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은 상황을 보고 큰소리로 외쳤다.“모르면 꺼져. 특히 너, 이강현! 잘 들어. 남검봉이 선물로 준 이 시계에 대해 설명하는 걸 듣고, 좀 배워."이강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최순을 한 번 바라보고, 눈길을 남검봉에게 옮겼다.남검봉의 눈이 이강현의 눈과 부딪혔을 때, 남검봉의 얼굴에는 거만한 표정이 떠올랐다.‘나는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이고, 월스트리트에서 경험을 쌓았어. 너보다 세상 물정을 잘 안단말이야!’'너 같은 가낭뱅이는 나와 경쟁을 할 자격이 없어! 그냥, 알아서 물러나!’남검봉의 눈빛은 그의 내면의 생각을 무언의 방식으로 전달했다.그러나 이강현은 고장 난 라디오처럼, 남검봉의 눈빛으로 전달되는 메시지를 전혀 받지 않았고, 그저 빈둥거리는 눈빛으로 남검봉을 바라보았다.남검봉은 이강현의 눈빛에 약간 놀랐고, 자신이 특별한 도자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강현과 같은 쓰레기와 부딪치면, 격이 떨어져!’‘만약 이강현이 갑자기 미친 개처럼 나를 물면, 내가 손해 보니까!’"커흠."남검봉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시계 상자를 들며 말했다."이것은 20달러의 금화를 이용해 내부를 비워 만든 고급스러운 금화 시계이고, 제조사는 유명한 바세론 콘스탄틴입니다.""금화 시계는 상류사회에서 매우 인기가 있으며, 심지어 고위 관리들도 착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격도 저렴하지 않습니다. 이 금화 시계는 거의 10만 달러를 들여 구입했습니다. 이번 생일 파티를 통해 건민 아저씨에게 선물로 드리려고 합니다."남검봉이 말을 마치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건민을 바라보았다.이때, 사람들은 남검봉의 말에 매우 놀라했다.‘바세론 콘스탄틴? 고급 브랜드야!’고흥윤은 금화 시계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침을 삼켰고, 빨리 삼키지 않으면 침이 입가를 따라 흘러내릴 것 같았다."10만 달러, 환율로 계산하면 1억이 넘네. 이런…….”고흥윤의 마음은 부러움과 질투로 가득 찼다.고건민은 1억이 넘는다는 가격을 듣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웃었다."이렇게 비싼 선물을 주니
이강현은 사람들의 말을 무시했다.이강현의 행동을 보고, 고운란은 참을 수 없었고, 남편이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창피를 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기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모두에게 말했다.“이강현이 준비한 것은 집에 두고 왔어요. 나중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줄 거예요."하지만 고청아는 이미 이강현의 뒤로 갔고, 순간 손을 뻗어 이강현의 손목을 잡고 힘껏 들어올리자, 이강현이 나무 상자를 쥔 손이 모두 앞에 드러났다."하하하, 이게 네가 준비한 선물이지? 빨리 열어봐, 너 같은 가난뱅이가 어떤 좋은 것을 준비했는지 봐야겠어."고청아는 웃으며, 조롱과 멸시가 담긴 표정을 지었다."그래, 아마 우리 모두가 모를 수도 있어. 이쯤에 한 번 견문도 넓혀야지.""이 나무 상자 정말 거칠어 보이네. 이 상자만 봐도, 그냥 길 거리에서 산 것 같아."몇몇 사람들의 말은 듣기에 매우 거북했다.팍!이강현의 손이 탁자 위에 떨어지자, 나무 상자와 탁자가 부딪히는 청명한 소리가 났다.최순은 눈썹을 찡그리며 불만스럽게 말했다."이강현! 너 불만이 있어? 우리 집 사람들이 너를 소홀히 대했나? 그런 쓰레기를 가지고, 무슨 행패야!”"그건 고청아가…….”이강현은 설명하려 했다."닥쳐! 고청아는 여자야, 너를 어떻게 할 수 있겠어? 왜 자기 잘못을 찾지 않고, 책임을 떠넘기는 거야? 너 그러고도 남자야?”욕설을 퍼붇기 시작한 고흥윤.이강현은 입을 다물었고, 손이 천천히 나무 상자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무표정해진 이강현.방금 전에 고청아가 고의로 이강현의 손을 힘껏 아래로 눌렀고, 이강현이 방어할 준비가 없었기 때문에, 나무 상자가 탁자와 부딪혔다.고운란은 모든 것을 눈으로 보았지만, 이강현을 위해 변명할 수 없었다.게다가 고청아의 행동은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었다.만약 이강현이 꺼낸 상자가 열리면, 그것이 진짜 큰 문제의 시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고운란은 그 상자가 판도라의 상자처럼 보였다.열리는 순간, 분명히 이강현은 사람들에게
