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 오빠. 나았으니 잘됐어요. 우리 모두 걱정했어요!"백월금도 웃는 얼굴로 다가왔다.백진수는 속으로 냉소했다. 그가 전에 의식을 잃었을 때 두 사람 사이의 대화를 듣지 않았다면 정말로 이 두 사람이 좋은 사람인 줄 알았을 것이다.백진수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여봐라!"하고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밖에서 경호원들이 뛰어 들어왔다.그러자 백진수는 "백월금, 백다해, 너희 둘이 전에 위층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내가 못 들은 줄 알아? 다들 내가 죽기를 바라고 내 재산을 나누기를 바랬지. 그리고 내 딸을 죽이자고 했지? 허허, 나는 혼수 상태에 빠져서 눈을 뜰 수 없지만 너희가 하는 말은 다 들었어!"라고 말했다.백진수는 말을 마친 뒤 한발 앞서 상대방을 노려보며 "평소 나 백진수가 너희들에게 박하지 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너희들은 진짜 양심이 없는 짐승이야!"라고 말했다."설마? 백다해 정말 짐승 같은 새끼야!""그러게? 티가 안 나지만 그들은 평소에도 별로 좋은 사람은 아니었어. 부하직원들을 자주 괴롭힌다고 하던데!"다른 백씨 집안의 친척들은 그 말을 듣고 서로 의논을 하며 두 사람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사촌 동생, 오해했구나. 우리 그런 말 한 적 없어!"두 사람은 깜짝 놀랐지만 백다해는 이내 진정하고 백진수를 향해 "사촌동생, 네가 잘못 들었어. 아니면 네가 방금 혼수상태에 빠져서 환각이 생겼거나 혹은 꿈을 꿨거나. 나와 백월금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어."라고 말했다.그러자 백월금도 "맞아요. 분명 얼떨결에 환각을 느꼈을 거에요. 우리가 그럴 리가 없어요? 우리에게 용기를 줘도 우리는 감히 그럴 수 없지요."라고 말했다."흥!"백진수는 다시 콧방귀를 뀌었다. "넌 베개로 날 죽이려고 했는데, 또 뭘 못 하겠어? 오늘 이 선생이 나를 구하지 않았으면 아마 우리 백씨 집안 재산은 너희 둘께 됐을 거야?""사촌 오빠, 분명히 오해가 있어요!"백월금은 가슴에 손을 대고 "이봐요. 난 양심 있어요!"라고 말했다.
바로 그때 백씨네 집사가 백진수에게 걱정 어린 어조로 물었다.일가친척도 아닌데다 백씨네로 위해 삼십여 년의 청춘을 바친 이 노인을 바라보며 백진수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저 괜찮아요 집사님, 제 몸에 쌓여 있는 독극물을 이태호씨께서 거의 다 배출해 주셨습니다. 남아 있는 잔여물들은 이태호씨의 처방대로 한약을 지어 먹으면 깨끗하게 없어 질거고요."그의 말에 집사는 한시름이 놓였다. "명의님이 우리 주인님을 살려 주셨다니 대단히 감사합니다."줄곧 그 하인을 몰래 지켜보고 있던 이태호는 집사에게 웃으며 답했다. "별 말씀을요, 제가 지연의 친군데 당연히 도와드려야죠."그는 말을 마치곤 종이와 펜을 요구해 처방전을 써서 집사에게 건네주었다."그런데 가주님이 집 밖에 잘 나가시지도 않았는데 왜 갑자기 중독 되신거예요?"고민해 보니 의혹이 잘 풀리지 않았던 집사는 백진수에게 물었다.머리가 복잡해져 해명하기도 귀찮았던 백진수는 손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다들 수고가 많네요, 저도 이젠 다 괜찮아졌으니 여기에 모여 있지 말고 볼 일들 보세요.""알겠습니다."집사와 기타 백씨네 하인들은 밖으로 향했다.그러나 몇 걸음 가지도 않아 이태호는 아까 그 중년 여성을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 "어이, 거기 멈춰 서세요."이태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식겁해진 그 여성은 몸을 떨며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저한테 뭐 볼 일이라도 있으신거예요?"이태호가 왜 이아줌마에게 고함을 지르는지 예측이 안 됐던 백지연도 당혹스러웠다. "놀랬잖아? 우리 집에서 수년간 일해 온 이아줌마한테 왜 그래?"이태호는 이내 미소를 보였다. "그냥 땅에 뭘 떨어뜨렸길래 알려줄려고 했지."이태호는 땅에서 지갑 하나를 주워 그 여성에게 건네주었다. "이아줌마의 지갑이 떨어져 있길래 부른거예요.""어머, 감사합니다."언제 주머니에서 지갑이 떨어졌는지도 모르고 혹여 이태호가 뭐라도 눈치 챘을 까 식은 땀만 흘리던 이아줌마는 그제야 안도하고 있었다."별 것도 아닌데요 뭐."이태호는 착한
