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전을 받은 후, 이강현은 진효영과 우지민을 데리고 떠났다.한세영은 가게 앞에 서서 이강현원을 배웅했다.이강현의 뒷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한세영은 한숨을 쉬었다.“전명 이 자식 때문에 죽을 뻔했어, 마주치기만 해, 반 죽여줄라니까.”“사부님, 민수가 아직 깨어나지 않았는데 병원으로 데려갈까요?”의식을 잃은 조민수를 쳐다보고, 한세영은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 맥박을 짚어보고는 말했다.“찬물을 끼얹으면 돼.”“이 선생 정체가 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한성에서 만나면 예의를 갖춰, 절대로 이 선생과 충돌이 일어나서는 안 돼.”“네, 사부님, 그렇게 알리겠습니다.”……우지민이 차를 몰고 돌아갔다.진효영 흥분하며 이강현의 팔을 잡고 끊임없이 재잘거렸다. 하는 말 모두 이강현을 숭배하는 말이다.“됐어, 뭘 그렇게 오바해, 가만히 앉아 있어.”이강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아니거든요, 아까 찻물을 뱉은 그 순간 정말 어느 스타보다 멋있었어요, 앞으로 전 1호 팬 할래요.”진효영은 정말 팬이 된 것처럼 말했다.“아, 근데 우리 진짜 옥용벽 사는 거 깜빡했어요!”진효영은 기쁜 나머지 해야 할 일을 깜빡한 걸 떠올렸다.이강현은 어이가 없는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됐어. 내일 시간 나면 다시 보자.”“좋아요, 내일 저도 같이 갈래요.”진효영은 기뻐하며 말했다.‘내일 이강현 오빠랑 또 나갈 수 있어, 너무 좋아, 근데 같이 쇼핑도 할 수 있을까? 그러면 이강현 오빠한테 내가 예쁜 옷 많이 입어 보여줄 수 있을 텐데.’이강현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지민아, 너 은행 카드 번호 줘, 사기당한 돈 돌려줄게.”“네? 그건 제가 사부님께 효도하는 셈 치죠, 넘기지 마세요.”우지민이 약간 쑥스러우며 말했다.“안 돼, 계산은 똑바로 해야지. 아, 맞다, 저녁 내가 킥복싱 경기에 나가야 하는데 널 운전 가르친다고 둘러댔어, 말실수하지 말고.”“네,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을 거예요, 사부님, 저녁 경기 조심하세요, 저는 그 선수들이 너무 무
이강현은 얼버무리게 말하고, 처방전을 꺼내 고운란 앞에 놓았다.“여보, 내가 방금 처방전 하나를 구했는데 한번 봐봐, 처방전이 믿을 만하면 한약재로 만들어보거나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건강식품? 무슨 처방전인데? 한약이라면 승인을 받는 게 어려울 것 같고, 건강기능식품이라면 좀 쉬울 수 있어.”고운란은 처방전을 집어들고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다 보고 나서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다른 약재는 괜찮은데 백년 묵은 산삼은 이제 어디서 구하지? 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생산 비용이 많이 들잖아.”“고민해 봤는데, 품질이 좋은 장뇌삼으로 대체하는 게 어떨까? 백년 묵은 산삼 약효과가 뛰어나는 건 인정하지만 장뇌삼을 쓰면 효과가 아무리 떨어지더라도 시중에 나와 있는 건강식품보다 낫지 않을까?”이강현은 마음속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 또한 양심적인 건의이다.고운란은 검색해 보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일단 만들어 보고 확인해보자, 정말 괜찮다면 건강 기능 식품으로 만드는 것도 괜찮은 거 같아.”“근데 이 처방 네 꺼 아니야, 우리 여기서 하는 게 좀 아닌 것 같은데, 특히 큰아버지, 알잖아…….”고운란의 마음은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고민국이 방해하면 이강현이 처방을 내놓아도 득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허허, 그럼 우리 회사 만들어서 하면 되잖아.”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회사를 차리는 게 어디 쉬운 일이야? 다른 건 몰라도 공장이나 설비만 큰 돈이 들어가, 일단 처방은 잘 주고 있어, 앞으로 기회 있으면 다시 얘기하자.”“좋아, 여보 말 들을게.”이강현의 말이 끝나자 고민국이 사무실 문을 밀고 들어갔다.얼굴이 어두워진 고민국은 고운란을 매섭게 쏘아보았다.“고운란, 너 방금 한 말 뭐야?”“이강현 쟤 지금 먹고 쓰는 거 다 우리 집 돈이야, 그러니까 네가 말한 그 처방도 우리 거라고, 빨리 내놔.”고민국은 문 밖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이것저것 듣다가 대화가 끝나고 바로 뛰어들어왔다.고운란은 가슴
