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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4화

이상하게도 긴장되었다. 진석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전화를 하고 메시지를 보냈어도, 강솔은 지금처럼 떨리지 않았다. 휴대폰이 끊기기 직전에야 강솔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진석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나 너희 집 앞이야. 잠깐 나와봐.”

강솔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가로등 불빛 사이로, 벽 너머에 서 있는 커다란 그림자가 보였다.

“이 밤중에 무슨 일이야?”

“나와서 얘기해.”

“아.”

강솔은 대답하고 신발과 외투를 챙겨 집 밖으로 나갔다. 진석이 서 있는 모습이 점점 더 뚜렷해졌다. 강솔은 발걸음을 늦췄지만, 심장은 더욱 빨리 뛰었다. 순간 강솔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당장 돌아가고 싶어졌다.

발소리를 듣고 진석이 고개를 돌렸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진석의 눈빛은 여전히 깊고 알 수 없었다. 언제나처럼 고상하고 차가워 보였다.

강솔은 입을 다문 채 가까이 다가갔다.

“이 밤중에 무슨 일이야?”

진석은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내밀었다.

“슈크림 빵, 네가 좋아하는 맛으로 샀어.”

진석은 오후에 민명주와 함께 있지 않았고, 그저 같이 나가 친구 두 명을 만나 저녁을 먹고, 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집에 가던 길에 어제 들렀던 디저트 가게에 들러 강솔이 좋아하는 슈크림 빵을 샀다.

그러나 강솔은 받지 않았다.

“말했잖아. 요즘 살쪄서 밤에는 안 먹어.”

“그럼 내일 아침에 먹어. 냉장고에 넣어둬.”

진석은 여전히 슈크림 빵을 내밀자, 강솔은 그제야 받아 들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너무 늦었으니 이제 돌아가.”

진석은 움직이지 않고 강솔의 눈을 바라보았다.

“나한테 물어볼 말이 없어?”

“어?”

강솔은 당황해 눈을 들어 진석을 보았다.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없어?”

진석은 다시 물었으나 강솔은 고개를 저었다.

“없어.”

강솔이 말을 마친 순간, 이마에 찬 바람이 스쳐 고개를 들어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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