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그 순간, 고건민 등 모두의 숨이 멈췄다.천천히 열리는 것은 방문이 아니라 지옥으로 통하는 대문 같았기 때문이다."끝났어, 끝났어. 만약 황문현이 돌아왔다면, 우리는 죽었어."고흥윤은 온몸이 떨리며 중얼거렸고, 등에 붙은 옷은 이미 땀으로 젖어 있었다.남검봉의 얼굴은 이미 붉게 부어 있었고,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방금 황문현에게 당한 장면을 생각하면서, 남검봉의 마음은 공포로 가득 찼다.이강현은 담담하게 자리에 앉아, 문을 밀어 열고 들어오는 웨이터의 미소를 흥미롭게 바라보았고, 끝내 웃음을 참지 못했다."하하하, 웨이터네요, 모두들 긴장하지 마세요."이강현의 웃음소리를 듣자, 모두가 귀에 거슬렸다.그들은 이강현의 웃음소리에 조롱이 가득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누가 긴장했어! 입 닥치지 못해? 죽으려고!”고흥윤은 사나운 모습을 보이며, 방금 전의 두려움을 가리려 했다.남검봉의 눈은 약간 혼란스러웠다.‘이쪽에서 음식을 아직 주문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웨이터들이 음식을 가지고 들어왔을까?’"우리 아직 음식 주문을 다 하지 않았는데, 여러분이 잘못 들어온 건 아닌가요?"남검봉이 물었다."아니요, 이건 오 매니저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절대로 잘못될 수 없습니다."웨이터가 대답하며, 테이블 앞으로 걸어가 음식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이 요리는 ‘전복 산'입니다."큰 원판 중앙에는 깔끔한 최고급 전복들이 있었다.남검봉은 전복 산을 한눈에 보고, 눈이 휘둥그래졌다!‘가격이 몇 천만이라고 들었는데!만약 뒤따라오는 요리들이 모두 이 가격대라면, 남검봉은 오늘 자신이 전재산을 털어야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것은 최고급 인삼으로 조리한 요리입니다.""이 요리는 블랙 트러플 푸아그라입니다.""이 요리는…….”가격이 비싼 최고급 요리들이 하나씩 나오자, 고건민 등 모두가 멍해졌다!이 요리들의 가격을 계산하면, 쉽게 4억을 넘어섰고, 고건민 등의 상상력을 넘어섰다.남검봉은 이제 음식을 보는 마음이
웨이터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이 모든 것은 우리 오 매니저의 지시에 따른 것입니다. 그분께서 곧 오실 것이니, 문제가 있다면 그분께 물어보시면 됩니다."‘관인당의 오 매니저면 오도문이 아닌가?’‘다른 사람은 없을텐데.’오 매니저가 오신다는 말을 듣자 고건민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상황이 좋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우리 중에 오 매니저와 연관이 있는 사람이 없어. 그냥 오 매니저의 이름만 들어봤겠지!’."오 매니저? 그분께서 왜 이 비싼요리들을 준비하셨나요? 거의 8억이나 되는 요린데.”고건민이 의심스럽게 말하며, 모든 사람을 훑어보았다."와인까지 계산하면 8억이 조금 넘어요."남검봉이 무뚝뚝하게 말했다.고청아는 이강현을 바라보며 분개하며 말했다."분명히 황 사장님이 준비한 것이야! 그는 우리가 계산을 못 하고 창피해지는 것을 원하고, 오 매니저의 손을 빌려 우리를 벌하려고 하는 거야!"“뭐?” 고건민 등 모두가 경악했고, 자세히 생각해보니 그럴듯 했다."맞아. 오 매니저께 오시면, 모두 빌어야 해. 특히 이강현! 만약 다시 무례한 말을 하면, 나를 원망하지 마!"고건민은 이강현을 노려보며 말했다.그는 이강현이 다시 오 매니저를 모욕하면, 진짜로 끝장 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네, 그럼, 전 입 다물게요.”이강현은 말하고 입을 꼭 다물었다.고건민이 한숨을 돌리고, 발소리가 들리자 급히 일어났다."오 매니저, 어떻게 직접 오셨어요?"고건민이 겸손하게 말했다."오 매니저 안녕하세요, 저는 정흥 투자 회사의 남검봉입니다. 지난번 와인 파티에서 오 매니저와 만나본적이 있었습니다."남검봉이 공손하게 말했다.고흥윤 등 모두가 일어나 말하며, 오 매니저에게 아첨하기 시작했다.오 매니저는 미소를 띠고, 누가 말하든 그 사람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끄덕였다.마치 부하를 면접하는 상사처럼.그러나 오 매니저의 눈은 항상 의도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이강현에게 향했다.이강현이 차갑게 얼굴을 찡그리며 말하지 않자,
