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어, 일찍 들어가서 쉬어.”신수민은 담담하게 웃다가 이태호가 방을 나간 후에야 방문을 닫았다. “후.”방문을 닫은 후 신수민은 숨을 크게 내쉬었다. 오늘 너무 많은 일을 겪은 그녀는 피로감이 확 몰려왔다. 그러나 다행히도 모든 것이 잘 되어가고 있었다. 최소한 온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별장이 생겼고 이태호가 정씨 집안으로부터 3억 정도를 돌려받았으니, 이제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예전처럼 힘들게 살지 않아도 되었다. 다만 이태호가 말한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결혼식을 준비하겠다는 것에 대해 그녀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때, 차 안에서 하현우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 “망할 이태호. 젠장. 언젠가 끝장을 내주겠어!”“그러게, 정말 열 받아. 우리 결혼식을 이런 식으로 망칠 줄을 몰랐어.”옆에 있던 정희주가 맞장구쳤다. 하현우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근데 이번엔 이태호 이 멍청한 자식이 서문옥 기분을 상하게 했으니 서씨 집안 미움을 산 거나 마찬가지야. 그 자식이 얼마나 더 잘난 체 할 수 있을지 두고 보자고. 서문옥 그 사람, 반드시 이태호한테 복수할 거야.”말을 마친 하현우는 차를 몰아 집이 있는 타운하우스로 향했다. 방으로 돌아온 정희주는 샤워 후 섹시한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정희주는 워낙 섹시한 몸매를 가지고 있어 보는 사람마다 저도 모르게 꿀꺽 침을 삼키곤 했다. 그녀는 방문을 닫고 하현우를 향해 웃어 보였다.“오빠, 그 바보 같은 자식 생각은 그만하고, 오늘 밤은 내가 잘해줄게.”정희주의 매력적인 눈빛을 보며 하현우는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정희주의 외모는 신수민과 비교가 안 되었다. ‘젠장. 이태호만 없애버리면, 신수민은 내 거야!’하현우는 이태호가 자신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예쁜 여자를 가질 수 있는지 하현우는 이해할 수 없었다.정희주는 하현우를 침대 위에 눕히고 하현우를 유혹하려고 애를 썼다.하지만 얼마 후, 정희주의 얼굴은 점차 어
“하지만, 오빠….”정희주는 불쾌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오늘은 그녀의 신혼 첫날밤이었다. 오전에 혼인신고를 하고 점심에는 결혼식을 올렸다. 비록 결혼식을 망치기는 했지만, 그녀는 신혼 첫날밤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기대가 결국 이런 결과일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정희주의 서러워하는 모습을 본 하현우는 이내 마음이 약해졌다. “오늘 일도 너무 많았고, 손가락도 하나 없어졌는데, 도무지 그럴 마음이 안 생겨. 다음에 하자.”하현우는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정희주를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 비록 결혼식은 이태호 그 자식 때문에 망쳤지만, 나중에 다시 날을 정해서 제대로 하자.”“응!”정희주는 빨간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태호에 대한 원망이 더 깊어졌다. 이태호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오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녀의 결혼식이, 오랫동안 기대해 왔던 결혼식을 이태호 때문에 이런 식으로 망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튿날 아침, 이태호는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집을 나섰다. 어젯밤 태수 님이 알려준 주소를 따라 그는 곧 용의당이 있는 곳을 찾아냈다. 하지만, 막 입구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그를 막아섰다. 어떤 사내가 이태호를 보더니 물었다.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여긴 우리 용의당 본부야,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이태호가 담담히 웃으며 대답했다.“당신 우두머리와 2인자를 찾으러 왔습니다. 당신 당주가 저를 찾는다고 해서 태수 님이 보내셨습니다.”“그래? 그분들을 찾는 거라면, 좀 어려울 것 같은데. 다들 바쁘셔서.”남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일부러 이태호가 볼 수 있도록 손가락을 몇 번 비볐다. 돈을 요구하는 뻔한 신호였다. 이태호는 얼굴을 찡그렸다. “당신들 당주가 날 찾는다고 했지, 내가 찾는다고 안 했는데. 무슨 뜻인지 몰라?”그러자 상대방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너 이 새끼,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는데, 넌 그런 것도 몰라? 우리 당주가 너를 찾
