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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소희와 유림은 화원 밖에서 마주쳤다. 유림은 달려와 이마에 진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였다.

"어디 갔었어? 화원을 거의 다 찾아봤는데 너 못 봤어."

소희는 아무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에 모란꽃이 있는 거 보고 좀 오래 있었지."

"나는 네가 서재에 간 줄 알았는데, 그래도 둘째 삼촌이 나한테 네가 여기 있다고 말해준 거야."

유림은 순진하고 귀엽게 웃었다.

소희는 가슴이 찔렸다.

"미안해, 걱정하게 해서!"

"아니야, 마침 여기 왔으니까 내가 우리 할머니의 화원 보여줄게."

유림은 웃으며 말했다.

"안에는 우리 둘째 삼촌이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특이한 꽃들이 많이 있어. 너도 본 적이 없을걸."

"좋아!"

두 사람은 화원에 들어가 잠시 놀다가 하인이 찾아와 그들더러 점심 식사하라고 불렀다.

별장으로 돌아오자 하인은 이미 밥상을 차리고 있었다. 정숙은 열정적으로 소희를 불렀다.

"유민이가 소희 선생님이 매운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매운 요리를 몇 개 더 만들라고 했는데. 입맛에 맞는지 얼른 먹어봐요."

소희는 인차 말했다.

"그러실 필요 없는데요. 저는 음식 가리지 않고 뭐든 잘 먹어요."

식탁으로 걸어가며 소희는 위층에서 내려오는 구택을 보고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남자의 예쁜 눈과 눈빛이 마주쳤다. 그녀는 얼굴이 뜨거워지며 급히 시선을 돌렸다.

노부인은 소희더러 얼른 자리에 앉으라 했고 사람들도 차례대로 자리에 착석했다. 공교롭게도 소희는 구택의 맞은편에 앉았다.

노부인은 하인더러 소희에게 오리탕을 떠주라고 하며 상냥하게 웃었다.

"편하게 먹고 싶은 거 먹고. 자기 집이라 생각하고."

소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감사합니다!"

유민이 입을 열었다.

"처음도 아닌데, 어색할게 뭐가 있겠어?"

말하면서 그녀에게 꽃게 하나 집어줬다.

"많이 먹어."

소희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응."

임 씨네 식구들은 남을 얕보고 우아한 척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엄숙한 임가네 어르신 외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상냥하고 따뜻하며 항상 소희를 돌봐줬다.

소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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