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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비병소리와 함께 넘어진 정희주는 곧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서 하현우에게 노발대발했다.

"어떻게 여자를 때려? 그러고도 남자야? 참 찌질하기도 하지, 어휴, 널 선택한 내가 한심해 미치겠어, 그때 그냥 이태호를 골랐으면 오늘날 호화로운 인생도 살고 얼마나 평탄했겠어? 돈으로 내 생활의 질을 높여주지도 못하는 주제에 하다하다 여자까지 때려?"

하현우는 그녀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널 죽여 버리고 싶은 걸 참고 있는 중이거든, 그리고 전에 샀던 별장하고 정원에 세워 있는 저 외제차도 다 우리 집안 명의로 산 거니까 하나도 못 가져가, 그러니까 넌 몸만 챙겨서 빨리 꺼져."

"너......"

나갈 때 몇 천만원의 값어치가 되는 그 자동차를 운전하려고 했던 정희주는

하현우의 말을 듣자 진저리가 날 정도로 화가 났다.

심사숙고 끝에 그녀는 가방에서 차키를 꺼내 땅에 던져 버렸다.

"어이가 없어서 원, 웬만한 남자들을 홀릴 외모를 가진 내가 뭐가 아쉽다고 그깟 차를 대수로워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너 아니여도 돈 많은 남자는 널리고도 널렸어."

정희주는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아 바로 자리를 떠났다.

그래도 혹시 하현우가 또 한 번 발로 걷어 찰게 신경 쓰였던 그녀는 발길을 옮기면서도 뒤를 힐끔힐끔 쳐다 보았다.

"가주님, 큰 일 났어요."

정희주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집사인 중년 남자가 뛰어 들어왔다.

하창민은 뜻밖에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나도 알아, 우리가 망했다는 거, 팔 거 있으면 다 팔아 버려, 이씨네가 너무 괘씸하기도 하지, 어쩜 한마디도 없이 그렇게 나몰라라 튈 수가 있어, 분명 모든 유동자금을 미리 빼돌렸을 거야."

그러나 집사는 다른 이야기를 일렀다.

"제가 말하려는 건 그게 아니에요, 이씨네가 도망친 것 외에 구씨네 사람이 용의당 손에 참살당했대요, 하인과 경호원들만 살려 두고 구씨네 자산을 몽땅 점령해 버렸대요."

"쓰읍!"

하창민은 숨을 한 번 들이켰다.

"헉, 사실이야? 용의당이 왜 갑자기 구씨네를 노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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