노인의 목소리는 매우 컸고, 말을 하자마자 홀에 울려 퍼졌다.웃고 있는 모두의 웃음이 점차 얼어붙었고, 그 말을 한 노인을 보며, 표정이 다소 이상해졌다.고흥윤는 노인을 보고, 손에 들고 있는 옥패를 노인에게 줄지 말지 주저했다."전설 속의 옥용벽? 당신 혹시 잘못 본 건 아니지?”고흥윤은 노인이 갑자기 말을 꺼내 좀 불만스러워서, 말도 좀 무례했다.“흠,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평생 동안 틀린 적이 없어."노인은 양손을 뒤로 하고 가슴을 펴고 서 있었고, 매우 뛰어나고 특별한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이게 정말로 옥용벽인가?"고건민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흠, 그건 자세히 봐야 알 수 있겠지."노인은 담담하게 말했다."물건을 가져와. 이 분은 우리 한성 박물관의 감정 위원회 주임 서현우 선생님, 나의 오랜 친구이다.”고건민이 소개하기 시작했다.많은 경우에, 사업할때 주고 받는 선물은 오래된 물건을 보내야 한다.고건민은 그 오래된 물건의 진위를 판단하기 위해 종종 서현우에게 도움을 청하고, 자주 가다 보니 서현우와 친구가 되었다.고흥윤은 서현우라는 이름을 듣고 잠시 멈추었다.그리고는 마음속에서 경악해하며 말했다."당신이 서 선생님이시군요? 방금 전에 제가 무례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나는 골동품 시장에서 자주 사람들이 서 선생님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당신은 우리 한성의 골동품 감정의 최고 전문가이시니까요."고흥윤은 열심히 아첨했다.서현우는 콧웃음을 지으며, 고흥윤을 무시했다.이런 앞뒤가 다른 사람들을 서현우는 많이 봤고, 그는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게다가 이 시점에서 서현우의 마음은 완전히 앞에 있는 옥용벽에 빠져 있었고, 고흥윤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곧, 웨이터가 한 세트의 도구를 가지고 들어왔다.서현우는 그것을 받아, 백색 장갑을 끼고, 강한 손전등과 돋보기를 들고, 옥패를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서현우의 전문적인 태도만 봐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최순은 의아한 표정으로 서현우를 바라보며, 그가 분위기를 망가뜨렸다고 생각했다."건민아, 이 서현우는 믿을 만한 사람인가? 가짜 전문가들이 많다고 들었는데."최순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고건민은 최순을 노려보며, 한 가문의 주인으로서의 위엄을 드러냈다.“서현우 선생님은 감정 분야에서 유명한 인물이야. 그는 문화재 시스템의 등급 평가에 참여했고, 국보급 문화재의 평가를 담당했어. 수집가들은 모두 서현우의 감정 결과를 인정해."최순은 놀란 마음으로 듣고, 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서현우가 이렇게 높은 수준의 사람이라니 상상도 못했다.고운란도 놀랐다.이 연속적인 전환에 고운란의 마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전에 이강현이 자신을 증명하겠다고 말한 것을 생각하면…….‘이것이 그의 증명인가?’그녀는 살짝 얼굴을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이강현은 즉시 미소를 지으며, 눈으로 고운란에게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운란은 잠시만 봤을 뿐이지만, 빠르게 얼굴을 돌렸고, 얼굴에는 더욱 짙은 걱정의 표정이 떠올랐다.서현우는 돋보기를 내려놓고, 용패를 들어 눈앞에 두고 바라보았다.서현우의 표정만 봐도, 모두가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었다."이것은 진정한 옥용벽이야!"서현우는 큰 소리로 말했다.끼익."아야!"고청아의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졌고, 높은 구두 굽이 갑자기 부러져서, 고청아의 허리를 삐끗했다.친구들에게 도와서 어색하게 서 있는 고청아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이게 어떻게 진짜일 수 있어, 이강현 그 가난뱅이가 어떻게 진짜를 살 수 있어!"모든 사람들은 놀랐고, 모두가 고청아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이강현이 어떻게 진짜를 살 수 있지?’특히 이 옥용벽을 4천에 살 수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무엇이 불가능하지? 우리 골동품계에서는, 희귀한 물건을 찾는 일이 드물긴 하지만, 매년 그런 일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젊은 친구를 부러워하거나 질투하지 마세요. 그가 이 물건을 4천에 살 수 있었다는 것
