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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4화

계단과 거실 바닥에 카펫이 깔렸기에 남궁민은 계단에서 굴러도 크게 다치지는 않고 그저 몸이 쑤셨다. 남궁민은 이를 악물고 일어섰는데 마주친 이디야의 눈빛이 남궁민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내 옷을 털며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었다.

“조금 미끄러졌을 뿐이니까 괜찮습니다. 하나도 안 아픕니다.”

강아심은 남궁민이 민망해하지 않기 위해 고개를 돌려 창밖의 잔디밭을 바라보았고 임구택은 침착하게 말했다.

“전 이게 남궁 가문의 특별한 접대 의례인 줄 알았습니다.”

이에 아심은 웃음을 참지 못했고 이내 손으로 입을 가렸다.

...

소희는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가지러 갔을 때, 남궁민이 준 약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옅은 갈색 유리병에 투명한 액체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남궁민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확실히 남궁민의 말이 맞았다. 소희의 몸 상태는 분명 좋지 않았고 약물의 부작용이 이미 몸속에 잠복해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소희에게 불리하였다.

소희는 손을 뻗어 병 하나를 집어 들고, 밀봉된 뚜껑을 열어 한 번에 마셨다. 맛은 별로 없었고 남궁민이 어디서 구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효과가 있을지 궁금했다. 옷을 다 갈아입고 내려오자, 거실에 앉아 있는 구택과 아심이 보였다.

“라일락!”

아심이 웃으며 인사했는데 마치 소희의 진짜 얼굴을 처음 본 듯 칭찬했다.

“정말 내가 상상했던 대로 예쁘시네요!”

소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디야 씨, 라나 씨.”

남궁민이 친근하게 말했다.

“이디야 씨가 나를 레이든과의 협상에 초대했으니까 함께 가죠.”

“급한 것 없어요.”

“급하지 않아요.”

아심과 구택이 거의 동시에 말하자 아심은 구택을 슬쩍 보고, 이어서 말했다.

“먼저 라일락 양이 아침을 먹게 해요. 아침을 먹고 출발해도 늦지 않으니까.”

이에 남궁민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라일락과 함께 아침을 먹을게요.”

소희는 구택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 하며, 차갑게 말했다.

“괜찮아요. 남궁민 씨는 이디야 씨와 함께 있어요. 전 혼자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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