“이태호 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치가 없어서, 귀한 손님이신 줄 모르고 실례를 범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찬호는 바로 뛰어와 이태호의 앞에 꿇어앉았다. 그는 태수의 표정에서 큰 사고를 쳤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의 눈앞에 있는 사람이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도. 이태호는 태연히 웃으며 말했다. “내가 들어가려니까, 돈을 줘야 당주께 전해준다고 하지 않았나? 보다시피 없어 보이는 사람이라 줄 돈이 없으니, 방법이 없지.”이태호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싸구려 담배를 꺼내 피우기 시작했다. 이태호의 말을 들은 태수는 더욱 화가 나서 찬호를 세게 걷어차서 바닥에 엎어뜨리고는 이태호에게 말했다. “이태호 씨, 가당치도 않은 얘기십니다. 없어 보이다뇨. 감히 돈을 요구한 벌로 저놈 스스로 팔을 하나 잘라 사죄드리면 용서해주시겠습니까?”찬호는 듣자마자 멍한 눈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앞에 있는 이 사람, 용의당 전체가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인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태수 형님도 저렇게까지 얘기하실 리가 없었다. 이 정도의 벌은, 너무 심한 처사였다. 팔 하나를 자르면 찬호는 장애인이 될 거고, 용의당에서는 더는 그런 찬호를 거두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럴 필요까진 없을 것 같은데요. 됐습니다. 다신 이런 일 없도록 자기 뺨이나 때리게 하죠.”이태호가 태수의 말을 듣고는 대충 한 마디 대꾸했다. “빨리 이태호 님께 인사드리지 않고 뭐해?”“이태호 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다신 이런 일이 없게 하겠습니다!”찬호는 자 뺨을 힘껏 후려치며 끊임없이 사과했다. “이태호 씨,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제가 직접 모시러 나오려 했는데, 이렇게 일찍 오실 줄은 모르고.”태수는 몸을 살짝 굽혀 이태호를 안으로 안내했다. 이태호는 사람 좋게 웃으며 대답했다. “한가해서요, 그냥 와 봤습니다. 어젯밤에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태수 씨 아니었으면 빠져나오기 힘들었을 거예요.”태수는 이태호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 “별말씀을요. 제가
범용은 이를 듣고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신주님께서 어떻게 이 반지를 갖게 되었던지, 앞으로 이태호 님이 바로 저희 12 파벌의 신주가 되실 겁니다. 저희 보스가 되실 거란 말입니다.”“젠장!”이태호는 그제야 어르신이 편지 한 통을 주시면서 나중에 이상한 일을 겪게 되면 이 편지를 열어보라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보아하니, 지금 이 어리둥절한 상황이 바로 어르신이 말한 이상한 일 인듯했다. 예전에 어르신이 십이지신의 이름을 딴 12개 파벌로 이루어져 있는 막강한 조직에 대해서 그에게 언급한 적이 있었다.당시 이태호는 이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이야기를 듣는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자기를 신주님이라고 부르고 있다.이태호는 그 편지를 꺼내 열어보았다.“허허, 태호야.네가 이 편지를 열었을 때, 너도 알다시피 나는 이미 너를 떠났겠지. 이 늙은이는 이제껏 제자를 거둔 적이 없는데, 너는 나의 유일한 제자였어. 그러니 이제 이 드래곤 신전을 너에게 맡기려 한다.”“그래, 넌 이제 드래곤 신전의 주인이 될 것이다. 미리 말하지 못 한 건 용서해 주길 바란다. 네가 거절할까 봐 걱정되기도 했고, 너를 놀라게 하고 싶기도 했어. 드래곤 신전은 내가 직접 만든 조직이야, 평소 직접 관리한 적은 많이 없지만 네가 나가면 12개 파벌의 사람들을 찾아서 드래곤 신전을 더욱 빛내줬으면 좋겠다. 드래곤 신전이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말이야!”“힘든 일이 되겠지만, 그래도 잘 해낼 거라 믿는다. 아, 그리고 8월 5일에 드래곤 아일랜드에 가야 한다는 걸 잊지 마. 엄청난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드래곤 링 드래곤 신전의 주인이라는 증표야. 이 늙은이에게 한 번 당했다고 나를 탓하지는 않겠지, 하하!”편지를 다 읽은 이태호는 어리둥절해졌다. 어르신이 원래 드래곤 신전의 주인이었고, 지금은 그 증표인 반지를 저에게 주어 그 자리를 내어주신 것과 다름이 없어졌다. 게다가 그는 저에게 거절할 기회조차 주지 않아 상의할 여지가 전혀 남아있지
