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혼단은 예로부터 오랜 시간 전해져 내려온 독약으로 6개월이 지나면 해독제를 먹어야 했다. 해독제를 복욕하지 못한 사람은 온 몸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게 되는데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추혼단을 만드는 방법과 해독제를 만드는 방법 또한 이미 사라진 지 꽤 시간이 흘렀다. 단지 용문에 추혼단과 해독제가 남아있었다.팔어르신은 진성택이 이강현을 위해 추혼단을 찾아왔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강현이 자신한테 추혼단을 먹일 리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다.이로 인해 팔어르신의 목숨은 이강현의 손에 쥐어진 셈이었다.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말로 하면 되잖아, 나한테 이런 것까지 먹일 필요가 있어?”“당신이 나랑 얘기할 생각이 없었잖아, 이런 거라도 먹여야 제대로 말할 거 아니야.”이강현은 팔어르신의 얼굴을 툭툭 치며 말했다. 팔어르신은 이강현을 노려보더니 금세 김 빠진 고무풍선마냥 쪼그라들었다.“도련님, 사실 전 지금까지 도련님 편이었습니다, 여태껏 용후의 믿음을 얻기 위해서 그런 겁니다.”팔어르신은 아첨을 떨며 어떻게 해독제를 구할까 머리를 돌리고 있었다.지금의 과학기술로 해독제를 만들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팔어르신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당신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 내가 모를 것 같아? 머리 굴리지 말고 내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해. 용후는 언제 오는 거지? 한성에 오려는 목적이 뭐야?”이강현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다음 주면 도착하실 겁니다, 한성에 오시려는 목적이라면 아마 도련님을 난처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도련님의 사모님한테 모욕감을 주시려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팔어르신이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우리한테 모욕감을 주려 한다고?”이강현은 콧방귀를 뀌었다.언젠가는 용후와 승패를 가려야 하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도련님 일단 진정하시고 제가 용후한테 말 좀 잘해볼게요, 용후를 만나게 되면 너무 감정적으로 대하시지 말았으면 합니다.”팔어르신은 둘이 화해하기를 바랐다.이강현이 용후와 맞붙게 되
“팔어르신.”팔어르신을 본 진광철이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올렸다.창고로 들어가실 땐 두 명의 경호원과 함께였는데 나오실 땐 혼자였는지라 진광철은 의아했다. 게다가 다리에 상처도 나있었다.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너, 들어가서 내 말 좀 전해, 소인 지시하시는 건 뭐든 할 테니 부하들 좀 풀어달라고 부탁해 줘.”진광철은 멍해졌다. 위엄 있으신 분께서 이강현한테 소인이라고 칭하는 모습이 놀라웠다.이강현의 능력을 보아낼 수 있었다.“뭐 해, 얼른 가지 않고.”팔어르신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일산과 영수는 죽어도 상관없었지만 양옥은 팔어르신한테 아주 중요한 사람이었는지라 어떻게든 양옥을 구하고 싶었다.진광철은 풀리지 않는 의문을 안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이 선생님, 팔어르신께서 그러시는데 앞으로 이 선생님 말씀 잘 들을 거니까 부하 풀어주시면 안 되겠냐고 하시는데요?”“저 세 사람 밖으로 끌고 나가.”이강현이 말했다.“세……. 세 사람이요?”진광철은 당황해하며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그제야 세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팔어르신 경호원 두 명이랑 들어오시지 않으셨어요? 셋일 리가 없는데요?”진광철이 물었다.이강현은 대답 대신 차가운 눈빛으로 진광철을 바라보았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진광철은 재빨리 세 사람을 끌고 공장 밖으로 나왔다.팔어르신의 차가 떠나자 진광철도 안도의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팔어르신도 소인이라 칭하는데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아까 이강현의 아이를 납치한 기억이 떠올랐다.진광철은 자신을 향해 뺨을 날렸다. 진광철은 다급히 부하들한테 솔이 잘 보살피라고 연락을 했다. 솔이가 기뻐할 때까지 놀아주라고 신신당부했다.연락을 끊은 진광철은 이강현한테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강현이 공장으로 들어서자 이강현의 조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전화 건너편에서 주치의는 솔이가 사라진 지 몇 시간이 지났다고 하자 이강현은 눈에 불을 켰다.“최 선생
