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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7화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다. 강솔은 진석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목이 막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진석이 사랑한 사람이 항상 나였다니!’

처음에는 충격적이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실 전혀 징후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진석이 자신을 세심하게 챙겨주고, 무조건 감싸준 것. 그리고 이별하던 밤, 진석은 경성에서 급히 달려와 안아주었을 때. 강솔은 진석이 미세하게 떨고 있음을 느꼈다. 그러나 강솔은 그 모든 것을 무시해 왔다.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온 진석이었고 늘 자신에게 그래왔기 때문에, 그의 그런 모습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오빠 같고 아빠 같은 존재였기에,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건 없었다.

강솔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서러워할 사람은 강솔이 아니라 진석이었다. 순간, 조금 전의 분노와 수치심이 모두 사라지고, 진석이 빨리 집에 돌아가길 바랐다.

진석이 저렇게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큰 돌덩이가 짓누르는 듯 무겁고 답답했다. 강솔은 휴대폰을 들어 몇 초간 쳐다보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다시 집어 들었다.

몇 번을 반복한 끝에, 강솔은 결단을 내리고 진석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곧이어 어둠 속에서 진석의 휴대폰 화면이 밝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강솔의 창문을 바라보았다.

강솔은 깜짝 놀라 재빨리 몸을 숨기고 커튼 뒤로 피했다. 잠시 후, 진석은 마침내 집으로 돌아갔다. 강솔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도 그녀는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었고,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강솔은 패딩을 벗고 욕실로 가서 샤워했다. 거울을 보니, 강솔의 입술은 부어 있었고, 진석에게 물린 자국까지 남아 있었다.

강솔은 화가 나고 수치심에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갑자기 진석이 32년 만의 첫 키스를 자신에게 바쳤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진석은 항상 강솔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생각에 강솔은 알 수 없는 떨림을 느끼며 급히 찬물을 한 움큼 떠서 얼굴에 뿌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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