이태호는 상대방이 그를 찾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다만 그의 반지를 알아보고 그를 드래곤 신전의 신전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두 사람의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말해요, 제가 뭐 도와줄 거 있어요?”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어쨌든 어르신이 그에게 능력을 주었고 어르신이 없어도 이 드래고 신전을 그에게 맡긴 한 그도 어쩔 수 없이 인수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그의 동의는 거치지 않았지만 어르신이 그에 대한 은혜는 평생 갚아도 갚지 못할 것이다.“바로 이 태성 안에는 우리 용의당 외에도 두 개의 파벌이 있는데, 하나는 향무당이고 하나는 청운당이에요. 우리 세 파벌 사이에는 충돌이 자주 일어나곤 해요. 특히 요즘 향무당은 미쳤는지 우리를 안중에도 두지 않고 있어요!”범용이 어색하게 웃으며 이태호에게 가볍게 설명해 주었다.이태호는 이를 듣고 담담하게 대답하였다.“그럼 이렇게 해요. 앞으로 그들이 우리를 건드리지 않는 한 우리도 먼저 그들을 건드리지 않는 걸로 해요. 만약 앞으로 당신들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저에게 전화하세요. 그러면 그때는 제가 당신들을 도울게요!”“감사합니다. 신주님!”이태호의 말을 듣은 범용과 태수는 마음속으로 더없이 기뻐했다.“별말씀을요, 다 제 사람들이에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이태호도 웃으며 자리를 떴다.이태호가 떠나고 태수가 입을 열었다.“대장님 신주님께서는 전에 자신이 신주인 줄도 몰랐는데 이번에 인정하는 걸 듣고 좀 놀랐어요.”“어쨌든 전의 신주님께서 저자를 신주로 택한 데에는 저자도 결코 평범하지는 않을 거야.”범용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다음에 향무당 사람들이 또 우리를 건드린다고 하여도 이제는 두렵지 않아.”“헤헤. 어제 그 독고영민과 싸울 때 그의 뺨을 몇 번 세게 내리쳤을 뿐만 아니라 그 부하의 손가락도 잘라버렸어요.”태수는 좋아서 헤실헤실 거렸다.“응, 잘했어!”범용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연초월은 허허 웃으며 방금 우려낸 차를 건네주었다.“자, 사부인 차 드세요!”신수민은 마지못해 웃었다.“그래요. 의외에요. 수민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여기서 산다는 얘기를 듣고 제 귀를 믿을 수 없었어요. 이런 집이 정말로 사돈 집이라니!”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그대로 내뱉었다.“풉, 이거 무슨 차야?”연초월은 난처한 표정으로 ‘홍차’ 라고 말했다.“허허, 천 원짜리 한 봉지 같은 거예요, 아니면 몇 천 원짜리 한 봉지 같은 거요? 평소에 너무 싸구려만 마시는 거 아니에요?”소지민은 연초월의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말하였다.신수연 역시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비웃듯이 말하였다.“역시 맛없어요! 평소 우리가 마시는 차와는 차원이 다르네요.”“저기, 사부인 죄송하게 됐어요. 저희들은 평소에 이런 싼 차를 마시는데 사부인이 오실 줄 알았으면 준비해둘 걸 그랬네요. 지금이라도 태호 아버지한테 사 오라고 할까요?”연초월이 어색하게 웃었다.“그래, 그래! 그게 좋겠어요. 제가 곧 나가서 좋은 차를 사가지고 올게요!”이태식은 어색하고 긴장한 탓에 손을 비비며 얼굴에 미소를 가득 머금었다.“뭘 사요?”옆에서 듣고 있던 신수민은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었다.“마시고 싶지 않으면 안 마시면 그만이에요.”“수민아, 어떻게 엄마 아빠한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소지민은 분노하여 신수민을 향해 소리쳤다.신수민도 이에 질세라 받아쳤다.“난 사실 그대로 말했을 뿐이에요. 손님으로 왔으면 주인의 뜻도 존중해 줘야 하는게 예의 아닌가요? 설마 엄마도 몰라서 이러는 건 아니죠? 엄마한테 누가 옷 안 예쁘다고 하면 기분 좋으시겠어요?”“너...”소지민은 이를 악물었고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설마 그녀의 딸이 이렇게 무안을 줄 줄은 몰랐던 것이었다.“사돈, 사실 필요 없어요. 맛만 좋네요!”신영식이 차를 마시고는 사람 좋게 웃어 보였다.“이 사람이 진짜. 팔이 밖으로 굽다니!”소지민은 신영식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신수연이 입을 열었다.“언니, 맞춰봐. 정말 좋은 소식이야.”그녀의 말에 신수민은 떨떠름하였다.“그래?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 안 하는데?”소지민이 갑자기 웃으며 말을 이었다.“수민아, 엄마 아빠는 지난 몇 년 동안 너와 은재가 고생했다는 걸 알고 있어. 우리도 다 널 위해서 그런 거야. 그리고 그때는 네가 애 아빠가 누군지도 말하지 않았잖아. 신씨 가문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왕사모님께서 어쩔 수 없이 그런 결정을 내린 거야. 우리도 방법 없었단다.”그러자 신수민은 싱겁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그때의 일은 이미 지나갔어요. 전 지금도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에요. 전 다만 앞으로 저희 생활이 더 좋아지길 바랄 뿐이에요.”소지민이 웃으며 답하였다.“당연한 소릴! 