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 않은 곳에 있던 남두식 등 사람들은 4대 종주가 모두 이태호를 자신의 손안에 넣기 위하여 서로 견제하며 애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속으로 은근히 흥분하고 있었다.그들은 이태호와 같은 배를 탄 셈이니 이태호가 어느 종문을 선택하든 그의 영광은 그들과 함께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중에서도 특히 주서명은 황홀함에 도취하여 있는 듯했다. 뛰어난 천교이자 미래의 절세 능력자가 자신의 주씨 가문에 머물렀던 것을 생각하면 그는 가슴이 흥분으로 두근두근하였다.선우정혁 등 사람들이 제시한 조건에 이태호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난감한 처지에 빠지게 되었다.그는 비록 그중에서 한 종문을 택해 자리를 잡으려 했지만, 자신이 성왕 네 분들 가운데서 빼앗기고 있을 궁지에 몰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게다가 그는 신수민 등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종문에 따라 들어오길 원하고 있었다.생각을 마친 후 이태호가 막 입을 열어 자신의 상황에 관해 설명하려고 할 그때, 옆에 있던 청허파 문주 맹호식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이태호, 여전히 자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난 더 추가해 줄 수 있다네. 자네가 태일종으로 입문할 의향이 있다면 말이야. 내가 직접 너에게 중급 영보를 하사할 테고 네가 자신의 친지들과 함께 입문하는 것을 허락하도록 하겠네.”이태호는 말을 듣는 순간 귀가 솔깃했다.그는 비록 창란 세계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무항성에서 지낸 이 시간 동안 영보에 대해 들은 바가 많았다.영보는 존황급 그 이상의 수사들만 가질 수 있는 무기이며 이 무기에는 엄청난 도운이 함축되어 있어 위력이 어마어마했다.이는 하급 영보, 중급 영보, 상급 영보, 그리고 최상급 영보로 나뉘었다.대부분의 존황 수사들은 하급 영보를 사용하고 있었고 가문이 그나마 부유한 수사만이 중급 영보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고급 영보는 기본적으로 성자급 수사만이 사용할 수 있고 최상급 영보는 오직 천남 4대 종주와 같은 성왕급 대능력자만이 손을 댈 수 있었다.또 듣건대 영보 위엔 도병이
좋은 점은 일반인을 훨씬 뛰어넘는 빠른 수련 속도를 가지게 된 것이다.하지만 나쁜 점도 분명했다. 바로 혼돈 신체를 완벽히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천지자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진전 제자의 자리거니 영보, 공법 무기와 단약이거니, 태일종이 제시한 조건은 나쁘지 않았고 심지어 다른 3대 종문보다 더 좋았다.이태호는 비록 태일종에 가본 적은 없으나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태일종의 진전은 지금까지 겨우 다섯 명에 불과했고 진전마다 미래의 장문 후계자로 양성되고 있었다.선우정혁이 제 입으로 이렇게 후한 조건을 내걸었으니, 이태호는 더 이상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바로 머리를 끄덕여 승낙을 뜻했다.“선우 종주님, 저는 태일종에 가입하도록 하겠습니다!”이태호로부터 확답을 받은 선우정혁은 순식간에 얼굴이 기쁨으로 환해졌다.“하하하... 그래, 이거지!”옆에 있던 육무겸 등은 모두 헛수고를 했다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방금 선우정혁이 후한 조건을 내건 후 세 사람은 미처 반응도 못 했고 정신을 차리니 이태호는 이미 승낙하고 말았다.신소문 문주 육무겸은 여전히 이태호가 태일종을 선택한 것이 썩 달갑지 않은지 말했다.“자네 태일종이 불편하다면 언제든지 우리 신소문에 와도 돼. 나도 자네에게 진전 제자의 대우를 해주마!”이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즉시 눈을 부라리며 육무겸을 향해 말했다.“이런 이빨 빠진 늙은 놈, 이미 태일종의 사람인 이태호를 아직도 넘보고 있느냐?”말을 마친 후 선우정혁은 먹잇감을 감싸는 맹수처럼 이태호를 자신의 넓은 등 뒤에 숨겼다.이태호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 육무겸은 속으로 좀 꿀꿀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세 사람은 등 돌려 오색 빛으로 변해 이곳을 떠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세 사람은 이미 온데간데없었다.3대 종주가 떠난 후 선우정혁은 손을 들어 허공에 대고 가볍게 흔들자, 금보라 색 두루마기가 갑자기 그의 손위에 나타났다.이 두루마기의 가슴 쪽에는 금빛이 반짝이는 상서로운 구름 몇 송이가 수놓아져 있었고
