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과 거실 바닥에 카펫이 깔렸기에 남궁민은 계단에서 굴러도 크게 다치지는 않고 그저 몸이 쑤셨다. 남궁민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는데 마주친 이디야의 눈빛이 남궁민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내 옷을 털며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었다. “조금 미끄러졌을 뿐이니까 괜찮습니다. 하나도 안 아픕니다.”강아심은 남궁민이 민망해하지 않기 위해 고개를 돌려 창밖의 잔디밭을 바라보았고 임구택은 침착하게 말했다. “전 이게 남궁 가문의 특별한 접대 의례인 줄 알았습니다.”이에 아심은 웃음을 참지 못했고 이내 손으로 입을 가렸다....소희는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가지러 갔을 때, 남궁민이 준 약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옅은 갈색 유리병에 투명한 액체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남궁민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남궁민의 말이 맞았다. 소희의 몸 상태는 분명 좋지 않았고 약물의 부작용이 이미 몸속에 잠복해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소희에게 불리하였다.소희는 손을 뻗어 병 하나를 집어 들고, 밀봉된 뚜껑을 열어 한 번에 마셨다. 맛은 별로 없었고 남궁민이 어디서 구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효과가 있을지 궁금했다. 옷을 다 갈아입고 내려오자, 거실에 앉아 있는 구택과 아심이 보였다.“라일락!” 아심이 웃으며 인사했는데 마치 소희의 진짜 얼굴을 처음 본 듯 칭찬했다. “정말 내가 상상했던 대로 예쁘시네요!”소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디야 씨, 라나 씨.”남궁민이 친근하게 말했다. “이디야 씨가 나를 레이든과의 협상에 초대했으니까 함께 가죠.”“급한 것 없어요.”“급하지 않아요.”아심과 구택이 거의 동시에 말하자 아심은 구택을 슬쩍 보고, 이어서 말했다. “먼저 라일락 양이 아침을 먹게 해요. 아침을 먹고 출발해도 늦지 않으니까.”이에 남궁민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라일락과 함께 아침을 먹을게요.”소희는 구택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 하며, 차갑게 말했다. “괜찮아요. 남궁민 씨는 이디야 씨와 함께 있어요. 전 혼자 먹
소희는 식탁에 앉아 식사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서둘러 국을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러분,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위층에 가서 뭘 좀 가져올게요.”남궁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옷을 갈아입어야겠어요. 이디야 씨,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남궁민이 돌아서서 나가자 임구택은 남궁민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마치 남궁민의 등에 구멍이라도 뚫을 듯한 눈빛이었다. 강아심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자 구택이 아심을 바라보았다. “웃겨요?”“아니요.” 아심은 고개를 저었다. “그저 소희가 정말 행복해 보여서요.”구택은 길게 눈을 내리깔았다. 얼굴은 여전히 불만이었지만, 눈빛은 한결 부드러워졌다....소희가 방에 들어가자 남궁민이 따라 들어왔다. “잠시 후에 레이든을 만나러 가요. 이번에는 나와 함께 가고, 절대 혼자 행동하지 마세요. 레이든을 조심하고 이디야도 주의해요.”그러자 소희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디야는 왜죠?”“나도 잘 모르겠지만, 나에게 적대감을 보이는 것 같아서요.” 남궁민이 찡그리며 추측하자 소희는 진지하게 물었다. “언제는 이디야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더니.”남궁민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마 내가 착각했을 거예요. 어쨌든 나를 의식하는 것 같아요. 내가 너무 잘생겨서 본인 옆에 있는 여자의 관심을 뺏길까 봐 그런 걸지도 모르죠.”소희는 웃음을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죠. 그러니까 너무 까불지 말고 사람들을 덜 쳐다봐요.”“쳇!” 남궁민은 무시하는 표정을 지었다. “내 여자친구도 이디야의 여자친구 못지않거든요? 그 사람 자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남궁민은 소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디야는 깊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에요. 쉽게 건드릴 상대가 아니니까 멀리 떨어져 있어요.”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으니까 이제 나가요. 금방 내려갈 테니까.”“알겠어요. 아래에서 기다릴게요.” 남궁민은 소희에게 윙크를 보내고 돌아서서 나갔다. 소희는 평범한 긴 치마
