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임시현에게 있어서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문제가 아니다.이강현을 죽이고 임시현 체면을 세워준다면 백지수표 한 장도 줄 수 있다.“아저씨, 돈은 문제가 아니에요, 어떻게 해결할 생각이세요? 10억, 100억도 괜찮아요, 그것도 부족하다면 200억으로 그 자식 목숨을 사죠!”임시현이 독살스럽게 말했다.앞으로 임씨 가문의 승계에 관한 일인데 임시현은 목숨을 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체면을 세워야 하고 한성도 진주도 손에 넣어야 했다.우관은 눈을 가늘게 뜨고 궁리하고 말했다.“내게 후배가 있는데 나보다 실력은 좋지만 돈에 환장을 해서 돈만 준다면 뭐든지 다 할 거예요, 이름은 전일금이라고 지금은 밖에서 혼자 의뢰를 받는데 가리지 않고 다 해요.”“쓸데없는 말은 생략하고, 그 후배가 이강현을 죽일 수 있다는 건가요? 죽일 수 있다면 그냥 부르세요, 돈 걱정은 하지 마시고, 얼마든지 줄 테니까.” 우관은 웃으며 말했다.“전일금이 우리와 붙을 때 혼자서 서너 명 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으니 이강현을 이길 수 있을 것 같고, 적어도 막상막하일 겁니다.”“막상막하요? 믿을 만한 사람 더 없어요? 몇 명 더 불러도 상관없어요, 이번에는 내가 쌈짓돈 다 털어 줄 테니까 이강현만 확실히 치워버리세요!”임시현은 실력 좋은 고수 몇 명을 더 부르고 싶지만 아는 사람이 없어 우관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우관은 쓴웃음을 지었다.“도련님, 고수들 찾기 쉽지 않아요, 전일금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그만한 실력인 거고, 걔보다 더 센 놈은 아직 본적이 없어요, 그 망할 이강현 빼고.”“알았어요, 그럼 있는 대로 부르세요, 그리고 그 전일금한테도 아는 고수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다 불러오라고 하세요, 진짜 돈으로 이강현 그 개 자식을 묻어버릴 테니까!”임시현정이 더없이 짜증을 내고 있을 때 부하 한 명이 황급히 다가와 임시현의 귀에 대고 말했다.“도련님,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세계 킥복싱 대회가
“이미 출발했고, 오늘 새벽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도착한 후 바로 이강현을 찾아가기로 약속했습니다.”“하하하하, 좋아요, 오늘 저녁 푹 자야겠어요, 내일 이강현이 당하는 꼴을 잘 보려면.”임시현은 마음편이 방으로 돌아가 내일이 오기를 기다렸다.……병원 맞은편 카페에 도착한 이강현은 카페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욕설을 들었다. 그 중 하나는 최종현인 듯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소리를 찾아 걸어가던 이강현은 최종현이 룸 입구에 서서 험상궂은 얼굴의 장한 몇 사람과 대치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너 내 말 못 알아듣겠어? 우리 형이 이 두 계집이 마음에 들어 데려오라고 했어, 그러니까 쓸데없는 말 말고 빨리 비켜, 죽여버리기 전에.”“말이 왜 그리 길어, 그냥 쓰러뜨리고 데려가면 되지, 형이 기다리겠다, 얼른 움직여.”말하던 장한은 입싸움이 귀찮다는 듯 최종현의 뺨을 후려갈겼다.탁!최종현은 맞고 비틀거리며 코피가 뚝뚝 떨어졌다.“봐봐, 쉽잖아, 이제 발만 나가면 이 자식 땅에 엎드려 울 수밖에 없어, 그리고 저 여자 둘은 데리고 가는 거야.”장한은 말하고 최종현을 향해 발을 걷어찼다. 최종현은 벽에 부딪치며 온몸의 뼈가 부서진 듯 아프기만 하였다.“오빠!”고운란은 최종현 옆에 쪼그리고 앉아 최종현의 참상을 지켜보며 핸드폰을 꺼내 응급전화를 걸려고 했다.“오빠는 무슨 오빠야, 너 이 오빠 널 지켜줄 수 없어, 우리 형이야 말로 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줄 수 있는 분이야, 잘 모신다면 명품 그런 거 다 사주실 거야.”“저리 비켜! 안 비키면 나도 사람 부를 거야, 나 정중천 알아!”고운란은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진효영은 고운란의 뒤로 움츠러들며 머릿속에 이강현을 떠올렸다. 이강현이였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허허, 정중천이 뭐라고, 우리 형 손가락만 움직여도 정중천 처리할 수 있어, 정중천이 너희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말고 순순히 따라와.”몇몇 장한들의 눈에는 옹졸한 빛이 가득했다. 고운란과 진효영을 잡아당길 때 만지려는 속