곧 수많은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 속에서 이태호 등 사람들은 몸을 솟구쳐 하늘에 떠 있는 저 장검을 향해 날아갔다. 장검에 오른 후 선우정혁이 팔을 번쩍 들자, 장검은 이내 먼 곳의 하늘을 향해 전속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수십 리 크기의 성호가 발밑에서 점점 작아졌고 마침내 대지 위의 한 개 작고 반짝이는 점으로 변한 것을 보며 이태호는 머지않은 미래에 도착할 더 넓은 천지를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렜다.역시 작은 호수에서는 큰 용을 키워낼 수 없었다!이번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는 자신의 실력을 전부 꺼내 더 높은 곳을 향해 마음껏 날아오르겠다고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했다.옆에서 이태호의 심경 변화를 쭉 지켜본 선우정혁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곧 태일종에 도착할 것이니 너희들 먼저 휴식하고 있거라.”태일종은 비록 성호에서 십만 리 이상 떨어져 있었지만, 성왕급 수사에게는 기껏해야 반 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 줄기의 웅장하고 거대한 산맥이 이태호와 뭇사람들의 시선 속에 나타났다.이 산맥은 마치 수천 년 넘게 줄곧 이 땅 위에 엎드려 있던 한 마리의 용과도 같았고 그 위에는 무성한 식물들이 푸른 물결을 이뤄 출렁이고 있었고 영기가 매우 짙었다.주변에 크고 작은 수십 개의 봉우리들은 모두 중앙에 있는 마치 땅에 꼿꼿이 박혀 있는 듯한 장검 같은 봉우리를 둘러싸고 있었다.산맥 주변에는 뽀얀 구름과 안개가 가득 피어오르고 채색 빛이 눈부시게 반짝이며 보라색 증기가 솟아 올랐다.또 하늘에는 수많은 두루미가 자유롭게 노닐고 있었고 어디를 가나 길가에는 백 년 묶은 영지버섯과 천년 인삼 등 하급 영약을 쉽게 볼 수 있었다.이곳이 바로 태일종이다!그들이 태일종 지계에 들어서는 순간, 남두식은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정말 인간 세상 속의 선경과도 다름없네.”그 천청종 본부는 이곳에 비하면 완전히 하늘과 땅 차이었다!신선들이 살고 있는 곳을 방불케 하는 휘황한 산맥을 넋 잃고 바라보던
오늘 그는 친구와 함께 종문의 미션 궁에서 영수를 사냥하는 미션을 받게 되었는데 뜻밖에도 수행하러 가는 도중에 이 완벽한 일급 존황 내공의 수사와 견줄 만한 수왕을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 수왕은 평범한 영수와 달랐다. 평범한 영수는 그냥 천지의 영기를 뿜어내는 짐승일 뿐, 신통 재질을 살리긴 했지만 인간성이 없고 지혜가 낮았다.수왕은 실력이 막강하고 가죽과 살도 두껍고 거칠며 꽤 높은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그 두 사람은 수왕과 한참 동안 싸웠지만 수왕에게 손톱만 한 상처도 주지 못했고 오히려 두 사람 모두 중상을 입게 되었다.열염산괴가 점점 가까이 달려드는 것을 보고 이미 중상을 입은 하수빈은 설마 오늘 여기서 자신의 일생을 마치게 될 줄이야 하는 생각을 금치 못했고 마음속으로 몹시 괴로웠다.바로 이때 동료의 갑작스러운 외침이 하수빈을 슬픔의 늪에서 끌어올렸다.“저기 봐!! 종주님이시다!”하수빈은 머리를 들어 동료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니 멀지 않은 하늘에 한 푸른 장검이 이쪽으로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이 광경을 보자 그는 구세주라도 본 듯 화색 하며 즉시 수왕을 선우정혁 쪽으로 끌어오기 시작했다.“종주님! 살려주세요!”현재 비검우에 서 있는 선우정혁의 얼굴색은 먹장구름 낀 듯 검게 흐려졌다. 그는 방금까지만 해도 이태호 앞에서 자기 종문 제자들은 자신의 급을 넘는 싸움을 식은 죽 먹듯 쉽게 한다고 큰소리쳤는데 바로 그다음 순간, 수왕에게 쫓기고 얻어맞아 낭패를 당한 두 제자가 나타났다.체면이 깎여 창피한 그는 눈을 부릅뜨고 얼굴은 분노로 금세 붉어졌다.선우정혁은 한심한 듯 ‘흥’하며 비웃고 손을 들어 대수롭지 않게 손바닥을 한번 휘두르자, 순식간에 주변 공간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정체되었고 만 길이 넘는 거대한 손바닥이 허공에 나타나 즉시 열염산괴를 쳐 죽였다.수왕이 죽자, 하수빈과 그의 동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제야 선우정혁 옆에 서 있는 이태호 등 사람들을 눈치챘다.특히 이태호가 입고 있던 그 보라색 법포
하수빈은 몰래 또 이태호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찰하였고 몹시 심란하였다.이태호 몸 주변에는 신성한 빛이 감도는 듯했고 온몸의 혈기가 용암처럼 들끓었으며 마치 지혜와 힘, 그리고 천지의 기운을 한데 모은 커다란 화로와도 같았다. 하수빈은 속으로 눈앞의 이 사람은 육신이 매우 강건하고 반드시 어떤 특수한 재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놀라움으로 휘둥그레진 눈을 거두며 그는 이태호에게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이태호 진전이군요. 처음 뵙겠습니다.”태일종의 진전 제자는 차기 종주를 목표로 키우고 있으므로 수행 자원이나 신분, 지위 면에서 모두 보통 제자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그처럼 존황 경지인 정예 제자라도 이태호의 신분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예의를 갖춰야 했다.하긴 둘의 신분은 완전히 달랐다.정예 제자는 앞으로 기껏해야 종문 장로가 될 것이지만 진전 제자는 종주의 자리를 물려받아야 할 것이고, 심지어 기회가 된다면 전설 속 중주에 위치한 태일종의 상급 종문, 태일성지를 방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하수빈의 공손한 태도를 보며 이태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수빈 형님,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습니다.”