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94화

작가: 금추
장시원은 예전 네 사람이 함께 살았던 때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때는 우청아에게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잘 보일지를 알려줬지만 되레 한 방 먹었었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세월이 꽤나 흘렀지만, 시원은 이 말에 여전히 억울함을 느끼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너희는 더 친하니까 여기서 나만 외톨이네.”

이에 요요가 큰 소리로 말했다.

“아빠, 나도 외톨이 할래!”

그러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고 시원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역시 내 딸이야. 내 친딸 맞네!”

구택은 시원을 주방으로 끌고 가며 말했다.

“투덜거리지 말고 빨리 감자나 썰어!”

거실에서 청아는 자신이 만든 코코넛 쿠키를 소희에게 건넸다.

“일 다 해결됐어? 뉴욕에 있을 때 너무 걱정했어. 오빠가 너랑 구택 씨 능력을 믿으라고 했어.”

“근데 정말 너희가 돌아오자마자 모든 문제가 해결됐네. 정말 대단해!”

소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다 허황한 거짓말들이었어.”

그러자 청아는 진지하게 말했다.

“이씨 집안은 분명 의도가 있었어. 소씨 집안이 널 공격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어. 가족에게 배신당하는 느낌, 그 기분은 내가 가장 잘 알지.”

“어젯밤에 돌아오면서 다른 건 다 괜찮았는데, 소씨 집안사람들이 널 찾아와서 부탁할까 봐 그게 제일 걱정됐어.”

가족에게 배신당하고 그들이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소희는 잠시 머뭇거리며 조용히 말했다.

“어린아이들도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 성인이 되면 더더욱 악행의 대가를 알아야 해.”

“만약 눈물로 모든 잘못을 용서받을 수 있다면, 그들은 더 날뛰며 나쁜 짓을 저지를 거야.”

청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희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 나는 항상 너를 지지해. 왜냐하면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이유를 알기 때문이야.”

소희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응,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어. 소씨 집안은 이제 완전히 망가졌고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095화

    강아심이 농담조로 말했다. “그렇게 좋은 남자를 나한테 넘기겠어?”이에 성연희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만약 내가 일찍부터 노명성에 빠지지 않았다면, 나도 직접 그 남자를 쫓아다녔을 거야.”“요즘 정말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없어.”“언제 시간이 있었던 적이 있니? 변명하지 마. 너 연애하는 거 한 번도 본 적 없어. 친구로서, 너도 연애해야 한다고 생각해.” 연희의 말에 아심은 잠시 침묵했다. 문득 온두리를 떠나던 밤, 진언이 한 말이 떠올랐다.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서 잘 살라고 했던 말. 아심은 진심으로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지난 과거와 작별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희는 아심이 대답하지 않자 웃으며 말했다. “그냥 한 번 만나보라는 거야. 만나본다고 해서 바로 사귀라는 것도 아니고, 인생 경험의 일환으로 생각해.”아심은 서류에 서명하면서 웃으며 대답했다. “알았어. 너 같은 친구가 나를 위해 남자를 소개해 주는 영광을 거부할 수는 없지. 한 번 만나볼게.”“좋아, 그럼 약속한 거야!” 연희가 웃으며 말했다. “내일 점심에 만날 장소를 정해줄게.”“장소 정하면 문자로 보내줘.” “그럼 그렇게 하자!” 곧 연희는 전화를 끊었고 아심은 일을 계속하기 위해 공공관계 부장인 성보라를 불렀다.“경휘 컴퍼니가 곧 신제품 발표회를 연다고 하네요. 발표회 전체 행사를 우리에게 맡기기로 했으니, 이 일을 담당할 사람을 배치해 줘요.”보라는 스물일곱 살의 능력 있는 여자였고 경휘 컴퍼니의 자료를 넘겨받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사장님.”“경휘의 사장은 괜찮은 사람인데, 부사장이 손이 좀 거칠어요. 누구를 보내든, 자기를 지키라고 알려줘요. 괴롭힘당하면 참지 말라고 하세요.” 아심이 당부하자 보라는 웃으며 대답했다. “네, 저희도 알고 있어요.이에 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늘 주말인데 다들 고생했어요. 날씨도 안 좋으니 일찍들 퇴근해요.”“우리 방금 저녁에 다 같이 회식하자고 얘기했는데, 사장님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096화

