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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한세영은 50대 중반의 나이에 몇 년 동안 무관을 차려서 돈을 충분히 벌었으니,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제자와 손자도 만천하에 있는 셈이다.

공적이 유명해지자 즐기려고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세영은 그동안 무관의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아들 몇 명에게 무관을 맡겼다. 아들들이 경영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한세영은 관여하지 않았다. 제 복은 자기가 챙기는 법이라 정말 능력이 없다면 그때 다시 도와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리클라이너에 누워 부채를 흔들고 있는 한세영은 눈을 감고 노래를 흥얼거렸다. 정말 편안한 삶인 것 같았다.

이때 때아닌 전화벨이 울리자 한세영은 약간 짜증이 났다.

“또 어느 자식이 전화를 하는 거야? 조용한 날이 없어, 작은 일도 처리 못하고 그동안 도대체 뭘 배웠는지.”

화가 난 한세영은 핸드폰을 집어들고 무심코 발신자 표시를 보더니 전명의 전화라는 것을 보고 약간 망설였다.

전명이 한세영의 제자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하다.

몇 년 전 한세영은 돈이 부족했을 때 전명이 준 예물로 어쩔 수 없이 전명을 받아드렸다.

그 후 전명을 도와 많은 일을 해결했는데, 요 몇 년 동안 돈이 많아지면서 한세영도 전명을 점점 멀리 하였다.

전명의 한 짓을 생각하면 그자의 일을 해결해주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특히 몇 년 동안 부족한 것이 없게 되자 명성을 더욱 소중이 여기게 되고 체면을 잃기 싶지 않았다.

한세영은 손가락을 움직여 끊기 버튼을 꾹 눌렀다.

그러나 끊은 지 3초 만에 전명이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한세영은 얼굴을 찡그리며 전화를 받았다.

“어, 그래 전명아, 나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콜록콜록.”

한세영은 꾀병을 부리며 전명이 먼저 물러가기를 바랬다.

“허, 사부님, 사부님 마음 이해하죠, 근데 제자도 힘든 일이 있어 전화를 하는 거예요.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까 그만 하시죠.”

한세영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마음속으로 톈진을 호되게 꾸짖었다.

‘너한테 힘든 일이면 나한테는 힘들지 않을 것 같아?!’

“너 이 자식! 뭘 또 어쩌자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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