“넌 또 뭐야? 내가 후회해? 난 태어나서 후회한 적이 없어! 누가 감히 나를 후회하게 만들어, 너부터 후회하게 만들어 줄 게.”“영후야, 저 자식 영웅 노릇 해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영웅이 얼마나 위험한지 한번 보여줘야 하지 않겠어?”영후를 포함한 기타 사람들은 손목을 비비며 경멸의 미소를 지으면서 돌아서서 문 앞의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이강현은 그들을 향해 손가락을 내밀고 시큰둥하게 말했다.“시간 낭비하지 말고 같이 덤벼.”“이 자식 미친 거 아니야? 같이 덤벼? 내 주먹이나 받아!”영후는 큰소리로 주먹을 휘두르며 이강현을 내리쳤다. 한때 격투기 챔피언이었던 영후는 자신의 주먹에 자신감이 넘쳤다.일반인은 물론 배운 자들도 영후의 한 방을 못 견딘다. 몇 년 동안 이강민과 함께 잘 먹고 잘 살지 않았더라면 영후는 인플루언서가 되어 전설 고수들에게 도전했을 것이다.최근 이종격투기 선수들이 가짜를 치고 무술을 전수하는 일이 많아 원래 영후 팀원이었던 옛 동료들이 영후를 초청해 참여하도록 하였다. 한 게임만 하면 1억 버는 건 쉬운 일이다.영후의 순발력 넘치는 주먹이 이강현을 내리치는 것을 지켜보던 몇몇 장한들은 흥분하여 갈채를 보냈다.“역시 영후야, 이 주먹의 힘은 아마 외력 최상위 수준일 걸.” “헛소리 그만해, 고수들이라고 치는 자들이 얻어 맞는 거 못 봤어?”장한들이 한창 흥얼거리는 이때 이강현은 손을 번쩍 내밀어 영후가 휘두른 주먹을 후려쳤다.탁!낭랑한 소리가 나자 장한들은 모두 의논을 멈추고 함께 이강현과 영후를 바라보았다.철판을 한 방 때린 듯 영후는 비틀거리며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오른팔이 떨리기 시작하면서 팔 전체가 저린 느낌이 들어 전혀 걷잡을 수 없었다.영후가 파킨슨에 걸린 듯 팔을 떨자 장한들은 놀란 나머지 눈동자가 땅에 떨어질 뻔했다.방금 영후의 주먹이 얼마나 강압적인지 얘기하고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반전이 보였다.더 중요한 것은 이강현의 동작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강현은 가볍게 손을 흔들
“아니에요, 이강현 오빠 원래 저렇게 훌륭해요. 지금 상상하고 있는 그 이상으로.”진효영이 숭배의 눈길을 보였다.영후는 바닥에 누워 있는 동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고 온몸의 피가 조금씩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30분도 안 되는 사이 평소 혼자서 여러 명을 상대해도 문제없었던 장한들이 이렇게 이강현에게 맞아 쓰러진 것은 영후의 상상력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저희가 방금 룸을 잘못 들어온 것 같아요, 지금 바로 꺼질 게요, 그러니까 길 좀…….”영후는 어색하면서도 예의 바르게 웃었다.“잘못 찾았다고 하면 놓아줄 것 같아? 우리 형님을 때리고 도망가려고? 그렇게 무책임하면 안 되지.”이강현은 주먹을 흔들며 영후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영후는 속으로 이강현을 만난 것에 깊이 후회하고 있었다.“우리 형님 임강 이강민예요, 그냥 풀어주고 좋은 인연을 맺죠.”영후는 보스 이름을 대고 놓아주기를 바랬다. 그러나 만약 이강현이 보스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 영후도 마찬가지로 오늘 땅에 엎드릴 운명이다. “누구인데? 보스가 구해줄 거라는 생각 말고 우리 형 상처 어떻게 보상할 건지 고민해봐.”이강현이 느릿느릿 말했다.영후의 마음속에 희망이 불끈 솟아올랐다. 얻어맞지 않는다면 보상은 쉽게 해결될 문제이다.“얼마면 되죠? 말만 하세요.”“돈으로 보상하겠다? 어쩌지 우리 형님 돈이 좀 많아서, 성의표시가 그렇다면 그쪽 형님을 찾아갈 수밖에 없구먼.”이강현은 놀리는 눈빛으로 영후를 보았다. 영후는 자신이 놀림을 당한 것을 알고 화가 난 얼굴빛이 파랗게 질렸다.“지금 일부러 날 엿 먹이려고 그러는 거예요? 돈이 싫다면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무릎이라도 꿇을까요?”“그거 괜찮네, 그럼 무릎 꿇고 우리 형님한테 세 번 절하고 자기 뺨 100대 때리면 놓아줄 게.”영후의 눈에서 불길이 솟구치는 듯했다. 영후는 이강현의 요구에 굴욕감을 느꼈다.“이건 사과가 아니라 모욕이죠!”“가 죽어!”영후는 원한을 품고 주먹을 날리며 이강