    날이 어두워질 무렵, 진석이 도경수 집에 도착했다. 강성으로 가는 항공편이 취소되어, 먼저 해성으로 비행기를 타고, 다시 차로 해성에서 강성까지 왔다. 도대체 누구를 만나고 싶어 그렇게 서둘러 온 것일까?하루 종일 차를 타고, 진석은 먼저 방에 가서 샤워하고 나서 도경수와 강재석을 만나려고 했다. 진석은 뒷정원을 지나가다, 강시언을 만났다. 진석은 꽤 피곤해 보였지만 애써 웃으면서 불렀다. “시언이 형!”“도경수 할아버지가 오늘 못 올 거라 하셨는데, 돌아왔구나!” 시언은 눈 속에서도 잘생기고 강인한 모습이었다. “오느라 고생 많았어!”진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형님께서 목숨 걸고 증거를 가져오셔서, 제 일이 술술 풀린 것뿐이에요. 고생이라 할 것도 없어요.”“소희는 어때요?” “조금 다쳤지만, 상태는 좋아. 오늘 임구택과 함께 있다가 조금 전에 갔어.”진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구택 씨가 함께 있어서 다행이네요.”“응.” 시언은 대답했다.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나?”“먼저 방에 가서 씻고 나서, 스승님과 할아버지를 뵈려고요.”“그래, 이따 보자.”진석은 시언과 인사를 나누고 방으로 향했는데 방에 들어가니 방 안은 어두웠다. 하늘도 흐리고 커튼도 쳐져 있어 방 안은 굉장히 어두웠다. 진석은 잠시 눈을 적응시키고, 불을 켜지 않고 옷장으로 가서 가운을 꺼내 욕실로 갔다. 이틀 동안 제대로 쉬지 못해, 뜨거운 물이 쏟아지자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가운을 입고 침실로 돌아온 진석은 시간을 확인하고 서둘러 내려가지 않고 잠시 쉬기로 했다. 가운을 벗고 알람을 설정한 뒤, 진석은 이불을 들추고 누워서 한 시간 정도 자려고 했다. 피곤함이 몰려와 눈을 감자마자 잠이 쏟아졌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뜨거운 몸이 진석에게 다가왔고, 마치 문어처럼 진석을 안았다. 이에 진석은 갑자기 눈을 뜨며 본능적으로 다가온 사람을 밀어냈다.“아프잖아, 밀지 마!” 여자는 꿈속에서도 불만을 중얼거리며 그를 놓지 않고 말했다. “좋으니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097화

    진석은 목구멍이 타들어왔고 이불을 잡아당겨 강솔에게 덮어줬다. 그러나 강솔은 곧바로 이불을 걷어차며 말했다. “더워, 너무 더워!”진석은 다시 이불을 덮어주고, 강솔을 누른 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느라 이마에 땀이 맺혔다. ‘다른 사람들은 열이 나면 춥다는데, 왜 얘는 반대일까?’진석은 강솔의 옷을 찾아 이불 속에 넣어주며 몸을 더듬어 입혔다. 누군가에게 옷을 입혀본 적이 없어서인지 다소 어수선했다. 하지만, 옷을 입히지 않으면 사람들이 강솔이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진석의 방에 있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생각할지 알 수 없었다.조금 당황한 진석은 속옷을 입히는 데 애를 먹으며 손이 닿아서는 안 될 곳에 닿기도 했다. 진석은 강솔이 도경수 집에 처음 왔을 때의 어린아이로 여겨야 했다. 마침내 강솔에게 얇은 스웨터를 입혀주고 나니 진석의 등은 이미 땀으로 흥건했다.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진석은 잠시 진정하며 해열제를 찾기 위해 탁자 쪽으로 갔다. 강솔이 어릴 때 병에 걸리면 항상 챙겨주었기 때문에 감기약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진석은 망설임 없이 강솔을 안아 올려 자신의 품에 기대게 하고, 약을 입에 넣고 따뜻한 물을 마시게 했다. 강솔은 눈을 감고 약을 삼켰고, 진석의 가슴에 의지하며 진석의 허리를 단단히 껴안고 더 깊이 파고들었다. 진석은 물잔을 내려놓고 강솔의 뜨거운 뺨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나를 주예형으로 착각한 거야?”“예형, 나 너무 힘들어!” 강솔은 진석의 말에 따라 낮게 중얼거렸다. 이에 진석의 깊은 눈동자에 아픈 감정이 스쳤고, 소녀를 내려다보며 떨리는 손가락으로 얼굴을 어루만졌다. 강솔의 열기를 흡수했지만 손끝은 여전히 차가웠다.잠시 후, 강솔은 땀을 흘리며 열이 내렸다. 진석은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준 뒤, 강솔이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자신도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고 나갔다. 이때 하인이 진석이 나오는 것을 보고 물었다. “강솔 아가씨는 괜찮으신가요?”“방금 약을 먹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098화

