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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2화

소희는 눈을 굴리며 말했다. 바람이 소희의 귀 옆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부드럽고 하얀 뺨에 드리웠다. 검은 눈동자, 붉은 입술, 하얀 치아가 한데 어우러져 빛을 발했다. 부드러운 모습은 사람의 방심을 풀게 했는데 소희는 핑크빛 입술을 오므리며 미소 지었다.

“그럼, 가서 신재생 에너지에 관해 얘기하는 건 어때?”

그러자 임구택은 냉소하며 말했다.

“난 그보다는 서희의 위패에 관해 얘기하고 싶은데?”

소희는 놀라며 숨을 들이마셨다.

“알았나 봐?”

그러자 구택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네 말은 너도 알고 있었다는 거네. 그래서 남궁민에게 말했어? 네가 서희라고?”

이에 소희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서희는 이미 공식적으로 죽었다. 그랬기에는 다시는 누구에게도 그 얘기를 꺼내지 않을 것이었지만 구택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전쟁터에서 생사를 함께 한 사이인가?”

소희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

“솔직히 말해서, 만나기 전에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어.”

“그 후에는? 남궁민이 너를 위해 사당을 지었다는 걸 보고 감동받았나?”

구택이 다그치자 소희는 잠시 멈칫하더니 남궁민이 혼을 떠돌게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떠올리며 솔직하게 말했다.

“약간.”

소희의 대답에 구택의 얼굴이 즉시 어두워졌다. 눈이 살짝 가늘어지며 냉랭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갑자기 일어나며 말했다.

“지금 당장 찾아가서, 그 약간의 감동이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얘기해 보자.”

소희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장난이었어!”

“아니, 난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어!”

구택은 일어나서 문밖으로 나갔다.

“자기야, 곧 봐.”

구택은 그렇게 말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소희는 답답한 마음에 휴대전화를 이마에 두드렸다.

‘왜 약간이라고 말했을까? 왜 이 남자의 소유욕을 과소평가했을까? 이제 어떻게 하지? 구택이 정말로 남궁민에게 서희에 대해 얘기할까?’

소희는 바로 구택에게 영상 통화를 걸자 구택은 전화를 받았다. 구택은 이미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있었고, 얼굴이 썩 좋지 않았다.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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