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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Author: 손이영
온다연은 두려워서 몸이 경직되었다. 유강후는 차가운 손등으로 그녀의 이마를 만졌다가 거두어들였다.

“집사님이 네가 오후부터 열이 나서 잠을 못 잤다고 하더라고. 지금은 열이 내렸네. 의사를 부를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온다연은 그제야 자신이 오후에 열이 났고 반나절이나 잤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잤는데 왜 머리가 아직도 무거울까?

온다연은 그 원인을 유강후가 너무 가까이 다가온 탓으로 돌렸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작게 말했다.

“삼촌, 불 좀 켜주시면 안 돼요?”

유강후는 그러자 문 쪽으로 가서 불을 켰다. 조명이 켜지자 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유강후를 쳐다봤다. 양복을 입은 그의 모습은 유난히 늘씬해 보였고 매력적이었다.

그는 넥타이도 맸고 조명 아래 다이아몬드 옷깃이 화려하게 빛났다. 무심코 들어낸 손목시계도 비싼 명품 같았다.

온다연은 양복을 입은 남자는 많이 봤지만 유강후 같은 분위기를 내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차갑고 섹시하고 고급스러웠다.

온다연은 잠시 멍하니 있더니 아까보다 더 긴장되어 절로 눈을 내리깔았다. 유강후는 더웠는지 넥타이를 벗어 의자에 털썩 걸치고 양복을 벗더니 가늘고 흰 줄무늬 셔츠를 드러냈다.

외투를 벗은 유강후는 카리스마가 줄었지만 도도함이 더 돋보였다. 온다연은 감히 그를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그는 외투를 놓고 나갔다가 2분도 안 되어 다시 돌아왔는데 이때 그의 손에는 커다란 쇼핑백 하나가 더 늘어났다.

유강후는 쇼핑백에서 도시락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온다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일어나서 뭐 좀 먹어.”

온다연은 확실히 배가 고팠기에 힘겹게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손에는 무의식적으로 그 하얀 진주 머리띠를 쥐고 있었다.

유강후는 그녀를 한번 훑어보더니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잘 어울리네.”

깔끔한 디자인의 이 드레스는 우아하고 세련되어 보였으며 전에 입었던 치마보다 훨씬 소녀답고 예뻤다.

온다연은 치마를 잡아당기며 속옷 생각이 나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머리띠를 착용했다.

그녀는 원래 깨끗하고 가냘프게 생겼다. 이 머리띠를 착용하자 완벽한 얼굴형이 그대로 드러났고 청순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유강후는 몇 초 동안 그녀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먹어. 다 죽이야. 네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시켰어.”

온다연은 도시락을 열어보니 어죽, 야채죽, 호박죽 그리고 계란국이 있었다.

그녀는 야채죽과 계란국을 조금 먹고 나머지 죽은 다치지 않았다. 계란국의 맛은 생각과 달랐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계란이 조금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식사를 마친 온다연은 도시락을 치우고 고개를 들자 유강후가 창가에서 그녀를 진지하게 쳐다보는 것을 발견했다.

“삼촌, 늦었는데 돌아가세요.”

유강후의 눈빛은 그윽했고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추측하기 어려웠다.

다만 온다연은 이렇게 늦었으니 얼른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강후는 창가에 기대어 꼼짝도 하지 않았고 대답도 하지 않았다. 갈 뜻이 전혀 없어 보였다.

온다연은 어색해서 고개를 숙이고 계속 밥상을 정리하는 시늉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유강후는 천천히 문을 나섰다. 그가 떠나자 온다연은 의자에 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공기 중에는 아직도 그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은은한 그의 향기는 그녀를 숨쉬기 어렵게 만들었다.

설마 유강후가 아직 떠나지 않았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자 온다연은 다시 안절부절못하다가 큰 용기를 내어 문을 열었다.

결국 문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복도 밖에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녀가 더 기뻐하기도 전에 유강후의 양복 외투가 의자에 걸쳐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옷을 잠시 쳐다보다가 홀린 듯 다가서더니 옷을 집어 들고 가볍게 냄새를 맡았다.

