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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김서진처럼 매사에 침착한 사람이 이렇게 서두를 일이라면 분명 작은 일이 아니다. 다만 자기가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하지 않으려 한 것이다.

수프를 몇 수저 떠 먹고 짜증이 많이 가라앉은 그가 입을 열었다.

"남아시아에 있는 공장에 일이 생겨 내가 직접 가서 봐야 해요."

그는 가볍게 말했지만 한소은은 말이 짧을수록 문제가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소한 문제였다면 굳이 그렇게 서두르면서까지 가서 확인할 필요가 있었을까?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그녀는 직설적으로 물었다.

김서진은 한소은의 성격을 너무도 잘 알았다. 더는 그녀에게 숨길 수 없다는걸 느낀 그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사실을 털어놓았다.

"남아시아에 있는 공장에서 집단 중독 사건이 발생했어요."

"집단 중독 사건이라고요?"

한소은은 깜짝 놀랐다.

식중독이라면 음식을 잘못 먹었거나 음식이 충분히 깨끗하지 않거나 위생적이지 않았을 수 있지만, 누군가 악의적으로 음식에 독을 넣었거나 다른 원인이라면 큰 문제다.

"부상 상황은 어때요?"

그녀는 다급한 마음에 이어 물었다.

"지금까지 세 명이 사망했다고 보고가 들어왔어요."

"사망자가 있다고요?!"

그럼 이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그가 중독이라 했을 때 기껏해야 건강에 영향을 주는 독성분으로만 생각했지 사망자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응."

김서진은 한껏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겠고, 저쪽 경영진도 병원에 있으니 내가 가서 살펴봐야 해요."

식사를 마치고 그릇을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출발할 준비를 했다.

"잠깐만요!"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한소은이 마음이 불안해져 안방으로 들어가 서랍에서 무언가를 찾으러 갔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김서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한소은은 곧 작은 병을 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거 가져가요."

"이게 뭐예요?"

작은 향수병처럼 보였지만, 그는 그것이 향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떠나야 하는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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