더 좋아질 거야. 우리가 왜 왔는지 알아? 바로 널 데리러 온 거야.”“데리러 왔다고요?”신수민은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자신의 부모와 여동생이 자신을 데리러 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햇던 일이다.“진짜야, 언니. 이제 집에 돌아와!”신수연도 한마디 거들었다.옆에 있던 연초월과 이태식은 눈을 마주치고는 눈썹을 찡그리며 걱정했다. 아직 이태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마 신은재를 여기에 두고 신수민만 데리고 가는 것은 아니겠지?이때 신영식이 말하였다.“수민아, 너뿐만 아니라 이태호도 은재도 다 데리고 가서 우리 신씨 가문에서 살 거야.” “좋아요. 이거 정말 좋은 일이네요!”이 말을 들은 연초월은 갑자기 웃음을 띠며 신수민을 보고 말하였다.“수민아, 거봐. 아직 아빠 엄마는 널 사랑한단다. 부모님들이 너, 은재 그리고 태호까지 데리고 간다는 걸 보면 아마 전에 일은 마음에 남아두지 않으려는 모양이야. 이건 정말 잘된 일이야!” “맞아, 맞아. 너희 모두 다 같이 가자. 오늘 당장 짐 싸서 가!”소지민이 흥분하며 말하였지만 신수민은 그다지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얼굴을 찡그리고는 그들이 이러는 행동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였다.신수민의
신수연은 여전히 비웃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비록 지금이야 이렇게 큰 별장에 살고 있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관리비조차도 내기 힘들 텐데. 그리고 은재도 크면 유치원에 가야 할 텐데. 별 볼 일 없는 유치원에 보내는 건 아니겠죠? 애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데요!” “그건 네가 걱정할 일 아니야!”신수민이 바로 화를 냈다.“너...”신수연은 너무 화가 나 이를 악물었고 말문까지 막혀버렸다. 그녀가 알고 있던 예전의 신수민은 이런 성격이 아니었다.설마 이태호가 돌아온 지 며칠이 됐다고 벌써 언니를 이렇게 만들어놨단 말이야? 소지민은 딸의 이런 모습을 보자 표정을 바꾸고는 그녀 앞으로 다가와 몸을 쭈그리고 앉아서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수민아, 사실... 사실 엄마는 매일 밤 널 그리워하고 있었어. 왜 엄마가 널 걱정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우리 모두 네가 잘 지내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었어. 하지만 우리가 너헌테 잘해주면 왕사모님께서 우리마저 쫓아낼 가봐 그랬어. 그러면 어떡해. 그렇지?”신수민은 소지민이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감정 호소하자 그만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 어찌 됐든 그녀는 자신의 부모였고 더군다나 신영식도 전에 자신을 관심해 주지 않았던가.그녀는 신영식의 기대에 찬 표정을 보고 비로소 입을 열었다.“이 일에 대해서는 저도 그 사람과 상의해봐야 해요. 어쨌든 우리는 부부예요. 상의할 필요가 있어요!”“언니, 왜 이렇게 줏대가 없어요? 돌아가서 살자고 하면 좋아해도 모자랄 판에. 신씨 가문에서 산다는 건 바로 신씨 가문을 대표한다는 거예요. 그러면 신분도 전과 다르다고요. 비록 다른 가문 자제들은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 웬만한 집안들은 다 체면을 세워줄 거란 말이에요!”신수연이 즉시 반발하였다.한편 밖에서 모든 걸 듣고 있던 이태호는 그녀의 이런 태도에 매우 만족하였다. 그녀의 부모가 자신의 부모한테 예의를 지키지 않았을 때 그들을 도와 자신의 부모한테 맞선 것만으로도 충분하였다.그가 문을 열고 들어가며 말하였다.“수민
연태건의 옆에 있는 제2봉의 봉주 임중안은 음침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불만과 분노로 가득 찼고 약간의 충격도 들어 있었다.방금 이태호의 마지막 일격에 날린 혼돈 검영을 본 순간, 그가 9급 성자급 수사일지라도 여전히 위협을 느낄 수 있었다그중에 포함한 팽배한 천지의 힘은 절대로 방금 성자 경지로 돌파한 수사가 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방금 나타난 검영은 상고시대의 대능력자의 환생인 고준서가 날린 것이라고 하면 임중안은 믿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종문에 들어오고 성자 경지로 돌파한 지 얼마나 됐지?분명 1년도 안 됐는데 고준서도 이길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임중안은 이태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결국 그는 시선을 거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종문 겨루기 대회는 끝났다. 장로들이 이태호가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선포하자 그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시선을 거둔 임중안은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고준서는 1위를 못했어도 그래도 소종주의 자리를 얻었으니 그들이 고준서에 대한 투자가 완전히 밑진 장사는 아니었다.