헤이브가 인사를 건넸다. “남궁민 씨, 라일락 양, 레이든 씨가 아주 오래전부터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자 남궁민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바로 올라가죠!”“남궁민 씨, 이쪽으로.” 헤이브는 약간 고개를 숙이자, 중간 길이의 갈색 머리카락이 귀 옆으로 흘러내렸다. 그리고 헤이브는 엄격하고 차가운 사람처럼 보였다. 모두 함께 위층으로 올라가 레이든의 사무실로 들어가자, 레이든과 웰오드가 맞이했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각자 자리에 앉았다. 이윽고 레이든은 침착하게 말했다. “우선, 이디야 씨와 남궁민 씨가 요하네스버그에 와주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희가 투자한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했습니다.”“이제 두 분이 함께 전 세계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두 분은 어떤 구체적인 계획과 요구가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그건 천천히 얘기합시다.” 이디야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라이터를 천천히 돌리며 말을 이어갔다. “레이든 씨의 마이크로파 무기 연구가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들었는데, 한 번 구경할 수 있을까요?”이디야의 갑작스러운 요청에 레이든은 순간 당황했다. 마이크로파 무기 연구는 비밀이었기에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디야가 알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놀라운 것은 이디야가 이런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꺼냈다는 점이었다. 이디야는 남궁민을 바라보았다. “남궁민 씨도 관심 있으신가요?”이에 남궁민의 눈빛이 반짝였다. “마이크로파 무기가 정말 개발되었나요? 그렇다면 정말 보고 싶네요.”“아직 완전히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큰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두 분이 보고 싶다면 당연히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비밀을 유지해 주셔야 합니다.” 레이든 가면 속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비밀은 지켜야죠.” 남궁민은 웃으며 이디야를 바라보며 물었지만 이디야는 철저하게 무시했다.“안 그런가요?”강아심은 부드럽게 말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같이 가도
레이든은 사람들을 데리고 복도를 지나 큰 방에 들어갔다. 방 안에는 서재, 식당, 침실이 있었다. 거실에는 흰 연구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사십 대 남자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는데 인기척을 느꼈는지 공손히 일어나 말했다. “레이든 씨.”레이든은 일행들에게 소개했다. “여기 이곳의 책임자인 라펠트 교수입니다!”라펠트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사람들을 둘러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소희는 손을 꽉 쥐었다. 라펠트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소희는 라펠트의 눈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어쩐지 라펠트를 찾을 수 없었다. 이 환경을 보니, 라펠트는 하루 24시간 이곳에 머무르며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는 것 같았다.소희는 구택의 뒷모습을 보았다. 구택이 갑자기 레이든의 마이크로파 연구실을 보자고 한 것은 소희가 찾고 있던 사람을 찾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서였다. 소희는 자신의 임무를 구택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구택은 추측했고 그 추측은 맞아떨어졌다.금발의 여자가 침실에서 나와 레이든을 약간 두려워하며 라펠트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더니 소파에 앉아 있는 구택과 남궁민을 힐끗 보고는 라펠트에게 웃으며 말했다. “손님이 오셨네요?”라펠트가 웃으며 말했다. “이 두 여성분을 데리고 좀 구경시켜줘.”“좋아요!” 여자는 소희와 강아심을 보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저를 따라오세요!”