비틀거리며 룸으로 돌아온 이강민은 영후의 입가에 핏발이 서고 볼이 돼지머리처럼 부어오른 모습을 보고 얼굴색이 변했다.“너 뭐 하는 거야, 너더러 계집애 둘을 데려오라고 했더니, 너 이게 무슨 꼴이야? 다른 얘들은?”이강민은 화가 나서 물었다.“애들이 맞고 기절했어요.”영후의 서러운 눈물이 쏟아졌다. 어려서부터 이렇게 억울한 적은 없었다.이강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약간 놀란 듯이 말했다.“뭣들 하는 거야? 용성의 어느 세력인데? 이런 사소한 일도 못 해?”“그게 아니라, 상대는 한 명인데 진짜 눈 깜짝할 사이에 우리 애들 다 쓰러뜨렸다니까요, 우린 손가락도 대지 못하고 맞아서 이 꼴이 되고, 제발 우리를 위해 꼭 복수해줘요!”영후는 흐느끼며 말했다.이강민은 어리둥절해하며 영후가 말하는 그 장면을 상상했다. 그러나 생각할수록 무협영화에 나오는 장면으로 현실 속에는 없는 장르인 것 같았다.“너 소설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야? 내가 무식한 시골 촌뜨기로 보여? 혼자서 너희들 다 쓰러뜨렸다고? 그것도 눈 깜짝할 사이에? 미친 거 아니야?”영후는 억울하게 용도를 바라보며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몰랐다. 이강민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으니 아무리 말해도 헛수고였다.“내 말을 못 믿겠으면 같이 가봐요, 근데 총은 가지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 자식 보통 사람 아니에요, 소설에 나오는 그런 타임슬립의 신선 같다니까요.”영후는 손짓하며 보았던 여러 가지 소설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이강현은 그런 부류의 사람 같았다.이강민은 영후의 말에 웃으며 허리에서 권총을 꺼내 탁자를 쳤다.“네가 그렇게 말하니 어떤 자식인지 한번 가봐야겠어, 만약 네 말 대로 그렇게 센 놈 아니면 다시는 헛소리 못하게 그 혀 뽑아버릴 거야.”“제가 맹세할게요, 만약 거짓말이면 형님이 혀를 뽑기 전 제가 먼저 벽에 부딪혀 죽을게요.”영후가 맹세하듯 말하자 이강민은 일어서서 옆에 있는 두 명의 총수를 바라보며 눈짓을 했다.영후의 말을 믿지 않지만, 만일의 경
두 명의 총잡이들도 각각 총을 들고 45도 각도로 이강현을 겨누었다.고운란과 진효영은 모두 이런 장면에 익숙하여 이강민 등이 총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최종현은 놀란 듯 소파 구석으로 몸을 움츠렸다.“총, 총이야!”최종현은 창백한 얼굴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긴장하지 마, 그냥 총일 뿐이야.”고운란은 최종현을 달래며 말했다.“저거 총이야! 무섭지 않아?”“뭐가 무서워, 처음도 아니고, 이강현이 있잖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고운란은 당연한 듯 말했다.최종현의 뇌는 바로 다운됐다. 고운란과 이강현이 그토록 풍부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들어보니 그들이 총을 보는 건 아주 흔한 일인 것 같았다.이강현은 미소를 지으며 이강민을 보면서 손을 뻗어 해바라기 씨를 손에 쥐었다.“총을 들이대고 겁을 주다니? 정말 유치해.”이강민은 총을 한 번 휘둘렀고, 총구는 이강현의 양미간을 겨누었다.“맞아 보겠어? 총알에 네 머리가 구멍이 생기는지.”이강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 마음대로 해보라는 뜻이다.이강민은 이강현의 속내를 알 수 없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영후야, 가서 세게 때려, 아까 널 어떻게 때렸으면 그대로 돌려보내!”“네, 형님.”믿는 바가 있어 영후의 목소리가 더욱 우렁찼다. 이강민과 총잡이가 옆에 있으니 안전은 보장할 수 있으니 이번에는 확실히 복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허허, 건방진 놈, 이제 한 번만 더 건방지게 굴어봐, 그냥 때려부수라니까.”영후는 얼굴에 험상궂은 웃음을 지으며 성큼성큼 이강현에게 다가가 손을 들며 이강현의 뺨을 힘껏 때렸다.이강현은 발을 들어 영후의 아랫배를 걷어찼다. 그 발에 영후는 거꾸로 이강민을 향해 날아났다.이강민은 눈을 크게 뜨고 황급히 몸을 비켜 영후를 피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쏴! 이 자식 쏴 죽여!”이강민이 총을 쏘라고 외치는 소리에 놀란 최종현은 소파 모퉁이에 머리를 바짝 붙이고 두 손