"그러니까 시간이 흐른 뒤에 발작하는 그런 만성 독이었네, 일단 독이 퍼지기만 하면 치명적이라는 뜻인거지?"백지연은 곧이어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휴, 우리가 오랫동안 일해 오신 이아줌마에게 얼마나 잘 해줬는데 그럴 분인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이태호는 담담하게 웃었다."언뜻 봐도 성실해 보이는 분이던데 아마도 누가 배후에서 지시한 걸꺼야, 단향을 놓은 것뿐인데 이렇게 일이 커질줄은 이아줌마도 몰랐을 거거든, 지금은 독도 다 제거됐으니까 이아줌마가 빠른 시일내에 배후에 있는 사람을 찾으러 갈거야, 우리는 아줌마를 미행하기만 하면 누가 이런 짓을 벌였는지 알 수 있을거고."백진수는 이태호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역시 대단하구만, 의술도 뛰어나고 일을 세심하고 치밀하게 분석하는 능력도 특출나시고 정말 제가 두손 두발 다 들 정도로 존경스럽네."백지연 역시 뒤늦게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어쩐지 이아줌마를 부를 때 마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만 같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더라니, 떳떳하면 그런 반응일 수가 없을 텐데, 지금 보니 확실히 뭔가 찔리는 게 있어 보이네요."옆에 있던 백진수도 말을 덧붙였다."이태호씨의 말씀 대로 이아줌마가 매일 밤 제 방에 피어 놓은 단향과 몸 안에 독이 혼합되어 효과를 발휘했다면 이제부터는 단향을 피우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 나무의자를 계속 남겨 둬도 되지 않나?"몇 달 전 이아줌마가 숙면에 도움이 된다면서 백진수에게 단향을 추천했었는데얼마 동안 사용을 하고 나니 실로 잠이 잘 들기도 해서 백진수도 별다른 의심이 없이 지금껏 사용했던 것이다.오늘 이태호만 아니었으면 그는 무슨 이유인지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났을 것이다.백진수의 물음에 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었다."가주님, 목숨까지 위협한 의자에 아직도 미련이 남으신거예요? 소재는 물론이고 조각도 잘 돼 있는 보기 드문 보물이긴 해도 더 이상 사용하시면 안 되세요, 이따 정원으로 들고 나가서 태워 버리세요, 웬만하면 이아줌마가 알아챌 수 있게
"게다가 오빠가 오지 않았으면 저는 유일한 가족을 잃었을 거예요, 뭐로 보답해야 할 지..."백지연은 입을 오므리고 웃더니 이태호에게 몰래 뽀뽀할 작정으로 갑자기 달려 들었다.지난 번에도 대담한 이 계집애에게 습격을 당했던 이태호는 이번에는 미리 그녀의 행동을 예측하고곧장 오른 쪽으로 몇 미터 거리를 움직여 그녀를 피해 버렸다.섭섭해진 백지연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뭐야? 내가 오빠 잡아먹기라도 할 까봐 그렇게나 멀리 도망간거야?"이태호는 가슴을 두드리며 답했다."내가 빨리 도망가지 않았으면 바로 기습했을 거면서! 진짜로 날 잡아 먹을 것 같았거든!""칫, 나한테 뽀뽀 받는 게 싫어요?"백지연은 이태호를 눈으로 흘겼다."대체 내가 어디가 꿀리는데요? 얼굴이 안 예뻐요? 다리가 가늘지 않아요? 뭐 몸매가 안 좋아요? 왜 자꾸 피하는 거예요? 나를 첩으로 데려 가도 오빠한테는 손해 볼 게 없잖아요."어릴 때부터 귀하게 자라와 줄곧 졸졸 호의를 표시하며 따라다니던 남자들도 전부 무시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던 백지연은 이태호의 반응에 진짜로 화가 났다.그것도 그런지라 이제는 스스로 아가씨의 신분을 내려놓고 이태호에게 구애했는데이태호는 그녀를 마치 남자한테 사랑을 받지 못 해 안달난 여자나 외모가 딸리는 여자인마냥 대했으니 말이다."켁켁, 지연이가 얼마나 예쁜데 무슨 그런 말을 하고 그래, 문제는 내가 우리 아내외엔 다른 여자를 들일 계획이 없거든, 더군다나 나이도 어린 너를 보면 개구쟁이로 밖에 안 보이거든."이태호는 부자연스레 두 어번 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지금과 같이 쭉 오빠와 동생사이로 지내면 얼마나 좋아.""안 돼."백지연은 반박하고 나섰다."지금은 오빠 동생사이라 해도 앞으로는 관계를 더 발전시켜야 돼, 아무튼 날 떼어낼 생각하지 마."집요한 그녀를 보니 이태호는 말문이 막혀 버렸다.어색한 분위기가 맴돌자 이태호는 세워진 차를 향해 몇 발짝 걸어 도착한 후 백진연에게 말했다."아가씨, 급한 일 있으면 제 번호로 연
잠시 마음을 추스린 이아주마는 방문을 나와 뒤에서 두 사람이 미행하고 있다는 걸 모른 채산책을 하고 있었다.한참을 걷자 몇몇 경호원들이 정원으로 나무의자를 옴겨 휘발유를 부은 뒤 장작불을 얹어 불을 붙이는 장면을 목격했다.이아줌마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으나 사실을 파악해야 되니 경호원들에게 걸어가 물었다."도이야, 성주님이 제일로 애지중지하는 이 귀한 나무의자를 지금 왜 태우고 있는 거야? 손님들 앞에서도 늘 자랑했었던 거잖아."도이라는 경호원이 답했다."저희야 모르죠, 가주님이 나무의자에 독이 스며 들었다면서 없애버리라고 했어요, 대하에선 두 눈 부릅 뜨고도 찾아 볼 수 없는 이 귀중한 보물을 태우라니 참...""아, 그렇구나."이아줌마는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하던 산책을 계속 했다.한 편 집에 돌아온 이태호는 미리 퇴근해서 쉬고 있는 신수민이 눈에 들어왔다.이태호가 집에 들어서자 그녀는 이태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아버님, 어머님이 당신이 백성주님 병 치료해주러 갔다고 하던데?"이태호는 응했다."