이강현은 진광철의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뭐라고? 솔이를 납치하라고 지시했다고?”“이 선생님, 진정하세요, 저희 애들 솔이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저 좀 용서해 주세요, 제가 솔이 만나게 해드릴게요, 제가 만약 솔이 털 끝 하나라도 건드렸다면 절 죽여도 좋습니다.”진광철은 손이야 발이야 싹싹 빌며 말했다.“그래, 네가 만약 솔이 털 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진씨 가문 내가 멸망시킬 거야.”이강현이 으르렁거리며 말했다.진광철은 자신의 부하들이 솔이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았기를 기도했다.이때 엽중천이 사람들을 거느리고 들어왔다.이강현이 진광철의 멱살을 잡고 있는 모습에 엽중천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이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 말로 하세요.”엽중천은 진씨 집안과 오래 알고 지내던 사이었는지라 저도 모르게 도우고 싶었다.“이놈이 내 딸을 납치했어.”이강현이 진광철을 뿌리치며 말했다.이강현의 말을 들은 엽중천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광철아, 이건 네가 잘못한 거야, 어떻게 이 선생님 딸을 납치할 수가 있어? 이 선생님 딸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게 되면 내가 먼저 널 죽일 거야.”엽중천은 진광철의 머리를 향해 총을 겨누며 말했다.진광철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나도 제정신이 아니었어, 잘못했어요, 이 선생님, 우선 병원에 가서 솔이부터 만나보시는 것이 어떠세요?”이강현은 아무 말도 없이 밖으로 걸어 나갔다. 지금 이 시각 이강현보다 화가 난 사람은 없을 터인지라 다들 묵묵히 이강현의 뒤를 따랐다.진광철은 조바심을 태우며 이강현에게 차문을 열어주었다.“이 선생님, 타세요.”이강현이 뒷좌석에 올라타서 진광철은 조수석에 앉아 병원으로 가자고 말했다.엽중천의 차가 뒤를 따랐다.병원에 도착하자 진광철과 엽중천을 비롯한 사람이 이강현을 에워싸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살기를 뿜고 있는 병사들과 킬러들이 뒤따랐다.다들 이강현을 피해 다녔다. 담이 작은 사람들은 심지어 이강현을 피해 저 멀리로 뛰어갔다.이강현이 등
솔이가 무사한 덕에 이강현은 진광철을 한번 봐주기로 마음먹었다. 이강현은 아이 앞에서 진광철을 손보면 솔이한테 트라우마를 남길가 봐 두려웠다.진광철은 이강현한테 인사를 올리고는 부하들과 함께 병실을 떠났다.엽중천이 이강현한테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사인을 보내며 병사들과 함께 병원을 나왔다.이강현은 솔이를 안고 침대에 앉아 인형놀이를 했다.솔이는 이강현의 품에 안겨 말똥말똥한 눈으로 이강현을 보며 말했다.“아빠, 나 언제면 다 나아? 언제쯤 집에 갈 수 있어?”“조금만 견지하면 돼, 의사 선생님께서 그러시는데 한 달만 더 있으면 솔이 집에 갈 수 있대, 우리 솔이 강하지, 우리 딱 한 달만 버텨볼까?”“그래, 솔이 버텨볼게.”솔이는 작은 주먹으로 이강현의 주먹을 툭 쳤다.놀다가 지친 솔이는 잠이 들었다.이강현은 솔이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문을 닫고 병실을 나왔다.엽중천이 병원 문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이강현이 걸어오는 것을 본 엽중천이 일어서며 말했다.“이 선생님, 제가 여쭤 볼 것이 있어서요.”“천남산 전쟁에 관한 이야기라면 지금은 말해 줄 수가 없어.”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엽중천은 반짝이는 눈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이강현이 아직 알려줄 수는 없다고 했지만 이강현의 말속에 이미 많은 정보를 얻을수 있었다.천남산 전쟁은 엽중천만 알고 있었다. 이강현은 엽중천이 전쟁에 대해 물을 것을 미리 예측하고 있었다.“알겠습니다.”엽중천은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이 선생님, 이쪽에 따님을 보호할 인원이 필요하신 것 같은데 절 믿으신다면 제가 제 부하들을 이쪽으로 파견해도 되겠습니까?”이강현이 엽중천을 바라보더니 폭탄을 감지할 수 있는 제어 박스를 건넸다.“그럼 부탁 좀 할게, 이건 자네가 가지고 있어.”“믿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최선을 다해 솔이를 지키겠습니다.”이강현은 머리를 끄덕이며 엽중천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리고는 택시를 불러 회사로 향했다.회사에 도착한 이강현은 고운란의 사무실로 향했다.