    저녁 식사 시간, 강솔은 이미 활력을 되찾아 계단을 내려왔고 진석을 보고 기쁘게 인사했다. “진석, 언제 돌아왔어?”진석은 해맑은 강솔을 무시하고 무표정하게 식당으로 걸어갔다.“왜 나를 무시해?” 강솔은 따라가며 물었다. “내가 너 기다리지 않고 경성에서 먼저 돌아와서 그래? 나는 소희가 보고 싶었단 말이야!”진석은 빠른 걸음으로 계속 걸어갔다.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 이래!” 강솔은 진석의 앞을 가로막고, 눈을 굴리며 말했다. “내가 잠깐 네 침대에서 잠든 것 때문에 화난 거야?”진석은 별처럼 빛나는 어두운 눈동자를 안경 뒤에 감추고, 냉담하게 말했다.“감기 옮을까 봐 그런 거야, 알겠어?”“너한테 일부러 옮길 거야!”강솔은 진석을 노려보며 말했다. “너도 나랑 같이 아프게 만들 거야. 고난도 함께해야지!”이에 진석은 강솔을 응시하며 이마를 만졌다. “아직도 열이 나는 거 아니야?”강솔은 진석의 손길을 피하며 말했다. “열은 이미 내렸어!”진석은 강솔이 피하려는 것을 보며, 자신과의 접촉을 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이자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이내 침착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정말로 화났어?” 강솔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분명 잠을 못 자서 짜증 난 거야. 그래서 이렇게 화를 내는 거겠지.”저녁 식사가 끝나고, 진석은 강시언과 복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강솔은 몇 잔의 생강차를 들고 나와 말했다. “주방에서 끓인 거야. 너희도 한 잔씩 마셔. 감기 예방에 좋아.”“감기 걸린 사람이 감기 예방을 말하다니, 정말 우습네.”진석이 비웃으며 말하자 강솔은 진석을 노려보며 말했다. “진석, 내가 뭐 잘못했어? 말해봐!”진석은 생강차 한 잔을 집어 들고 한 모금 마신 후, 창밖의 눈경치를 바라보며 설명할 마음이 없었다. 곧이어 시언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너희 둘이서 얘기해. 나는 가서 할아버지들 바둑 두는 거 볼게.”“필요 없어요!”“형, 가지 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099화

    “또 물에 약을 뱉으려고?” 소희는 휴대폰을 만지던 손을 멈추고, 구택을 바라봤다. 방 안에는 단 하나의 스탠드 조명만 켜져 있었고, 흐릿한 조명은 구택의 깊고 뚜렷한 이목구비를 비추자 신비로운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반은 우아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반은 어둡고 차가운 느낌이었다. 밖에서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고, 찬바람이 눈들을 유리창에 부딪히며 찬 기운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는데 구택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나는 계속 해독제가 효과가 없는 이유를 찾고 있었어. 임예현과 빌 교수를 다시 찾아가 물어봤는데, 그들이 나를 속이지 않았다는 걸 확인했어.”“너에게 사용된 약과 해독제 모두 효과가 있는 것들이었어. 근데 진짜 이해가 안 되는 게 약은 분명히 효과가 있는 거고, 처음 3일 동안은 효과가 분명했어.”“근데 왜 그 이후로는 효과가 없어졌을까? 약물 자체 외에 다른 이유는 하나뿐이야. 네가 이후로 약을 제대로 먹지 않았다는 것.” “네가 매번 약을 먹을 때 내가 없으면 네가 약을 뱉어냈겠지.”“그리고 내가 있으면 약을 입 안에 넣고 있다가 물을 달라고 해서, 약을 물에 뱉어내고 내가 보지 않을 때 물을 버렸을 것이고.”“약은 물과 만나면 무색 무향이니 그렇게 네게 속은 거지.” 구택의 한마디 한마디에 소희의 손가락이 오그라들며, 휴대폰을 꽉 쥐고는 눈을 내리깔았다. 그리고 구택은 소희에게 다가가 소파에 몸을 기울여 소희를 내려다보았다. “왜 약을 먹지 않았는지 이유를 추측해 볼까?” “너는 백양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 심지어 모든 팀원에게도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서 꿈속에서라도 그들과 함께 있고 싶었던 거지?” 소희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긴 속눈썹이 떨리며 낮게 말했다. “그러면 안 돼?” 소희의 긍정에 구택의 눈빛이 깊은 슬픔으로 변했다. “한번 생각해 봐. 나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그저 꿈일 뿐이니까. 보통 사람들도 꿈을 꾸잖아. 그리고 나는 그개 단지 꿈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100화

    임구택은 소희를 가만히 바라보자 소희는 구택을 꽉 끌어안았다.“그러니까, 나를 떠나지 마.” “나는 떠나지 않았고. 절대 떠나지 않을 거야.” 구택의 목소리는 쉰 듯이 들렸다. “넌 내 감정을 신경 써?” “신경 써요.” “그렇다면 지금 나는 매우 불안해.” 이에 소희는 구택을 꼭 껴안았다. “나는 당신 품에 있는데, 왜 불안해해?” “하지만 네가 잠들면 나를 원하지 않잖아.” 구택이 불안한 목소리로 말하자 소희는 할 말이 없었다. “소희야!” 구택은 소희의 턱을 잡고, 인내심 가득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백양의 죽음은 너와 상관없어. 백양은 삼각용을 위해 많은 일을 했고, 돌아올 수 없었어. 이렇게 후회 없이 죽는 것이 백양에게는 최선의 결과야.” 소희는 입술을 꼭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사실을 말하는 것뿐이야. 네가 몸 안의 독을 제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부작용이 생길 거야.”“어느 날 네가 정말로 꿈속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해? 네가 깨어나지 않으면, 할아버지는 어떻게 하고?” “그리고 우리는 곧 결혼식을 올릴 거고 아이를 가지려고 하겠지. 그런데 네가 이런 상태로 어떻게 임신을 할 수 있겠어?” “너는 요요를 그렇게 좋아하잖아. 요요처럼 귀여운 딸을 원하지 않아? 내 말 좀 들어줘, 응?” 어둠 속에서, 소희는 그를 바라보며 울먹였다. “자기야, 나는 그들을 잊고 싶지 않아.” “너를 잊으라고 한 것이 아니야.” 구택은 소희를 꼭 껴안았다. “생각해 봐. 요하네스버그에서 백양을 만나기 전에, 네가 매일 꿈을 꾸기 전에, 네가 그들을 잊은 적이 있어?” “어떤 감정은 영원히 마음속에 새겨져 있어. 나는 이해하고, 응원해. 질투하지 않아. 하지만, 네가 스스로를 괴롭히는 방식으로 기념해서는 안 돼.” “백양은 죽기 전에 이미 마음의 짐을 내려놨어. 그는 네가 이렇게 마음에 걸려 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야.” 소희는 눈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101화