이와 동시에.옆에 있는 맹동석 등도 충격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맹동석, 윤하영, 진남구, 사오름 등은 이태호가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기세로 고준서를 이긴 것을 보자 얼굴에 놀라움과 기쁨으로 가득 찼다.놀라운 것은 그들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태호가 대회에서 2위를 하면 이미 엄청나게 좋은 결과라고 생각했다.이태호에게 미안하지만 그들은 대회 1위를 전혀 바라지도 않았다.어쨌든 고준서는 명성이 자자하고 종문에서 서열 1위인 천교이니 어찌 쉽게 이길 수 있겠는가?그러나 결과는 그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이태호는 고준서를 제치고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그들이 이태호에 투자한 자원은 앞으로 꼭 배로 돌아올 것이다.이런 생각에 맹동석 등의 얼굴에 웃음을 금치 못했다.“잘했어! 역시 내가 마음에 든 천교답네!”“이태호가 대회 1위를 했어! 하하, 내
아무도 천남 지역에서 명성이 자자한 천교 고준서가 이태호를 이기지 못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고준서가 바닥에 떨어진 순간, 고준서의 육신, 내공, 원신과 수명은 모두 정도가 다른 손상을 입었다.이런 괴이한 신통에 한용운은 크게 놀랐다.그가 머리를 쥐어짜도 종문에 육신, 내공, 원신, 수명 등을 손상할 수 있는 신통 무기가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관람석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의 표정도 한용운과 똑같았다.고준서가 떨어진 순간에 여경구도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얼떨떨해졌다.그는 한참 동안 멍을 때린 후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는 두려움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연무대 위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어떻게 이럴 수가!” 여경구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고준서마저 네 상대가 아니라니. 대체 실력이 얼마나 강한 거야!”고준서는 종문의 젊은 세대에서 최강의 천교이고 천남의 4대 종문, 각 세력에서도 명성이 자자했다.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인 고준서는 성왕급이었던 강자가 환생한 후 다시 처음부터 수련한 것이다. 이태호의 천부적 자질이 뛰어나서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하더라도 여경구가 보기에 이태호는 고준서를 이길 가능성이 없었다.그러나 이태호는 결정적인 마지막 경기에서 강경한 자세로 고준서를 제쳤다.이것은 여경구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다.그는 이제부터 태일종, 온 천남 지역은 ‘이태호’의 시대로 들어갈 것으로 예측하였다. 젊은 세대에서 이태호는 동일한 경지에서 적수가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여경구는 저도 모르게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이태호의 눈에 거슬린 짓을 한 적이 없어서 다행이군!’전에 이태호를 화나게 했던 기성우는 이미 가루로 되어 사라졌다.방금 이태호를 얕잡아 본 고준서도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면서 의식을 잃었다.여경구는 이태호와 대결하기 전에 일찍 패배를 인정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
이태호의 놀라운 일격은 고준서의 내공을 절단했고 신혼을 잘라버렸으며 수명을 단축했고 육신이 다치게 하였다.고준서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준서가 졌다니!고준서는 저항할 힘이 전혀 없었다.이런 놀라운 장면에 옆에서 연무대를 지키는 몇몇 장로들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한순간에 할 말을 잃었다.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후 한 장로는 귀청이 떨어지는 듯한 큰 소리로 선포하였다.“이번 겨루기 대회의 우승자는 이태호임을 발표한다!”쩌렁쩌렁한 목소리는 지극히 조용한 광장에 울려 퍼졌다. 잠시 후에 현장의 정적이 깨졌고 연무대 부근의 제자들은 떠들썩해졌으며 여기저기서 경탄을 금치 못했다.“헐! 내 눈이 잘못된 거 아니지?!”“고준서 사형이 졌다고?”“어머나, 고 사형은 서열 1위인 진전 제자이고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에다 상고시대 대능력자가 환생한 신체를 가진 천교인데, 이태호 사형에게 졌다고?!”“정말 무섭다! 태호 사형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준서 사형마저 그의 상대가 아니다니!”