 내공을 절단했고 신혼을 잘라버렸으며 수명을 단축했고 육신이 다치게 하였다.고준서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준서가 졌다니!고준서는 저항할 힘이 전혀 없었다.이런 놀라운 장면에 옆에서 연무대를 지키는 몇몇 장로들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한순간에 할 말을 잃었다.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후 한 장로는 귀청이 떨어지는 듯한 큰 소리로 선포하였다.“이번 겨루기 대회의 우승자는 이태호임을 발표한다!”쩌렁쩌렁한 목소리는 지극히 조용한 광장에 울려 퍼졌다. 잠시 후에 현장의 정적이 깨졌고 연무대 부근의 제자들은 떠들썩해졌으며 여기저기서 경탄을 금치 못했다.“헐! 내 눈이 잘못된 거 아니지?!”“고준서 사형이 졌다고?”“어머나, 고 사형은 서열 1위인 진전 제자이고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에다 상고시대 대능력자가 환생한 신체를 가진 천교인데, 이태호 사형에게 졌다고?!”“정말 무섭다! 태호 사형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준서 사형마저 그의 상대가 아니다니!”“이 사형의 실력은 이미 동일한 경지에서 무적으로 됐단 말인가?”“...”모든 제자가 경악함을 금치 못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이번 대결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결 전에 누구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 이태호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고준서를 제치고 1위를 했으니까.그러나 종문의 서열 1위인 천교로 불리고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던 고준서가 아무런 조짐도 없이 패배했다.이런 큰 반전에 동문 제자로서 어떻게 강렬한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관람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한용운은 고준서가 거꾸로 날아서 거세게 바닥에 내동댕이친 것을 보자 엉덩이에 불을 붙인 것처럼 벌떡 일어났다.그는 쓰러진 후 의식을 잃고 내공의 경지가 빠르게 떨어진 고준서를 보면서 멍해졌다.한용운은 입을 벌리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 지나서
이는 연태건을 비롯한 제1봉에서 제5봉까지의 봉주들이 모두 고준서를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준서는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이고 전생은 성왕급 수사였다. 비록 환생한 후 다시 수련을 시작했지만 전생의 경험이 있어서 빠르게 천지의 힘을 장악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이태호는 2급 성왕 경지로 돌파해야 천지의 힘의 사용 방법을 장악할 수 있다고 연태건 등은 이렇게 생각했다.그래서 연태건 등은 흔들림 없이 굳건히 고준서를 지지하게 되었다.그러나 지금 보니 이태호는 성자 경지로 돌파한 지 며칠 만에 천지의 힘을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혼돈 검영은 강한 위력을 갖고 있어서 2급 성자급 수사라도 맞으면 죽지 않아도 다칠 것이다.아마 3급 성자급 수사일지라도 이 검영에 맞으면 중상을 입게 될 것이다.그러니 연태건 등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사람들이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을 때 이태호가 날린 혼돈 검영은 빠르게 허공을 가르면서 번갯불처럼 시신창과 부딪혔다.그러나 예상했던 폭발음이 나지 않았다.시신창은 혼돈의 검영과 부딪힌 후 두부처럼 싹둑 잘렸다.영보가 파괴된 것을 본 고준서의 동공이 심하게 수축되었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 드디어 당황한 기색이 드러났다.“말도 안 돼!”고준서는 깜짝 놀라서 엉겁결에 소리를 질렀다.그의 영보는 상급 영보인데 어찌 이렇게 손쉽게 잘릴 수 있는가?그러나 그가 더 많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혼돈 검영은 빠르게 공간을 가르면서 그를 향해 날아왔다.자기와 점점 가까워진 혼돈의 검영을 보자 고준서는 정신이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다급히 손을 들어 여러 개 영보를 꺼내서 자신의 주변을 방어하였다.7~8개의 중급 영보는 고준서의 주위를 맴돌면서 끊임없이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였다.그중에서 청색 자(尺)가 발산한 빛은 하늘가까지 비췄고 주변의 모든 것을 진압하였다. 산천을 그린 두루마기 영보는 천천히 필치면서 검은 바람을 휘몰아쳤다.금색 부채 영보는 금빛 불꽃을 일으킬 수 있고 뜨거운 불꽃은 허