맞아, 다만 병은 아니고 누가 성주님에게 아주 음험한 독을 탔더라고, 사촌 형과 사촌 여동생까지 전부 성주님 목숨을 노리고 있었지 뭐야, 감회가 참 새로워, 일가친척들마저 믿을 수 없는 세상이니 말이야."신수민은 더욱 궁금해졌다."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좀 설명해 줄래?"이태호는 그제야 자초지종을 말해 주었다."쯧쯧, 어떻게 친동생이 그럴 수가 있어, 그리고 사촌 형과 사촌 여동생은 독이 퍼져 기절해 있는 성주님을 그냥 베개로 숨막혀 죽일 궁리에 백지연도 없애 버려 백씨 자산을 몽땅 손아귀에 넣으려고 했다는 게 참으로 공포스러울 지경이야."백지연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휴, 어떻게 돈을 위해서 이토록 이성을 잃고 잔인해 질 수가 있어? 인간의 본능이 이런 건가?"이태호도 이해가 되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백진수가 친동생인 백진운과 사이가 아주 돈독했었대, 또한 백진운은 해외에서 크게 사업을 하고 있고 돈도 충분
그녀의 말에 진땀이 난 이태호는 몸둘 바를 몰랐다."진심이야? 여보? 그 계집애가 걸핏하면 나한테 고백해서 수치스러워 죽겠는데 마음을 다스려주라니? 자기 남편이 뉘 여자한테 빼앗길 까 두렵지도 않아?""큭큭!"신수민은 입을 가리며 웃고 있었다."또 허풍 치고 있네, 아가씨가 호불호가 분명한 그런 활발한 성격이어서 그렇지, 설마 당신한테 막 들이대서 잡아먹기라도 하겠어?"신수민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아도 믿지를 않으니 이태호는 어이가 없었지만이내 다른 질문으로 화제를 옮겼다."아, 참, 우리 신씨 집안과 이영호가 속해 있는 이씨나 하씨네와 합작 관계가 얽혀 있는 거 아니지?"신수민은 순간 의문이 들었다."갑자기 그게 왜 궁금해? 하씨라면은 줄곧 거래가 없었고, 이영호는 당신이 감옥에 갇혀 있을 때 내 환심을 사기 위해 신씨 집안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했었어, 그 기회를 노려 신민석 그 사람이 이씨네와 여러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어."정적이 잠시 흐르다 그녀는 말을 덧붙였다."주로는 건축 자재 쪽으로 합작이 많아."이태호는 즉시 의견을 내놓았다."내일부터는그들과의 합작을 중단 시켜, 시간이 빠를수록 좋아, 안 그러면 큰 손실을 입을 거거든."신수민도 그의 말을 뒤따랐다."난 이영호 그 자식이 꼴 사나워서 다반수의 합작관계를 미리 다 중단 시켜 놓았어, 문제는 건축 자재쪽으로는 우리에게 남긴 이윤이 쏠쏠하니까 지금껏 보류한 거고, 근데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처럼 왜 그래?"이태호는 그녀의 물음을 답해 주었다."제갈네, 용씨네 그리고 백씨네까지 요시일내 이씨 집안을 강하게 탄압할 거야, 그럼 얼마 지나지 않아 이씨네는 파산 위기에 놓일 거고, 그 전에 자기한테 알리는 거야.""뭐!"이류 명문가를 하룻밤사이에 몰락하게 만들다니? 보아하니 이태호가 손을 썼다는 걸 알아챈 신수민은 이태호가 능력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겨졌다."알겠어,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막상 다가올 제재와 탄압을 이씨네와 하씨네가 당해내지 못한다는 것 또한 잘
"넵, 바로 문 닫을게요."한결 행복해진 이태호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궜다."혹시 키스해도 돼?"이태호는 몸매가 섹시하기 그지 없이 완벽한 신수민의 매혹적으로 붉은 입술을 보며 침을 삼키고 있었다.애도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데 매일 밤 이렇게 아름다운 미녀를 옆에 두고 만질 수도 없으니 안달이 안 날 수가 없었다.잠시 고민을 하던 신수민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나 먼저 샤워하고 나와서 얘기해."신수민은 그 말만 남긴 채 홍당무우처럼 붉어진 얼굴을 하곤 신속히 욕실로 들어섰다.수줍어하는 신수민의 모습은 실로 곱고 매혹적이었으니 이태호는 더욱 흐뭇해졌다."먼저 샤워해야지!"욕실에서의 주루룩 흘러 내리는 물소리가 들려오자 이태호는 침대에 누워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어느덧 샤워를 끝낸 신수민은 수줍어하다 급히 욕실로 들어오는 바람에 잠옷과 속바지를 까먹고 챙기지 못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머리가 띵해졌지만 곧 입술을 깨물며 이태호에게 부탁을 했다."남편, 내가 잠옷을 깜빡하고 챙기질 못 했네, 좀 가져다 줄래, 훔쳐보면 안 돼.""알겠어."이태호는 옷장을 열고 두리번 거리다 가장 짧은 슬립 잠옷 치마를 선택한 후 재차 신수민에게 말을 걸었다."자기야, 속옷과 속바지도 필요한 거야?""당연한 거 아니야!"신수민은 식식거리며 답했다."내가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으면 좋겠어?""켁켁, 그럼 나야 좋지."이태호는 어색한 기침을 하고 옷장을 뒤지다 또 욕실에 있는 신수민에게 물었다."자기야, 무슨 색 속바지를 줘야 돼? 핑크 아니면 블랙?""아무거나 다 돼..."이 자식이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고 생각하니 신수민은 얼굴이 다시 후끈 달아 올랐다.옷을 다 챙기고 난 이태호는 문이 열린 틈사이로 그녀에게 건네 주었다.시간이 조금 흐른 뒤 욕실에서 걸어나온 신수민은 슬립의 가장자리를 수줍게 잡아당기며 이태호를 노려 보았다."너 고의적으로 하도 많은 잠옷 중에서 하필 제일 짧은 치마를 고른 거지?"이태호는