충격에서 깨어나지 못한 하수빈은 이태호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동시에 또다시 몰래 이태호를 관찰하기 시작했다.‘종문의 나머지 몇 명 진전은 최소 최상급 보체에서 출발해 젊은 나이에 8, 9급 존황, 심지어 성자의 내공을 완성하였는데 이 사람은 3급 존황의 내공밖에 안 되지만 종주께서 관례를 깨고 진전으로 선포하였어. 이 사람은 반드시 남다른 보체를 가지고 있을 거야!’하수빈은 감히 신체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신체는 억만 명의 사람 중 한 사람밖에 없는 극히 드문 존재니까 말이다.천남 4대 종문 전체에 놓고 말해도 신체를 가진 천교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었고 기껏해야 서너 명밖에 안 되었다.전설에 의하면 예로부터 환생할 수 있었던 제일진전인 고준서는 바로 신체였고 그는 태어날 때부터 주변 천 리에 보라색 안개가 자욱했고 주작이 영
자칭 태일종에 관해 모르는 게 없다는 하수빈은 커서 천남의 중대한 사건이고 작아서는 종문에 수만 명의 사람, 매개 인의 정보를 꿰뚫고 있었다. 그는 입을 열기만 하면 참새처럼 재잘재잘 쉴 새 없이 말했다.이태호는 그가 허풍을 떠는 것인지 의심스러웠으나 수다를 떨기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믿었다.비검을 타고 이동하는 동안 그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종문의 두 정예 제자가 동시에 어떤 여제자를 좋아하게 되어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고 한방에 생사를 나누는 싸움을 치열하게 벌였다고 한다...또는 종문에 어떤 제자가 검도에 뛰어난 재능을 가졌는지, 어떤 제자가 연단에 뛰어난 재능을 가졌는지 등...이런 가십거리 외에도 이태호는 하수빈의 이야기 속에서 태일종에 대해 더욱 깊은 인상을 가지게 되었다.종문에는 모두 아홉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봉우리마다 성왕급의 봉주가 한 명씩 있고 선우정혁이 있는 첫 번째 봉우리가 제자를 받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슷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첫 번째 봉우리는 종주가 있는 곳이라 제자를 받지 않았다.두 번째 봉우리부터 아홉 번째 봉우리까지 8개의 봉우리 모두 자신만의 특별한 점을 가지고 있었다.어떤 봉우리는 검도로 유명하고 어떤 것은 진법으로, 또 어떤 것은 꼭두각시를 정제하는 것과 각종 기구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했다.또 진전 제자로 되면 각자 자신만의 부공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현재 종문의 5대 진전 제자 중 가장 실력이 낮은 제자도 8급 존황의 내공을 가지고 있었다.그리고 가장 높은 실력의 고준서에게는 성자급의 내공이 있었다!여덟 개 봉우리 외에도 이태호는 태일종 내에 한 단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 탑은 제3대 종문의 어느 성황급 종주에게서 물려받은 것으로 제자들의 단도를 늘리는 데 쓰였던 것으로 전해져, 9층 관문을 돌파한 후면 단도 계승을 획득할 수 있었다.하수빈은 매우 진지하게 말했고 이태호도 귀를 기울여 듣고 있었다.얼마 안 있어 뭇사람들의 시선 속엔 여덟아홉 개의 큼직큼직하고
이곳을 관리하는 장로는 쫓겨난 제자들의 원성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그는 공손하게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아 이태호에게 인사를 올렸다.“진전을 뵙겠습니다.”“이럴 필요 없으십니다.”이태호는 손을 슬쩍 들더니 말했다.이때 옆에 있던 선우정혁이 가볍게 손을 흔들자, 푸른색 영패 한 조각이 그의 손바닥위에 불쑥 나타났다.그는 영패를 이태호에게 휙 던져준 후 말했다.“됐어. 앞으로 이 요광섬이 자네의 동부라네. 이 영패는 요광도 진법의 중심으로 영패를 소지하고 있으면 섬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네.”이유 없이 큰 섬 하나를 소유하게 되었으니 이태호는 몹시 기뻤다. 그는 전에 태일종에 들어간 후 자신과 신수민의 신분 차이 때문에 갈라질까 봐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지금은 이런 걱정 따윈 필요 없었다.그러자 이태호는 감격에 겨운 얼굴로 선우정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정말 감사드립니다, 종주님.”선우정혁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는 백옥색의 작은 도자기 병을 꺼내 이태호 앞에 조심스레 내밀고는 입을 열었다.“이것은 6급 단약 용영단이라네, 존황급 수사의 내공에 도움이 될 거야.”눈앞에 둥둥 떠 있는 도자기 병을 보며 이태호는 신식을 사용해 그 안을 훑어보니 열 알의 영롱하고 짙은 영기를 뿜어내는 단약이 고이 들어 있었다,병뚜껑 사이로 새어 나오는 냄새만 맡아도 온몸이 뻥 뚫리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용영단을 꺼낸 뒤 선우정혁은 또 웃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단약은 이미 너에게 주었으니 이제 같이 장보각으로 가서 너의 영보를 고르자꾸나.”그는 이태호를 자신의 종문으로 끌어들일 때 그와 한 약속을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지금 신수민과 남두식 등 사람들도 이태호를 따라 태일종에 도착했고 진전 제자의 자리와 6급 단약도 그에게 주었으니 남은 건 중급 영보 두 개, 천급 공법과 무기였다.태일종의 제자들은 존황으로 진급하면 모두 장보각에 가서 영보 하나씩 고를 수 있었지만, 기껏해야 하급 영보였고 진전 제자만이 중급 영보를 선택할 수
