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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8화

강아심이 계단을 내려올 때, 금빛 커피색 롱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거실을 지날 때 남궁민이 이미 잠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아심은 다가가서 여전히 김이 나는 커피를 들어서 바 뒤로 가서 버리고, 하인에게 남궁민을 잘 돌보라고 지시한 뒤 나갔다. 저택을 나와서 아심은 차에 올라타며 운전사에게 말했다.

“웰오드 씨를 만나러 가죠.”

운전사는 아심을 요하네스버그의 사무실 건물로 데려갔고 도착하자 아심은 차에서 내려서 바로 안으로 걸어갔다. 경비들은 아심이 이디야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막지 않았다. 이에 아심은 별일 없이 꼭대기 층에 올라가 웰오드의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웰오드의 목소리가 방 안에서 들리자 아심은 문을 열고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웰오드 씨!”

웰오드는 이미 경비의 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

“라나 씨,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나요?”

아심은 두 걸음 다가가며 얼굴에 쓰고 있던 고양이 가면을 벗고, 눈가를 가늘게 뜨며 매력적으로 웃었다.

“웰오드 씨, 예전에 우리가 만난 적이 있나요? 처음 뵀을 때, 왠지 익숙하게 느껴졌어요.”

웰오드는 아심의 예쁘장한 얼굴을 보며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우리가 만난 적이 있나요?”

“런던에서, 닉의 개인 클럽에서 만났잖아요. 기억 안 나세요?”

아심이 부드럽게 말하자 웰오드는 노력해서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런던에서 재벌인 닉의 개인 클럽에 갔을 때, 아름다운 여자와 하룻밤을 보낸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영국 소녀였지, 한국 소녀는 아니었다.

‘내가 착각한 걸까?’

아심은 다시 다가가며 웰오드를 사무실 책상 쪽으로 몰아붙였다. 살짝 몸을 기울이며 입술을 혀로 살짝 핥고, 남자의 귀에 속삭였다.

“하지만 저는 웰오드 씨를 기억하고, 결코 잊지 못했어요.”

아심의 목소리는 마치 최면이라도 하는 듯 매력적이었다. 웰오드는 아심의 아름다운 옆모습을 보자, 숨이 가빠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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