그렇게 키스를 이어가다 이태호는 신수민을 끌어안은 채 침대로 온 김에 아예 들어 누웠다. "후!"크게 숨을 내쉰 신수민의 입으로 이태호는 계속 키스를 하고 있었다.그렇게 다음 진도로 이어 가려 하던 그때 이태호의 전화벨이 울렸다."전화, 전화가 울리잖아."벨 소리에 놀란 신수민은 그제야 제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이태호를 밀치며 치마를 정리하고 있었다."이제껏 키스를 해 놓곤 아직도 모자라?"여전히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는 신수민은 후끈 뜨거워진 두 볼을 어르만지곤 전화벨만 울리지 않았어도 오늘 밤 그렇고 그런 일이 일어났을 거라 생각하니 민망함이 몰려왔다.한 밤중에 누가 이 분위기를 파괴하고 있는지 열불이 났던 이태호는화면에 떠 있는 백지연, 세 글자를 보자마자 하도 어이가 없어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백지연 얘는 왜 이 밤 중에 전화하고 지랄이야?"이태호의 화난 모습을 보며 입술을 핥던 신수민은 순간 달콤해졌다.그녀는 그런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도리여 이태호를 흘기며 입을 열었다."으이구, 전화나 받어, 이 늑대야, 아가씨가 이 늦은 시각에 전화하는 걸 보면 급한 일이 있나 보지."이태호는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알았어, 알았어, 말 들으면 될 거 아니야.""여보세요, 아가씨, 무슨 일로 이 밤에 전화까지 하시고?"전화가 연결되자 이태호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러자 백지연의 다급한 목소리가 전화 건너로 들려왔다."태호 오빠, 이아줌마를 감시하던 경호원이 그러는데 이아줌마가 새벽에 몰래 택시를 잡고 어딘가로 가고 있대요, 지금 여기로 올래요?""참나, 어쩜 인내심도 없이 이렇게 빨리 행동에 옮기다니, 너희들이 먼저 출발해서 뒤를 따르고 있어, 나한테 위치 보내 주고."그렇게 말을 하곤 이태호는 전화를 끊었다."지금 나갈려고? 무슨 일 생겼어?"신수민은 이태호를 쳐다보며 묻고 있었다.곧이어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아줌마가 새벽에 몰래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데 나한테도 와서 상황 좀 지켜보라고 하더라고,
맹동석은 그의 말을 듣고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하하. 태호야, 우리가 너와 함께 태일성지로 갈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 찾아온 거야.”방금 연태건 등이 영약이나 영보로 이태호와 함께 중주로 갈 기회와 바꾸려는 것도 중주의 태일성지로 들어가기 위해서였다.맹동석 등도 마찬가지였다.태일성지는 중주 지역에서 으뜸인 최상급 대세력이니까. 비록 그들이 태일성지로 들어가면 이태호처럼 바로 내문 정예 제자나 서열을 가진 진전 제자로 될 수 없지만 일반 제자로 되더라도 산수(散修)보다 나았다.더구나 중주의 수행 문명은 아주 번창해서 천남을 훨씬 능가했다.중주에서는 성왕이 되어야 입문한 셈이고 성황이 되어야 각 종문의 고수로 될 수 있다.심지어 역사가 유구한 고족(古族), 성지에는 위선급의 늙은 괴물도 존재했다.지금 맹동석 등이 9급 성자 경지에 오랫동안 정체되어 성왕 경지로 돌파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이 계속 천남 지역에 머물러 있으면 허무맹랑하게 기연을 기다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성왕 경지로 돌파할 수 있는 계기가 언제 나타날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그래서 이번에 맹동석 등이 이태호를 찾아온 것은 자연히 이태호를 따라 중주에 가서 수행하면서 성왕 경지로 돌파할 계기를 찾기 위해서였다.맹동석의 말이 끝나자 옆에 앉아 있던 윤하영, 진남구 등도 허리를 곧게 펴고 목을 길게 빼면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를 본 이태호는 문득 웃지도 울지도 못한 상황에 부닥쳤다.그가 ‘태일성지’ 영패를 받을 때 이미 어떻게 사용할지 계획했다.맹동석 등이 겨루기 대회 전에 그를 도와준 걸 당연히 잊지 않았다.진남구가 그에게 오도석을 주지 않았더라면 그는 대도를 깨닫고 혼돈 검영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연마할 수 없었을 것이다.더구나 고준서를 이기고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맹동석 등이 말하지 않아도 그는 이들에게 같이 중주로 가자고 청했을 것이다.목을 길게 빼고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윤하영 등을 보면서 이태호는 방긋 웃으면