영보는 3층 이상에 놓여 있다.선우정혁은 담담하게 말하였다.“바로 4층으로 올라가게.”이 말을 들은 구장로의 눈동자가 약간 수축되었다. 4층에는 모두 중급 영보를 소장하고 있지 않는가?‘보아하니 종주는 이자를 매우 좋아하는 것 같군. 3급 존황의 수위에다 방금 진전 제자로 되었는데 중급 영보까지 주다니.’구장로는 속으로 놀랐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손을 한번 내젓자, 뒤쪽의 장보각의 문이 스스로 열렸다.“일단 영보를 고르면 반환할 수 없네. 무기를 바꾸려면 최소 3만 영석을 지불해야 다시 장보각에 들어갈 수 있어.”“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이태호는 다시 구장로를 향해 인사를 하고 나서 장보각에 들어갔다. 그는 곧바로 3층에 올라갔다.3층에 각양각색의 영보들이 소장되어 있다. 찬란한 빛을 내뿜는 장검, 영운이 깃든 작은 종, 부채 모양의 온통 화염에 휩싸인 영보 등이 있고 또 작은 정, 긴 창, 대도 등 종류의 병기들도 있다.3층에 소장한 수백 가지의 영보를 한번 쭉 훑어본 후, 이태호는 바로 시선을 거두고 4층으로 올라갔다. 4층의 영보는 더욱 희귀하였다. 대략 백여 가지의 영보가 있는데 엄청나게 공포스러운 기운을 내뿜어 있는 것이 이태호가 고급 수사들과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이태호는 세심하게 고르다가 온통 열화처럼 붉은 장검 하나를 선택했다.이 검의 길이는 5척 3치이고 전체가 찬란한 성철처럼 맹렬한 불꽃이 이글거리며 마치 공간을 가를 수 있는 것처럼 날카로웠다. 이태호가 영보를 손에 넣은 후 머릿속에 이 검의 이름- ‘적소검’이란 글자가 나타났다.이 중급 영보는 불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검을 휘두르면 은하수가 떨어지고 천지가 빙빙 돌아가는 것 같았다.그리고 수사의 전력을 증폭하여 싸울 때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좋은 보물이군!”이태호는 적소검 위에 있는 도운을 세심하게 깨달으면서 기분이 좋았다.전투용 병기를 가진 후 이태호는 장보각 내에서 방어용 영보를 찾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는 손
이태호는 고개를 들고 유난히 조용한 별하늘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부드러운 별빛과 달빛이 사면팔방에서 휩쓸려 왔고 그의 몸을 감쌌다.그가 숨을 깊이 들이마시자 몸은 수많은 별빛의 세례를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고 체내에 있는 천지의 힘도 많이 증가하였다.이런 상황에 이태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이곳이 바로 성공 전장이지? 별빛과 달빛의 힘이 정말 강하군.’만면에 희색을 띤 이태호는 이 성공 전장에서 수련하면 수많은 별빛과 달빛에서 발산한 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외부보다 몇 배나 빠르게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성공 전장은 이태호가 그동안 접촉했던 다른 비경 동천 유적지와 완전히 달랐다. 이곳은 하나의 공간, 하나의 세계로 간주할 수 있다.그는 고개를 흔들면서 올라오는 잡생각을 억누른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 환경을 둘러보았다.바로 이때 그는 원래 자기의 앞에 있었던 고준서, 채유정 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그의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생각에 잠긴 듯이 말했다.“보아하니 성공 옛길을 통과한 후 모두 격리당한 것 같아.”그는 이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육성훈과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바로 싸울지도 모르니까.지금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으니 이태호는 바로 전에 선우정혁이 준 옥간을 꺼냈다.그는 신식으로 옥간을 훑어보자 순식간에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정보가 떠올랐고 허황한 성공 전장의 지도도 나타났다.잠시 후에 이태호는 천천히 눈을 떴고 그의 눈에서 예리한 빛이 번쩍거렸다.그는 고개를 들고 주변의 환경을 살펴본 후 하늘에 나타난 별자리에 따라 지금 자기가 있는 위치를 대략 확정했다.“여기서 나와 가장 가까운 기연은 성신신철(星辰神鐵)이 탄생한 곳이야!”성신신철은 아주 진귀한 보물로서 오로지 별빛의 힘이 짙은 곳에서만 나타났다. 만 년 이상 구천 강풍의 교란과 공간 난류가 스쳐 지나가면서 달빛과 별빛의 힘이 점차 응집되어 금속과 유사한 물건을 형성하였다.창란 세계에서 대부분의 영보에 흔히 이 물건을
