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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다행하게도 차를 바로 문 앞에 세워 차에 오른 후, 다연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운전기사는 여전히 이권이었고, 유강후와 온다연은 뒤쪽에 앉아 있었다.

돌아가는 내내 유강후는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는데, 차 안에는 그의 타자 소리만 울리고 있었다.

온다연은 차 문에 붙어서 유강후와 최대한 떨어지려고 노력했다. 제한적인 공간에서 차 문안에 들어간다 해도 그와의 거리는 2미터가 되지 않았다.

유강후 옆에 앉은 온다연은 손에서 땀이 나며 그를 쳐다보지도, 말을 걸지도 못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유강후가 컴퓨터를 넣으며 그녀를 흘깃 쳐다보았다.

“그렇게 붙어있는 거 안 불편해?”

하는수 없이 온다연은 힘을 풀고 치맛자락을 잡으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삼촌, 앞으로 이렇게 비싼 옷은 사지 않으셔도 돼요.”

유강후가 담담한 어조로 물었다.

“얼마면 안 비싼 건데?”

온다연이 고개를 숙인 채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생트집을 잡는 것처럼 느껴져 방금 전 한 말을 후회하고 있었다.

어색한 와중에, 앞에 있던 이권이 분위기를 풀었다.

“다연 아가씨, 셋째 도련님과 함께 계시면 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가씨 같은 분이 몇 분이 되든 다 먹여 살릴 수 있어요. 굶은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온다연은 얼굴을 붉혔다. 아까는 이 남자가 얼마나 돈이 많은 남자인지 한순간 깜빡했다. 이 상황이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

이권이 계속 말을 이었다.

“아니면 셋째 도련님 지갑 걱정하시는 거예요? 아직 시작도 안 하셨는데 벌써 관리에 들어가신 거예요?”

온다연은 터질듯한 얼굴로 얼른 해명했다.

“아... 아니예요!”

유강후가 미간을 찌푸리고 이권의 의자를 차며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이 많다!”

이권은 어깨를 으씩이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작은 머리를 숙인 온다연의 귀 끝은 빨갛게 달아올라 거의 피가 날 것 같았다. 유강후를 쳐다볼 엄두가 더 나지 않았고, 심지어 차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이권 님도 좋은 사람은 아니야! 무슨 말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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