고흥윤이 옥용벽의 가치를 물었을 때, 심장은 무척 떨렸다.방금 그는 이강현을 계속 조롱했었으니까.이제 이강현이 한무제의 옥용벽을 선물했다는 것을 보고, 고흥윤은 얼굴이 매우 뜨거웠다.고청아 등의 표정이 다소 이상해졌고, 모두가 눈썹을 찌푸렸다. 만약 옥용벽이 아주 비싸면 그들이 더 고통스러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특히 옥용벽이 4천 밖에 안 된다고 말한 사람들은 이제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지고 귀가 빨개졌다.심지어 쥐구멍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남검봉은 눈썹을 찌푸리며, 마음 속에 불안감이 조금씩 생겼다.원래는 오늘 관인당의 룸을 예약하고, 1억 이상의 금 시계를 선물하여 고운란의 환심을 사려했지만, 계획이 파탄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누가 이강현이 쓰레기고, 가난뱅이라고 했었나?’‘그런 놈이 황실의 물건을 선물할 수 있다고?’남검봉은 생각할수록 가슴이 아팠다.이런 식이면 오늘 쓴 돈이 헛되이 쓰여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가슴이 아픈 남검봉은 몰래 고운란을 쳐다봤다.그녀가 이강현을 눈을 깜박이지 않고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남검봉은 매우 슬퍼했다.지금의 고운란은 완전히 멍해져 있었다.변화가 너무 빨라서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이전에는 이강현이 선물을 꺼내면 사람들에게 멸시당할 것이라고 걱정했는데, 지금 보니 부끄러워해야할 사람은 이강현이 아니라 그 전에 시끄럽게 떠들던 사람들이었다.이강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 선생님, 이 옥용벽의 가치를 말해 주세요. 저도 궁금하네요. 결국 길거리에서 산 것이니.”남검봉 등의 마음은 매우 혼란스러웠다.‘뭐? 우리들의 기분을 나쁘게 하려고 일부러 이렇게 말하는 거야?’‘4천을 써서 한무제의 옥패를 사다니.’남검봉은 4억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멍청이가 된 것 같다고 느꼈다.서현우는 웃으며, 기침을 두 번 하고 말했다."음, 이 옥용벽은 거래된 적이 없어서, 그 가치는 몰라요. 참고로 말하자면…….”"한무제 시대의 백옥곰은 최근 크리스티즈 가을 경매에서 72억의 가격을
고흥윤은 머리를 숙이고 몸을 뒤로 물렀다, 마치 잘못한 아이처럼.이때 고흥윤의 머릿속에는 80억이라는 숫자만 가득했다.그는 이런 운이 자신의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강현 같은 찌질이가 옥용벽을 획득 할 자격이 없다고 여겼으며, 골동품 시장에 자주 가는 자신의 것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고흥윤은 골동품 시장에서 한 번도 행운을 얻지 못했다. 대신 자주 속아서 가짜를 샀지.이런 생각에 고흥윤은 더욱 부끄럽고 화가 났다.그는 이강현이 자신의 운을 빼앗았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바로 이 자리에서 이강현을 죽이고 싶었다!고민국과 고건강 부부도 눈썹을 찌푸렸고, 얼굴이 어두워졌다.하루 종일 공들여서 모욕한 끝에 이강현 이 놈이 결국 모든 사람의 얼굴을 때리다니!‘게다가 가치가 80억인 골동품!’남검봉은 마음속에서 온갖 욕설을 다하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평온한 표정을 유지해야 했다.결국 그는 투자 회사의 고위층이었고, 바보가 아니었기 때문이니까."아하하하, 정말 안목이 있네. 이…… 이 뭐라고 했더라, 참 운이 좋네. 운이 없었다면, 이 물건은 4천밖에 안 되니까, 그래서 저는 이 선물을 4천짜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나머지는 운이고, 마음을 대표하지 않잖아요.”남검봉의 말은 이치가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이강현을 비하하려고 한 말이었다."검봉이 말이 맞아, 이건 4천으로 산 것이니까, 대표할 수 있는 것도 4천 밖에 안 되는 마음이야. 그저 운이 좋을 뿐, 아무것도 대표할 수…….”최순의 말이 끝나지 않았을 때, 고건민에게 막혔다.고건민은 일단 사태를 너무 심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이강현이 화가 나면, 이 옥용벽을 다시 가져가지 않을까 걱정했으니까.‘그럼 큰일이야!’이강현과 딸의 이혼은 미룰 수 있지만, 눈 앞에 있는 옥용벽은 반드시 가져야하기 때문이니까!“아니야, 마음은 마음일 뿐. 앞으로 열심히 일해, 알았지?"고건민은 장인의 자세를 취했다.이강현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장인