무릇 서역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수사이라면 천남 지역에 있는 같은 세대의 수사들보다 많이 강했다.서역 지역에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중주의 북쪽을 바라보니 끝없는 파도가 출렁거리는 광경을 발견했는데 이곳이 바로 유명한 북해(北海)라는 것을 알아챘다.북해의 만족(蠻族)은 신혼을 수련하는 것이 아니라 육신만 수련하였으며 토템의 법술을 사용해서 진선(眞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하였다.이태호는 북해 옆에서 예전에 전적의 지도에서만 볼 수 있던 뇌택대지, 만리빙원, 나주와 건주 등을 발견하였다...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니 창란 세계는 그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넓었다.“웡웡!”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면서 이태호는 환경이 크게 변했고 머리 위에 하늘을 가득 메운 별하늘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별하늘에서 옛길이 드러나면서 수많은 구천 강풍(九天罡風) 과 공간 난류를 일으켰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이것이 바로 성공 전장으로 가는 옛길이겠지?’성공 전장의 첫 관문이 바로 성공 옛길을 통과하는 것이었다.무릇 성공 옛길에 오른 자는 의지력이 굳건하지 않으면 결국 헤어 나오지 못하고 죽게 된다.그는 사색을 마친 후 이미 성공 옛길에 오른 채유정 등을 바라보고 여유롭게 옛길을 따라서 걸었다.이태호가 옛길에 올라서자마자 눈앞에 석벽이 나타났고 그 석벽에 수많은 신공(神功)과 선법(仙法)이 새겨져 있었다.이런 신공과 선법에 반짝이는 도운 규칙이 담겨져 있는데 마치 어떠한 마력이 있는 것처럼 그의 신혼을 뒤흔들었다.그는 흥분하게 숨을 내쉬면서 석벽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곧 석벽에 이르렀을 때 이태호의 원신이 움찔거렸고 마치 앞으로 더 가면 무슨 공포스러운 일이 발생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 순간, 이태호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수상해!”그가 정신을 차린 후 보니 한쪽 발이 이미 성공 옛길에서 벗어났고 발밑에 수많은 구천 강풍과 공간 난류가 휘몰아치고 있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
이태호는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얼굴에 희색이 넘쳐흘렀다.옥부는 7급 성자급 수사의 전력 공격을 방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 전장의 지도가 들어있다니!이는 그가 성공 전장을 탐색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종주님의 깊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신식으로 전음한 후 사양하지 않고 옥부를 잘 보관하였다.그러고 나서 그는 허공을 딛고 성공 전장의 통로 안으로 날아갔다.그가 방금 통로에 들어가자 주변에 팽배한 힘이 넘쳐흐르는 것을 느꼈는데 천지의 규칙처럼 저항하기 어려웠다.이런 힘에 이끌어 그는 끊임없이 위로 날아올랐다. 위로 올라갈수록 그는 발밑에 있는 산맥이 점점 작아졌고 마지막에 까만 점으로 작아진 것을 느꼈다.까만 점의 주변에 용이 엎드리고 있는 듯한 산맥을 보면서 이태호는 이 산맥들이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다음 순간, 그는 알아챘다.“이것은 창망산맥이고 그것은 백수산맥이야!”이태호는 올라갈수록 발밑의 산맥이 점점 작아진 것을 보았고 그의 시야에 물빛 바다의 연선이 나타났다.이 광경을 본 이태호는 놀라워했다.“이... 이것이 바로 천남의 전경인가?”그는 지금 올라온 높이에 따라 천남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느꼈다.찬란한 별빛과 달빛에 이끌어 이태호는 광활한 성공 전장을 향해 날아갔다. 그는 드디어 천남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을 보게 되었다.“그쪽이 대리(大離)인가?”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렸다. 백수산맥의 왼쪽 하단에 있고 천남과 인접한 곳에서 천남 지역과 면적이 비슷한 지역을 발견했다.그곳에는 짙은 황도(皇道)의 기가 있고 구름 사이로 금룡이 날아오르고 있었다.창란 세계에서 대리는 인족 황조(皇朝)가 있고 경내의 대리 황실의 실력은 성지 못지않으며 수만 년 동안 전승되었다고 한다. 이태호는 계속해서 천남에서 백수산맥의 밖으로 가로지르는 지역을 바라보았다. 그곳의 중앙에 거대한 영토가 있는데 천남보다 몇 배나 컸다.‘여기가 중주일 거야...’이태호는 묵묵히 생각하면서 마음이 설렜다.그는 만
