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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이태호는 곧장 옆으로 피하면서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당연하죠! 자, 열 받으면 때리던가?”

“태호 씨!”

신수민은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이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태호를 꼬집으려고 뛰어갔다.

“잠깐, 안 아파요?”

코앞까지 다가온 신수민을 보자 이태호가 물었다.

“어? 진짜 하나도 안 아픈데요?”

신수민은 어안이 벙벙했다. 아까는 걷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뛰어다니는 데도 멀쩡할 줄이야!

“어때요? 이제 내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죠? 하하하, 내가 자극하지 않았더라면 당신이 뛰기나 하겠어요? 아마 무서워서 꼼짝도 안 했겠죠.”

이태호가 뿌듯한 얼굴로 말했다.

“뭐, 재주가 좀 있긴 하네요.”

신수민은 몇 걸음 걸어보더니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내가 명의라고 했어요? 안 했어요? 무려 명의한테 재주 타령하는 거예요?”

이태호는 웃으면서 말하더니 신수민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우리 이제 존칭 말고 편하게 얘기해도 되지 않을까요?”

“글쎄...”

신수민은 짐짓 화난 척 말했다.

“당시 누구 때문에 집에서 쫓겨났는데! 그동안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해서 정말 미웠지만 이제 용서해줄 때도 된 것 같네요. 말 놓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뭐.”

“진짜? 그렇다면 지금부터 말 놓을게.”

이태호가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다고 바로 말 놓는 사람이 어딨어요!”

신수민은 팔짱을 낀 채 도도하고 새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흥, 나도 놓을 거야. 이만 방으로 돌아가서 쉴 테니까 너도 일찍 자.”

이태호는 고민 끝에 신수민에게 농담을 건넸다.

“물론 자기가 혼자 자는 게 무섭다면 나랑 같이 자도 돼.”

“꺼져! 꿈도 야무지네.”

신수민은 이태호를 힘껏 째려보았다.

이태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작은 약병을 꺼내 신수민을 향해 말했다.

“약 발라줄 테니까 잠깐 앉아 있어. 비록 뼈는 맞췄지만 주변 근육이 놀랐을 수도 있거든.”

“응.”

신수민은 침대 머리맡에 앉았고, 이태호는 쪼그려 앉아 손바닥에 약을 덜고 그녀의 다친 발목을 조심스레 문질렀다.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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