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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왕행장은 그날 이태호의 은행 카드 계좌를 본 이후로 밤에 잠을 잘 못 이뤘다.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존재하다니!

게다가 이런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기라도 한다면 그건 더 바랄 것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명함을 받아 간지 며칠이나 지났는데도 연락 한통 오지 않고 있다.

할 일도 없어 회사에서 졸고 있는 그때 그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확인해 보니 저장 안 된 번호였다. 그가 제일 싫어하는 연락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스팸 전화였다.

그러나 휴대폰 벨 소리는 다시 한번 울려왔다. 왕행장은 귀찮은 듯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저 대출 안 받아요. 집 인테리어도 안 해요. 그리고...”

왕행장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건녀 편에서 이태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왕행장님, 절 좀 도와주셔야겠어요. 이태호예요!”

“이태호요, 누구세요? 전 잘 기억이, 혹시 절 아세요?”

왕행장은 빠르게 기억을 더듬었는데 돈 좀 가지고 있다는 사람들 중에서는 이런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터라 더욱 짜증이 밀려왔다.

“기억 안 나세요? 어제 아침 동원그룹 김 대표님 와이프 분 덕에 놀라 오줌까지 지리지 않으셨나요?”

이태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상대방이 벌써 자신을 잊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네, 네! 기억났습니다! 당신이군요!”

왕행장은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놓칠 뻔하였다. 두 손이 떨려 와 그는 곧바로 자세를 고치고 휴대전화를 바로 들고는 침을 삼키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존경하는 고객님, 무슨 일로 절 찾으세요? 전 왕덕수에요. 영광입니다!”

“그게 지금 당장 카드를 만들어주세요. 그리고 전에 제 카드에서 400 억만 계좌이체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몇천 원의 잔돈도 함께 계좌 이체해주세요. 그래야 더 진실 돼 보이니까요!”

이태호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 일, 하실 수 있겠어요? 십분 내로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건 가능하지만 전화로 위에 보고드려야 할 것 같아요. 전 일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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