“아! 내 손! 손이 부러졌어!”이강민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땅에 떨어뜨렸다. 이 순간 그는 영후의 말을 믿었다.하지만 지금 믿기에는 너무 늦었다. 두 명의 총잡이가 고통을 참으며 왼손에 총을 넘겼지만 둘 다 현명하게 총을 다시 들지 않았다.해바라기씨로 손목을 찌르는 이강현의 몸짓은 서로의 차이가 하늘과 땅임을 말해주었다.총이 있다고 해도 이강현의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총은 그야말로 장난감 같은 물건이었다.“형, 이제야 절 믿으시겠죠, 제가 안 하는 게 아니라 상대할 수 없어요.”영후가 배를 움켜쥐고 바닥에 누운 채 말했다.용도의 얼굴 빛은 어두웠다. 영후를 한 방에 걷어차서 죽여 버리고 마음이다. 하필이면 이때 그 말을 하니까 말이다.“내가 잘못했어요, 네가 시키는 대로 할 게요.”이강민은 빠르게 패배를 인정했다. 목숨만 지킬 수 있으면 그 따위 자존심은 버릴 수도 있었다.“너희들 한성 사람 아니지, 근데 여기는 왜 왔어?”이강현이 해바라기씨를 까먹으며 물었다.“그, 그게, 임시현이 왔잖아요, 그래서 임시현 따라 장사나 해볼까 하고 왔죠.”이강민은 거짓말까지 지어내려 했지만, 이강현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고 속마음이 들킨 것 같아 더 이상 숨기지 못하고 자신의 뜻을 털어놓았다.“또 임시현이야? 이 자식 사람을 귀찮게 하네, 언제 만나기로 한 거야? 나도 같이 가봐야 겠어.”임시현을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는지 한창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타이밍이 맞았다.뿌리를 뽑아야 하는 법이다.용도는 의아한 눈빛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왜 이렇게 재수없어, 이강현을 만난 것도 모자라 이강현과 함께 임시현을 찾아가야 하다니, 나중에 임시현한테 쫓기면 어쩌라고.’“아니면 임시현 번호 가르쳐줄까요? 애들은 제가 바로 데리고 갈 거고, 앞으로는 한성에 한발짝도 들여놓지 않을게요.”이강민은 이강현과 임시현 사이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 두 사람이 어떻게 되든 간에 자기한테 불꽃이 튀니까 지금이라도 빨리 도망치는
이강현은 당연하게 말했다.“그럼 조심해.”“알았어, 먼저 집에 데려다 줄게, 오늘 저녁 아마 시끄러울 거야.”“너 혼자서 되겠어? 도와줄 사람은?”아무리 생각해도 걱정이 된 고운란은 이강현에게 정중천의 도움을 청하라고 말하고 싶었다.“허허, 뭘 그렇게 번거롭게,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문제 없을 거야.”한창 말하고 있는데 이강현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 용성호의 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이강현은 미간을 찌푸렸다.요 며칠 황후가 한성에 도착했는데도 소식이 없자 이강현은 혹시 용성호 쪽에 무슨 새로운 소식이 있는지 궁리하고 있었다.“여보세요.”“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보고할 소식이 있습니다.”용성호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곧 약을 줄 날인데, 내가 먼저 전화하지 않았더라면 이 녀석 까먹는 거 아니야?’추혼단은 일정한 시간마다 해독제를 복용해야 했다. 만약 복용을 중단한다면 죽을 명이다.“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로 얘기하세요.”이강현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그 말에 용성호는 거이 쓰러질 뻔했다.“저기…… 약 먹을 날인데요, 추혼단 해독제 말입니다.”용성호는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더는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아, 그럼 바로 말하지, 하마터면 이 일 까먹을 뻔했어요, 그럼 저녁 9시 황이꼬치에서 만나요.”“네, 알겠습니다.”이강현은 전화를 끊고 웃으며 말했다.“오늘따라 일들이 많아, 데려다 줄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어.”고운란과 진효영은 팔짱을 끼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이강현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최종현을 두드렸다.“긴장하지 말고 돌아가요.”“오, 오오오.”최종현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아무 말없이 단숨에 카페를 빠져나갔다.이강현은 이강민에게 손을 흔들며 함께 떠났다.고운란과 진효영을 집으로 배웅한 후, 이강현과 이강민은 차에 앉아 잡담을 나누었다.“임씨 가문 정체가 뭐야, 왜 너희들과 같은 신분인 사람들이 다 임시현 보러 온 건데?”이강현이 궁금해서 물었다.“임씨 가문 주로 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