원단의 품질은 훌륭했고 옷에는 은은한 설송나무 냄새가 났다. 그 냄새는 청량하지만 무게감도 있었다. 마치 유강후가 사람에게 주는 느낌과 같았다. 그러나 오늘 공기 중에는 꽃향기가 더해져 싱그러웠다. 바람이 불어오는 한순간이었지만 온다연은 그 꽃냄새를 맡았다.

임정아의 향수 냄새인가?

“뭐해?”

이때 갑자기 유강후의 목소리가 들리자 온다연은 황급히 옷을 내려놓았다. 마치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들킨 초등학생처럼 유강후를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게... 옷을... 가져가지 않아서...”

그녀는 머리를 숙인 채 뒤로 숨었다. 유강후는 종잡을 수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어색한 분위기가 한참 흐르고 온다연이 입을 열었다.

“은별 씨는 어때요? 아침에 통화하는 걸 들었는데 어디 아프다면서요?”

유강후는 쇼핑백을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신경 꺼.”

그러자 온다연은 더 뻘쭘했다.

하지만 유강후의 말도 맞았다. 나은별은 고귀한 부잣집 아가씨고 하늘 같은 존재라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는데 온다연 같은 사회 최하층의 사람이 왜 그녀 걱정을 할까?

그런데 유강후는 왜 또 돌아왔을까? 여기서 자려는 건 아니겠지?

온다연은 참지 못하고 책상 위에 놓인 커다란 쇼핑백을 보며 안에 뭐가 들어있을지 생각했다.

그러자 유강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안에서 잠옷과 갈아입을 옷 그리고 세면도구 세트를 꺼냈다.

온다연은 눈을 부릅뜨고 손바닥에 땀을 흘리며 더듬거렸다.

”삼... 삼촌.”

유강후는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 돌아서서 쇼핑백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네 거야.”

영문도 모르는 온다연은 쇼핑백을 열어보더니 안에는 흰색 니트가 있었고 유강후 손에 들고 있는 옷과 같은 원단인 것 같아 기분이 갑자기 안 좋아졌다.

이때 유강후가 먼저 말했다.

“네가 먼저 씻을래? 아니면 내가 먼저 씻을까?”

헐!

온다연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고 말을 더듬거렸다.

“여기서... 여기서 자려고요?”

그러자 유강후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온다연은 당황해서 이마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긴 병원인 데다 침대도 하나밖에 없는데 그리고 침대도 이렇게 작은데...”

유강후는 그녀를 잠깐 바라보다가 말했다.

“침대는 지금 큰 걸로 바꾸면 돼.”

온다연은 깜짝 놀랐다. 유강후는 집이 많아 분명 이 근처에도 잘 곳이 있을 텐데 왜 꼭 그녀와 함께 이 작은 침대에서 자려고 할까? 설마 큰 집 살던 게 익숙해서 이런 작은 침대에서 자는 기분을 느끼고 싶은 걸까?

온다연은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되었다.