사무실로 돌아온 고건민은 시무룩하게 책상에 앉아 묵묵히 담배를 피우며 이강현을 상대할 방법을 궁리했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이미 여러 차례나 시도해 봤지만 이강현에게 해를 끼치기는커녕 오히려 이강현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과거를 떠올리며 고민국은 자기가 내린 판단이 옳은 것인지조차 의심하기 시작했다.“아니야, 난 틀리지 않았어, 이강현 너 일이 계속 잘 풀릴 것 같아? 두고 봐.”“맞는 말이이예요.”갑자기 고건민 뒤에서 말소리가 들렸다.고건민은 소리에 놀라 손에 든 담배까지 날렸다.황급히 몸을 돌려 등뒤를 봤지만, 등뒤는 텅 빈 채 아무것도 없었다.순간 고민국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대낮에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누구야?!”“저예요.”검은 망토에 꽁꽁 싸인 귀호가 고민국 앞에 나섰다.고민국은 귀호를 자세히 훑어보고 인간임을 확인한 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깜짝이야, 어떻게 들어왔어요?”“아까 나갔을 때 내가 들어와서 기다리고 있었어요.”귀호는 덤덤하게 말했다.“누구시죠? 왜 저를 찾아왔나요?”고민국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제 이름은 귀호라고 합니다. 이강현이 제 조카를 죽였어요, 그래서 복수하러 온 거예요.”이강현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머리 앓고 있는 이때 마침 귀호가 나타났다.“귀호 선생님 여기 앉으세요, 이강현 그 자식 진작 죽었어야 했어요, 이강현을 죽일 마음이 있다면 제가 적극 협조하지요.”고민국이 진지하게 말했다.“그럼 이강현에 대한 모든 걸 알려주세요.”귀호도 이강현에 관한 많은 자료를 읽어 보았지만 이강현이 어떤 사람인지는 아직 파악할 수 없었다. 자료만 본다면 귀호가 보기에 이강현은 그냥 정신분열증 환자 같았다.고민국은 눈살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해보다가 말했다.“이강현을 처음 만난 게 몇 년 전인데, 그때 조카 고운란이 갑자기 결혼한다고 해서 이강현을 알게 되었어요…….”고민국이 이강현을 만난 후부터 일어난 일들을 귀호하고
“보이는 게 다가 아니에요, 지금의 이강현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귀이가 아무리 능력이 안 된다고 해도 무능한 자에게 죽음을 당할 놈은 아니에요.”귀호는 그렇게 말하고 오른손으로 고민국의 앞 책상을 눌렀다.나무로 된 책상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고민국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부릅뜨고 귀호의 오른손을 쳐다보았다.귀호의 오른손은 책상 안에 파고 들어가 나무 책상 표면이 움푹하게 되었다.“이,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그냥 보잘것없는 재주예요, 제가 전력을 다하면 강철판에 구멍을 낼 수도 있어요, 귀일과 귀이 실력 저보다 크게 뒤떨어지는 건 아니니까 그들을 죽인 이강현이 얼마나 강한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고민국은 온 몸이 오싹해진 것 같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귀호의 말과 같은 그런 장면을 떠올릴 수 없었다.“네, 대단해요, 대단해요, 또 무슨 일 있으세요?”고민국은 입술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물론 있죠, 근데 아직은 생각이 안 나고, 제 소식 기다리세요, 제가 시키는 대로 하면 이강현은 제가 처리해드릴게요.”“네네, 선생님 말 대로 할게요.”고민국은 황송한 표정으로 말했다.귀호는 싱긋 웃으며 일어나 고민국의 사무실을 떠났다.고민국 사무실 입구에 서서 고운란 사무실을 향해 보고 있는 귀호의 눈에는 살의가 드러났다. 그리고 바로 사라졌다.고운란 사무실에서 이강현은 누군가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방문 옆 창문으로 다가가 말없이 밖을 내다보았다.사방은 고요하고 아무도 없었다.이강현은 자신이 잘못 느꼈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흔들었다.웅웅웅.전화가 울렸다. 이강현은 핸드폰을 꺼내 정중천에게서 걸려온 전화임을 보고 수신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이 선생님, 제가 오늘 저녁 경기 일정을 살펴보았는데요, 상대는 브루스입니다, 제가 자료를 메일로 보냈으니 틈틈이 한번 보세요.”이강현은 웃으며 말했다.“수고하셨습니다. 잠시 후 확인해 볼게요.”“이번 경기 방심하시면 안 됩니다. 이 브루스는 백인 제일 선