소기철은 방금 1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풍민국 보다는 이태호와 육성훈 두 사람이 더 신경이 쓰였다.묘음문의 채유정과 남궁월은 풍민국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오히려 3급 성자 경지의 육성훈이 아주 열정적으로 방금 도착한 풍민국을 맞이했다.그는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풍 도우, 어서 이쪽으로 오게.”풍민국은 현장에 있는 다른 천교들은 자기를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아첨하는 얼굴로 육성훈에게 말했다.“성훈 형님, 성공 전장에서 잘 부탁드릴게요.” 이에 육성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허허. 걱정하지 말게. 다만 중요한 일을 잊지 않으면 되네.”육성훈은 이렇게 말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이태호를 힐끔 바라보았다.그의 눈에 은근히 차가운 살기가 숨어있었다.풍민국은 육성훈의 말을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고 숨을 들이마시면서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이번에 신소문 덕분에 자기가 일찍이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었고 성공 전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신소문이 그를 도와주는 조건은 아주 간단했다. 성공 전장에서 육성훈을 도와 이태호를 제거하면 되었다.창망산맥의 이화 성왕 유적지에서 이태호의 기세등등한 모습을 떠올리자 풍민국은 몸이 움찔했다.그는 이번 이태호와의 대결은 목숨이 달려 있고 자기는 이미 신소문와 같은 배에 올라탔고 배에서 내려올 수 없었다.일단 신소문에게 해를 끼치면 가장 먼저 죽은 자가 바로 자신일 수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풍민국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초조하고 불안했지만 묵묵히 육성훈의 옆에 서서 성공 전장의 통로가 완전히 안정적으로 열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잠시 후, 높은 하늘에서 허공 통로가 갑자기 눈부신 별빛을 발산하였다.허공에 생긴 소용돌이가 점점 커지면서 일장이나 높은 허공 통로가 완전히 안정적으로 열리게 되었다.통로에서 발산한 밝은 빛을 통해 이태호는 옛날의 별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별하늘의 별들이 반짝이면서 찬
이윽고 하늘에서 갑자기 산산조각으로 깨진 허공 통로가 나타났다.곧이어 청색 장포를 입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풍민국을 데리고 나타났다.허공의 틈새 내에서 이 노인은 주변에 있는 각 대종문의 성왕들을 눈여겨본 후 웃으면서 말했다.“여러분, 우리 풍씨 가문이 늦었소?”이 노인이 바로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이었다. 그는 말하면서 풍민국을 데리고 허공 통로를 나와서 현장에 이르렀다.풍석천은 눈앞에 있는 4대 종문의 성왕급 수사를 보자 조금 두려워했다. 이번에 풍씨 가문은 육무겸의 도움을 받고 성공 전장에 올 수 있었다.지난번에 육무겸이 조정운과 논의한 후 이번 성공 전장에서 이태호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조씨 가문은 조광학이 죽어서 성공 전장으로 보낼 수 있는 적합한 제자가 없었다.그래서 육무겸은 어쩔 수 없이 천교 풍민국을 가진 풍씨 가문을 끌어들이기로 하였다.풍민국의 내공이 높지 않지만 그래도 성공 전장에 들어가면 육성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논의한 결과, 육무겸은 7급 파경단 두 알을 풍씨 가문에게 주고 풍민국이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게 하였다.풍석천을 보자 육무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허허, 풍 가주, 마침 잘 왔네.”육무겸의 기쁜 표정을 보자 풍석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풍민국은 원래 성자 경지를 돌파하지 못해서 성공 전장에 들어가기 어려웠다. 육무겸이 7급 파경단을 주지 않았더라면 풍민국은 언제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몰랐을 것이다.바로 이러한 이유로 풍씨 가문은 육무겸 편에 서기로 결심한 것이었다.육무겸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허파의 문주 맹호식도 풍석천에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사하였다.맹호식은 싱긋 웃으며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풍 가주, 마침 잘 왔소. 성공 전장의 통로가 아직 열리지 않았소.”맹호식과 풍석천은 천남의 몇 명밖에 안 된 성왕급 수사로서 서로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풍씨 가문이 이번에 성공 전장에 참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준서는 멍하니 허공에 우뚝 서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충격, 부러움, 질투, 심지어 살의가 들어 있었다.옆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는 육성훈이 밀린 것을 보자 예전에 이태호와 원한을 맺지 않는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와... 이 사형의 실력이 이미 육성훈을 뛰어넘었다니!’