"이 선생님?"모두가 멈추고, 이 방에서 성이 이씨인 사람들을 모두 생각해 보았다.세세히 생각할 필요도 없이, 모두가 먼저 생각한 사람은 이강현이였다.슉슉슉!모든 사람들의 놀라운 시선이 이강현을 향했고, 숨이 멎을 것 같았다!이 사람들이 무슨 미친 짓을 하는 건지, 왜 하나 둘씩 모두 이강현와 관련이 있는 건지.“이것들은 이강현에게 보내는 건가요? 오 매니저님, 장난이 아니시죠, 이강현 같은 찌질이가 그럴 자격이 있어요?”고건민이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고, 마음속으로는 이강현이 또 무슨 짓을 벌였을까 생각했다.이강현은 오도문을 힐끗 보았고, 눈이 마주친 순간, 오도문은 이미 알았다.자신이 가야 할 때가 왔다고.‘더 이상 머물면,큰일날 거야!’"정말로 장난이 아닙니다, 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겠습니다, 천천히 드세요."오도문은 약간 몸을 굽히며, 뒤로 물러나 방을 나왔고, 방에서 10미터나 떨어져서야 길게 숨을 내쉬었다.방금 이강현의 시선에 휩싸여, 그는 한숨도 감히 내쉬지 못했다."사람이란 참 힘들어, 선물도 이렇게 힘들게 보내야 하나."오도문이 중얼거린 후, 재빨리 떠났다.방 안은 정적이 흘렀고, 모든 사람들이 멍하니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마치 이강현의 얼굴에 꽃이 핀 것처럼.남검봉은 가슴이 부글거렸다.오늘의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이다.자신은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이고, 투자계에서 빠르게 떠오르는 새별이며, 고운란을 꼭 가지겠다고 맹세했으니까.‘어떻게 이강현라는 쓰레기의 배경이 될 수 있지?’‘그렇게 되면 자신이 쓰레기보다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너 이 찌질이같은 놈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어, 왜 오 매니저께서 그런 태도로 너를 대하지?”남검봉이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이강현은 말 없이, 미소를 띠는 눈으로 남검봉을 바라보았다.이때 고흥윤이 탁자를 치며, 분노한 눈으로 이강현을 바라보며 물었다."이게 홍문연인가? 과거에 사람들이 죽기 전에 좋은 것을 먹게 해주었어. 아마 우리가 이 만찬을
말을 마친 후, 이강현은 한 바퀴 둘러보았다. 모든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고, 젓가락을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는 전복을 집어 고운란의 접시에 놓았다.“빨리 먹어. 관인당의 전복은 아주 유명해."고운란의 입술이 움직였지만, 결국 마음속에 말하고 싶은 말을 내뱉지 못했다.방금 이강현의 설명에 대해, 고운란은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고운란이 믿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앉아 있는 사람 중에는 누구도 믿지 않았다.황보경이 아무리 고결해도, 방을 빼앗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데, 8억짜리 식사를 보낸다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작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이유를 빼면 그들은 무슨 원인인지 생각해낼 수 없다.고건민은 화가 났지만, 이미 이강현이 즐겁게 먹기 시작한 것을 보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오도문이 이미 식사를 보내왔으니,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고, 남겨두면, 그것은 오도문의 얼굴을 때리는 것기에, 이 식사는 문제가 있든 없든 먹어야 한다."젓가락을 움직이세요, 오 매니저님이 보내왔으니, 우리는 먹어야 합니다. 오 매니저님은 큰 인물이니, 독을 내리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먹고 나면 이강현에게 처리하게 두면 되죠."고건민은 모든 상황을 이강현에게 밀고, 만약 문제가 생기면, 이강현이 책임지면 된다고 생각했다.고흥윤 등 사람들은 이강현의 먹는 모습을 보고, 다시 한 번 앞에 있는 음식들을 보았다.배가 고픈 나머지, 사람들은 망설이지 않고, 젓가락을 집어서 먹기 시작했다.남검봉은 가장 빨리 먹는 사람이었다. 완전히 슬픔을 식욕으로 바꾸었고, 마음속에는 먹지 않으면 밑진다고 생각했다.얼굴을 모두 잃었으니, 그냥 많이 먹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이강현은 때때로 고운란에게 음식을 집어주었고, 좋은 남편행세를 하기 시작했다.남검봉은 그 장면을 보고, 마음이 쓰라렸다.최순은 눈썹을 찡그리며 불편하게 말했다."이강현, 제대로 먹어, 내 딸에게 음식을 집어주지 마, 네가 집어주는 음식은 모두 그녀가 싫어하는 것이야.""엄마,