    소희는 말없이 임구택을 한 번 흘겨보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날씨가 맑아졌어?” “응, 날씨가 맑아졌어.” 구택은 옆으로 몸을 돌려 팔꿈치를 세운 채 말했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졌어?” 소희는 기지개를 켜며 대답했다. “기분은 항상 좋았어.” 그리고는 구택을 바라보며 말했다.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니야?” “너도 같이 가자.” 구택은 소희의 부드러운 몸을 끌어안으며 놓아주지 않았다. “아니야, 오늘은 스승님 댁에 가야 해.” 소희는 고개를 들어 구택을 바라보며 말했다. “스승님께 필요한 것 좀 받아야 하고, 양재아와 함께 유전자 검사를 준비하려고 해.” “그러면 먼저 아침 먹고, 너를 도경수 집에 데려다준 후에 회사에 가야겠네.” “좋아!” 구택은 고개를 숙여 소희와 잠시 입맞춤을 나눈 후 소희를 안고 일어섰다.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소희는 어젯밤 성연희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강아심은 내가 해결했어. 이제 네 오빠는 네가 해결해!] 소희는 어젯밤 계속 바빴기에 답장을 못 보냈고, 방금 연희가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레스토랑 예약 완료. 성경 오페라 하우스 2층에 있는 아주 멋진 레스토랑이야.][둘이 식사 후에는 3층에서 오페라도 볼 수 있게 티켓도 준비했어!] 소희는 연희의 추진력에 감탄하며 답장을 보냈다. [곧 스승님 댁에 가서 오빠를 찾을게.] 이에 연희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좋아, 좋은 소식 기다릴게.] 연희의 열정에 소희도 강시언과 강아심의 만남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소희와 구택은 함께 집을 나섰다. 도경수 집에 도착하자, 구택은 소희를 집 안으로 데려다주었는데, 진석도 있었다. 두 사람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고, 구택은 차를 몰고 떠났다. 구택이 떠나자마자 소희는 바로 시언을 찾으러 갔다. 소희는 원래 늦게 일어났기에 이미 시간이 꽤 흘러 있었다. 강재석은 오늘 회사 업무 관련 문서를 시언에게 맡겼다. 소희가 들어갔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102화

    두 사람은 2층 레스토랑으로 갔고, 소희는 성연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 도착했어!] 이에 연희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강아심은 이미 10분 전에 도착했어. 6번 테이블로 보내.] [알겠어!] 소희는 강시언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오빠는 6번 테이블에서 기다려. 금방 갈게.” “응!” 시언은 별 의심 없이 6번 테이블로 향했다. 오페라 하우스 레스토랑은 예술적인 분위기로 가득했다. 유럽식 대형 창문, 바로크 양식의 벽화, 고전적인 크리스털 샹들리에, 손님들이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로맨틱하고 우아한 분위기가 흘러넘쳤다. 진언은 6번 테이블에 도착해 앉아 있는 여자를 보고 잠시 멍해졌다. 아심이 이 도시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다. 아심도 놀라서 무심결에 일어섰고, 태도는 순식간에 공손해졌다. “진언님!” 아심은 검은색 롱코트를 입고 연한 화장을 했으며, 눈썹 또한 아름다웠는데 마치 눈 덮인 풍경 속 붉은 매화처럼 우아하고 요염하게 서 있었다. 이에 시언은 의아해하며 말했다. “여기서 뭐 해?” 그러자 아심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저, 저는 소개팅 보러 왔어요.” “소개팅?” 진언은 눈살을 찌푸렸고 그때 핸드폰이 울렸는데 소희가 보낸 메시지였다. [오빠, 연희가 여자를 오빠에게 소개해 주겠다고 했어. 이미 만났지? 나는 방해하지 않을게. 소개팅 잘해!] 메시지를 확인한 시언은 천천히 얼굴이 굳어졌다. ‘나를 데려온 게 소개팅이라니? 내가 정말 여기까지 와서 소개팅하다니! 정말 말도 안 돼! 잠깐, 그러면 소개팅 상대가 강아심?’진언은 맞은편의 아심을 바라보았고 아심도 시언을 바라보며 눈에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띠고 있었다. “소개팅 상대가 진언님이실 줄은 몰랐어요.” 아심은 상황을 금방 파악했다. 연희와 소희가 친구였으니, 시언도 속아서 온 것이라는 것을, 시언은 깊은숨을 들이쉬며 창밖을 무심히 한 번 바라보고