이태호는 연태건 등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도저히 알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이 꺼낸 영약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좋아요. 그럼 저는 영약들을 모두 받을게요.”입에 떨어진 고기를 당연히 남에게 양보할 리가 없었다.이태호가 영약을 받은 것을 보자 연태건 등 다섯 명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이태호가 전에 그들과 생긴 오해를 풀고 싶다는 것을 증명하였다.그들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이태호를 따라 중주로 갈 기회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여기까지 생각한 연태건은 저도 모르게 호방한 기세가 충천하여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태호 군, 중주로 갈 때 20명을 데리고 갈 수 있는데 인원은 결정되었는가? 만약 자리가 남았다면 내가 거금으로 한 자리를 사겠네!”연태건이 말을 마치자 옆에 있는 임중안, 이상현 등 봉주들도 연달아 자원, 영보 등으로 태일성지로 갈 수 있는 기회와 바꾸겠다고 하였다.맹동석은 진정한 의도를 드러낸 연태건 등을 보자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그럼 그렇지. 오늘 왜 찾아왔나 했더니 중주로 가기 위해서였구나! 퉤!! 연태건, 네가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맹동석 등이 흥분되어 욕설을 퍼붓는 것도 어쩜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그들이 전에 이태호에게 여러 가지 자원을 지지해주는 이유가 무엇일까?투자의 보답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지금 이태호가 중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는 20명을 데리고 태일성지로 가서 수련할 수 있었다.다시 말하면 맹동석 등도 이태호를 따라서 중주에 갈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성지 같은 최대 세력에 가입할 수 있다면 중주에 가서 산수(散修)로 있는 것보다 훨씬 낫다.이태호가 연태건 등의 진정한 목적을 알고 나서 눈살을 찌푸렸다.그가 들고 있는 ‘태일성지’의 영패로 20명을 데리고 중주의 태일성지로 들어갈 수 있다.영패를 들고 있는 그가 성지에 들어가면 바로 정예 제자, 심지어 서열 있는 신분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기타 20명은 일반 제자의 신분을 가질 수 있다.일반 제
방금 요광섬의 진법을 통과한 맹동석은 이태호가 연태건 등 다섯 명도 초대한 것을 보자 몸을 돌려서 퉁명스럽게 말했다.“아니, 저 사람들을 그냥 밖에 내버려두지!”옆에 있는 진남구도 맞장구를 쳤다.“맞아. 임중안 저 늙다리가 널 다치게 할 뻔했잖아. 이런 나쁜 놈을 왜 안으로 들였어?”욕 한 바가지를 먹은 연태건 등 다섯 명의 얼굴색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앞장선 연태건은 심호흡하고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아첨하는 웃음을 지었다.“하하. 태호 군, 그건 오해였네.”옆에 있는 임중안도 우는 것보다 더 보기 싫은 웃음을 지으면서 뻔뻔스럽게 말하였다.“싸움 끝에 정이 붙는다는 속담이 있잖아.”지금 이태호는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했고 ‘태일성지’의 제자로 되어 중주로 갈 수 있었다.그래서 그들은 아부할 겸 오해를 풀기 위해 찾아왔다.사실 그들의 내공은 거의 한계에 이르러서 성왕 경지로 돌파할 날만 기다렸다.그러나 천남 지역에서 성왕 경지로 돌파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었다.천남은 중주에 비해 천지의 영기든, 여러 자원이든 모두 많이 부족했다.전에 그들이 고준서를 지지한 이유가 무엇이겠어?당연히 고준서를 따라 태일성지에 들어가서 수련하기 위해서였다.지금 연태건 등 다섯 명이 요광섬에 찾아온 것도 이태호와 오해를 풀기 위해서였다.이에 이태호는 무덤덤하게 말했다.“됐어요. 이왕 오셨으니 같이 들어가시죠.”이에 옆에 있는 맹동석 등은 모두 콧방귀를 뀌었다. 다만 이태호의 체면을 봐서 발작하지 않았다.이태호는 말을 마치고 나서 맹동석 등을 데리고 곧바로 대전에 갔다.이들이 대전에 도착한 후 이태호는 허지아에게 따뜻한 차를 올리라고 분부했다.이태호는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자기 오른쪽에 앉아 있는 연태건 등 다섯 명을 보고 입을 열었다.“연 봉주님은 무슨 일로 오셨죠?”차를 들고 마시려던 연태건은 멈칫하더니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았다.그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하하. 태호 군, 우린 오해를 풀기 위해 찾