“이 사형의 실력은 이미 동일한 경지에서 무적으로 됐단 말인가?”“...”모든 제자가 경악함을 금치 못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이번 대결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결 전에 누구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 이태호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고준서를 제치고 1위를 했으니까.그러나 종문의 서열 1위인 천교로 불리고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던 고준서가 아무런 조짐도 없이 패배했다.이런 큰 반전에 동문 제자로서 어떻게 강렬한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관람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한용운은 고준서가 거꾸로 날아서 거세게 바닥에 내동댕이친 것을 보자 엉덩이에 불을 붙인 것처럼 벌떡 일어났다.그는 쓰러진 후 의식을 잃고 내공의 경지가 빠르게 떨어진 고준서를 보면서 멍해졌다.한용운은 입을 벌리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 지나서
이는 연태건을 비롯한 제1봉에서 제5봉까지의 봉주들이 모두 고준서를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준서는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이고 전생은 성왕급 수사였다. 비록 환생한 후 다시 수련을 시작했지만 전생의 경험이 있어서 빠르게 천지의 힘을 장악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이태호는 2급 성왕 경지로 돌파해야 천지의 힘의 사용 방법을 장악할 수 있다고 연태건 등은 이렇게 생각했다.그래서 연태건 등은 흔들림 없이 굳건히 고준서를 지지하게 되었다.그러나 지금 보니 이태호는 성자 경지로 돌파한 지 며칠 만에 천지의 힘을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혼돈 검영은 강한 위력을 갖고 있어서 2급 성자급 수사라도 맞으면 죽지 않아도 다칠 것이다.아마 3급 성자급 수사일지라도 이 검영에 맞으면 중상을 입게 될 것이다.그러니 연태건 등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사람들이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을 때 이태호가 날린 혼돈 검영은 빠르게 허공을 가르면서 번갯불처럼 시신창과 부딪혔다.그러나 예상했던 폭발음이 나지 않았다.시신창은 혼돈의 검영과 부딪힌 후 두부처럼 싹둑 잘렸다.영보가 파괴된 것을 본 고준서의 동공이 심하게 수축되었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 드디어 당황한 기색이 드러났다.“말도 안 돼!”고준서는 깜짝 놀라서 엉겁결에 소리를 질렀다.그의 영보는 상급 영보인데 어찌 이렇게 손쉽게 잘릴 수 있는가?그러나 그가 더 많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혼돈 검영은 빠르게 공간을 가르면서 그를 향해 날아왔다.자기와 점점 가까워진 혼돈의 검영을 보자 고준서는 정신이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다급히 손을 들어 여러 개 영보를 꺼내서 자신의 주변을 방어하였다.7~8개의 중급 영보는 고준서의 주위를 맴돌면서 끊임없이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였다.그중에서 청색 자(尺)가 발산한 빛은 하늘가까지 비췄고 주변의 모든 것을 진압하였다. 산천을 그린 두루마기 영보는 천천히 필치면서 검은 바람을 휘몰아쳤다.금색 부채 영보는 금빛 불꽃을 일으킬 수 있고 뜨거운 불꽃은 허
이태호가 낮은 소리를 지르자 눈앞에 떠 있는 작은 검이 빠르게 날아갔다.원래 손가락만 한 작은 검이 날아가면서 점점 커졌다.처음에는 손가락만 한 크기에서 물통처럼 커졌고 마지막에 연자방아만큼 커졌다.길이도 원래 2촌이었는데 2장, 20장, 200장으로 길어졌다.검빛은 현황색의 광택을 발산하였는데 마치 천지개벽하려는 듯한 맹렬한 공포의 기운을 지니고 거침없이 고준서의 시신창을 향해 날아갔다.현황색의 작은 검이 지나가는 곳마다 공간이 모두 찢어지고 갈라졌으며 연무대 전체를 삼켜 먹을 것 같은 무서운 공간의 틈새를 형성하였다.이 검에 세상 만물을 한순간에 파멸시킬 것 같은 팽배한 천지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검을 본 순간 멍해졌다.검에서 뿜어 나온 기운이 너무 강렬해서 생사 위기에 처해 있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그들은 소스라쳐 놀라서 다급히 보호캡을 만들고 자신을 보호하였다.“저... 저게 뭐지?”“대체 어떤 신통 무기(武技)이길래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지?”“어머나! 이것이 바로 이태호 사형의 진정한 실력인가? 너무 대단해!”“...”관람석에 앉아 있는 한용운은 이태호가 방출한 작은 검을 본 순간 벌떡 의자에서 일어섰다.한용운의 안색이 확 변했고 눈이 휘둥그레졌으며 입을 딱 벌리고 연무대를 멍하니 쳐다보았다.잠시 후 정신을 차린 한용운은 여전히 놀라운 표정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였다.