최신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08화

    유진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는 비 내리는 거리에서 방향도 없이 걸었다. 손에는 여전히 서인을 위해 산 셔츠가 들려 있었다. 서인에게 전해주지도 못한 채, 유진은 그것을 잊어버린 듯 꼭 쥐고 있었다.언제부터인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굵지는 않았지만, 그녀를 순식간에 흠뻑 적셔 버렸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유진의 몸을 더욱 식혀 갔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차가움이 오히려 유진을 속 시원하게 만들었다.[분명 포기하고 싶었는데.][하지만 여전히 널 붙잡고 싶어.][이렇게까지 부딪혔는데도, 왜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걸까?]...[오랫동안 널 사랑했는데...][그냥 친구가 되는 건 너무 가혹해.][네가 다른 사람과 손을 잡는 걸 보고 싶지 않아.]길가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빗소리와 어우러져 더욱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서인은 늘 유진을 철없는 어린아이 취급했지만, 오직 그녀만이 알고 있었다. 자신의 사랑은 단순한 감정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유진은 그렇게 순진한 소녀가 아니었다. 이 감정은 단순한 호기심도, 한순간의 설렘도 아니었다. 오랜 시간, 뼛속까지 스며든 깊은 사랑이었다.하지만 결국, 유진의 마음은 공허한 바람 속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서인은 단 한 번도 유진에게 흔들리지 않았다.유진의 사랑은, 서인에게 있어서 오로지 부담일 뿐이었고, 그것이 그녀의 사랑 결말이었다.유진은 계속해서 떠올렸다.흥성에서의 그 며칠. 유진은 서인을 당연한 듯 의지했고, 장난도 마음껏 쳤다. 그리고 그는 묵묵히 그녀를 받아 주었다. 그게 마치 자신도 특별하다고 착각하게 했다.그래서, 이문 오빠의 생일날 밤 유진은 서인에게 키스했다. 그리고 그 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유진은 선을 넘었기에, 서인은 화가 났고 결국 유진을 밀어내 버렸다. 그러니 유진은 후회해야 할까, 아니면 슬퍼해야 할까?그저 알 수 없이 눈물만 흘렀고, 빗물과 섞여, 감정을 숨길 수도 없었다.[날 차갑게 외면할 때, 넌 또 누구의 마음을 데우고 있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07화

    유진은 애써 참으려 했지만, 결국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말았다. 그녀는 목소리를 한없이 낮추며 간신히 말했다.“지난번엔 내 잘못이었어요. 내가 순간적으로 충동적이었어요.”그러나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삼켰다.“다시는 안 그럴게요.”유진은 간절하게 속삭였다.“더는 사장님이 부담스러워할 말도 하지 않을게요. 다시는 좋아한다고 말하지도 않을게요. 사장님을 곤란하게 하지도 않을 거예요.”“사장님이 싫어하는 건 절대 안 할게요. 정말이에요.”눈물이 쏟아지는 걸 막지도 못한 채, 그녀는 마지막으로 애원했다.“그러니까 제발, 제발 나를 쫓아내려고 다른 여자를 이용하지 마요.”유진은 불안했다, 서인이 갑자기 진수아와 사귀게 된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단 하나의 가능성만이 떠올랐다.‘지난번, 이문 오빠 생일날 내가 키스해서 화가 났던 걸까?’‘그때부터 모든 게 변해버린 걸까?’서인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였다. 유진이 울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차마 바라보지 못했다.그는 속이 답답해지는 걸 억누르며, 차갑게 말했다.“임유진, 왜 아직도 모르겠어?”“너와 나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어.”“아무리 붙잡아도, 아무리 애써도, 결과는 변하지 않아.”그는 마치 자신에게도 되뇌는 듯,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사랑 같은 건 몰라.”“그냥 적당한 사람이면 돼. 그래서 진수아와 사귀는 거야.”유진의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그럼 우리 둘은요? 우리는 맞지 않는 거예요?”서인은 잠시 침묵하더니, 단호하게 답했다.“맞지 않아.”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 차가운 한마디가, 그녀의 가슴을 산산이 부수어버렸다. 눈앞이 흐려지고, 심장이 무너지는 듯한 아픔이 밀려왔다.유진은 더 이상 말을 이을 수도, 서인을 바라볼 수도 없었다.‘더는 매달리지 마.’‘이건 사랑이 아니야. 그저 나 혼자만 미쳐 있는 거야.’유진은 조용히 뒷걸음질 쳤고, 눈물이 연신 뺨을 타고 흘렀다. 그녀의 시야 속에서 서인의 모습이 점점 흐릿해졌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06화