아심과 소희는 눈빛을 교환하고 금발의 여자를 따라갔다.레이든의 전화가 울려서 레이든은 다른 방으로 전화를 받으러 갔고, 라펠트도 일이 있어서 잠시 자리를 비웠다. 이때 남궁민은 구택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디야 씨, 왜 레이든이 우리를 이곳으로 데려왔는지 추측해 보세요.”마이크로파 무기는 핵무기보다 강력하다. 지금 여러 큰 나라들이 그것을 연구 중이다. 오늘 이디야가 제안했을 때, 레이든은 거절하지 않고 우리를 이곳으로 데려왔는데 꽤 자신만만한 것처럼 보였다.구택은 소파에 앉아 시크하게 되물었다. “남궁민 씨는 왜 그런 것 같습니까?”남궁민은 주위를 둘러보며 낮게 웃었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맑게 흐르는 강물, 강가의 풀밭, 금빛 버드나무 그림자가 물결을 따라 흘러갔다. 강 건너편에는 산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그 광경은 끝없이 넓고 광활했다. 강아심은 강가로 다가갔다. 물은 맑고 투명해 예쁜 자갈들과 몇 마리의 작은 물고기와 새우들이 헤엄치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이 정말 지하 12층이 맞을까?’금발의 여자는 파라솔 아래 앉아 있었고, 깨끗한 식탁보 위에는 다양한 신선한 과일과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옆에는 두 사람이 탈 수 있는 그네가 있었는데, 이곳이 금발의 여자와 라펠트가 평소에 시간을 보내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잠시 이곳에 머문 후, 금발의 여자는 소희와 아심을 다시 복도로 안내하여 또 다른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여름의 더운 날씨와 함께 해변과 바다가 펼쳐졌다.세 번째 문을 열자,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밀밭이 나타났다. 밀밭에는 나무로 된 망루가 있었고, 망루 위에는 허수아비가 서 있었다. 이는 소희가 처음 온두리에 도착했을 때 보았던 풍경과 비슷했지만, 이곳은 더욱 아름다웠다.네 번째 문을 열자, 눈과 얼음의 세계가 나타났다. 큰 스케이트장이 있었고, 모든 장비가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었다.이 지하 12층에서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언제든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경험할 수 있었다. 겨울의 눈밭에 서서 아심은 멀리서 스키복을 입고 있는 금발 여자를 바라보았다. 아심은 눈송이를 떠받들고는 소희에게 조용히 말했다. “여자도 있고, 사계절도 만들어 놓았으니, 레이든 씨는 라펠트를 평생 여기서 지내게 할 생각인 것 같아요.”소희의 맑은 눈은 얼음의 차가움을 반사하며 빛났다. ‘나라를 배신하고, 팀을 배신하고, 모든 팀원의 성과를 훔쳐 이곳으로 도망친 것이, 과연 가치가 있는 일일까?’‘아니, 라펠트는 분명히 고통받고 있을 거야. 그래서 내가 라펠트의 고통을 끝내러 온 거잖아.’곧이어 소희는 아심을 바라보고는 말했다. “돌아가죠.”환상은 결국 환상일 뿐, 그 속에 빠지는 것은 자
곧 레이든은 이디야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시선을 거두고 웰오드에게 신재생 에너지에 관한 자료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임구택의 검은 눈동자는 깊고 사색에 잠긴 듯했다....구택이 임시로 머무는 별장으로 돌아온 강아심은 문을 닫고 나서 한결 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뭐 마실래요? 술 한잔할래요?”“아니요, 그냥 물 한잔이면 돼요.” 소희가 부드럽게 말했다.“그럼 커피 한잔해요. 레이든이 이디야에게 보낸 좋은 커피 원두가 있는데 맛이 꽤 괜찮더라고요.” 아심은 주방으로 가서 커피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소희는 주방에 있는 높은 의자에 앉아 아심이 커피 원두를 계량하고, 갈아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심의 동작은 질서 정연하고 우아했으며, 한 동작 한 동작마다 독특한 매력이 담겨 있었다.처음 만났을 때부터 소희는 아심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때는 아심이 성연희의 친구여서 그렇게 느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만나보니, 그 매력은 아심 본인이 지닌 것이었다. 아심은 매우 매력적이고 우아해서 남자들에게는 매혹적이고, 여자들에게도 호감을 불러일으켰다.곧 방 안에 향긋한 커피 향이 퍼졌다. 아심은 커피 두 잔을 들고 와서 식탁에 놓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장담하건대, 우리가 커피를 다 마시기도 전에 이디야가 돌아올 거예요. 지금 레이든의 쓸데없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마음은 여기로 돌아와 있을테니까요.”이에 소희는 살짝 미소 지으며 말하자 아심은 고개를 저었다.“괜히 끌어들여서 미안해요.”“전혀 그럴 필요 없어요. 사실 나도 진언을 찾으러 왔거든요. 이디야보다 하루 일찍 도착했지만, 혼자서는 요하네스버그에 들어올 수 없었어요.”“그러니까, 오히려 제가 고마워해야죠.”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우리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네요.”“맞아요. 우리가 목표를 빨리 이루고, 진언이 무사하기를 바라죠.” 아심은 커피잔을 들어 소희와 살짝 부딪쳤다. 아심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반쯤 눈을 감으며 미소 지었다.“소