지금 상급 영보는 이미 이태호의 눈에 들어가지 않았다. 보통 하급, 중급 영보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영약을 놓고 말하면, 7급 영약 중에서도 희귀하고 귀중한 영약이 아니면 이태호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한용운의 말을 듣고 이태호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었다.“한 사제가 이렇게 믿어주니 제가 당연히 협조해야죠. 그런데 미리 말하지만 정말 신선으로 되는 기연이 있다면 저는 봐주지 않을 거예요.”이에 한용운의 원래 무거웠던 마음이 문득 가벼워졌다. 그는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정말 신선으로 될 기연이 있다면 이 사형이 당연히 쟁취할 수 있죠. 어차피 내 실력으로 다른 천교와 다투기 힘들 거예요.”한용운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창란 세계 13주의 천교들이 모두 성공 전장에 모이게 된다. 비록 그의 천부적 자질은 괜찮다고 할 수 있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그보다 출중한 자질을 가진 자들도 많았다.그렇지 않으면 그가 요광섬에 찾아오지도 않았을 것이다.자기의 일을 다 처리하자 한용운도 일어나서 가려고 하였다.“이 사형, 난 한 달 내에 성자 경지로 돌파하기 위해 폐관하려고 해요. 그럼 이만 갈게요.”옆에 있는 권민정도 일어나서 일이 있다면서 떠나겠다고 하였다.그래서 이태호는 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두 분을 만류하지 않을게요.”한용운과 권민정이 떠난 것을 지켜본 후 이태호는 연공방에 들어가려고 하였다.그가 정원 중앙에 이르렀을 때 요광섬 밖에서 갑자기 우렁찬 목소리가 울렸다.“태호 군이 있는가?”이태호는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보니 제5봉의 봉주 연태건, 그리고 제1봉, 제2봉, 제3봉, 제4봉의 봉주들이 요광섬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연태건이 온 것을 보자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눈썹을 약간 치켜세웠다.사실 그는 연태건에 대해 별로 호감이 없었다.전에 종문 겨루기 대회 때 연태건은 맹동석을 여러 차례 조롱하면서 자기를 단지 운이 좋고 실력이 강한 개미에 불과하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때 연무대 위
아니나 다를까.권민정은 이태호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자 기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고급 6급 연단사로서 지금 단도에 심취해 있었다.단도에서 이태호에게 진 후 권민정은 이태호를 따라잡으려고 분발하였다.이번 성공 전장이 아주 좋은 기회였다.그녀가 문도과를 얻어서 7급 문도단을 제련해 내면 내공을 높이거나 단도를 돌파하는 데 모두 도움이 될 것이다.만면에 희색을 띤 권민정을 보자 이태호는 시선을 옆에 있는 한용운에게 돌렸다. “한 사제, 이번에 날 찾아온 목적은 무엇이죠?”이에 한용운은 싱긋 웃었고 난감한 듯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말했다.“하하. 이 사형이 눈치챘군요.”한용운은 말을 잠시 멈추고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갑자기 일어서서 정중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향해 포권을 취하였다.“이 사형, 이번에 확실히 부탁할 일이 있어서 찾아왔어요. 나에게 성공 전장의 보물지도가 있는데 신선으로 되는 기연과 관련이 있다고 해요...”이윽고 이태호는 한용운의 설명에서 그의 목적을 알게 되었다.한용운의 한 선조가 수백 년 전에 성공 전장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보물을 숨긴 곳을 찾아냈다. 그러나 그곳을 지킨 흉수가 너무 사나워서 그 선조는 할 수 없이 경로를 지도로 그려서 가문의 후손이 성공 전장에 들어가면 그 기연을 찾아가기를 바랐다.한용운은 가문으로부터 지도를 받고 자세히 연구를 진행한 후 이 기연은 신선으로 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그는 자신의 실력이 부족해서 그 기연을 얻지 못할 것 같아서 차라리 이태호에게 공유해서 도움을 청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한용운에게 성공 전장의 지도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이태호는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의아한 표정으로 한용운을 바라보고 반문하였다.“어? 한 사제는 나를 그렇게 믿어요?”이태호의 질문에 한용운은 쓴웃음을 짓고 잠시 멈칫하고는 말을 이어갔다.“당연히 이 사형을 믿죠.”지금 한용운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태일종에서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있는 제자는 5명에 불과했다. 그와 권민정
