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가 찾은 일은 케이슬에서 서빙하는 일이었다. 예쁘게 생겼기 때문에 그녀는 출근하자마자 8층 VIP 룸에 가서 손님들에게 술을 가져다주는 일을 맡았다.이틀 동안 트레이닝을 받은 뒤 그녀는 정식으로 출근했다.8층의 조장 진수미는 그녀가 출근하는 첫날에 그녀를 데리고 다른 사람들과 서로 알게 했다.8층에는 모두 5개의 VIP 룸이 있었기에 5명의 서빙을 배치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케이슬에서 1년 넘게 일하고서야 8층까지 왔지만 소희는 오자마자 이곳에 배치되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보는 눈빛이 모두 좀 이상했다.조장 진수미는 30대에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고 정교한 메이크업에 일 처리가 깔끔했다. 그녀는 소희에게 당부했다."8층 5개 VIP 룸 중 8801과 8809는 고정된 손님이 있어. 평소에 그들이 오지 않아도 다른 손님을 들여보내선 안 돼. 다른 주의사항은 네가 트레이닝할 때 이미 배웠으니까 더는 말 안 할게. 그리고 이거 알아둬, 8층에 올 수 있는 손님들은 모두 가장 존귀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든 그들한테 미움을 사서는 안 돼."소희는 고개를 끄덕이었다."소희 넌 오늘 연설화랑 8807호 룸 맡아. 모르는 게 있으면 설화한테 물어보고." 수미는 설화에게 말했다."소희는 새로 왔으니 네가 먼저 데리고 잘 가르쳐 줘!"옆에 손시월이라는 사람이 바로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8807은 줄곧 내가 책임졌던 룸인데 왜 소희로 바꾸는 거예요?"수미는 담담하게 말했다."인원 변동은 자주 있는 일 아닌가!"시월은 소희를 힐끗 쳐다보더니 어두운 얼굴로 말을 하지 않았다.수미가 나간 후, 모두들 각자의 룸을 체크하러 갔다.시월 등 몇 사람은 체크한 뒤 먼저 휴게실로 돌아왔다. 그녀는 옷장을 열자 안에 못 보던 운동복 상의가 하나 있는것을 보고 일부러 물었다."이건 누구의 옷이야?"휴게실 안의 옷장은 다들 같이 쓰는 거라 그녀들은 소희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을 하지 않았다.시월은 치마를 꺼내면서 비웃었다."이거 어
그쪽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시월의 목소리는 더욱 간드러졌다."오늘 우리 여기에 신인이 왔거든요. 근데 오자마자 날 괴롭힌 거 있죠? 게다가 내가 맡은 룸까지 빼앗았어요. 도련님이 좀 도와줘요!"전화 너머의 남자는 마치 그녀를 달래는 것 같았다. 시월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아양을 떨며 말했다."그래요, 그럼 이따가 도련님이 그녀를 잘 훈계해 주시면 나도 이 은혜 평생 잊지 않을게요!""그래요, 이따가 내가 술 따라드릴게요, bye!"전화를 끊자 시월은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파우더를 꺼내 화장을 고쳤다.소희는 설화와 먼저 술을 가지러 간 다음 8807로 갔다.문을 두드린 후 설화는 소희의 손에서 술을 받고 순간 달콤한 웃음을 지었다.인테리어가 화려한 룸 안에는 따뜻한 노란색 등이 켜져 있었는데 대략 10여 명이 있었고 그중 4명은 오락 구역에 앉아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고 소파에는 대여섯 명이 앉아 있었으며 휴식 구역에도 4~5명이 앉아 있었다.설화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한쪽 무릎을 꿇고 웃으며 물었다."임경훈 도련님, 술 열어드릴까요?"임경훈이라 불리는 사람은 품에 호스티스를 껴안고 낮은 소리로 웃고 있었다. 설화의 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녀 뒤에 있는 소희를 한눈에 보고는 일부러 물었다."신인 왔어?"설화는 즉시 웃으며 말했다."네, 오늘 금방 온 신인이에요. 아직 모르는 게 많아서 도련님께서도 너그럽게 봐주세요."그는 소희에게 손을 흔들었다."이리 와봐, 내가 한 번 보자!"소희는 다가가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뭘 도와드릴까요?"그는 소희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테이블을 힐끗 쳐다보며 미적지근하게 말했다."담뱃불 좀 붙여줘!"소희는 담배를 꺼내 그에게 건네주고 라이터를 들고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여 불을 붙였다.그는 소희의 얼굴을 계속 쳐다보다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고 웃는 듯 마는 듯했다."몰라도 너무 모르네. 담배에 불을 이렇게 붙이는 거야?"주위 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리며 그들을 쳐다보았다.설화는 소희가