“저기... 삼촌... 여긴 병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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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미진은 그녀를 노려보았다.“무슨 헛소리야? 내가 아들이라면 아들이지. 계집애를 낳는다면 네가 저주한 거야. 여자는 역시 아들을 낳아야 해. 네가 아들이었다면 네 아버지도 바람피우지 않았을 거고 네 엄마도 죽지 않았을 거야. 이게 다 네 잘못이야. 알아?”“그리고 유하령이 돌아왔는데, 그 애가 너를 때리고 욕하면 참아. 너 같은 말괄량이 계집애는 피부가 거칠어 몇 대 맞았다고 죽지는 않잖아. 절대 소란을 피우지 말아. 그러면 내가 유씨 가문에서 힘들어져.”심미진은 온다연이 요즘 밖에서 어디 사는지, 뭘 먹는지, 돈은 있는지 전혀 묻지 않고 잔소리만 해댔다.온다연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있을 뿐 한마디 반박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잠시 후 휴게실에서 나왔다.나오자마자 온다연은 차가운 시선이 먼 곳에서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 추가된 걸상에 앉았다.이렇게 큰 테이블에서 모든 사람의 의자가 마호가니 식탁과 세트로 된 것이었고 온다연만 낡은 원형 스툴에 앉았다.그 옆자리는 마침 유하령과 그 친구들이었다.그녀가 앉자마자 극히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강후 씨, 이분이 그날 카페에서 만났던 조카야?”온다연은 그제야 유강후 옆에 앉은 나은별을 발견했다.흰 치마에 검은 머리의 그녀는 청초하고 달콤한 외모에 기품이 있고 교양 있는 모습이 유강후와 잘 어울렸다.그녀는 눈웃음을 지으며 온다연을 바라보았다.“방금 강후 씨 차를 타고 왔어요?”이 말을 듣고 모든 사람이 놀란 눈으로 온다연을 쳐다보았다.유강후는 결벽증이 있어서 자기 방과 차에 아무나 들이지 않는다. 그의 기사와 나은별을 제외하고, 그의 어머니조차 그의 차를 타본 적이 없다.유강후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려는데 온다연이 나지막이 대답했다.“방금 길가에서 삼촌을 만났는데 같은 방향이라 태워 주셨어요.”나은별은 빙그레 웃으며 다정하게 유강후의 팔짱을 끼더니 부드럽게 말했다.“그렇군요. 강후 씨가 결벽증이 심해서 제가 다른 사람과 많이 접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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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 들었어? 쟤가 잠자리하는 걸로 사범대학 대학원에 들어갔대. 저 치마도 어쩌면 그렇게 받은 건지도 몰라.”“진짜 웃겨. 잠자리하고 겨우 짝퉁을 받았어?”“징그럽고 더러워. 수미 씨는 왜 이런 쓰레기를 우리 곁에 앉혔어? 짜증나게.”...온다연은 손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고개를 들어 유하령을 바라보니 그녀는 극도로 혐오스럽고 경멸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갑자기 누군가가 그녀의 걸상을 뒤로 힘껏 당겼고, 미처 일어서지 못한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테이블에 놓여 있던 주스가 가득 담긴 컵 두 개가 바닥에 떨어졌다.빨간 주스가 치마에 뿌려져 지저분해졌다.모든 사람의 시선이 다시 온다연에게 집중됐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무릎에서 전해지는 심한 통증을 참으며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유하령을 바라보았다.유하령은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 ‘천박한 년’이라고 말하고는 중지를 내밀었다.이때 아무 말도 없던 유강후의 할머니가 싫은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말했다.“옷을 갈아입으러 가지 않고 뭐해? 이 아이는 왜 계속 이렇게 덤벙대는지? 미진아, 너 시집온 지 몇 년 됐는데 아이가 아직도 이 모양이니? 망신스러운 바보짓만 하고 다녀.”얼굴이 빨개진 심미진은 온다연에게 다가가 일으켜 세운 후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빨리 방에 가서 옷을 갈아입어. 다시 오지 마. 창피해 죽겠어.”온다연은 무릎에서 전해지는 통증을 참으며 절뚝절뚝 홀에서 나갔다.하지만 그녀는 방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머리채를 잡혀 계단 뒤편의 창고로 끌려갔다.쾅 하고 문 닫는 소리에 이어 그녀는 바닥에 내던져졌고, 미처 일어나기 전에 따귀가 연거푸 날아왔다. 그녀는 머리가 윙윙 울리고 아프다 못해 약간 저렸다.“천한 년, 누가 널 오라 했어? 감히 우리 삼촌 차에 타? 뻔뻔한 년! 네 이모랑 똑같이 천박해.”온다연이 일어나려고 허우적대자 유하령은 그녀의 손등을 밟았다.하이힐은 그녀의 손등을 꿰뚫을 것만 같았다. 온다연은 너무 아파서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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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51화