“이건 무슨 신통이길래 이렇게 강렬한 천지의 힘을 발산할 수 있지?”그 혼돈 검영(劍影)에서 발산한 기운은 진전 제자인 한용운마저 두려움에 떨게 하였다. 한용운은 마치 지옥을 마주한 공포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는 온몸이 오싹하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강렬한 위기감을 느꼈다.한용운은 자신이 이렇게 강렬한 신통의 공격을 받는다면 반항할 힘도 없이 바로 혼돈 검영에 맞아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혼돈 검영이 날아갈 때 점점 커진 것을 보면서 그는 이후에 절대로 이태호와 원수지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같은 시각에.멀
현재 폭발 중심에 있는 이태호는 머리 위에 현황종을 띄우고 오른손에 이화 현황봉을 들고 있었다. 현황봉에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을 내뿜었고 공간을 가르고 만물을 파멸시키는 기세를 발산하였다.그의 왼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은 적색 화염을 뿜어냈고 검의는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면서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허공에 서 있으니 검은 머리카락은 바람 없이 휘날렸고 옷자락은 펄럭이었다. 그는 확고한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을 바라보았고 안색이 약간 어두워졌다.방금 그가 날린 일격에 일반 1급 성자급 수사라면 벌써 죽었을 것이다.그가 들고 있는 이화 현화봉은 최상급 영보이고 온 태일종 내에서도 성왕 경지인 선우정혁만 하나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고준서가 이 최상급 영보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이태호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와 동시에 허공에 서 있는 고준서는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고 주변 수 장 내에 있는 허공은 압박을 받아서 삐걱거리면서 수많은 균열을 형성했다.“자네는 아주 강해. 다만 이것뿐이라면 날 이길 수 없네!”고준서는 시신창을 꽉 잡고 천천히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담담하게 웃었다.“나에게 굴복하면 목숨을 살려 줄게. 그렇지 않으면 오늘은 자네의 제삿날이 될 거야!”귀청이 떨어질 것 같은 소리는 격렬한 음폭으로 변했고 눈 깜짝 할 사이에 백여 장의 공간을 스쳐 지났고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이에 이태호는 가볍게 손을 흔들자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이 쾅쾅 울리면서 커다란 종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종소리가 순식간에 습격해 온 음폭을 멈추게 하였다.그러고 나서 이태호는 차분한 표정으로 고준서에게 말했다.“고 사형이 저에게 항복하면 목숨을 살려 줄게요.”이 말을 들은 고준서는 화내는 대신 웃으면서 콧방귀를 뀌었다.“그럼 갈 데까지 가보자!”말을 마친 고준서는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인 기운을 순식간에 내뿜었고 공포스러운 기운이 주변의 허공을 뒤흔들었다. 수많은 천지의 기운이 공간의 틈새에서 흘러 나오면서 고준서를 감쌌다.
순식간에 손바닥만 한 이화 현황봉이 점점 커지면서 무수한 성스러운 빛을 하늘가에 내뿜었다.지름이 수 장(丈)이나 되는 빛기둥이 허공을 꿰뚫었고 스쳐 지나간 만물을 파멸하였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고준서로부터 십 장도 안 되는 거리까지 이르렀다.허공에서 시신창을 들고 있는 고준서는 이를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신창을 앞에 두고 이태호의 공격을 막았다.“흥! 주네 넘은 놈!”고준서가 대갈일성하면서 주변에 불시에 수많은 도운과 영광이 나타났고 팽배한 천지의 영기가 그의 단전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의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급의 내공이 모두 폭발되었고 시신창도 빛을 내뿜으면서 앞에 있는 허공을 향해 날아갔다.순간, 그의 모든 모공에서 수많은 성스러운 빛을 폭발적으로 내뿜었다. 마치 상고시대에서 걸어 나온 신성한 생명체처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쏴아아!”창살이 허공을 가르고 주변의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지극히 공포스러운 힘이 순식간에 연무대 상공에 있는 진법으로 하여금 무너질 것처럼 흔들거렸다.한편, 빠르게 날아오는 거대한 빛기둥은 공간을 박살내는 기세로 스쳐 지나간 수많은 균열을 깨뜨렸고 매섭게 시신창에 부딪혔다.순식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점이 문득 하늘에 나타났다. 이 점이 점점 커졌고 발산한 기운은 사방 수 리의 지역을 뒤덮었다.지금 이 시각.연무대 부근에서 구경하고 있는 제자들은 모두 강렬한 공포감을 느꼈고 마치 웅장한 산에 짓누르는 듯 숨이 막혔다.이어서 하얀 빛이 스쳐 지나간 후 귀청을 찢을 듯한 폭발음이 광장에서 울렸다.“펑!"어마어마한 충격파는 공기를 끊임없이 압축하고 충격을 줘서 순식간에 수많은 음폭을 터뜨렸다.이 맹렬한 충격파는 마치 불붙은 화약통처럼 연무대 위의 진법을 순식간에 붕괴시켰고 진법은 영광의 파편으로 부서져서 허공으로 사라졌다.충격파의 남은 기세는 꺾이지 않고 사면팔방으로 퍼져 나갔다. 순식간에 제때 반응하지 못한 제자들은 충격파의 여파로 인해 날아갔고 피를 토하면서 바닥에