    오현빈이 다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누굴 찾으시죠?”진수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사장님을 찾아왔어요.”그 순간, 서인이 주방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평소처럼 검은색 티셔츠에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소박한 차림이었지만, 다부진 체격과 날카로운 이목구비 덕분에 여전히 눈에 띄는 분위기를 풍겼다.임유진은 진수아가 서인을 바라볼 때, 그녀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빛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살짝 수줍은 기색까지 보였다.그러나 서인은 유진을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오직 수아에게만 시선을 두고 무덤덤하게 말했다.“위층에서 이야기하죠.”수아는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서인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진은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다. 가슴 한쪽에서 알 수 없는 불길한 예감이 밀려왔다.이에 현빈이 그녀를 위로하듯 말했다.“아마도 형님의 친구겠지. 무슨 볼일이 있어서 온 거겠고.”그러나 오직 유진만이 알고 있었다. 수아는 서인과 맞선을 본 상대라는 걸.시간이 길어졌고, 유진은 초조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자꾸만 위층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심지어 올라가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엿듣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한 시간쯤 지나, 수아가 2층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수아의 얼굴은 처음보다 더욱 밝아 보였다. 수아는 현빈에게 이것저것 질문하며 가게에 대해 호기심을 보였다.그러다, 우연히 유진과 눈이 마주쳤다.“아, 여기서 일하고 있었네요?”수아는 놀랍다는 듯 말했고 유진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사장님을 구은정이라고 부르네?’그 순간, 수아도 무언가 떠올랐다. 과거 설날 맞선 자리에서, 유진과 유민이 자신을 골탕 먹였던 일을. 그녀는 경계의 눈빛을 띠며 물었다.“여기서 일한 지 얼마나 됐어요?”현빈이 대신 대답했다.“꽤 오래됐어요.”수아는 현빈이 유진을 보호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기분이 상한 듯했다. 그러고는 손을 까닥이며 말했다.“나 과일 주스 한 잔 가져와 줘요. 생과일로 직접 짠 걸로요.”그러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05화

    오현빈이 다가와 말했다.“애옹이 데려왔어요. 그리고 형님, 같이 술 한잔하러 가시죠?”“너희들끼리 마셔.”서인은 무심하게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현빈은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다들 보고 있어요. 유진이가 왜 매번 주말마다 여기 오는지,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쇼핑도, 놀러 가는 것도 마다하고 굳이 여기 와서 서빙하겠다고 하는 이유가 뭘까요?”서인은 여전히 묵묵히 담배를 피우며 대답하지 않았다. 현빈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형님도 아시겠지만, 유진이는 다른 여자들과 달라요. 이렇게 오랫동안 묵묵히 기다려온 사람이 또 있을까요?”“이제는 형님도 뭔가 답을 줘야 하지 않겠어요?”서인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깊게 담배를 빨아들였다. 그가 내뿜는 연기 속에서 복잡한 심경이 스며 나오는 듯했다.그러다, 서서히 고개를 들고 차갑게 말했다.“걔가 날 좋아한다고 해서, 내가 반드시 걔를 받아줘야 해?”그러고는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덧붙였다.“어떻게든 결론은 내릴 거야. 신경 쓰지 말고 가서 술이나 마셔.”현빈은 서인의 말에 뭔가 불길한 기운을 감지했다.“형님 제발 신중하게 생각하세요.”그러나 서인의 태도는 단호했다.“사랑과 현실은 다르다.”그의 목소리는 낮고도 차가웠다.“내가 원하는 게 유진이를 평생 이 샤부샤부 가게에서 살게 하는 거라고 생각해?”서인은 단호하게 결론을 내렸다.“나는 이미 충분히 생각했어.”현빈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그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서인은 담배를 힘껏 비벼 끄고 불을 껐다. 밖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차단됐지만, 달빛이 여전히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그는 짜증스럽게 속으로 중얼거렸다.‘비 온다면서 왜 이렇게 달이 밝은 거야?’뒤척이기를 반복하다 결국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그러다 갑자기, 무엇인가 손에 닿는 느낌이 들어 서인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그리고 그 순간, 창밖에서 커다란 천둥이 울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04화