임구택이 긴 다리로 소희를 누르고, 팔을 소희의 얼굴 옆에 지탱하며 완전히 덮쳤다. 그리고 뜨겁고도 격렬하게 입술을 탐했는데 때로는 깊다가 또 때로는 가벼운 키스가 끝없이 이어졌다. 이에 소희는 온몸이 힘이 빠져서 손을 들어 구택의 얼굴을 감싸며 부드럽게 입술을 깨물었다. 이내 소희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임구택, 여기서 떠나. 요하네스버그를 떠나서, 차라리 온두리에서 나를 기다리든지. 내가 임무를 마치면 찾아갈게.”지하 12층은 단순한 곳이 아니었다. 레이든이 라펠트를 막기 위해 단순히 이익만으로 유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이크로파 무기가 가동되면 요하네스버그 전체가 폐허가 될 것이다. 그리고 소희는 직감적으로 레이든이 화가 나면 매우 위험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느꼈다. 그랬기에 소희는 자신이 맡은 임무 때문에 모든 사람이 위험에 빠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구택은 이마를 소희의 이마에 맞대고 소희의 마음을 읽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온두리? 마이크로파 무기가 가동되면 온두리 전체가 황폐해질 거야. 내가 어디에 있든 차이가 없어.”“그렇다면 말리 연방으로 돌아가.”“쉿!” 구택은 긴 손가락을 소희의 입술에 대며, 깊고 어두운 눈으로 응시하였다.“나를 화나게 하지 마.”구택은 고개를 숙여 소희의 입술을 탐하고는 속삭였다.“지금은, 너를 아주 격렬하게 원할 뿐이야.”구택은 소희의 허리를 끌어안고, 곧장 침실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소희에게 키스하며 말했다.“너무 보고 싶었어. 그러니 잠시 후에 내가 너무 거칠게 굴어도 좀 이해해 줘.”문이 세게 닫히고, 커튼이 자동으로 닫혀 방이 어두워졌다. 구택은 인내심이 바닥이 나 소희의 치마를 벗겼고, 소희의 등을 부드러운 침대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소희는 눈을 감고 구택과 키스를 했다. 구택은 소희의 허리를 손으로 감싸며 낮게 속삭였다.“사랑해.”소희는 잠시 이곳의 모든 것을 잊고, 임무도, 진언도 잊고, 구택에게만 집중하였다....남궁민은 별장으로 돌아오자마자 여러 가지
이에 남궁민은 진지하게 말했다.“매일 레이든의 그 음침한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가장 큰 고통이죠.”이에 소희는 어이없어 할 말을 잃었다.“...”남궁민의 얼굴을 보자 소희는 갑자기 심명이 떠올랐다.‘아니야, 심명은 이 사람보다 훨씬 귀여워!’오후에 소희는 장명양과 간미연과 연락을 했다. 그들에게 온두리에 머물며 경솔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소희는 이미 목표를 찾았고, 암살 계획을 세울 것이며, 후에 그들이 요하네스버그로 들어오도록 할 것이었다.하얀 독수리와 푸른 독수리가 번갈아 가면서 문자를 보냈다.[보스, 임구택이 갔잖아요. 그 사람 많이 화난 건 아니죠? 막 괴롭히진 않았죠?][보스를 걱정하는 거 맞아? 그런데 지금 네 표정이 왜 이렇게 들떠 보이지?][왜 내 속마음을 그렇게까지 적나라하게 공개하고 그래?][대장을 속이려 하지 말라고!]잠시 침묵이 이어졌고, 몇 분 후 하얀 독수리가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진지하게 말할게요! 보스, 목표는 어떤가요?]이에 소희가 대답했다.[약간 어려워.]소희는 아직 지하 12층에 들어갈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날 돌아온 후, 남궁민은 소희와 함께 지하 12층의 상황을 분석하며 라펠트에게 이미 레이든이 폭탄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라펠트가 죽으면 지하 12층 전체가 폭파될 수도 있고, 마이크로파 무기가 가동될 수도 있다. 비록 마이크로파 무기가 완전히 개발되지 않았더라도, 현재 개발된 결과만으로도 위력은 무시할 수 없다. 임구택이 말했듯이, 한 번 가동되면 온두리 전체가 황폐해질 것이다.하지만 이런 가능성은 작았다. 레이든은 라펠트와 함께 죽으려 하지 않을 것이고 삼각용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온두리는 삼각용의 근거지니까. 하지만 라펠트를 죽이기 전에 모든 가능성을 예측해야 했다. 소희의 임무는 라펠트를 죽이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연구 성과를 가져가는 것이다.이에 푸른 독수리가 문자를 보냈다.[라펠트의 컴퓨터를 해킹해 봤지만, 핵심 자료를 찾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