이강현의 말에 고민국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일단 경찰서에 사건이 접수되면 고흥윤은 더 난처해지기만 할 것이다.“그렇게 계속 나대, 언젠가는 뒤통수 한번 크게 당할 거다, 고운란 넌 네 남편이나 잘 건사해, 너 몰래 뒤에서 어떤 사고를 칠줄 알고.”고민국은 욕설을 퍼부으며 고개를 축 떨어뜨리고 사무실을 나왔다. 머릿속에는 온통 어떻게 복수를 진행할까 하는 생각뿐이었다.사무실로 돌아온 고민국이 한창 고민하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핸드폰 화면에 이상한 번호가 떠있었는지라 고민국은 사기전화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끊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벨이 또 울리기 시작했다.여전히 같은 번호였다. 고민국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 걸어올 기세인 것 같았다.고민국은 이마를 짚으며 전화를 받았다.“보험인 거면 필요 없어요. 대출도 필요 없으니 연락하지 마세요.”“보험 아닙니다, 고민국 선생님 되시죠?”전화 건너편에서 남성의 친근한 중저음 소리가 들려왔다.고민국은 멈칫하더니 웃으며 말했다.“보험 파는 사람 아니라면서 제 자료는 어디서 구한 거에요? 사기 치실 거면 다른 사람 알아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고 선생님, 제가 만약 고 선생님이라면 마음 가라앉히고 들을 겁니다, 이 통화내용이 선생님 가족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당신 무슨 뜻이야? 당신 누구야? 이딴 소리 할 거면 나 전화 끊을 거야.”난데없는 통화내용에 고민국은 등골이 오싹해났다.“내가 누구인지는 금방 알게 될 거예요, 저도 이강현 없애려는 사람이니 고 선생님께서 저랑 손을 잡았으면 하는데요.”고민국은 눈을 번쩍 들었다. 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이 있듯이 전화 건너편 사람이 이강현을 없애려 한다면 그건 친구가 분명했다.“그렇군요, 그럼 우리 만나서 얘기해 보는 건 어때요?”고민국이 초청을 보냈다.“저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럼 오늘 밤 여덟 시 김해 금빛 업소 1번 방에서 만나는 걸로 합시다.”“그럼 오늘 저녁 여덟 시에 보는 걸로 알고 있을게요.”전화를 끊은 고민국
추혼단은 질병을 일으키는 독약으로 오랜 전설을 갖고 있었지만 자신이 이런 끔찍한 독약과 얽히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호기심 때문만 아니었다면 이런 일은 당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에 팔어르신은 한껏 우울해 있었다.“양옥은 어때?”“지금 수술 중입니다, 비장과 취장 쪽이 이미 파열되었는지라 지금 쇼크 상태에 처해있다고 합니다, 지금 비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하고 있는 중인데 수혈양만 이미 3000밀리리터를 넘었다고 합니다.”비장과 간장은 혈액을 수요로 하는 내장들이라 일단 파열되면 과다출혈이 생기게 된다. 비장과 간장이 모두 다 파열된 상황이니 내출혈은 더 심할 것이다.훈련이 잘 되어있는 양옥도 이강현의 발에 내장이 파열된 걸 생각하니 팔어르신은 이강현한테 맞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여겨졌다. 팔어르신은 이강현한테 맞은 사람이 자신이었다면 아마 병원에 이송되기도 전에 이미 숨을 쉬지 못했을 거라 생각했다.“호기심이 사람 잡을 뻔했네.”팔어르신이 중얼거렸다.“검사 결과 나왔습니다.”간호사가 검사결과를 한 아름 안고 들어왔다. 각종 정밀검진표 외에도 에마라이와 CT영상이 있었다.세 명의 의학전문가들이 바삐 움직였다. 다들 팔어르신의 검사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검진표에 적혀있는 수치를 본 전문가들이 미간을 찌푸렸다. 다들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더니 머리를 저었다.팔어르신은 의학 전문가들의 표정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저한테 자세하게 얘기 좀 해주세요.”팔어르신이 말했다.“이런 이상한 검사결과는 저희도 처음이라서요, 검진표 수치로 보아서는 만성 중독일 가능성이 있지만 어떤 독약인지는 파악이 되지 않아서 말이에요.”꽤 이력 있는 세 전문가들도 팔어르신 같은 경우는 처음인지라 어떻게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진료 방법은 있을까요? 발병 시간을 늦춰본다는지 말이에요.”“저희도 실험적인 진료를 해볼 텐데 결과가 어떨지는 저희도 확답을 드릴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시간 되시면 해외