    유강후는 평범한 부자들에겐 불가능한 이 특권을 부릴 수 있는 남자다.권력과 재력, 사람을 미치게 하는 얼굴, 심지어 젊은 나이에 피라미드 꼭대기에 오른 남자다.‘나 나은별에게 어울리는 남자는 이런 남자다. 내가 가지지 못하면 다른 사람도 가질 자격이 없다.’온다연은 나은별을 힐끗 보더니 그녀의 속내를 꿰뚫은 듯 말했다.“나은별 씨, 가시죠. 이곳에 왔으니 당연히 제가 사야죠. 홀에는 사람이 많아 얘기를 나누기 불편하니 VIP룸으로 갑시다.”말을 마친 그녀는 매니저의 안내를 받으며 계단을 올라갔다.나은별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분해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곧바로 뒤따라 올라갔다.최고급 VIP룸에는 이미 최상급 홍차와 다양한 한식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었다.청아한 솔향이 공간을 채웠지만, 나은별에겐 모든 것이 거슬렸다.원래 이곳에서는 한식 디저트와 차를 제공하지 않았고, 서양식 디저트가 주메뉴였다.북아메리카 유학 시절, 그녀는 동창들과 자주 이곳을 찾았는데, 그때는 유강후의 멤버십 카드를 쓰며 정말 화려한 나날들을 보냈다.모든 직원이 그녀를 공손하게 대했다. 북아메리카 한인 사회에서는 모두가 그녀 뒤에 유강후가 있다는 걸 알기에 온갖 특권이 저절로 주어졌다.심지어 국내에 있는 나씨 가문도 엄청난 혜택을 받았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특권들은 서서히 박탈됐고, 그녀 발밑에 있던 자들조차 머리 위에서 똥을 싸기 시작했다.그녀는 억울했다. 이 모든 것이 원래 그녀의 것이었는데, 지금은 이 계집애에게 넘어갔다. 왜?그녀는 문어귀에 서서 찻잔에서 피어오르는 김 너머로 온다연을 바라보았다.‘이년은 이 얼굴로 유강후를 꼬셨겠지. 얼굴만 망가지면 유강후가 이년을 버릴 텐데.’독기 어린 눈빛을 감지한 듯 온다연이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건넸다.“나은별 씨는 이곳에 오신 적이 있으니 아시겠지만, 이 차와 디저트는 일반 손님께 제공되지 않아요. 디저트 장인이 궁중 다과 전통을 잇는 분인데, 극소량만 제작해 최상위 VIP고객에게만 제공한다고 하네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50화

    온다연은 그녀와 팔짱을 끼며 말했다.“가자!”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나은별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녀는 질투와 혐오의 눈빛을 애써 감추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온다연 씨, 오셨군요. 오늘은 제가 살게요. 명월루는 예약이 어려워 보통 일주일 전에 연락해야 하는데, 다행히 제가 사장님과 친분이 있어서 칸막이가 있는 자리로 안내받았어요.”명월루는 북아메리카 지역의 고급 멤버십 클럽으로, 연회비만 수억에 달하므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귀족이나 재벌이다.나은별은 자기가 이곳 주주와 아는 사이라는 점과 온다연이 북아메리카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이곳 상황을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 우위를 점하려 했다.하지만 온다연의 등장은 그녀의 예상을 뒤집었다.온다연은 최고급 롤스로이스 팬텀을 타고 왔고 호위 차량마저 롤스로이스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됐다.얼굴이 예쁜 건 그렇다 치고, 몸에 걸친 옷만 가격이 수십억은 될 것 같았다.이는 나은별이 기억하는 온다연과 전혀 달랐다.기억 속의 온다연은 소심하고 겁이 많은 소녀였고, 아름답지만 카리스마는 없었다.하지만 지금의 온다연은 카리스마가 넘쳐 ‘여왕님’ 같은 포스를 풍겼다.‘이년이 죽은 줄 알았더니 3년 동안 뭘 한 거야? 왜 이렇게 몰라보게 변했지?’온다연이 입은 드레스는 북아메리카 최고 디자이너의 핸드메이드 오트쿠튀르였고, 보석은 200억, 가방은 6억 넘었다.반면, 그녀가 입은 옷은 지난해 출시된 샤넬 슈트로 유행이 지난 지 오래다. 이전 같으면 이런 옷은 진작에 버렸을 테지만 지금은 예전과 다르다.나은별은 이제 더 이상 최고급 명품 브랜드의 한정판 단골 고객이 아니다.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자기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안쪽에서 얘기합시다.”나은별이 머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이곳은 상류층이 모이는 곳인데, 온다연 씨는 처음이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거예요. 원한다면 잠시 후에 내로라하는 몇몇 친구를 소개해 드릴게요.”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혜린이 빵 터졌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49화