이태호가 낮은 소리를 지르자 눈앞에 떠 있는 작은 검이 빠르게 날아갔다.원래 손가락만 한 작은 검이 날아가면서 점점 커졌다.처음에는 손가락만 한 크기에서 물통처럼 커졌고 마지막에 연자방아만큼 커졌다.길이도 원래 2촌이었는데 2장, 20장, 200장으로 길어졌다.검빛은 현황색의 광택을 발산하였는데 마치 천지개벽하려는 듯한 맹렬한 공포의 기운을 지니고 거침없이 고준서의 시신창을 향해 날아갔다.현황색의 작은 검이 지나가는 곳마다 공간이 모두 찢어지고 갈라졌으며 연무대 전체를 삼켜 먹을 것 같은 무서운 공간의 틈새를 형성하였다.이 검에 세상 만물을 한순간에 파멸시킬 것 같은 팽배한 천지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검을 본 순간 멍해졌다.검에서 뿜어 나온 기운이 너무 강렬해서 생사 위기에 처해 있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그들은 소스라쳐 놀라서 다급히 보호캡을 만들고 자신을 보호하였다.“저... 저게 뭐지?”“대체 어떤 신통 무기(武技)이길래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지?”“어머나! 이것이 바로 이태호 사형의 진정한 실력인가? 너무 대단해!”“...”관람석에 앉아 있는 한용운은 이태호가 방출한 작은 검을 본 순간 벌떡 의자에서 일어섰다.한용운의 안색이 확 변했고 눈이 휘둥그레졌으며 입을 딱 벌리고 연무대를 멍하니 쳐다보았다.잠시 후 정신을 차린 한용운은 여전히 놀라운 표정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였다.“이건 무슨 신통이길래 이렇게 강렬한 천지의 힘을 발산할 수 있지?”그 혼돈 검영(劍影)에서 발산한 기운은 진전 제자인 한용운마저 두려움에 떨게 하였다. 한용운은 마치 지옥을 마주한 공포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는 온몸이 오싹하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강렬한 위기감을 느꼈다.한용운은 자신이 이렇게 강렬한 신통의 공격을 받는다면 반항할 힘도 없이 바로 혼돈 검영에 맞아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혼돈 검영이 날아갈 때 점점 커진 것을 보면서 그는 이후에 절대로 이태호와 원수지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같은 시각에.멀
현재 폭발 중심에 있는 이태호는 머리 위에 현황종을 띄우고 오른손에 이화 현황봉을 들고 있었다. 현황봉에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을 내뿜었고 공간을 가르고 만물을 파멸시키는 기세를 발산하였다.그의 왼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은 적색 화염을 뿜어냈고 검의는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면서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허공에 서 있으니 검은 머리카락은 바람 없이 휘날렸고 옷자락은 펄럭이었다. 그는 확고한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을 바라보았고 안색이 약간 어두워졌다.방금 그가 날린 일격에 일반 1급 성자급 수사라면 벌써 죽었을 것이다.그가 들고 있는 이화 현화봉은 최상급 영보이고 온 태일종 내에서도 성왕 경지인 선우정혁만 하나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고준서가 이 최상급 영보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이태호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와 동시에 허공에 서 있는 고준서는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고 주변 수 장 내에 있는 허공은 압박을 받아서 삐걱거리면서 수많은 균열을 형성했다.“자네는 아주 강해. 다만 이것뿐이라면 날 이길 수 없네!”고준서는 시신창을 꽉 잡고 천천히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담담하게 웃었다.“나에게 굴복하면 목숨을 살려 줄게. 그렇지 않으면 오늘은 자네의 제삿날이 될 거야!”귀청이 떨어질 것 같은 소리는 격렬한 음폭으로 변했고 눈 깜짝 할 사이에 백여 장의 공간을 스쳐 지났고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이에 이태호는 가볍게 손을 흔들자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이 쾅쾅 울리면서 커다란 종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종소리가 순식간에 습격해 온 음폭을 멈추게 하였다.그러고 나서 이태호는 차분한 표정으로 고준서에게 말했다.“고 사형이 저에게 항복하면 목숨을 살려 줄게요.”이 말을 들은 고준서는 화내는 대신 웃으면서 콧방귀를 뀌었다.“그럼 갈 데까지 가보자!”말을 마친 고준서는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인 기운을 순식간에 내뿜었고 공포스러운 기운이 주변의 허공을 뒤흔들었다. 수많은 천지의 기운이 공간의 틈새에서 흘러 나오면서 고준서를 감쌌다.