    우정숙은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그의 대답이 예상과 달랐기 때문이었다. 서인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죄송해요. 제가 임유진에게 명확하게 말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에요. 그러니 유진이를 탓하지 마세요. 아직 어리고 철이 없을 뿐, 전부 제 문제예요.”우정숙은 뜻밖이라는 듯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그래서 우리 유진이가 혼자만 짝사랑하고 있었던 거군요?”서인은 굳게 다문 입술을 움직이지 않았고, 우정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꽤 부담됐겠어요. 대신 사과할게요.”서인의 가슴 한쪽이 묵직하게 내려앉았다.“아니에요.” 우정숙은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렇다면 앞으로 유진이가 여기에 오지 않도록 했으면 해요. 시간이 지나면 유진이도 점점 식어갈 테고, 더 이상 당신을 귀찮게 하지 않겠죠.”서인의 검은 눈동자는 깊이를 알 수 없었지만, 그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차분하게 대답했다.“방법을 생각해 보죠.”“좋아요. 믿을게요.”우정숙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오래 머물지 않고 곧바로 떠났다. 서인은 2층 베란다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그러고는 휴대폰을 꺼내 들어 구은태에게 전화를 걸었다.“전에도 말했던 맞선 이야기요. 언제 진행할 건가요?”구은태는 뜻밖이라는 듯 놀라면서도, 기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드디어 마음을 정한 거야?]서인은 담담하게 말했다.“집에는 당분간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에요. 상대방이 그걸 받아들일 수 있다면 만나볼 수 있어요.”구은태는 한순간 고민하더니 물었다.[그러면 언제쯤 집으로 돌아올 거야?] “아직 정해진 게 없어요.”구은태는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아무튼 서인이 결혼을 전제로 여자를 만날 마음을 먹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였기 때문이다.전화를 끊자마자, 구은태는 곧바로 서선영을 찾아가 맞선 일정을 조율했다.다음 날, 서선영이 서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지난번 만났던 진수아 어때? 사실 걔가 너를 마음에 무척 들어서 했어.]그리고 덧붙였다.[수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03화

    서인은 새로 도착한 테이블을 보며 어제의 일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얼굴이 어두워졌다.“이거 내가 산 거 아닌데. 다시 가져가세요.”배송 직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손님, 임유진 씨가 이미 결제하셔서 반품이 어려워요.”서인은 잠시 침묵하다 다시 말했다.“그러면 테이블은 놔두고, 돈은 돌려주세요. 대신 내가 결제할게요.”그러나 직원은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답했다.“죄송해요, 이미 결제된 금액은 환불이 불가능해요.”서인의 얼굴에 짙은 불만이 떠올랐다. 하지만 배송 직원들에게 화를 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기에, 결국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후원에 놔두세요.”직원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네!”오현빈이 직원들을 데리고 후원으로 갔다. 서인이 따라갔을 때, 테이블은 이미 제자리를 잡고 있었다.최고급 황화리 원목으로 제작된 수제 테이블. 정교한 수공예로 깎아낸 꽃무늬 장식은 유명 장인의 작품이라고 했다. 그 테이블 하나만으로도 뒷마당의 분위기가 훨씬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변했다.서인은 문득 떠올랐다. 며칠 전, 유진이 장난스럽게 말했던 말.“이 뒷마당엔 개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밖에 없어요. 뭔가 값비싼 거라도 하나 놔둬야 하는 거 아닌가요?”유진은 일부러 이 테이블을 주문한 걸까?한편, 한쪽에는 부서진 낡은 탁자가 여전히 버려진 채 남아 있었다. 현빈이 그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이건 이제 버려야겠네요!”그러나 서인은 한 번 흘깃 바라보더니 조용히 말했다.“놔둬.”그 말에 현빈은 더 이상 건드리지 않았다. 현빈이 다른 일을 마치고 다시 돌아왔을 때, 서인은 부서진 탁자를 완전히 분해하고 있었다.그는 그 나무판자를 가져다가 애옹이와 야옹이의 집 사이에 덧대고 있었다. 애옹이는 아직 어려서 나무 지붕에서 야옹이 쪽으로 뛰어내릴 때마다 자주 미끄러졌다.하지만 이제는 그사이에 작은 다리가 생겼으니, 더 이상 떨어질 일은 없을 터였다.현빈은 벽에 나무판자를 못질하는 서인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우리 형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02화

    임유민은 더욱 흥미로워하며 물었다.“구은정 아저씨는 어떻게 반응했어?”“그, 그게...”임유진은 문득 마지막 순간, 유진이 반사적으로 서인의 옷깃을 붙잡았던 기억이 떠올랐다.어두운 밤, 희미한 빛 속에서 본 그의 표정 다시금 얼굴이 새빨개졌다. 유진은 황급히 그 순간의 기억을 밀어내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서인의 반응을 떠올려 보려 했다.하지만 그때 상황이 너무나 급작스러웠다. 서로 예상하지 못했던 흐름에 유진은 당황한 나머지 그대로 도망쳐 나왔고,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서인의 얼굴이 어땠는지조차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하지만 확실한 건 서인이 자신의 키스를 거부하지 않았다는 것. 아니, 아주 잠깐 저항했던 것 같기도 하다.그러나 유진이 술김에 더욱 과감하게 나서자, 결국 서인도 서서히 받아들이며 주도권을 잡았던 듯했다.둘은 꽤 오랫동안 서로를 탐하며 키스했다. 그 생각이 다시금 떠오르자, 유진은 또다시 얼굴이 달아올랐다.다행히 어두운 테라스에서는 티가 잘 나지 않았다. 유민은 그녀의 반응을 보고는 신이 난 듯 말했다.“오! 잘했네! 이렇게 빨리 진전이 있을 줄이야!”유진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확실한 것도 아닌데, 너무 성급하게 말하지 마.”유민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응원했다.“힘내! 몇 번 더 키스하면 확실해질 거야.”“야!”유진은 유민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부끄러움과 당황스러움이 섞인 감정에 웃음이 터질 뻔했다.‘하지만 과연 그런 기회가 다시 올까?’그날 밤, 서인은 뒷마당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이문과 오현빈은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 술을 마시며 카드놀이를 했다. 누군가 서인을 불렀지만, 그는 대충 응답만 하고 조용히 자기 방으로 향했다.문을 열자마자, 서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애옹이가 언제 들어왔는지, 자신의 침대 한가운데서 아주 편안한 자세로 잠들어 있었다.서인은 고양이를 싫어했다. 언제나 무심하고 냉정하게 대했지만, 이상하게도 애옹이는 그를 끊임없이 따라다녔다. 심지어 매번 서인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01화