    그쪽에서 기다렸다는 듯 즉시 답장이 날아왔다.“제가 당신의 과거를 알아요.”한 사람의 모습이 온다연의 뇌리를 스쳤다. 나은별!그녀는 직감적으로 문자를 보낸 사람이 나은별이고, 좋은 일이 아닐 것임을 알았다.유강후가 나은별과의 관계를 대충 설명했지만, 그녀는 그렇게 단순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단지 약간의 오해일 수 있겠는가?어제 주차장에서 그녀는 비록 차 안에 있었지만 나은별의 광기 어린 행동과 불만스러운 눈빛을 똑똑히 보았다.같은 여자로서, 온다연은 나은별이 유강후에 대해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있었다.한 남자에 대한 여자의 욕망과 집착이었다.나은별! 이 여자는 보통이 아니다.유강후가 꺼지라고 하지 않았을 뿐 극도로 혐오하는 태도를 보였음에도, 나은별은 끈질기게 매달렸다.게다가 동시에 두 사람에게 질척대고 있었다.이런 여자를 제대로 혼내주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귀찮게 굴 게 뻔했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온다연은 답장을 보냈다.“나은별 씨 맞죠?”잠시 후 답장이 왔다.“맞아요. 저와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래요? 유강후가 과거를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온다연이 답장하기도 전에 두 번째 문자가 도착했다.“명월루에서 차 한잔하는 게 어때요? 꼭 오시리라 믿어요.”온다연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가야지, 왜 안 가!’잠시 생각하더니 그녀는 임혜린에게 문자를 보내고 드레스룸으로 향했다.한참 지나 그녀는 어제 도착한 맞춤 제작 블랙 드레스를 선택했다.블랙 드레스는 그녀의 허리 라인과 비율을 완벽히 드러내 평소보다 성숙하고 섹시해 보였다.그녀는 또 보석함을 열고 화려하지 않지만 값비싼 다이아몬드 세트를 골랐다.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강씨 집안 어르신이 선물한 반지를 끼고, 강현미가 직접 골라준 한정판 가방을 들었다. 전 세계에 3개뿐인데, 나머지 두 개는 어느 나라 왕비가 가지고 있다고 한다.그녀는 계단을 내려오며 집사에게 지시했다.“강후 씨의 롤스로이스 팬텀을 앞에 세우고, 호위용으로 롤스로이스 두 대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48화

    유강후는 그녀를 안아 무릎 위에 앉힌 후, 잔뜩 성이 나서 뾰로통한 그녀의 얼굴에 입 맞추고 속삭이듯 말했다.“바보야, 난 정상적인 남자야. 좋아하는 사람이 나긋나긋한 모습으로 앞에 있는데 반응이 없을 수 있겠어?"“너에게 충동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게 더 문제야!”그는 그녀의 하얀 귓불을 살짝 깨물며 속삭였다.“다연아, 넌 내 거야. 넌 나의 모든 환상을 책임져야 해.”문득 유강후가 아까 꺼내준 옷들이 생각난 그녀는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그 옷들은 어디서 구한 거예요?”3년 전 임혜린한테서 특별히 맞춤 제작한 옷들을 말하는 것이다.“강후 씨는 왜 옷을 찢는 걸 그렇게 좋아해요?”게다가 그 옷들은 수치스러울 정도로 옷감을 적게 사용해 몸을 가리기 어려웠다.하지만 핵심은 그게 아니다. 핵심은 매번 그녀가 옷을 입은 지 2분도 안 되어 다 찢겨나가고 유강후가 평소보다 더 통제 불능 상태가 된다는 점이다.유강후의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를 스치자 그녀는 몸을 움츠렸다.“오늘은 정말 안 돼요. 벌써 옷을 세 벌이나 찢었잖아요. 옷 사는 것도 돈이 드는데...”유강후는 호흡이 거칠어지며 그녀의 가냘픈 허리를 끌어당겼다.“다 이전에 맞춘 거야. 아직 수백 벌 남았어. 하나씩 다 입어줘.”“수백 벌이요?”온다연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미쳤네요!”“그래, 미쳤어. 네 몸에서 나는 향기만 맡아도 이성을 잃어. 네가 성인이 되자마자 먹어버릴걸, 이렇게 오랫동안 참으며 많은 일을 겪고... 진짜 후회돼.”유강후는 그녀의 귀를 가볍게 깨물더니 목에 가볍게 키스했다.그의 입술이 목선을 타고 내려가자, 온다연은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신음소리를 냈다.“안 돼요. 오늘은 정말 안 돼요...”유강후가 유혹하듯 속삭였다.“내가 살살 할게. 말 들어. 나랑...”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다시 밀려오면서 온다연은 그의 품에서 녹아내렸다.하지만 막 본론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온다연이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안 돼요!”유강후는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47화