“알았어, 근데 오늘 퇴근하고 혼자가야 되는데 괜찮겠어? 아마 늦을 것 같아.”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알았어, 가르칠 때 좀 잘 가르쳐줘, 애 절반만 알려주지 말고.”“그럴 리가, 그래도 내 첫번째 제자인데 당연히 잘 가르쳐줘야지.”이강현은 우지민에게 손짓을 하고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갔다. 진효영과 우지민은 모두 이강현의 뒤를 따라 사무실을 나왔다. 세 사람은 회사 건물을 떠나 우지민의 벤츠에 앉았다.우지민이 시동을 걸고 차를 몰고 나가자 진효영은 이강현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이강현 오빠, 오늘 경기 나가세요? 꼭 저를 데리고 가요, 제가 응원해 줄게요!”“뭐 하러 가? 권무영도 갈지도 모르는데, 마주치면 곤란하잖아.”진효영의 얼굴이 순간 굳어지더니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권무영은 안 볼 거예요, 나쁜 사람이예요.”“지민이랑 밖에서 기다려, 반시간이면 끝날 것 같아.”이강현은 단호하게 말했다.“사부님, 절대 방심하지 마세요, 방심하면 질…… 아, 죄송해요, 제가 또 허튼소리를 하네요.”우지민은 다시 말을 이었다.“사부님, 우리 지금 어디로 갈까요? 지금 경기장에 가기에는 좀 이른 것 같습니다.”“네 일러요, 아무데나 쉴 수 있는 곳을 찾아 앉아서 시간을 좀 보내요.”진효영은 눈을 반짝이며 흥분하여 말했다.“인터넷에 맛집 하나 검색했는데 밥 먹으러 갈래요?”“그래, 그렇게 하자.”이강현이 눈을 감고 말했다.진효영은 우지민에게 위치를 알려주고 그 식당이 얼마나 유명한지 계속해서 말했다.……경기장 안.브루스는 대기실에 앉아 앞에 있는 TV를 자세히 보고 있었다. TV에는 지난번 이강현과 카빔의 대결 영상이다.동영상은 느리게 재생되었다. 이강현과 카빔은 마치 늙은이가 된 것처럼 동작이 끔찍할 정도로 느리다.몇몇 코치들도 브루스 뒤에 앉아 스크린의 화면을 보고 있었다.“이 영상 나도 몇 번 봤는데 어떻게 힘을 내는지 모르겠어, 심지어 손 쓸 때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은 것 같아, 현대 격투기 방식은 아니야.”“
코치들은 이강현의 약점을 찾아 브루스의 승리를 돕고 싶어하였다.그러나 이강현의 강대함에 절망한 이들은 브루스를 기술로는 도울 방법이 없다고 판단하고, 편법을 쓰기로 했다.반응 속도를 높이고 통증 감지 능력을 떨어뜨리는 특수 약물이 있는데 이 약을 쓰게 되면 타격과 반응 능력을 강화하는 것과 같다.과거 대회에서는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브루스는 이를 악물었다. 이번 경기는 그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경기이다. 톰슨과 크레티가 이기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이강현을 이길 수 없다면 링에서 죽을 선택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온 가족이 연루될 것이다.“이거 무술을 배운 거야? 젠장, 나도 이전에 무술을 배워야 했어.”브루스는 불평하듯 말했다.“No no no!브루스, 그 말 틀렸어, 동양의 무술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의 MMA 격투기와는 비교가 안 돼, 그 무술은 완전히 틀에 박힌 것이니 에어로빅이라고 쳐도 돼.”“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도 고수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많이 싸워봤지만 보기에만 좋았지 진정 실력이 있는 자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무술은 그냥 아름다운 전설일 뿐 그들은 아직도 자기들이 만들어낸 전설 속에 빠져 있는 거예요.”코치들은 브루스 말을 반박하며 무술은 전혀 쓸모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무술 대가라고 불리는 몇 명을 찾아내서 그 동영상을 브루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브루스는 에어로빅에 가까운 무술 동영상을 보고 이마를 힘껏 내리쳤다.“알겠어요, 근데 카빔의 죽은 건 뭐죠? 이강현의 실력이 가짜라는 말인가요? 카빔도 죽지 않았고요?”“그건 헛소리일 거야,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서 한 말이 틀림없어, 그러니까 넘어가면 안 돼.”“별 다른 방법이 없으면 그냥 약물을 쓰죠, 준비해주세요, 양은 좀 늘려주고요.”브루스가 매섭게 말했다.코치들 전부 침묵했다. 브루스가 말한 것은 사실이다.약을 쓰고도 이강현을 짓누르지 못하면 브루스가 아무리