한용운은 이태호의 질문에 쑥스러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하하. 이 사형, 한 달 뒤에 진행할 성공 전장 때문에 찾아왔어요. 이번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상위 5명인 제자는 모두 이 사형을 우두머리로 하기에 이 사형과 상의할 일이 있어서 찾아왔어요.”옆에 있는 권민정도 꾀꼬리와 같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이태호는 바로 두 사람을 데리고 요광섬 내로 안내했다.요광섬의 대전에 들어온 후, 시녀 허지아는 따뜻한 차로 대접하였다.따뜻한 차를 마신 이태호는 왼쪽에 있는 권민정을 보고 물었다.“권 사매는 무슨 일을 상의하고 싶죠?”이에 권민정은 들고 있는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내가 들은 소식에 따르면 이번 성공 전장에서 우리 천남 4대 종문의 천교들이 모두 모일 거예요. 그중에서 사형은 두 사람을 조심해야 해요. 한 명은 신소문의 소문주 육성훈인데 이 자도 신체를 각성했고 엄청난 운을 가졌다고 해요. 5살 때 신소문의 화뢰못에서 뜻밖에 상고 성황 뢰존의 전승을 물려받아서 오뢰진해를 수련하게 되었고 8살 때 외출할 때 수왕의 주인으로 되었어요. 다른 한 명은 묘음문의 성녀 채유정인데 현월신체를 각성했고 이미 2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소문이 있어요.”권민정의 말이 끝나자 한용운이 이어서 말했다.“사형이 지난번에 신소문의 심운을 참살한 후 이번 성공 전장에서 육성훈이 꼭 사형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이 말을 듣자 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렸다. 두 사람이 말한 육성훈에 대해 그도 들은 바가 있었다. 고준서, 채유정과 나란히 천남 3대 천교라 불릴 만큼 실력이 강한 상대였다.하지만 지금 이태호는 고준서를 이겼으니 육성훈을 마주해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그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싱긋 웃었다.“알려줘서 고마워요.”이에 권민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잠자코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이 외에도 이 사형에게 부탁할 것이 있어요.”이태호는 궁금해서 물었다.“무슨 일이죠?”그는 한용운과 권민정 두 사람에 대한 인상은 괜찮았다. 지난번에
신수민의 감격스러운 모습에 이태호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됐어. 난 한 달 후에 열릴 성공 전장에 참가할 거야. 그전에 당신들을 위해 단약을 만들어 줄게.”종문의 규정에 따르면 겨루기 대회에서 상위 5명에 든 제자들만 성공 전장에 갈 수 있었다. 창란 세계 13주의 최상급 세력에서 최고의 천교들만 갈 수 있기 때문이다.수많은 천교가 성공 전장에서 신선이 될 기연을 두고 싸워야 하기에 엄청나게 잔혹하고 포악한 싸움을 겪게 되므로 성자급 수사가 아니라면 그곳에 들어갈 자격조차 없을 것이다.그래서 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신수민 등에게 단약을 많이 만들어줄 계획이었다.그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바로 중주로 출발하고자 하기에 같이 갈 일행의 내공 격차가 너무 많지 않기를 원하였다.이태호가 또 폐관한다고 하자 신수민 등 여인들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쳐다보았다.태일종에 들어온 후 이태호는 폐관 수련을 하지 않으면 연단에 몰두하였고 혹은 여러 가지 신통을 연마하는 데 집중하였다. 그의 아내들도 사리에 밝은 사람들이었다. 그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태호가 이렇게 열심히 수련한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신수민은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 하지만 오늘은 당신이 대회에서 1위를 한 기쁜 날이니 오늘 저녁에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축하하자.”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이태호도 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수련만 했고 오늘 중주로 가는 기회를 얻었으니 확실히 즐겁게 경축할 필요가 있다....이튿날 아침.이태호는 상쾌한 기분으로 신수민의 방에서 나왔다. 그는 아침노을의 찬란한 햇빛을 맞으면서 정원에 있는 우물가에 와서 세수하였다.이태호가 세수를 마치고 막 연공방으로 들어가려던 참에 갑자기 요광섬 밖에서 원기가 넘치는 목소리가 들렸다.“이 사형, 있어요?”이태호가 이 소리를 듣고 신식을 방출해서 살펴보니 요광섬 밖에 한용운과 권민정 두 사람이 있었다.