    유강후는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며 걱정했다.체온은 정상이었지만 여전히 불안했다.사실 재회한 후 온다연은 건강이 많이 좋아졌고, 예전처럼 툭하면 열이 나는 일도 없었다.특히나 곽혜진이 준 약을 먹고 몇 달 만에 건강이 정상인 수준으로 회복됐다.하지만 온다연이 이전에 반복된 고열과 심각한 후유증으로 고생했던 탓에, 유강후는 그녀가 조금이라도 불편해하면 즉각 열이 난다고 여기는 습관이 있었다.“의사를 불러줘!”온다연이 막아 나섰다.“부르지 말아요.”그녀는 팔에 생긴 붉은 자국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늦은 시간에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좀 입맛이 없을 뿐이에요. 게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것 같아요. 내일이면 괜찮아질 거예요.”온몸에 그가 남긴 흔적이 가득한데, 의사가 본다면 내일쯤 강씨 가문 전체에 소문이 퍼질 것이다.그녀는 자신의 사생활이 모든 사람에게 공개돼도 신경 쓰지 않을 만큼 대범한 성격이 아니다.유강후도 그녀의 목에 남아있는 자줏빛 흔적을 발견했다. 몇 군데는 절제를 못 한 탓에 피부가 벗겨진 상태였다.그는 절제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며 그녀의 목에 입을 맞추었다.“아파?”온다연이 나지막이 대답했다.“괜찮아요. 그다지 아프진 않은데 흔적이 너무 뚜렷해요. 며칠 뒤에 저녁 만찬이 있는데, 그때까지 없어지지 않으면 드레스를 입을 수 없어요.”유강후는 집사가 들고 온 약상자에서 연고를 꺼냈다.“이건 곽혜진 선생님이 내 흉터를 치료하라고 준 건데, 키스 흔적을 없애는 데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어.”그는 노출된 부위의 붉은 자국에 연고를 조금씩 발라주었다.처음엔 단순히 약만 발랐지만, 점점 그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온다연은 피부가 유난히 하얗고 야들야들해서 가볍게 약을 발라주는 것만으로도 하얗던 피부가 연분홍으로 물들었다.게다가 손끝에 전해지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촉감에 유강후는 저도 모르게 조금 전의 장면을 떠올렸다.그의 호흡이 가빠진 것을 감지한 온다연은 서둘러 옷깃을 여미며 경계했다.“더는 안 돼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46화