순간, 고청아는 도발이 가득찬 눈빛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이강현이 생일 파티에서 크게 주목받는 것을 보며, 고청아는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게다가 황보경이 이강현에게 경의를 표하는 태도를 보자, 고청아는 더욱 분노하였다.그는 이강현을 강하게 밟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지금 이 한정판 짝퉁 지방시 옷으로 핑계를 대는 수 밖에.’고청아의 외침을 듣고, 남겅봉과 고흥윤은 모두 발걸음을 멈추었고, 두 사람은 모두 이강현을 노려보기 시작했다.고흥윤은 방금 전에 놀라움 때문에 식사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그리하여, 이번에는 이강현을 밟아, 만족감을 얻으려 했다.그러나 남겅봉의 생각은 더 복잡했다.명백히 최순이 이강현과 내기를 제안한 것은 이강현와 고운란의 이혼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이강현의 옷이 가짜라는 것을 확인하면, 이강현은 분명히 고운란과 이혼해야 하니까.이 생각을 하고, 남겅봉의 숨이 조금 거칠어졌고, 눈에서는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최순은 이강현의 맞은편에 서서, 냉소하며 말했다."이강현, 우리 전문점에 한 번 가보지.""이강현, 지방시 플래그십 스토어에 갈래? 그곳에서 옷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어."남겅봉이 흥분하며 말했다.지방시 플래그십 스토어는 남겅봉이 자주 가는 곳이며, 그곳의 매장장과는 잘 알고 있었다.이번에 이강현의 옷이 진짜인지 가짜인지에 관계없이, 남겅봉은 그 매장장이 가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단지 돈을 쓰기만 하면 되니까!최순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검봉아, 차를 몰고 함께 가. 운란도 차에 타. 이강현, 너는 혼자 가. 하지만, 빨리 와야 돼.”최순은 고운란을 데리고 남겅봉의 BMW 차로 걸어갔다. 고운란은 밀치려 했지만, 결국, 그녀는 불가피하게 최순에게 끌려갔다.고청아는 이강현을 멸시하며, 양손을 가슴에 꼬고 말했다.“운만 좋은 찌질이가 정말 큰 인물이 되었다고 생각해? 옷이 가짜인 것을 빨리 인정해, 그렇지 않으면, 큰일날 테니까."“하하
길에서 남검봉은 지방시 매장장에게 문자를 보냈다.그는 이강현의 지방시가 가짜라고만 말하면, 200만을 줄 것이라고 했다.입만 움직여도 200만이 생기는 것은, 매장장에게는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것과 같아, 당연히 기꺼이 도와주기로 했다.고운란은 일어나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이강현을 바라보았고, 그녀는 지금 바로 이강현와 함께 떠나고 싶었다.하지만 이강현은 이미 걸음을 옮겨 왔고,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이강현,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우리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야? 빨리 옷을 벗어서 매장장에게 보여줘. 검봉의 얼굴을 봐서, 매장장이 우리와 함께 기다려주었어."최순은 얼굴을 찡그리며 이강현을 꾸짖었다.고건민의 얼굴색도 좋지 않았다.그는 이강현이 자신의 생일 파티를 망쳤다고 생각했고, 생일 축하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자리가 모두 없어졌다고 여겼다.남검봉은 매장장을 이끌고 이강현에게 걸어갔다.그는 걸으면서 말했다."이 사람이 내가 말했던 그 쓰레기야. 그가 지방시 한정판을 입었다는 것을 보고, 우리 모두가 놀라했지.하지만, 우리는 그가 짝퉁을 입었다고 생각해.""하지만 이 쓰레기는 그것이 진짜라고 고집하네. 그래서 우리는 그를 데리고 왔지. 그가 얼마나 쓰레기인지 알게 해주고, 가난뱅이가 짝퉁을 입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것이 진짜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알려주려고."남검봉의 말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이강현이 쓰레기라는 것을 매장장에게 알려주면서, 그에게는 어떠한 배경도 없으며, 가짜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암시했다.이강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외투를 빠르게 벗어 매장장에게 건넸다.옷이 손에 들어올 때까지, 매장장은 약간 멍하게 있었다.그는 손에 든 옷을 보며, 안색이 끊임없이 변했다.매장장는 지금 미칠 것 같았다.‘쓰레기라고? 이건 정성국제 그룹의 이사장, 황보경의 비서가 직접 산 것인데!’당시, 이 옷은 황 사장님께서 귀중한 손님에게 선물하기 위해 산 것이었다!이 옷