고준서는 이태호를 굴복시키려고 하였다. 그가 중주로 떠날 때 유능한 부하가 몇 명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까 싸울 때 그는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그러나 고준서의 말을 들은 이태호는 손에 적소검을 들고 현황종을 머리 위로 띄우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각설하고 실력으로 결판을 내립시다!”말을 마친 이태호의 몸에서 갑자기 강렬한 검의를 내뿜었다.이 검의는 하늘로 치솟아 오르면서 구름까지 꿰뚫었다. 순식간에 태일종의 모든 제자가 들고 있던 장검은 맑은 소리를 내면서 통제를 잃고 빠르게 칼집에서 벗어나서 하늘로 날아갔고 허공에서 빙빙 에워싸면서 날아다녔다.이태호는 검의를 발동시킨 후 주저 없이 적소검을 들고 검의를 담은 검빛을 응결해서 고준서를 향해 날렸다.이태호가 자신의 호의를 거절하고 오히려 반격하는 것을 보자 고준서의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흥! 보잘것없는 재주로 감히 건방을 떨어?!”다음 순간, 고준서는 들고 있는 시신창을 앞으로 내리찍자 하늘에서 불시에 눈부신 빛을 발산하면서 현황색의 창살이 교룡처럼 날아갔다. 창살이 스쳐 지나가는 공간마다 붕괴하였고 만물이 산산조각으로 깨졌다.펑.창살이 매섭게 날아오는 검빛과 부딪치면서 하늘까지 치솟은 눈부신 빛을 내뿜었는데 마치 빛기둥처럼 모든 것을 삼켜버릴 것 같은 기세였다.격렬한 폭발음을 내면서 시신창의 창살은 기세가 꺾이지 않았고 공간을 깨뜨리고 지극히 빠른 속도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이를 본 이태호는 굳은 표정으로 다급히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을 발동하였다.현황종이 불시에 커졌고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떨어지면서 그의 주변에 황금빛 보호캡을 형성하였다.“콰앙!”황금빛 보호캡이 형성된 순간, 창살과 거세게 부딪쳤다. 이태호는 한순간에 큰 산에 부딪친 것처럼 천만 근의 압력을 느꼈다.공포스러운 창살의 충격을 받은 황금빛 보호캡에 우지직 하는 소리가 나더니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제길!’그는 속으로 욕하였다. 현재 상황이 긴급한 것을 알고 그는 곧
“체면은 사형이나 차리시죠!”:고준서가 발산한 기고만장한 위압에 이태호는 침착하게 냉소를 지었다.말을 마치고 나서 이태호의 체내에 있는 혈자리들은 순식간에 별처럼 반짝이었고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불시에 들끓기 시작하면서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다음 순간, 그의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의 기운이 폭발하면서 하늘로 치솟아 올라갔고 연무대 상공의 진법을 뒤흔들어서 진법은 파도처럼 출렁거렸다.두 성자급 수사의 기운이 서로 부딪치자, 연무대에서 공기가 격렬하게 부딪치는 굉음이 폭발하였다.귀청이 찢어질 듯한 폭발음이 나면서 주변의 공간이 찢어지고 갈라졌다.대전이 일촉즉발하자 고준서는 허공에서 두 손으로 주먹 형태의 허영을 만들고 이태호를 향해 내던졌다.현황의 기운으로 겹겹이 쌓인 주먹이 스쳐 지나간 공간은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범상치 않은 기세로 날아갔다.이를 본 이태호는 망설임도 없이 육신에서 들끓은 기혈이 봉화처럼 타올랐고 대일쌍권을 시전하여 태양처럼 눈부신 주먹을 고준서 쪽으로 던졌다.“펑펑펑...”삽시간에 연무대에서 격렬한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수많은 청색 돌판은 눈 깜짝할 사이에 가루로 부서졌고 공간은 전투의 여파에 의해 무너졌다.그 공포스러운 충격파로 인해 연무대 상공의 방어진법은 휘청거렸고 수시로 붕괴할 것 같았다.지금 연무대 위에서 두 사람의 잔영은 번개처럼 하늘을 가로지르고 위치를 빠르게 바꾸면서 그림자조차 자세히 볼 수 없었다.두 사람이 연달아 백여 수를 주고받은 후 연무대의 중앙에 지름이 10장, 깊이가 2장에 달하는 구덩이를 만들어내서야 허공에 있는 두 잔영은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이태호는 뒤로 7~8보를 후퇴한 후 몸을 멈추었고, 맞은 켠에 있는 고준서도 6~7보를 미끄러진 후 발걸음을 멈추었다.이번 탐색전을 통해 이태호는 고준서의 실력이 자신보다 조금 강하다는 것을 대충 알아냈다. 고준서는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지만 전투력이 강해서 아마 3급 성자 경지에 이른 것 같았다.이태호도 3급 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