    “화풀이하고 사람을 해고하는 것이 당신의 취미라면 저도 해고하세요.”“저는 성인이에요. 무엇을 얼마나 먹을지는 제가 알아서 결정해요. 다른 사람이 통제하거나 간섭하는 것이 싫고 필요하지도 않아요.”유강후는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온다연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일어나 계단 쪽으로 향했다.“그렇게 화풀이하고 싶으면 저한테도 하세요. 저도 떠나면 되겠네요. 뭐든 당신의 말대로 해야 하고, 심지어 식사량까지 통제해서 밥도 편히 못 먹게 하니 불편해서 어디 살겠어요?”유강후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어딜 가려고?”온다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제가 데리고 온 사람들을 아버지 몰래 여행 보냈잖아요. 저를 쉽게 통제하려고 그런 게 아니에요?”유강후가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헛소리하는 거야?”온다연이 그의 손을 뿌리쳤다.“그럼 왜 식사량까지 통제해요? 조금 더 먹거나 덜 먹는 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 아닌가요?”“게를 조금 많이 먹어서 속이 안 좋아졌다고 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을 해고하겠다는 건 너무 지나치지 않아요?”유강후가 급히 설명했다.“위가 안 좋은 네가 많이 먹고 배탈 날까 봐 제한한 거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온다연은 콧방귀를 뀌었다.“강씨 가문의 일은 제가 어찌할 수 없지만, 제 일은 제가 결정할 수 있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녀가 진짜 화났음을 확인한 유강후도 그 뒤를 따랐다.오진숙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급히 물었다.“도련님, 야식을 준비할까요?”유강후는 고개를 돌려 하인들을 쏘아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이 토하는 걸 못 봤어? 얼른 야식을 준비하지 않고 뭐 해? 정말 해고되고 싶어?”하인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각자 위치로 돌아갔다.침실에서 유강후는 그녀를 품에 안고 온갖 달콤한 말로 달랬다. 온다연은 언제 그랬냐는 듯 토라진 마음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둘의 몸은 다시 한데 엉켰다.요 며칠 유강후가 고열로 앓아누웠던 탓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45화

    유강후는 게 껍데기를 까다가 손에 상처가 생긴 온다연을 보며 가슴이 찢어졌다.“제가 할게요. 게 먹다가 손이 다 망가지겠네.”온다연의 작고 하얀 손은 아주 작은 상처가 생겨도 눈에 띄었다.유강후는 온다연의 손을 너무 좋아했기에 상처가 생긴 걸 본 순간 기분이 몹시 나빠졌다.그는 물티슈를 가져와 손을 천천히 닦아주며 아픈 건 아닌지 물었다.도우미들이 옆에서 웃음을 참자 괜히 무안해진 온다연은 재빨리 손을 거두었다.“안 아파요. 뭘 이런 상처로 오바를...”“하지 마요. 사람들이 보잖아요.”유강후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명령했다.“나가. 밥 먹는 거 방해하지 말고.”그러자 도우미들은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유강후는 게 껍데기를 까면서 안에 있는 살들을 온다연의 앞접시에 놓았다.그제야 유강후는 온다연의 앞에 식초가 담긴 작은 접시가 놓여있는 걸 알아챘다.유강후는 식초에 찍어 먹는 걸 좋아하지만 온다연은 신맛이 나는 음식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그래서 식초를 온다연의 앞에 놓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고 신맛이 나는 요리도 거의 하지 않았다.정말 이상하게도 온다연은 그가 까준 게살을 식초에 찍어서 맛있게 먹고 있었다.“신맛 별로 안 좋아하잖아요. 갑자기 왜 식초를 찍어 먹어요?”온다연은 최근 며칠 사이에 자신의 입맛이 바뀌었다는 걸 느꼈지만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갑자기 신맛 나는 음식이 땡겨서요. 잘됐다. 그럼 우리 이제 입맛까지 똑같네요? 앞으로 음식은 하나씩만 해도 되겠어요.”말하던 온다연은 갑자기 속이 메스꺼운지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갔다.구토하는 그녀의 모습에 유강후는 마음이 조급해져 집사와 도우미들을 집합시켰다.유강후가 온다연을 얼마나 아끼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기에 순식간에 온 집안 사람들이 긴장하며 당황하기 시작했다.불과 얼마 전에 물이 뜨거웠다는 이유로 강씨 가문에서 20년 동안 일하던 도우미가 해고 되었고 강현미의 주변 집사들도 그때 함께 정리되었다.특히 임청하라는 집사는 강씨 가문에서 나름 발언권이 있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44화