경훈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비록 그는 시원이 왜 화났는지 몰랐지만 그래도 눈치 빠르게 웃으며 말했다."형 말 맞아요, 내가 술 좀 많이 마셔서 주제를 넘었네요. 형도 화 풀어요!"이때 설화의 말을 들은 수미가 들어와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슨 일 생긴 거죠?"그녀는 말을 마치고서야 시원을 보았고 다소 놀란 말투로 말했다."장시원 도련님도 계셨군요!""응, 경훈이 한턱낸다 해서 와봤어." 시원은 담담하게 말했다.수미는 고개를 돌려 경훈을 바라보았다."소희는 신인이라 만약 임경훈 도련님의 미움을 샀다면 제 체면을 봐서라도 그녀 탓하지 말고 좀 봐주세요."경훈은 방금 시원이 소희의 편을 드는 것을 보고 더는 따질 엄두 내지 못하고 겸연쩍게 말했다."괜찮아!"다른 사람들은 경훈이 뺨 한 대 맞았지만 아무 말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모두 조용하게 있었다.시원은 소희를 쳐다보았다."나 따라와요!"설화는 호기심의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았다. 원래 그녀는 소희가 경훈을 때리며 일을 크게 벌였으니 소희는 틀림없이 괴롭힘을 당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시원이 나타나서 일을 해결할 줄이야.설마 시원은 소희를 아는 건가?소희 자신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장시원이란 사람을 몰랐으니 그는 왜 그녀를 도와줬을까?구미는 소희에게 눈짓을 했다."도련님의 분부니 얼른 가봐."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원을 따라 문을 나섰다.두 사람은 8809호 룸으로 갔다. 시원은 소파에 낮으며 태도가 온화하고 부드러웠다."소희 씨, 앉아요!"소희는 앉으며 먼저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시원은 엷은 입술로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천만에요, 근데 왜 여기에 있는 거죠?"소희가 대답했다."저 여기서 일해요. 오늘은 첫날이고요. 근데 저를 아세요?"시원은 웃었다."난 임구택을 알거든요!"소희는 문득 심명의 생일날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 시원은 문밖에서 구택과 얘기를 나누었다.시원은 담배를 들고 소희에게 물었다."담배 피워도
"아니요."......룸에서 나온 소희는 여전히 시원의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그때의 일은 역시 한소율이 사주했던 것이다. 그날 그녀는 구택이 전화를 걸어 사주한 사람을 조사하라는 것을 들었지만 그 후 그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기에 그냥 그가 찾아내지 못해서 이 일이 그냥 지나간 줄 알았다.알고 보니 그는 한소율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그녀 대신 혼쭐까지 내줬다.그는 왜 말하지 않았던 것일까?소희는 벽에 기대어 마음이 시큰거렸고 답답했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어 구택에게 적어도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그러나 망설이다 그녀는 끝내 전화를 하지 않았다.이미 오래전의 일이었으니 그도 벌써 잊었을지도 모른다.그녀는 이 은혜를 마음속에 새기며 나중에 기회를 봐서 그에게 갚아주려고 다짐했다.휴게실로 돌아오자 설화와 다른 몇 사람들은 모두 안에 있었다. 아마 방금 8807호 룸에 관한 일을 들어서인지 소희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시기심과 두려움 그리고 질투심이 들어있었다.설화는 떠보며 물었다."소희야, 너 장시원 도련님을 아는 거야?"소희는 담담하게 말했다."아는 편은 아니에요. 친구의 친구예요."시월은 임경훈조차 소희한테 당한 것을 보고 속으로 더욱 화가 나며 비꼬았다."장시원 도련님을 아는 사람이 우리랑 같이 서빙을 한다고? 설화 너도 참 웃기다!"다른 사람들도 그녀의 말을 듣고 긴장을 풀며 해야 할 일을 했다.그 후 며칠, 소희는 점차 8층의 서빙과 환경에 익숙해져서 일도 꽤 순조로웠다. 시월도 더는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고 그녀도 임경훈같은 손님을 다시 만나지 못했다.......금요일 저녁, 구택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시원의 전화를 받았다."우리 지금 케이슬에 있어. 놀러 와."구택은 팔에 양복을 걸치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안 갈래, 너희들끼리 놀아!""몇 번이나 불렀는데도 안 나오다니, 기분이 안 좋은 거야?"시원이 웃으며 물었다."그런 거 아니야!" 구택은 어이가 없어서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시원은 의미심장