뇌는 반응 속도가 빠르지만 몸이 뇌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움직임이 둔해지고, 그러면 허점이 드러날 수 있다.몸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몸의 방어력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그래서 크레티 그들이 개발한 약은 좋은커녕 심지어 실패작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이것은 그들이 장악하고 있는 최고의 약물이다. 용문에서 개발한 강화제는 강력하지만 아쉽게도 전혀 구할 없었다.잠시 머뭇거리던 브루스는 이마에 핏줄이 솟아오르더니 진지하게 말했다.“더 말할 필요 없고, 그냥 주사 놔주세요, 크레티, 당신도 약속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만약 내가 링에서 죽으면 내 가족을 꼭 잘 돌봐주세요.”“걱정 안 해도 돼요, 만약 그 순간이 온다면 약속 꼭 지킬게요.”브루스는 눈을 감고 조용히 말했다.“저, 혼자 있고 싶어요.”크레티가 손짓을 하자 코치와 의사들이 대기실을 빠져나갔다.마지막으로 떠난 크레티는 방문을 살짝 당기고 톰슨의 사무실로 향했다.7시 50분, 이강현은 혼자 경기장에 왔다. 측문에 서서 이강현을 맞이하던 정중천은 이강현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초조하게 맞이했다.“이 선생님, 왜 이제야 왔어요, 지금 경기가 첫 번째로 앞당겨졌어요, 듣자 하니 어느 중요한 분이 온다고 하던데요.”“누가? 누가 와요?”“누군지도 모르겠고, 라이벌인 브루스도 좀 이상한 거 같아요. 코치와 의사들이 대기실을 드나들었는데 뭘 하는지 모르겠어요.”이강현은 미소를 지으며 정중천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긴장할 필요 없어요.”“네, 10분도 안 남았어요.”정중천은 이강현을 데리고 탈의실로 들어갔다.이강현은 경기 복장으로 갈아입고 홀가분하게 입장 통로로 들어가 대기하기 시작했다.경기장은 이미 관중으로 가득 찼고, 황후는 2층 정중앙의 룸에 앉아 있었다. “이번 경기 다 잘 준비했지?”황후가 담담하게 물었다.“네, 연락해서 이강현의 경기를 앞당기라고 했어요, 첫 경기가 이강현과 브루스의 경기예요, 브루스는 정말 대단한 실력을 가진 자예요, 지난번 카빔은 브
사회자는 이강현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강현은 너무 말라서 복서다운 몸매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근육이 얼마든 상관없고, 이기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이강현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렇죠, 우리 신인선수 자신있나보네요, 그럼 이어서 브루스를 무대에 모시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이 떨어지자 브루스는 링 위로 올라갔다.관객들 중 많은 재벌들도 킥복싱 대회 절차를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경기의 짜릿함을 직접 보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도박을 하기 위해서이다.“맙소사, 브루스와 이강현이 맞붙다니 이강현이 틀림없이 망할 거예요, 어디에서 나온 녀석인지 몰라도 오늘 링 위에서 죽게 될 건데요.”“브루스, 백만 달러를 걸거야! 하늘이 내준 기회인데 잡지 않으면 바보이지.”“우리 같은 종족이라 나도 이강현이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은데 링에 올라간 이상 죽을 운명이니 저도 브루스 한 표 걸겠습니다.”부자들은 잇달아 브루스 우승에 베팅했다. 베팅하는 브루스의 수가 많아지면서 브루스의 배당률은 계속 낮아져 마이너스가 될 것이 뻔했다.이건 브루스가 이기면, 브루스 우승으로 베팅한 사람들이 딜러에게 돈을 물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황후는 링 위의 두 사람을 실눈으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브루스에 베팅해, 200억.”“네.”권무영이 사람을 불러 진행하고 곧 1억의 베팅이 내려졌다.순식간에 브루스의 배당률은 1 대 1로 바뀌었다.사회자가 헤드셋을 짚고 경기를 시작하라는 통지를 받았다.“좋아요, 경기가 곧 시작될 겁니다. 시작하기 전에 브루스에게 묻고 싶은데요. 상대를 쓰러뜨릴 자신 있나요?”“물론 자신 있습니다, 5분도 버티지 못하고 죽을 거예요.”브루스는 험악한 표정으로 말했다.“자, 레이스 스타트!”외치고 나서 사회자는 링 위의 두 사람에게 다칠까 봐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세계 킥복싱 대회에는 심판이 없다. 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외에는 아무 규칙도 없고, 선수들은 그냥 맨손 격투를 진행하는 것이다.브루스는 심호흡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