이태호는 빛으로 변해서 바로 두 사람을 향해 날아갔다.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도 별거 아니네.”“고 사형이 정말 아쉽게 됐군. 당당한 대능력자의 환생이 입문한 지 1년밖에 안 된 제자에게 졌다니.”“천교는 무슨. 이태호 사형만이 우리 종문의 진정한 천교야. 기성우를 격살하고 고준서를 이긴 것은 모두 천하를 뒤흔들 만한 일이 아닌가?”“...”아직 멀리 가지 않은 고준서는 이런 말들을 듣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왔고 목에서 피를 토하였다.그는 속으로 표독스럽게 말했다.‘이태호! 이 고준서는 반드시 널 죽일 거야!’환생해서 다시 수련을 시작한 후 그는 종래로 이렇게 큰 수모를 겪은 적이 없었다.다행히 전생에 성왕급 대능력자로서 고준서의 도심(道心)이 굳건해서 이번 실패는 그의 도심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그는 굳은 표정으로 거소에 돌아온 후 곧바로 폐관 수련에 들어갔다....이와 동시에.연무대를 떠난 이태호 일행도 요광섬에 돌아왔다.정원에 이른 후 이태호는 이번 대회에서 얻은 보상들을 꺼내서 살펴보기 시작했다.중급 7급 영단 한 알, 상급 영보 하나, 그리고 중주로 갈 수 있는 영패.이태호가 이번 대회에서 많은 수확을 했다고 할 수 있다.특히 이 ‘태일성지’의 영패를 보자 이태호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는 선우정혁으로부터 자신은 20명을 데리고 태일성지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말하면 신수민 등 여인들, 그리고 대장로 등을 모두 데리고 태일성지에 가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하루빨리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해서 바로 중주로 가보고 싶었다.그는 자주색 번개에 감싼 긴 창을 꺼내면서 남두식 등에게 말했다.“난 이미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이 있어요. 이 영보를 갖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말하세요.”상급 영보도 좋지만 지금 이태호는 이미 최상급 영보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 자소신창(紫霄神枪)은 더 이상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더구나 그는 검도에 조예가 깊어서 장검 같은 영보와 더욱 어울리기에 창 모양의 영보를 다루기가 다소 서툴렀다
이태호는 선우정혁을 통해 이 성공 전장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성공 전장은 다른 동천비경과는 달리 창란 세계 13주의 성대한 행사라 할 수 있다. 무릇 성공 전장에 들어간 천교라면 모두 각 대주의 괴물이고 진정한 행운아라 할 수 있다.전설에 따르면 성공 전장은 신선으로 되는 기연과 연관이 있었다. 성공 전장은 옛날 옛적에 진선(眞仙)이 인간 세계로 내려와서 개척한 유적지로서 수많은 도운 법칙을 남겼기에 창란 세계에서 천도를 깨닫는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한다.게다가 옛날부터 현재까지 이르러 수많은 희귀한 보물, 여러 가지 기관과 시련들이 있어서 성공적으로 통관한 자는 세상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다시 말하면 창란 세계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자라면 모두 성공 전장의 시련을 겪었다.선우정혁을 통해 성공 전장의 중요성을 알게 된 후 이태호는 바로 포권을 취하고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감사합니다. 꼭 종주님의 가르침을 명심하겠습니다.”“응, 그래. 너도 너무 부담감을 느끼지 말라.”선우정혁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이번에 이태호가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여기서 또 부담감을 주면 오히려 역효과를 볼 것 같아서 선우정혁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성공 전장은 13주의 천교들이 모두 모인 곳이지만 지금의 이태호는 중주 성지의 천교에게도 밀리지 않는 내공을 가졌다. 그리고 그가 이태호를 성공 전장에 보내는 것도 견문을 넓히고 중주 각 성지에서 온 성자와 사귀고 중주에 갈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선우정혁은 이태호에게 한바탕 신신당부한 후 하늘로 솟아오르고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말했다.“이번 종문 겨루기 대회는 끝났음을 선포한다!”그는 말을 마치고 나서 바로 빛으로 변해 순식간에 하늘가로 사라졌다.이때 허공에 있는 맹동석과 윤하영 등은 그제야 내려와서 잇달아 이태호에게 축하 인사를 하였다.“하하. 태호 군, 축하해. 자네가 1위 할 줄은 몰랐어!”“정말 예상 밖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