시원은 옆의 사람에게 말했다."임경훈 불러와, 구택이 그한테 할 말 있다고 말해!"그 사람은 즉시 대답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훈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구택 형, 나 찾으셨어요?"구택은 대답하며 정서를 알 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이리 와 봐!""네!" 경훈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웃으며 말했다."형 꽤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우리 아버지도 지난번에 형이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시간 있으면 함께 식사하자고 하셨어요."구택은 무뚝뚝하게 물었다."담배 있어?"경훈은 즉시 몸에 있는 담배를 꺼내 구택에게 하나를 건네준 후 테이블에 있는 라이터를 들고 다가가 그에게 불을 붙여줬다."담뱃불을 이렇게 붙이는 거야?"구택은 갑자기 차가운 소리로 입을 열며 문득 다리를 들고 경훈의 가슴을 걷어찼다.경훈은 연신 뒷걸음질했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부딪쳤으며 인차 비명을 지르며 가슴을 가리고 카펫에 쓰러졌다.룸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 경훈이 대체 어떻게 구택을 건드렸기에 그를 이토록 화나게 만들었을까?오직 시원만이 평온하게 소파에 앉아 사람들에게 웃으며 말했다."신경 쓰지 말고 너희들 할 거 해!"아무도 감히 신경 쓰지 못했다. 누가 감히 임구택을 건드리겠는가?경훈은 한참 숨을 고르며 겨우 일어서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구택 형, 내가 잘못했어요. 앞으로 다시는 그 여자애를 건드리지 않을 게요."그는 여자를 좋아하지만 결코 멍청하지 않았다. 시원이 여기에 있는 데다 구택이 방금 한 말까지 더하면 그는 인차 소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구택은 그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차갑게 가볍게 입을 열었다."꺼져, 앞으로 여기서 내 눈에 띄면 어떻게 되는 지 알지?""네, 지금 바로 꺼질게요!" 경훈은 즉시 일어나 몇 걸음 뒤로 물러서서 몸을 돌려 황급히 뛰쳐나갔다."너 지금 다른 사람 경고하는 거야?" 시원은 손을 뻗어 그에게 술 한 잔을 따라주며 환하게
그것도 불을 잘 못 붙여서? 그는 그녀를 위해 화풀이를 해줬던 것일까?구택은 얼굴에 화가 난 기색이 번쩍이며 시원을 힐끗 쳐다보았다."일 없으면 저리 꺼져!""내가 눈에 거슬리다는 거야? 너 이 배은망덕한 자식!"시원이 농담으로 말했다."소희 씨, 오늘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요. 우리 임 대표를 기쁘게만 해주면 앞으로 소희 씨는 내 여동생이에요. 내가 소희 씨 감싸줄게요!"구택은 눈살을 찌푸렸다."누가 네 여동생이야?"시원은 그를 비웃었다."여동생이라 부르는 것도 질투하니?"구택은 안색이 가라앉으며 금방 입을 열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소희가 먼저 말했다."그 말 진심이에요?"시원은 즉시 대답했다."당연하죠!"소희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임 대표님을 둘째 삼촌이라 부르는데 만약 장시원 씨가 나를 여동생으로 여긴다면 나랑 같이 그를 둘째 삼촌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거 알아요?"시원은 멍해졌다.구택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웃으며 시원을 바라보았다."빨리 둘째 삼촌이라 불러!"시원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슬픈 척했다."소희 씨, 내가 이렇게 편들어 주는데 어떻게 구택을 도와 나를 갖고 장난치는 거예요!"구택은 코웃음쳤다."네가 편들어줄 필요가 있을까?""그래, 너희 두 사람 잘났다!"시원은 한숨을 쉬며 웃었다."내가 거슬리지 않게 저리로 꺼지면 되겠지!"그는 말을 마치고 일어나서 옆에 있던 두 사람을 불렀다."나와 함께 두 판 치러 가자. 방금 내가 너무 비참하게 졌어. 반드시 이길 거야!"그 두 사람은 웃으며 일어섰다."시원 형이 졌다고? 도무지 믿을 수가 없는데?"세 사람은 웃고 떠들며 오락 구역으로 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쪽에는 구택과 소희 두 사람만 남았다.소희는 입술을 오므리고 테이블 위의 술을 들고 구택에게 말했다."구택 씨!"구택은 눈을 들어 그윽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나랑 술 한잔하려고요? 다른 사람은 어떻게 술을 마시는지 한번 봐요."소희는 고개를 돌려 앞쪽 소파에서 한