순식간에 손바닥만 한 이화 현황봉이 점점 커지면서 무수한 성스러운 빛을 하늘가에 내뿜었다.지름이 수 장(丈)이나 되는 빛기둥이 허공을 꿰뚫었고 스쳐 지나간 만물을 파멸하였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고준서로부터 십 장도 안 되는 거리까지 이르렀다.허공에서 시신창을 들고 있는 고준서는 이를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신창을 앞에 두고 이태호의 공격을 막았다.“흥! 주네 넘은 놈!”고준서가 대갈일성하면서 주변에 불시에 수많은 도운과 영광이 나타났고 팽배한 천지의 영기가 그의 단전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의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급의 내공이 모두 폭발되었고 시신창도 빛을 내뿜으면서 앞에 있는 허공을 향해 날아갔다.순간, 그의 모든 모공에서 수많은 성스러운 빛을 폭발적으로 내뿜었다. 마치 상고시대에서 걸어 나온 신성한 생명체처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쏴아아!”창살이 허공을 가르고 주변의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지극히 공포스러운 힘이 순식간에 연무대 상공에 있는 진법으로 하여금 무너질 것처럼 흔들거렸다.한편, 빠르게 날아오는 거대한 빛기둥은 공간을 박살내는 기세로 스쳐 지나간 수많은 균열을 깨뜨렸고 매섭게 시신창에 부딪혔다.순식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점이 문득 하늘에 나타났다. 이 점이 점점 커졌고 발산한 기운은 사방 수 리의 지역을 뒤덮었다.지금 이 시각.연무대 부근에서 구경하고 있는 제자들은 모두 강렬한 공포감을 느꼈고 마치 웅장한 산에 짓누르는 듯 숨이 막혔다.이어서 하얀 빛이 스쳐 지나간 후 귀청을 찢을 듯한 폭발음이 광장에서 울렸다.“펑!"어마어마한 충격파는 공기를 끊임없이 압축하고 충격을 줘서 순식간에 수많은 음폭을 터뜨렸다.이 맹렬한 충격파는 마치 불붙은 화약통처럼 연무대 위의 진법을 순식간에 붕괴시켰고 진법은 영광의 파편으로 부서져서 허공으로 사라졌다.충격파의 남은 기세는 꺾이지 않고 사면팔방으로 퍼져 나갔다. 순식간에 제때 반응하지 못한 제자들은 충격파의 여파로 인해 날아갔고 피를 토하면서 바닥에
고준서는 이태호를 굴복시키려고 하였다. 그가 중주로 떠날 때 유능한 부하가 몇 명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까 싸울 때 그는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그러나 고준서의 말을 들은 이태호는 손에 적소검을 들고 현황종을 머리 위로 띄우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각설하고 실력으로 결판을 내립시다!”말을 마친 이태호의 몸에서 갑자기 강렬한 검의를 내뿜었다.이 검의는 하늘로 치솟아 오르면서 구름까지 꿰뚫었다. 순식간에 태일종의 모든 제자가 들고 있던 장검은 맑은 소리를 내면서 통제를 잃고 빠르게 칼집에서 벗어나서 하늘로 날아갔고 허공에서 빙빙 에워싸면서 날아다녔다.이태호는 검의를 발동시킨 후 주저 없이 적소검을 들고 검의를 담은 검빛을 응결해서 고준서를 향해 날렸다.이태호가 자신의 호의를 거절하고 오히려 반격하는 것을 보자 고준서의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흥! 보잘것없는 재주로 감히 건방을 떨어?!”다음 순간, 고준서는 들고 있는 시신창을 앞으로 내리찍자 하늘에서 불시에 눈부신 빛을 발산하면서 현황색의 창살이 교룡처럼 날아갔다. 