몇 달 전에 진행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가 방금 성자의 경지로 돌파했는데 불과 두 달 만에 이미 육성훈을 격패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그러니 여경구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 순간, 현장의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해졌다. 모든 사람은 말없이 묵묵히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기세 싸움에서 져서 체면이 구겨진 육성훈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잠시 숨을 돌린 뒤 온몸의 기운을 폭발적으로 내뿜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이렇게 큰 망신을 당한 적이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불길이 불같이 타올랐고 체내의 영기를 바로 발동시켜서 넘쳐흐르는 살기를 주체할 수 없었다.“네놈을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친 뒤, 육성훈의 주변에서 신성한 빛을 발하였고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이때 신소문의 문주 육무겸은 미간을 찌푸리고 대갈일성 하였다.“그만해!”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이성을 잃은 육성훈은 자기 아버지의 호통소리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는 달가워하지 않는 눈빛으로 이태호를 힐끔 쳐다보고는 발산한 신성한 빛을 수렴하였다.육무겸은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은 후 선우정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선우 도우, 축하하오. 태일종에 이런 대단한 천교가 있으니 앞으로 꼭 성황 경지로 돌파해서 천남에서 이름을 떨칠 것이오.”이에 선우정혁은 담담하게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훗날의 일은 누가 알겠소?”성황 경지의 장벽이 너무 높아서 선우정혁은 8급 성왕 경지라도 자기가 죽기 전에 성황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육무겸이 이태호를 너무 높이 치켜세운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허공에서 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한쪽 팔을 흔들면서 온몸의 기혈을 거세게 발산하였다. 그러자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고 부서지면서 고대 신산(神山)과 같은 웅장한 기운이 곧바로 육성훈을 향해 덮쳤다.이런 거세게 덮친 기운에 육성훈은 아연실색하면서 반응할 겨를도 없이 큰 타격을 받았다.육성훈의 입가에서 빨간 피가 흘러내렸고 그는 뒷걸음질을 치면서 몸에 들끓은 기운이 한순간에 떨어졌다.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는 어안이 벙벙해졌다.잠시 후, 정신을 차린 몇몇 천교들은 육성훈이 이번 기세 싸움에서 패배한 것을 눈치채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청허파의 안재남은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쟤... 쟤가 이겼다고?”안재남이 보기엔 이태호가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기간이 너무 짧고 저력이 부족해서 육성훈과의 기세 싸움에서 이기기 어려웠다.그러나 결과는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고 육성훈의 부상으로 끝났다.그러니 안재남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안재남의 옆에 있는 검은 장포를 입고 장검을 멘 소기철의 동공이 축소되었고 얼굴에 경악의 기색이 역력했다.충격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온 소기철은 이태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이태호가 육성훈을 이겼다니. 성공 전장에서 절대로 이태호와 다투면 안 돼!’육성훈은 지금 천남 천교 중의 일인자로 기세 싸움에서 이태호에게 밀리고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했다. 이에 소기철은 이태호의 실력에 놀라워하면서도 경계를 갖게 되었다.같은 시각에 묘음문의 일행에서 남궁월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에 박힌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불시에 동그랗게 되었고 작은 입이 살짝 벌어졌다.“육성훈이 밀렸다니!”놀란 남궁월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허공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녀의 가을 호수와 같은 눈망울에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옆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우아한 긴 치마를 입고 벽옥 비녀를 꽂고 연꽃처럼 아름다운 그림 속의 선녀와 같은 채유정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놀라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전에 남궁월이 몰래 그녀에게 신식