누가 이쪽의 불을 껐는지 어둠은 옆 사람들의 소란과 떠들썩한 기운을 차단했다. 단지 두 사람의 엇갈린 호흡만이 낮고 분명하고 급했다.한참 지나 저쪽에서 누군가가 카드놀이에서 이기며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소희는 놀라 정신을 차리며 갑자기 멈추었고 빨개진 얼굴을 숨기려고 고개를 숙였다.구택은 그녀의 허리를 잡으며 몸속에서 솟음 치는 욕망이 가라앉은 후에야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만약 다른 손님이 이렇게 요구한다면, 소희 씨도 승낙할 거예요?"소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목소리는 살짝 쉬었고 화가 났다."나는 호스티스가 아니에요.""그럼 여기에 뭐 하러 왔는데요?" 남자는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정말 서빙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함께 일하는 그 사람들에게 물어봐요. 그녀들은 자신이 맡은 룸 안의 손님과 어떤 관계인지!"소희는 요 며칠 여기서 일하는 동안 이미 어느 정도 좀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그 손시월은 임경훈과의 관계가 수상했다. 그녀들은 호스티스가 아니지만 돈 많이 주는 손님을 만나면 이렇게 해서 돈을 벌기도 했다.그녀는 눈을 깜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요!"구택은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쥐며 걱정해하며 말했다."주먹질 좀 할 줄 안다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 남자들이 얼마나 더러운 수작을 부리는지 알기나 해요?"어두운 빛 아래 소희는 맑고 고요한 눈동자로 천천히 대답했다."조심할게요."구택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여기 일 그만두고 유민에게 과외 해줘요. 내가 월급 세 배로 줄게요."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방학인데도 유민더러 과외하라는 거예요? 구택 씨 엄청 미워할걸요!""그럼 유민이랑 놀아줘요. 유민은 줄곧 소희 씨와 사격을 배우고 싶어 했잖아요. 그러니까 소희 씨가 가르쳐 줘요!"소희는 귀를 살짝 기울이며 마음이 약해졌다.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그럼 딱 여름방학 끝나기 전까지 여기서 일할게요.""안 돼요, 지금 당장 그만둬요!"
"아무도 소희 씨 못 막아요!" 구택은 낮은 소리로 웃으며 그녀를 안고 일어나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룸 안에 있던 사람들은 순간 그들을 쳐다보았다. 소희는 얼굴이 빨개지며 잽싸게 그의 품 안에서 뛰어내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일부러 침착한 척 밖으로 나갔다.시원은 일어나 구택을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구택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 담담하게 말했다."나 먼저 갈게, 너희들끼리 놀아. 오늘 밤은 내가 쏘는 걸로!"그와 관계가 좋은 몇 사람은 참지 못하고 소란을 피웠다."고맙다, 구택아!""형님, 몸조심하고!"......구택은 휴게실 앞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은 소희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옅은 회색 티셔츠에 흰색 핫팬츠와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보면 볼수록 중학생 같았지만 그녀의 기질은 차갑고 차분했다.구택은 일어서서 그녀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로 갔다.케이슬에서 나오자 명우는 이미 문밖에 차를 대기하고 있었다. 구택과 손을 잡고 있는 소녀를 힐끗 보며 그의 눈빛에는 이미 예상했다는 의미가 스쳐 지나갔다.차에 오르자 구택이 입을 열었다."어정으로 가."소희는 그제야 어정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며 얼른 말했다."어정은 안 돼요. 청아가 아직 거기에서 지내고 있어요."구택은 고개를 돌렸다."전의 그 친구 말하는 거예요? 며칠만 묵는다고 하지 않았나요?"소희는 좀 난감해했다."그녀 집에 일이 좀 생겨서 며칠 더 묵어야 할거 같아요."구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명우에게 분부했다."호정 별장으로 가지."차가 달리자 소희는 청아에게 오늘 저녁엔 돌아가지 않으니 그녀더러 기다리지 말고 일찍 자라고 문자를 보냈다.청아는 그녀에게 밤중에 어디 가냐고 물었다.소희는 잠시 생각하다 답장했다. [둘째 삼촌네 집에.]청아는 그제야 안심하고 굿나이트 이모티콘 하나 보냈다.차가 동쪽으로 향하자 소희는 익숙한 노선을 보고 마음이 조여왔다. 그녀는 청원 별장으로 가는 줄 알았지만 다음 길목에서 차가 오른쪽으