김해 금빛 업소 1번 방에는 새하얀 피부에 아담한 여성처럼 생긴 권무영이 슈트를 입고 소파에 앉아 와인을 음미하고 있었다.권무영은 금빛색의 와인이 들어있는 와인잔을 돌리며 사색에 잠겨 있었다.고민국은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것마냥 불편했다. 특히 문 앞에 네 명의 검은색 슈트를 입은 사람을 보니 공포감이 몰려왔다.네명의 검정 슈트를 입은 사람은 모두 은색탈을 쓰고 있었는데 석고상처럼 꼼짝 하지 않고 있었다.“누구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강현을 없애는 작전에 제가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요?”고민국이 먼저 말을 꺼냈다. 고민국은 이런 식으로 침묵을 유지하다간 멘탈이 나갈 것만 같았다.“이강현의 신분에 대해 아시나요?”권무영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기분 좋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고민국은 의아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권무영을 바라보았다.“이강현은 그냥 바보잖아요, 어떤 신분을 갖고 있다고 그러시는 거예요?”“신분에 대해 잘 감췄나 보군요, 다들 이강현의 신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걸 보면.”“이강현한테 다른 신분 있어요? 그 꼴에 대단한 신분을 갖고 태어난 놈은 아닌 것 같은데.”고민국은 이강현이 비밀스러운 신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비밀 신분을 갖고 있다고 해도 지금은 돈 없고 능력 없는 도련님 신분일 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거라고 믿었다.권무영이 웃으며 말했다.“지금은 대단한 신분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게 분명해요, 다 과거였으니까요.”아리따운 미모와 아첨을 떨 줄 아는 능력으로 권무영은 이미 용후와 모든 걸 계획 중이었다.권무영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신의 아이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생각이었다. 이강현만 없으면 용후는 용문을 가질 수 있을 거고 용문 주인 자리는 아이에게 넘겨질 것이다.권무영은 평민에서부터 미래 용문 주인의 아버지가 될걸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했다.하지만 권무영은 용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권무영이 이강현을 죽이자고 제안해 왔지만 용후는 아직 그럴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고민국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그냥 이거면 돼요, 하지만 이강현이 의심을 품게 해서는 안 돼요, 이강현이 일단 의심을 품는 순간 제 계획은 틀어지니까요.”권무영이 눈을 가늘게 뜰고 말했다.고민국은 생각에 잠겨다. 이강현한테 직접 연회에 참가하라고 말을 꺼내면 이강현은 경계를 할 것이 뻔했다.“제가 생각 좀 해 볼게요, 이강현이 믿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어요.”고민국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지금 여기서 생각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저도 그에 따라 준비해야 하니까요.”“고운란의 친구가 약혼식을 올린다는 얘기 들은 적 있어요, 당신이 준비하는 연회가 고운란 친구의 약혼식이 될 수 있다면 이강현 경계심을 품지 않을 수도 있어요.”고민국은 고운란이 어제 친구와 나누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말했다.권무영이 머리를 끄덕였다.“고운란 친구 이름 연락처 좀 주세요, 나머진 제가 알아서 할게요.”“전 고운란 친구가 차설비라는 것밖에 아는 정보가 없어요, 잠깐 엿들은 통화내용이라 연락처도 몰라요.”고민국이 말했다.“이름만 있으면 충분해요, 지금 떠나셔도 돼요,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때 다시 연락할게요.”“네, 이강현을 없앨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게요.”고민국이 방을 빠져나오자 권무영이 말했다.“어떤 수를 써서든 차설비를 찾아, 그리고 내일 연회 준비 잘하고.”“네.”권무영이 와인잔을 들어 우아하게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내일 모든 일이 순조롭길.”……이강현과 고운란이 집에 들어서자 최순이 이강현을 노려보며 말했다.“이강현, 넌 좀 제대로 된 일을 찾아 할 수는 없는 거니? 매일 운란이 옆에 딱 붙어서 지내는 거 창피하지도 않아?”“엄마, 이강현 나 도와주러 온 거야, 그러니까 그만해.”최순이 흘기며 말했다.“너 또 저놈 편드는 거야? 저놈이 도대체 너한테 뭘 한 거야? 저놈이 널 도울 수 있다면 회사에 저놈 자리 하나 만들어주든가, 월급이라도 타게.”“회사일 엄마도 알잖아, 큰 아버지랑 둘째아버지가 계신데 이강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