    공기마저 멈춰버린 듯한 순간이었다....임유진은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지만, 얼굴이 여전히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마치 잘 익은 사과처럼.이리저리 뒤척이며 좀처럼 잠이 오지 않자, 결국 유진은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쐬기로 했다.테라스로 나가 보니, 밤하늘은 흐린 구름으로 가득 차 있었고, 달빛조차 비치지 않았다. 별 하나 없이 검게 가라앉은 하늘.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그녀의 마음도 복잡하게 뒤엉켰다.어디론가 뛰쳐나가고 싶기도 했고, 알 수 없는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그녀는 무심코 휴대폰을 꺼내, 익명으로 SNS 고민 상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남자가 여자에게 반응하는 건, 그 여자를 좋아해서일까요?]잠시 후,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그렇죠.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에게만 반응한다고 하더라고요.][제가 남자인데, 확실하게 말씀드릴게요. 여자가 충분히 매력적이면 다 반응해요.][윗댓 의견 반대요. 그럼 동물과 다를 게 뭐예요?][애초에 인간도 동물이잖아요.]...유진은 계속해서 새로 고치며 댓글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읽었다. 어떤 댓글을 보면 마음이 설레다가도, 또 어떤 댓글을 보면 불안해졌다. 혼란스러움과 기대감이 엇갈려 마음이 쉴 새 없이 출렁였다.그때, 갑자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잠도 안 자고 여기서 뭐 해?”임유민이었다. 유진은 화들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 화면을 급히 껐다. 그러고는 서둘러 휴대폰을 뒤로 감추며 더듬거렸다.“아, 아냐! 아무것도 안 했어!”유민은 그녀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뭐야, 뭔가 나쁜 짓이라도 한 거야?”유진은 얼굴이 뜨거워지며 발끈했다.“꼬맹이는 신경 꺼!”그러자 유민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부모님 출장 가시면서 누나 나한테 맡기고 가셨거든? 그러니까 누나 문제는 내 문제지. 뭔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 조언해 줄 수도 있으니까.”유진은 반박하려다가, 자기보다 한 뼘은 더 큰 동생을 바라보며 체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00화

    후원에는 벽에 걸린 벽등 하나만이 희미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온 마당은 은은한 황금빛에 감싸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장미꽃은 조용히 피어 있었고, 애옹이는 작은 집 안에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야옹이는 바닥에 엎드린 채 앞발로 날아다니는 벌레를 잡고 있었다.서인은 등나무 의자에 앉아 몸을 뒤로 기대고 있었고, 마치 깊은 잠에 빠진 듯 보였다.서인은 오늘 많은 술을 마셨다. 기분 좋은 이유도 있었지만, 그중 절반은 유진 대신 술을 받아 마셨기 때문이었다.유진은 조용히 다가가, 서인의 앞에서 몸을 숙였다. 그가 정말 잠든 건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어느새 넋을 잃고 말았다.서인의 짙고 선명한 눈썹은 마치 한 자루의 검처럼 날카롭고 선명했다. 책에서 묘사하는 ‘긴 눈썹이 관자놀이까지 이어진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였다.그 눈썹만 봐도, 서인의 차갑고 오만한 성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눈은 길고 날렵했으며,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다.콧날은 오뚝하고 반듯해, 본래부터 강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턱선에는 거칠게 자란 수염이 덮여 있어, 평소보다 다섯 살은 더 나이 들어 보였다. 하지만 그런 모습도 상관없었다.서인이 어떤 모습이든, 유진은 다 좋아했으니까. 그러다 문득, 그의 수염을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리고, 행동은 생각보다 빨랐다.유진은 거의 고민할 겨를도 없이 손을 뻗었다. 서인의 턱에 닿기 직전 갑자기 서인이 눈을 번쩍 떴다.서인의 눈빛에는 날카로운 경계와 서늘한 기운이 번뜩였다. 산길에서 적들의 포위에 둘러싸였을 때처럼, 그의 몸에는 순식간에 살기가 감돌았다.유진은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쳤으나 뒤에 있던 탁자에 걸려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다.낡은 탁자는 이미 몇 번이나 수리를 거쳤던 터라, 유진의 몸무게를 버틸 수 없었다.쾅! 순식간에 탁자가 부서졌다. 몸을 지탱할 곳이 사라지자, 유진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그 순간 굵은 손이 유진의 팔을 붙잡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