    나은별은 비웃었다.“설마 나이 먹었다고 나 싫어하는 거예요?”나은별은 이미 서른이 되었다. 철저하게 관리한 덕분에 겉모습은 소녀처럼 보이지만 눈꼬리에는 어느새 미세한 주름이 많았다.어느 날 아침 소이섭은 나은별에게서 흰머리를 발견했고 그때부터 눈빛이 돌변했고 나은별은 두 사람의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왜 좋은 남자들은 나한테 눈길조차 안 주고 매번 소이섭 같은 쓰레기만 엮이는 거지?’소이섭같은 바람둥이는 이용하고 버리기에 최적화된 사람이다. 전에는 말이라도 잘 들었는데 이제 슬슬 기어오르는 것 같으니 조만간 처리해 버릴 생각이었다.소이섭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나이가 들다니. 그런 생각 하지 마. 예전에 네가 학교 다닐 때 모습이랑 닮아있어서 조금 더 챙겨줬을 뿐이야. 추억 회상이랄까? 정말 다른 마음은 없어. 믿어줘.”나은별은 속으로 흐뭇해하며 입꼬리를 올렸다.“아무튼 난 싫으니까 처리해요.”그러자 소이섭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알았어. 다른 부서로 옮길게.”“부서 이동이 아니라 당장 해고하라고요.”“알았어. 네가 시키는 대로 할게.”“아참, 널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누군데요?”“너랑 아는 사이라던데? 예전에 강씨 가문에서 3, 4년 정도 집사로 일했다고 얘기하면 기억할 거래.”나은별은 의아해했다.“임청하?”“마침 찾아보려고 했는데 먼저 연락이 올 줄은 몰랐네요. 아마 온다연 그X이 돌아오고 나서 쫓겨났을걸요?”소이섭은 구급상자를 꺼내더니 나은별에게 약을 발라주며 말했다.“그래? 한번 만나볼래?”“당연히 만나야죠. 알고 있는 게 저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에요.”강씨 가문 별장.유강후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서재로 들어갔고 온다연이 씻고 나올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막 서재로 들어가려는데 집사 오진숙이 다가왔다.“사모님,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전부 사모님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준비했어요. 지금 바로 차릴까요?”온다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준비해 주세요. 강후 씨랑 같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43화

    ‘아니야. 내가 잘못 본 게 틀림없어.’나은별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강후 씨, 왜 나한테 이렇게 잔인해?”유강후는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죽고 싶다며? 그럼 빨리 죽어.”“동정표를 얻으려고 이제 죽는 쇼까지 하네? 그게 먹힐 것 같아?”“나은별, 경고하는데 한재민을 건드리는 순간 나씨 가문은 영원히 경원에서 사라질 거야.”나은별은 유강후가 그녀에게 이런 독한 말을 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듯 그대로 얼어붙었다.‘또 온다연 그 X이네.’‘뭘 기억하고 뒷담화를 한 게 틀림없어. 그러니까 나한테 이러는 거지.’나은별은 울먹였다.“강후 씨, 왜 나한테 이렇게 독하게 굴어? 난 그냥 나씨 가문을 도와달라고 한 것뿐이잖아. 싫으면 싫다고 해. 이렇게 날 벼랑 끝까지 몰아세우는 이유가 뭐야?”유강후는 치가 떨린다는 표정으로 나은별을 쳐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나은별.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정말 모를 것 같아?”나은별은 몸을 떨며 한걸음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다.“내가... 뭘 했는데?”살기를 드러낸 유강후는 목소리마저 섬뜩하기 그지없었다.“더 이상 너랑 엮이고 싶지 않아. 아참, 그리고 그 더러운 수법을 한재민한테 쓰는 순간 너랑 나씨 가문은 끝장이니까 잘 생각해.”말 섞는 것조차 불쾌했던 유강후는 곧바로 차에 탄 후 기사에게 말했다.“차 한 대 대기시키서 누가 데리러 오는지 영상 찍고 한재민한테 바로 보내.”“알겠습니다. 대표님.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아니나 다를까 유강후가 떠나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된 차에서 누군가 내렸다.소이섭은 아주 자연스럽게 다가가 나은별을 부축했다.“괜찮아? 차에 구급상자 있으니까 저쪽으로 가자.”나은별은 유강후의 차가 떠난 방향을 주시하더니 차갑게 말했다.“온다연이랑 한재민 둘 다 살아있어요. 진짜 예상도 못 했는데...”소이섭은 그녀를 부축해서 차까지 걸어가며 말했다.“온다연이 살아있는 건 이상할 게 없는데 한재민이 살아있을 줄은 나도 몰랐네. 우리가 그 바다에 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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