"진짜 지방시인가요?"고청아는 말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지방시 플래그십 스토어의 매장장이었고, 그의 말은 고청아보다 훨씬 권위적이었다.적어도 지방시 의류의 진위에 대해서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진짜라고? 그는 가난뱅이야! 어떻게 지방시를 살 수 있지? 이 옷이 진짜라면, 얼마니 필요해?”고흥윤는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눈에서 불꽃을 뿜을 수 있다면, 고흥윤은 분명히 눈에서 뿜어낸 불꽃으로 이강현의 옷을 모두 불태워 버렸을 것이다.‘그러면 이강현이 얼마나 내가 당신을 미워하는지 알게 되고, 벌거벗게 될 것이니까.’"이 고객님의 옷은 우리 지방시의 최신 패션쇼 컬렉션 중 하나로, 전 세계에서 100개만 판매된 한정품이고, 우리 나라에서는 5개의 할당량만 있었습니다. 이것은 그 중 하나이며, 가격은 2억입니다."고흥윤은 즉시 멍해졌다.‘2억? 고급 차 한 대를 살 수 있겠네!’고건민과 최순의 표정도 조금 이상했다.그들의 마음에 동시에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이강현은 어떻게 이렇게 비싼 옷을 입을 수 있을까?’이강현의 경제 실력이 어떤지 고건민 부부는 매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가 정말로 이런 옷을 입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왜 사람들의 모욕을 참아야 했을까?’고운란도 멍해졌다. 그녀의 눈은 점점 흐릿해졌고, 이것이 진짜라는 것을 전혀 믿을 수 없었다.남검봉은 분노로 얼굴이 붉어졌고, 그는 갑자기 한 가지 문제를 생각했다.‘이강현가 이 매장장을 사들였을까?’남검봉이 생각할수록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200만을 줄 수 있다면, 이강현은 체면을 위해 이를 깨물고 400만…… 아니, 아마도 600만도 가능할 것이니까."그의 돈을 받았어? 얼마를 받든지, 내가 두 배를 줄게. 아니, 세 배! 빨리 그의 옷이 짝퉁이라고 말해!"남검봉은 무섭게 매장장을 노려봤다.매장장은 그 말에 얼굴을 찡그렸다.‘바보 같은 놈들. 이 사람을 건드리면
고흥윤은 부러워하며 이강현을 바라보았다.그의 눈은 세 명의 여성 판매원들에게 떨어졌고, 모두가 이뻤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이강현 같은 쓰레기에게 아부하고 있다니!남검봉은 완전히 멍해쟜다.그는 매장장을 붙잡고 명확하게 묻고 싶었지만, 그런 일은 이 시점에서는 말할 수 없었기에 참을 수 밖에 없었다."고객님께서 어떤 것을 보고 싶으신가요? 저는 고객님에게 옷 갈아입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한 여자가 부드럽게 말하며, 이미 이강현의 팔에 반쪽 몸을 기대었다.기타 두 여자도 이미 그를 둘러싸고 있었고, 이강현은 곧 세 명의 여성들에게 포위당했다.이강현은 세 여자를 밀어내고,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필요 없어."“잘난 척 하기는? 내가 보기에 너는 필요 없는 게 아니라, 살 수 없는 거지. 가난뱅이는 그냥 가난뱅이야. 매장장님, 다시 한 번 잘 봐야 합니다.”고청아가 불만스럽게 말했다.이강현은 고운란의 곁으로 걸어가서 소곤소곤 말했다."옷의 진위를 확인했으니, 우리 집으로 돌아가자."최순과의 내기에 대해서는 이강현은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지금 그것을 말하면, 확실히 화약통을 터트릴 것이니까.체면을 잃은 최순이 어떻게 소동을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이다.그래서 이강현은 매우 현명하게 그것을 언급하지 않았다.그저 고운란을 집으로 데려가려고 했을 뿐이고,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집에서 말하면 되기 때문이다.고운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이 일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 계속해서 소동을 일으키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없으니까."아빠, 엄마, 우리 집으로 돌아가자.""그래, 돌아가자.”고건민은 손을 흔들며 최순을 끌었다.최순은 매우 불편해했다.그녀는 오늘 체면을 잃은 것이 너무 싫었고, 특히 이강현 앞에서 체면을 잃은 것이 더욱 화가 났다."집에서 말하지. 외부인의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 않아."고건민이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최순의 태도는 즉시 부드러워졌다.그녀는 집으로 돌아가서 이강현을 제대로 다뤄야겠다고 생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