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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소희는 남자의 낭패한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하고 웃으며 앞에 공중 정원이 있는 것을 보고 앞으로 지나갔다.

소희는 구택이 말한대로 화원을 통과한 후 한 테라스에 멈추었다.

사방은 매우 고요하고 따뜻한 불빛에 나무로 만든 마루와 난간이 있었으며 먼 곳은 높낮이가 교차하는 공중 화원이었다. 공중 유리 회랑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은 마치 산중턱의 별장인 것 같았다. 밤에 잘 보이지 않아 별장의 불빛이 어두컴컴한 것만 보였고 호텔 이쪽의 등불이 휘황찬란한 것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소희는 나무 난간 앞에서 저녁 바람을 쐬다 술기운이 솟구쳐 피곤한 표정을 지었다. 곧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그녀는 고개를 돌리자 남자의 잘생긴 모습이 등불 속에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소희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리며 이목구비는 깨끗하여 따뜻한 노란색 등빛 아래 더욱 정교하고 아름답다.

구택은 앞으로 걸어가 두손으로 소희 양측의 나무 난간을 짚으며 긴 눈동자는 칠흑 같이 어둡고 그윽했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소희는 뒤에 나무 난간에 기대어 살짝 발을 디디고 눈을 감고 그와 깊은 키스를 했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그녀는 좀 혼란스러웠다.

호텔의 층수가 높지 않아서 아래층에서 손님이 돌아다니는 것을 들을 수 있었고 연회장 안의 은은한 피아노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이 테라스는 유난히 조용해서 남자가 침을 삼키는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의 몸에는 그녀가 익숙한 차가운 향기가 나고 있었고, 또 여자의 향수 냄새가 섞여 있는 것 같았다. 소희는 전에 그들이 구택이 은서를 위해 ls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는 일을 생각하면서 점점 정신을 딴데 팔았다.

환경이 바뀌었는지, 아니면 또 이런 특수한 장소에 있어서 그런지, 소희는 약간 긴장했고 남자의 양복을 잡은 손을 저절로 조였다.

구택은 그녀의 불안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위로의 키스를 하며 부드럽고 뜨거웠다.

한참이 지나자 소희는 멈추고 이마를 남자의 가슴에 대고 조용히 숨을 쉬었다.

구택은 그녀를 품에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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