순간 룸에 울려퍼지는 소리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주문하던 남검봉의 기분은 순식간에 다운되었다."이 룸은 내가 예약한 것이야. 너는 그럴 권리가 없어! 룸을 바꿔라고? 웃기는 소리.”메뉴를 보고 있는 남검봉은 머리를 들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남검봉은 아직 한성에서 권세가 하늘을 찌르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인맥을 믿고 누구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결국, 그 높은 곳에 있는 큰 인물들을 제외하고, 보통 부자들은 남검봉의 눈에 들어올 가치가 없다고 여겼으니까.문 밖에서, 정장을 입고, 머리를 깔끔하게 빗고, 안경을 쓴 뚱뚱한 중년 남성이 있었다.남검봉의 말을 듣고, 그의 얼굴에 있던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그리고 고개를 들고, 남검봉을 경멸하는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싫다고? 결과는 네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야."남검봉은 여전히 머리를 들지 않았다.이때 남검봉은 태산이 앞에서 무너져도 변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적어도 기세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흥윤은 남검봉의 모습을 보고, 마음속에서 남검봉에게 찬사를 보냈다.그리고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 사람은 누구지? 여기에서 웬 행패야? 죽으려고 환장했나?""얼굴이 생소해서 잘 모르겠어. 아마 어디서 나타난 시골뜨기일 거야. 진짜 큰 인물들은 절대로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으니까. 없는 놈들이 항상 사람을 위협하기 좋아한다니까."“모두 보잘것 없는 놈들이지. 들어본 바로는 룸을 뺏기 위해 싸우는 일이 자주 있다고 해.""다른 방으로 가는 게 어떨까? 이런 작은 일로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밑지잖아."고씨 가문의 식구들은 모두 조금 두려워하고 있었다.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예의가 없고 주먹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 싸움이 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니까.고씨 가문의 사람들은 비록 돈은 있지만, 그냥 일반인들보다 많은 부류에 속할 뿐이었다.이런 사람들 눈에는 남검봉을 포함해서 모두가 가난뱅이에 불과하니까.물론, 이강현은 제
고흥윤은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봐봐, 이게 차이지. 어떤 사람들은 운이 좋아도 아무 소용 없어. 결정적인 순간에 겁을 먹어서 소리조차 내지 못한다니까."“그러게 말이야. 어떤 사람들은 중요한 순간에 아무것도 못하지. 그런 남자는 전혀 믿을 수 없어. 남편을 고를 때는 눈을 똑바로 뜨고 봐야 해."고청아는 비꼬는 듯이 말했다.남검봉의 태도에 이들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마치 그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최순은 기쁘게 남검봉을 바라보며, 그가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 같았다.‘이강현보다 천배, 만배로 좋지.사위를 바꾸어야겠네!’한편, 남검봉도 매우 기뻤다.고씨 가문 식구들이 이강현을 무시할수록, 그는 속으로 깨고소 했기 때문이다.일어나서 옷을 정리하고, 남검봉은 방문으로 걸어갔다.그리고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황 아저씨, 저 남검봉이에요. 아버지는 남천성이고, 이전에 아버지와 함께 방문한 적이 있어요.""음?"황문현은 잠시 생각하다, 냉소하며 말했다."아, 너구나. 그럼 룸을 빨리 바꿔!”남검봉은 당황했다.‘아버지 이름까지 밝혔는데도 이렇게 무례하다니.'고청아, 고흥윤 등은 그 말을 듣고 화가 났다.방금 이강현때문에 체면이 깍혔고, 그들은 화풀이 대상을 찾으려고 했던 시점에 황문현이 남겅봉에게 무례하게 대하자, 참을 수 없어 몇 마디 하기 시작했다.“야, 이 새끼야! 검봉 오빠가 너에게 예의 있게 대하니까, 뵈는게 없어?"“정말 뻔뻔스럽네. 우리 검봉이가 우스워 보이나? 검봉이를 건드리고 무사할 줄 알아?”"빨리 꺼져. 죽기 싫으면. 시골뜨기 주제에. 이곳은 관인당이야. 너 같은 놈이 소란을 피울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고흥윤 등이 말할수록 황문현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내가 이런 모욕을 당한적이 있던가?’전에 유명한 가수가 콘서트를 열려고 했는데, 황문현이 그를 좋아했다.그녀와 함께 한 달을 잠자리를 보낸 후, 결국 그 가수의 후원자가 나서서야 일이 해결되었다.황문현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