창살이 스쳐 지나가는 공간마다 붕괴하였고 만물이 산산조각으로 깨졌다.펑.창살이 매섭게 날아오는 검빛과 부딪치면서 하늘까지 치솟은 눈부신 빛을 내뿜었는데 마치 빛기둥처럼 모든 것을 삼켜버릴 것 같은 기세였다.격렬한 폭발음을 내면서 시신창의 창살은 기세가 꺾이지 않았고 공간을 깨뜨리고 지극히 빠른 속도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이를 본 이태호는 굳은 표정으로 다급히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을 발동하였다.현황종이 불시에 커졌고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떨어지면서 그의 주변에 황금빛 보호캡을 형성하였다.“콰앙!”황금빛 보호캡이 형성된 순간, 창살과 거세게 부딪쳤다. 이태호는 한순간에 큰 산에 부딪친 것처럼 천만 근의 압력을 느꼈다.공포스러운 창살의 충격을 받은 황금빛 보호캡에 우지직 하는 소리가 나더니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제길!’그는 속으로 욕하였다. 현재 상황이 긴급한 것을 알고 그는 곧
“체면은 사형이나 차리시죠!”:고준서가 발산한 기고만장한 위압에 이태호는 침착하게 냉소를 지었다.말을 마치고 나서 이태호의 체내에 있는 혈자리들은 순식간에 별처럼 반짝이었고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불시에 들끓기 시작하면서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다음 순간, 그의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의 기운이 폭발하면서 하늘로 치솟아 올라갔고 연무대 상공의 진법을 뒤흔들어서 진법은 파도처럼 출렁거렸다.두 성자급 수사의 기운이 서로 부딪치자, 연무대에서 공기가 격렬하게 부딪치는 굉음이 폭발하였다.귀청이 찢어질 듯한 폭발음이 나면서 주변의 공간이 찢어지고 갈라졌다.대전이 일촉즉발하자 고준서는 허공에서 두 손으로 주먹 형태의 허영을 만들고 이태호를 향해 내던졌다.현황의 기운으로 겹겹이 쌓인 주먹이 스쳐 지나간 공간은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범상치 않은 기세로 날아갔다.이를 본 이태호는 망설임도 없이 육신에서 들끓은 기혈이 봉화처럼 타올랐고 대일쌍권을 시전하여 태양처럼 눈부신 주먹을 고준서 쪽으로 던졌다.“펑펑펑...”삽시간에 연무대에서 격렬한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수많은 청색 돌판은 눈 깜짝할 사이에 가루로 부서졌고 공간은 전투의 여파에 의해 무너졌다.그 공포스러운 충격파로 인해 연무대 상공의 방어진법은 휘청거렸고 수시로 붕괴할 것 같았다.지금 연무대 위에서 두 사람의 잔영은 번개처럼 하늘을 가로지르고 위치를 빠르게 바꾸면서 그림자조차 자세히 볼 수 없었다.두 사람이 연달아 백여 수를 주고받은 후 연무대의 중앙에 지름이 10장, 깊이가 2장에 달하는 구덩이를 만들어내서야 허공에 있는 두 잔영은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이태호는 뒤로 7~8보를 후퇴한 후 몸을 멈추었고, 맞은 켠에 있는 고준서도 6~7보를 미끄러진 후 발걸음을 멈추었다.이번 탐색전을 통해 이태호는 고준서의 실력이 자신보다 조금 강하다는 것을 대충 알아냈다. 고준서는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지만 전투력이 강해서 아마 3급 성자 경지에 이른 것 같았다.이태호도 3급 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