육성훈은 신소문의 천교로서 실력은 천남 3대 천교 중에서 1위를 차지해서 천남의 수많은 천교가 우러러보는 존재였다.전투력을 비교하면, 이태호가 8급 존황 경지의 내공으로 9급 존황 경지의 심운을 죽인 적이 있지만 육성훈도 과거에 9급 존황 경지 때 성자급 수사를 참살했던 화려한 전적을 가지고 있었다.천부적 재능을 비교하면, 이태호는 신체를 각성했지만 육성훈도 마찬가지로 신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덟 살 때 이미 신소문의 진파 무기인 자소신뢰를 수련했다.영보를 비교하면, 이태호가 최상급 영보를 가졌지만 신소문의 문주 육무겸의 아들인 육성훈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어떤 면을 보든 육성훈은 이태호에 비해 뒤처지지 않았고 심지어 더욱 강했다.물론 이태호가 태일종의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고준서를 격패했고 백수산맥에서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를 격살할 수 있는 것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안재남이 보기엔 이태호의 수련 시간이 너무 짧았고, 육성훈과 같은 오래된 천교에 비하면 아직 조금 부족했다.이태호와 육성훈이 같은 경지에 있다고 해도 이번 기세 싸움에서 안재남은 여전히 육성훈이 이길 것이라고 믿었다.한편으로 소기철은 담담한 태도로 현장의 기세 싸움을 구경하였다.소기철의 내공이 그다지 높지 않고 이태호와 접촉한 적이 없지만 종문 장로에게서 이태호에 대한 칭찬과 감탄을 자주 들었다.청허파의 제일 천재로서 소기철의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 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졌고 검도에서 깊은 조예가 있었다.그는 육성훈의 몸에서 내뿜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분명히 느낄 수 있어서 약간 숨이 막힌 느낌이 들었다. 육성훈과 기세 싸움을 하는 이태호를 보면서 소기철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자가 너무 현명하지 못하네.’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묘음문의 채유정과 남궁월은 이태호 쪽을 바라보았다.특히 채유정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태호를 쳐다보았다.최근 몇 달 동안 그녀는 이태호의 이름을 들은 바가 있었다.얼마 전에
이태호는 적의를 드러낸 육성훈을 보면서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쪽도 만만치 않네. 역시 명성이 자자한 천교답네.”육성훈의 내공은 성자 3급 중기 경지에 이르러서 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 중에서 일인자라고 할 수 있었다.명실상부 신소문의 보배 제자이고 천남 3대 천교 중의 하나였다.그러나 이태호의 눈에는 그저 그랬다.육성훈의 내공은 현장에 있는 젊은 세대 중에서 가장 높지만 내공이 높다고 해서 전투력이 높은 것이 아니었다.모두 최상급 보체나 신체를 가진 천교로서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상대와 싸울 수도 있었다.육성훈은 이태호의 무심한 태도를 보자 마음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라오면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이태호가 그의 사제인 신소문의 천재 제자 심운을 죽여서 신소문의 장로들은 이 원한을 늘 마음에 두었다.선우정혁이 없었다면 육무겸은 진작에 태일종에 쳐들어가서 이태호의 죄를 추궁했을 것이다.천남 4대 종문에 윗세대는 젊은 제자 간의 싸움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육성훈은 신소문의 소주이고 육무겸의 아들로서 태어날 때보다 신체 자질을 가졌고 타고난 기운(氣運)을 지녔으며 여덟 살에 이미 신소문의 지보(至寶) 뇌못에서 자소신뢰를 수련해서 같은 세대의 수사들을 뛰어넘었다.이번에 그의 목적은 성공 전장에서 자신의 기연을 찾는 것 외에도 심운을 위해 이태호를 죽여서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육성훈은 물끄러미 이태호를 쳐다보았다. 그의 몸에서 내뿜은 2급 성자 경지의 기운은 지면의 황사를 휘날리고 칼날처럼 예리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자네가 성공 전장에 들어가서도 이렇게 태연자약할 수 있는지 볼 거야.”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냉소를 흘렸다.그가 손을 휘젓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매우 공포스러운 칼날과 같은 바람이 그의 앞에서 산들바람으로 되어 얼굴을 스쳐 지났다.이태호가 자기의 기세를 쉽게 막아낸 것을 보자 육성훈의 눈에서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그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